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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2 21:06:52

한종희

[신학] 20세기 복음주의 비판 - 한종희의 바르트 신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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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약력

1931, 전락북도 정읍 신태인에서 출생
1947, 부산사범 부속초등학교 졸업
1953, 부산사범학교 졸업(6년과정),
19541956, 초등학교 교사 봉직
1956, 결혼, 19561963, 충북 제천과 단양에서 산중전도
19631977, 대구 남성, 성지, 침산제일교회에서 담임목회
1965, 총회신학교 59회 졸업
1968, 목사안수 (경북노회, 합동)
1978, 교회초청(이인재 목사)으로 가족 미국이민
19781984, 코로라도 덴버 서머나교회 담임목회
19851998, 캘리포니아 상항지역, 성지교회 담임, 은퇴
학 술 활 동
19671978, 대신대학교(대구신학교) 강사
19852002, 샌프랜시스코기독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20032011, 캘리포니아개혁신학대학교 교수
2000년, 신학박사, 샌프랜시스코기독대학교
2008년, 명예신학박사, 국제개혁신학대학교
　 ★ ★
1985년, 신학지남 여름호, 論文-칼 바르트의 성서관 비평
1991년, 기독신문(합동), 육체부활 불신한 목사들 (조향록, 문익환, 허 혁, 박봉랑, 김동수)
2001년, 미주총회보, ⑴ 長神大 교수들의 신학성명(1985) 비평
⑵ 基長의 신앙고백(1972) 비평
2002년, 책〔正統主義神學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 예장합동총회 출판
곽선희 목사 - 그리스도의 육체부활 불신(274쪽)
2002년, 미주총회보, ⑴ 論說 - 교회통합의 한계, ⑵ 論說 - 변질한 복음
2003년, 미주총회보, 時論 - 여군문제
2004년, 新福音主義神學의 분석과 평가(김세윤 교수의 구원론 비평)를
예장합동, 全國牧師長老기도회(부산 수영로교회) 때, 회지에 게재,
2006년, 고려신학, 통권14집, 김세윤 박사의 구원론 비평 (석원태 교장)
2006년, 미주총회보, 김세윤 박사의 여성안수 찬성론 비평
2011년, 책〔20세기의 복음주의 神學〕집필완성 (450쪽)

강의한 학교들
1. 부산신학, 광주신학, 부산브니엘신학, 2002년
2. 대신대학교,전교생 (대구, 박영희) 2003년
3. 칼빈신학교,전교생 (서울, 김의환) 2003년
4. 국제개혁신학대학교 (나성, 조천일) 2004년
5. 에벤젤리아신학교 (나성, 이근삼) 2004년
6. 한동대학교-現代哲學 (포항, 김영길) 2005년
7. 브니엘신학교 (부산, 김규승) 2005년
8. 고려신학교,전교생 (파주, 석원태) 2006년
9. 창조과학회 교수들 (나성, 이재만) 2006년
10. 와신튼신학교 (시애틀, 최태원) 2006년
11. 캘리포니아 개혁신학대학교 (박의훈) 2009년

Rev. Han, Chonghie
200 Fagundes Ct. #225
Hayward, CA 94544
(510)784-0576

Email-revchhan@sbcglobal.net

한종희는 누구인가?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작성하고 전파해온 대표적인 신학자들(Billy Graham, C. S. Lewis, John R. W. Stott, James I. Packer, Carl F. H. Henry, Edward J. Carnell, Harold J. Ockenga, John D. Woodbridge, 김세윤, 가톨릭, WCC)을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는 배교신학으로 규정하고 비판한 필자의 해설을 사람들이 선뜻 받아드리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진보주의 신학을 복음주의 신학으로 호칭하여, 그 진보성향을 은폐하기 때문이다.
② 정통신학의 용어와 문장으로만 복음주의 신학을 해설하여 진보성향을 은폐하기 때문이다.
③ 정통신학에 대하여 직설적인 비판을 피하기 때문에 진보성향을 분간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④ 기적들은 신화로 보지만 신비 설화 은유 등으로 취급하여 진보성향을 철저히 은폐하기 때문이다.
⑤ 20세기 현대철학(생명의철학, 분석철학, 실존주의철학, 실용주의철학)을 빌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복음주의 신학의 진보성향이 가려져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필자의 자격에 대하여 궁금할 것이다. 20세기 후반세기의 신학계를 이끌어온 거장들을 비판하는 한종희는 어떤 사람인가, 독자들이 궁금할 것이다. 한종희의 저서〔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을 한국의 예장합동 총회가 2002년에 출판하였는데, 다음은 이 책과 책의 저자에 대한 교수들(김의환, 이근삼, 김길성, 김상복)의 평가서이고, 본서「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평가한 글들이다. 두 권에 대한 교수들의 평가가 필자를 말해줄 것이므로, 그 글들을 여기에 적는다.

「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
한종희 저술, 예장합동 총회출판(2002)

이근삼 교수
고신신대원 조직신학교수,
고신신대원 학장역임 (1962-1982)
고려신학교 졸업
미국 카버난트 신학교(BD, ThM),
62년 화란 자유대학교 (ThD)

한종희 박사는 바르트신학의 문제점에 착안하여, 평생 동안 탐구하였고, 바르트신학의 학도들이 정립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분명하게 밝혔으며, 정통주의 신학에서 변증신학의 과제로 내려오던 바르트신학의 문제점들도 선명하게 분석하고 비판하여 주었으며, 특히 바르트의 계시관이 분명하게 들어났다. 우리는 이 글에서 그의 진지한 신학적 연구태도와, 예리한 관점들을 귀하게 보고, 경의를 표하지 아니할 수 없다.

김의환 교수
총신대학교 역사학교수, 교장 역임
Calvin 신학교 (BD)
Westminster 신학교 (ThM),
Temple 대학교(PhD)

「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은 종희 박사가 연구를 시작한지 45년간 탐색하고 연구하여 쓴 책이다. 칼 바르트의 신학이 출현하고 80여 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도 난해하여 정립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부분이 많은데, 필자는 이 난해한 신학을 정통주의 신학 입장에 서서 알기 쉽게 예리하고 분명하게 분석하고, 비판하였다. 이 책의 출판으로 바르트 신학의 정체성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어 기뻐해 마지않는다.

김길성 교수
총신신대원 조직신학 주임교수,
고려대학 및 대학원 영문학과 졸업.
총신신대원 (BD)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 (ThM)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PhD)

본서는 바르트 신학에 대한 한종희 목사님의 일생에 걸친 연구서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비판서이다. 바르트 신학에 대한 단편적인 연구서는 더러 있으나 바르트 신학의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이해와 비판이 부족한데, 한 목사님의 저서가 칼 바르트 신학의 이해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상복 교수
횃불트리니티신학원대학교 교수
할렐루야교회 담임목사
아시아신학연맹회장(ATA)
아시아복음주의신학협회회장(EFA)
세계신학교 총학장회의 회장(PADO).

서울대학교 문리대 영문과 졸업
Faith 신학교 (MDiv, STM)
Grace Theological Seminary (ThD)
Washington Bible College/Capital Bible Seminary(DD)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DLitt)

20세기의 가장 저명한 신학자라 하면 칼 바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바르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는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신학자이다. 그만큼 그의 신학은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바르트의 신학을 연구한 정통주의자들은 그의 신학은 정통주의도 아니거니와 새로운 것도 없다고 비판하였다. 그럴 때마다 바르트 자신이나, 바르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전권과 그의 책들을 다 읽어보지도 않고 바르트를 비판하는 것은 부적당하다고 강하게 불평했다. 그러나 그의 방대한 서적을 다 읽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이 무슨 수로 그 많은 저서를 다 읽을 수 있겠는가? 나 자신도 〔교회교의학〕을 비롯한 그의 저서들을 상당히 읽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고, 읽어가면서 그를 이해해보려는 노력 속에서 머리가 아파 고통스러워한 일도 있었다. 그는 확실히 난해한 신학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종희 목사님께서 〔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발행)이란 저서를 출판하셨는데, 나는 그 책을 읽고 감탄하였다. 한 분이 바르트만 45년 동안 연구하여, 정통주의 입장에서 바르트를 철저하게 조명한 책을 쓴 것을 보고, 이 책은 정통주의를 신봉하는 모든 신학자들과 목회자들과 신학도들이 현대신학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르트에 대한 한 목사의 평가가 “옳으냐, 그르냐”는, 독자의 신학적 입장에 따라 다양할 것이지만, 저자가 그 많은 시간을 드려 바르트를 연구하여 그의 신학을 이해하고, 정통주의 입장에서 비판하여 글을 썼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통적 기독교 신학을 믿는 사람들로서는, 한종희 목사의 바르트 비판을 능가할만한 서적은 아직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한 목사님은 정통주의 입장에서 바르트를 진지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제 1 장 서론만 읽어도, 바르트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르트는 창조관, 동정녀 탄생, 몸의 부활, 내세관등에서 정통주의 신학이 2 천년 동안 믿어온 이적을 불신한 것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었고, 한종희 목사가 제시한 증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바르트가 정통신학의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를 정통주의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학적 용어는 분명히 정통적인 용어였지만, 그 의미는 바르트 나름대로의 주관적 생각과 주장을 담고 있다. 바로 이런 데서 바르트의 신학은 많은 혼란을 초래했었다.
특히 바르트신학 이해에서 가장 큰 난제는 그의 인식론이다. 바꾸어 말해서 “어떻게 사유하느냐, 어떻게 신학을 구성하느냐, 생각의 근거를 인간에게 두느냐, 하나님에게 두느냐”이다. 한 목사는 제 2, 3, 4 장에서 이 문제의 해답을 분석해냈다. 바르트는 확실히 생각의 근거를 하나님(성서)에게 두지 않고, 인간의 이성에 두었고, 사고의 주체를 하나님 대신 인간에게 돌렸다. 그러므로 바르트는 철저한 실존주의 철학자였고, 다만 자기 철학을 성경과 신학 용어로 표현한 신학자였다. 한 목사는 3 개의 장에서 이러한 사실을 아주 쉽게 그러나 분명하게 지적하였다.
제 5 장에서 바르트의 계시관을 해설하였다. 바르트는 성경에서 일체의 기적을 불신한 나머지, 이적의 부분에서는 역사성을 철저히 거부하고, 단지 설화(고대소설)로 보았다. 기적의 설화에서 역사성을 배제하기 위하여, 바르트는 그의 계시관에 새로운 용어 Geschichte(설화)를 도입하였고, Historie(역사)를 대신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미국 신학자들은 이러한 바르트의 심중을 이해하지 못하여, 바르트의「교회교의학」(Church Dogmatics)을 번역하면서, 두 용어 Geschichte와 Historie를 하나의 용어 history(역사)로 번역함으로서, 바르트신학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바르트가 성경의 기적을 말할 때에는 Historie(역사)라고 말한 적이 없다. 반드시 Geschichte(설화)라고 하였다. 반대로 바르트가 역사적 사건을 말할 때에는 Geschichte를 사용한 적이 없다. 반드시 Historie만을 사용하였다. 바르트의 〔교회교의학〕해설에서, 한 목사는 이러한 사실을 밝히 드러냈다. 바르트가 성경의 기적들을 Historie로 보지 않고 Geschichte로 취급하여, 성경의 기적에서 역사성을 제거하고, 다만 케리그마를 끓어낼 수 있는 “시적 표현” 혹은 “이야기 자료”나,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의 개인적 “증언” 정도로 보았다. 그러므로 바르트에게는 기적(奇蹟)의 역사성은 전혀 의미가 없었고, 영적인 교훈만이 중요하였다. 그러나 아이로닉하게도 그는 성서 안에서 무한한 날개를 펴고 종횡무진하며 진리를 찾아 사색하였고, 좋은 생각과 좋은 교훈을 이끌어내느라 수십 권의 책을 남겼다. 독어본 〔교회교의학〕만 해도 31권이며, 9천 쪽에 달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바르트는 성경을 역사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정통주의자를 이교도로 규정하였고, 저주하였다(책의 111면).
한 목사는 자신의 정통주의 신학의 잣대로 바르트신학을 재어보았다. 한 목사는 한국의 감신대, 한신대, 연신대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주의적 정통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장신대마저도 바르트의 신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이 책은 동시에 바르트의 영향권에 속한 김재준 교수를 위시하여, 한국 신학자들의 신학도 측량한 책이며, 역시 바르트의 영향권 안에 있는 한국 장로교회 중 기장의 신앙고백(1972)과, 장신대 교수들의 〔神學聲明, 1985〕과, 미국연합장로교회의〔1967년 신앙고백〕과, 미국장로교(PCUSA)의〔간추린 신앙고백, 1983〕을 비평하여 측량한 책이다.
〔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은 분량으로 보아서는 큰 책은 아니나, 바르트 신학에 대한 찬반을 막론하고 이 책은 한번은 꼭 읽어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정통주의 신학을 따르는 신학자, 목회자, 신학생들에게는 바르트를 이해하는데 필독서가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많은 세월이 흘러, 칼 바르트의 영향력은 이미 사라져가고 있는 마당에서, 아무도 한 목사가 바르트 연구에 사용한 만큼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나오기 힘들 것이므로, 칼 바르트에 대하여 정통주의 신학에서 보는 비판서로서는 오래 동안 이 책을 능가할 책이 나오기가 힘들 것이니, 한 목사님의 정통적 입장에 동의하던지 하지 않던지 간에, 20세기의 거장, 칼 바르트를 이해하기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20世紀의 福音主義神學
한종희 저술

김길성 교수의 추천

현재-총신신대원 조직신학 주임교수,
고려대학 및 대학원 영문학과 졸업.
총신신대원 (BD)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 (ThM)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PhD)

한 목사님이 저술한「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은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밝혀준 책이다. 이 책은 신복음주의 신학을 작명한 Harold J. Ockenga와 유신진화론자인 Edward J. Carnell을 비롯하여, 국내외 신학자들(Billy Graham, 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Harold J. Ockenga, John D. Woodbridge, Carl Henry, Edward Carnell, 가톨릭, WCC, 김세윤)과 그 신학들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폐기한 배교신학임을 학문적으로 분명하게 분석하여 비판해주고 있다.
정통신학의 입장에서 현대 진보신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 글이 드문 이 시대에, 한 목사님의 연구는 후학들과 한국교회의 지남이 되리라고 확신하며, 현대 신학자들 중에서도 칼 바르트의 신학을 일관되게 연구해온 한 목사님의 노고가 녹아 있는 저술이어서, 이 방면의 연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며, 특히 이 책은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발생동기와 그 배경과 그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안내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영교 교수의 추천

캘리포니아 개혁신학대학교 조직신학교수
대전대학 졸업, 총회신학 졸업(1963)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MLitt
Fuller Theological Seminary, DMin
Trinity Theological Seminary, PhD

나는 1963년 이래 지금까지 한종희 목사와 대구와 미국에서 이웃하고 목회하며 교제한 친구이다. 한종희 목사는 1940년대 말부터 박윤선 교수에게 사사 받아 정통신학을 확립하였고, 1956년에 작심한 이래 45년간 연구한 칼 바르트신학을 2002년에 예장합동총회가 출간하였다. 김상복 교수가, “바르트신학이 출현하고, 정통신학에서 비평한 책으로는, 한종희 목사의 책이 처음일 것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아, 한종희 목사의 학문세계를 가름할 수가 있다.
나는 김세윤 교수의 저서〔구원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정통신학으로 이해하였으나, 한종희 목사의 비평을 읽고는, 김세윤 교수의 신학이 기적 일체를 불신하는 진보주의 신학임을 알게 되었고, 이 책에서 해설한 다른 복음주의 신학자들 역시 일체의 기적과 초자연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에(1919) 출판되었던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서를 읽었던 사람들이 감탄했던 것처럼, 본서를 읽을 독자들이 감탄할 것을 확신한다. 본서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과 신학생들이 필히 읽어야 할 책이라 확신하여, 본서를 추천한다.

저자의 서문 한종희

지난 2세기 동안에 수많은 진보신학이 출몰하였으나, 필자는 3대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을 진보신학의 중심축으로 보았다. 이 3대 신학은 각기 자기 신학을 반드시 복음주의 신학으로 호칭하였으나, 세 신학이 그리스도의 신성(divinity)과 내세를 버린 것이 동일하다. 필자는 본서에서 20세기에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한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고 인성회복(실존회복)과 사회개혁과 정의구현으로 신학을 구성한 사실들을 밝혔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이 현대철학과 동질화하여 배교하였으나, 이 신학이 세계 기독교를 이끄는 주체가 되어진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또한 이 신학이 종종 개혁주의나, 복음주의나, 보수주의로 호칭되지만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천국을 폐기하고 지산낙원만을 복음으로 선포하여 다원주의로 나가면서도, 정통신학처럼 고백하고 설교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곡해하여, 보수신학이나 정통신학으로 알고 있음으로, 이 신학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본서의 목적이다.
20세기의 복음주의는 현대철학과 동질화하여 배교하였다.
⒜ 20세기의 신학과 철학은 세계대전과 파멸에서 충격 받아 동일한 동기에서 일어났다.
⒝ 20세기의 신학과 철학은 인류와 문명을 파멸에서 보존하려는 동일한 목적에서 일어났다.
⒞ 20세기의 신학과 철학은 동일한 현대과학과 계몽사상 위에 세워졌다.
⒟ 20세기의 신학과 철학은 인식의 주체가 하나님이 아니고 인간이다.

20世紀의 福音主義神學

제1장, 20세기 福音主義 신학의 서론 - 현대철학 . . . . 10
제2장, H. J. Ockenga는 自由主義 신학을 지지함 . . . . . 19
제3장, Edward J. Carnell은 성서를 신화로 봄 . . . . . 34
제4장, 성서를 신화로 보는 신학자들 . . . . . . . . . . . 42
John D. Woodbridge, Jack Rogers, George Marsden,
J. I. Packer, Kenneth Kantzer, D. A. Carson
제5장, Billy Graham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 . . . 60
제6장, John Stot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 . . . . . . 91
제7장, 가톨릭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 . . . . . . . . . 117
제8장, WCC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 . . . . . . . . . . 132
제9장, 김세윤 신학의 구원론, 내세불신 . . . . . . . . . 157
제10장, 김세윤의 신학, 그리스도의 신성불신 . . . . . . 206
제11장, James I. Packer의 신학, 그리스도의 신성불신 . 232
제12장, Carl Henry의 신학, 육체부활불신 . . . . . . . . . 296
제13장, 육체부활을 불신한 복음주의 목사들 . . . . . . . 323
곽선희, 문익환, 조향록, 허 혁, 김동수, 박봉랑
제14장, C. S. Lewis -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불신 . . . 332
제15장, 내세를 배격하고, 현세만을 믿는 信仰告白들 . . . . 393
(1) 미국장로교(PCUSA), 「1967년 신앙고백」 . . . 393
(2) 미국장로교(PCUSA), 「간추린 신앙고백」 . . . 400
(3) 장신대학 교수들, 「신학성명, 1985」 . . . . 406
(4) 한국기독교장로회, 「신앙고백, 1972」 . . . . 421
제16장, 설화신학, Narrative Theology . . . . . . . . . . 437

제1장, 서 론

지난 200년 동안에는 현대과학이 발달하면서, 모든 분야에 급격한 변화가 따랐고, 사회제도와 경제구조를 바꾸는 혁명이 줄을 이었고, 특히 허약한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태평양의 섬들을 차지하려는 강대국들의 약진과 충돌과 전쟁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와중에서 인간의 정신계 즉 현대신학(現代神學)과 현대철학(現代哲學)도 어쩔 수 없이 큰 변화를 겪었다. 중세철학(스콜라 철학)은 스콜라신학과 동일하게 하나님을 모셨으나, 지난 200년 동안의 現代神學과 現代哲學은 둘 다 하나님을 떠났다. 現代神學이나 現代哲學이 하나님을 거명하지만 하나님의 실재(reality)는 불신하여 버렸고, 다만 이름뿐인 관념(idea)의 하나님일 말할 뿐이다.

(1)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의 동질화

동일한 계몽사상에서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이 나왔기 때문에, 現代哲學과 現代神學은 우주관 신관 인간관이 동일하며, 창조대신 빅뱅설에 근거한 진화론과 유물론을 수용한다. 現代神學이 하나님을 말하나 실체는 없고 이름뿐인 관념의 하나님이다. 인간을 물질로 보아 영혼과 내세가 없다. 에덴동산의 아담타락을 신화(myth)로 보고, 인간의 근본을 선하다고 보아, 형법도 응보형에서 교육형으로 바꾸었고 형무소를 교도소로 고쳤으며 사형을 폐지해가는 추세이다. 현대인은 과학의 발전과 생활의 편리함에 흡족해하지만, 인간에게 씌워져 있던 재갈이 풀려 인간은 짐승과 비슷해가고, 예술과 성생활에서 윤리가 살아지고 말았다.
제1,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현대인의 야수성을 보았지만, 인간의 근본이 선하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만일 성경의 교훈대로 아담의 완전타락을 인정하고, 인간의 근본을 악하다고 보면, 악한 자의 손에 쥐어진 핵폭탄으로 인류는 살아남을 희망이 없어지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선이 남아 있다”고 믿고 희망을 품어보자는 것이 現代神學이고 現代哲學이다.
現代神學이 21세기에서도 인간에게 살아남을 희망을 걸어보기 위해서, 인간이 비록 타락했으나 선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며, 신론에서도 하나님의 공의와 형벌은 폐하고,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만 주장한다. 즉 現代神學이 인간론에서 완전한 타락을 없이했듯이, 신론에서도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형벌을 삭제 하여 묻어 버리고, 현대인에게 희망을 품어보자고 호소한다.
본서에서 필자가 제시한 신학자들은 다 동일하게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와 형벌을 신론에게서 제거하였고, 하나님은 사랑과 관용과 용서와 화해의 하나님이라고 강조한다. 영국의 C. S. Lewis, John Stott, J. I. Packer도 그렇고 미국에서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신학자들(Billy Graham, Carl Henry, Edward Carnell, John Woodridge) 역시 다 그랬다.

현대신학과 현대주의 신학

일반적으로 하나의 용어가 하나의 뜻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학용어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주의 신학”은 현대정신(진보성향)을 말할 때에 한하여 사용하지만, 현대신학은 현대주의 신학을 말할 때도 있지만 현대의 모든 신학을 가리켜 말할 때도 있다. 그러나 현대신학을 현대주의 신학의 뜻으로 말하는 빈도가 더 많기 때문에, 필자는 본서에서 “현대신학”을 “현대주의 신학”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하였다.

(2) 철학과 신학, 두 주체의 동일화

① 주체개념(主體槪念)의 해설

① 주체(the subject)와 객체(the object)는 철학과 신학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다음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주체는 주어이고 객체는 목적어이다. 문장에서 모든 권한이 주어에 있듯이, 철학과 신학에서도 모든 권한이 주체에 있고, 객체는 항상 피동적이다. 이것을 문장에서 보면 그 뜻이 아주 확실해진다.
주체 객체
놀부가 흥부를 구타하였다.
하나님이 아담을 형벌하셨다.

이 문장에서 보듯이 주어인 놀부가 흥부를 구타하였고, 주어인 하나님이 아담을 형벌하셨다. 행동은 주어가 하고, 목적어는 손발이 묶인 채 구타당하고 형벌 받았다. 이것은 신학에서도 같다. 정통주의 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신학의 주체이시고, 모든 것의 주체이시다. 하나님이 만물과 인간역사를 디자인하여 창조하셨고, 하나님이 섭리하시고, 하나님이 통치하시고, 종말에는 하나님이 타락한 문명을 불태우시고 천국을 이루시고, 하나님이 영원토록 영광을 누리신다.
그러나 현대신학에서는, 인간이 주체이기 때문에, 인간이 디자인하고, 인간이 집행하고, 인간이 통치하고, 인간이 심판하고, 인간이 거두고, 인간이 누린다. 그러므로 現代哲學만 아니라 現代神學에서도 인간의 본성과 신의 본성까지도 인간이 규정하고, 복음과 신학도 인간이 상황에 맞추어가면서 구성하기 때문에, 신학에서도 하나님은 객체로 밀려나 어떤 일도 결정하지 못하고 집행하지 못하고 전적으로 피동적이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에서는 현대철학처럼 인간이 주체이다.
이 주체개념은 문장이나 철학이나 신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체를 총괄하는 주인, 사장, 사령관,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 유기체(organic body)가 본래는 생물학에서 사용되었으나, 사회생활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3억 인구를 한 사람 대통령이 통치하는 유기체다.
② 우주도 하나의 유기체다. 우주의 주체는 누구인가? 기독교는 하나님을 우주의 주체로 믿어왔다. 그러나 문예부흥과 계몽사상을 거치면서 현대정신(현대신학, 현대철학, 현대문학)은 우주의 발생을 우연으로 가정하고, 하나님이 우주의 주체임을 부정한다. 그러나 우연설은 현대과학 자체가 수용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이다.
ⓐ 빅뱅설만 보아도 그렇다. 우주의 발생을 우연으로 가정하는 자들은 우주의 대폭발설(Big Bang)을 가정하지만, 우연에 따른 대폭발운동에서는 직선운동만 가능하고, 원자나 태양계나 은하계와 같은 원을 그리는 운동은 전혀 불가능하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궤도를 도는 운동을 반복하고, 계속하는 운동은 인격자의 디자인과, 창조적인 활동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 현대정신은 인간의 출현도 진화(우연발생)로 돌리지만, 만물 중에 인간에게만 있는 인격, 사유, 예술, 도덕, 종교, 해부학적 몸의 구성과 활동은 우연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의지와 목적을 갖은 하나님의 창조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현대신학에서는 인격자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디자인과 창조로만 설명이 가능한 사실들을 접할 때마다 신비(mystery)로 돌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진화론을 믿는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한도에서만 신학을 해설하고 복음을 주장하니 사람들이 이들을 정통신학으로 곡해하고 있다.

② 정통신학은 하나님이 주체다

성경에서는 모든 권한이 하나님께 있고, 인간은 수동적이다. 하나님이 우주와 인간을 디자인(설계)하셨고, 창조하셨고, 섭리하시고, 심판하신다. 人間이 타락했을 때에 하나님이 人間을 형벌하셨고,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人間을 구원하셨다.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하나님의 허락 없이 人間이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님은 머리털까지 다 헤아리신다. 성경에서는 항상 하나님이 주체이시고, 人間은 객체이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인간관이고 우주관이다.
정통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우주와 人間의 주인이시며, 구속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에게 복종해야하며, 하나님이 명하신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중생시켜, 자기의 것이 되어진 성도들을 성화를 입혀 새 사람이 되게 하시고, 육체가 부활하게 하시고, 천국에서 영원히 하나님께 예배하며 섬기게 하신다.

③ 철학은 인간이 주체다

고대 희랍철학에서 현대철학에 이르기까지 철학은 인간(人間)이 주체이기 때문에, 人間이 선악을 판단하였고, 人間이 진리를 규정하였다. 고대 희랍철학이 비록 신을 말했으나, 희랍인의 신은 주체로서의 신이 아니고 객체로서의 신이었기 때문에, 그 신의 본질과 역할도 人間이 규정하였고, 오직 자신을 위해 살았고, 그 신을 경외하거나 예배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희랍철학을 인본주의(humanism)라고 하였다. 다음은 人間을 主體로 주장했던 철학자들이다.
G. W. F. Hegel(1770-1831)과 I. Kant(1724-1804)는 인간의 정신을 인식의 주체로 하였고, S. A. Kierkegaard(1813-1855)와 K. Barth(1886-1968)는 인간의 신앙을 인식의 주체로 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은 인간의 정신과 인간의 신앙을 통해서 성경을 해석하고 진리를 규정하고, 신관 우주관 인간관을 구성하였기 때문에, 결국 인간(인간의 정신, 인간의 신앙)이 주체가 되었고, 하나님은 객체로 밀려나 할 일이 없었으며, 바로 여기에서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이 나왔다. 자유주의 신학은 인식의 주체가 인간이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 신학을 계승했던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도, Hegel과 Kant가 말했던 인간의 정신을 따랐고, Kierkegaard와 Barth가 말했던 인간의 신앙을 따랐기 때문에, 인간의 정신과 인간의 신앙에 배치되는 초자연과 기적 일체는 신학에서 배제하였다.

④ 현대신학은 人間이 주체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거니와 고대와 중세에서는 철학에서는 人間이 주체였어도 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주체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신학까지도 人間이 주체가 되었다. 이것은 확실히 하나님께 대한 人間의 반역이었다. 성서(하나님)는 종말이 오면 이러한 반역자들이 일어날 것을 대비하여 다음과 같이 예언하였다. “저는 대적하는 자라. 범사에 일컫는 하나님이나 숭배함을 받는 자 위에 뛰어나, 자존하여 하나님 성전에 앉아, 자기를 보여 하나님이라 하느니라.”(살후2:4)
신학에서도 人間이 주체가 되어 人間이 전권을 가지면, 객체로 밀려나신 하나님에게는 어떤 권한도 없으며, 모든 것은 주체인 人間이 마음대로 처리한다. 신학에서 人間이 주체가 되어 하나님을 객체로 밀어내는 것은 배교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이 감행한 주체의 전환은, 마치 회사 경영권의 전환과 같다. 경영자가 바뀌면, 새 주인이 방침과 규칙을 정하고, 새 주인이 회사의 이익을 챙기듯이, 현대신학에서는 인간이 모든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든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려야 한다든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 등은 문제로 다루지도 않는다. 신학에서도 인간이 주체와 주인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⑤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의 동질성.

결국 現代神學과 現代哲學은 그 주체의 동일화로 개념의 동질화까지 이루었기 때문에, 現代神學과 現代哲學은 그 우주관, 신관, 기독관, 인간관이 동일하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이름뿐이고 물질창조한 일이 없으며, 그리스도는 인성뿐이고, 人間은 영혼이 없고 죽음으로 끝나며, 우주는 현세뿐이고 내세가 없으며, 그 속에 진화론과 유물론을 품고 있다. 다음은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이 주체의 동일화로 개념의 동질화를 이룬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① 정통신학(正統神學), 주체 - 하나님, 모든 결정권이 하나님께 있다.
② 현대철학(現代哲學), 주체 - 인간, 모든 결정권이 人間에게 있다.
③ 현대신학(現代神學), 주체 - 인간, 모든 결정권이 人間에게 있다.

필자는 現代神學이 現代哲學과 그 주체와 개념에서 동일해진 증거로 복음주의 신학자들(Harold Ockenga, John Woodbridge, Edward Carnell, Carl Henry, C. S. Lewis, James I. Packer, John Stott, Billy Graham, 김세윤 등)을 제시하였고, 가톨릭신학과, WCC신학과, 육체부활을 불신한 6 분을 제시하였고, 미국장로교회(PCUSA)의 신앙고백(1967) 및 간추린 신학고백(1983)과, 기장의 신앙고백(1972)과, 장신대 교수들의 신학성명(1985) 등을 증거로 제시하였다. 자유주의나 신정통주의나 신복음주의나 이 범주에 든 모든 진보신학들도 다 동일한 범주에 든다.

(3) 현대철학의 뿌리
① 고대 희랍철학과 희브리사상

現代哲學의 뿌리는 고대 희랍철학이다. 「서양철학은 희랍인에게서 시작하였다. 동서고금의 민족들 중에서 희랍인만큼 창조적 정신이 풍부한 사람은 없었다. 서양철학은 물론이고, 현대과학도 희랍인의 산물이다. 그들은 지혜의 천재였고, 미와 예술의 천재였다. 미의 극치를 인간의 나체 미에서 찾았고, 체육으로 육체미를 키웠고, 조각에 육체미를 새겼다. 희랍인이 일찍이 2,500년 전에 민주주의란 통치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영어 philosophy, gymnastics, democracy는 다 고대의 희랍어에서 온 용어들이다. 즉 정신과 육체를 단련하고 공동체생활의 지혜까지 갖추었으니, 일찍이 이러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었던가!」
고대 희랍사상은, 희랍이 로마에 정복당하여 오래 잠자다가, 11,12세기에 십자군 출정에 힘입어 이태리로 옮겨져 14세기에 다시 부흥하였고, 전 유럽에 파급되었으며, 이것이 17, 18세기에 현대과학을 낳음으로서 계몽사상(科學思想)으로 발전하였고, 이 계몽사상이 19세기의 현대정신(현대문학, 현대철학, 현대신학)과 20세기의 현대정신을 출현시켰다.
하나의 희랍사상의 물줄기가 어떻게 2,500년 동안이나 계속 이어질 수 있었는가! 철학은 항상 동일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철학, 14세기의 문예부흥, 18세기의 계몽사상, 19세기의 관념론 철학과 자유주의 신학, 20세기의 현대철학(분석철학, 실존주의, 실용주의)과 현대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그 전부가 인간이 인식의 주체가 되어, 인간이 창작해낸,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해설과 같이 아테네는 희랍사상(Hellenism) 곧 서양철학이 싹튼 곳이고, 예루살렘은 히브리사상(Hebraism) 곧 기독교철학이 싹튼 곳이다. 중세기(中世紀)를 제외한 고대, 근대, 현대는 아테네의 희랍사상이 득세하였으나, 중세만은 예루살렘의 히브리사상이 득세하였다. 희랍인의 사상은 인본주의(人本主義), 현세주의(現世主義), 합리주의(合理主義)였고, 히브리인의 사상은 신본주의(神本主義), 내세주의(來世主義), 계시의존주의(啓示依存主義)였다.

ⓐ 인본주의(人本主義) - 신본주의(神本主義)
희랍사상 ⓑ 현세주의(現世主義) - 내세주의(來世主義) 히브리사상
ⓒ 합리주의(合理主義) - 계시주의(啓示主義)

ⓐ 희랍사상의 인본주의

인본주의(humanism)의 관심은 하나님에게 있지 않고, 인간에게 있다. 신을 섬기지 않고 인간을 섬긴다. 그러므로 희랍인들은 인간의 미와 덕과 정열을 화폭에 담았으며, 돌과 건축물에 새겼다. 물론 희랍인에게도 신이 있었으나, 그 신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거나, 인간의 연장(延長)이거나, 인간의 재현(再現)에서 그쳤다. 따라서 희랍인들의 모든 관심은 신에게 있지 않고, 오직 인간의 행복추구에 있었다. Aristoteles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에게 최고의 선은,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구하는 것이다.” 바로 이 “하나님 없는 행복추구”가 인본주의의 본질이다.
헬라인의 신은 인간의 악행을 형벌하지 못하였고, 예배의 대상이 아니었고, 인간이 필요할 때에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했으니, 동양인이 숭배하는 샤머니즘의 신을 닮았다. 샤머니즘의 신은 인간이 필요할 때에 한해서 찾는 신이므로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이 말하는 개념도구설과 같다. 실용주의 철학이 말하는 개념도구설(Instrumentalism)은, 실체(reality)가 없는 빈 용어라도, 그 용어가 실용성이 있으면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헬라인들의 신은 인간이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는 샤머니즘의 신과 비슷하며, 역시 인간이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현대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신의 존재나 활동은 불신하면서도 신의 언급이 인성회복에 실용성이 있다고 보아, 신의 개념을 현대정신에 맞게 재구성하여 신학에 적용해왔으니, 이것이 명칭으로는 복음주의 신학을 선호하는 진보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다.

ⓑ 희랍사상의 현세주의

희랍사상은 사후(死後)에는 관심이 없고, 현세를 즐기는 일에 전심을 기우렸다. 지금까지 우뚝 솟아있는 원형극장, 섬세하게 조각한 나체상들, 화려하고 거창한 목욕탕 시설이 이러한 사실을 말해준다. 신과 내세를 거부하는 현대인들도 조각품과 발레 등에서 남녀의 나체상이 주는 성적 각선미를 미의 극치로 묘사함을 최고의 예술로 치고, 이러한 미를 보고 즐기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는 것도 현세주의의 재현이다. 예술한다는 사람들의 끝없는 노출도 그렇다. 그러나 기독교가 득세했던 중세기에서는 구축물의 웅장함과 하늘을 찌르는 탑으로 하나님을 향한 경건을 강조하였으나, 또 한편으로는 희랍 나체문화의 재현으로 복합문화를 이루었다. 그러므로 중세문화는 세속과 경건이 공존하였으나, 현대문화는 세속만 존재한다. 따라서 현대는 교회도 배교하며 교회가 전적인 타락으로 가고 있다.

ⓒ 희랍사상의 합리주의

희랍사상의 합리주의는 데오리아(theoria)를 강조하였다. theoria 는 사물을 바라본다, 관찰한다는 뜻이다. 사물을 일정한 거리에서 관찰하면, 그 사물에 대한 답을 얻게 되어진다는 것이 희랍사상의 합리주의이다. 이 합리주의가 문예부흥(文藝復興)을 타고 재흥(再興)하였고, 베이컨의 경험주의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를 거쳐서 현대의 기계문명을 낳기까지 공헌하였고, 다시 칸트(1724-1804)의 이성의 선험론과 헤겔의 정신을 거쳐서, 현대를 지배하는 현대사상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합리주의의 공헌은 보이는 사물(事物)에 국한한 것이지만, 사물이라는 분계선(分界線) 너머에 있는 영혼과 내세와 하나님의 존재까지도 이 합리주의 잣대로 재려하였으니 정답이 나올 리가 없다. 칸트가 비록 “선험론”이라는 새로운 인식론을 창안하여 초자연을 이성 안에 끌어드리는 듯하였으나, 칸트의 “선험론” 역시 인간의 이성이 인식의 주체였기 때문에, 이성이 사물이라는 분계선 너머에 계신 하나님의 실재(reality)에는 접근하지 못하여 신의 실재는 믿지 않았다. 키에르케가르(1813-1855)와 키에르케가르를 따른 칼 바르트(1886-1968)가 칸트(1724-1804)의 선험론과 헤겔(1770-1831)의 정신에 반기를 들고 선험론과 정신 대신 신앙을 말했지만, 이 신앙 역시 성경을 신앙하지 않고 이성이 수용할 수 있는 대상만을 신앙하였기 때문에 키에르케고르나 칸트도 인간의 이성이 도달할 수 없는 내세와 하나님의 실재(reality)는 믿지 않았다.
물체의 구성과 운동법칙은 관찰을 통해서 들어나지만, 사물의 존재목적(存在目的)은 관찰로 들어나지 않고, 사물을 설계(設計)하시고 창조(創造)하신 자(하나님)만이 말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와 같이 물체가 아닌 인간의 영혼, 내세 등은 관찰로서는 답이 나올 수 없고, 오직 그것들을 존재케 하시고, 하늘에서 내려오신 성자 그리스도의 말씀에서만 정답을 얻을 수가 있다.

이상 희랍사상의 인본주의와 현세주의와 합리주의에 반하여, 히브리사상은 신본주의와 내세주의와 계시의존주의를 따른다. 신본주의는 인본주의의 반대이고, 내세주의는 현세주의의 반대이고, 계시의존주의는 합리주의의 반대이다. 히브사상은 이미 앞의 모든 해설에서 충분이 해설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이것으로 그친다.

② 계몽주의 사상

로마가 희랍을 통합함으로(B.C. 30), 희랍문화가 잠자다가, 로마의 십자군 출정(11-12세기)에 의해서 희랍문화가 로마로 옮겨졌고, 14세기에는 유럽 전역에 파급되었고, 17-18세기에서는 현대과학을 낳았고, 계몽사상(과학사상)을 출현시켰다. 바로 이 계몽사상이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사상(현대철학, 현대신학)을 낳았다.
19-20세기의 현대사상은 동일한 계몽사상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그 구원관이 동일하게 현세뿐이고, 그 인식론이 동일하게 인간이 주체였으므로, 신의 본성도 인간이 구성하였고, 만사를 인간이 재단하고 집행하였다. 그러므로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은 그 구원관과 인식론이 동일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초기, 중세기, 현대를 통틀어 항상 그 구원관에 내세가 있었고, 하나님이 인식의 주체였으므로, 인간은 하나님(성서)의 판단을 따랐고, 하나님의 율법에 복종하였다. 이처럼 현대사상(현대철학, 현대신학)과 정통신학은, 그 구원관과 인식론이 전혀 다르다.
Bernard Ramm은 계몽사상의 특성을 다음과 같은 용어로 표현하였다. 역사주의, 과학주의, 비평주의, 합리주의, 관용주의, 낙관주의 등이다.
⒜ 역사주의. 역사적인 사실만을 믿고, 기적은 신화라 하여, 역사로 받기를 거부하였다.
⒝ 과학주의. 과학이 성경과 충돌할 때에는, 과학을 따르고 성경을 버렸다.
⒞ 비평주의. 성경도 인간 이성의 자로 재어 비평하고, 그 시비도 이성의 자로 가렸다.
⒟ 합리주의. 진리의 척도를 하나님과 성경에 두지 않고, 이성의 합리적 판단에 두었다.
⒠ 관용주의. 절대진리의 존재를 거부하는 관용주의는 현대정신계를 지배하는 사상이다.

Columbus이후 지구상에는 여러 문화권이 있고, 여러 종교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타문화와 타종교를 관대히 대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타문화와 타종교를 적대시하는 것을 죄악시하는 사상이 현대정신계를 지배하고 있다. 1920년대 이후로는, 관용주의가 미국 기독교 안에 확산되어, 자유주의 신학을 관용하여 용납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고, 자유주의와의 분리를 주장하던 근본주의를 악의 축으로 돌려 저주하였으며, 1960년대 이후부터는 관용과 대화와 종교의 통합을 넘어서 종교 다원주의로 나아간다.
지난 200년 동안에 일어났던 슈바이처의 생의 철학, 키에르케골의 실존주의 철학, 럿셀의 분석철학,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 칸트와 헤겔의 정신철학 등은 다 계몽사상 위에 세워진 현대과학 철학이며, 하나님의 계시를 저버린 합리주의 철학이고, 내세를 저버린 현세주의 철학이고, 인간만을 섬기는 인본주의 철학이다.

제2장, H. J. Ockenga는 자유주의 신학을 지지함

(1)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호칭

Ockenga(1905-1985)가 명칭 신복음주의 신학을 작명하였으나(1947) Ockenga 자신도 보통 때에는 반드시 복음주의 신학을 호칭으로 사용하였다. 다음은 Ockenga가 “복음주의의 뿌리”(Evangelical Roots)라는 책에 기고한 글 제목인바 자기의 신학을 복음주의라고 칭하였다.
From Fundamentalism, Through New Evangelicalism, to Evangelicalism
근본주의에서 출발하여 신복음주의를 거친 복음주의 신학

Ockenga가 37세(1942)에 NAE의 창립회장이 되었고, 42세가 되던 1947년에는 Charles Fuller를 끌어드려 캘리포니아에 Fuller 신학교를 세워, 세 번 교장직을 수행하면서 교수 임명권을 행사하였으며, Billy Graham과 함께 Christianity Today지를 창간하여(1957) 운영이사장을 25년 편집장을 12년 역임하였고, 미국 동부 Boston, Park Street Church의 30년간의 목회에서 은퇴하고(1969)는 이어서 Gordon-Conwell 신학교 교장을 역임하였고(1969-1979), 현역에서 은퇴한 때가 74세였으니 40년이 넘는 기간을 복음주의에 헌신한 것이다. Ockenga가 Billy Graham과 함께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이끌어온 주체자임이 분명하다.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자기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는 반드시 복음주의만을 사용하였고, 자유주의나 신정통주의도 자기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는 반드시 복음주의만을 호칭으로 사용하였다. 결국 20세기의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동일하게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거부하고 진화론을 수용한 진보신학임에도 불구하고 왜 복음주의만을 신학명으로 사용했는가? 만일 자유주의나 신정통주의나 신복음주의를 사용했다면 명칭에서부터 성서불신의 정체성이 들어나고 그리스도의 신성불신이 들어났을 것이므로, 복음주의만을 명칭으로 사용하여 자신들의 성서불신과 그리스도 신성의 불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려 은폐하였다.
그러므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거부하고 인성만을 주장하는 전제(presupposition)가 동일하다. 그리스도의 신성을 거부하고 인성만을 주장하면, 기독교에서 유일성이 없어짐으로 종교 다원주의를 표방하게 되어진다. 19세기에서는 기독교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으로 변질 되었어도 그 때는 아직 지구촌이 형성되기 전이라 각 나라의 정치, 경제, 종교들이 독립을 지켰지만, 1990년대부터는 통신망(IT)의 확산으로 지구 전체가 하나로 묶이면서, 정치 경제 문화 종교가 다원화(pluralization)로 사회구조를 재구성하게 되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2009년에 한 사람의 대통령을 뽑았다. 그래서 21세기에는 기독교도 다원주의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가톨릭, WCC, John Stott, Billy Graham 등은 이미 1990년대 이전에 다 다원주의를 공식적으로 선포하였다.

(2)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발생동기

다음은 Ockenga의 주장이다.「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불가피하게 복음주의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다. 1947년 나는 이러한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서, “신복음주의” 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신복음주의”는 근본주의가 피했던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처리하려는 의도에서 근본주의와 구별된다.」

신복음주의는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려고 일으킨 신학운동이다. 18세기까지는 기독교의 구원이 내세의 영생에 치중하면서 현세구원을 말했으나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내세구원은 기독교에서 폐기하였고 사회문제에 한하여 구원을 논하였다.
그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무엇인가? 사회적인 문제들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러시아혁명(1917)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에서 들어난 재앙이다. 19세기는 평화의 세기였으나, 20세기에는 전쟁과 약탈과 대학살(genocide)로 이어졌다. 제1,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자만 2,500만 명에 달하였고, 소련은 공산혁명에서 자기 동족을 재판 없이 2,000만 명을 학살하였으며, 독일은 유태인 600만 명과 폴란드인과 러시아 포로를 합쳐 1,100만 명을 학살하였다.
확실히 20세기 전반세기에서 사회적인 문제들이 인류를 전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와 문명을 위기에서 구해내려는 목적으로, 인간을 개조하고 사회구조와 경제구조를 개혁하려고 여러 신학운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WCC, NAE)이 일어났고, 여러 철학운동(생명의철학, 분석철학, 실존주의철학, 실용주의철학)이 일어났으며, 1945년에는 UN도 결성되었다.
Ockenga가 1940년대 당시의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려고 신복음주의 신학을 일으켰으므로, 내세의 영생에 치중했던 근본주의와는 결별하였고 사회적인 문제점 해결에 적극적인 자유주의 신학과 연합전선을 폈고, 자유주의 신학이 배격하는 근본교리들은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에서 배제하였다.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입장차이로 NAE가 WCC와 분리하면서도, 양쪽이 자유주의적인 교리가 동일하기 때문에 협력해왔는데, 1989년 소련연방해체로 공산주의가 파산하고 냉전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에, NAE와 WCC 사이에 가렸던 장벽이 무너지고 연합이 가능해졌다.

(3)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뿌리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뿌리는 유럽의 신정통주의 신학에 있다. 20세기 초에 유럽에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발생했을 때에, 그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려고 젊은 청년들(Barth, 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hr 형제 등)이 일어났었다. 이들이 다 계몽사상과 자유주의 신학에서 성장하고 진화론과 고등비평을 수용하여 성서를 신화로 보는 것이 동일했으나, 유럽이 혁명과 전쟁과 학살로 피바다를 이루게 되자 성서에 살 길이 있다고 책을 써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K. Barth가 33세에(1919) “로마서강해”를 발표하여, 성서에 살 길이 있다고 외쳤고,
R. Bultman이 35세(1921)에 “공관복음의 설화”를 발표하여,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쳤고,
E. Brunner가 35세(1924)에 “신비주의와 말씀”을 발표하여,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쳤고,
R. Niebuhr는 40세(1932)에 “윤리적 인간과 비윤리적 사회”를 발표하여,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쳤고,
P. Tillich도 40세(1936)에 “개혁의 시대”를 발표하여,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이 청년들이 자기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는 반드시 복음주의 신학만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들의 신학을 곡해하여 신정통주의라고 칭하였는데 이 곡해한 명칭이 일반적인 호칭이 되어 오늘까지 내려왔다. 뿐만 아니라 Van Til 같은 정통주의 쪽 사람들에게는 신정통신학의 수장인 Karl Barth의 신학적인 정체성이 가려져 내려왔으나, 필자가 2002년에 출판한 「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의 신학」으로 Barth가 자유주의 신학의 신봉자임이 분명히 밝혀졌다.

(4)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을 세운 목사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영국과 미국에서도 신정통주의 신학과 동일한 신학운동을 일으켰으나 명칭만은 복음주의 신학이라 칭하였는데, 정통주의 쪽에서는 영국과 미국에서 일어난 이 새로운 복음주의 신학운동을 H. Ockenga가 작명한 「신복음주의」로 표현하기를 좋아하였다. 다음은 20세기의 복음주의 神學(신복음주의)을 출현시켰던 목사들이다.

H. J. Ockenga, 37세(1942)에 NAE 창립회장이 되어, 신복음주의를 조직하고 운영하였다.
C. Henry가 33세에(1946), “현대정신의 재구성”을 발표하여, 신복음주의의 교리를 제공하였고,
E. Carnell이 29세에(1948), “기독교 윤리서론”을 발표하여, 신복음주의의 윤리회복을 외쳤고,
C. S. Lewis가 54세에(1952), "순전한 기독교"를 발표하여 신복음주의의 윤리회복을 외쳤고,
J. I. Packer가 32세에(1958), “근본주의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신복음주의의 윤리회복을 외쳤고,
J. Stott가 37세에(1958), “기독교의 기본교리”를 발표하여 신복음주의의 윤리회복을 외쳤고,
B. Graham은 NAE, BGEA, Lausanne 대회 등으로 신복음주의를 지휘하여, 세계교회를 이끌었다.
John D. Woodbridge, Jack Rogers, Geroge Marsden, Kenneth S. Kantzer, D. A. Carson 등은 성서를 고대소설(설화)로 취급하여 성서에서 윤리적 교훈을 끌어냈다.

복음주의는 본래 정통신학이 사용한 명칭이었으나, 세 진보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도 복음주의를 호칭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세 진보신학과 정통신학을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신정통주의와 신복음주의를 정통신학과 동일한 신학으로 보는 목사들이 많다. 특히 성경무오 교리를 표방하는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의 교수들(John D. Woodbridge, Kenneth S. Kantzer, D. A. Carson)이 진화론과 고등비평을 수용함으로서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불신하고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는 신학자들임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 20세기의 복음주의는 실존주의 신학이다.

제1,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고 일어났던, 20세기의 복응주의 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을 통틀어 실존주의 신학으로 보아 무방하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이 왜 실존주의 신학인가? 실존은 “죄를 벗은 인간,” “회복된 인성”을 말하는데,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 역시 “인성 회복”이 기독교의 유일한 구원이라 하기 때문에 실존주의 신학인 것이다.
실존주의 신학을 말하면, 실존주의 철학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실존주의 신학과 실존주의 철학은 동일한 시기(세계대전)에 일어났고 동일한 동기와 목적에서 일어났고, 동일한 실존을 신학과 철학에 적용하였기 때문에, 신학과 철학이라는 명칭만 다를 뿐 그 내용은 동일하다. 분명한 것은 실존주의 철학뿐만 아니라 실존주의 신학에도 실존(순결한 인성)만 있고,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내세나 영생 등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20세기의 복음주의 神學은 실존주의 철학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실존주의 신학은 곧 실존주의 철학이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다시 말해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는 기독교의 유일성이나 절대성은 없다. 따라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서는 다원주의 구원관이 성립되기 때문에 가톨릭, Billy Graham, John Stott가 다원주의의 구원관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6)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정체성

⒜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은 인성을 회복하여, 인류와 문명을 전쟁과 파멸에서 구하는 것이 전부였고, 성경무오의 교리나 내세를 믿지 않았지만, 성경무오의 교리나 내세의 교리에 대하여는 일체의 논쟁을 피하고 공격을 삼가 해왔다. 만일 성경무오나 내세의 교리를 공격했다면 도리어 자기들의 정체가 들어나, 성경무오의 교리와 내세를 믿는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그들을 떠났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30대의 신학자들이 그들의 정체를 은폐하려고 정통신학의 용어로만 책을 쓰고 강의했으며. 논쟁을 피해갈 수 없는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반드시 간접적으로나 우회적으로 대응하여 여기서도 자신의 정체를 가려 은폐하였고, 정통신학의 반발과 반격을 잠재워왔기 때문에 그들의 정체가 가려져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였다.
⒝ 20세기의 복음주의가 성경무오의 불신과 내세영생의 불신에서 자유주의와 같기 때문에, 자유주의를 형제로 영합하였지만, 성경무오와 내세를 믿는 정통신학과는 대화와 교제를 끊었다.
지난 50년간 미국과 한국의 교회가 걸어온 역사가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한국의 한신, 감신, 장신은 대화가 되지만, 이 학교들이 총신, 고신, 합신과는 대화가 끊어졌다. Ockenga와 Billy Graham과 NAE는 자유주의나 NCC나 WCC와는 대화가 잘 되었는데, 정통신학을 지키던 C. McIntire나, ACCC, ICCC와는 대화가 없었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진보신학에서는 정통신학과의 교리적인 상극은 덮어버리고, 정통신학이 사랑과 관용이 없다고 하여 근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매도해왔다. 그러나 진보주의와 정통주의의 대화의 단절은 사랑과 관용의 문제가 아니고 교리의 문제였다. 한쪽은 천지창조와 성령수태와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을 믿었으나, 반대쪽은 이 모든 기적을 믿지 않으니 이토록 다른 두 신학이 어떻게 교제하며 대화할 수 있는가!
필자가 1980년대에 캘리포니아 버클리 시에 소재한 신학종합대학원(GTU)에서 가졌던 기독교와 불교가 대화하는 광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세계에서 모여든 목사들과 승려들이 700여명이었다. 복도에서 우연히 변선환 교수와 맞부딪쳤다. 낯 선 이방인을 의식한 변 교수가 투명한 말로 “당신은 어디에서 왔소?” 이렇게 말을 걸어왔다. “저는 이 지방에 있는 장로교 목사입니다. 어느 교단이요? 저는 합동파 소속 목사입니다.” 나의 답변을 듣자 갑자기 얼굴이 읽으러지면서 큰 소리로 “여기는 당신 같은 사람 오는 곳이 아니야. 가!”라고 외쳤다. 불교와 기독교를 하나로 만들자는 변선환 교수의 눈에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을 믿고 주장하는 합동파 신학이 정신 나간 자들의 신학으로 여겨지니 어찌 고함을 지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칼 바르트와 김재준과 John Stott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고 내세와 영생을 믿는 정통신학을 저주하였다. 본서의 각론에 이러한 해설이 들어있다.
안병무 교수와 김의환 교수가 참석한 교수들의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다. 김의환 교수에게 진보주의 신학자 한 사람이 당신은 아직도 십자가 보혈의 신학을 하요! 예, 저는 죽을 때까지 십자가 보혈의 신학을 할 것입니다. 그래요! 십자가에서 흘린 보혈이 그렇게도 귀했다면 십자가 곁에서 흘리는 피를 받아두었을 것을! 이상은 상극인 교리가 빚어낸 사건이다. 1960년대에 세계를 경악케 했던 미소간의 냉전도 사상의 상극이 빚어낸 참사였다. 오늘날 근본주의 무슬림의 자살테러도 교리의 상극에서 나오기 때문에 용암의 분출과도 같아서 막을 길이 막막하다.
그러나 이러한 교리적 상극은 숨기고, 분쟁과 분리가 마치 정통신학이 사랑과 관용이 없어 일어난 것처럼 하여, 정통신학을 믿는 대다수의 총회총대들이 자유주의 쪽을 동정하게 만든 후에, 합세한 세력으로 정통신학을 고수하는 G. Machen 파를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서 추방하였으니(1936), 순전히 전술에 의한 승리였다. 근본주의는 사랑과 관용이 없다는 죄목으로 매도되고 사장되어, 최근에는 근본주의란 명칭은 언급하는 사람도 없다. 예배순서에서조차 사도신경(근본주의)이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주의는 정통신학의 근본 교리들을 강조하는 용어이다.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이 처음부터 자유주의와 연합해온 것은 전적으로 교리의 동질성 때문이지만, 성경무오의 불신과 내세와 영생의 불신을 철저히 가려서 은폐하고, 정통신학의 용어로 글을 쓰며 설교하고, 사랑과 관용과 연합을 강조하여 비판과 분리를 금하니, 내세를 믿는 신자들이 속아서, 내세를 믿지 않는 불신자들과 연합하고 교제하고 있는 것이다.

(7) Harold J. Ockenga와 신복음주의 신학

「신복음주의 신학」이란 용어는 Ockenga(1905-1985) 목사의 작품이다.
ⓐ Ockenga는 Boston Park Street Church의 담임목사로, 1969년까지 30년간 재직하면서,
방송설교로 New England(미동북부 6개주)를 장악하였고, 미전역에 영향력이 미쳤으며,
ⓑ 미국복음주의연합회(NAE)의 창립을 주도하여, 37세에 초대회장(1942-1944)이 되었고,
ⓒ 42세에는 C. Fuller 목사를 끌어드려 Fuller 신학교를 설립하였고 교수 임명권을 수행하였으며, Boston에서 목회하면서 3번 교장 직을 수행하였다(1947-54, 1960-63).
ⓓ 신학교를 세우던 해(1947)에 “신복음주의 신학”이라는 명칭을 명패로 내걸었고,
ⓔ 목회은퇴(1969) 후에는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 교장을 지냈다(1970-79).
ⓕ Billy Graham 목사와 Christianity Today를 창간하여(1956), 25년간 운영이사장을 지냈고,
12년간(1956-1968)은 편집장으로 신복음주의를 전파하였으니, NAE와, Fuller 신학교와,
Gordon-Conwell 신학교와, Christianity Today를 장악하여, 세계교회를 하나로 아울렀다.

Ockenga 목사가 방송설교와 문서 활동과 신학교육과 교회연합운동을 통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였으며, 근본주의와 투쟁하여 자유주의의 완승과 근본주의의 완패를 이끌어냈다. 많은 사람이 Ockenga의 신학을 보수신학으로 알고 있지만, Ockenga는 정통신학을 배격하였고, 자유주의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다음에 Ockenga의 신학사상을 말해주는 글을 3회(가, 나, 다)로 나누어 소개한다. 다음 인용문은 길지만, 독자들은 숙독하여 먼저 인용문의 핵심을 잡아내야 한다.

(가) 다음은 Ockenga가, 근본주의의 완패와 자유주의의 완승을 선언하고, 복음주의 교회가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를 수용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글이다.

『 근본주의는 1900년에서 1930년에 이르기까지 교회를 휩쓸었던 자유주의의 물결에 대한 반대 운동이었다. 근본주의라는 이름은 “Testimony Publishing Company”에서 1909년에 인쇄한 근본(The Fundamentals)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 그 책은 Los Angeles 성경학원에 의하여 1917년에 재발행 되었다. 근본주의의 근본적인 것들은 성경의 무오성, 신뢰성, 진정성, 충실성의 가르침을 굳게 하고 변증하는 성경의 교리에 그 핵심을 두고 있다. 파괴적인 성경고등비평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신학자들 가운데 지배적인 접근방식이 되었다. 고등비평이 자연적인 진화를 거듭하면서 자유주의가 탄생한 것이다.
자유주의는 동정녀탄생과 예수님의 기적들과 예수님의 부활로 구성된 기독교의 기원에서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창조적인 능력을 거절한다. 자유주의는 성경의 영감과,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한 신성과, 죄의 속죄와, 개인의 부활과 같은 것들을 현대문화에 내던졌다. 자유주의는 그리스도인의 세부적인 종교문제에 과학적인 반대가 일어날 때마다 기독교를 현대의 과학적인 자연주의에 적용시켰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① 영혼을 향한 열망과 ②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하여 투쟁할 수 있고 ③ 보다 훌륭한 삶을 살게 할 수 있는 원리들을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신학자들이 자유주의 신학이 주장하는 세부적인 조항들을 다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견해들을 품고 있었다. 즉
ⓐ 성경은 다신교에서부터 발전하여 단일신교로 또 유일신교를 거쳐 윤리적인 유일신주의로 발전한 유대인의 종교적인 경험기록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영감을 주셔서 기록한 계시가 아니다.
ⓑ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 하기 위하여, 도덕적인 교사로서 그의 모본을 따라야 한다.
ⓒ 기독교는 예수님에 관한 종교가 아니고, 예수님의 종교이다.
ⓓ 예수님의 십자가에 의한 속죄와 부활은 단지 영원한 진리가 되신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 는 하나의 사고방식이다.
ⓔ 기적은 하나의 전설이며, 고대인들이 한 인간을 높이 생각하려하여 입혔던 옷에 불과하다. ⓕ 복음은 효도정신을 의미하고, 형제우애를 의미하고, 사회적 이해와 향상을 의미한다.
ⓗ 십자가는 하나의 헌신방법을 말하고,
ⓘ 교회는 인간의 향상을 위한 조직체이며, 과학적인 사회주의 세계혁명을 목표하는 공산당 과 대등한 조직체이다.
이러한 신학에 대하여 근본주의는 하나님의 삼위일체의 본질과 그리스도의 특성과 인간의 창조 및 타락과 예수님의 대속과 성령에 의한 중생 및 성화와 교회의 연합과 복음적이고 사회적이고 교육적인 교회의 선교와 경험적이고 윤리적이고 종말적인 그리스도의 왕국과 인간의 위기와 구원 등, 이 모든 것을 강조하는 진리의 근거로서 성경을 사용하였다. 이처럼 근본주의의 진리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신학교나 학회와, 교회기관의 주도권을 장악했던 자유주의 목사들에 의하여 차별대우를 받았고 핍박을 당했으며 조롱까지 받았다.
근본주의 지도자들은 단지 개별적인 강단과 라디오 방송 사역과 성경학교와 성경연구수련회 등을 통하여 그들의 영향력을 끼쳤다. 근본주의는 기독교의 신조와 변증에 전념하였다. 불행하게도 고후6:14-18까지의 구절을 포함한 성경의 몇 부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 의하여 초래한 논쟁이 그들을 분리시켰다. 잘못되고 탈선된 고린도인들에 대한 바울의 권고는 고린도 교회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이방의 사원들과 사원 경배자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 외부 유래설(come-outist)의 주장의 근거는 잘못된 것이었다.
이 근본주의는 자유주의를 대항하여 다투었는데 이러한 다툼이 논쟁을 초래하였고 논쟁이 형제들을 향한 비판을 초래하였고 비판이 필연적인 분리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그토록 강렬했던 근본주의 운동은 「보다 더 강렬했던 교회」의 반격으로 부서지고 잠재워졌으며 논쟁은 선교와 전도와 교육과 예배를 향한 열심으로 전환되었다. 결국 근본주의는 교단의 지도력을 잃었으며 교회와 사회와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게 되었다.
젊은 근본주의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불안해졌다. 그들은 신학적으로는 정통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회와 교회에 대해서는 새로운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결국 복음주의가 근본주의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1942년에 구성된 미국복음주의연합(NAE)이 명백히 보여주는 바와 같이, 복음주의는 정통주의와 동등시 되었고 근본주의와 동의어가 되었다. 』

인용문이 길기 때문에, 우선 인용문의 핵심을 짚어보는 것이 좋겠다. Ockenga가 인용문에서 주장하고 있는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가 있다.
ⓐ 근본주의와 자유주의를 해설하였다.
ⓑ 자유주의는 총회의 실권을 장악한 후 근본주의를 박해하고 조롱하였다.
ⓒ 근본주의는 교리논쟁을 일삼았으나,「보다 더 강렬했던 교회」는 교리논쟁을 잠재우고 대 신 교리논쟁을 교육 전도 선교에 대한 열심으로 전환하였다.
ⓓ「보다 더 강렬했던 복음주의 교회」가 근본주의를 부셔버리고 잠재웠고 교회에서 밀어냈다.
ⓔ 결국 자유주의 신학의 일방적 승리와 근본주의 신학의 완패를 선언하였다.
ⓕ 끝으로 복음주의가 정통주의와 근본주의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고 하여 기뻐하였다.
ⓖ 자유주의는 영혼을 향한 열망과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하여 투쟁할 수 있고 보다 훌륭한 삶 을 살게 할 수 있는 원리들을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으니, 근본주의를 밀어낸 자리 를 복음주의 교회가 자유주의 교리로 채울 것을 호소하였다. 자유주의가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었다는 그 훌륭한 원리들(교리들)은 다음과 같다고 하였다.
㉠ 성경은 다신교에서부터 발전하여 단일신교로 또 유일신교를 거쳐 윤리적인 유일신주의로 발전한 유대인의 종교적인 경험기록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영감을 주셔서 기록한 계시가 아니다.
㉡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 하기 위하여, 도덕적인 교사로서 그의 모본을 따라야 한다.
㉢ 기독교는 예수님에 관한 종교가 아니고, 예수님의 종교이다.
㉣ 예수님의 십자가에 의한 속죄와 부활은 단지 영원한 진리가 되신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 는 하나의 사고방식이다.
㉤ 기적은 하나의 전설이며, 고대인들이 한 인간을 높이 생각하려하여 입혔던 옷에 불과하다. ㉥ 복음은 효도정신을 의미하고, 형제우애를 의미하고, 사회적 이해와 향상을 의미한다.
㉦ 십자가는 하나의 헌신방법을 말하고,
㉧ 교회는 인간의 향상을 위한 조직체이며, 과학적인 사회주의 세계혁명을 목표하는 공산당 과 대등한 조직체이다 .

근본주의와 자유주의의 투쟁에서, 근본주의는「보다 더 강렬했던 교회」의 반격으로 부셔지고 잠재워짐으로서 자유주의가 승리했음을 선언하였고, 근본주의를 부셔서 잠재운「보다 더 강렬했던 교회」를 가리켜 복음주의 교회라고 칭하였으며, 동시에 복음주의 교회가 근본주의와 정통주의를 대신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Ockenga의 주장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복음주의 교회」이다. 「복음주의 교회」가 근본주의는 교회에서 밀어냈고 자유주의에게는 승리를 안겨 주었기 때문에 자유주의가 근본주의를 박해하여 모든 교회기관에서 좇아냈으며, 또한 자유주의 신학이 교회를 위해서 품고 있었다는 훌륭한 교리들을 「복음주의 교회」가 수용할 것을 호소하였으니, 교회의 실권을 잡은 「복음주의 교회」의 교리를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로 채운 것이다.

교회에서 근본주의와 정통주의를 밀어내고, 근본주의와 정통주의를 대신한 「복음주의 교회」가 자유주의 신학이 교회를 위해서 보유해왔다는 근본적인 교리들을 수용할 것을 호소하면서, 그 교리는 “보다 낳은 세계를 만들어주고, 보다 훌륭한 삶을 보장해준다“고 칭송하였다.
이제 「복음주의 교회」가 해야 할 것은, 자유주의 신학이 기독교를 위해서 보유하고 있다는 교리들을 받아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Ockenga가 자유주의 신학이 기독교를 위해서 보유하고 있다는 교리들을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가 아니고, 유대인의 종교적인 경험 기록이다.
㉡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성령수태, 육체부활)이 아니고, 단지 도덕적인 교사이다.
㉢ 기독교는, 예수(성령수태, 육체부활)를 믿는 종교가 아니고, 예수가 믿었던 종교(윤리종교)이다.
㉣ 속죄와 부활은, 지옥형벌을 대신했거나 육체부활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낸다.
㉥ 복음은, 단지 효도정신과, 형제우애와, 사회향상을 의미한다.
㉦ 십자가는, 단지 헌신의 방법을 말한다.
㉧ 교회는, 인간향상을 위한 조직체이고, 세계혁명을 위한 사회주의 공산당과 대등한 조직체이다.

이상과 같은 Ockenga의 주장은, 당시 미국교계의 형편을 보아, 전혀 무리가 없는 주장이었다. Ockenga가 이 글을 기고한 것은, Wilbuh M Smith 목사(1894-1976)의 소천을 기념하는 책(복음주의의 뿌리-Evangelical Roots)이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쓴 때가 1976년이었다. 이때는 이미 근본주의 신학은 교회에서 거의 살아졌고, 자유주의 신학이 득세하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교회의 형편을 말하면, 1800년대에 유럽에서 계몽사상과 자유주의 신학이 북미대륙에 상륙한 이래, 근본주의와 자유주의의 투쟁에서 1920년대 이후로는 근본주의(정통주의)는 패하여 밀려나기 시작하였고, 자유주의가 승승장구하였다. 그러므로 1976년에 와서는 근본주의(정통주의)를 밀어낸 자유주의가,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로 빈자리를 채울 것은 자명한 일이다. Ockenga가 바로 이러한 자유주의 신학의 승리를「복음주의 교회」라는 이름을 빌려 간접어법으로 말한 것이다.

(나) 다음은, Ockenga가 근본주의를 배격하고, 신복음주의를 주장한 이유를 밝힌 글이다.

Ockenga가 앞의 인용문에서는, 자기의 신학을 “복음주의” 혹은 "복음주의연합"(NAE)으로 표현하였으나, 여기서는 “신복음주의”로 표현하였으니, Ockenga는 복음주의와 신복음주의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Ockenga도 일반적으로 자신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는 신복음주의를 사용하지 않고,「복음주의 신학」혹은 「복음주의 교회」로 표현하였다. 다음 인용문의 번호 (① → ④)는 필자가 편의상 쓴 것이다.

「 ① 신복음주의는 정통교리를 받아드렸다. 정통교리는 신복음주의 신학의 신조이다. 신복음주의는 모든 교회가 일치하게 고백할 수 있는 복음적인 신조들을 고백하였으나, 가능한 이견(disagreement)과 자유(liberty)를 허용하였다. . . 신복음주의는 오늘날의 지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에 직면해 보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통의 지적 분위기도 바뀌었다. 신복음주의는 분리주의자의 위치를 반박했으며, 비평과 판단 그리고 상대방을 비꼬는 행위 등에서 생겨나는 유아론에서 돌아설 것을 촉구하였다. ② 또 신복음주의는 계시와 영감 문제에 대해 재검토와 재해설을 요구했으며, 그 자신의 견해와 다른 견해들을 가진 사람들의 기독교적 신앙과 정직성을 알기 위하여 신학적인 대화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였고, 기독교를 사회주의와 일치시키려는 행위에 대하여 경고하였다. . . ③ 기독교는 지적으로 변호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신학자는 창조의 기간, 인간의 수명, 홍수의 보편성 같은 문제의 취급에서, 반계몽주의자가 될 수는 없었으며, ④ 그리스도인의 신학은 삶의 모든 국면에 적절한 것으로 선포되었다. 」

신복음주의 신학이란 무엇인가?

① 신복음주의 신학은 정통교리를 받아드리고, 이견과 자유를 허용하고, 분리주의와 유아론은 배격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견과 자유를 허용하고 분리주의와 유아론을 배격하는 것은 자유주의 신학이다. 그러므로 Ockenga가 정통주의를 받아드린다고 말했지만, Ockenga가 말하는 신학은 이견과 자유를 허용하고, 분리주의와 유아론을 배격하는 자유주의 신학이다. 결국 Ockenga가 신복음주의 신학이 자유주의 신학임을 주장하면서도, 신복음주의가 정통신학을 수용한다고 말한 것은 확실히 속임수였다. Ockenga가 왜 속임수를 말할 수밖에 없었는가? 정통신학을 품고 있는 목사와 장로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 자신이 주장하는 신복음주의 신학이 정통신학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주의와 정통주의의 차이는 흑 백의 차이이고, 고등비평과 성경무오의 차이이고, 그리스도 신성에 대한 불신앙과 신앙의 차이이고, 빅뱅설(Big Bang)과 창조설의 차이고, 지상천국과 내세천국의 차이이다. 그러므로 이 둘은 교리가 상극이라 결코 대화하거나 교제하지 못한다. 자유주의는 정통교리를 배격하고 저주하며, 정통교리는 자유주의를 배격하고 저주한다. 그러기에 김재준, John Stott, Karl Barth가 정통주의 리를 저주하였고, 성경이 자유주의 교리를 저주하였다(갈1:8).
② 신복음주의는 계시문제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신학적 대화를 요구한다고 하였다. Ockenga가 앞에서는, 신복음주의가 유아론과 분리주의를 배격하고, 이견과 자유를 존중하여 자유주의 교리를 수용할 것을 주장하였고, 여기서는 신복음주의가 계시문제의 재검토와 신학적 대화로 나갈 것을 주장하였다. 이 계시문제의 재검토와 신학적 대화는 모든 진보신학이 강력히 추진해온 대화 프로그램인데, Ockenga가 여기서 그 대화 프로그램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Ockenga가 신학적인 대화를 주장하고 계시문제의 재검토를 주장한 것은, 성서를 인간의 문서로 보거나 신화로 보았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정통신학은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로 믿고 절대의 진리로 믿기 때문에 계시문제의 재검코나 신학적인 대화를 배교행위로 규정해왔다. 그러므로 Ockenga가 계시문제의 재검토와 신학적인 대화를 주장한 것은, Ockenga의 성서관이 성서를 인간의 문서와 신화로 보는 자유주의 신학과 동일함을 말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통신학과 신복음주의는 그 주장이 다 절대적이기 때문에 각기 서로에게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정통신학만 신복음주의와 대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신복음주의도 정통신학과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자유주의와 신복음주의는 양쪽이 동일하게 상대적이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된다. 그러므로 대화는 반드시 동질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정통신학이라도 진보진영과 대화를 주장하면 이미 정통신학이 아니다. 정통신학임을 이미 포기한 것이다.
김재준 교수는 1960년대에 기독교와 불교가 대화할 것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감신대학의 변선환 교수와 홍정수 교수도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강력히 추진하였으나 정통신학을 지키는 김홍도 감독 시절에 감신대학에서 면직 당하였다. 종교간의 대화는 두 종교의 동질성을 전제한 것이므로 기독교와 불교의 동질화를 용납하지 못하는 정통신학이 진보신학자들을 면직한 것이다.
WCC와 에큐메니칼 신학이 여러 종교들의 합동예배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온 것 역시 대화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여러 종교들이 20세기 후반세기에 진행했던 대화의 노력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화두에 자주 등장하는 다원주의를 만들어냈으며, 이 다원주의가 21세기를 이끌어갈 전망이다. 이 다원주의 신학을 가톨릭 제2바티칸 공의화(1965)와 John Stott(1992)와 Billy Graham(1997)이 각기 선포하였으니, 종교들이 연합하여 다원주의를 하나의 구호로 외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의 종교들이 연합하여 하나의 목표(지상낙원)로 활동할 것을 계시록이 말해주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최근에 일고 있는 바람은 심상치 않다. 가령 교단 총회장들이 강단교류를 하자면서 대화와 연합이라는 용어를 화두에 꺼내는 것은 앞으로의 한국교회의 전망을 말해주는 징후들이다. 이런 움직임은 선두에서 총회를 이끄는 목사들이 품고 있는 신학적인 풍향(the direction of the wind)을 말해주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 이런 정도의 신학적인 풍향을 방치하면 불원간에 보수진영(고신, 총신, 합신 등)과 진보진영(한신, 장신 등)이 대화에 임할 것이며 강단교류도 가능해질 것이며, 일찍이 영국 유럽 카나다 미국 등지에서 수용했던 진보신학을 품고 숨어 지내던 신학자들이 고신 총신 합신에서 선두에 나설 것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3대 깃발 아래로 집결하고 있다. 3대 깃발은 진보진영과 복음주의 진영과 정통진영이다. 한국에서 거대한 몸집을 지닌 가톨릭이 진보진영에 깃발을 꽂았다. 정진석 추기경이 2009년 1월 1일에 한국 중앙일보에 발표한 신년 메시지가 그것이다. 정 추기경이 문제의 신년 메시지에서 빅뱅설과 진화론을 정설로 주장하였고 5병이어의 기적을 부정하였다. 가톨릭이 제2바티칸 공의회(1963-1965) 후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문제는 복음주의 진영이다. 복음주의는 진보진영과 교류하며 정통진영과도 교류하고 있다. 문제는 정통진영의 신학자들이 복음주의 진영과 그 활동에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본서를 저술한 목적이 20세기의 복음주의(NAE, Lausanne대회, 이 두 모임에 연관된 세계적인 모임들)의 정체를 밝힘에 있다. 필자가 본세에서 선평한 9 사람의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20세기의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목사들이고 신학자들이다. 이들 9 사람이 다 기적(하나님의 만물창조,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來世)를 불신하여 부정하였다.
김명혁은 합신 교수와 합신교단 총회장을 역임하고,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으로서, 2009년 9월 26일자 기독교보(고신)의 시론에서, 교회의 “통일성과 거룩성,” “연합과 일치”를 주장하여 합신과 고신과 총신의 교단들이 기장과 통합과 연합하여 강단을 교류함으로서 교회의 통일과 일치와 거룩을 회복하자고 하였다. 물론 지역사회의 봉사를 위한 연합이나 일치와 같은 경우는 예외이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경이 규정한 통일과 일치와 거룩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는 신조를 전제한 것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는 총신과 고신과 합신은 이러한 신조를 불신하여 파기한 한신이나 장신과는 통일이나 일치를 위한 강단교류나 연합이 불가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는 진보신학과, 이 신조를 고집하는 정통신학을 섞어서 연합하고 통일하고 일치해지자는 이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의 주장은 부당한 주장이다.
③ 신복음주의는 반계몽주의를 배격하고, 계몽주의를 수용한다고 하였다.
「 기독교는 지적으로도 변호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신학자는 창조의 기간, 인간의 수명, 홍수의 보편성 같은 문제의 취급에서, 반 계몽주의자가 될 수는 없었으며 」
Ockenga가 앞에서는 절대주의와 분리주의를 배격하고, 진리의 상대화를 성립시키기 위하여 성서무오의 교리에 대한 재검토와 신학적인 대화를 주장하였는데, 여기서는, “창조의 기간, 인간의 수명, 홍수의 보편성 취급에서, 반 계몽주의자가 될 수 없다”고 하였으니, 계몽주의(현대과학)가 주장하는 창조의 기간, 인간의 수명, 일반적인 홍수심판을 따르겠다는 주장임으로, 결국 6일간의 창조와 930세의 아담의 수명과 노아의 홍수심판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Ockenga가 반 계몽주의를 배격하고, 계몽주의(현대과학)의 수용을 주장한 것은, “6일간의 창조와, 930세의 수명과, 노아의 홍수심판”을 실화(nonfiction)로 보지 않고 신화(myth)로 보았으며, 설화(geschichte) 즉 고대소설로 보았음을 뜻한다. 독일어 설화(geschichte)는 전설과 신화로 쓰인 고대소설을 말한다.
④ Ockenga는 상황을 따르는 상황신학을 주장하였다.
「 그리스도인의 신학은, 삶의 모든 국면에 적절한 것으로 선포되었다. 」
이 주장에서 “삶의 모든 국면”은 현대의 세속사회를 총칭하는 말이다. 기독교 신학이 현대 사회의 “삶의 모든 국면”에 적절하려면 창조의 기간과 인간의 수명과 홍수취급을 성서대로 주장하면 안 되고, 계몽주의(현대과학)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Ockenga의 주장이었다. “삶의 모든 국면”에서 계몽주의를 따르는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이다. 그래서 Ockenga가 자유주의 신학이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다는 삶의 원리들이 “현대의 모든 국면”에 적절하다 하여, 자유주의 신학의 7 가지 교리들을 앞의 인용문에서 열거한 것이다.
“삶의 모든 국면”에 적절한 신학은, 신학이 삶이 모든 국면과 맞아야 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즉 삶의 모든 국면에 맞고 따라가는 신학은 상황을 따르는 신학이니 상황이 만들어가는 상황신학이다. Ockenga가 앞으로의 신학은 상황신학이어야 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인이 거부하거나 현대인의 상황에 부적절한 신학은 무용지물이므로, 앞으로는 계몽주의 시대에 어울리고 모든 상황에 어울리는 상황신학을 구성하자고 한 것이다.
결국 Ockenga가 주장한 복음주의 신학은 상황신학임으로, 신학구성에서 성서와 하나님을 밀어내고 인간이 상황을 따라 신학을 구성하니, Ockenga의 신학은 하나님이 없는 윤리신학이다. 그러나 역사의 종말이 오면 형제사랑과 함께 하나님 섬기기를 고집하는 신자들은 현대신학이 말살할 것이므로, 요한 계시록은 순교할 것을 누누이 되풀이하여 예언하고 있다.

(다) 다음은 Ockenga가 구원의 교리와 사회윤리의 연관성을 주장한 글이다.

「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불가피하게 복음주의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1947년 나는 이러한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서, 신복음주의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신복음주의는 근본주의가 피했던 사회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려는 의도에서 구별된다. . . 루터나 칼빈 그리고 낙스와 같은 개혁자들이 사회적 분야에서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기독교 역사가 밝히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리에서 실천으로 넘어가는 것의 결핍이 이 문제점들 안에 나타나 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구원의 초자연적인 “인격적 체험”과 “사회 철학”을 낳게 하는 신학이다. “교리와 사회윤리”는 그리스도인의 기본 원리이다. 」

다음은 Ockenga가 말한 인용문에서 핵심을 요약한 글이다.
① 복음주의 교회가, 근본주의가 무관심했던 사회적인 문제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② Ockenga가,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기 위해서, 신복음주의라는 신학용어를 만들어냈다.
③ 교회사는 루터, 칼빈, 낙스 같은 개혁자들이 선포했던 교리가 사회적 개혁을 가져왔다고 전하는데,
현대에서는 교리(doctine)에서 실천(practice)으로 넘어가는 것이 부족하다.
④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인격적 체험과 사회윤리를 가져온다.

Ockenga가 다룬 핵심은, “교리와 사회윤리”이다. 인간은 교리를 신앙하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교리에 대한 신앙”이 사회윤리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래서 Ockenga가 “교리와 사회윤리”의 연계성을 강조하여, 기독교가 반드시 사회윤리를 성취할 수 있는 교리를 가져야 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 현대사회에서 교회가 어떠한 교리를 가져야, 사회윤리나 사회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가? 이것이 인용문의 핵심이다.
Ockenga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구원의 초자연적인 인격적 체험과, 사회개혁을 낳게 하는 신학이라고 말하면서, 루터(1483-46) 칼빈(1509-64) 낙스(1513-72)를 거명하였다. 그러나 이 Ockenga의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16세기의 사회는 근본적인 교리들을 받아드렸기 때문에, 루터와 칼빈과 낙스와 같은 정통주의 신학이 당시의 사회개혁을 가져왔지만, 현대사회는 정통주의 신학을 거부함으로 정통주의 신학으로는 현대사회의 개혁을 기대할 수 없음을 Ockenga도 잘 알기 때문에, Ockenga가 앞에서 계몽사상(현대과학)의 수용을 주장하였고 분리주의와 유아론의 포기를 주장하였고 계시문제의 재검토와 신학적인 대화를 주장하여 자유주의 신학이 기독교를 위해서 보유하고 있다는 7 가지 교리들을 수용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이처럼 Ockenga의 의중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Ockenga가 여기서 왜 현대사회의 개혁과는 무관한 16세기의 근본주의 신학자들(루터, 칼빈, 낙스)을 거명하였는가? Ockenga가 복음주의 교회에 제시한 교리는, 루터, 칼빈, 낙스의 근본주의가 아니었다. 자유주의 신학의 7 가지 교리였다. Ockenga가 이것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에도 없는 근본주의 신학자들(루터, 칼빈, 낙스)을 거명한 것이다. Ockenga가 왜 마음에도 없는 근본주의 신학자들을 거명한 것일까?
만일 Ockenga가 “자유주의 신학의 7 가지 교리가 복음주의(NAE) 교회가 수용해야 할 교리다”라고 솔직하게 직선적으로 주장했다면, 정통신학의 교리를 고집하는 목사장로들과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Ockenga가 추진하는 신복음주의 운동을 떠났을 것이므로 이것을 막고자 하여, Ockenga가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숨기려고 마음에도 없는 루터 칼빈 낙스를 들먹여 연막전술을 편 것이다.
이상으로서 Ockenga의 정체가 완전히 들어났다. Ockenga는 Billy Graham과 손잡고 NAE와 Christianity Today와 Fuller 신학교와 Gordon-Conwell 신학교를 완전히 장악하여 세계교회를 하나로 아울렀으며,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로 복음주의(NAE) 교회를 채웠고, 사회윤리를 현대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하여 세계 기독교와 세계 종교가 연합하여 하나 됨을 꾀하였으니, Ockenga도 훗날에 등장할 다원주의에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21세기는 사회개혁과 인성회복과 상황신학과 신학적 대화를 주장하여 다원주의로 나가고 있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제3장, Edward J. Carnell은 성서를 신화로 봄

자유주의 신학이 성서를 전설과 신화로 보듯이, Carnell도 성서를 전설과 신화가 섞어 쓰인 설화(geschichte, story) 즉 고대소설로 보고, 설화를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하여 신학을 구성한다. 이러한 Carnell의 성서관은 신정통주의 신학의 성서관을 따른 것이다.
Carnell(1919-1967)이 어떤 사람인가? Carnell은 침례교 목사의 아들이었고, Wheaton 대학의 Gordon H Clark에게서 철학을 배워, 1941년에 B.A.를 받았고, Van Til에게서 변증학을 배웠고, Havard 대학에서 R. Niebuhr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고, Boston 대학에서는 Kierkegaard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1949), “기독교 변증학 서론”의 저술(1948)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불과 29세에 Fuller 신학교 교수가 되어 19년간(1948-67) 재직하여 종교윤리와 종교철학을 강의하였으며 교장도 역임하였고(1954-59), Carl Henry와 함께 복음주의 신학 구성에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생애의 말년에는 불신앙과 정서적 불안으로 고생했다”고 전한다.
Carnell은 성서를 인간의 문서로 보았으며,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는 것은 이단이라고 하여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였다. Carnell이 저술한 “The Case for Orthodox Theology”(정통신학의 진상)이란 책이 김관석(金觀錫)에 의해 “正統主義神學”으로 번역되었는데(1967), 다음은 Carnell이 책에서 언급한 그의 성서관이다.

『 The search for authenticity will never end. But early church settled the canon, for it had access to the relevant evidences. But the modern church must continue to sift and classify the variant reading in the present documents. The original manuscripts are all lost.
II. Conclusion
Since orthodoxy defends the plenary inspiration of Scripture, it is always tempted to make propositional revelation an end in itself. Whenever it yields to this temptation, it offends its own presuppositions. Propositional revelation is an instrumental value; it is designed to bring us into fellowship with Jesus Christ, "These are written you may believe that Jesus is the Christ, the Son of God, and that believing you may have life in his name."(John 20:31.) "Inspiration is no isolated fact, which stands by itself. He who takes it in this sense arrives at some sort of Koran, but not at the Holy Scripture. In that case the principium of knowing (cognoscendi) is taken entirely apart from the principium of being (essendi), and causes the appearance of an exclusively intellectual product which is outside of reality. We then would have an inspiration which dictated intellectually, and could not communicate at us anything but a doctrine and a law."
The gospel is the good news that God entered history and did something that man could not do for himself. The redemptive events are the foundation of the normative interpretation, and not the other way around. To conceive of the Bible as the primary revelation is heresy. If there had been no redemptive events, there would be no theology. 』
다음은 필자의 번역문이다.

『 확실성을 찾는 노력이 절대로 그치지 아니할 것이다. 초대교회는 적절한 증거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에 경전을 결정하였지만, 지금은 모든 원문이 없어졌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견된 문서들에 대한 서로 다른 해독 법들을 계속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11. 결론
정통신학은 성서의 완전영감을 방어하다 보니, 항상 해석된 계시(propositional revelation)를 무시하려는 유혹에 잘 빠진다. 정통신학이 이러한 유혹에 빠질 때마다, 자신의 전제들을 거스른다. 해석된 계시는 도구적인 가치(Instrumental value)를 말한다. 이 해석된 계시는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와 사귐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요20:31). 영감은 고립된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감을 고립된 사건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고립된 사건을 일종의 코란경으로 생각하겠지만, 성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경우에는 인식(knowing)의 원리는 존재(being)의 원리와 완전히 분리되어, 실재와는 무관한 순전히 지적인 것이 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우리와 교제하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게 되고 지적으로만 영감 받은 죽은 교리와 죽은 율법을 갖게 될 것이다.
복음은, 하나님이 역사에 들어오셔서, 인간이 자기 스스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이 이루어주셨다는 복된 소식을 말한다. 하나님이 이룩하신 구속적인 사건들이 표준적인 해석의 기초가 되고, 그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성서를 최초의 계시(primary revelation)로 이해하는 것은 이단이다. 구속적인 사건들이 없었으면 신학이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해설과 비평

(1) 성서는 비평받아야 할 책이다.

『 확실성을 찾는 노력이 절대로 그치지 아니할 것이다. 초대교회는 적절한 증거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에 경전을 결정하였지만, 지금은 모든 원문이 없어졌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견된 문서들에 대한 서로 다른 해독 법들을 계속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

Carnell이 성서의 권위에 대한 논술에서 “확실성을 찾는 노력이 절대로 그치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였다. 초대교회가 경전을 결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전의 확실성이 들어났기 때문에 경전을 결정한 것이 아니고, 단지 경전을 이용할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에 경전을 결정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190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은 성경원본이 다 없어졌기 때문에 성경은 믿을 수 없는 책이므로 경전의 확실성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Carnell은 성서를 오류가 있는 책으로 보았고, 이용할 가치가 있는 책으로 보았다.

(2) 최초의 계시는 이단이고, 해석된 계시가 참 계시다.

Carnell이 성서를 최초의 계시와 해석된 계시로 분류하고, 성서 자체를 최초의 계시로 보는 것은 이단이고 성서를 인간이 해석한 교훈을 참 계시라고 한다. 또한 고립된 사건들 하나하나를 영감 된 계시로 취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하였으니 역시 이단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성서를 최초의 계시로 믿고 고립된 사건들 하나하나를 영감 된 계시로 믿는 것은 정통신학이니, Carnell이 정통신학의 성서관을 이단으로 규정한 것이다.
성서관은 크게 보아 둘이다. 즉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이다. 정통신학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성령이 오늘의 성서를 기록하게 하고 편집하게 하고 보존해왔다고 믿기 때문에, 성서는 여전히 정확무오하며 성서에 기록된 고립된 사건들도 다 하나님의 계시로 믿는다. 차이 있는 사본들이 있으나 그 차이가 지극히 작아서 진리와 사실과 복음 등의 보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진보신학(progressive theology)은 초자연의 불신이 전제(presupposition)이기 때문에, 성서에서 신의 출몰이나 신의 활동은 신화로 취급해왔다. 지금까지 진보신학이 성서를 신화(myth)로 보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1920년대 이후로는 성서의 품격을 높이고, 초자연을 배격하는 정체성을 은폐하고자 신화 전설 고대소설과 같은 용어들은 신학해설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20세기의 복음주의가 진보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의 교리들을 지키면서도 1920년대부터 성서의 품격을 격상시킨 이유가 있다. 자유주의 신학이 성서를 신화로 취급하여 비평한 결과 현대인이 성서를 버리고 떠났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상자가 2,000만 명이 넘었고, 후방에서 재판 없이 1,100만(Hitler)과 2,000만(Stalin) 명을 학살하는 참극이 연발하였다. 이 참상을 목격했던 독일계 젊은 목사들(Barth, Bultmann, Brunner, Niebuhr 형제, Tillich)이 참상의 재현을 막기 위해서 비록 성서의 기적들은 믿지 않았지만 다시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치고자 성서의 품격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K. Barth가 성서의 기적들을 전설과 신화로 보지만 전설과 신화로 표기하지 않고 설화(고대소설-geschichte, old fiction)로 표기한 것처럼, 미국과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들도 성경의 기적들을 전설과 신화로 보면서도 이러한 진보성향의 성서관을 은폐하고자 전설이나 신화 같은 용어들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성서의 기적들을 설화(story) 신비(mystery) 비유(allegory) 은유(metaphor) 등으로 표기한 후에 그 뜻을 해석하여 인성회복(실존회복)과 사회개혁에 사용하였다. 다시 말해서 기적을 부정하되, 이 용어들(설화, 신비, 비유, 은유)을 사용함으로서 “직설적으로”는 기적부정을 피하면서 기적을 부정하는 진보신학을 해설할 수가 있었다. 그러므로 20세기의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초자연을 뜻하는 신학 용어들(하나님 천사 사탄 지옥)이 실재(reality)가 없는 허구(fiction)의 용어라고 믿으면서도 허구의 용어를 사용하여 신학을 해설하는 마술사들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마술이 가능했는가? 마침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 John Dewey가 낳은 지식의 도구주의(Instrumentalism)가 이런 마술을 지지해주었다. John Dewey는 지식을 행동을 위한 도구로 보았기 때문에, 지식이 행동에 성과가 있으면 지식이 유익하지만, 지식이 행동에 성과가 없으면 지식이 무익하였다. 계몽주의(현대과학)와 다윈의 진화론을 믿는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초자연을 뜻하는 신학 용어들(하나님, 천사, 마귀, 지옥)이 허구(fiction)라고 믿었지만 이 허구의 용어라도 인성교육에 사용하면 유익을 준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에 이 허구의 용어들을 분석하여 초자연을 제거한 후에 이 초자연의 용어들을 사용하여 신학을 구성하고 신학을 해설하였다.
그런데 20세기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초자연의 용어들을 분석하여 초자연을 제거할 때에 초자연의 불신과 부정을 은폐할 목적으로 온갖 기술을 다 총동원하여 작업을 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독자들이 필자의 초자연불신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므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독자들의 비평을 피하여 지금까지도 보호를 받고 있다. 본서에서 필자가 비평한 9 사람의 신학이 다 그렇지만 John Woodbridge의 성서관 해설이나 Carl Henry의 부활관 해설이 특별히 더하다.

(3) 해석한 교훈을 해석된 계시로 취급하는 사례들

Carnell과 20세기의 진보신학이 성서를 인간의 작품으로 보면서도, 해석한 교훈을 해석된 계시나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들을 다음에 제시한다. 이 사례들은 필자가 본서의 각론에서 해설한 내용들이지만, 여기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시한다.

① 성령수태는 “예수 그리스도가 남자 없이 잉태한 것”을 말함이 아니고, “인간이 하나님 같은 참 인간이 되어졌음”을 뜻한다는 것이 Karl Barth나, J. I. Packer의 해석이었다. 즉 예수는 인류 가운데서 처음 보는 “모범자”라는 뜻이다. 이러한 뜻에서 예수를 제2 아담, 유일한 인류의 대표자라고 하였다. 두 목사(Barth, Packer)는 실존주의 철학의 표현을 빌려, 예수는 처음 보는 “모범자”라는 뜻으로 “인간의 실존”이라고 표기하였다. “인간의 실존”에서 실존(existence)은, 인성이 회복된 참 인간을 뜻한다. 그러므로 성령수태는 예수가 “참 인간임”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 “참 인간”을 새 시대(era)와 새 세기(century)의 모델로 삼아, 세계를 변화시켜 지상에서 분쟁과 전쟁을 막고 화해와 평화를 정착시키자고 하였다. 이것이 Barth와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제시했던 복음과 구원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었다.
② 곽선희 목사는 예수의 부활이 몸의 부활이 아니고 “정의가 영원함”을 뜻한다고 하였으며, 김세윤 교수도 예수의 부활이 육체부활이 아니고 예수가 구주라고 주장했던 주장이 옳았음을 부활절 새벽에 제자들이 받아드렸음을 뜻한다고 하였다. 결국 두 목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한 후에 육체부활은 “정의가 영원함”을 뜻하고, “예수의 주장이 옳았음을 제자들이 받아드렸음”을 뜻한다고 하였다.
③ 그리스도는 보통 인간이므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승천은 부활한 육체의 승천이 아니고 그리스도가 죽은 후에, 살았을 때보다 더욱 높아지고 영광을 얻어 세계를 다스릴 권세자가 되었다는 것이 J. I. Packer의 해석이었다. 이러한 해석은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이 앞으로 세계를 덮는 날에는 지상천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을 말한 것이다.
④ 김세윤 교수는 “주,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그리스도의 칭호는 신인양성을 겸하신 성자의 품성을 뜻하는 것으로 가르쳐온 것이 초대교회의 역사이지만, 이러한 초대교회의 역사는 초대교회의 주류세력이었던 헬라인들의 실수로 저질러진 일이었고 그리스도는 신성이 없는 보통 인간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가져온 구원도 그리스도를 본받아서 율법에 복종하여 인성을 회복하고 윤리를 회복하는 것을 구원이라고 주장하였다.
⑤ J. I. Packer가 빌2:8을 인용하면서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를 삭제하고 “예수의 죽음은 죄 있는 인간의 죽음이었다”(the death he died was 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로 바꾸어 적었으니, “예수의 죽음이 죄 없는 예수의 대속(atonement)의 죽음이었음”을 삭제함이다. 결국 기독교에서 그리스도가 십자가상에서 이루신 대속의 구원을 폐기한 것이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았으니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을 리가 없었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았으니 예수의 죽음을 “죄 있는 인간의 죽음”으로 주장한 것이다.

(4) 해석된 계시의 용도

해석된 계시의 용도는 도구적인 가치에 있다고 하였다. 인용문에서 이 부분을 다시 적는다.
「 해석된 계시(propositional revelation)는 언제나 도구적인 가치(Instrumental value)를 갖는다. 이 계시(해석된 계시)는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와 사귐을 이루게 하여 준다. 」

Carnell은 해석된 계시는 그리스도와 사귐을 갖게 하여 주기 때문에 언제나 도구적인 가치를 갖지만, 최초의 계시는 그리스도와 사귐을 갖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구적인 가치가 없다고 하여 이단으로 규정하였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성서를 최초의 계시로 믿거나 사건 하나하나를 최초의 계시로 믿으면 성서는 기적의 책이 되어지며 지금도 살아계시고 구름타고 재림하실 그리스도와 교제하게 해 주지만, 진화론과 계몽사상을 믿고 기적 일체를 믿지 않는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자들에게는 최초의 계시나 살아계신 그리스도는 교제는 고사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구속적인 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대속의 죽음, 육체의 부활, 부활한 육체의 승천과 재림)을 기적으로는 불신하고 배격하였지만, 이 구속적인 사건들을 현대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교훈으로 해석하여 “인간의 인성”(인간의 실존)을 회복할 목적으로 그리스도와 교제하는데 개념도구로 사용하였다. 필자가 본서에서 해설한 모든 신학자들은 다 성서를 최초의 계시로서는 이단으로 보았고, 성경의 사건들 하나하나를 하나님의 계시로 보는 것도 이단으로 보았으며, 해석된 교훈만을 해석된 계시라고 주장하였다. 영국의 C. S. Lewis, John Stott, J.I. Packer, 미국의 Billy Graham, H. Ockenga, E. Carnell, C. Henry, John Woodbridge, 한국의 김세윤, 곽선희, 조향록, 김재준, 박봉랑, 허 혁, 김동수 목사들이 다 그러했다.
도구적인 가치는 실용주의 철학이 고안해낸 연장이다. 우리가 “도구적인 가치”가 담고 있는 뜻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도구적인 가치”는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이 발명해낸 핵심개념이다. 즉 천당 지옥 천사 하나님 성령 등의 실재는 현대인이 믿지 않지만, 이 용어들을 사용했을 때에 어떤 유익이 있다면, 그 “도구적인 가치”를 인정하여 사용하자는 것이다. Karl Barth는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였지만 성경 용어들이 주는 도구적인 가치를 인정하여 1919년에 로마서 강해서를 출판하여 현대인에게 교훈을 주었다. 본서에서 필자가 비평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도 Barth처럼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했지만 그 용어들이 수천 년 동안 내려오면서 문화 속에 녹아 있기 때문에 이 용어들을 도구로 사용하여 신학을 해설함으로서 인성을 회복하고 사회를 개혁하고 정의를 구현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하나님, 천사, 마귀 등의 실재(reality)는 믿지 않지만 이 용어들을 도구로 사용하는 언어의 마술사들이었다. 마술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연기하는 기술을 말한다.

(5) 인식(knowing)의 원리와, 존재(being)의 원리

『 해석된 계시(propositional revelation)는 도구적인 가치(Instrumental value)를 말한다. 이 해석된 계시는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와 사귐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 . . 영감이란 결코 고립된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감을 고립된 사건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고립된 사건을 일종의 코란경으로 생각하겠지만, 성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러한 경우에는 인식(knowing)의 원리는 존재(being)의 원리와 완전히 분리되어, 실재(reality)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순전히 지적인 산물이 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지적으로만 영감을 받은 죽은 교리와 율법만 갖게 되고, 교리와 율법 이외에 교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가질 수가 없게 된다.
복음은 하나님이 역사에 들어오셔서 인간이 자기 스스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이 이루어주셨다는 복된 소식을 말한다. 하나님이 이룩하신 구속적인 사건들이 표준적인 해석의 기초가 되고, 그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성서를 최초의 계시(primary revelation)로 이해하는 것은 이단이다. 구속적인 사건들이 없었으면 신학이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성서를 어떻게 취급해야, 그리스도와 교제하게 하는가? 성서를 “최초의 계시”나 “코란경처럼” 취급하여 기적으로 취급하면, 현대인들이 기적을 불신함으로 기적의 그리스도와는 교제할 수 없으니, 구속적인 사건들(성령수태, 십자가의 죽음,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등)을 현대인에게 맞게 해석한 해석된 계시를 개념도구로 사용하여 그리스도와의 교제에 들어가자는 것이다.
만일 성서 자체를 계시로 취급하거나 기적으로 취급하면 성서는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인에게는 죽은 글이 되어지기 때문에 순전히 지적인 산물이 되고, 우리는 지적인 교리와 율법만 갖게 되어지고, 그리스도와 교제할 수 있는 산 교리와 산 교훈은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Carnell이 성경의 완전무오를 불신하고 성서를 전설이나 신화로 보지만, 이러한 자신의 성서관의 정체성을 은폐하려고 직설적인 해설을 피하였고 함축성을 띤 용어들만을 사용하여 우회적으로 자기 신학을 해설하였기 때문에 Carnell의 성서불신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다음은 Carnell이 사용한 난해한 용어들이다. 짤막한 문장에서 골라낸 것 치고는 난해한 용어가 너무나 많다.
① 최초의 계시와 해석된 계시,
② 해석된 계시와 도구적인 가치.
③ 도구적인 가치와 그리스도와의 교제,
④ 고립된 사건들과 구속적인 사건들.
⑤ 구속적인 사건들과 표준적인 해석의 기초,
⑥ 인식(knowing)의 원리와 존재(being)의 원리.
⑦ 지식(knowledge)과 존재(being)와 실재(reality),
⑧ 지적으로만 영감 받은 죽은 교리와 율법,

이 용어들은 초자연과 기적에 대한 직설적인 부정을 피하고 간접적으로 부정하기 위해서 고안해낸 표현들이다. Carnell은 하나님의 출몰이나 활동을 전설과 신화로 보며 전설과 신화로 쓰인 성경을 고대소설로 보는 신학적인 정체성을 덮어 은폐할 목적 때문에, 기적부정이나 초자연부정과 관계없는 용어들만을 골라서 해설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Carnell의 신학이 진화론을 수용한 진보주의 신학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과 Carnell신학의 차이는 최초의 계시와 해석된 계시만으로도 충분히 들어났다. 정통신학은 성경을 영감 받은 최초의 계시로 믿기 때문에, 구속적인 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을 실화(nonfiction)와 역사(history)로 믿고, 예수님을 신인양성을 겸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믿으며, 우리의 육체부활과 영생과 임박한 주의 재림을 믿고 기다린다. 그러나 Carnell과 진보신학은 성서가 말하는 구속적인 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을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믿지 않고, 단지 구속적인 사건들을 현대인에게 맞게 해석한 해석된 계시만을 그리스도와 교제하는데 도구로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행적을 본받고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서 새 인간이 되어지는 것”을 구원이라고 주장하였다.

제4장, 성서를 신화로 보는 신학자들
John D. Woodbridge의 해설
John Woodbridge는 Kenneth Kantzer 및 D. A. Carson과 함께 “성경의 정확무오”(biblical inerrancy)의 교리가 복음주의적인 정통신학의 시금석이 되게 하였다고 미국의 신학사전은 기록하고 있지만 그의 성경관은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한 진보신학의 성경관이였다.
다음에 소개할 John Woodbridge의 글은 총신대학 역사학 박용규 교수가 출판한 책 「韓國長老敎思想史」의 서문으로 쓰인 글이다. 그는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의 역사학 교수와 교장을 역임하였고, 박용규의 철학박사 학위논문을 지도하였다. 그의 성경관이 진보적이라는 필자의 비판이 독자들에게는 생소하여 충격적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Billy Graham, H. J. Ockenga, C. Henry, E. Carnell, C. S. Lewis, J. I. Packer, J. Stott, 김세윤)도 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였으며 스위스 로잔대회(Lusanne Congress, 1974)를 이끌었던 Billy Graham목사는 1997년에, 동일한 노잔대회의 노잔언약서(Lausanne Covenant)를 쓴 John Stott 목사는 1992년에 각기 기독교가 다원주의(pluralism)로 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다음은 John Woodbridge 교수가 쓴 성경관의 원문과 번역문이다. 번역문은 박용규 교수의 번역을 그대로 적었다. 지극히 작지만 필자가 수정한 것이 있어서 박용규 교수의 양해를 구하며, 수정 부분은 번역문에 원문도 함께 적었다. 수정문구가 아니라도 중요한 구절에서는 원문을 번역문에 넣었으며, 사람의 이름은 영문대로 적거나 괄호 안에 넣었다. 원문과 번역문을 읽고 이해함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들어나도록 진하게 표한 부분이 있다.

서 론
1. 불신자들(회의론자들)의 성경관
2.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
(1)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초기의 성경관
(2)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후기의 성경관
(3) “성경의 진실성” 교리 분석
(4) “진보적인” John Woodbridge의 성경관
3. 한국교회의 성경관 - 정통주의와 진보주의
결 론
번역문

『 회의론자들에게 있어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진술은 놀라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만일 우주의 창조주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그가 성육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는 물론 기록된 계시를 통해서 우리 인류에게 의사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사실이 있을 수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근자에 나온 새로운 질문이 아니다. 수십 세기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회의론자들의 질문에 “예”로 응답해 왔다. 압도적인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은 그리스도에 관해 말해주는 하나님의 권위 있는 의사 표현이라고 주장해왔다. 성경의 인간 저자들은 성령의 영감 아래 기록하였다. 성경은 신앙과 실천의 극히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진리를 말해준다. 성경은 또한 역사 및 자연계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룰 때도 진실을 말해준다. 성경은 정확무오한 책이다. 진리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성경의 궁극적 저자이시다. 또 성령께서는 신자들의 마음속에 성경이 진실로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증해준다.
기독교의 초기에도 불신자들은 성경에 오류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파괴하려고 했었다. 그러므로 깊은 혜안을 지니고 있던 Augustine은 각 복음서가 서로 모순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복음서의 조화”라는 글을 썼다.
이 목적을 성공적 귀결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가 문제의 기자들이 서로 대립적인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 대적들은 갖가지 헛 반론들
에서 이를 즉 복음서 기자들의 글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단연 최고
의 주장으로 제시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에 대한 공격이 때로는 기독교 신앙 자체를 악평하기 위해 가해졌다는 것을 Augustine은 잘 알고 있었다.
성경의 진실성이 프랑스와 영국에서 18세기 계몽 운동기에 강력한 공격을 받았지만, 유럽과 미국 소재 대학교와 신학교의 수많은 학자들이 “성경의 진실성”(the truthfulness of the Bible) 및 기독교의 진리 주장에 도전한 것은, 특히 19세기 들어 유해한 형태의 성경 고등비평이 도래하고 자연주의적 진화론이 전파되면서부터였다. 이 학자들은 공공연한 자연주의 및 그 당연한 귀결인 무신론을 옹호하였다. 그들은 성경을 다른 고대문헌의 한 분야로 다루고자 하였다.
독일의 하르낙(Adolf Von Harnack)과 미국의 포스딕(Harry Emerson Fosdick)으로 대표되는 개신교 자유주의자들은 무신론자들의 그것과는 다른 항로를 취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그리스도의 신성, 동정녀 탄생, 삼위일체, 인류의 죄성, 그리스도의 대속 및 “성경의 정화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에 대해서는 믿지 않았다. 이러한 도전에 맞서 미국에서는 근본주의자들과 복음주의자들로 알려지고 영국에서는 복음주의자들로 알려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개신교 자유주의자들과 아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기독교의 “본질적” 교리들은 고수하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진화론과 고등비평에 의해 추정된 진리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도에서”(in such a way that they could also accept the alleged truths of evolution and higher criticism) 성경의 권위를 규정하려 하였던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의 이“진보적인”그리스도인들은 세간의 주목을 덜 받았었다. 이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실천의 문제에 있어서는 “성경이 사실과 일치하다.”(the Bible is truthful)는 것이지만 과학과 역사의 문제에 관해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말로 “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를 규정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에 투신한 수많은 역사가들과 신학자들이 성경의 권위를 다루는 역사서적들을 저술하였는데, 여기에서 그들은 성경이 신앙과 실천(종교들 문제들)에 있어서는 무오하나,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관해서는 오류를 담고 있다는 것이 교회의 “핵심 전통”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또한 성경 자체가 자체의 권위에 대해 이런 견해를 가르친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사상 학파에 속한 비교적 최근의 미국 저술가들 중에 잭 라저스(Jack Rogers)와 죠지 말스던(George Marsden) 두 교수가 있다. 그들은 “신앙과 실천 및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대한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교리와 관련하여서만 정확무오(inerrancy)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19세기의 Samuel Coleridge 및 Charles Briggs와 흡사하게 Rogers와 Marsden은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inerrancy) 교리는 "최근에 혁신한 성경관"(a late theological innovation)이므로 탈선으로 간주하여 내버려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James I. Packer, Kenneth Kantzer, D. A. Carson 같은 교수들은 이와 반대로 “신앙과 실천 및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대한 “성경의 진실성” 교리는 성경 자체의 가르침일 뿐만 아니라, 수십 세기에 걸쳐 교회의 증언을 받아온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Augustine, John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19세기의 Charles Hodge와 B. B. Warfield까지도 다 이 교리를 지지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 학자들은 불신자들이 끊임없이 성경본문의 추정상의 오류를, 기독교 신앙 자체를 전복시키기 위한 증거로 이용하려 했다는 Augustine의 경고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 자체의 권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이 이 교리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박용규 박사가 저술한 본서는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 논쟁에 중요한 기여를 하리라 믿는 바이다. 박용규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가 시초부터 성경이 하나님의 정확무오한 말씀이라는 기독교의 교리를 지지해온 사실에 관해 결정적 논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교회 성도들의 성경관은 성경이 신앙과 실천 문제는 물론 역사와 과학의 문제에 있어서도 “성경은 사실과 일치한다.”(the Bible is truthful)는 의미였다. 또 한국 장로교회의 이 입장은 교회사의 핵심 전통 안에 똑바로 선 것이며, 자체의 권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내가 이 뜻 깊은 책의 출간을 목도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르겠다! 본서는 “성경의 정확무오”(biblical inerrancy) 교리가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이른 바 “최근에 일어난 근본주의자의 침입”(late fundamentalist intrusion)이라는 주장과 관련한 학문서적들에 나타난 그릇된 관념들을 바로 잡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박 박사의 논증이 보여주듯이 사실 초창기의 장로 교인들과 타 교단 신자들까지도 “성경의 완전무오”(the Bible was completely infallible)를 믿었다. 한국의 기독교에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가 유입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박 박사는 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시 소재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케넷 칸저(Kenneth Kantzer) 박사와 내가 본서의 토대가 된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의 지도 교수 역할을 하였다. 탁월한 지성과 놀랄만한 근면성을 겸비한 박 박사는 지도교수들이 감탄해 마지않는 연구작을 내 놓았다. 나아가 박사는 Trinity에서 공부하는 동안 미국의 모든 동료들에게 친절한 기독교적 품성을 뚜렷이 보여 주기도 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를 그리스도 안의 절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주님이 특별히 대하신 종이다. 그의 저서가 한국 장로교회의 영적 건강에 탁월한 공헌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영어원문

『 For skeptics the affirmation that the Bible is God's Word is an astounding claim. Is it possible, they ask, that the Creator of the universe if such there be, designed to communicate to us humans not only through Christ Jesus, the incarnate Son of God, but also through a written revelation?
This is no new question. Throughout the centuries Christians have responded to the skeptics' question by answering with a resounding yes. For the over whelming majority of Christians have affirmed that the Bible is an authoritative communication from God which speaks of Christ. Its human authors wrote under the inspiration of the Holy Spirit. The Bible tells its readers the truth about critically important matters of faith and practice; it also communicates truthfully when it touches upon matters related to history and the natural world. The Bible is an infallible book. God, the author of truth, is its ultimate author. The Holy Spirit confirms in the heart of believers that the Bible is indeed the Word of God.
Even during the early days of the Church unbelievers attempted to subvert the Christian faith by alleging that errors existed within the Bible. For this reason the ever astute Augustine wrote The Harmony of the Gospels to demonstrate that the Gospel writers did not contradict each other:
And in order to carry out this design to a successful conclusion, we must prove that the writers in question do not stand in any antagonism to each other. For those adversaries are in the habit of adducing this as the palmary allegation in all their vain objections, namely that the evangelists are not in harmony with each other.
Augustine understood that attacks on the Bible's infallibility were sometimes launched to throw disrepute on the Christian faith itself.
Although the veracity of the Bible had come under strong attack during the eighteenth century Enlightenment in France and England, it was especially in the nineteenth century, with the advent of virulent forms of higher criticism of the Bible and the propagation of naturalistic theories evolution, that a number of scholars in universities and seminaries in Europe and the United States challenged not only the truthfulness of the Bible but also the truth claims of the Christian religion. These scholars were advocates of outright naturalism with its corollary atheism.. They wanted to treat the Bible as any other portion of ancient literature.
Taking a different tack than that of atheists, Protestant Liberals as represented by Adolf Von Harnack in Germany and Harry Emerson Fosdick in the United States did not deny God's existence. But they did deny the deity of Christ, His Virgin Birth, the Trinity, the sinfulness of humankind, Christ's substitutionary atonement and the Bible's infallibility. In response to these challenges large numbers of Christians known as Fundamentalists or Evangelicals in the United States and as Evangelicals in England engaged Protestant Liberals in particularly fierce debate.
Less noticed were those "progressive" Christians of the nineteenth century and early twentieth century who wanted to hold onto the "essential" doctrines of Christianity, but at the same sought to define the Bible's authority in such a way that they could also accept the alleged truths of evolution and higher criticism. These Christians began to define the Bible's infallibility by saying that it was truthful for matters of faith and practice but that it could have errors regarding issues of science and history.
A number of historians and theologians who were committed to this approach wrote histories dealing with biblical authority in which they attempted to argue that the "central tradition" of the Church had been to say that the Bible was infallible for faith and practice(religious matters) but it could include errors in relation to matters of science and history. They also claimed that the Bible itself taught this view of its own authority.
Among more recent American writers belonging in this school of thought are Professors Jack Rogers and George Marsden. They associated the doctrine of the Bible's truthfulness for matters of faith and practice and science and history with the term inerrancy. Much like Samuel and Charles Briggs in the nineteenth century, they argued that the doctrine of 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inerrancy was a late theological innovation. It could therefore be jettioned with impunity as a doctrinal aberration.
Professors J. I. Packer, Kenneth Kantzer and D. A. Carson have argued that on the contrary the doctrine of the Bible's truthfulness in matters of faith and practice and science and history is not only a teaching of Scripture itself but represents the witness of the Church throughout the centuries. Indeed, Augustine, John Calvin, and the English Puritans and the nineteenth century Presbyterians at Princeton Seminary like Charles Hodge and B. B. Warfield all upheld this doctrine. These scholars understood only too well the significance of Augustine's warning that unbelievers have consistently attempted to exploit alleged errors in the text of Holy Scriptures as the justification for overthrowing the Christian faith itself. More importantly, they argued that the doctrine reflects the Bible's teaching about its own authority.
The present volume written by Dr. Yongkyu Park is a very important contribution to this continuing debate. Dr. Yongkyu Park demonstrates in a doctrine fashion that from the very beginning the Korean Presbyterian churches upheld the Christian doctrine that the Bible is the infallible Word of God. By this Korean believers meant that the Bible is truthful when it addresses matters of faith and practice as well as history and science. This stance of the Korean Presbyterian churches places them squarely within the central tradition of Christian history and is in accord with the teaching of the Bible about its own authority
What a personal delight it is for me to see the publication of this significant book! It could go along way to rectify some false impressions that have entered into scholarly works about the alleged late fundamentalist intrusion of the doctrine of biblical inerrancy into Presbyterian theology in Korea. As Dr. Park demonstrates, the reality is that the earliest Presbyterians and others believed that the Bible was completely infallible. The doctrine of 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was no late theological innovation in Korean Christianity.
Dr. Yongkyu Park pursued a doctrine in historical theology at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 Deerfield, Illinois, U.S.A. Along with Dr. Kenneth S. Kantzer, I served as a reader for his doctrinal dissertation which has become the basis of this present volume. Combining remarkable diligence with great intelligence, Dr. Park crafted a study which was admired by his professors. Moreover, Dr. Park's gracious Christian spirit was evident to all of his American colleagues during his studies at Trinity. I count him personally a dear friend in Christ. He is a choice servant of the Lord. His work should make an excellent contribution to the spiritual health of the Presbyterian Churches in Korea. 』
John Woodbridge, Professor of Church History
Trinity Evangelical Division School
Deerfield, IIIinois, 60015, U. S. A

해설과 비평
서 론
⑴ John Woodbridge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을 유일한 성경관으로 해설하고, 불신자들(회의론자들)의 성경관은 기독교를 부정한다고 하여 기독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근본주의자들의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는 최근에 혁신한 성경관이라 폐기하여 마땅하다 하였다.
⑵ John Woodbridge는 영국의 복음주의자들과 미국의 복음주의자들(혹은 근본주의자들)과 개신교 자유주의자들을 합쳐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라 칭하였다. 이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신앙과 실천에서는 “성경이 사실과 일치하지만”(the Bible is truthful) 과학과 역사에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말로 “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를 규정하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⑶ 이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과학과 역사에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보아 진화론과 고등비평에 의해 추정된 진리를 수용한다고 하였고, 이 동일한 사상학파에 속한 Rogers와 Marsden이 진화론과 고등비평에 의해 추정된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교리를 창안하였고, 또한 Rogers와 Marsden은 근본주의가 주장하는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는 최근에 혁신한 성경관이라 폐기해서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
⑷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Packer, Kantzer, Carson은 “성경의 진실성” 교리는 성경(예수, 사도들)이 가르치고 교회가 지켜온 핵심전통이라고 주장하였고, Woodbridge는 “성경의 진실성” 교리는 Augustine, John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미국의 C. Hodge, B. B. Warfield까지도 지지하였다고 주장하여, “성경의 진실성” 교리를 유일한 성경관으로 제시하였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성경의 정확무오”와 “성경의 완전무오”를 다 정통신학(근본주의자들)의 성경관으로 보아 왔지만,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errancy) 교리는 폐기해서 마땅하다고 하였고,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만을 유일한 성경관으로 주장하였다.

1. 불신자들(회의론자들)의 성경관

『 회의론자들에게 있어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진술은 놀라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만일 우주의 창조주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그가 성육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는 물론 기록된 계시를 통해서 우리 인류에게 의사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사실이 있을 수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근자에 나온 새로운 질문이 아니다. 수십 세기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회의론자들의 질문에 “예”로 응답해 왔다. 압도적인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은 그리스도에 관해 말해주는 하나님의 권위 있는 의사 표현이라고 주장해왔다. 성경의 인간 저자들은 성령의 영감 아래 기록하였다. 성경은 신앙과 실천의 극히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진리를 말해준다. 성경은 또한 역사 및 자연계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룰 때도 진실을 말해준다. 성경은 정확무오한 책이다. 진리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성경의 궁극적 저자이시다. 또 성령께서는 신자들의 마음속에 성경이 진실로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증해준다.
기독교의 초기에도 불신자들은 성경에 오류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파괴하려고 했었다. 그러므로 깊은 혜안을 지니고 있던 Augustine은 각 복음서가 서로 모순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복음서의 조화”라는 글을 썼다.

“이 목적을 성공적 귀결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가 문제의 기자들이 서로 대립적인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 대적들은 갖가지 헛 반론들
에서 이를 즉 복음서 기자들의 글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단연 최고
의 주장으로 제시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에 대한 공격이 때로는 기독교 신앙 자체를 악평하기 위해 가해졌다는 것을 Augustine은 잘 알고 있었다.
성경의 진실성이 프랑스와 영국에서 18세기 계몽 운동기에 강력한 공격을 받았지만, 유럽과 미국 소재 대학교와 신학교의 수많은 학자들이 “성경의 진실성”(the truthfulness of the Bible) 및 기독교의 진리 주장에 도전한 것은, 특히 19세기 들어 유해한 형태의 성경 고등비평이 도래하고 자연주의적 진화론이 전파되면서부터였다. 이 학자들은 공공연한 자연주의 및 그 당연한 귀결인 무신론을 옹호하였다. 그들은 성경을 다른 고대문헌의 한 분야로 다루고자 하였다. 』

해설과 비평

Woodbridge는 불신자들은 유럽과 영국과 미국에서 18세기 이후 성경을 불신하여 공격하였으며 “성경의 정확무오”와 “성경의 진실성”을 불신하여 무신론을 옹호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정화무오한 책이고 하나님이 궁극적 저자이시라고 하였으며, 성령이 신자들의 마음속에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증해준다고 하였다. 바로 이러한 성경관은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progressive” Christians)의 성경관임을 다음 글에서 강력히 주장하였다.

2.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
(1)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초기의 성경관

『 독일의 하르낙(Adolf Von Harnack)과 미국의 포스딕(Harry Emerson Fosdick)으로 대표되는 개신교 자유주의자들은 무신론자들의 그것과는 다른 항로를 취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그리스도의 신성, 동정녀 탄생, 삼위일체, 인류의 죄성, 그리스도의 대속 및 성경의 무오성에 대해서는 믿지 않았다. 이러한 도전에 맞서 미국에서는 근본주의자들과 복음주의자들로 알려지고 영국에서는 복음주의자들로 알려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개신교 자유주의자들과 아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기독교의 “본질적” 교리들은 고수하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진화론과 고등비평에 의해 추정된 진리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도에서”(in such a way that they could also accept the alleged truths of evolution and higher criticism) 성경의 권위를 규정하려 하였던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의 이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세간의 주목을 덜 받았었다. 이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실천의 문제에 있어서는 “성경이 사실대로 말한 것”(the Bible is truthful)이지만 과학과 역사의 문제에 관해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말로“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fallibility)를 규정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에 투신한 수많은 역사가들과 신학자들이 성경의 권위를 다루는 역사서적들을 저술하였는데, 여기에서 그들은 성경이 신앙과 실천(종교들 문제들)에 있어서는 무오하나,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관해서는 오류를 담고 있다는 것이 교회의 “핵심 전통”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또한 성경 자체가 자체의 권위에 대해 이런 견해를 가르친다고 주장하였다. 』

해설과 비평

Woodbridge가 개신교 자유주의자들과 영국의 복음주의자들과 미국의 복음주의자들(혹은 근본주의자들)을 말한 후에, 이들을 총칭하여 “진보적인”그리스도인들이라 칭하였으며, 이 “진보적인”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을 초기와 후기로 나누어 해설한 것이 본 논설의 핵심이다. 이들이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에 대화하여 규정한 성경관이 초기의 성경관이며, 이 초기의 성경관이 성경의 가르침이고 교회가 지켜온 핵심전통이라고 주장하였으니, 이 초기의 성경관은 다음과 같다.
『 신앙과 실천에서는 성경이 무오하지만, 과학고 역사에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본질적인 교리들은 지키지만, 진화론과 고등비평에 의해 추정된
진리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도에서 “성경의 권위”(the Bible's authority)를 규정한다.
그 규정한 성경의 권위가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이다. 』

그러나 이 “진보적인”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성경이 신앙과 실천에서는 무오하지만 과학과 역사에서는 오류가 있다고 하여, 성경관에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한다 하니, 성경관에 진화론을 수용하면 하나님의 만물창조는 신화가 되어지고 신화를 기록한 성경(창1-3장)은 신화집이 되어지고 만다. 필자가 저술한 책 “20세기의 복음주의 神學”에서 필자가 비평한 “진보적인”그리스도인들(Billy Graham, 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Harold J. Ockenga, Edward Carnell. Carl Henry 김세윤)도 다 실제로 성경관에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한 후에, 창세기의 기적들을 신화로 취급하였고,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과 내세와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를 불신하여 폐기하였다. 이러한 내막을 전제하고 다음 글을 읽어야 한다.

(2)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후기의 성경관

『 이러한 접근법에 투신한 수많은 역사가들과 신학자들이 성경의 권위를 다루는 역사서적들을 저술하였는데, 여기에서 그들은 성경이 신앙과 실천 즉 종교적인 문제들에 있어서는 무오하나,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관해서는 오류를 담고 있다는 것이 교회의 “핵심 전통”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또한 성경 자체가 자체의 권위에 대해 이런 견해를 가르친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사상학파에 속한 비교적 최근의 미국 저술가들 중에 Jack Rogers와 George Marsden 두 교수가 있다. 그들은 신앙과 실천 및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대한 “성경의 진실성”(Bible's truthfulness) 교리와 관련하여서만 정확무오(inerrancy)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19세기의 Samuel Coleridge 및 Charles Briggs와 흡사하게 그들(Rogers, Marsden)은“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는 "최근에 혁신한 성경관"(a late theological innovation)이므로 이“성경의 완전무오”교리는 탈선으로 간주하여 내버려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James I. Packer, Kenneth Kantzer, D. A. Carson 같은 교수들은 이와 반대로 “신앙과 실천 및 과학과 역사”의 문제들에 대한“성경의 진실성”교리는 성경 자체의 가르침일 뿐만 아니라, 수십 세기에 걸쳐 교회의 증언을 받아온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Augustine, John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그리고 19세기의 Charles Hodge와 B. B. Warfield 같은 프린스턴 신학교 장로교인들도 모두 이 교리를 지지한 것이 사실이다. 이 학자들은 불신자들이 끊임없이 성경본문의 추정상의 오류를, 기독교 신앙 자체를 전복시키기 위한 증거로 이용하려 했다는 Augustine의 경고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 자체의 권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이 이 교리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

해설과 비평

①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초기에는 신앙과 실천에서는 성경이 무오하지만 과학과 역사에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하였으나, 후기에는 동일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Rogers와 Marsden이 신앙 실천 과학 역사를 하나로 묶어서 “성경의 진실성”이라고 표현하였고, 이 “성경의 진실성”에 한하여“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errancy) 교리를 주장하였으며, 반대로 정통신학이 주장해온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는 “최근에 혁신한 성경관”이므로 교리적 탈선으로 간주하여 폐기해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Rogers와 Marsden의 주장에 추가하여, 동일한 “진보적인” Packer, Kantzer, Carson은 “성경의 진실성”(Bible's truthfulness) 교리는 성경이 처음부터 가르친 바요, 교회가 지켜온 핵심전통이었다고 주장하였고, Woodbridge는 Augustine,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미국의 C. Hodge, B. B. Wardfield까지도 이 “성경의 진실성” 교리를 지지한 것이 사실이었다고 주장하였다.
② “성경의 진실성” 교리를 창안한 Rogers와 Marsden이 정통신학의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는 “최근에 혁신적으로 주장한 성경관”이므로 교리적 탈선으로 간주하여 폐기하자고 주장하였으나, 사실은 예수님과 사도들은 이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를 주장하였고, Augustine, John Calivin, Charles Hodge, B. B. Warfield도 이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를 주장하였고, 오늘의 근본주의와 정통주의도 이 교리를 주장한다. 그러므로 Rogers와 Marsden이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를 폐기하자고 주장한 것은 곧 예수님과 사도들의 성경관을 폐기하자고 주장한 것이고, 역시 Augustine, John Calivin, 영국의 청교도들, Charles Hodge, B. B. Warfield의 성경관을 폐기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Woodbridge 자신도 “성경의 진실성” 교리를 믿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 중 한 사람이고, 그가 말한 다섯(Rogers, Marsden, Packer, Kantzer, Carson)도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고, 필자가 저술한「20세기의 복음주의 神學」에서 비평한 목사들(Billy Graham, 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H. J. Ockenga, Edward Carnell, Carl Henry, 김세윤)도 다 동일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다. 이들은 다 성경관에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하여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성경의 완전무오”를 불신하였고, 이들 중에서 Billy Graham 목사는 1997년에 John Stott 목사는 1992년에 각기 다원주의(pluralism)를 기독교의 신학으로 선포하였다.
지금껏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았다. 진보적이라(progressive)는 용어가 말해주듯이 진보적인 사람들은 진화론과 고등비평을 수용하는 한도에서 “성경의 정확무오”(the Bible's inerrancy)와 “성경의 진실성”을 주장하였고,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의 폐기를 주장하였으니, 최후로 남는 과제는 “성경의 진실성”의 뜻이다.

(3)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분석

우리의 과제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Rogers, Marsden, Packer, Kantzer, Carson)이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교리에 내포시킨 뜻을 찾아내는 일이다. “성경의 진실성”에서 성경은 “신앙 실천 과학 역사”에 해당하나, “진실성”에 대해서는 침묵하였으니, “진실성”에 내포시킨 뜻을 찾아내야 한다.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진실성”(truthfulness)에 담은 뜻은 무엇일까?

Truthfulness는 형용사 truthful에 ness를 더하여 만들어낸 명사임으로, 먼저 형용사 truthful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명사 truthfulness의 뜻도 제대로 말할 수가 있다.
① truthful은, “예술이나 표현 등이 사실대로 말한 것이다”를 뜻하니 the Bible's truthfulness는 “성경은 사실대로 말한 것임”을 뜻하고, ② truthful은 “무엇이 사실과 일치하다”는 뜻이니, the Bible's truthfulness는 “성경은 사실과 일치함”을 뜻한다. 이상이 현재 미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truthfulness의 뜻이다.
그러므로 the Bible's truthfulness는 “성경은 사실대로 말한 것임”을 뜻하고, “성경은 사실과 일치함”을 뜻하니, 문제는 사실에 있다. 그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가? 앞에서 말한 다섯 진보적인 신학자들(Rogers, Marsden, Packer, Kantzer, Carson)이 창안하고 찬성한 “성경의 진실성” 교리규정에 수용했던 고등비평과 진화론에서 이 사실의 뜻을 찾아내야 한다. 성경관이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하면, 성경(신앙, 실천, 과학, 역사)이 말하는 기적의 사실들(만물창조, 성령수태, 육체부활 등)은 허구(fiction)의 신화가 되어진다. 그러므로 “사실대로 말하고, 사실과 일치한” 성경의 진실성은 허구의 신화를 말한다.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는 폐기하자고 주장하면서도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교리를 창안하여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관 해설에서 기적불신의 정체성을 가려 은폐하기 위함이다.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기적을 부정하되, “성경의 진실성”이란 긍정적 용어를 사용하여 부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적을 부정하는 그들의 정체성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이런 이유로 필자가 9명의 진보적인 신학자들의 정체성(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을 분석해내는 데만 꼬빡 9년이 걸렸다.
다시 말해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생각하기를, 성경의 모든 기적은 실화(nonfiction)가 아니고 신화이고 고대소설인데, 성경은 이것을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하여, 이것을 “성경의 진실성”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진보적인” 목사들이 초기에 주장하기를 기독교가 기본진리에서는 “정확무오”하지만 과학과 역사에서는 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하여 성경관에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끌어드렸다. 이러한 성경관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지속되었는데, 1960년대에 와서는 Fuller 신학교에서 성경관 문제로 진보와 정통 사이에 대 격돌이 있었고 1961년에는 K. Barth와 세 학자들(G. Clark, F. Klooster, Van Til) 사이에 대 격돌이 있었기 때문에 진보적인 신학자들이 성경이 기본진리에서는 무오하지만 성경이 과학과 역사에서는 오류가 있다는 어정쩡한 교리로서는 더 이상 정통신학의 터 밭(교회)에서 버티기 어려워져 다음과 같이 교리수정 작업을 은밀히 진행하였다.
ⓐ Rogers과 Marsden이 진보 쪽을 대표하여 “성경의 진실성” 교리를 창안하여 발표하였고,
ⓑ Rogers와 Maesden이 주장한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성경(예수와 사도들)이 가르쳤고,
교회전통이 가르쳐온 교리라고 Packer, Kantzer, Carson이 지지하여 박수를 보냈으며,
ⓒ John Woodbridge도 이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유일무이한 성경관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성경의 진실성"교리는 Augustine, John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미국의 C. Hodge와 B. B. Warfield 같은 정통주의 신학자들까지도 지지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였다.

지금까지의 분석으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진실성”(the Bible's truthfulness) 교리를 새로 창안한 의도와 그 문구에 담은 뜻이 완전히 들어났다. 지금까지 세계교회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정확무오”와 “성경의 진실성”에 담은 진보성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복음주의로 대우하여 따랐고, 그들은 세계의 교계와 신학계의 리더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자면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가 성경의 가르침이고 교회의 전통이다. 그러므로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는 “성경의 진실성”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도 아니고 교회가 지켜온 전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진실성”이나 “성경의 정확무오”나 “복음주의” 등 긍정적인 용어들만을 사용하고, 심지어는 이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칼빈과 청교도들까지도 지지했던 교리라고 주장함으로서 기적불신을 거의 완벽하게 가려 은폐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정체성을 아는 이가 없었고, 교회들이 지지하고 따랐기 때문에 20세기 후반세기 50년 동안에 영국과 미국과 제3 세계에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일방적으로 지도권을 장악하고 승리할 수가 있었다.

(4) 진보적인 John Woodbridge의 성경관

Woodbridge가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나의 성경관이다 라고 직언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교리가 유일한 성경관임을 여러 경로로 주장한 것이 사실이다. 다음은 Woodbridge의 주장이다.
① Rogers와 Marsden이 “성경의 진실성”교리를 창안하였다고 하였고, ② Packer, Kantzer, Carson 등이 이 교리가 성경이 가르쳤고, 교회가 지켜온 핵심전통이었음을 주장하였다고 하였고, ③ 이 교리는 Augustine, John Calvin, 영국의 청교도들, 미국의 C. Hodge, B. B. Warfield 같은 학자들이 지지한 것이 사실이었다고 주장하였으니, “성경의 진실성” 교리가 Woodbridge 자신의 성경관인 것도 분명하다.
Woodbridge의 해설에서 들어난 것이 또 있으니, “성경의 완전무오”는 근본주의자들(정통신학)의 성경관이고, “성경의 정확무오”는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이라는 사실이다.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관에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적용하여 성경의 기적들을 배격하기 때문에 기적을 역사적 사실로 믿는 정통파의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의 폐기를 주장하는 것이다. 진보적인 김재준은 “성경의 완전무오”를 저주하였고, 진보적인 칼 바르트도 “성경의 완전무오”를 지키는 정통신학을 “짓지 못하는 개, 저주를 받을 자, 믿지 않는 불신자, 묘지에 쳐 넣기 위해 밀쳐진 시체”라고 저주하였고, 진보적인 John Stott 역시 “성경의 완전무오”를 주장하는 정통신학을 “마귀, 광신자, 원수”라고 저주하였는데, 성경도 정통신학을 저주하는 진보신학을 저주하였다(갈1:8,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 . .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이처럼 진보파는 성경의 기적을 부정함에 있어서 불신자들과 동일하고, 또한 진보파는 정통파를 저주할 만큼 자기주장을 절대시하기 때문에 정통파와는 대화나 연합이 불가능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차이를 알지 못하여, 사랑의 대화와 화해를 주장하는 진보파를 지지하여 20세기 전반세기는 진보파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지만, 이 진보 쪽의 승리는 가림과 은폐와 전술에 의한 승리였음이 이 글에서 분명하게 들어났다.
21세기에는 세계적 기구들(정치, 경제, 종교, 문화)이 다원화(pluralization)를 서두르고 있다. 가톨릭은 제2 바티칸공회(1962-1965)를 결산하면서 1965년에 다원주의(pluralism)를 선포하였고, John Stott는 1992년에 Billy Graham은 1997년에 각기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유럽국가들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연합 공동체를 체결하고 통일 화폐를 사용하며 대통령까지 선출했다.
John Woodbridge의 분류법을 따라 말한다면,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절대다수가 정통신학이지만. 감신 한신 장신은 “성경의 진실성” 교리와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에 깃발을 꽂았으며, 미국장로교(PCUSA)도 일찍부터 진보적인 복음주의를 지지하여, “성경의 완전무오”를 고집하는 G. Machen 일파를 1936년에 총회가 출교하여, 오늘의 미국 정통장로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성경의 완전무오”를 고집하는 고신 총신이 “성경의 정확무오”를 주장하는 한신과 1953년에 대화가 끊어졌고, 역시 “성경의 정확무오”를 주장하는 장신과도 1960년에 대화가 끊어졌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과 내막을 모르는 목사들이 최근에 대화와 화합을 주장하는 소리가 종종 들리고 있으니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3. 한국교회의 성경관 - 정통주의와 진보주의

한국교회는 1920년대까지는 정통주의 신학 일색이었으나, 장로교 제15회 총회(1926)가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한 가나다 연합선교회를 함경도(김재준, 강원룡) 지역에 받아드리면서, 한국교회의 성경관이 정통주의 대 자유주의로 양립하게 되었다. 1960년대 후로는 자유주의가 기적불신의 교리는 그대로 지키면서 이름만 진보주의로 바꾸어, 정통주의 대 진보주의가 되었다. 진보주의가 감신 한신 장신에 깃발을 꽂았고, Billy Graham 전도단과 NAE대회(1942)와 스위스 로잔대회(Lausanne Conference,1974) 등의 비호를 받아 한국에서 지도권을 선점하였다. 진보주의가 성경의 진실성, 성경의 정확무오, 복음주의, 개혁주의 등 긍정적인 용어들만을 사용하니, 진보주의가 기적을 불신하는 정체성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서 진보주의 신학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 박용규 박사가 저술한 본서는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 논쟁에 중요한 기여를 하리라 믿는 바이다. 박용규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가 시초부터 성경이 하나님의 정확무오한 말씀이라는 기독교의 교리를 지지해온 사실에 관해 결정적 논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교회 성도들의 성경관은 성경이 신앙과 실천 문제는 물론 역사와 과학의 문제에 있어서도 “성경은 사실과 일치한다.”(the Bible is truthful)는 의미였다. 또 한국 장로교회의 이 입장은 교회사의 핵심 전통 안에 똑바로 선 것이며, 자체의 권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내가 이 뜻 깊은 책의 출간을 목도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르겠다! 본서는 “성경의 정확무오”(biblical inerrancy) 교리가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이른 바 “최근에 일어난 근본주의자의 침입”(late fundamentalist intrusion)이라는 주장과 관련한 학문서적들에 나타난 그릇된 관념들을 바로 잡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박 박사의 논증이 보여주듯이 사실 초창기의 장로 교인들과 타 교단 신자들까지도 “성경의 완전무오”(the Bible is completely infallible)를 믿었다.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가 한국 기독교회에 유입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

분석과 비평

Woodbridge가 인용문에서 사용한 표현에 유의해야 한다. 직선적인 표현은 피하고 간접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의중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인용문에서 두 가지를 대조하여 말했다. 그것은 “초창기”와 “최근”이고,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와 “성경의 정확무오”(Bible's inerrancy)이다. 정통주의 신학에서는 “완전무오”와 “정확무오”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해 왔지만, Woodbridge는 이 둘을 본 논설에서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하였다. 그에게는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는 폐기해 마땅한 근본주의자들(정통신학)의 교리였고,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가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관으로서 교회가 지켜왔고, 성경(예수님, 사도들)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유일한 성경관이였다. 그러므로 진보주의자들의 성경관이 Woodbridge의 성경관인 것이다.
근본주의자들의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가 한국에 유입된 것은 한국선교 “초창기”의 일인데, 사람들이 이것을 곡해하여 “최근”(1960년대)에 유입된 것으로 책을 썼다는 것이다. 한국에 “최근”에 유입된 성경관이 근본주의자들의 성경관이 아니라면 그것이 무엇인가? Woodbridge가 그것을 직선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침묵하였지만, 그것은 두 말할 것 없이 진보신학이 주장하는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와 “성경의 진실성” 교리와, “성경은 사실과 일치한다”는 교리이다.
Woodbridge가 진보신학의“성경의 정확무오”교리가 최근(1960년대)에 한국교회에 유입된 것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침묵한 이유가 있다. 만일 Woodbridge가 한국교회에 최근에(1960년대) 유입된 성경관이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수용하여 새로 창안한 “성경의 진실성” 교리이고, 이것이 곧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였다고 직선적으로 해설했다면, 기적을 믿지 않는 Woodbridge 자신의 정체성이 노출되었을 것이므로, 진화론과 고등비평을 수용하여 기적을 불신하는 내막을 직선적으로는 밝힐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Woodbridge가 간접적으로 살짝 내비치는 선에서 그친 것이다.
박용규 박사가 근본주의자들(정통신학)의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 교리가 한국선교 초기에 유입되어 현재까지 내려온 것을 자유주의 신학과 대조하여 해설하였으나, 최근(1960년대 이후)에 한국교회에 유입된 영국의 복음주의자들(C.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과 미국의 복음주의자들(Billy Graham, Harold Ockenga, Carl Henry, Edward J. Carnell, John Woodbridge, Jack Rogers, Geroge Marsden, Kenneth Kantzer, D.A. Carson)의 성경관이 “성경의 진실성”을 내용으로 하는 “성경의 정확무오” 교리인 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아니하였다(352-357쪽, 韓國長老敎思想史). Woodbridge가 이러한 사실도 선명하게 밝혀 말할 수 없어서 어떤 몰지각한 사람들의 곡해한 해설이라는 표현을 빌려 간접적으로 살짝 내비쳤다.
한국 장로교 선교 초기에 유입된 성경관은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였다. 이것이 오늘까지 평신, 총신, 고신, 합신을 통하여 계승되어왔다. 그러나 한국장로교 제15회 총회(1926)가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한 가나다 연합선교회를 함경도(김재준, 강원룡) 지역에 받아드려 자유주의 신학이 한국장로교회 안에 둥지를 틀었고, 한국장로교의 모교회인 미국장로교회(PCUSA) 총회가 1926년에 자유주의 신학의 오번선언(Auburn Affirmation)을 수용함으로서 지유주의 신학이 한국장로교회 안에서도 번성기를 맞게 되었다. 자유주의를 발전시킨 진보주의를 수용한 한신이 1953년에 총신과 분리하였고, 역시 진보주의를 수용한 장신이 1960년에 총신과 분리하였다.
그러나 특히 미국에서 1960년대에 이르자 자유주의가 정통주의(근본주의)의 집요하고 강렬한 공격을 받아, 더 이상은 정통신학의 터 밭(교회)에서 견딜 수가 없게 되자, 자유주의가 새 옷으로 가라 입고, 새 이름으로 바꿀 필요가 절실해졌다. 그래서 영국과 미국에서 자유주의가 기적은 계속 불신하면서도 모든 부정적인 용어들을 긍정적인 용어로(역설, 설화, 신비, 비유, 은유, 환상 등) 바꾸었고, 신학명도 자유주의 대신 복음주의 혹은 진보주의로 바꾸어서,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부정하거나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부정하는 색채를 지웠다. 이러한 진보주의(복음주의) 신학이 1960년대 이후에 한국교회에 침입하여 감신과 한신과 장신에 둥지를 틀었지만, 박용규 교수가 책에서 이러한 진보신학의 한국유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아니한 것을 Woodbridge가 선명하게 밝혀 말할 수 없어서, 몰지각한 사람들이 곡해한 해설이라는 간접형식을 빌려 살짝 내비치는 선에서 그쳤고, 동시에 기적불신의 정체성이 가려져 독자들이 알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결 론

Woodbridge가 말한 사람들(Jack Rogers, George Marsden, J. I. Packer, Kenneth Kantzer, D. A. Carson)과 필자가 비평한 사람들(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Billy Graham, Harold J. I.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 김세윤)을 사람들은 다 복음주의자들(Evangelicals)이라고 칭하였으나 실상은 고등비평과 진화론을 성경관에 끌어드려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한 진보적인 그리스도인들(progressive Christians)이였다. 이들은 다 인성(인간의 실존)을 회복하고, 사회를 개혁하고, 정의를 구현하여 지상낙원을 실현시키자는 윤리종교가 전부였다.
Woodbridge가 이러한 진보적인 성경관을 유일한 성경관으로 주장하기 위해서는, 정통신학의 성경관과 진보신학의 성경관을 구별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정통신학(근본주의)의 성경관을 “성경의 완전무오”(complete biblical infallibility)로 표현하였고, 진보신학의 성경관은 “성경의 정확무오”(Bible's inerrancy)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Woodbridge가 이 부분을 드러내 선명하게 말할 수가 없어서 살짝 말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혼돈하거나 진실을 놓치기 쉽다. 만일 Woodbridge가 진보주의의 성경관(성경의 정확무오)을 말하기 위해서 정통시학의 “성경의 완전무오” 교리를 선명하게 드러내 부정했다면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이 여기서 들어났을 것이다.

제5장, Billy Graham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1) Graham, 다원주의 구원관을 선포함
Heterodoxy Hall of Shame

The Irrelevant Gospel, Part 2
『 On May 31, 1997, professing Calvinist Robert Schuller interviewed Arminian Billy Graham on television. The following is a transcript of part of that interview that was obtained from an article by Robert E. Kofahl in the May-June issue of Foundation. 1390166(Outside the Camp does not endorse this magazine.) The reader is asked to compare the views of these unregenerate men to the views of C.C. Morris, whose article is reviewed in this issue of Outside the Camp. Morris would claim to abhor the teachings of Schuller and Graham and professes to hold uncompromisingly to the doctrines of grace. However, Morris, Schuller, and Graham are on the same road that leads to hell, as evidenced by the fact that all of them believe that there are regenerate persons who have never heard the gospel and thus have no idea who the true God is, who the true Christ is, and what the true Christ accomplished. This is tolerant Calvinism at its logical conclusion. If Arminians, who are ignorant of the true Christ and what He accomplished, are regenerate, then anyone, from Buddhists to Hindus to Muslims to Mormons to Roman Catholics to Jehovah's Witnesses to whatever, are regenerate. As Morris and the Primitive Baptists would say: as long as they fear God and work righteousness, they are regenerate, whether or not they believe the gospel.
Schuller: Tell me, what do you think is the future of Christianity?
Graham: Well, Christianity and being a true believer - you know, I think there's the Body of Christ. This comes from all the Christian groups around the world, outside the Christian groups. I think everybody that loves Christ, or knows Christ, whether they're conscious of it or not, they're members of the Body of Christ. And I don't think that we're going to see a great sweeping revival, that will turn the whole world to Christ at any time. I think James answered that, the Apostle James in the first council in Jerusalem, when he said that God's purpose for this age is to call out a people for his name. And that's what God is doing today - he's calling people out of the world for his name, whether they come from the Muslim world, or the Buddhist world, or the Christian world or the non-believing world, they are members of the Body of Christ because they've been called by God. They may not even know the name of Jesus, but they know in their hearts that they need something that they don't have, and they turn to the only light that they have, and I think that they are saved and that they're going to be with us in heaven.
Schuller: What, what I hear you saying is that it's possible for Jesus Christ to come into human hearts and soul and life, even if they've been born in darkness and have never had exposure to the Bible. Is that a correct interpretation of what you're saying?
Graham: Yes it is, because I believe that. I've met people in various parts of the world in tribal situations, that they have never seen a Bible or heard about a Bible, and never heard of Jesus, but they've believed in their hearts that there was a God, and they've tried to live a life that was quite apart from the surrounding community in which they lived.
Schuller: I'm so thrilled to hear you say this. There's a wideness in God's mercy.
Graham: There is. There definitely is. 』

잘못된 복음 한종희 번역
『 칸빈주의자로 자처하는 Robert Schuller 목사가 알미니안주의자인 Billy Graham 목사와 1997년 5월 31일에 TV 인터뷰한 일이 있다. 다음의 글은 Robert E Kofahl이 Foundation이란 잡지 5-6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인터뷰한 부분을 복사한 것이다. 독자들은 거듭나지 아니한 이 사람들의 견해를 “Outside the Camp”에 실린 C. C. Morris의 논문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잡지 “Outside the Camp”는 잡지 “Foundation”을 지지하지 않는다.) Morris의 글은 잡지 “Outside the Camp”의 글에서 재검토되었다. Morris는 Schuller와 Graham 두 목사의 교훈을 혐오할 것이며, 은혜의 교리를 강력히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Morris, Shuller, Graham 이 세람이 다 전혀 복음을 들어본 일이 없어서 참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참 그리스도가 어떠한 분이며, 그리스도가 성취한 것이 무엇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자들을 중생한 자들이라고 믿는 것을 보면, 세 사람이 같이 지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잘 보아준다고 해도, 칼빈주의는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만일 이 알미니안 주의자들이 참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가 성취한 것을 모르고도 중생하였다면, 불교로 시작하여 힌두교와 무슬림과 몰몬교와 로마 가톨릭과 여호와의 증인과 기타 많은 사람들이 다 중생한 것이다. Morris나 이 침례파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의로운 일을 행하는 한, 이들이 복음을 믿든지 믿지 않든지 상관없이 다 거듭난 것이다.
Robert Schuller : Billy Graham 목사님 기독교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Billy Graham : 글세요, 미래보다는 차라리 기독교와 참 신자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신이 아시다시피, 기독교와 참 신자는 그리스도의 몸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세계의 모든 기독교 단체와, 비기독교 단체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되어진다고 봅니다. 그리스도를 좋아하거나 아는 사람들은, 그들이 기독교에 대하여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상관없이, 그들은 다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반드시 큰 부흥집회를 거쳐서만 이루어진다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야고보 사도가 예루살렘 첫 공회에서 “이 시대에 하나님의 목적은, 하나님을 위하여 사람들을 불러내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여기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똑 같은 일을 오늘도 행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무슬림에 속했든, 불교나, 기독교나, 무종교에 속했든 상관치 않고, 자기를 위하여 세상에서 사람들을 불러내시고 있습니다. 불러낸 그들이 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회원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부름을 받은 그들이 예수의 이름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름 받은 그들이 아직 가지지 못한 그 무엇이 자기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속에 감지하고,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 빛을 향하여 돌아선다면, 그들은 구원받은 것이며, 또한 그들은 우리와 함께 하늘에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Schuller :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러니까 사람이 비기독교 세계에서 태어나, 성경을 전혀 접해본 일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의 마음과 영혼과 생활에 예수 그리스도가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제가 목사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것입니까?
Graham : 예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저는 세계 각 곳에서 문화와 종교가 다른 수많은 종족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은 이전에 전혀 성경을 보지 못하였고, 전혀 성경말씀을 들어본 일도 없었고,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전혀 들은 적도 없었지만, 하나님이 있다는 것만은 그들 마음속에 믿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그 사회를 떠나서, 완전히 구별된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Schuller : 목사님의 말씀은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이 끝이 없군요.
Graham : 그럼요. 그렇고말고요. 』

분석과 비평 한 종 희
⒜ 인터뷰에서 Schuller 목사는 Graham 목사에게 기독교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Graham 목사는 기독교의 미래보다는, 차라리 기독교와 참 신자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Graham은 그리스도의 몸을 해설하는 것으로 답변에 임하였다.
그리스도의 몸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즉 무슬림과 불교도와 힌두교도와 무종교인들까지도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한다고 하였다. 인간이 평생에 성서와 그리스도에 대하여 들어보지 못했어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선을 행하면,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고 하였다. 성경과 그리스를 몰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선을 행하는 사람은 무슬림에도 있고, 불교와 힌두교와 무종교인들에게도 있다고 하여, 이들이 다 우리와 함께 천국에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Graham의 복음해설은, 많은 사람들이 처음 듣는다. 그러나 이것이 최근에 와서 우리가 종종 듣고 있는 종교 다원주의 신학이다.
다원주의가 종교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컴퓨터, TV 등 정보기술의 발달은 세계의 모든 나라와 모든 개인이 초를 다투어 정보를 교환하게 하였고, 세계의 모든 종교와 문화와 경제와 정치가 하나의 이웃이 되게 하였으므로, 개인이든 나라이든 더 이상은 독자적으로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공존공생의 길을 찾아 나서게 되었으며, 사람들은 이렇게 공존공생의 길을 찾아 나선 운동을 다원주의(pluralism)라고 칭하였다. 1993년에 다원화(pluralization)를 성취하여 공존공생의 길을 찾아 나선 유럽연합(European Union)은 2009년에 대통령을 뽑았다. 그러나 성서는 전 지구촌이 하나로 묶이는 날에는, 최후의 적그리스도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았다.
Graham이, 불교도와, 힌두교도와, 무슬림교도들이 기독교인과 동일한 구원을 받아, 동일한 천국에 간다고 주장한 것은, 2천 년 기독교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교리 선언이다. 모든 종교의 구원이 동일한 구원임을 주장하는 이 구원관은 현대신학이 지난 200년 동안 줄기차게 외쳐온 윤리구원이다. 이 윤리구원에는 십자가 대속(redemption)이 없고, 그리스도의 신성(divinity)과 육체부활과 내세가 없다. Graham처럼, 윤리구원관을 품었던 세 분 목사, 김재준과, Karl Barth와, John Stott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구원의 유일성을 고집하는 정통신학을 저주하였다. 특히 Stott 목사는 정통신학을 가리켜 “마귀, 광신자, 원수”라고 저주하였다.
윤리신학을 지향했던 세 신학자들이 육체부활과 내세를 믿는 정통신학을 동일하게 저주한 것을 보면, 현세(現世)에 한정된 윤리구원과, 내세(來世)를 믿는 대속구원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지를 말해준다. 윤리구원과 대속구원은 서로가 상대에게 이교도(pagan)인 것이다.
법황이 소집한 종교회집(1986)
이 항목과 다음 두 항목(Lewis 목사의 논평, 남침례교회의 평가)은 앞에서 인용한 영어 문장의 연속이지만, 영어문장은 생략하고 필자가 번역한 글만 적었다. 이 항목과 다음 두 항목도 역시 Graham의 주장과, 법황의 주장이 동일한 다원주의 신학임을 말해주고 있다.
『 Graham 목사는, “다른 종교인들도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임을 믿는다”고 Schuller 목사에게 말하였다. 1986년 10월 마지막 주간에, 법황 John 2세는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 지도자들을 평화를 위한 바티칸 금식기도회에 백여 명 이상을 초청하여, 전세계통합을 촉진하였다. 참여한 지도자들 중에는 불교, 조로아스타교, 힌두교, 미국의 인디안들, 아프리카의 짐승 숭배자들, 뱀 숭배자들이 들어 있었다. 특히 Italy Assisi의 산타 마리아 회당에서 온 사람은 요란한 복장을 하고 있었으니, 진홍색, 검정색, 붉은 색, 파란색으로 치장한 법복을 입었고, 깃털로 만든 것을 머리에 썼고, 손에는 염주가 쥐어져 있었으며, 법황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티베트의 지도자 Dalai Lama도 있었다. 다원주의 종교인들은 Dalai Lama를 세계의 영계를 이끄는 강력한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꼽는다. 법황청 대변인을 대신하여, 법황청 행사를 기록하는 Peter Hebblethwaite는 법황이 세계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한 행사를 요약해서 “법황은 스스로 그러나 겸손히 묵계적으로 전 세계 종교(all the world religions)를 대변하는 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이 말이 법황청이 소집했던 회동의 의미를 말해준다. 』
남침례교회의 평가
『 다원화 시대의 세계통일주의가 갖는 위협은, 남침례교단이 내린 결론에 나타나 있다.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2000년 6월 13-14일에 모였던 남침례교의 연차총회가 “다원화 시대의 세계통일주의가 갖는 위협”에 대하여 성명을 발표한 바가 있다. “다원화시대의 세계통일주의의 위협”이란 성명서는 다음가 같이 주장하였다.
“사실은 다원화 시대의 세계통일주의 운동은 하나의 세계정부, 하나의 세계종교, 하나의 세계경제기구를 주장한다. 그러므로 세계통일주의의 성공은, 실제로 국가들의 해체를 의미하고, 전통적 가족제도의 해체를 의미하며, 5 가지 성생활을 다 인정할 것을 주장한다. 즉 남성, 여성, 남녀동성애, 남녀양성애, 성도착, 또한 인구조절책으로서의 대대적인 낙태, 부모들에 대한 자녀들의 권리주장 등을 의미한다. . . ”
이러한 주장들의 결과로 세계통일주의 뒤에 숨겨진 기본 원칙은 세속적인 인본주의 철학이다. 세속적인 인본주의 철학의 기본적 요소는, 모든 종교는 동등하기 때문에 어떠한 종교도 자기만의 진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한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과(고전8:4), 그의 아들을 믿는 것이 구원의 유일한 길이며(요14:6), 하나님이 때와 나라의 경계를 정하신 것이므로(행17:26), 남침례교 총회에 모였던 회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원화 종교의 세계통일주의를 알리기로 결론짓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서 대통령과 국가의 지도층이 국가의 통치권을 지킬 것과, 미국의 군대가 외국의 지휘 하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것과, 세계통일주의를 향한 운동을 철저히 조사하여 막아줄 것과, 미국과 UN과 기타 기관들을 움직여서, 세계통일주의의 침입을 막을 것을 권하기로 결론짓기에 이르렀다. . . 끝으로, 그리스도인들을 강권하여 어떠한 희생이라도 감수하면서, 주 예수님에게 충성할 것과, 나라를 사랑하여 기도하고, 국가의 통치를 지지하게 하기로 결론지었다. 』

(2) Billy Graham의 신학사상
① Graham이 진보신학을 선택한 것은 19세 때의 일이다.

언제부터 Graham이 진보주의 신학을 따랐는가? 그는 1918년생이고, Bob Jones 대학에 입학했으나(1936), 근본주의가 싫어서 에큐메니칼을 가르치는 Florida Bible College로 옮긴 것이 19세(1937) 때의 일이다. 다음은 Graham이 그의 자서전(Just As I Am, 1997)에서 말한 것이다.

『 나는 크리스마스 휴가 며칠 동안을 지내면서 앞날을 생각하였다. 내 마음에 무엇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즉 Bob Jones 대학에서 무엇인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있었지만, 그 문제 해결을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내가 분명히 싫어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가 이해할 수 없고, 감내하기 어려운 혹독한 훈련이었다. 또 나를 괴롭힌 것은, 문제들을 내 스스로 판단하거나, 다른 의견을 찾아볼 기회를 박탈당한 채, 생각하도록 강요당하는 것이었다 . . .
내 급우 중에 Wendell Phillips는 당시 내게는 좋은 친구였는데, 내가 Bob Jones 대학이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자기가 먼저 가 있던 Florida Bible College로 오라고 여러 번 편지하였고, 한 번 전화까지 하였다. Bob Jones 대학이 내게는 맞지 않는다고 확신한 나머지, Bob Jones 교장을 교장실에서 만나 학교 떠날 의사를 밝혔더니, 교장은 떨리는 음성으로 “너는 이미 실패자이다. 앞으로는 반드시 더욱 실패할 것이다”라고 선언하였다. 나는 환멸을 느꼈고, 상한 마음으로 교장실을 나왔다. 』

『 그 당시로서는 복음에 대하여 매우 급진적이고, 에큐메니칼적이고, 혼합적인 사상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우리를 가르치는 교수들은 배경과 교단은 달랐지만,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섬기는 곳에 조화가 함께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교수들이 다른 철학을 구애받지 않고 가르쳤으며, 기독교에 대하여 자유롭게 비판하였다. 교장 Watson 박사는 근본주의자라는 용어를, 대중이 싫어하는 그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2년 동안의 강의에서 Florida Bible College에 관련지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학교는 우리가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게 용기를 북돋우어주었고, 그러나 항상 성서를 유일한 안내자로 하여 생각하게 하였다. 이전에는 그렇게도 나를 억눌러왔던 수많은 의문점들을 지금에 와서는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게 되었고, 지혜롭게 답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내 마음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

분석과 비평

인용문에서 말할 대로 정통신학이 싫어서 옮겨간 Florida Bible College에서 Billy Graham이 무엇을 배웠고, 어떠한 사상으로 마음을 다지고 채웠는가?
옮겨간 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이 근본주의 신학을 경계하여 강의 중에서 그 이름조차 언급하지 아니하였으며, 기독교에 대하여는 아주 자유롭게 비판하였고, 가르치는 복음은 급진적이고 에큐매니칼저이고 혼합적이었다고 하였다. 물론 처음 강의를 듣던 당시 19살 때(1937)에는 소스라치게 놀랬지만 자서전 을 출판하는 지금(1997)에 와서는 수많은 의문점들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게 되었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전에는 Bob Jones 대학교가 가르치는 근본주의 신학의 교리들이 이해할 수 없어서 마음을 억눌러왔지만, Florida Bible College에서 급진적이고 에큐메니칼적이고 혼합적인 교리들을 배운 후로는 기독교의 복음을 쉽게 주장할 수 있고 펼칠 수 있게 되어서 마음이 평안하다고 하였다.
Graham은 물론이고, Graham과 함께 했던 C.S. Lewis, John Stott, James Packer, Harold I.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 John Woodbridge도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았다. 그러면 Graham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을 언제부터 따랐는가? 우리가 앞에서 읽은 그의 전기가 말해주듯, 19세(1937) 때에 근본주의를 싫어하여 자유주의 신학(에큐메니칼 신학)을 택한 것이 드러났고, 다음 Newsweek 기자의 증언을 보면 Graham이 31세(1949) 때에 자유주의 신학에 정착한 것이 드러났다. 47세나던 1965년에 “World Aflame”을 발표했을 때에는 내세부정이 들어났고, 1997년 79세 때에 Robert Schuller 목사와의 TV 인터뷰에서는 종교다원주의를 선포하였으니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의 불신이 다 들어났다.

② Newsweek 기자와 인터뷰
Graham은 성서를 유일한 진리로 믿지 않았다.

『 The new interviews with Newsweek, however, reveal a more intriguing figure than either his followers or his critics might assume. . . He does not believe that Christians need to take every verse of the Bible literally; "sincere Christians," he says, "can disagree about the details of Scripture and theology-absolutely." . .
Graham has always been torn between absolutism and moderation. Born four days before the armitice in 1918 and raised by Presbyterian parents on a 300-acre dairy farm near Charlotte, N.C., he left home for Bob Jones's fundamentalist college ih the fall of 1936, but soon dropped out, moving on to a Florida Bible college and ultimately to Wheaton in Illinois. Ordained as a Baptist preacher in 1939, he preached a conservative but not fundamentalist brand of Christianity with a style that took him to six different contents and into the company of 10 presidents. . .
Graham spends hours now with his Bible, at once savoring and reconsidering old stories and old lessons. While he believes Scripture is the inspired, authoritative word of God, he does not read the Bible as though it were a collection of associated Press bulletins straightforwardly reporting on events in the ancient Middle East. "I am not a literalist in the sense that every single jot and tittle is from the Lord," Graham says. "This is a little difference in my thinking through the years." He has, then, moved from seeing every word of Scripture as literally accurate to believing that parts of the Bible are figurative--a journey that began in 1949, when a friend challenged his believe in inerrancy during a coference in southern California's San Bernardino Mountains. Troubled, Graham wandered into the wood one night, put his Bible on a stump and said, "Lord, I don't understand all that is in this book, I can't explain all it all, but I accept it by faith as your divine word. 』

『 최근(2006, 8, 14)에 있었던 Newsweek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Graham의 측근들과 Graham을 비평하는 자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흥미로운 일들이 드러났다. . . Graham은, 기독교인이 모든 성경 구절을 반드시 문자대로 취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가 말하기를,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성서와 신학의 구체적인 부분들을 다 정확한 것으로 믿지 아니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Graham은 항상 절대주의와 관용주의를 놓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망설임 속에서 살았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의 휴전 4일 전에, 미국의 North Caronina에서 태어나, 36만평의 낙농가인 장로교 부모 밑에서 자랐다. 1936년에 Jones's Fundamentalist College에 입학했지만, 바로 Florida Bible College(1937)에 전학했다가, 다시 Wheaton College에 전학하였다(1940-1943). 1939년(21세)에 침례교 목사로 안수 받았으며, 그는 보수적인 설교자였으나 근본주의자가 아니었기에 6대주를 돌며 10명이나 되는 대통령들과 교제할 수 있었다.
Graham은 요즈음 성경의 옛 이야기와 옛 교훈을 음미하고, 회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가 비록 성서를 영감 되고,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고 하지만, 그는 성서를 마치 옛날 중동지방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의 보도를 모아 놓은 신문기사처럼 읽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성서에서 지극히 작은 부분들이 다 주님에게서 왔다고 믿는 문자주의자가 아니다. 이러한 생각은 내가 살아오면서 달라진 부분이다.” 그는 모든 성경말씀이 다 문자적으로 정확한 말씀이라고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은 1949년(31세)에 Southern California's San Bernardino Mountains에서 갖았던 토론에서 그의 친구가 Graham의 성경무오 신앙을 도전해왔을 때부터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Graham이 고심에 잠겨 한 밤에 숲 속을 거닐다가 나무 그루터기 위에 성경을 놓고 이렇게 고백하였다고 한다.“주여 나는 성서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성서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믿음으로 성서를 하나님의 신령한 말씀으로 받아드립니다.”』

분석과 비평

(1) Newsweek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Graham이 밝히기를, 성서가 다 정확한 것이 아니므로 자신은 성서를 문자대로 믿지 않고 신문 기사처럼 읽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서를 문자대로 믿지 않고 신문 기사처럼 읽지 않는다는 것은, 성서를 실화나 역사로 읽지 않는다는 말이다. 성서는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물질창조, 성령수태, 육체부활 등)을 기록한 책이므로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을 실화나 역사로 읽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은 필연적으로 신화이거나 설화이다(geschichte-Barth). Billy Graham은 성서를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읽지 않고 신화(myth)나 설화(old fiction)로 읽었다. 이 Graham의 주장은 Graham이 다원주의를 선포한 것과 일치하고, Graham이 일체의 기적을 불신하여 배격한 것과 일치한다.
이처럼 Graham이 성서를 신화나 설화로 보았기 때문에 기독교의 구원을 무슬림과 힌두교와 불교의 구원과 동일한 구원으로 주장하여, 그리스도의 대속을 기독교에서 배제하였고, 누구든지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선행을 힘쓰면 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Graham이 성서를 문자대로 믿고 신문 기사처럼 읽어서,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읽고 역사(history)로 읽었다면, Graham의 신학은 다원주의를 주장한 김재준과, Karl Barth와, John Stott로부터 저주를 받는 신학이 되었을 것이다.
(2) Graham이 19세(1937)에 근본주의가 싫어서 에큐메니칼 신학으로 갔고, 친구와의 산상토론에서 자유주의 신학에 정착한 것이 31세였고(1949), 그리스도의 신성과 일체의 기적을 불신한 책, 불타는 세계(World Aflame)를 출간한 것이 47세였고(1965), 다원주의를 선포한 때는 79세였고(1997), 기자에게 성서를 실화나 역사로 읽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88세였으니(2006), Graham이 31세 이후로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윤리의 스승으로 선포해온 셈이다.
(3) 인용문 끝에서 Graham이 한 말은 해석이 필요하다. Graham이 고심에 잠겨 한 밤에 숲 속을 거닐다가 나무 그루터기 위에 성서를 놓고 이렇게 고백하였다고 했다.

『 주여 나는 성서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성서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믿음으로 성서를 하나님의 신령한 말씀으로 받아드립니다. 』

Graham이 “나는 성서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신령한 말씀으로 받아드립니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성서에 있는 윤리적인 교훈을 신령한 교훈으로 받아드린다”는 뜻이다. 즉 성서에 기록된 기적들(물질창조, 성령수태, 육체부활, 내세)을 실화(nonfiction)로 믿지 않는 Graham 목사에게는 성서는 신화나 설화(old fiction)일 뿐임으로 성서의 교훈 역시 윤리적인 교훈일 뿐이다.

(3) Billy Graham의 종말관

필자는 Graham이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 주장한 종말관을 정통신학에 비교하여 비평하려고 한다. “불타는 세계”는 설교집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현대문명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을 변호한 변증서이다. Graham은 “불타는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였고, 내세천국과 지옥을 부정하였고, 단지 지상천국만을 주장하였다.

『 There were thirteen appearances of Jesus under every conceivable condition and circumstance. Unlike hallucinations, which can continue to deceive, the appearances of Jesus ceased, for they ended with His ascension.
Any notion that seeks to disprove the bodily resurrection of Jesus is confronted with these appearances of Jesus in His own body. It was a body both similar and dissimilar to that which was nailed to the tree. It was so similar that Mary mistook Him for the creator of the garden. It was so similar that it could receive food, engage in conservation, and occupy a room.
The dissimilarity was it its properties. It combined both material and immaterial properties. It could pass through closed doors or vanish. When viewed scientifically, this would not seem to be incredible.“No material substance or door or anything else is solid. There are always spaces between the molecules so that for one such body to pass through another is no more difficult to imagine than for one regiment to march though another on parade; and if a regiment contained anything like as any man as there are molecules in a door, it would probably look just as solid. Moreover, Christ's risen body, though possessing some material properties, is represented to have been spiritual as well; and the nearest approach to a spiritual substance of which we have any scientific knowledge is ether, and this also seems to combine material and immaterial properties, being in some respects more like a solid than a gas.
Yet it can pass through all material substances, and this certainly prevents us from saying that it is incredible that Christ's spiritual body should pass through closed doors. Indeed for all we know, it may be one of the properties of spiritual beings that they can pass through material substances (just as X-ray can) and be generally invisible, yet be able if they wish to assume some of the properties of matter, such as becoming visible or audible. In fact, unless they were able to do this, it is hard to see how they could manifest themselves at all. And a slight alteration in the waves of light coming from a body would make it visible to the human eye, and it is out of the question to say that God, the Omnipotent One, could not produce such a change in a spiritual body. While for such a body to become tangible or to take food is not really more wonderful than for it to become visible or audible, since when once we pass the boundary between the natural and the supernatural everything is mysterious” 』

『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상황 가운데서, 예수께서 나타난 것이 13번이나 된다. 예수의 출현이, 마치 계속하여 속일 수 있는 환각(hallucination)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멈췄다. 왜냐하면, 예수의 출현이 그의 승천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예수의 몸의 부활을 반박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결국은 13번이나 몸으로 나타낸 예수의 출현에 직면하고야 만다. 그 몸은 십자가에 못 박혔던 몸과 비슷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면을 지닌 몸이었다. 그 몸이 어찌나 십자가에 못 박혔던 몸과 비슷했던지, 마리아는 그를 동산지기로 오인하였다.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에, 그 몸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제자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방에서 자리를 같이 할 수도 있었다.
다른 것은 그 몸의 특성이었다. 그 몸의 특성은, 물질적인 성질과 비물질적인 성질이 함께 있었다. 그 몸은 닫힌 문을 통과할 수도 있었고, 살아질 수도 있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볼 때에도, 신빙성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문이나 기타 어떠한 물체도 본질상으로 볼 때에는, 딱딱한 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자와 분자 사이에는 언제나 공간이 있기 때문에, 한 물체가 다른 물체를 뚫고 지나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마치 행군할 때, 한 연대가 다른 연대를 가로 질러 행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일 그 연대가 문짝 속에 존재하는 분자 수만 한 군대를 가졌다면, 그 연대는 마치 고체처럼 보일 것이다. 게다가 그리스도의 부활하신 몸은 물질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지만, 영적인 성질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인 지식 중에서 영적인 본질(spiritual substance)을 가장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예는 에테르(ether)이다. 이 에테르(ether) 역시 어떤 점에서는 기체라기보다는 고체에 가까운 것으로서, 물질적인 것과 무형적인 것이 결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에테르는 모든 물체를 통과할 수 있다. ‘이것을 보고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spiritual body)이 닫힌 문을 통과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알다시피,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은, 영적인 것들이 X광선처럼 물체들을 통과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지만, 물체들이 물체의 특성을 나타내면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는, 영적인 실체들의 특성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의 사실이 가능하지 않다면, 하여튼 영적인 실체들(spiritual beings)이 어떻게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몸에서 오는 광파가 주는 극히 미소한 변화가 사람으로 하여금 그 광파를 보게 한다면, 능하신 하나님이 영적인 몸에(spiritual body)에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그러나 죽은 육체가 만질 수가 있고,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은, 진실로 죽은 육체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것 보다 더 놀라울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일단 우리가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과의 경계선을 넘게 되면, 초자연적인 것은 무엇이든 다 신비로워지기 때문이다.”』

①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였다.

필자가 다른 인용문은 생명의 말씀사가 번역한 것을 사용했으나, 여기의 문장은 필자가 다시 번역하였고, 원문도 제시하여, 독자들이 원문을 접하게 하였다. 이 인용문장은 그만큼 중요하고 또 난해한 문장이라 조심하여 읽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용문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부활이다. Graham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어떻게 보았는가? 정통신학처럼, 그리스도의 부활을 육체부활로 보았는가?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았다.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제자들이 환각 상태에서 경험한 환각경험으로 보았다.

『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상황 가운데서 예수께서 나타난 것이 13번이나 되었다.
예수의 출현이, 마치 계속하여 속일 수 있는 환각(hallucinations)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멈췄다.
왜냐하면 예수의 출현이 그의 승천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There were thirteen appearances of Jesus under every conceivable condition and circumstance. Unlike hallucinations, which can continue to deceive, the appearances of Jesus ceased, for they ended with His ascension. 』

(a) Graham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제자들이 환각에서 본 부활로 해설하였다. 예수의 부활은, 제자들이 환각 상태에 있을 때에 13번이나 나타난 현상인데, 예수의 부활이 마치 사람을 속일 수 있는 환각 상태에 있을 때의 부활이 아닌 것처럼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그 출현이 갑자기 멈췄기 때문에, 제자들이 환각에서 목격했던 육체부활을 진정한 부활체를 본 것처럼 착각했다는 것이다.
이 필자의 해설은, Graham이 가정법의 접속사 Unlike(as if not)를 풀어서 해설한 내용이다. Unlike는 가정문장의 접속사 as if의 부정형(否定形)이다. 그리스도가 13번 나타난 것은 환각에서 일어난 것임을 Graham이 가정법의 부정형 문장으로 말한 것이다. 이 가정법의 부정형 문장으로 말한 예수의 부활을 가정법이 아닌 보통문장과 긍정형의 문장으로 해설하면 다음과 같다. 제자들이 보았다는 예수의 부활은 사람을 속이고도 남을 환각상태에서 보았던 부활이었지만, 예수의 출현이 승천으로 13번 만에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제자들이 환각상태에서 목격했던 육체부활을 진정한 육체부활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의 출현이 13번이 아니라 50회나 60회 이상 더 길게 계속되었다면, 제자들이 부활한 예수를 보았다는 것이나 부활한 예수와 같이 말하고 걷고 먹었다는 것은 환각상태에서 경험임을 충분히 알아차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Graham이 만일 이것을 직선적으로 주장하여, “죽어 장사지낸 그리스도를 제자들이 13번 본 것은 환각에서 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면,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Graham의 신학적인 정체성이 분명하게 들어났을 것이지만, Graham이 부정형의 가정법으로 말하였기 때문에,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Graham의 정체성이 가려져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가 없었다.

(b) 『 예수의 몸의 부활을 반박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결국은 13번이나 몸으로 나타낸 예수의 출현에 직면하고야 만다. 그 몸은 십자가에 못 박혔던 몸과 비슷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면을 지닌 몸이었다. 그 몸이 어찌나 십자가에 못 박혔던 몸과 비슷했던지, 마리아는 그를 동산지기로 오인하였다.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에, 그 몸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제자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방에서 자리를 같이 할 수도 있었다. 』

제자들이 보았다는 예수의 부활이 비록 환각상태에서 경험했던 허구(fiction)의 부활이었지만 그 부활체가 어찌나 십자가에 못 박혔던 몸과 비슷했던지 마리아는 동산지기로 착각하였고, 제자들은 죽은 예수가 살아나서 자기들과 함께 걷고, 말하고, 먹고, 방에 들락거리는 것으로까지 착각했다는 것이다.
Graham의 주장은 제자들이 보았다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허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예수의 부활체를 허구로만 단정하고 지나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세계는 물질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도 있으니 제자들이 환각상태에서 경험했던 것은 영적인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 이야기는 얼마라도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정신에서 발생하는 영적인 사건과 비슷한 일이 과학에서도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에테르(ether) 현상이라고 하였다. Billy Graham 목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 이야기에서 영적인 부분을 과학에서 말하는 에테르(ether) 현상으로 풀었다. 다음 해설을 보라.

(c) 『 다른 것은 그 몸의 특성이었다. 그 몸의 특성은, 물질적인 성질과 비물질적인 성질이 함께 있었다. 그 몸은 닫힌 문을 통과할 수도 있었고, 살아질 수도 있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볼 때에도, 신빙성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문이나 기타 어떠한 물체도 본질상으로 볼 때에는, 딱딱한 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자와 분자 사이에는 언제나 공간이 있기 때문에, 한 물체가 다른 물체를 뚫고 지나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마치 행군할 때, 한 연대가 다른 연대를 가로 질러 행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일 그 연대가 문짝 속에 존재하는 분자 수만 한 군대를 가졌다면, 그 연대는 마치 고체처럼 보일 것이다. 게다가 그리스도의 부활하신 몸은 물질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지만, 영적인 성질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 지식 중에서 영적인 본질(spiritual substance)을 가장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예는 에테르(ether)이다. 이 에테르(ether) 역시 어떤 점에서는 기체라기보다는 고체에 가까운 것으로서, 물질적인 것과 무형적인 것이 결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에테르는 모든 물체를 통과할 수 있다. ‘이것을 보고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spiritual body)이 닫힌 문을 통과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알다시피,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은 영적인 것들이 X광선처럼 물체들을 통과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지만 물체들이 물체의 특성을 나타내면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는 영적인 실체들의 특성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의 사실이 가능하지 않다면, 하여튼 영적인 실체들(spiritual beings)이 어떻게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몸에서 오는 광파가 주는 극히 미소한 변화가 사람으로 하여금 그 광파를 보게 한다면, 능하신 하나님이 영적인 몸에(spiritual body)에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

Graham이 환각(hallucination) 설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과학으로 풀어냈다. 즉 인간의 영적생활에 나타나는 현상 중에는 환각과 같은 현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자들이 환각에서 본 그리스도의 몸은 영적인 몸(spiritual body)이라 물질적인 성질과 비물질적인 성질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영적인 몸은 닫힌 문을 통과할 수도 있었고 닫힌 문을 통과하여 살아질 수도 있었으니, 이러한 영적인 몸의 현상은 현대과학에서 볼 수 있는 에테르(ether) 현상과 같다고 하였다. Billy Graham 목사가 과학에서 말하는 에테르(ether) 현상과 동일한 영적인 몸의 출현에 하나님을 끌어드려, 예수의 몸에서 일어났던 영적인 몸의 현상은 하나님이 일으킨 현상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의 환각경험은 하나님이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에테르(ether)는 희랍어와, 라틴어와, 중세 영어에서는 공기(upper air)를 뜻하였다. 현대어에서는 에테르(ether)는 산소 원자에 의해 두 탄화수소가 합쳐진 유기체적 합성물인 기체(gas)를 말한다. 에테르(ether)라는 기체(gas)는 농도가 짙을 때에는 형체(form)를 들어내 고체(solid)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X 광선처럼 “모든 물체를 통과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환각 상태에서 본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도 에테르처럼 때로는 형체로 보이기도 하고, 닫힌 문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해서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도, X 광선처럼 물체들을 통과할 수 있는 “영적인 실체의 특성들 중 하나일 수 있다.”(It may be one of the properties of spiritual beings)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환각 상태에서 보았다는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spiritual body)도 X광선처럼 물체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보자는 것이다.
만일 “제자들이 환각 상태에서 보았다는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을 이렇게 에테르처럼 볼 수 없다면, 영적인 실체들이 어떻게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Graham은, 제자들이 환각에서 본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은 에테르 현상의 하나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Graham이 만일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었다면 그리스도의 육체부활 해설에 구태여 환각 현상과 에테르 현상을 끌어드릴 이유가 없었다.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에 대한 성서의 증언을 고대소설(geschichte, old fiction)로 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환각 설과 에테르 현상으로 해설한 것이다.

(d) 다음은 인용문 끝에서 Graham이 한 말이다, 아 말이 무슨 뜻인가?
『 죽은 육체가 만질 수가 있고,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은,
진실로 죽은 육체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것 보다 더 놀라울 것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단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의 경계선을 넘어가면,
모든 것이 다 신비롭기 때문이다. 』
『 While for such a body to become tangible or to take food is not really more wonderful than for it to become visible or audible, since when once we pass the boundary between the natural and the supernatural everything is mysterious”』

죽은 육체를 만지거나 죽은 육체와 같이 먹는 것은, 죽은 육체를 보거나 죽은 육체가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 더 놀라울 것이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죽은 육체를 환각 상태에서 보거나 듣는 것이 가능했다면, 죽은 육체를 환각 상태에서 만지거나 먹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니, 같이 걷고 같이 먹었다든가, 그 몸을 만져보았다는 주장도 놀라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사람이 환각상태에서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선을 넘어서면 “모든 것이 신비로워지기"(everything is mysterious) 때문에 인간이 이해할 수 없기는 동일하니, 환각상태에서 경험한 것은 보거나 듣는 것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 먹는 것도 다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이 죽은 예수를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함께 먹은 것은 다 환각상태에서 경험한 것들이고, 신비로운 상태에서 경험한 것들이니 육체부활과 같은 기적의 부활은 지워버리라는 뜻이다.

(f) Graham이 말한 신비로운 세계는, 죽은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이 말하고 걷고 먹은 것을 지목하여 말한 것이다. Graham이 이러한 기적들을 가리켜 환각(hallucination), 만화(caricature), 신비(mystery)라고 말한 것은 다 기적을 불신하기 때문에 말한 것이지만, Graham이 그리스도의 육체부활 해설에 이 용어들을 사용한 이유는 기적불신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이나 주장을 피하여 기적을 불신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하기 위함이었다. Graham은 다른 해설에서도 기적불신을 은폐하기 위해서, 기적을 신비로 표현하였고 만화로도 표현하였다.
ⓐ 내세의 세계(같은 책 216쪽)에서, 내세의 세계는 신비로워서(mysterious) 우리의 이해능력을 초월한 것이라, 인간으로서는 신비를 이해할 길이 없다고 하였다.
ⓑ 지옥의 해설(같은 책 68쪽)에서, 지옥은 신비에 속한 것이라, 인간이 이해할 수 없음으로, 지옥을 문자대로 보아서는 안 되고, 타락한 인간을 경고하는 정도로 보자고 하였다.
ⓒ 재림예언(같은 책 178쪽)에서, 예언의 대부분이 신비에 속하여, 인간의 이해능력을 초월한 것이니, “신비로운 사건들은 무엇이든 우리 각자가 상상해 볼 뿐이라”(mysterious events, we can only speculate)고 하였다. Graham과 함께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다 신학용어를 통하여 기적불신을 은폐하는 은폐 술의 귀재들이다. 다음은 그 시례들이다.
① B.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신비(mystery)나 환각으로 취급하여 해석하였고,
② Rudolf Bultmann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신화(mythe)로 취급하여 해석하였고,
③ Karl Barth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설화(geschichte, old fiction)로 취급하여 해석하였고,
④ James I. Packer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신비(mystery)나 소설(fiction)로 취급하여 해석하였고.
⑤ Kierkegaard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역설(paradox)로 취급하여 해석하였고.
⑥ 김세윤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은유(metaphor)로 취급하여 해석하였다.

② Graham은 내세지옥을 부정하였다.

Graham은, “지옥은 인간이 현세에서 하나님에게서 분리하여 사는 영적인 죽음을
말하고, 영적 죽음은 인간이 겪는 최악의 상태를 가리킨다.“고 하였다.

『 셋째로 영원한 죽음이 있다. 성경은 죽음에 대해서 여러 번 언급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옥에 대하여 가장 많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그가 인간을 구출하시려고 했던 그 지옥은 지상의 지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살고 있는 어떤 형태만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올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한 번도 지구상에 생명을 가진 자를 가리켜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는 앞으로 올 지옥에 대해서 경고하셨다. 예수께서 무슨 뜻으로 지옥을 말씀하셨는지 완전히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영적 죽음으로서의 최악의 상태를 가리키며, 하나님에게서 인간의 영혼이 분리된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많은 신비(many mysteries)가 있음으로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 예수께서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마25:46)고 하신 말씀은 사람들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아 충분하다. 예수께서는 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저희가 그 나라에서 모든 범죄케 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마13:41,42)
전 영국 상원의원 토마스 스코트 경은 죽을 때 침상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한다. “지금까지 나는 지옥도 하나님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과 지옥이 다 존재함을 알고 또 느낍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정당한 심판에 의하여 지옥으로 가야할 운명입니다.” 』

분석과 비평

Graham이 예수께서 말한 지옥을 그대로 제시하였다. 예수께서는 지옥에 대하여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한 번도 지구상에 생명을 가진 자를 가리켜 지옥에 살고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하였다. 예수께서 말한 지옥은 내세의 지옥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한 지옥은 많은 신비(many mysteries)에 싸여 있어서 무슨 뜻인지 완전히 알 수 없다고 하였다. 다만 아는 것은, 지옥은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에게서 분리된 상태를 말하며, 인간의 영적 죽음으로서의 최악의 상태를 가리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께서 말한 지옥의 교훈을 어떻게 보아야 옳은가?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마24:46)고 하신 말씀이나,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저희가 그 나라에서 모든 범죄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마13:41,42)고 하신 성서의 말씀들은 경고 정도로 보아 충분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지옥을 문자대로 믿어서 내세의 형벌로 보는 것은 성서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전 영국 상원의원 토마스 스코트 경처럼 지옥을 문자대로 믿어 죽음 앞에서 지옥을 두려워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은, 성서의 가르침을 넘어선 잘못된 고백이라고 하였다. 그가 임종 시에 침상에서 말하기를, “지금까지 나는 지옥도 하나님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과 지옥이 다 존재함을 알고 또 느낍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정당한 심판에 의하여 지옥으로 가갸할 운명입니다.”
Graham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제자들이 환각(hallucination) 상태에서 경험한 것이라고 하여, 환각을 육체부활을 믿지 못하는 구실로 삼았듯이, 지옥에 대한 그리스도의 교훈에는 많은 신비(many mysteries)가 있어서 지옥이 무엇을 말하는지 완전히는 알 수 없다고 하여, 신비를 지옥을 믿지 못하는 구실로 삼았다. Graham은 환각을 이유로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았고, 신비를 이유로 하여 내세의 지옥을 믿지 않았다.

③ Graham은 지상천국을 주장하였다.

『 사람들은 쉬지 않고 현대과학을 의지하여, 찬란한 미래의 세계를 설계하고 있다. 최근 미국대통령은 거의 모두가 국민에게 보다 낳은 내일을 약속하고 있다. 「후랭그린 F 루수밸트」는 뉴딜 정책을 말하였고, 「해리 투루만」은 폐어딜 정책을 말하였고, 「죤 F 케네디」는 뉴 후론티어 정책을 말하였고, 「린 존슨」은 위대한 사회를 말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정신적인 병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하나님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이 없고,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는 말씀을 무시하고 있다. 』(같은 책, 163-164)

『 문명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그 국민의 정신생활과 도덕생활을 등한히 한 세대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인간의 이야기이며, 이것이 현대의 문제다. 현대사회의 모든 체제가 무너지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실패의 결과로 세계가 그 진보를 멈추고 자살의 길을 걷는다 해도, 그리스도인들은 찬란한 미래를 믿는다.
참으로 믿는 자의 마음속에 임하는 그리스도의 실재 속에는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 것이다”라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미래인가? 전쟁도 없고 빈곤도 없는 세계가 도래한다. 행복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 우리의 능력과 실력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가 있다. 인간과 하나님, 인간과 인종, 국가와 국가 간에 모든 증오와 편견이 완전히 없어지고 완전한 평화가 이루어진다. 』(같은 책, 165쪽)

『 인류의 이상과 꿈은,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하여 지상천국을 건설하실 때에 이루어질 것이다. 성서와 역사를 연구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하나님으로부터 바야흐로 인간된 인간이 그 마지막 국면에 들어섰다는 데에 동의한다. 』 (같은 책, 170쪽).

「 사회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묵시적인 재림이 이루어질 때에, 이루어질 것이다. 사회는 “하나님 나라”의 의의원칙에 의해서 재편성될 것이다. 이것은 성경의 예언대로 인간생활과 국가생활의 각 방면에 구원의 원칙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예수의 재림은 너무나 혁명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 위성 위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의로움으로 모든 것을 다스릴 것이다. 병이 맥을 못 추고, 전쟁이 사라지고, 자연이 변화될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본래 인간을 창조하실 때의 형상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으로 생활하게 될 것이다. 현대사상 가운데 이보다 더 나은 희망을 제시하는 것은 없다. 」(같은 책, 174쪽)

해설과 비평

Graham은 주장하기를, 그리스도의 묵시적인 재림이 있을 때에,
① 하나님 나라의 의의원칙에 의해서, 현재의 사회가 재편성될 것이고,
② 구원의 원칙이 인간생활과, 국가생활과, 각 방면에 적용되어질 것이고,
③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의로움으로 모든 것을 다스릴 것이고,
④ 병이 맥을 못 출 것이고, ⑤ 전쟁이 사라져 갈 것이고, ⑥ 자연은 변화될 것이고,
⑦ 인간은 창조하실 때의 형상으로 돌아가, 생활하게 될 것이니,
현대사상 가운데서 이보다 더 나은 희망을 제시하는 사상은 없다고 하였다.

문제는 “묵시적인 그리스도의 재림”이다. 이 묵시적인 재림이 어떤 재림을 뜻하는가? 하늘에서 구름타고 오시는 공중 재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미 앞에서 살핀 대로, Graham은 육체부활을 불신하였고, 내세의 지옥을 불신하였으니, Graham에게는 내세의 천국이나, 공중 재림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면 어떤 재림인가? 이 묵시적인 재림은, 현대의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재림으로서,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지구를 덮어, 인류사회에 평등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때”를 뜻한다. 그러므로 Graham도 인용문에서 사회구원과 지상천국을 말한 것이다.
Graham은 정의로운 사회완성을 위하여, 1997년에 모든 종교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다원주의(pluralism)는 모든 종교를 하나로 묶는 연합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다원주의 연합운동은 종교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문화에서도 서서히 추진되고 있는 운동이다. 경제와 정치를 하나로 묶은 유럽연합(EU)이 결성된 것이 1993년인데, 그 유럽연합(EU)이 대통령을 뽑았다(2009). 앞으로는 이 다원주의(pluralism)가 중동권과 동양권에도 확산되어, 전 지구가 하나의 연합체로 묶여질 전망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떠올렸던 세계정부수립이다. 꿈같은 세계정부수립은 이미 가능성 안에 들어와 있고, 배도도 무르익어 적그리스도의 출현도 가능성 안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복음이 땅 끝까지 전파되고 모든 성도들이 순교한 후에는, 그리스도가 공중 재림하여 적그리스도를 패망시키고, 하나님이 자기의 백성들과 왕국을 완성하신다”고 성서는 예언하였으니 모든 것이 성경대로 성취되고 있는 중이다.

④ 종말예언은 대부분이 신비(mystery)에 속한다고 하였다.

「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은 긴 시간에 걸쳐 발생할 일련의 사건들이다. 믿는 사람들은 환희 가운데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될 것이다(살전4:16-17). 이것은 하나님의 달력 위에 두 번째 쓰인 사건으로, 죽은 자들이 부활하게 되고, 우리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공중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공중의 왕으로 모시는 어린 양의 혼인식(계19:7)이 있을 것이다. 예수께서 마태복음 24장21절과 29절에서 말씀하신 큰 환난이 있을 것이며, 적그리스도도 일어날 것이다(살후2:8; 계13). 이 밖에도 많은 사건이 있을 것이지만, 지면이 허락지 않아 여기서 줄이기로 한다. 이들 사건 가운데, 어떤 것은 그 윤곽이 분명히 들어나 있으나, 어떤 것은 신비로워서, 우리들이 상상에 그칠 뿐이다(others are mysterious events about which we can only speculate). 」

분석과 비평

Graham이 성서가 말하는 재림예언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후에, 재림예언 중에는 윤곽이 분명히 들어난 것도 있지만, 상당한 부분이 신비스러운 사건들이라, 다만 상상해 볼 뿐이라고 하였다. 앞에서는 내세지옥은 신비에 속한 것이라 잘 모르겠다고 하더니, 여기서는 재림예언이 신비로워서, 인간으로서는 알가 수 없어, 다만 상상해 볼 뿐이라고 하였다. 여하튼 내세지옥이나 재림예언은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 Graham의 지론이다. Graham이 내세지옥과 재림예언은 신비(mystery)에 속하여, 인간의 이해능력을 초월한 것이라 이해할 수 없다 하여 폐기하고, 그 대신 다음 항에서 지상천국을 주장하였다.

⑤ 지상천국의 구체적인 실현

첫째로, 사회기구가 재편성된다고 하였다.

「 현존하는 여러 사회 기구들은 만민을 위한 정의의 확립과, 빈곤의 타파와, 죄악의 일소와, 만민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구들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근본문제를 망각하는 한 결코 그들의 목적을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 . 온 세계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생명으로 알 때, 비로소 기독교는 세상이 그리스도의 진리를 따라 살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
공산주의는 완전한 사회는 혁명과 폭력으로 이루어지며, 이런 사회에서만 만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쳐왔지만 . . . 이 같은 계획은 실패하도록 운명 지어져 있으며, 그리스도의 재림만이 해결할 수 있는 악조건만 증가시킬 뿐이다. 이사야서 2장 19절에, 하나님이 땅을 진동시키겠다고 했는데, 나는 모든 사회구조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같은 책, 179-180)

Graham은, 인류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드리면, 사회구조가 재편성되고, 빈곤과 죄악이 일소되고, 정의를 확립하여 지상낙원이 올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성서는 지상의 파멸을 예고하고 있으며, 하나님은 지상을 파멸하신 후에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천국을 이루신다고 하셨다.

둘째로, 현세가 지상천국으로 변한다고 하였다.

「 오늘날 모든 자연계는 단음계(單音階)로 되어있다. 자연은 이빨과 발톱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스스로의 배경을 그대로 묘사한 “월트 디즈니”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나 거의 전 자연계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선지자들은, 질병과 사망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물이 바다를 덮듯, 하나님의 지식이 세상을 덮을 때가 오며, 죄와 모든 악행이 제한되고, 제약을 받으며, 늑대가 어린 양과 자리를 같이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이것은 황금시대에 대한 예언적인 꿈의 본질이 되는 것으로서, 이 꿈은 예수께 와서 지상천국(地上天國)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으로 변했다. 자연자체가 모양을 달리하게 된다. 가시와 엉겅퀴가 사라지고, 독사의 입에서 독이 없어질 것이다. 전 자연계가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게 된다. 」(같은 책, 180)

Graham은 자연은 이빨과 발톱으로 생명을 유지한다고 하였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서는 인류가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을 예언해주고 있다고 하였다. 그 황금시대의 예언은 예수 시대에 와서는 지상천국에 대한 약속으로 변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Graham은 모든 종말예언을 지상천국에 맞추어 해설하였다. 종말에는 가시와 엉겅퀴가 사라지고, 독사의 독이 없어질 것이니, 이것이 지상천국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과 사도들의 종말증언은 지상천국이 아니고 내세천국이다. 종말이 오면 지상은 생태계가 파괴되어, 더 이상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고, 태양은 사람을 태워죽이며, 교회는 배도하여 적그리스도에게 가담하고, 예수의 증언과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소수만이 순교하여 천국 안식에 들어가며, 민심이 흉악하여 전쟁으로 멸망할 때에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에 재림하여 최후의 심판을 집행하신다고 하였다. 성서의 가르침은 이와 같지만 Graham은 성서의 종말예언은 폐하고 지상천국을 주장하였으니, Graham은 성서에 없는 종말관을 주장한 것이다.

셋째로, 국가 간의 의(義)도 세워진다고 하였다.

「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가 거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벧후3:13.” 인간의 본성이 완전히 변하게 된다. 의가 인간의 마음속으로부터 용솟음칠 것이다 . . ,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자주 정의와 평화를 말했다. 이러한 시기가 온다. 그러나 세계의 평화와 정의는 그리스도의 통치하에서만 가능하다. . . 인간의 죄악과 타락은 복잡하고 혼란하며, 부패한 사회질서 속에서 그 열매를 거두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만이 이에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같은 책, 181)

이 주장 역시, 현 사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을 말한 것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자주 말했다는 정의와 평화 역시 그리스도의 통치로 세계에 평화시대가 열릴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재림으로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 재림 역시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지구를 덮어, 정의와 평화가 세워질 것을 내다보고 한 말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성서는 그리스도가 재림하여 지상을 심판함으로 멸망할 것을 말하고 있다.

넷째, 그리스도의 뜻은 지상천국을 이루는 것이라고 하였다.

『 그의 기도가 응답될 때에, 그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때에, 그의 나라가 임한다.” 하나님의 뜻은 질서가 있는 곳이 천국임으로, 하나님의 뜻이 지상에 세워질 때에, 그 지상이 천국이 되어진다.
사도 요한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예언하였다. 이 새 하늘과 새 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의에 있다. 그러나 지상의 특징은, 죄와, 죄에서 나오는 무질서와, 죄악과, 재난과, 부정과, 질병과, 죽음이다. 새로운 정의와 질서가 수립되는 날, 새로운 삶의 질서가 수립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처음 왔을 때는, 죄악을 개인적이며 유전적인 것으로 다루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올 때는, 죄를 실천적인 문제로 취급할 것이다. 그는 인간과 자연을 변화시키고, 악이 다스릴 수 없는 자비의 시대를 이룩할 것이다. 잔인함과 억압과 노예제도 같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 모든 일이 그리스도의 개인적 통치의 결과로 일어나게 된다.
Marguerite Higgins 특파원은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참전한 여기자였지만, 취재를 신속하고 훌륭하게 해냈기 때문에, 국제보도 부문의 Pulitzer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여 기자는 18,000명의 다섯 중대와 10만이 넘는 중공군 사이의 전투실황을 취재했었다.
기자들이 둘러서서 취재를 하던 날은 영하 42도의 추운 날씨였다. 기진맥진한 병사들은 추위에 얼어붙은 듯 일그러진 트럭 옆에서 깡통 통조림을 먹고 있었다. 키가 후리후리한 해병대 용사 하나가 참호용 칼로 차가운 콩을 찍어먹고 있었다. 그의 옷은 대나무처럼 빳빳했다. 흙투성이인 얼굴은 수염을 깎지 않아 짐승의 얼굴을 연상케 했다. 특파원 하나가 물었다. “만일 제가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나 줄 수 있는 하나님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제일 먼저 요구하시겠습니까?” 병사는 잠시 말없이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머리를 들고 대답했다. “저에게 내일을 주십시오.”
진실한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내일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내일, 그것은 지상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다. 』

해설과 비평

Graham은 정의와 질서가 있는 곳이 천국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주기도문에서 말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주기도문이 성취되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은, 이 지상에 정의와 질서가 있는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재림으로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이 지상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에는, 죄를 개인적인 문제로 다루지 않고, 공동체의 문제로 다룰 것이라고 하였다. 이 주장은 현 사회라는 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어질 것을 말한 것이다. Graham이 누누이 강조한 사회구원은 공동체의 죄를 제거하여, 건강한 사회,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성서는 이와 반대로 세상 끝 날이 오면 사랑이 식어지고 전쟁이 빈번해지고 지진도 일어나며 모든 생태계가 파괴되고 태양도 사람을 태워 죽인다고 하였다,

⑥ 성서의 불은 소멸이 아니고, 정화라고 하였다. (같은 책, 209-215)

「 한 학생이 “마크 루웨인”에게 물었다. 세계의 종말이 눈앞에 닥아 오고 있는데, 선생님은 걱정이 안 되십니까? 저 유명한 해학소설가가 받아넘겼다. 이 사람아 그게 걱정인가? 걱정하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닌가? “마크 루웨인” 자신은 모르고 한 말인지 모르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불로 세계를 건설하기로 계획하고 계시므로, 우리는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말이다. 다음은 사도 베드로의 말이다.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따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벧후3:10)
선지자들이 주께서 임하시는 두렵고 큰 날, 불타는 때를 예언하였으니, 곧 땅이 진동하고, 하늘이 떨리고, 태양과 별들이 빛을 잃어버리는 날이다. 그 날에는 불이 모든 것을 삼키고, 불꽃이 모든 것을 태울 것이라 하여, 선지자들은 불이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수없이 말한 불은 연소시킨다는 일반적인 의미의 불이 아니다. 하나님의 불은 “깨끗하게 하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불”이라고 성서는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성령이 ‘불의 혀’처럼 내려왔다는 성구를 읽을 때, 이것을 일반적 의미의 불로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때의 불은, 성령이 정화한다(purify)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불은 이와 같이 정화의 매개체로 쓰일 수도 있다. 선지자들이 세계의 심판을 말할 때에 불을 말하고, 베드로가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할 때 불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불은 연소나 산화의 불이 아니다. . . 이것은 하나님께서 태초에 사용하신 창조적인 형태의 불로서, 제2의 태초에 새 세계를 창조하는데 사용될 '창조의 불'일 수도 있다. 」

「 여하튼 이 불은 심판의 불일뿐만 아니라, 깨끗하게 하는 정화의 불이다. 성경의 수백 가지 약속 가운데 하나가 ‘새 세계’에 대한 약속이다. 이것은 틀린 것이 바르게 되고, 악이 선으로 바뀌고, 저주가 축복이 되리라는 약속이다. 이 약속의 이름은 “새 하늘과 새 땅”에 있다. 베드로가 묘사한 “우리가 바라보는 의가 거하는 새 하늘과 새 땅”(벧후3:13)이 바로 이것이다. 」(같은 책, 한역 210)

해설과 비평

Billy Graham 목사는 불은 태우는 불일 수도 있지만 정화하는 불일 수도 있다고 하였다. 성서가 말하는 불은 태우는 불이 아니고 죄악을 정화하는 불이라고 하였다. Billy Graham 목사는 하나님이 악한 자들에게 현세와 내세에서 징계하시고 형벌하신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수 없이 말한 불은, 연소시킨다는 일반적인 의미의 불이 아니고
깨끗하게 하고 정화하는 불이라고 성서는 가르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현세의 존속이냐, 현세의 멸망이냐」에 있다. 정통신학은 현세의 멸망을 믿지만, Graham은 현세의 존속에 전 희망을 걸고, 그 방법으로 불의 정화를 통한 세계의 평화를 주장하였다. 진보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과 그 신학자들, 교파들, WCC, NAE 등이 다 현세의 존속에만 매달려왔다. 물론 현세의 존속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한 일이고 힘써야 할 일이지만, 하나님을 떠난 배교가 멸망을 초래할 것을 말한 것이다.
Graham은 현세를 존속시키는 방법으로, 1974년에 회집한 노잔대회(Lausanne Congress, 150국가가 파송한 대표자들 2,473명, 참관인 및 고문 1,300명)를 위해, BGEA가 경비 3/4을 부담하게 하였고, 1986년 제2 암스텔담 국제대회에서는 2100만불의 경비를 부담하였고, 1997년에는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가톨릭은 1965년에, John Stott는 1992년에 각기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유럽연합(EU)은 2009년에 대통령을 뽑았다. 지금은 현세의 존속에만 매달리는 다원주의가 정치 경제 문화 등에 확산되고 있다. 현세의 존속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불의 정화와, 사회정의와, 세계평화와, 다원주의는 함께 간다. 이들이 내세를 불신하고 배격하나, 내세부정을 노골적으로 말하지 아니하니, 그리스도인들도 그들의 주장이 복음주의라고 믿고 따른다.

⑦ 희망은 내세에 있지 않고, 현세에 있다고 하였다. (같은 책, 216)

「 ⒜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은 두 개의 세계에 있다. 두 개의 세계는 현세와 다음의 세계를 말한다. 우리가 이 두 개의 세계를 바라볼 때에, 비로소 현재의 삶을 충만하고 의미 있게 보낼 준비가 되어진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은 갓 가지 고난의 한 복판에서도, 기쁨과 평안과 사랑이 넘치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사회나 어떠한 공동체 안에 살지라도, 그리스도의 감화 때문에 더 낳은 삶을 살 수가 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궁극적인 희망은 다음 세계(In the world to come)에 있다. 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은 살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말은 진리다. Heinrich E mil Brunner는, 산소가 있어야 허파가 움직이는 것처럼, 희망이 있는 곳에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심장학자 McNair Wilson 박사는 그의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나는 다른 어느 약 보다도 희망이라는 약을 많이 썼다.
⒝ 성경은 어디에서나 다음 세계(a next world)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 다음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Gordon Allport는 미래를 가리켜 인간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미래를 기술하면서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썼다.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느니라.”(고전2:9)
사도 바울이 인간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을 보았다고 했을 때, 그는 하늘의 환상(vision of heaven)을 보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바울은 자기가 본 것은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적당한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다. ① 우리는 다음 세계(the next world)의 불가사의(wonders)를 이해할 수도 없고, ② 다음 세계에 대한 지식을 현세에 관련시킬 수도 없고, ③ 우리가 다음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의 이해능력을 초월하는 것이다.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거기에 있지 않더라.” 요한 계시록 21장 1절에 기록된 말씀이다. 」

해설과 비평

⒜ 그리스도인이 살고 있는 것은 분명히 오늘의 세계(the present world)이지만, 오늘에서 내일의 세계(the next world)을 희망으로 내다 볼 때에, 오늘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고 하였다. 여하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궁극적인 희망은 오늘의 세계(the present world)에 있지 않고 내일의 세계(the next world)에 있다고 하였다.
⒝ 바울(성서)도 그리스도인의 삶을 오늘의 세계(the present world)와 내일의 세계(the next world)로 구분하여 말했지만, 바울이 보았던 내일의 세계는 사후의 세계를 환상(wonders)으로 본 것이라 인간이 이해할 수도 없고, 현세의 삶에 관련시킬 수도 없다고 하였다.
Billy Graham 목사는 여기서 중대한 문제 한 가지를 제기하였다. 우리의 궁극적인 관심과 희망이 내일의 세계(the next world)에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내일의 세계가 사후의 세계여서는 안 되고 반듯이 내일의 세계일 것을 주장하고자, 이것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우회적으로 말하여 사후의 세계를 부정하였다.
① 바울이 보았다는 하늘의 환상(a vision of heaven)은 내일의 세계가 아니고 사후의 세계였다.
② 바울이 보았다는 사후의 세계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wonder)이다.
③ 불가사의인 사후의 세계가 우리가 희망하는 내일의 세계(the next world)일 수는 없다.

Graham의 신학에 지옥이 없었으니 내세천국이 없는 것이 자명한 일이고,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지옥형벌을 부정하였으니, 내세천국을 부정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⑧ 새 창조로 지상낙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 하늘에 있는 모든 것이 새 것으로 바뀐다. 성서에 기록하기를, “우리가 하늘에서는 새로운 몸으로 바뀔 것이고, 새로운 이름을 소유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노래를 부를 것이며, 새로운 도시에서 살 것이고, 새로운 정부가 다스릴 것이며, 새로운 영생의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하였다. 인류가 잃었던 낙원을 다시 얻을 것이며, 다시 얻을 낙원은 옛 낙원을 고친 것이 아니고, 새로운 낙원일 것이다. 하나님께서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으니, 강조하신 것은 “모든 것”이다. 우리들은 모든 것이 새로워진 세계에서 살 것이다.
천국인이라 하면 사람들은 흔히 풍자적인 만화를 연상한다. 우리들은 흔히 천국을 “사람들이 어깨에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하프를 타는 곳”으로 생각하며, 천국을 주제로 한 그림 가운데서 머리를 보석으로 장식하고, 만면에 천사다운 표정을 짓고, 금으로 포장된 도로를 걷고 있는 사람을 그려놓은 미술작품을 많이 본다. 물론 이것은 천국인을 바르게 그린 것이 아니다. 천국인의 생활형태는 그렇게 정적인 것이 아니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천국 문에는 “무용자 출입금지”라는 패말이 붙어 있다고 하였다. 천국은 모두 놀고먹는 데가 아니다. 천국에는 노동이 있고, 모험과 흥분과 직업이 있다. 성서는 “그의 종들이 그를 섬기리라”(계22:3)고 말하고 있다. 천국에도 현재처럼 일과 휴식이 있을 것이지만, 인생의 참다운 가치를 파괴했던 모든 불완전한 요소들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미래의 세계를 말씀하실 때에, “거할 곳이 많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 말은 “유할 장소가 많다,” “집이 많다,” “가 볼 위성이 많다”(many planets to visit)는 등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는 이 말을 여러 가지 뜻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이 동적인 생활과, 창조적인 생활과, 모험적인 생활을 의미한다고 믿는다. 』 (이 부분은, 필자가 원문에서 다시 번역한 문장이다.)

해설과 비평

Graham은, 다음세계는 하나님이 새롭게 창조한 세계라고 하였다. 하나님이 새로 창조했다는 다음세계는 어떤 세계인가? Graham은 내세천국을 부정하였고, 현세천국을 주장하였다.

사람들은 천국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본다고 하였다. 즉 어깨에 날개를 하고, 하프를 타고, 머리를 보석으로 장식하고, 만면에 천사다운 표정을 짓고, 금으로 포장된 도로를 걷는 그림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Graham은 성서(요한, 바울)가 말한 천국해설을 “풍자적인 만화”(caricature)라고 하였다. 내세천국을 “풍자적인 만화”라고 말하는 것은 내세천국을 부정하는 표현이다. Graham은 천국이든 지옥이든 내세를 믿지 않았다.
Graham이 믿는 천국은 내세 천국이 아니고 지상 천국이라고 하였다. 지상천국은 동적인 생활로서 사람들이 일하고, 먹고, 놀고, 섬기고, 모험을 즐기는 생활이라고 하였다. 다만 천국에 없는 것은 인간의 참다운 의미와 가치를 파괴하는 요소들과 불평등과 사회악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에서는 요한과 바울이 말한 내세천국을 실제로 있을 내세천국을 묘사한 것으로 믿기 때문에, 장례식에서 고인이 내세천국에 간 것으로 유족을 위로하고, 고난을 당해도 내세천국을 믿기 때문에 위로받고, 내세천국을 믿기 때문에 순교해도 하나님의 계명을 지킨다. 또한 계시록은 천국에 들어간 자들을 말할 때마다, 그들은 다 지상에서 순교한 자들이라고 하였다.

⑨ 예수 그리스도는 천국에 계시다고 하였다.

『 그러나 가장 기쁜 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국에 계시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분과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볼 것이고, 나는 그에게 직접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내가 결코 풀지 못했던 모든 것을 다 물어 볼 생각이다.
어린 소년이 어느 더운 여름날 혼자서 기차여행을 하고 있었다. 기차가 미국 Arizona 사막 위를 달릴 때 손님들은 모두 더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게다가 밖의 경치도 볼만한 것이 못되었다. 소년 옆에 앉아 있던 한 부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넌 이렇게 지루한 여행에 피곤하지도 않니?” 어린 소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 약간 피곤하지만 괜찮아요. Los Angeles에 가면 아버지가 마중 나와서 저를 맞게 되어 있으니까요.”
우리들은 때때로 인생길을 가다가 무거운 짐 때문에 피곤을 느낄 때가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인생여정의 끝에 가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맞아주시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구사력을 가진 작가라 해도, 그리스도와 영원히 같이 하는 기쁨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 바울이 얼마나 그리스도가 보고 싶었으면,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있고 싶다(고후5:8)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겠는가?
성경은 하나님의 보좌가 하늘나라에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니라(행7:49).” 전 우주가 하나님의 나라다. 이 나라에는 경계선도 없고, 끝도 없다. 과학자들의 말을 빌리더라도, 우주는 무한대여서 우리는 팽창하는 우주에 사는 것이지, 축소하는 우주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가 우리의 천국이다. 우리가 지금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때에는 우주가 된다. 왜냐하면 그 때가 되면 시간이 영원(eternity)으로 변하여, 우주의 맨 끝과 미래의 영원까지가 우리의 활동범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 성서는 거의 끝장에 가서 다음과 같이 하늘나라를 묘사하고 있다. “또 내가 보니,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롭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예비한 것 같더라”(계21:2) . . .
영원의 일면을 볼 수 있었던 사도요한은 계속해서 기록했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한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 갔음이러라. 보자에 앉으신 이가 말씀하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다 새롭게 하리라’고 하시더라.”(계21:4-5). 』

해설과 비평

이 문장은 Graham이 진보신학으로 천국을 해설한 글이다. 진보신학의 전제는 현세뿐이고, 내세가 없다. Graham은 앞에서 자신이 내세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누이 말했다. 그러므로 이 문장이 비록 100% 성서의 표현대로 내세 천국을 말한 문장이 분명하지만, 이 글이 Graham의 글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만일 이 글이 Calvin이나, G. Machen이나, 학형용이나, 박윤선의 글이었다면 이 글은 반드시 정통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그러므로 글은 문장대로 읽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글 쓴 사람의 사상과 신앙고백대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
우리가 복음주의 신학을 읽을 때에는,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20세기의 복음주의는 정통신학의 용어만으로 진보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그 신학 용어만으로는 그들의 진보신학의 정체를 파악할 길이 없다. 우리가 앞에서 읽은 글이 다 이 경우에 속한다. Graham이 말한 천국해설은 성경이 말한 내세천국을 100% 옮긴 것이지만, 내세를 배격하는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Graham은 앞에서, 육체부활과 내세지옥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mystery), 불가사의(wonder), 환상(vision), 환각(hallucinations) 풍자적인 만화(caricature)에 불과하다고 하여, 신학해설에서 내세천국은 지웠고, 현세천국만을 주장하였으니, Graham이 여기에서 “그리스도가 천국에 계시다”고 말한 것은 “그리스도가 그의 교훈으로 현세의 천국에서 인간들과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많은 신학자들이 Karl Barth의 신학을 읽다가 이해되지 않아, 골치를 앓아온 것도 같은 이유이다. 바르트가 내용은 진보신학을 주장했으나, 사용한 용어와 표현이 정통신학이므로 독자들이 진보신학을 읽으면서도 정통신학으로 읽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고, 골머리가 아픈 것이다.
C. Van Til, Fred Klooster, Gordon Clark 세 교수가 각기 2 문제씩의 질문을 1961년에 잡지 Christianity Today를 통해서 K. Barth에게 공개선한을 띠웠으나, Barth는 끝내 답하지 않고 깔아뭉갰다. 미국에서 Barth와 가장 가까웠던 Fuller 신학교 교수 Geoffrey W. Bromiley를 통해서 답하라고 재촉했을 때에도 답하지 않겠다고, 답하였다.
Van Til 교수(1895-1987)가 Barth가 말한 geschichte를 평생 연구하였으나,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Van Til이 1961년에는 Barth에게 geschichte를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Barth에 대한 Van Til의 연구서로는 1962년에 발간한 Christianity and Barthianism이 마지막 연구서이지만, 이 책도 geschichte에 대한 해답이 되지 못한 것을, Van Til의 제자 John M. Frame이 “Van Til의 思想分析”(C. Van Til, An Analysis of His Thought)이란 책에서 밝혔다.
필자가 1985년에 Van Til 교수와 점심을 같이 하면서, 당시 90세였던 노 교수에게 물었다. “1961년에 교수님이 바르트에게 질문했던 geschichte에 대한 답을 직접 들은 바가 있습니까? Barth의 서간문집에는 교수님이 질문한 것만 있고, 답한 것이 없었습니다.” Van Til 교수는 필자의 질문에 감정 섞인 큰 소리로 답하셨다. “그는 끝내 답하지 않고 갔습니다.” 필자가 바르트 연구를 시작한지 42년만(1956-98)에 sage와 geschichte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목회를 사임하고, 만 3년을 원고정리에 매달려, 2002년에 책으로 출판할 수 있었다.
1985년 필자가 Van Til를 만났을 때에, 교수님을 부축하던 신학생에게 물었다. “요즈음 교수님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십니까? 틈만 나면, 바르트의 책을 읽고 계십니다.” 당시 만난 장소가 필라델피아에서 모였던 미주한인장로회(KAPC) 총회였는데, 총회에서 인사할 때에도, 바르트에 관한 이야기로 일관하셨다. 얼마나 한이 매쳤으면 저러실까 라고 필자는 생각했었다.

⑩ 천국문은 단 하나뿐이라고 하였다.

『 천국에 관한 문제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 하나 남아 있으니, 그것은 천국에 어떻게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다. 천국에 들어가는 데는 제한이 있다. 성서는 말한다.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 말 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오지 못하며,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뿐이라(계21:27). 이 말씀은 어떤 사람이 하늘의 기쁨과 영광을 누리지 못할 것인가를 분명히 가르쳐 준다. 그들은 어린 양의 생명책에 자기 이름이 적히도록 하는 일에 게을렀던 자들이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께 아니요 라고 말했던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으니라.(마7:13,14)
당신은 믿음으로 이 좁은 문을 통과했는가? 당신은 지금 영생으로 인도하는 좁은 길을 걷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대다수의 인류와 함께 멸망으로 인도하는 넓은 길을 걷고 있는가? 당신은 최후 목적지를 어디로 정했는가? 당신은 어느 길을 택했는가?
천국에 가는 길은 단 하나 밖에 없다. 예수는 말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

해설과 비평

이 항목에서 다룬 것은, 어떻게 천국에 들어가며, 누가 천국에 들어가느냐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것이나, 거짓 말 하는 자들은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였다. 오직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어진 자들만 들어간다고 하였다. 누구의 이름이 생명책에 올라가는가? 오직 좁은 문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생명책에 이름이 올라간다고 하였다.
이 인용문은 Graham이 1965년에 쓴 책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 말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구원은 그리스도를 통하는 하나의 길만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Robert Schuller 목사와의 인터뷰(1997)에서는, 구원의 길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 동일하게 열려 있다고 하였다. Graham의 구원관이 32년 만에 바뀐 것이다. 성서를 진리로 믿지 않고, 인간이 주관대로 신학을 구성하는 진보신학은, 지난 200년 동안 항상 시대에 따라서 복음과 신학을 꾸려왔는데, Graham이 복음과 신학을 바꾼 것이다. Graham이 47세나던 1965년에는 그리스도를 구원의 유일한 길로 말했다가, 79세나던 1997년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선행하기를 힘쓰는 불교, 힌두교, 무슬림, 유대교 등도 다 구원받는 그리스도의 지체라고 하였다.

(4) Billy Graham에 대한 평가

19세기에 자유주의 신학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했을 때에, 이미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대속(redemption)이 없는 윤리종교가 되었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도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였으니, 다른 윤리종교와 하나 되는데 거리낄 것이 없음으로, Graham이 비로소 1997년도에 Schuller 목사와의 TV 인터뷰에서 다원주의를 선포한 것이다.
Graham은, 19살에 근본주의자 Bob Jones 목사와 그 대학이 싫어서, Ecumenical 신학을 가르치던 Florida Bible College로 옮겼고, 47세 되던 1965년에는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였고, 2006년 Newsweek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성서를 실화(nonfiction)나 역사로 믿지 않는다고 공언하였고, 역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한 목사들(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Harold J.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 John Woodbridge 등)을 품에 안고, 세계교회를 하나로 아울러 다원주의에 정착할 것이다.

제6장, John Stott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그리스도의 신성, 내세, 영생을 부정한 신학

John R. W. Stott(1921-2011)는 영국 Cambridge에 소재한 Trinity College를 졸업하고, 1945년에 성공회 목사로 안수 받고, 런던 All Soul‘s Church에서 1950년에 첫 목회를 시작하였고, 그의 명성은 설교와 40권이 넘는 책으로 세계에 알려졌고, 특히 “기독교의 기본교리”는 50개 언어로 출판되었다. 38세(1959)에 영국의 궁전목사가 되었고, 스위스 노잔대회(Lausanne Congress)가 선포한(1974)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을 작성하여,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지난 7월17일에 90세로 별세하였다. 한국 합동신학교 이승구 교수는 Stott 목사가 영혼멸절설(Annihilation Theory)을 선호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영혼멸절과 함께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와 영생을 다 부정하였다.
19세기에 독일 자유주의 신학이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하여, 현대의 진보신학을 열었으나 20세기에 들어서자 유럽이 불바다가 되고, 학살극이 벌어져 한 자리에서 수천만 명씩 죽어가자, 인류의 낙관론을 주장하던 자유주의 신학은 그 빛을 잃었지만,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했던 젊은 목사들이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한 채, 20세기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게 되었으니, 그들이 바로 독일계의 신정통주의(Karl Barth, R. Bultmann, E. Brunner, P. Tillich, Niebuhr 형제)와 영국의 복음주의(C. S. Lewis, James I. Packer, John Stott)와 미국의 복음주의(Billy Graham, Harold J. Ockenga, Edward Carnell, Carl Henry, John Woodbridge) 신학자들이다.
신정통주의는 사람들이 곡해하여 불러준 이름이고, 본인들은 반드시 복음주의를 명칭으로 사용하였다. 20세기를 구하겠다고 나섰던 사람들 중에서 미국의 Harold Ockenga가 자신의 신학을 신복음주의라고 칭한 적이 있지만, Ockenga 자신도 명칭으로는 복음주의를 사용하였다. 결국 20세기 독일의 복음주의(자유주의, 신정통주의)나 영국과 미국의 복음주의는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필자가 한화용과 정옥배의 번역본을 사용하였으나, 지극히 작은 부분이지만 필자가 재번역한 부분이 있어 양해를 구하며, 재번역한 부분은 원문을 병기하였다.

1 장, 부활의 적절성
The Relevance of the Resurrection

부활의 적절성의 서론

“부활의 적절성”은 부활해석이 현대인에게 맞도록 적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부활관이 사도시대의 부활관이나 16세기의 부활관이어서는 안 되고,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부활관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부활의 적절성”은 Stott가 쓴 책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The Contemporary Christian)에서 말한 내용이다.

『 기독교의 모든 주장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쉽사리 믿어지지 않는다. 인간은 가능한 모든 재간을 동원해서 죽음에 도전하고 죽음을 부인하려 애써 왔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오직 자기만이 사망을 정복하였다고 하였다. 즉 자기만이 체험 가운데서 사망을 무효화시키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덮고 있는 사망의 권세도 무효화시켰다고 하셨다. 그 분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라고 단언하셨다. 또한 그 분은 “나는 곧 산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그것에 대한 권세를) 가졌노니”(계1:18)라고 단언하셨다.
더구나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부활에 대한 확신을 안고 즐거워하였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에 대한 확신을 안고 즐거워했던 것은, 그들이 그리스도를 위해 용감하게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으로 들어났고 초창기 사도들의 설교에서도 들어난 일이다 . . .
“예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다”(혹은 살리심을 받으셨다)는 주장은, 다음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일으킨다.
1. 부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의미론적인 질문).
2. 부활이 정말 일어났는가? (역사성의 질문).
3. 부활이 중요한가? (적절성의 질문) 』

해설과 비평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것은 사망의 정복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사망정복은 시체의 소생으로 성취된 사망정복이 아니다. 그리스도가 생활체험에서 성취한 사망정복이라고 하였다. 예수님의 시체가 소생하여 성취한 사망정복이 아니고, 예수님이 생활체험에서 성취한 사망정복임으로, 예수님의 부활은 필연적으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1. 예수의 부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부활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라고 하였다.
2. 예수의 부활이 정말 일어났는가? 이것은 부활의 역사성을 묻는 질문이라고 하였다.
3. 예수의 부활이 중요한가? 이것은 부활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이라고 하였다.

시체의 소생이 가져온 사망정복에는 더 이상의 질문이 없었다. 다만 육체부활을 믿는 자들과 믿지 않는 자들로 갈라졌을 뿐이다. 그러나 Stott가 주장하기를 예수님이 성취했다는 사망정복은 시체가 소생하여 성취한 사망정복이 아니고, 예수가 생활체험에서 성취한 사망정복이라고 말한 후에, 생활체험에서 성취한 사망정복은 세 가지 질문을 일으킨다고 하였으니, 시체의 소생이 성취한 사망정복(육체부활)을 믿는 신자들에게는 전혀 낯선 주장이다.
우리가 세 가지 질문과 답변을 읽기 전에, 먼저 책의 앞표지에 적인 부제목에 담겨진 뜻을 이해해야만, 3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책 앞표지에 이렇게 쓰여 있다.

현대 세계에 맞게 적용되어진 하나님의 말씀,
Applying God's Word to Today's World

John Stott는 성서의 말씀을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대 세계에 맞게 적용되어진 교훈을 전하려는 것이다. Stott가 쓴 책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현대에 맞게 적용하여 쓴 책이고, 부활도 현대사회에 맞게 해석한 부활관이기 때문에, Stott가 책에서 말한 부활관도 성서가 증언하는 시체의 소생이 아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현대인이다. 현대인의 의식이 계몽사상과 진화론으로 채워져 있어서 시체가 소생하는 부활을 수용하지 아니함으로 Stott가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부활관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첫째 질문이 “부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첫째 질문, 부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What dose the resurrection mean?

이것은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이다. 우리는 Stott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문제 삼아 질문한 배경부터 먼저 알아보아야 하겠다. 성서가 말하는 부활은 시체가 소생하는 육체부활뿐이며, 육체부활은 사도이후 18세기까지 전혀 문제된 적이 없지만, 19세기가 되자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이 일어나서 육체부활을 믿는 정통신학과 격돌해왔는데,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한 젊은 목사들이 20세기가 되자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성공회 신부 John Stott도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했던 젊은 목사들 중 한 사람이다.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하여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젊은 목사들이 20세기가 되자 왜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문제 삼기 시작했는가? 이 질문과 답변은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유주의신학, 신정통신학, 신복음신학, 민중신학, 해방신학 등)이 일어난 동기와 성격을 말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19세기에는 눈부신 과학의 발달로 삶이 편해지고 윤택하여지고 있었기 때문에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한 젊은 목사들이 인간의 전적타락을 불신하여 인간의 성선설을 확신하였고, 지상낙원이 올 것으로 예상하여 가르쳐왔는데, 20세기에 들어서자 인류가 갑자기 짐승으로 돌변하여 전 유럽을 피바다로 물 드렸다. 제1,2차 세계대전(1914-1945)에서 죽은 자만 2,529만 명이었고, 3,820만 명이 상해를 입어 앓다가 죽거나 장애인이 된 자가 많았다. 러시아는 혁명(1917-)에서 재판 없이 동족 2,000만 명을 학살하였고, 독일 Nazi 당(1934-)은 유대인 600만 명과 폴란드인 400만 명과 러시아 포로 200만 명을 학살하였다. 즉 인간에 대한 성선설과 낙관론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렇다고 한번 진화론과 계몽사상을 수용하여 불신앙에 빠져 배교한 젊은 30대의 목사들이 다시금 인간의 전적타락을 믿어드릴 리가 없었고 문명의 종말에 대한 성서의 예언을 믿을 리가 없었기 때문에, 불신앙과 배교를 회개하거나 하나님께로 돌아올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 젊은 목사들이 “인류를 참상에서 벗어나 부활하게 하여 지상천국을 열어보자”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독일인 Karl Barth가 33살에 처음으로 이 새로운 생각을 로마서 강해서에 담아 1919년에 출판하였다. 그러자 전 유럽이 Barth의 외침에 동조하여 일어났다. Bultmann와 Brunner가 일어났고 Tillich와 Niebuhr 형제가 일어났고, C. S. Lewis, John Stott, J. I. Packer가 일어났고, H. Ockenga, Billy Graham, Edward Carnell, Carl Henry, John Woodbridge가 일어났다. 이들이 다 자신의 신학을 복음주의라고 칭하였으므로 필자도 이 학자들을 비평한 본서의 책명을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이라고 칭한 것이다.
이 학자들이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대학살을 목격한 후에도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승천을 신화(myth)로 보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이 인류를 구하는 데는 가장 좋은 교훈이 될 것을 믿고, 그리스도가 부활했다는 이야기(설화, geschichte, story)에 희망을 걸어보자고 한 것이다. 그리스도가 정의를 부르짖고 죄악을 대항하다가 십자가에 처형된 후에 부활했다는 이야기(설화)를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게 해석하여 교훈을 삼는다면, 인류와 문명을 파멸에서 구하여 부활하게 함으로서 지상천국을 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영어권에서 20세기 초에 이러한 착상(an idea)에 일찍이 눈 뜬 사람이 B. Russell과 C. S. Lewis가 있었지만 Russell은 불신 철학자였고, C. S. Lewis 역시 불신 소설가에 불신 철학자였다. C. S. Lewis가 기독교로 개종했다(1933)고는 하나 그가 받아드린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내세를 믿지 않는 기독교였다.

Stott가 영국 Durham 교구의 주교였던 David Jenkins의 견해를 들어서, 예수님의 부활을 취급하는 방법에는 전통적인 방법과 사견의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전통적인 방법은, 교회가 성경대로 믿고 고백해온 방법이고, 사견의 방법은 개인이 성경이나 전통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해석하는 방법인데, Stott는 사견의 방법을 따른다고 하였다. 다음은 Stott가 사견의 방법으로 취한 의미론적인 부활관이다. 바로 이 의미론적인 부활관이 전쟁을 막아주고 사회의 안정과 국제적 평화와 번영을 안겨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1) Jekins가 취한 의미론적인 부활은 육체적인 부활이 아니다.

『 이 의미론적 질문은, 1980년대 더럼(Durham)의 주교였던 David Jenkins의 몇 가지 자극적인 언급들에 의해 대중의 마음에 떠올랐다. 적어도 대중 언론에서는 이것을 다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충격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 . .
Jenkins 박사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1984년 11월 초에 있었던 그의 교구 주교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진술을 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 . 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 . . 거짓을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강력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Jenkins가 아무리 강력하게 부활을 믿는다고 외쳐도, 이것으로는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미론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Jenkins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물어야 하며, 어떤 의미에서 그가 부활을 믿는다고 말하는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Jenkins가 주교로 임명받은 곳인 York Minster의 예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영국 국교회가 받아드린 대로의 기독교 신앙을 믿습니까?” 이 질문에서 영국 국교회가 “받아드린 대로”라는 말은 중요한 단서이다. 그것은 기독교 교리를 “받아드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서, 영국 국교회가 성경과 신조들로부터 받아드리고 이해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교리를 받아드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개인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교리를 받아드리는 것인데, 이것은 성경적 가르침이나 전통적 이해로부터 크게 벗어날 수도 있는 방식이다. Jenkins 박사는 후자의 의미에서, “믿는다”고 말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영국 국교회가 몸의 부활을 항상 믿고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Jenkins가 예수님의 부활을 몸의 부활로는 불신하였기 때문이다. Jenkins가 1988년에 이 몸의 부활을 평하여, “뼈를 가지고 행한 요술적 계교”라고 풍자했으며, 1989년 부활절에는, “사람들은 마치 시체의 부활이나 허깨비 중 하나를 부활풀이의 해답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은 시체(corpse)가 부활한 것도 아니고, 허깨비(ghost)가 출현한 것도 아니라”고 단언하였다. 』

분석과 평가

영국 성공회 더럼(Durham) 교구의 주교였던 David Jenkins는 1984년 11월 초에 있었던 교구 주교 회의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다고 확언하였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라고 하였으나 동시에 육체부활을 악평하여 “뼈를 가지고 행한 요술적인 계교”라고 풍자하였으며(1988), 1989년 부활절에는 부활하신 주님은 “시체가 부활한 것도 아니고 허깨비가 출현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여, 영국 성공회 교리가 말하는 소생의 부활을 부정하였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사견의 방법으로 해석하여 의미론적인 부활을 주장하였다. Jenkins가 사견의 방법으로 해석해낸 의미론적인 부활관을 동일한 영국 성공회 신부인 Stott가 자신의 부활관으로 취하여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2) 의미론적인 부활은 “살아있다”가 아니고, “일어났다”는 부활이라고 하였다.

「 신약성경이 확정한 위대한 교훈은 그 분이 “살아있다”가 아니고 “일어났다”는 것이다. “일어났다”는 부활은 실재의 새로운 질서가 실제로 새로 시작하는 사건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도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이다. Yet the grand affirmation of the New Testament is not 'he lives', but 'he is risen'. The resurrection becomes an experience for us only because it was an event which actually inaugurated a new order of reality.」

분석과 비평

Stott는 부활을 “살아있다”와 “일어났다”로 구분하고, “살아있다“는 버리고 ”일어났다”를 취하였다. 그러면 “살아있다”는 부활과 “일어났다”는 부활은 어떻게 다른가? “살아있다”는 부활은 죽었던 생명체가 소생하여 살아있음을 뜻하지만, “일어났다”는 부활은 Stott에게는 “실재라는 새로운 질서”(an new order of reality)가 실제로 새로 시작함(actually inaugurated)을 뜻하기 때문에, 우리도 실제의 생활(actual life)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이라고 하였다. 즉 Stott는 “일어났다”는 부활은 죽은 생명체의 소생이 아니라 “실재라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the inauguration of an new order of reality)으로 보았고, 이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 의미하는 부활은 우리도 실제의 생활(actual life)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이라고 했으니, 성공회 감독 Jenkins와 성공회 목사 Stott가 말한 의미론적인 부활은 실제의 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이고 죽은 시체가 소생하는 부활이 아니었다.
Stott가 “살아있다”를 버림으로서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을 부정하였고 “실재라는 새 질서의 첫 시작”(the inauguration of an new order of reality)을 부활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문제는 “실재의 새 질서의 첫 시작”이다. “실재의 새 질서의 첫 시작”에서 실재(reality)는 성인 혹은 성자를 뜻하는 실존(existence)과 뜻이 같으며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에서는 동일한 뜻으로 사용한다.
⒜ Stott는 예수님의 부활을 시체가 소생하는 육체부활로 보지 않고, 실제의 생활체험에서 예수를 닮아가는 “성인의 첫 출현”으로 보았고, 영원히 살아있을 “새 도덕의 시작”으로 보았다. Stott는 이러한 부활을 “의미론적인 부활”이라 했으며, 이러한 부활해석을 처음으로 시도한 이는 Stott가 아니고 Karl Barth였다. Karl Barth가 로마서 주석(1919)과 3번 출판한 사도신경 주석(1935, 1943, 1947)에서 처음 시작하였고, 이 해석법이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에서는 보편화 되어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다원주의로 발전하고 있다.
⒝ Stott가 인용문에서 “의미론적인 부활”이 신약성경이 확정한 교훈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신약성경이 확정한 부활은 “의미론적인 부활”이 아니고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이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지금도 대부분의 교인들이나 신학생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시체가 소생했던 부활로 믿기 때문에, Stott가 소생하는 부활을 노골적으로 부정할 수 없어서 의미론적인 부활이 신약성경이 확정한 교훈이라고 주장함으로서, 소생하는 부활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하여, 정통신학과의 마찰을 피하였다. 이처럼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우회적인 표현으로 정통신학을 부정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가리는 일은 항상 있어온 일이다.

(3) 예수의 시체가 소생한 것이 아니라, 실존의 새 표준으로 부활하셨다고 하였다.

『 부활한 주님은 시체가 소생한 것이 아니다. 소생은 부활과는 뜻이 다르다. 소생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둘 다 부활과는 뜻이 다르다. “소생하다”라는 말은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를 회복시키거나, 임상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두 번째 의미에서, 예수님은 그의 공생애 기간에 세 번의 소생을 이루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야이로의 딸과, 나인성 과부의 아들과, 나사로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셨다”(이생의 삶으로 회복시켰다). 이 세 사람은 각각 죽었으나 예수님이 다시 살리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든지 다 C. S. Lewis가 나사로에 대해서 말한 다음 말에 공감한다.“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자가 다시 죽음의 과정을 밟는다는 것은 도리어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예수님 자신의 부활은 이 두 가지 의미의 소생이 아니었다. 그 분은 약 36시간 동안 죽어 있었기 때문에, 졸도나 혼수상태에서 회복된 것이 아니었다. 또한 그 분은 살아났다가 그 후에 다시 죽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부활이 이것이라고 상상한다. 즉 시체가 현재의 몸과 똑 같은 몸으로 재구성되어, 이 연약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삶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예수님은 실존의 새 표준으로 부활하셨으며, 이제는 더 이상 죽지 않고 실존의 새 표준 안에서 ‘영원히 또 영원히 살아계신다’.(But on the contrary, Jesus was raised to a new plane of existence, in which he was now no longer mortal but 'alive for ever and ever') 』

분석과 비평

① Stott는 예수님의 부활은 죽은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이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하였다. 앞에서 소생의 부활을 부정하였는데, 여기서 다시 소생의 부활을 부정한 것이다. 예수님은 약 36시간 동안 죽어 있었기 때문에, 소생할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또한 소생하여 살아났다고 쳐도 다시 죽었을 것이니 두 번 죽기 위해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결국 소생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부활이 시체가 소생하는 부활이라고 상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죽었다가 살아난 자가 다시 죽음의 과정을 밟는다는 것은, 죽은 자의 부활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 C. S. Lewis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여, Stott가 소생의 부활을 강력히 부정하였다. 이 두 사람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을 확실하게 부정하였다.
C. S. Lewis(1898-1963)가 어떤 사람이기에 Stott가 Lewis의 말을 인용하여 육체부활을 부정했는가? 「 Time 지는 Lewis와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 1952)를 평하여 20세기의 최고 기독교 변증가요 변증서라 하였고, Billy Graham이 설립한 Christianity Today 지는, 20세기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증가라 하였고, James I. Packer(1926-)는 이 책을 읽고,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고 하였으니, C. S. Lewis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기독교의 변증에 있어서 세계최고라는 주장들이다.
C. S. Lewis는 영국의 문학가요 소설가였지만 최고의 기독교 변증신학자로 존경받았다. Lewis가 33세에(1931) 무신론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하지만, Lewis가 개종했던 기독교는 성서대로 믿는 정통신학이 아니고,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한 진보신학이었다. 그러므로 Lewis는 개종 후에도 성서를 옛 소설로 취급하였고, 옛 소설을 현대인을 위한 소설로 다시 쓴 것이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였다.
필자가「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서 C. S. Lewis가 쓴 「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anity」를 주석하여, Lewis가 성서에 있는 일체의 기적을 불신하고 신구약성서를 소설로 취급한 사실을 충분히 해설하였다. C. S. Lewis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복음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 공중재림, 최후의 불 심판, 지옥)을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말하지 않았다. 신비(mystery)나 상징(symbol)으로 보아 해석에서 교훈만을 취하고, 초자연은 완전히 삭제하였다. Lewis가 “순전한 기독교”에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긍정적인 용어와 표현만 사용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의 진보성향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② Stott 목사기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을 부정한 후에 예수님의 부활을 어떠한 뜻으로 해석했는가? 예수님은「실존의 새 표준으로(to a new plane of existence) 부활하셨다」고 하였다.
ⓐ 이 실존(existence)은 이미 앞에서 해설한 실재(reality)와 동일한 뜻이며,
ⓑ 이 실존(실재)은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이 추구하는 성인(saint)이나 도덕적인 모델을 뜻하며,
ⓒ 이 실존은 일찍이 Kierkegaard(1813-1855)가 외쳤던 구호로서 역시 성자를 뜻하였다.

키에르케고르가 비록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내세를 불신했지만 덴마크 교회의 타락을 통분히 여겨, 불과 12년 동안에 21권의 책을 써서 인간의 “실존회복” 곧 “인성회복”을 외쳤지만, 그의 생전에는 책을 사보는 사람이 없어서 유산을 소진하여 가난에 허덕였고, 신문과 교회로부터는 풍자 섞인 멸시와 학대를 받았으며, 원고를 가지고 인쇄소로 가다가 쓰러진 후 불과 42세로 생을 마쳤으며, 한 번 파혼한 후 평생 독신으로 생을 마쳤다.
그러나 그가 외쳤던 실존(existence)이 유럽인들의 정신 속에 종자(seed)로 살아 있다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러시아 혁명(1917)과 힛틀러의 대학살을 지켜보던 유럽인들에게서 싹이 나서, 실존주의 신학과 실존주의 철학이 되어졌다. 20세기의 생의 철학과 분석철학도 그 목적이 실존추구에 있었고, 20세기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복음주의, 해방신학이, 민중신학) 역시 다 그 목적이 동일한 실존추구에 있었으니, 20세기의 정신계를 이끌어준 사상은 키에르케고르가 외쳤던 실존(existence)이었음이 분명하다.
Stott는 예수님의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은 배격하였으나, 예수님의 성인상이 사도들과 제자들을 통하여 살아난 것을 부활이라고 하였고, 이 부활한 “성인상”을 인류의 모델로 삼았고, 이 “성인상”을 인류의 모델로 하여 새 시대와 새 기원을 열어, 분쟁과 전쟁을 막아 국제사회를 화해로 이끌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소망하고 기대하는 것이 Stott가 현대사회에 맞게 적절하게 해석해낸 부활관이고 구원관이다.
그러므로 Stott가 믿었던 구원은 예수라는 도덕적인 모델(실존)에 의존하는 구원이었다. 인간이 같은 인간의 도덕적인 모델(실존)에 의존하는 구원은, 제자가 스승을 닮아가는 윤리구원이고, 소크라테스, 공자님, 석가님이 말한 도덕구원이다. 이것이 20세기의 복음주의 및 20세기의 가톨릭과 WCC와 NAE가 지향했던 구원관이고, 1960년대 이후로 혼합주의에서 다원주의로 전환해가고 있는 20세기 진보주의 신학자들(Billy Graham, 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Carl Henry, Harold J. Ockenga, Edward Carnell, John Woodbridge, K. Barth, 김세윤, 곽선희 등)의 구원관이다.
1974년도 스위스 노잔대회는 Billy Graham 목사와 John Stott 목사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옳다. 노잔대회(Lausanne Congress)가 채택했던 노잔언약(Lausane Covenant)을 작성했던 John Stott 목사가 1992년에 발간한 책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The Contemporary Christian,)에서 시신이 소생한 부활을 부정하였고, 다원주의의 선택을 노골적으로 권장하였고, 노잔대회의 수장격인 Billy Graham 목사가 당시 로잔대회 경비로 3/4을 부담하였고, 또한 Graham은 1965년(47세)에 발표한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부정하였고, 1997년도 Robert Schuller 목사와 가졌던 TV Interview에서는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으니, “로잔언약”이 지향한 목표가 내세천국이 아니라 지상낙원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면 그리스도는 보통 인간이 되어지고, 그리스도가 보통 인간이면 종교 다원주의가 성립되어진다. 가톨릭이 제2바티칸 공의회를 마치면서 1965년에 다원주의를 공식화하였고, John Stott가 기적을 부정한 기독교 기본진리(Basic Christianity)를 출판한 것이 1958년이고, Billy Graham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한 불타는 세계(World Aflame)를 1965년에 출판했으니 1960년대에는 다원주의가 성립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1990년대에 와서 IT산업에 힘입어 지구촌이 형성되면서 비로소 다원주의가 사람들의 화두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2011)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종교가 다 다원화(pluralization)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단일 화폐를 사용하고, 대통령까지 뽑았다. 기독교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절대주의와 유아론이 국제사회와 모든 분야에서 이단자로 몰릴 것이다. 절대주의와 유아론 중에서도 테러를 일삼는 무슬림의 근본주의는 이미 쫓기고 있다. Stott가 다원주의를 주장하면서 절대주의를 암 덩이, 원수, 마귀라고 저주한 것을 보면, 테러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온건한 절대주의도 용납 받지 못할 시대가 오고 있다.

(4)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이고 육체적이니 믿을만하다고 하였다.

『 앞에서 말한 5 가지 제안과는 달리, 부활하신 주님은 변화된 인물이다. 복음서에 제시된 증거에 따르면, 부활 이전과 이후에 예수님은 똑 같은 신원을 가지신 똑 같은 인물이셨으나(나인 줄 알라, 눅24:39), 그 부활로 인해 그 분은 변형되고, 거룩하게 되었으며, 영화롭게 된 몸을 갖게 되었다. . .
Jenkins 박사는 “정확히 말해서, 나는 사도 바울이 부활을 믿었던 것과 같은 의미에서 부활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Jenkins가 몸의 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고전 15장 때문이다. . .
바울은 복음에 대한 진술에서(고전15:3-5) 네 가지를 단언하였다. 즉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장사지낸바 되었다가, 사흘 만에 살아나시고, 보이셨다”는 것이다. 이 바울의 네 가지 단언에서 예수 부활의 두 가지 특성이 분명해진다.
첫째는 예수님의 부활은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 . 예수님의 부활은 사흘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 .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사흘 만에”란 말은 예수님의 부활의 역사성을 증거한다. 둘째로 예수님의 부활은 육체적인 사건이다. 즉 예수님의 부활은 몸을 포함하였다. 이 주장의 요지는 넷의 동사(죽었고, 장사 지낸 바 되었고, 다시 살아 나셨고, 보이셨다)가 다 육체적인 그리스도를 주어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 . 죽고, 장사 지낸 바 된 예수님의 몸이 다시 살아나 보이셨다는 것은, 예수님의 몸이, 하나의 과정을 거쳐서 변화되셨음(it was changed in the process)을 의미한다. 우리가 말하는 부활은, 주님이 몸으로 살아났으나 변화가 없는 부활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전혀 몸으로 살아난 적이 없지만 영으로 살아있다는 것도 아니고, 영과 육이 동시에 살아나 변화를 입은 부활을 생각하는 것이다. 』

해설과 비평

(1) Stott가 앞에서는 그리스도의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역사적이고 육체저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Stott의 주장은 해석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의 몸이 소생하여 살아난 적은 없지만, 그리스도의 몸이 “죽고, 장사되고, 살아나고, 보이신 것”이 사흘이라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여, 이 “사흘 만에”란 말이 예수님의 부활의 “역사성”을 증거 하고, 또한 “죽고, 장사되고, 살아나고, 보이신 것”의 동사가 다 그리스도의 몸을 주어로 하고 있으니 그리스도의 부활이 “육체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의 시체가 무덤에서 소생한 적이 없지만, 그리스도의 몸이 사흘의 과정을 거쳐서 변형되었다고 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이 “역사적이고 육체적이라”고 한다면, Stott는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 Stott는 시체가 소생한 부활을 누누이 부정하였으니,
1. 시체 대신 무엇이 변형되었다(부활)는 것인가?
2. 무덤 대신 어디에서 변형(부활)이 일어났다는 것인가?
3. 시체의 소생이 없었음에도 그리스도의 몸이 사흘 동안에 거룩해지고 영화로워졌다고 하니,
그 몸의 변형이 어떤 변형인가?

성서는 변형(부활)의 주체를 시체로 말하고, 변형(부활)의 장소를 무덤으로 말하고, 변형(부활)의 내용을 시체의 소생으로 말하였으나, Stott는 시체가 무덤에서 소생한 몸의 부활을 부정하였으니 Stott가 아무리 예수가 부활 후에 몸을 보이시고 그리스도의 몸이 3일 동안에 거룩하고 영화롭게 변형되었다고 주장하여도, Stott가 말하는 그리스도의 부활이나 출현은 결코 실화(nonfiction)가 되어질 수 없고, 허구(fiction)의 이야기(설화, geshcichte)에 불과하니, Stott가 말한 의미론적인 부활은 전설이나 신화나 고대소설에서 말하는 부활일뿐이다.
그러므로 3일 동안에 일어났다는 변형은 그리스도의 몸에서 일어난 변형이 아니다.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믿음이 변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3일 동안의 과정에서 일어난 변형의 주체는 시체가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이었다.
2. 3일 동안의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난 장소는 무덤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이었다.
3. 변형의 내용은 제자들의 마음에서 일어났던 스승에 대한 믿음의 변화였다.
스승에 대한 믿음의 변화를 Stott는 의미론적인 부활이라고 하였다.

(2) Stott는 인용문에서 제자들의 생각에 변화를 준 예수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 그러나 그리스도는 오직 자기만이 사망을 정복하였다고 하였다.
즉 자기만이 체험 가운데서 사망을 무효화시키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덮고 있는 사망의 권세도 무효화시켰다고 하셨다. 』

성서는 주장하기를, 예수께서 만인의 죄를 지시고 대신 십자에 못 박혀 형벌을 받음으로서 죄인들이 하나님에게서 받을 지옥형벌을 무효화시켰으며, 모든 율법에 순종하여 성취하신 의의 옷을 죄인들에게 입혀 영생에 들어가게 하셨다고 하였으나, Stott는 그리스도가 생활체험으로 사망을 정복하여 사망을 무효화시켰다고 하였으니, 이 Stott의 주장은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기까지 순종하여 성취한 윤리가 구원이라는 주장이다. 만일 Stott가 사람들이 알기 쉽게 시체가 소생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그리스도가 성취한 구원은 대속이 아니라 모범이었다고 말했다면, 대속의 복음을 부정하는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하게 들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Stott가 이 부분을 가려 은폐하기 위해서 이 부분을 생략하고 침묵하였기 때문에, 필자가 Stott를 대신하여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즉 예수가 하나님의 이름을 사칭한 죄와 사회질서를 파괴한 무법자로 몰려 재판에서 억울하게 사형언도를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사형을 당하기까지 하면서, 당시 사회의 구조적인 죄악과 집권층인 바리새파의 죄악을 성토하여(독사의 자식들아-마3:7) 물리친 것이 예수가 생활체험에서 얻어냈다는 사망정복이었고, 정의를 구현하고 인성(실존)을 회복하여 새로운 도덕생활을 시작하게 한 것이 의미론적인 부활이었다. 그런데 스승이 생활체험에서 성취했다는 이 새로운 도덕생활이 장사 후 3일을 지내는 동안에 제자들의 마음에 살아난 것을 부활이라 하였고, 오순절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제자들을 따라 새로운 도덕생활을 시작한 것이 부활이었으니, Stott는 이 새로운 도덕생활을 가리켜 의미론적인 부활이라고 말한 것이다.
결국 Stott에게는 시체의 소생이 없었으니 내세와 영생도 없었음으로, 죄인들을 지옥의 형벌에서 구원할 필요가 없었으며, 단지 정의가 구현된 지상에서 복되게 살게 하는 것이 전부였다.

둘째 질문, 부활이 정말 일어났는가?

우리는 Stott가 수용한 부활은 시체가 소생한 부활이 아니고 자기가 사견의 방법으로 해석하는 의미론적인 부활임을 염두에 두고 이 두 번째의 질문과 답변을 읽어야 한다. Stott는 첫 질문, “부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서는 예수의 부활은 시체가 소생한 부활이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하였으나 여기서는 “부활이 정말 일어났느냐?”고 묻고, 그리스도는 정말 살아났기 때문에,
ⓐ 무덤이 비었던 것이고,
ⓑ 예수가 나타나셨음을 제자들이 증언한 것이고,
ⓒ 세계 인구 1/3의 교회가 세워진 것이니,
부활로서만 이 세 가지를 설명할 수 있음으로 부활은 정말 일어난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Stott가 이 항목에서 다시 시체가 소생한 육체부활을 강력히 부정힌 후에 Jenkins가 사견의 방법으로 취한 의미론적인 부활을 믿자고 강력히 주장한 내용이다.

「 바울을 포함한 사도들이 예수님의 역사적인 몸의 부활과 변화를 “문자적으로” 믿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들이 옳았는가? 천체물리학과 미생물학과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복잡한 현대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역시 부활을 믿을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도 믿을 수 있으며, 또 믿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이 인용문에서 Stott가 두 가지를 말했다.
첫째 바울과 사도들이 예수님의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 믿었다고 가정해 보자고 하였다. 바울과 사도들이 예수님의 몸의 부활을 문자대로 믿었다면, 그렇게 믿는 것이 옳았느냐고 되물었다. 이렇게 되물었지만 이미 앞에서 예수님의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 믿어서는 안 될 것을 누누이 강조한 터이라 여기서는 다시 답할 필요가 없음으로 답은 생략하고, 두 번째 문제로 넘어갔다.
둘째 바울과 사도들도 예수님의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는 믿지 아니하였으니, 하물며 천체물리학과, 미생물학과,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우리들로서는 더욱 더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는 믿을 수 없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의미론적인 부활을 믿어보자고 하였다. 아니 꼭 믿자고 하였다. 그런데 Stott가 이 부분을 알기 쉽게 해설하지 않고 문장을 생략하여 앞 뒤 자르고 말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필자의 해설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었다.
사도들도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는 믿지 아니하였으니 하물며 천체물리학과 미생물학과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을 문자적으로 믿겠느냐는 강열한 불신과 반대를 Stott가 말하면서도 깜 쪽 같이 이 사실을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넘어갔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의미론적인 부활을 믿고 있으니 우리도 믿어보자고 말하면서도 이 해설에서 “의미론적인 부활”을 생략하여 역시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슬쩍 넘어간 것을 보면 사람들이 글 쓰는 것을 창작(創作)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2011, 7월에 John Stott 목사가 90세로 소천하였다. 한국과 미국에서 발간하는 한국어판 모든 신문들이 대서특필하여 Stott 목사의 활약상을 소개하였으나 복음주의 신학의 거성으로 소개할 뿐, 그의 진보성향에 대하여 언급한 신문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Stott의 책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Stott의 신학이 진보신학이고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따르는 신학임을 알리는 것은 시급하고 절박한 일이다.

셋째 질문, 부활이 왜 중요한가?

「 우리가 부활에 대하여 물어야 할 것은, 부활의 발생여부뿐만 아니라, 부활의 발생여부가 정말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만일 부활이 일어났다면, 2천 년 전에 일어난 부활인데, 그렇게도 먼 옛날에 일어난 부활이 어떻게 오늘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리스도인들은 왜 부활을 노래하고 춤을 추는가? 부활은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내가 부활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부활이 인류가 직면한 상황을 잘 말해주기 때문이고, 먼 옛날의 그 어떤 것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말 해주지 못했으나 부활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부활이 그리스도인의 확신을 지탱해 주는 것이다.」

해설과 비평

이 질문은 “부활의 적절성”에서 세 번째의 질문이다. 우리에게 부활이 왜 중요한가? 2천 년 전에 일어났던 예수의 부활이 오늘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정통신학은 예수님의 육체부활이 우리의 육체부활을 보증하고, 내세와 영생을 보증하여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믿어왔고, 사도들과 초대 교인들이 순교하면서 전파하여 오늘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Stott는 시체가 소생하는 육체부활을 불신하기 때문에 자신의 육체부활도 믿지 아니하였으며 내세와 영생도 믿지 않았다. 그러므로 부활이 단지 인간이 처한 상황을 잘 말해주고 인류에게 필요한 것을 잘 말해주기 때문에 부활이 오늘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필요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고 했다.

첫째, 죄가 우리의 양심을 괴롭히고 병나 죽게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이 하나님의 용서하심을 확신시켜주니 그리스도의 부활이 오늘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하였다.
둘째,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게 하고 우리를 변화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임을 그리스도의 부활이 말해주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셋째, 예수의 부활이 우리와 우주가 전적으로 새로워지는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확신시켜 주니 예수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하였으며, 그 궁극적 승리는 지상낙원의 실현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이상 3 가지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3 가지는 지상생활의 승리뿐이고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이 없고, 우리들의 내세와 영생도 없다. 이러한 Stott의 신학은 진보신학이고 결코 성서대로 믿는 정통신학이 아니다.

2 장, Stott는「기독교의 기본진리」에서도 소생의 부활을 부정하였다.

“기독교의 기본진리”(Basic Christianity)는 John Stott가 쓴(1958) 책이고, 50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Stott가 “기독교의 기본진리”에서도 부활관을 다루었는데, 역시 성경이 말하는 소생의 부활을 부정하고, 다원주의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새 부활관을 주장하였다.

「 부활이 사실이라면 부활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사렛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했다면, 그가 유일한 사람인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부활은 그의 영이 생존한 문제가 아니고 그의 육신이 소생 문제가 아니다. 나사렛 예수가 사망을 정복한 문제이고 동시에 새로운 차원의 실존으로 부활한 문제이다 . . .
우리의 주장은 그의 부활이 그의 신성을 입증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의 부활이 그의 신성과 일치하다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인물은 초자연적 방법으로 세상에 왔다가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성경이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사실이고, 교회가 항상 이것을 믿어온 것이 사실이다. 예수님의 출생은 자연적이었지만 그의 부활은 초자연적이었다. 그의 기적적인 잉태와 부활이 그의 신성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그의 잉태와 부활이 신성과 일치하다는 것이다.」
(Clearly, if it is true, the resurrection has great significance. If Jesus of Nazareth rose from the dead, then he was beyond dispute a unique figure. It is not a question of his spiritual survival, nor of his physical resurrection, but of his conquest of death and his resurrection to a new plane of existence altogether. . .
The argument is not that his resurrection establishes his deity. but that it is consistent with it. It is only to be expected that a supernatural person should come to and leave the earth in a supernatural way. This is in fact what the New Testament teaches and what, in consequence, the church always believed. His birth was natural, but his resurrection was supernatural. His miraculous conception and resurrection do not prove his deity, but they are congruous with it.)

해설과 비평

Stott는 인용 구절에서 세 가지 문제를 말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① 예수의 영이 생존한 문제가 아니고, 예수의 육신이 소생한 문제도 아니며,
② 예수가 사망을 정복한 문제이고, 예수가 새로운 차원의 실존으로 부활한 문제라고 하였고,
③ 그의 기적적인 잉태와 부활이 그의 신성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신성과 일치하다고 하였다.
이상 3 문제를 하나씩 분석하여 비평하고자 한다.

① 부활은 예수의 영이 생존한 문제가 아니고, 예수의 육신이 소생한 문제도 아니다.
(It is not a question of his spiritual survival, nor of his physical resurrection.)

Stott가 그리스도의 부활이 영이 생존한 문제가 아니라고 한 것은, 부활한 영의 “생존과 활동”을 부정한 것이고, 그리스도의 부활이 예수의 육신이 소생한 문제가 아니라고 한 것은, 그리스도의 시신이 소생하여 살아난 육체부활을 부정한 것이다. Stott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였고, 부활한 영의 생존과 활동을 부정하였으니, Stott에게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이 신화였다. 육체부활이 신화이면 그리스도의 성령수태, 동정녀탄생, 부활한 육체의 승천과 재림, 최후의 불 심판과 창세기의 만물창조가 다 신화가 되어진다.
그러므로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의 소생을 불신하고 부정하는 Stott의 신학에서는 성서가 가르치는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와 영생의 교훈이 다 신화인 것이다. 그러나 성서의 증언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두 강도 중 한 사람에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53)고 하였으니, 운명하셨을 때에 예수의 영이 낙원에 가셨고, 부활 시에 영이 다시 육체로 돌아와 육체가 소생한 것이다. 지금도 승천하신 주님이 하나님 우편에 계신다. 그러므로 Stott가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의 영이 생존한 문제가 아니고, 그의 육신이 소생한 문제도 아니라」고 말하여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할 수 있었던 것은, Stott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사실과 역사로 받지 않고 전설과 신화로 받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Stott가 기독교의 기본진리(Basic Christianity)에서 소생의 부활을 부정한 내용이다.
『 이제 예수님의 부활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우리가 무덤 속에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광경을 볼 수 있었을까? 예수님이 움직이기 시작하다가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편 다음 일어서는 것을 보았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가 이런 생명을 되찾았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가 기절 상태에서 회복하한 것이 아니다. 그는 죽었다. 그리고 부활했다. 그는 부활한 것이지 소생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가 기적적으로 죽음을 지나서 전혀 새로운 실존(실재)이 되었다고 믿는다.
Now supposing we had been present in the sepulchre when the resurrecion of Jesus actually took place. What should we have seen? Should we have seen Jesus begin to move, and then yawn and stretch and get up? No. We do not believe that he returned to this life. He did not recover from a swoon. He had died, and he rose again. His was a resurrection, not a resuscitation. We believe that he passed miraculously from death into an altogether new sphere of existence. 』

Stott는 “예수님의 시체가 무덤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다가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편 다음 일어서는 것”을 소생이라고 하였다. Stott가 말한 소생은 분명히 시체가 무덤에서 살아나오는 육체부활이다. 그러나 Stott가 이어서 주장하기를 “우리가 소생과 같은 부활은 믿지 않는다”고 하였다. Stott가 성서가 증언하는 소생의 부활을 믿지 않고 배격한 것이다. 그렇다면, Stott의 주장대로 소생하지 않고 부활했다는 그 부활은 어떤 부활인가?
소생하지 않고 부활했다는 부활은, 예수가 “기적적으로 죽음을 지나서 전혀 새로운 실존(an altogether new sphere of existence)이 되어진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예수가 전혀 새로운 실존이 되어졌다는 부활은 Stott가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실재의 새로운 질서(a new order of reality)가 되어지고, 실존의 새 표준(a new plane of existence)이 되어진 것을 말한다. 실재의 새로운 질서와 실존의 새 표준은 지상교회가 성취해야 할 “성인의 회복, 도덕의 회복”이니, 전혀 새로운 실존도 예수가 성취했다는 “성인의 회복, 도덕의 회복”을 말한 것이다.
Stott가 죽은 시체가 소생하는 육체부활을 부정했기 때문에, Stott의 신학해설에는 그 어디에도 내세의 언급이 없다. 또한 Stott의 신학해설에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육체의 승천과 육체의 재림이 없고, 불로 태워질 최후심판도 없다. Stott가 이러한 기적의 항목들은 다 신화로 보아 배격하지만, 분쟁과 시비를 피하고 정통신학의 공격을 잠재우기 위해서 말하지 않고 침묵했을 뿐이다.

② 「 예수의 부활은 사망을 정복한 문제이고, 전혀 새로운 차원의 실존으로 부활한 문제이다.」 (It is a question of his conquest of death and his resurrection to a new plane of existence altogether.)

예수의 부활은 사망정복을 뜻하고, 전혀 새로운 차원의 실존으로 부활했음을 뜻한다고 하였다. Stott가 시체의 소생을 불신하였으니, 사망을 정복하여 새로운 차원의 실존으로 부활했다는 몸도 시체가 소생한 몸이 아니다. 진보신학에서는 시체의 소생을 믿지 않기 때문에 소생 후에 오는 내세의 존재도 믿지 아니함으로 오직 사람이 살아있으면서 체험할 수 있는 사망과 부활만을 믿을 뿐이다.
진보신학에서는 사람들이 지상생활에서 악행과 억압으로 신음하는 것을 사망이라 하고, 이 사망에서 구해내는 것을 사망정복이라고 하며, 사망정복 후에 지상생활에서 누리는 “새로운 삶”을 새로운 실존(성인, 성자)으로 부활한 삶이라고 한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다 이 사회의 구조적인 악에 갇혀 신음하는 자들을 예수의 정의가 해방시켰다고 보았으며, Stott가 앞에서 말한 대로 이 해방을 실존의 새 표준(a new plane of existence)이 부활한 것이라 하고, 실재의 새로운 질서 (a new order of reality)가 부활한 것이라고 한다. 즉 성인의 회복, 정의의 구현, 사회의 개혁이 곧 20세기의 진보신학이 지향하는 그리스도의 부활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기독교의 구원이다.

③ 「 그의 부활이 그의 신성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신성과 일치한다. 」
(His resurrection does not establish his deity, but it is consistent with it.)

예수의 부활이 그의 신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시체가 소생하여 부활했다고 믿으면 예수의 부활이 예수의 신성을 입증하는 것이 되지만, Stott는 육체부활을 믿지 아니하였으니 예수의 부활이 그의 신성을 입증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Stott는 그리스도를 신성 없는 보통 인간으로 보았으나 죄 없으신 그리스도의 교훈과 생활이 제자들의 마음에 살아난 것을 부활로 보았으니, 그리스도의 부활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일치하다는 것은 제자들이 본받은 그리스도의 교훈과 생활이 성인다운 그리스도의 성품과 일치하다는 뜻이다.
Stott가 “예수님은 보통 인간이지만, 너무나 훌륭하셔서 인류 가운데서 유일하신 분이고, 신성하신 분이다”라고 말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표현들을 사용했는가? 만일 Stott가 그리스도가 보통 인간임을 노골적으로 주장했으면,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그의 정체가 들어났을 것임으로,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는 신학생들과 신자들이 Stott와 대화를 끊고 항쟁했을 것이니 추상적인 표현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어서 분쟁을 피해간 것이다.
20세기의 진보주의 신학자들(자유주의 신학, 신정통주의 신학, 신복음주의 신학)이 기적을 믿지 않는 정체성을 은폐하려고 자신의 신학을 반드시 복음주의로 호칭하였고, 어려운 철학용어나 신학용어들(역설-paradox, 설화-geschichte, 신비-mystery, 은유-metaphor, 비유-allegory, 환상-division, 실재-reality, 실존-existence)을 사용한 후에, 해석에서 기적에 대해서는 침묵하여 말하지 않고 오직 정의구현이나 인성회복을 위한 교훈만을 말하되 정통신학의 용어만을 사용하여 말하니,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수용하는 진보신학을 기적을 믿는 정통신학으로 독자들이 곡해해온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기적을 불신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는다. John Stott는 1992년에 Billy Graham은 1997년에 각기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가톨릭교회도 제2 바티칸 공회를 마치면서 다원주의를 선포하였으며(1965), 2009년 1월 1일자 중앙일보는 한국 가톨릭의 정진석 추기경과 기자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는데, 정 추기경은 “5병이어”의 일화가 기적임을 부정하고, “5병이어”의 일화는 5천 군중이 도시락을 서로 나누어 먹은 사랑의 기적이라고 하였으며, 우주와 시간이 빅뱅에서 시작하였다고 하였고, 진화가 곧 창조라고 하였다. 이상 John Stott, Billy Graham, 제2 바티칸 공의회, 정진석 추기경에 대한 언급들은 필자가 해설한「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 들어있다.

3 장,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John Stott는 “그리스도의 유일성”은 기독교가 초기부터 지켜온 신앙고백이지만, 1960년대에 이 유일성을 거부하는 혼합주의가 일어났고, 다시 혼합주의를 배격하는 다원주의가 일어났다고 하였으며, 앞으로는 다원주의 안에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지켜가자고 하였다.

(1) WCC와 혼합주의 운동

Stott는 혼합주의를 WCC가 실행했던 혼합예배로 설명하였다. 힌두교, 불교, 회교, 기독교가 한 자리에 모여 드리는 혼합예배로 혼합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다음은 Stott의 주장이다.

「 1966년 영국 연방 경축일(5월24일)에 런던에 있는 “성 마르틴”(St. Martin in the fields) 교회에서 최초의 다종교(多宗敎) 예배가 드려졌다. 그 예배에는 힌두교도들과, 불교도들과, 회교도들과, 그리스도인들이 대등한 조건에서 참여했으며, 공통적 주장으로 네 가지 주장을 했고, 각각 그들의 경전으로부터 네 본문이 읽혀졌고, 네 번의 축도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이름은 단 한번 있었다. 즉 예수의 이름이 예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 한번 언급된 것이다. 세속 언론들은 그것을 “기독교 신앙의 배신”이라고 썼다. 그러나 그들이 오늘날에도 이와 비슷한 말을 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정기적으로 다종교 예배가 드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Stott는 세계교회 협의회(WCC) 초대 총무로서 28년간 총무직을 계속했던 Visser't Hooft의 말을 인용하여, 혼합예배를 혼합주의로 규정짓고, 그 뜻을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 하나는 라고스(Lagos)에서, 또 하나는 런던에서 일어난 이 두 예배사건은, 혼합주의 정신의 예들이다. 세계교회 협의회(WCC)의 초대 총무였던 비서트 후프트(W. A. Visser't Hooft) 박사는 혼합주의란 “역사에서는 유일한 계시라는 것은 없고, 신적 실체에 이르는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종교적 진리나 경험을 공식화한 것들은 바로 본질상 그 진리의 불완전한 표현이며, 모든 종교적 이상들과 경험들을 가능한 한 많이 조화시켜 인류를 위한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라”고 하였다. 」

혼합주의는 무엇인가?
⒜ 혼합주의는, 유일한 계시, 유일한 진리, 유일한 종교는 없다고 주장한다.
⒝ 혼합주의는, 여러 종교를 하나로 묶어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만들자고 한다.
⒞ 혼합주의는, 1966년 이래 정기적으로 다종교 예배실시로 종교의 보편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Stott가 인용문에서 다종교 예배와 종교의 보편화를 말한 것은, WCC 총무 Visser't Hooft가 1963년에 “No Other Name”(SCM)에서 말했던 내용인데, Stott가 이것을 책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을 쓰면서 1992년에 인용하여 말한 것이다. WCC가 추진해온 다종교(多宗敎)의 예배는, 세계 종교를 하나로 묶어,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만들자는 혼합운동이였다. 그러므로 WCC가 추진했던 에큐메니칼 운동은 기독교통합에 머물지 않고 여러 종교를 통합하여, 하나의 혼합종교를 만들자는 운동이었음이 밝히 들어난 것이다.
기장이나 감신의 교수들 중 WCC의 혼합주의 사상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하려던 교수들이 상당히 활약하였으나 감신대학에서 면직당한 변선환 교수와 홍정수 교수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지나갔다. 김재준 교수는 1960년대에 思想界에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라는 타이틀로 종교혼합주의 를 제기했지만 한국교회가 반응하지 아니하였다. 칼 바르트신학을 수용한 장신대학과 통합교단이 한국교회에 맞게 적응하여 복음주의 신학으로 처신해 왔지만, WCC가 추진해온 종교통합운동의 틀 안에 있으니, 때가 차면 종교통합의 기치를 높이 쳐들 것이다.

(2) John Stott는 다원주의 신학을 주장하였다.

Stott가 주장하기를, 현대는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주장하는 정통주의가 있고, 모든 종교의 보편성(普遍性)을 찾아내자는 혼합주의가 있고, 모든 종교가 서로 동등성(同等性)과 자주성(自主性)을 인정하자는 다원주의도 있는데,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다원주의라고 하였다.

『 그러나 1960년 이래로 논쟁의 초점이 이동되었다. 오늘날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한 전통적 이해에 도전을 하는 것은 “혼합주의”가 아니라 “다원주의”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의 종교들을 하나의 보편적 종교로 융합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라, 각각의 종교가 모두 나름대로 다양한 특징들을 보존하고 있음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배타주의와 포괄주의와 다원주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배타주의(exclusivism)는 구원이 다른 종교에서는 발견될 수 없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는 역사적인 기독교적 견해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이것은 불행히도 부정적인 용어로서,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에서 배제하고 싶어 하는 인상을 준다.
포괄주의(inclusivism)는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그리스도의 은밀하고 흔히 인식되지 않은 사역을 통해서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2 바티간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이 그리스도인들에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은혜가 역사하여 마음이 착해진 모든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있다”는 진술로서 이러한 견해를 채택하였다.
배타주의가 주제넘다거나 교만하다 하여 거부하며, 포괄주의가 생색을 낸다거나 짐짓 겸손한 척한다 하여 거부하기 때문에, 다원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나아간다. 다원성은 단순히 많은 종교들이 있다는 사실만을 말하지만, 다원주의는 각각 독자적인 정당성을 주장한다. 다원주의는 기독교가 절대적이고, 유일하고, 결정적이고, 최종적이고, 규범적이고, 궁극적이고, 보편적이라는 주장을 다 거부한다. 무한정 자라가는 것은 암이다. 끝없이 자라가는 것이 암이듯이, 온 세계에서 기독교만이 자라가는 유일한 종교라는 주장도 틀림없이 암일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반드시 많은 종교들 가운데 하나의 종교로 여겨져야 하고, 예수님도 많은 구세주들 가운데 하나의 구세주로 여겨져야 한다. 바로 이 다원주의(pluralism)가 “전 인류를 포함하는 더 깊고 넓은 종교연합”이 되어질 때에, 이 종교연합이 무지개가 되어 우주에 영원한 표상(symbol)으로 남을 것이다. 』

분석과 비평

Stott는 배타주의, 포괄주의, 다원주의를 해설한 후에, 다원주의의 선택을 권하였다. 배타주의를 주장하는 정통신학은 암적 독성을 지녔음으로 종교통합을 불가능하게 하고, 포괄주의는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역시 종교통합을 방해하지만, 다원주의는 모든 종교가 서로 독자성과 자주성을 인정하고 연합하여 공존공생 하자는 것임으로 가장 타당하다고 하여, 인용문 끝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기독교는 마땅히 많은 종교들 가운데 하나의 종교로 여겨야 하고,
예수님도 마땅히 다른 모든 구세주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겨야 한다.
이렇게 다원주의에 맞춰 “전 인류가 하나로 연합”을 이루었을 때에,
이 종교연합이 무지개가 되어 우주에 영원한 표상(symbol)으로 남을 것이다. 」

무지개는 여러 색깔이지만 연합하여 공존하듯이 모든 종교가 동등성과 자주성을 인정하여 공존공생하자는 것이 Stott가 주장하는 다원주의 신학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유일성을 주장하는 정통신학이 다원주의의 수용을 거부하기 때문에 Stott가 정통신학을 암 덩이라고 저주했으니 정통신학은 이제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므로 다원주의는 앞으로 근본주의나 정통주의를 제거하자고 나설 것이다. 성서는 그 때를 가리켜 역사와 인류의 종말라고 하였다.

(3) Stott가 왜 다원주의를 찬성하는가?

① 많은 사람들이 다원주의를 좋아하는 3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로 지금은 옛날과는 달리 세계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의 시대가 열렸다고 하였다. 즉 국제적 화해와, 국제경제의 질서와, 각양 종교들이 협력하는 다원주의 시대가 열렸으니, 이 추세와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다원주의를 성립시킬 수 있는 한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지켜가자고 하였다.
둘째로 옛날과는 달리 종교들 사이에도 새로운 인식이 열렸다고 하였다. 지금은 종교들마다 다른 종교들의 우수성을 이해하게 되었고, 기독교가 배타주의의 독성도 이해하게 되었으니, 기독교는 자신의 과오를 성찰하고, 다른 종교와 연합하는 다원주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하였다.
셋째로 지금은 옛날 식민지 시대와는 달리, 겸손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고 하였다. 서구의 기독교는 지난 4세기 동안 모든 분야(정치, 군사, 경제, 과학)에서 세계를 지배하였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사상이 식민지 정책으로 반영되어 왔으나, 지금은 2차 대전으로 식민지 시대가 닫혔고 동등의 시대가 열렸는데, 지금에 와서도 기독교의 절대주의나 배타주의를 고집한다면 다시 종교적인 제국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니 다원주의를 순순히 수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② 지금은 옛날과는 달리, 신학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하였다. 기독교가 배타주의에서 혼합주의로, 혼합주의에서 다시 다원주의로 길을 바꾼 것은 금지되어온 루비콘 강을 건넌 것과 같다고 하였다. 신학이 금지되어온 루비콘 강을 건너게 한 3개의 다리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 다리. 지금은 세계에 대한 인식이 절대성에서 상대성으로 옮겨졌으니, 종교도 마땅히 그 절대성을 버리고 다원주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하였다.
둘째 다리. 종교마다 갖는 신 인식의 절대성이 무너졌으니, 기독교도 마땅히 배타주의를 버리고 다원주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하였다.
셋째 다리, 정의로운 사회건설이 전 인류가 갈망하는 목적이니, 모든 종교는 마땅히 동등과 평등을 근간으로 하는 다원주의를 열어가야 한다고 하였다. 다원주의에서는 정의구현이 기독교의 목표라 하니, 다원주의에서는 정의구현이 곧 기독교의 구원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다원주의 신학에서는 현세뿐이기 때문에 내세나 영생이 없다.
ⓐ 미국연합장로교(UPCUSA)의「1967년 신앙고백」과「간추린 신앙고백, 1983」이 정의구현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하였다. ⓑ 한국 기장의「신학고백, 1972」과 장신대 교수들이 1985년에 결의하여 공포했던 「신학성명서」도 정의구현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하였다. ⓒ NAE, WCC의 구원관도 역시 여기에 속하며, ⓓ 1960년대 이후, 모든 20세기의 복음주의(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추구해온 구원도 다 정의구현과 복지사회 건설이었다. 정통신학은 현세와 내세를 포함하지만, 진보신학은 현세뿐이다.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이 초자연과 내세를 부정하는 표현을 삼가고 현세만을 말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초자연과 내세를 부정하고 배격하는 저들의 정체성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결 론

『 이 마지막 장은 내가 BBC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소론이다. . .BBC는 “균형 잡힌 성경적인 기독교”(Balanced biblical Christianity)의 약자이다. 균형이란 오늘날에는 어느 영역에서나 희귀한 물건이다. 특히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고백하는 우리들 가운데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마귀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금이라도 잘 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독자들 일부는 나보다 마귀를 더 잘 알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마귀가 곧 광신자이고 모든 상식과 중용과 균형의 원수라는 것이다. 마귀가 좋아하는 소일거리 중 하나는, 우리 마음의 평정을 잃게 하고, 그리스도인들(특히 복음주의적 그리스도인들)의 균형을 깨는 것이다. 마귀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부인하도록 꾈 수 없다면, 그 대신에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왜곡하도록 할 것이다. 그 결과 한쪽으로 치우친 기독교가 널리 퍼져 있는데, 그로 인해 우리는 진리의 한 쪽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반면, 다른 측면을 잘 강조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에게 두 개의 귀를 주사 이중적 귀기우림을 할 수 있도록 하시며, 모든 문제의 양 측면에 주의를 기우리도록 하시고, 두 개의 눈을 주사 사시안(사팔눈)으로 보지 않고 똑바로 보게 하시며, 두 개의 손을 주사 모든 성경적 모순의 양 극단을 잡도록 하시고, 두 개의 발을 주사 생을 사는 동안 견고하게 걸으며, 절뚝거리지 않도록 하신 것으로 인해 감사하자. 』

분석과 비평

이 인용구절은 바로 이 글이 들어있는 책명(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과 일치한 내용이다. 책 제목을 해설한 표지해설이 말하기를,
「 우리가 힘써야 할 목표는 보수적이고 동시에 현대적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확고히 붙잡아야 하니 보수적이어야 하고,
시대를 따라 살아야 하니 현대적(現代的)이어야 한다. 」
「 Our challenge is to be both conservative and radical at the same time,
conservative in guarding God‘s revelation and radical in our application of it. 」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성서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중에서 어느 한 쪽만을 붙잡아, 그리스도를 왜곡하거나 기독교를 한 쪽으로 치우치게 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두 개의 귀와,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손과, 두 개의 발을 주셨으니, 상식과 중용과 균형을 잡으라고 하였다.
Stott는 성서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양극의 균형을 방해하여 깨는 자가 있어 우리 마음에서 평정을 빼앗아가고 그리스도인들의 균형을 깨어 기독교를 한 쪽으로 치우치게 한다고 하여 이 방해자 곧 절대와 유일성을 고집하는 정통신학을 광신자라 하였고, 이 정통신학이 상식과 중용과 균형/을 깬다하여 기독교의 원수라고 하였고, 이 원수가 자기가 알고 있는 마귀라고 하였다.
Stott가 양편의 중용을 말했으나, 두 용어가 너무나 포괄적이라 먼저 보수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내용을 규정해야 하겠다. 보수적인 것은 Stott가 암, 광신자, 원수, 마귀라고 성토한 절대주의를 가리키니 내세와 기적을 특징으로 하는 정통신학이지만, 현대적인 것은 내세와 기적을 부정하는 신학이다. 그러므로 Stott가 말한 보수적인 것은 기적과 내세를 믿지만 현대적인 것은 기적과 내세를 믿지 않는다.
Stott가 말한 균형주의는 내세를 부정하는 신학을 말하고, 절대주의는 내세를 확신하는 신학을 말한다. Stott가 균정주의를 수용하자고 하면서 절대주의를 저주하였으나, 균형주의와 절대주의는 성서의 주장(단2:31-33)에 의하면 마치 “철, 흙”과 같아서 이 둘은 근본적으로 조화가 불가능하다. 즉 철은 흙을 수용할 수 없고 흙은 철을 수용할 수 없으니 양편이 다 동일하게 조화를 불가능하게 한다. 철이 철이기를 포기할 수 없듯이, 흙도 흙이기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러므로 Stott가 조화를 불가능하게 하는 책임이 정통신학에만 있고 진보신학에는 없는 것처럼 말하여 정통신학을 저주한 것은 비윤리적인 억지 해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균형주의와 절대주의는 양편 다 서로 조화가 불가능하여 상대를 저주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Stott가 절대주의를 고집하는 정통신학을 광신자, 기독교의 원수, 마귀라고 저주하였듯이 정통신학 역시 다른 복음을 전하는 균형주의를 저주하였다(갈1:8,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 .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스위스 로잔에 모였던 “세계복음화국제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 1974)가 성명서로 채택했던 노잔언약(Lausanne Covenant)을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하여 정통신학을 원수로 규정한 John Stott가 작성하였는데,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노잔언약에는, 그 어디에도 지옥형벌과 내세천국과 그리스도의 공중 재림과 최후의 불 심판이 없지만, 그리스도의 신성을 입증하는 복음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과 부활한 육체의 승천과 재림, 최후의 불 심판)을 부정하는 언급도 없다. 그 대신 지상에서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여 성취하는 사회개혁과 정의구현을 가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하였다.

다음 문장은 John Stott의 성서관이다. Stott가 15개 항목으로 구성한 노잔언약 중에서 2항, “성서의 권위와 능력”(The Authority And Power Of The Bible)에서 말한 성서관은 정통신학의 성서관과 그 표현과 문장이 동일하여 누가 보아도 정통신학으로 착각할 것이다. 다음을 보자.

『 우리는 신구약성서 그 전체가 하나님에 의하여 영감 되었고, 사실과 일치하고, 권위가 있으며, 오직 하나님이 기록한 유일한 말씀으로서 착오가 없으며 신앙과 행위에 정확무오한 법칙임을 주장한다. We affirm the divine inspiration, truthfulness and authority of both the Old and New Testament Scriptures in their entirety as the only written word of God, without error in all that it affirms, and the only infallible rule of faith and practise. 』

누가 읽어도 이 성서관 해설이 정통신학의 성서관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Stott는 부활의 적절성에서 육체부활을 부정하므로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하여 다원주의를 주장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신성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기독교의 유일성과 절대주의를 암 덩이, 광신자, 원수, 마귀라고까지 저주하였으니, 정통신학의 성서관이 결코 John Stott의 성서관일 수는 없다.
그러므로 Stott가 쓰기는 정통신학의 성서관처럼 썼지만 그 내용은 진보신학이니 진보신학의 성서관으로 읽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Stott의 성서관을 문자대로 읽어서 정통신학으로 볼 것이다. Stott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을 부정하였으니,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을 기록한 성서를 고대소설(geschichte, 설화)로 읽지만,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침묵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Stott가 쓴 성서관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정통신학에서 보면 Stott의 성서관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Stott는 문제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Stott 목사는 정통신학이 현대사회에 살면서도 미개한 고대사회의 창조 신화(myth)를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믿는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정통신학을 광신자, 암 덩이, 원수, 마귀라고 저주한 것이므로, 하등의 양심적인 가책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문학 작품인 소설에서는 문장의 형식이나, 표현이나, 용어 등이 어떤 것이든 그 내용은 서정적인(sage) 옛 이야기(geschichte)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에 정통신학의 문장을 그대로 써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이고 진보주의 신학이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에서는 정통신학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나 용어들도 다 서정적인 설화(geschichte)로 읽는다. 설화는 전설과 신화를 엮어 쓴 고대소설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내막을 알지 못하여 서정적인 문장을 신문 기사나 역사서로 읽는 보수주의 쪽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제7장, 가톨릭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
제1장, 정진석 추기경의 신학
한국 중앙일보 2009년 1월 1일자 일간신문에, 정진석 추기경이 새해 메시지를 전한 것이 있다.정 추기경은 중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가 1950년 6.25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양가는 4대째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다, 39세 되던 1970년에 국내 최연소 주교가 되었고, 47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2006년에는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추기경이 되신 분이다.
정 추기경이 신년 메시지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오병이어” 일화는 기적이 아니고 사랑의 교훈이라고 하였다. “오병이어”의 일화는 모인 군중이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은 것이고, 성경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두 마리 세 마리로 불어났다는 기록이 없으며,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보이신 진정한 기적은, 사람들이 사랑으로 나누어 먹은 공동체의식을 살려낸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정 추기경과 기자가 나눈 대화내용이다.

(1) ‘오병이어’일화는 기적 아닌 사랑이다

『 정 추기경은,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 일화를 꺼냈다. 갈릴리 호숫가 언덕에서 예수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여자와 아이들은 제외한 수치)의 군중을 배불리 먹였다는 이적(異蹟) 일화다. 정 추기경은 그 사건을 ‘기적’으로 풀지 않았다. 대신 ‘예수의 마음’과 ‘예수의 사랑’으로 풀었다.
“성경을 보세요. 어린이와 여자를 빼고도 5,000명이 모였죠. 그럼 적어도 7,000-8,000은 된다는 겁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들을 50명씩 혹은 100명씩 무리 지어 앉게 하셨어요. 서로 낯선 이들이었죠.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죠. 물론 그 중 일부는 같은 마을 사람도 있었겠죠.
당시 예수는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올린 뒤, 제자들에게 빵을 떼어 모인 이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러고도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고 성경에는 기록이 돼 있다. . .
그럼 “오병이어” 일화에서 예수가 보인 기적은 무엇입니까? “성경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두 마리, 세 마리로 불어났다는 기록은 없어요.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얘기도 없어요. 그럼 예수님이 보이신 진정한 기적은 뭘까요. 다름 아닌 꼭꼭 닫혔던 사람들의 마음을 여신 거죠. 사람들이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과 도시락을 나누게 하신 거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죠.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마음이 필요한 겁니다.” . . . 』

정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5 개의 떡덩이와 2 마리의 물고기로 5,000명을 먹였다는 일화(이야기)는, 물고기 한 마리가 두 마리 세 마리로 불어난 것이나, 하늘에서 떨어진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사람들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웃과 도시락을 나누어 먹은 것이, 예수님이 보이신 진정한 기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병이어 기적에 대한 정 추기경의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 정 추기경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부정하고, 오병이어의 일화를 사랑의 메시지로 전환한 것은, 기독교를 전혀 다른 기독교로 전환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부정하면, 전통적인 기독교는 없어진다. 즉 예수님의 성령수태와, 동정녀탄생과, 육체부활과, 공중 재림과, 최후의 불 심판과, 신자들의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 등이 들어있는 사도신경은 더 이상 문자대로는 고백할 수가 없다. 실제로 사도신경을 예배순서에서 폐기하는 운동이 요즈음 열린 예배라는 명분으로 서서히 일고 있다. 정통신학을 따르는 교회들까지도 이러한 내막을 모른 채, 열린 예배라는 명분에 속아 사도신경을 예배에서 폐기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의 신성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은, 예수의 인성만을 믿는 정 추기경의 메시지를 환영할 것이다. 이제는 진화론자들도 정 추기경이 전파하는 가톨릭의 교인이 되어질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정 추기경이 오병이어의 기적부정에 머물지 않고, 진화론과 Big Bang 설을 정설로 주장하였으니, 정 추기경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인성만을 믿는 것이 분명해졌다.

(2) 빅뱅설을 정설로 주장하였다.

정 추기경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부정하였는데, 계속 빅뱅설(Big Bang)을 주장하여,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부정하였다.

(1) 『 2009년은 진화론의 해다.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 진화론의 고전인 “종의 기원”을 출간한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한때 발명가의 꿈을 꿨던 공학도(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답게 정 추기경은 “우리 인간이 아는 것은, 우주 전체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인간의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은, 결국 신의 섭리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진화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답했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대치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진화론은 시간을 전제로 한 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등생물이 나왔다는 게 요지입니다. 그럼 시간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를 알아야죠. 시간은 빅뱅(Big Bang) 때 생겼습니다. 빅뱅으로 인해 이 우주가 생겼고, 그로 인해 시간과 공간도 생긴 거죠. 그래서 매 순간 변화가 일어나는 겁니다.” 』

분석과 비평

창조론과 진화론은 동일개념이라고 하였다. 빅뱅(Big Bang)에서 우주와 시간이 시작되었으며, 시간과 함께 매 순간마다 변화가 있어왔으니, 이 변화가 진화이고, 창조라고 하였다. 결국 빅뱅에서 지구가 생겨났고, 지구에서 매 순간마다 일어나는 변화 즉 진화에 의해, 오늘의 생명체가 생겨났다는 것이니, 인간이 진화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것이고, 인간이 태어나는 것이 창조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진화가 곧 창조라고 하였다.
정 추기경은, 우주의 출현과, 시간의 시작을 하나님의 창조로 보지 않고, 빅뱅으로 보았으며, 모든 생명체의 발생을 진화로 보았고, 빅뱅과 진화는 우연한 사건이니, 정진석 추기경은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하나님의 인간창조를 믿지 않는다.

(2) 『 “그런데 하느님은 어떤 분일까요? 하느님도 시간의 영향을 받는 분일까요? 아닙니다. 하느님은 시간을 초월하신 분입니다. 왜냐고요? 하느님은 빅뱅 이전부터 존재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가 생기기 전부터 계신 분이지요. 그러니 시작이 없고, 변화가 없고, 끝이 없는 거죠. 그래서 성경에는 ‘나는 있는 나다’ (탈출기 3장14절,‘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라는 모세의 물음에 대한 하느님의 답변) 라고 기록돼 있는 겁니다. 그게 영원한 법이죠.”
영원한 법이 뭔가요? “사람 몸의 세포는 7년마다 다 물갈이를 하죠. 저는 70대니까 육체가 10번 바뀐 거죠. 나는 나죠. 결국 나의 육신이 ‘나’가 아니라는 거죠. 나의 영혼이 ‘너’라는 겁니다. 그럼 오늘 태어난 아기의 영혼은 언제 만들어진 겁니까? 바로 지금 만들어진 거죠. 그러니 진화가 아니라 창조가 되는 겁니다. 하느님에겐 1억 년 전도‘지금’이고, 1억 년 후도‘지금’이죠. 시간을 초월하신 분이니까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오직‘현재’만 있을 뿐이지요.”
정추기경은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하신 법을 “영원법”이라고 불렀다. “그런 영원한 법을 사람이 다 알 수는 없어요. 다만 그 법의 한 부분을 사람의 이성으로 알아낸 것이 바로 ‘자연법’이죠. 그래서 자연법은 영원법의 일부에 불과한 겁니다. 진화론은 자연법에 속한 거죠.” 』

분석과 비판

정 추기경은 하느님은 어떤 분인가 묻고 답하였다. 시작이 없고 변화가 없고 끝이 없는 영원법이 하느님이라고 하였다. 시작도 끝도 없고 끝도 없이 영원히 현재만 있는 영원법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무엇인가? 인간에게서 현재만 있는 영원법을 찾으면, 인간이 현재에서 태어나고, 현재에서 살다가, 현재에서 죽으니, 인간이 현재에서 영원히 반복하는 법이 영원법이고, 이 여원법이 곧 하느님이다. 또한 우주에서 영원법을 찾으면, 해가 뜨고 짐이 현재에서 영원히 반복하니, 이것이 현재만 있는 영원법이고, 하느님이다.
정 추기경은 빅뱅설과 진화설을 정설로 받아드려, 하느님에게서 우주와 시간을 시작하신 창시자(originator)의 개념을 배제하여 폐기하였으니, 정 추기경의 신학에서는 하느님은 더 이상 만물의 창시자(創始者)가 아니다. 또한 영원한 법의 한 부분을 인간이 이성으로 알아낸 것이 자연법이라 하였으니, 이 자연법은 현대과학이 실험과 분석으로 실증한 법칙들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초자연법(기적들)을 믿어왔는데, 정 추기경은 이 초자연법(기적들)을 기독교에서 폐기하였다,

(3) 『 정 추기경은 사람의 길은 양심이라고 했다. 우리는 ‘양심’ 안에서 자유롭다고 했다. “동물의 자유는 본능이죠. 동물에게 본능을 이길 자유는 없습니다. 그럼 인간의 본능은 뭘까요? 다름 아닌 ‘양심’입니다. 양심을 거스르면 마음이 괴롭고, 병이 생기죠. 인간에게 양심을 거스를 자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악풀’은 양심을 거스르는 일이죠. 말로 살인을 하는 저죠. 우리에겐 그럴 수 있는 자유가 없습니다.” 정 추기경이 또 주장하기를, “철로에 길이 있고, 지구에 길이 있고, 태양과 천체에도 길이 있듯이, 사람의 길은 양심이고, 짐승에게 본능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양심이 본능이며, 인간은 본능인 양심을 거스를 자유가 없다.”고 하였다. 』

분석과 비판

정 추기경은 인간에 대하여 정의를 내렸다. 인간의 정의는 정통신학과 진보신학 두 가지가 있다. 정통신학은 인간의 정의를 성서에서 찾는다. 인간이 하나님을 떠난 후로는 타락하여 욕심의 지배를 받으며, 죄가 다스린다. 제1,2차 세계대전이 이러한 인간의 실체를 드러냈다. 선행을 해보겠다고 궐기했던 러시아와 중공의 공산주의 혁명에서도 자기 동족을 수 천 만 명씩 죽였다. 히틀러의 만행도 타락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인간의 욕심은 강력한 반항에 부딪혔을 때에는, 일시적으로 제동되지만, 반항이 끝나면 제동이 풀리고 반드시 욕심이 재발하여 죄가 인간을 다스려왔다.
그러나 정 추기경은 진보신학의 인간관을 주장하였다. 진보신학의 전제는 인간을 흙으로 비져 창조하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은 하나님의 심판도 구원도 믿지 않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형벌하든지 구원하든지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을 믿는 정 추기경은 인간에 있는 양심 즉 본능을 인간을 구원자로 꼽았다.
짐승에게는 본능이 있어, 본능을 어기지 못하듯이, 인간에게는 양심이 본능이라, 인간은 양심을 어길 자유가 없다고 하였다. 철로에 길이 있고, 지구에 길이 있고, 태양과 천체에도 길이 있어 어기지 못하고 제 길을 가듯이, 인간에게는 양심이 본능이라, 인간은 양심을 어길 자유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이 양심을 따라 사는 것이 구원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양심론이다.
이러한 정 추기경의 주장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진보신학이 빅뱅설과 진화설을 정설로 받고, 우주와 만물을 창시하신 하나님을 불신하고 보니, 믿을 것은 인간에게 있다는 양심뿐이다. 18세기까지는 봉건주의가 인간을 짐승처럼 부렸고, 19세기와 20세기에서는 강대국과 제국주의가 약소민족의 생산물을 독점하여,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것이며, 현재는 핵무기와 미사실로 지쳐서 숨을 고루는 중인데, 21세기는 양심론이 주도하여 세계에 정의와 평화가 정착할 것이라고 하나, 우리의 현실과 성서의 교훈으로 보면 양심론은 인간을 구할 수가 없다. 지금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자신을 지키려는 근본주의적인 주장 때문에 발생하는 긴장과 냉전이 식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 사이에 식지 않는 긴장의 연속이다.
물론 현대의 모든 진보신학은 다 정 추기경이 말한 양심론의 범주 안에서 맴돌고 있다. 칼 바르트를 위시하여, 하나님을 저버린 20세기의 모든 복음주의 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다 인간의 양심론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왔다. 그런데 21세기의 신학도, 모든 종교가 다원주의로 연합하여, 인간의 양심회복과, 실존회복과, 본성회복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성서의 하나님을 믿거나, 인간의 양심론을 믿거나”는, 인간에게 최후로 남겨진 선택의 문제이고, 믿음의 문제이다.

(3) 정진석 추기경의 신학

정진석 추기경이 믿는 신학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⑴ 우주와 시간이 빅뱅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창조가 따로 없고, 진화가 곧 창조다.
⑵ 시작과 끝이 없고, 과거와 미래가 없고, 현재만 있는 영원법이 곧 하느님이다.
③ 시작과 끝이 없고 과거와 미래가 없고, 현재만 있는 하느님은, 창시자고 심판자도 아니다.
④ 인간의 이성이 알아낸 영원법의 일부가 자연법이고, 인간이 아는 것은 이 자연법뿐이다.
⑤ 자연법이 아닌 초자연법(기적들)은 실재하지 않는 미스터리(mystery) 즉 신비일 뿐이다.
⑥ 철로와 지구에 길이 있고, 태양과 천체에도 길이 있듯이, 사람의 길은 하나님이나 그 율법이 아니라 인간에게 있는 양심이다.

정 추기경이 말한 진보신학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여(1859), 하느님을 만물창조에서 밀어내고, 진화론을 주장한 데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 가톨릭의 정 추기경이 빅뱅설과 진화설을 주장하여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신학에서 배제하였으니, 하느님이 출현하여 활동한 성서의 기적들은 신화이고, 신화의 하느님은 허구개념인 관념(idea)의 하느님이고, 그리스도는 요셉의 혈통을 받은 인간이며, 인간은 죽음으로 끝나는 물질뿐이다. 하느님의 물질창조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내세와 영생을 부정하면 다원주의 신학이 성립된다.

제2장, 제2바티칸 공의회
제2바티칸 공의회는, 법황 요한 23세가 바티칸에 소집하여(1962-1965), 1년에 2개월씩 4회에 8개월 동안 회집하였으며, 매회 평균 2,300명의 주교가 참가하였다. 회의 중 요한 23세가 별세하여 바울 6세가 계승하였다. 제2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이 현재의 가톨릭의 신학이다.

(1) 제2바티칸 공의회의 결산서

다음은 “제2바티칸 공의회의 결산서”에서, 필자가 발췌한 글이다.
「 종교자유. 비가톨릭 진영에 대해서 이 선언서야 말로 이번 공의회에서 거둔 가장 중요한 열매로 볼 수 있다. 공의회에서 소수의 끈덕진 논쟁이 있었지만, 결국 절대 다수로 통과를 보았다. 그 중에 어떤 항목은 보수주의자들을 무마한 끝에 겨우 채용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 문서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비가톨릭 진영에서 기대한 것은, 가톨릭이든 가톨릭이 아니든 간에 모든 사람에게 예배와, 집회와, 증언의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진술이었다.
비기독교 종교에 대한 교회의 관계. 이 항목의 문서에서는, 힌두교, 불교, 이스람교, 유대교를 취급하고 있다. 이 문서는 타종교의 문서에 대하여 매우 개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교회의 선교활동. 이 문서는 에큐메니칼의 중요한 결과에서만 비로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장하는 점은, 교회에로의 회심을 강요하지 말자는 점이다. 그리고 선교 영역에 있어서 ‘갈라진 형제’ (프로테스탄트뿐만 아니라, 모든 비가톨릭)와 로마 가톨릭의 보다 밀접한 협력을 촉구한 것이다. 」

(2) 제2바티칸 공의회에 대한 좌담회

다음은 제2바티칸공회의 선언문을 놓고, 가톨릭 박양운 신부(서울대학교 종교학과장)가 전해준 교리들이다.

「 홍현설, 이번 바티칸 공의회에서 타종교에 대해서 교황 바울 6세가 1964년 5월 18일에, 비기독교 종교문제를 연구하는 사무국을 하나 신설했다고 하더군요.
박양운, 사무국 하나 생기고, 거기서 연구하고, 비기독교에 대한 선언문이 또 나왔습니다. 신앙양심의 자유도 선언했지요. 그러니까 가톨릭이 아니더라도, 자기들이 옳다고 믿는 일에, 어떤 정신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공의회에서의 정신은 보다 많은 선을 위해서는 구태여 眞敎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일부 남미나 서반아의 경우 이것은 그들의 과잉충성입니다. 앞으로 시정되리라 봅니다만, 그리고 비기독교 종교의 특징은 살려줌으로서 앞으로 토착화라 할까요, 좌우간 타종교의 진리를 적극 보호할 것이라는 매우 우호적인 것입니다. 」

(3) 결산서와 좌담회의 결론

이상의 두 글을 취합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다원주의 신학이 되어진다.
① 가톨릭은 더 이상 가톨릭만이 진교(眞敎)라고 고집하지 않는다.
② 가톨릭이든 다른 종교이든 모든 사람에게 신앙의 자유를 선언한다.
③ 가톨릭은 더 이상 선교지에서 타 종교인들에게 회심을 강요하지 않는다. ④ 가톨릭은 타종교의 진리를 보호하여, 보다 많은 선을 이루어 갈 것이다.

제3장, 제2바티칸 공의회 선언문 비평

필자는, 가톨릭이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음을 제2바티칸 공의회 선언문에서 확인하고, 이 글을 준비하였다. John R. W. Stott는 같은 선언문에 근거하여, 가톨릭이 포괄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해설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성행했던 포괄주의와, 1990년대 이후로 보편화된 다원주의는 형식만 다를 뿐 동일한 연합운동이다. 1960년대에는 포괄주의를 방법으로 하는 종교통합 운동이 성행하였으나 성공할 수 없음이 들어나자, 1990년대 이후로는 다원주의를 방법으로 하는 종교연합 운동으로 전환하였고, 21세기에는 이 다원주의가 모든 종교에 확산중이고, 문화와 경제와 정치에도 이 다원주의가 적용되고 있다. 다음 인용문은 제2바티칸 공의회를 끝내면서 그 결산으로 법황 Paul 6세가 1965년 12월 7일에 선포한 선언문에서 발췌한 글이다. 법황이 선포한 글은 종교 다원주의를 담고 있다.

「 As an innocent lamb He merited for us life by the free shedding of His own blood. In Him God reconciled us[25] to Himself and among ourselves; from bondage to the devil and sin He delivered us, so that each one of us can say with the Apostle: The Son of God "loved me and gave Himself up for me" (Gal. 2:20). By suffering for us He not only provided us with an example for our imitation,[26] He blazed a trail, and if we follow it, life and death are made holy and take on a new meaning. The Christian man, conformed to the likeness of that Son Who is the firstborn of many brothers,[27] received "the first-fruits of the Spirit" (Rom. 8:23) by which he becomes capable of discharging the new law of love.[28]
Through this Spirit, who is "the pledge of our inheritance" (Eph. 1:14), the whole man is renewed from within, even to the achievement of "the redemption of the body" (Rom. 8:23): "If the Spirit of him who raised Jesus from the death dwells in you, then he who raised Jesus Christ from the dead will also bring to life your mortal bodies because of his Spirit who dwells in you" (Rom. 8:11).[29] Pressing upon the Christian to be sure, are the need and the duty to battle against evil through manifold tribulations and even to suffer death. But, linked with the paschal mystery and patterned on the dying Christ, he will hasten forward to resurrection in the strength which comes from hope.[30]
All this holds true not only for Christians, but for all men of good will in whose hearts grace works in an unseen way.[31] For, since Christ died for all men,[32] and since the ultimate vocation of man is in fact one, and divine, we ought to believe that the Holy Spirit in a manner known only to God offers to every man the possibility of being associated with this paschal mystery. Such is the mystery of man, and it is a great one, as seen by believers in the light of Christian revelation. Through Christ and in Christ, the riddles of sorrow and death grow meaningful. Apart from His Gospel, they overwhelm us. Christ has risen, destroying death by His death; He has lavished life upon us[33] so that, as sons in the Son, we can cry out in the Spirit: Abba, Father![34] 」

번 역 한종희

『 예수는 흠 없는 어린 양이 되어 자신의 피를 흘려 우리에게 값없이 생명을 주셨다. 하나님은 그 안에서 우리들이 당신과 또한 이웃과 화목하게 하셨고, 마귀와 죄의 속박에서 우리를 건져, 우리 모두가 사도와 더불어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사랑하시어, 나에게 자신을 주셨도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갈2:20). 그가 우리를 위하여 고난 받아, 우리가 본받게 하셨고, 발자국을 남겨 주셨으니, 우리가 그의 발자국을 따른다면, 우리의 삶과 죽음이 거룩하여 질 것이고, 또한 새로운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형제들 중에서 맏아들이신 아들의 형상을 입었으며, 사랑의 새 율법을 지키게 하는 “성령의 처음 익을 열매”를 입었다(엡1:14).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신 성령을 통하여, 몸의 구속을 성취하기까지(롬8:23), 우리의 전 인격이 속에서부터 새로워진다. “예수를 죽은 자 가운에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에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8:11).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갖도록 강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마땅히 악을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활절의 신비에 연결되어 있고, 죽어간 그리스도를 본받기 때문에, 소망이 주는 힘으로 부활을 향하여 능히 서둘러 나아갈 것이다.
이 모든 것(그리스도의 구원)이 그리스도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은 모르게 은혜가 마음에 역사하여, 마음이 착해진 모든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있다.[31]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고,[32] 또한 인간의 궁극적인 부르심이 하나이고, 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각 사람이 이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와 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성령께서 주실 수 있다고 우리는 믿어야 한다.
이와 같은 것은 인간의 신비이고, 기독교 계시의 빛을 믿는 자들에게 보이는 것과 같이, 위대한 것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과 죽음은 그 숨은 뜻이 들어난다. 즉 그리스도의 복음 없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우리를 몹시 감격하게 한다. 그리스도가 그의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살아나셔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므로[33] 우리가 그와 함께 아들들로서 성령 안에서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가 있다.[34] 』

이 인용문은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부는 복음의 해설이고, 후반부는 복음적용의 해설이다. 필자는 전반부와 후반부를 분리하여, 분석하고 비평하였다.

(1) 복음의 해설

「 예수는 흠 없는 어린 양이 되어, 자신의 피를 값없이 흘려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 하나님은 그 안에서 우리들이 당신과 또한 이웃과 화목하게 하셨고, 마귀와 죄의 속박에서 우리를 건져, 우리 모두가 사도와 더불어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사랑하시어, 나에게 자신을 주셨도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갈2:20). 그가 우리를 위하여 고난 받아, 우리가 본받게 하셨고, 발자국을 남겨 주셨으니, 우리가 그의 발자국을 따른다면, 우리의 삶과 죽음이 거룩하여 질 것이고, 또한 새로운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형제들 중에서 맏아들이신 아들의 형상을 입었으며, 사랑의 새 율법을 지키게 하는 “성령의 처음 익을 열매”를 입었다(엡1:14).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신 성령을 통하여, 몸의 구속을 성취하여(롬8:23) 우리의 전 인격이 속에서부터 새로워져서, “예수를 죽은 자 가운에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에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8:11)고 하신 말씀을 이룰 것이라고 하였다. 」

해설과 비평

예수님이 피 흘려 이루신 구원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어 우리가 하나님과 이웃과 화목하게 하셨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의 발자취를 본받아서 거룩한 삶을 살게 하였다고 하였으나, 이 복음해설에는 그리스도의 신성(성령수태, 동정녀 탄생, 육체부활)에 관한 고백이 없다. 우리가 사후에 입을 육체부활이 없고, 내세천국이 없다. 다음의 복음적용의 해설에서도 역시 현세에서 누릴 윤리구원에 대한 고백뿐이고, 십자가 대속(redemption)과 육체부활과 사후천국이 없다.

(2) 복음적용의 해설

복음적용의 해설을 ① ② ③ 으로 분류하여, 분석하고 비평하였다.

「 ①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갖도록 강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당연히 악을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에 연결되어 있고, 죽어간 그리스도를 본받기 때문에, 소망이 주는 힘으로 부활을 향하여 능히 서둘러 나아갈 것이다.
② 이 모든 것(그리스도의 구원)이 그리스도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은 모르게 은혜가 마음에 역사하여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고, 또한 인간의 궁극적인 부르심이 하나이고, 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령께서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각 사람을 이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와 연결하게 하여 주실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③ 이와 같은 것은 과연 인간의 신비(mystery of man)이고, 기독교 계시의 빛을 믿는 자들에게 보이는 것과 같이 과연 위대한 것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과 죽음은 그 숨은 뜻이 들어난다. 그리스도의 복음 없이도, 고난과 죽음은 우리를 몹시 감격하게 한다. 그리스도가 그의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살아나셨으니, 그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므로, 우리가 그와 함께 아들들로서 성령 안에서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가 있다. 」

① 복음적용

『 ①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갖도록 강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당연히 악을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활절의 신비에 연결되어 있고, ⓑ 죽어간 그리스도를 본받기 때문에, ⓒ 소망이 주는 힘으로 부활을 향하여 능히 나아갈 것이다. 』

이 문장은, 상징적이고 함축적이라, 난해 절이지만 이 문장에는 진보신학의 핵심요소가 녹아있기 때문에, 이 난해 절을 이해 못하면, 가톨릭 신학이 지향하는 진보신학의 정체를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먼저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의 차이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정통신학은, 성서의 기적들(miracles)을 역사적인 실화(nonfiction)로 믿기 때문에,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물질창조, 성령수태, 육체부활 등)을 역사적 사실로 확신하여 복음과 신학을 구성하고 신앙을 고백한다. 그러나 진보신학은,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을 실화(nonfiction)로 믿지 않고, 신비(mystery)나 소설(fiction)로 보기 때문에, James I. Packer는 도성인신(incarnation)을 신비(mystery)와 소설(fiction)로 표현하였고, 신비와 소설에서 속뜻을 해석하여 복음과 신학을 구성하였다.
현재의 가톨릭은 진보신학이라, 육체부활을 실화(nonfiction)로 보지 않기 때문에,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라고 표현한 것이다. “신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니, 이해할 수 없는 “신비”는 소설(fiction)에 불과하며, 소설에서 속뜻을 풀어내 복음과 신학을 구성한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사도들이 부활하신 주님과 같이 걷고 먹고 이야기하였고, 500여 형제들이 승천장면을 목격하였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순교하면서 전파하였고,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함께 신자들의 육체부활을 사도신경에 담아 오늘까지 고백하여 왔지만, 가톨릭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불신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라고 표현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육체부활은 배제하고, 신비(mystery)의 속뜻을 해석하여 신학에 적용하였다. 그러므로 제2바티칸 공의회 선언문에는 그 어디에도 시신부활이나, 육체부활에 대한 선포가 없고, 내세의 선포도 없다.
제2바티칸공의회 선언문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활절의 신비”(the paschal mystery)로 표현함으로서, 다음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였다.
첫째,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에서 기적은 삭제하였고,
둘째,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에서 기적을 삭제한 가톨릭 신학의 정체성을 보이지 않게 가렸고,
셋째,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부활로 복음과 시학을 구성하였다.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부활은
여러 가지 시험으로 죽음에 이를지라도 악을 대항하게 하는 힘이라고 하였다.

『 ①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갖도록 강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당연히 악을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활절의 신비에 연결되어 있고, ⓑ 죽어간 그리스도를 본받기 때문에, ⓒ 소망이 주는 힘으로 부활을 향하여 능히 나아갈 것이다. 』

그리스도인이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여 죽음에 이를지라도, 확신을 갖고 악을 대항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인 바, 그 세 가지는 진보신학을 내포하고 있다.

ⓐ 그리스도인은 “부활절의 신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악을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먼저 가톨릭 신학의 부활관을 찾아내야 한다. 정진석 추기경의 신학에서 보았듯이, 현재의 가톨릭 신학은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활절의 신비”라고 하여, 부활에서 기적을 삭제하였다. 그러면 가톨릭 신학이 “부활절의 신비”에 함축시킨 속뜻이 무엇인가? 부활절 새벽에, 제자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과 삶이 다시 살아난 것을 그리스도의 부활이라고 한다. 이것이 현재의 가톨릭 신학과, 모든 진보신학이 취하는 부활관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부활절의 신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부활절 새벽에,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능히 악을 대항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이다.

ⓑ 그리스도인은 “죽어간 그리스도를 본받는다.”고 하였다. 이 말 뜻은 “그리스도가 정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은 것을 본받는다.”는 뜻이니, 그리스도인은 아무리 시험을 당하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그리스도를 본받기 때문에 능히 악을 대항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 그리스도인에게는 소망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악을 대항할 것이라고 하였다. 어떤 소망인가? 그리스도의 교훈과 삶을 전파하면 “지상에 반드시 화해와 평화가 올 것이라”는 소망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악을 대항하고, 정의구현에 온갖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② 복음적용

「 ② 이 모든 것(그리스도의 구원)이 그리스도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은 모르게(in an unseen way) 은혜가 마음에 역사하여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고, 또한 궁극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이 하나이고, 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in a manner known only to God), 각 사람이 이 부활절의 신비와 연합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성령께서 주실 수 있다고 우리는 믿어야 한다. 」

다음은 필자의 분석이다

인용문에서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의 구원을 말한다. 즉 “그리스도의 구원이 누구에게 효력이 있느냐”가 인용문의 주제이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그리스도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안이라, 당사자들도 모르게 은혜가 마음에 역사하여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하였다. 구원에 포함시킨 그리스도인과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 중에서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은 분명히 예수를 믿지 않는 불신자들이거나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다. 인용문에서 당사자들이 모르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부활절의 신비에 연합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그리스도인이 아니면서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러면 다른 종교를 힘입어 마음이 착해진 사람들에게 구원이 어떻게 임하는가? 인용문은 여기에 대하여 3 가지를 말했다.
첫째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둘째 궁극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이 하나이고, 완전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셋째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부활절의 신비에 누구나 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첫째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다는 말에서, “모든 사람”은 누구를 지목한 것인가?
가톨릭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이므로,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인, 불교, 힌두교, 무슬림 등이 다 포함된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었다는 죽음에는, 다른 종교에는 없는 대속(atonement)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떤 죽음인가? 죄악을 대항하고, 정의를 구현한 고귀한 죽음이다. 이것이 다원주의 기독교가 추구하는 죽음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죽음이 성취한 것은, 정의구현이고, 고귀한 성품(실존, existence)의 재현이다.
둘째, 궁극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이 하나이고, 완전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궁극적인 부르심이 하나이다.”는 다원주의가 주장하는 하나의 구원을 말한다. 기독교든, 불교든, 힌두교든, 무슬림이든 연합하여,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구원에 이른다는 말이다. 이 하나의 구원이 궁극적인 구원일 뿐만 아니라, 완전한 구원이라고 하였다.
셋째,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누구나 “부활절의 신비”와 연합할 수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부활절의 신비”에서 신비(mystery)가 문제다. 제2바티칸공의회 선언문(Gudium et Spes 22, "25-34")이 “부활절의 신비”에 함축시킨 뜻은, “그리스도의 행적과 교훈이, 부활절 새벽에 제자들의 마음에 다시 살아난 것”을 말한다. 이것이 오늘의 진보신학과 가톨릭 신학이 추구하는 부활관이고,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추구해온 부활관이다.
그러므로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누구나 부활절의 신비와 연합할 수 있다”는 말에서, ① “하나님만 아시는 방법”은, 부활절 새벽에 그리스도의 교훈과 행적이 제자들 마음에 다시 살아나, 악행에서 정의로운 생활로 성화되어가는 윤리적인 삶을 부활로 본 것을 말하고, ②“누구나 부활절의 신비와 연합할 수 있다."는 것은, 부활절 새벽에 제자들의 마음에 되살아났던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에는, 다원주의에 동참하는 종교인들이면, 누구나 다 동참할 수 있다는 뜻이다.

③ 복음적용

「 ③ 이와 같은 것은 인간의 신비이고, 기독교 계시의 빛을 믿는 자들에게 보이는 것과 같이, 위대한 것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과 죽음은 그 숨은 뜻이 들어난다. 즉 그리스도의 복음 없이, 고난과 죽음이 우리를 몹시 감격하게 한다. 그리스도가 그의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살아나셨으니, 그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므로, 우리가 그와 함께 아들들로서 성령 안에서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가 있다. 」

ⓐ 「이와 같은 것은 인간의 신비이고, 기독교 계시의 빛을 믿는 자들에게 보이는 것과 같이, 위대한 것이라」고 하였다. 무엇이 그렇게도 신비롭고, 위대하다는 것인가? 기독교의 구원이 그리스도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착해진 다른 종교인들(힌두교, 불교, 무슬림 등)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했으니, 신비스럽고 위대하다는 것이다.
ⓑ 「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과 죽음은 그 숨은 뜻이 들어난다.
즉 그리스도의 복음 없이, 고난과 죽음이 우리를 몹시 감격하게 한다. 」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들어나는 고난과 죽음의 속뜻이 복음 없이도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고 했는데, 복음 없이도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는 이 고난과 죽음은 어떤 것인가? 우선 복음 없이도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는 고난과 죽음은 정통신학과는 전혀 반대되는 개념이다. 정통신학은, 복음(십자가 대속, 육체부활)을 믿고 구원받아야, 천국 영생에 들어갈 구원의 감격을 않고, 고난과 죽음을 당할지라도 하나님께 순종할 것을 가르쳐왔고, 교회는 많은 순교자를 냈다. 그러나 제2바티칸선 언문은, 복음 없이도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고 하였으니, 이 고난과 죽음은 그리스도가 정의구현을 위해 악을 대항하다가 당했다고 보는 고난과 죽음이다.
가톨릭 신학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정의구현을 위해 악을 대항하다가 고난 받고 죽으면, 정의가 구현되어 평화가 정착한다는 것이니, D. Bonhoeffer가 복음(십자가 대속, 육체부활)은 불신하였으나, 정의를 위해다 죽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나치당을 항거하다가 사형 당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 「 그리스도가 그의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살아나셨으니, 그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므로, 우리가 그와 함께 아들들로서 성령 안에서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가 있다. 」
그리스도가 그의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살아나셨다고 하였다. 그리스도가 악을 대항하다가 죽음으로서, 정의를 파괴하는 죄악을 멸하시고, 인류역사에 우뚝 섰다는 뜻이다.
그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는 것도, 역시 그리스도께서 정의를 구현하여, 우리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람답게 살게 해 주셨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결국 가톨릭 신학에서는 하느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심은, 하느님이 그의 아들을 보내어 정의를 회복시켜, 우리가 사람답게 살게 하여 주셨기 때문이다. 분명해진 것은, 가톨릭의 구원관에는 육체부활이 없고, 내세와 영생이 없다.

가톨릭의 구원관 평가

가톨릭 신학은 일체의 기적(육체부활, 내세, 영벌, 영생)을 불신하기 때문에, 정통신학이 갖는 구원의 감격이 없다. 단지 정의구현을 위해 죽었다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정의를 위하여 고난 받고, 죽을 것을 가르친다. 이 가톨릭의 주장은, 가톨릭만의 주장이 아니고, 모든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의 주장이었고, WCC와 스위스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의 주장이었고, UN의 지지를 받아왔다. 20세기 후반세기는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하여, 전 인류가 정의구현에 매달렸고, 기독교도 이 정의구현에 합세하였다. 기독교가 펼친 정의구현 운동은 제2바키칸 공의회 선언문(1965)과, 화해의 신앙을 고백했던 미국장로교(PCUSA)의「1967년 신앙고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한국 기장의 신앙고백(1972)도 같다.
NAE를 이끌었던 목사들(Billy Graham, Harold J. Ockenga, Carl Henry, Edward J. Carnell)은 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십자가 대속을 불신하였고, 단지 정의구현을 위해 궐기한 사실이 본서에서 입증되었다. NAE의 리더들이 중심이 되어 스위스에 소집했던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 1974)를 세계복음화국제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라고 칭하는데, 그 로잔언약서(Lausanne Covenant)는 정의구현이 목적이고, 기적은 배제하였다. WCC도 마찬가지다. WCC 회원들 중에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는 목사들과 장로들이 상당히 있지만, WCC의 방향이 에큐메니칼인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WCC의 중심권에 있는 성공회, 연합감리교, 미국장로교(PCUSA)가 전적으로 다원주의로 나가고 있지만, 그들 안에는 내세와 영생을 믿는 목사들과 교인들이 많다.
미국장로교(PCUSA)가 1926년에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오번 선언서(Auburn Affirmation)를 수용하였고, 1967년에는 화해의 신앙고백을 확정 공고하여, 기독교의 구원을 정의실현에 두었어도, 미국장로교 안에는 내세와 영생을 믿는 목사와 장로들이 있었다. 이처럼 미국장로교(PCUSA)나 NAE도 회원들의 신앙과는 상관없이, 방향이나 목적 설정은 핵심 멤버들이 주장해왔다.
그러므로 NAE(1942)나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 1974) 안에는 보수신학을 지닌 회원들이 있지만, 핵심멤버들이 정의구현을 목적으로 하여, 공동체를 이끌어온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가톨릭 신학(제2바티칸 공의회)의 결론

정진석 추기경의 신앙고백과, 제2바티칸 공의회의 선언으로, 가톨릭 신학의 정체성이 분명하게 들어났다. 가톨릭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이다. 그러므로 가톨릭과 다른 종교의 구원관이 동일하게 옳고 동일한 진리임을 선언한 것이다.
① 그러므로 가톨릭은 더 이상 타종교의 개종을 요구하지 않으며,
② 가톨릭은 더 이상 유일한 진교(眞敎)임을 주장하지 않으며,
③ 이후로는 가톨릭이 타 종교의 진리를 보호할 것이니,
④ 가톨릭은 더 이상 절대적이거나, 유일하거나, 유아론적인 신학이 아니다.

그럼으로, John Stott는 “십자가의 대속과 육체부활”의 복음을 문자대로 믿는 정통신학을 암 덩이, 광신자, 마귀라고 저주하였고, Karl Barth도 역시 정통신학을 짓지 못하는 개, 저주 받을 자, 믿지 않는 불신자, 묘지에 처넣기 위해 밀쳐진 시체라고 저주하였다. 이제 유아론을 고집하는 근본주의 신학이나 정통신학은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졌다(계시록14:11-13). 이제부터는 다원주의자들만 환영을 받을 것이며, 다원주의자들만 살 권리를 갖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다원주의가 무엇인가? 서로가 문화 종교 언어 풍습이 다르지만 다 옳고 선하다는 주장이 다원주의이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이들이 연합하여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어 살자고 한다.

제8장, WCC의 다원주의 신학

강원룡 목사 해설

다음은 Visser't Hooft(1900-85)가 에큐메니칼 신학을 해설하여 쓴 「그리스도의 왕권」을 강원룡 목사가 간추린 글이다. 우선 Visser't Hooft와, 강원룡 목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겠다.
Visser't Hooft 박사는 WCC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다. Visser't Hooft는 화란 태생이고, 화란 Leiden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22년에는 Karl Barth 문하에서 신학을 다졌다. 1924년에는 Geneva에서 YMCA 세계연맹(World Alliance) 총무로 피선되고, 1931년에는 세계 기독학생연맹(World Student Christian Federation)의 총무로 피선되었고, 1938년에는 WCC 준비 위원회 총무로 피선되어 WCC가 출범하던 1948년까지 총무직을 계속하였으며, WCC의 출범 후에도 1966년까지 WCC 총무직을 계속하여, WCC에서만 총무직을 28년간 수행하였으니, 그의 평생을 WCC 에큐메니칼 운동과 에큐메니칼 대화에 바친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저술한 「그리스도의 왕권」은 WCC의 교과서에 해당한다.
「그리스도의 왕권」을 간추려 쓴 강원룡 목사(1917-2009)는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부였다. 그는 1940년에 일본 명치학원 영문학과를 졸업하였고, 1948년에는 한신을 졸업하였고, 1949년부터는 김재준 목사를 이어 서울 경동교회를 담임하였고, 1956년에는 뉴욕 유니온신학교를 졸업하였고, 1961년에는 WCC 실행위원이 되었고, 5년간(1962-1967) 한국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한국크리찬 아카데미」를 창설하고, 운영하였으니, 분명히 그는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부였다.「한국크리찬 아카데미」는 강원룡 목사가 1959년에 착수하여, 준비단계를 거쳐, 1965년에 창설하였고, 친히 원장이 되어 운영하였으며, 강 목사가 원장으로서 남긴 업적은,「한국크리찬 아카데미」창립 10주년(1975)에 출판한 叢書 10권에 수록된 4,000여 쪽의 대화록(對話錄)이 말해준다. 그 대화록이 바로 유명한 에큐메니칼 대화록이다.
10년 동안「한국크리찬 아카데미」대화에 제출된 논문이 407편이고, 그 전부가 사회와 종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407편의 글은 순전히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한 대화록이었다.
이처럼 한 평생을 에큐메니칼 운동에 몸 바쳐 온 Hooft 박사와, 강원룡 박사가 책을 저술하고, 책을 간추렸으니, WCC 2013년 부산총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WCC 한국총회를 지지하는 분들은, WCC는 다원주의 신학이 아니며, 화평과 연합을 주도하는 총회라고 주장하고, WCC 한국총회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사람들은, WCC는 다원주의 신학이라고 규탄하는데, 두 사람의 해설은 양편이 다 수용할 수 있는 표준적인 해답이 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Visser't Hooft 박사와 강원룡 박사는 오직 WCC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해서 평생을 바친 분들이다. 「그리스도의 왕권」을 한 분은 썼고, 다른 분은 간추렸으니, 이 책은 WCC에 대한 정답으로 알고 읽어서 손색이 없는 책이다. 문제의 책을 해설하고 비평한 한종희 목사는 이미 바르트신학을 바르게 분석하고 비평했다는 학계(이근삼, 김의환, 김상복, 김길성)의 평이 있었으니, 역시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글이다.

「 그리스도의 왕권 」을 약술한 전문(全文) - 강원용

『 Visser't Hooft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이래, 세계기독교 연합회(WCC)의 총무를 이며, 그 이전에는 세계기독학생연맹(World Student Christian Federation) 총무를 지낸 말하자면 에큐메니칼이라고 하는 신교 역사상에 가장 큰 기관차를 운전해온 기관사격인 인물이다. 그는 이 요직에 있으면서, 여러 저서를 내 놓았는데, 그 중에도 그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는「그리스도의 왕권」은 그 내용 전부가 1947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강의한 강연집이다. 강연의 목적은, 두 유럽교회와 미국교회의 에큐메니칼 대화에 공헌하기 위함이었다. 대화의 주제는, 그리스도 왕권의 본질과, 그것이 교회와 세계에 대하여 갖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 강연이 있은 후 9여년간의 모든 에큐메니칼 회합에서 이 주제가 항상 반영되어 왔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 한국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인 에큐메니칼 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두 번의 전쟁(제1,2차 세계대전)을 겪어낸 유럽교회의 신학적 동향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내용의 요지를 간단하게 추려보고자 한다.
그리스도는 예언자시오, 제사장이시오, 왕이시라는 그리스도 삼직의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전하려할 때에, 항상 그 기초가 되고, 규범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삼직은, 상호 관련이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세 가지 직분은 구별할 수는 있어도, 각각 분리할 수는 없다. 어떠한 순간에도, 그리스도는 이 세 가지 직분을 함께 지니고 행동하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교회가 그리스도를 증거할 때, 이 세 가지 직분 가운데서 어느 하나에만 치우처서는 안 된다. ① 교회가 그리스도의 예언자직(豫言者職)에 치우쳐 강조 할 때, 도덕주의(道德主義)와 합리주의(合理主義)에 빠져버리는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와, 그리스도는 하나의 위대한 교사가 되어버리는데 그치는 것이다. ② 제사장의 기능만을 강조할 때에는, 교회는 경전주의(敬虔主義)나 합리주의(合理主義)에 빠져버리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기는 하나,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 예수의 모습은 희박해지고 만다. ③ 그리스도가 왕이시라는데 너무 집중하면, 유토피아주의(Utopianism-이상주의)와 묵시주의(黙示主義)에 빠져 그리스도는 영광의 왕이기는 하나, 그의 승리는 말씀의 불가견적(不可見的)인 승리요, 그의 영광에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불행하게도 신학의 역사는 항상 그 어느 한쪽이 거의 무시당해온 역사였다. 교회는 이러한 토막이 된 복음을 갖고는 살 수가 없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신학의 역사는, 또 한편 이렇게 한편으로 치우친 복음에 대하여 완전한 복음 전체가 항상 도전해온 긴 계열(系列)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늘 새 도전의 한 복판에 서 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신학적 전통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祭司長職)과 예언자직(預言者職)은 강조했지만, 그의 王으로서의 직분은 명백히 하지 못했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구원의 결과(結果)나 그 목적(目的)보다, 특히 구원의 기초(基礎)와 기원(起源)에다 주의했다. 루터派 신학은 이 세상의 나라와 그리스도의 나라를 구별하는데 주의를 편재시킨 나머지, 두 나라가 그리스도의 왕권 아래에서 근본적으로 하나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지 못하였다. 칼빈은 루터에 비해 그리스도의 왕권을 훨씬 명백하게 했으나, 그리스도가 어떤 의미에서 또 어떤 방법으로 이 세상의 왕이냐 하는 것을 정의하지 않았다. 프로테스탄트의 일반적 경향은 그리스도의 지배를 불가견적인 영적인 것, 인간의 혼(魂)에 대한 내적인 주권에다 제한시켰다. 이 세상일은 이 세상 권력에다 맡겨버리고, 교회는 개인을 구원하는 일에만 노력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리스도의 왕권뿐 아니라 그의 제사장직까지도 희박하게 해버렸다. 이 때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니, 그 중에도 Karl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적 신학자들(辨證法的神學者들)이 가장 넓은 영향을 던진 발언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새 신학은 초기에 있어 전 시대의 일원론적 내재관(一元論的內在觀)을 타파하는 데는 공헌했다 하겠으나, 그리스도의 지배와 이 세상과의 관계를 밝히는 데는 거의 무력했다. 시간과 영원과의 극단적 이원론(極端的二元論)을 주장했고, 수평선(水平線)에 대해 수직선(垂直線)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Barth가 1927년에 쓴 기독교교의학(基督敎敎義學)을 1932년에 교회교의학(敎會敎義學)으로 책명을 고친 때부터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변증법 신학(辨證法神學)은 단순한 비판의 신학이 아니고, 교회가 전체로서 전해야 할 진리를 체계화하는데 있어 철저히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방향으로 지향하였으며, 따라서 종래의 이원론적 종말론(二元論的終末論)은 많이 수정되었던 것이다.
신학의 새 기초를 닦은 것은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 신학자들뿐인 것은 아니었다. 1931년에 출판된 스웨덴 신학자 Gustaf Aulen의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의 공헌도 있고, 러시아에서 망명해온 신학자 희랍 정교회등의 공헌도 퍽으나 컸다. 그리스도의 승리를 개인주의적인 이해에서 떠나, 전 우주적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이해하는 길을 이들이 개척했던 것이다. 유럽 신학이 이러한 새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을 때, 1933년 히틀러의 집권과 함께 닦아온 교회의 시련의 시기가 왔다.
유럽 敎會에 큰 동요가 일어났다. 그러나 1934년 Barmen에서 독일 고백교회는 “교회는 주되신 그리스도만을 선교한다”는 역사적인 선언서를 발표함으로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명백히 하였다. 1935년의 오거스벅총회는 “우리는 십자가 아래서 주의 승리를 찬미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선언은 교회로 하여금 결국 전선(全線)에 걸친 투쟁을 불가피하게 했다. 이러한 투쟁은 독일에서뿐이 아니었다. “교회는 국민의 良心이다”라고 한 노르웨이의 루터파 교회가 있었고,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고 선언한 화란의 개혁파교회들이, 나치스의 박해 아래서 교회가 고수해야 할 순수성을 위해 과감히 투쟁할 수 있었다.
1945년 독일사회와 교회의 복잡한 문제를 수습하고자 모인 고백교회는 “생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서, 새롭게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투쟁은 유감스럽게도 방어적인 투쟁에 지나지 못한 것으로 공격적인 것은 못되었다. 이 긴 고투 속에서 유럽교회는 귀중한 보배를 찾았으니 그것은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는 말과 “교회는 국민의 양심”이라는 두 말이었다.
사실 우리가 최근 성서비평연구(聖書批評硏究)를 통하여 그리스도 복음의 원천에 접근하려 할 때에, 원시교회가 그리스도에 대하던 신앙의 근간은 무엇이었던가? 이 문제에 대한 Cullmann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여러 가지 신앙고백의 공통분모(共通分母)는 “예수 그리스도는 주시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두 가지인데, 이 두 가지에서 전자가 보다 더 근본적이고 기초적이라 하고, 그는 결론으로 「그리스도가 현재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리스도교 신조와, 역사적 교리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와 같은 신앙은 예를 들면, 에베소서 1:21에 「모든 정사, 권세, 능력, 지배와 또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라고 했다. 이 그리스도의 지배 아래에 있는 왕권은 미래에 올 약속의 나라인 동시에 현재에 실재하는 것이다. 주의 부활과 재림의 중간기는 신앙을 가진 자에게만 이미 알려진 승리와, 누구에게나 다 보이게 나타날 때와의 중간기다. 신약성서 가운데서도 계시록은 이 장래(not yet)와 현재(already)와의 긴장관계를 한층 더 명백하게 하여 “이제도 있고 . . . 장차 올 자”(계1:8)인 그리스도로부터 시작하고, 그리스도를“왕의 왕,”“주의 주”(계17:14)라고 불렀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가 교회 안에 임재하여 교회를 통해 이 세상 안에서 일하심을 가르친다. 그리하여 신약성서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하고, 신도를 그의 지체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교회와 그리스도를 동일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주 이시며,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고 분명히 성경 가운데 적혀 있으며, 교회는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에게 의존하지만, 머리되시는 그리스도는 교회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회는 결코 그 자신이 목적이 될 수 없다. 교회가 범하는 죄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어떠한 죄든지 간에 교회가 주께 봉사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활동에다 중점을 두는 데서 오는 것이다. 고립된 교회, 독백하는 교회, 자기의 병을 모르는 교회는 자기의 생존권을 상실하고 만다. 이 사실은 한낱 이론에서가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 실증된 사실이다. 신앙고백의 교회는 자기의 주를 구체적으로 증거하지 않으면, 자기의 존재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어떻게 교회와 사회의 주가 되어, 또 오늘의 사회가 어떻게 그 주를 부정하는가를 명백히 말해야 한다. 신조주의(信條主義)의 교회는 과거 어느 시대에 행해진 결단을 오늘 당하는 문제 위에다 그대로 끌어다 대답하려는 잘못된 교회이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 서서 오늘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 동시에 그 활동이 그리스도의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반사하는 교회이어야 한다. 계급, 인종, 국민의 이름으로 분열된 사회를 재통합시키려는 과제를 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직 한 분인 왕이요, 머리인 그리스도임을 고백하는 교회는 교회 자체의 분열을 방치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의 연합운동이란 것은 다만 통일만을 이루기 위한 운동이 아니다. Ecumenical 운동은 진정한 문제의 해결을 보려는 운동이다. 문제의 해결은 즉 모든 교회들이 자기의 불충실을 회개하고 자신을 혁신하며 자기의 왕이며 주되신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와 그 뜻에 바르게 봉사하며 복종하는데 있다. 교회의 왕은 동시에 이세상의 왕임을 교회는 알고 있다.
그러면 이 둘은 어디까지 같고 어디까지가 다르냐 하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한다. 마태는 이스라엘의 왕인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하늘과 땅 위에 모든 권세를 가진 왕이라 했고, 요한은 양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선한 목자인 그리스도는 이 세상 죄를 진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세상의 구주임을 증거하였다. 교회와 세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존재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존재한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개척자요 또 전위이다. 다시 말하면 교회는 자신이 목적이 아니라, 이 세계에 봉사할 목적으로 하며, 이 세계에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는 같은 주아래 있고, 그 둘은 그리스도가 죄와 사망에 대해 승리하신 그 빛 아래서 함께 활동한다. Cullmann 교수는 이 사정을 설명하여,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두 개의 回心圓을 그린다. 교회가 내부의 원이고, 세계는 그 밖의 원이 되어, 그 중심은 그리스도이다.
그러나 신약성서는 세상에 대하여 이러한 적극적인 진술을 하는 반면에, “세계는 지나가는 것” 혹은 “사탄의 나라”라고 표현 되었다. 세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이 세계이지만, 그와 반면에 하나님을 반역하고 독생자를 배척하는 세계였다. 이 낡은 세계의 반역에 대해 하나님이 보내신 대답은 그리스도를 세계의 왕으로 하여, 새 세계의 창조를 시작하신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가 왕임을 알지만 세계는 누구를 자기의 왕으로 할 줄을 모른다. 누가 왕임을 아는 교회는 마땅히 이 세계 아래 안에서 왕의 지배의 도구가 되어 그 왕을 증거할 뿐만 아니라, 횡령하는 불법자에 의해 점령당한 모든 영지를 정당한 주권자의 이름 아래에 반환시켜야 하며, 그것을 위해선 휴전 없는 투쟁을 계속해야 하며, 그 투쟁은 박해를 당하면서도 그리스도가 주라고 하는 것을 그리고 승부는 이미 결정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이 메시지를 개인에게 전하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에도 증거하여야 한다. 이것을 위하여 교회는 주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취해야 하며, 유일한 무기인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그의 전진명령을 좇아 나아가야 하다. 』

이상이 Visser't Hooft가 저술한 책「그리스도의 왕권」을 강원용 목사가 추려서 쓴 에큐메니칼 신학의 해설이다. 그러므로 필자가 강원룡 목사가 추려서 쓴 글을 몇 부분으로 나누어 해설하고 비평함으로, WCC의 에큐메니칼 신학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다.

「그리스도의 왕권」의 해설과 비평 한종희

(1) 서론

① 책,「그리스도의 왕권」의 주제
인용문 1.
『 Visser't Hooft 박사는 세계기독교 연합회(WCC)의 총무를 지냈으며(1938-66), 그 이전에는 세계기독학생연맹(World Student Christian Federation) 총무를 지낸 말하자면 에큐메니칼이라고 하는 신교 역사상에 가장 큰 기관차를 운전해온 기관사격인 인물이다. 그는 그 요직에 있으면서, 여러 저서를 내 놓았는데, 그 중에도 그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는「그리스도의 왕권」은 그 내용 전부가 1947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강의한 강연집이다. 강연의 목적은 두 유럽교회와 미국교회의 에큐메니칼 대화에 공헌하기 위함이었다. 대화의 주제는, 「그리스도 왕권의 본질과, 그것이 교회와 세계에 대하여 갖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 강연이 있은 후 9여년간의 모든 에큐메니칼 회합에서 이 주제가 항상 반영되어 왔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 한국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인 에큐메니칼 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두 번의 전쟁(제1,2차 세계대전)을 겪어낸 유럽교회의 신학적 동향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내용의 요지를 간단하게 추려보고자 한다. 』

「그리스도의 왕권」의 주제가 무엇인가? 인용문은 그 주제는 에큐메니칼 운동과 에큐메니갈 대화라고 하였다.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세계적이라”는 뜻이니, 에큐메니칼 운동은 1948년 당시에는 세계 교회를 하나로 묶는 운동이었고, 에큐메니칼 대화는 세계 교회를 하나로 묶기 위한 세계교회의 대화였다. 세계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세계교회가 대화하여, 하나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인데, 그 공통분모가 「그리스도의 왕권」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② 잘못된 복음역사
인용문 2.
『 그리스도는 예언자시오, 제사장이시오, 왕이시라는 그리스도 삼직의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전하려할 때에, 항상 그 기초가 되고, 규범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삼직은, 상호 관련이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세 가지 직분은 구별할 수는 있어도, 각각 분리할 수는 없다. 어떠한 순간에도, 그리스도는 이 세 가지 직분을 함께 지니고 행동하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교회가 그리스도를 증거할 때, 이 세 가지 직분 가운데서 어느 하나에만 치우처서는 안 된다. ① 교회가 그리스도의 예언자직(豫言者職)에 치우쳐 강조 할 때, 도덕주의(道德主義)와 합리주의(合理主義)에 빠져버리는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와, 그리스도는 하나의 위대한 교사가 되어버리는데 그치는 것이다. ② 제사장의 기능만을 강조할 때에는, 교회는 경전주의(敬虔主義)나 합리주의(合理主義)에 빠져버리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기는 하나,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 예수의 모습은 희박해지고 만다. ③ 그리스도가 왕이시라는데 너무 집중하면, 유토피아주의(Utopianism-이상주의)와 묵시주의(黙示主義)에 빠져 그리스도는 영광의 왕이기는 하나, 그의 승리는 말씀의 불가견적(不可見的)인 승리요, 그의 영광에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불행하게도 신학의 역사는 항상 그 어느 한쪽이 거의 무시당해온 역사였다. 교회는 이러한 토막이 된 복음을 갖고는 살 수가 없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신학의 역사는, 또 한편 이렇게 한편으로 치우친 복음에 대하여 완전한 복음 전체가 항상 도전해온 긴 계열(系列)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늘 새 도전의 한 복판에 서 있다.
. . . 이 때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니, 그 중에도 Karl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적 신학자들이 가장 넓은 영향을 던진 발언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

해설과 비평

인용문은 길어도 내용은 간단하다. 그리스도의 직분은 삼직(예언자, 제사장, 왕)으로 표현되는데, 19세기까지의 모든 神學들(개혁파교회, 루터신학, 칼빈신학, 모든 프로테스탄트교회)은 그리스도의 삼직에 대한 해설에서, 많은 모순을 범해왔다고 하였다. 그래서 20세기에 바른 새 신학이 일어났으니, 그것이 바르트신학이고, 변증법적 신학이니, 일반적으로는 신정통주의 신학이라고 칭한다.
Hooft가 바른 신학이라고 지지를 표명한 바르트신학, 변증법적 신학, 신정통주의 신학은 어떠한 신학인가? 바르트신학은, 19세기의 계몽사상과,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를 수용하여,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폐기한 신학이니, 이 바르트신학은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생명처럼 지키는 정통신학을 불신하고 배격하고, 저주한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가 쓴 책「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에서 충분히 입증된 내용이다. 바르트는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신학자였으나, 사람들이 그의 신학을 곡해하여 신정통주의라고 칭했지만, 본인은 호칭으로 복음주를 애용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왕권」 즉 그리스도의 삼직에 대한 Hooft의 해설은, 바르트신학을 따라 쓴 것이기 때문에, Hooft의 해설이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신학임을 전제하고, Hooft의 해설을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다.

③ 새 신학운동의 출현
인용문 3.
『 프로테스탄티즘의 신학적 전통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祭司長職)과 예언자직(預言者職)은 강조했지만, 그의 王으로서의 직분은 명백히 하지 못했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구원의 결과(結果)나 그 목적(目的)보다, 특히 구원의 기초(基礎)와 기원(起源)에다 주의했다. 루터派 신학은 이 세상의 나라와 그리스도의 나라를 구별하는데 주의를 편재(偏在-집중)시킨 나머지, 두 나라가 그리스도의 왕권 아래에서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것을 명백히 하지 못하였다. 칼빈은 루터에 비해 그리스도의 왕권을 훨씬 명백하게 했으나, 그리스도가 어떤 의미에서 또 어떤 방법으로 이 세상의 왕이냐 하는 것을 정의하지 않았다. 프로테스탄트의 일반적 경향은 그리스도의 지배를 불가견적이고 영적인 인간의 혼(魂)에 대한 내적인 주권에다 제한시켰다. 이 세상일은 이 세상 권력에다 맡겨버리고, 교회는 개인을 구원하는 일에만 노력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리스도의 왕권뿐 아니라 그의 제사장직까지도 희박하게 해버렸다. 이 때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니, 그 중에도 Karl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적 신학자들(辨證法的神學者들)이 가장 넓은 영향을 던진 발언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새 신학은 초기에 있어 전 시대의 일원론적 내재관(一元論的內在觀)을 타파하는 데는 공헌했다 하겠으나, 그리스도의 지배와 이 세상과의 관계를 밝히는 데는 거의 무력했다. 시간과 영원과의 극단적 이원론(極端的二元論)을 주장했고, 수평선(水平線)에 대해 수직선(垂直線)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Barth가 1927년에 쓴 기독교교의학(基督敎敎義學)을 1932년에 교회교의학(敎會敎義學)으로 책명을 고친 때부터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변증법 신학(辨證法神學)은 단순한 비판의 신학이 아니고, 교회가 전체로서 전해야 할 진리를 체계화하는데 있어 철저히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방향으로 지향하였으며, 따라서 종래의 이원론적 종말론(二元論的終末論)은 많이 수정되었던 것이다. 』

해설과 비평

⒜ 새 신학운동의 출현계기

Hooft는 주장하기를, 정통주의 신학의 잘못으로 기독교 신학이 정도를 떠났기 때문에, 새 신학운동이 절실히 요청되었다고 하였다. 정통주의 신학이 어떻게 잘못 나갔는가? 정통주의 신학이 극단적인 이원론을 주장하고, 내세(수직선)만을 강조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바르트신학이 나와서 상대적인 이원론을 주장하였고, 내세를 부정하고 현세의 구원만을 주장하였다. 상대적인 이원론은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이 없는 죽음, 심판, 부활, 하나님, 천국, 왕국 등을 말한다.

인용문 4.

『 프로테스탄트의 일반적 경향은 그리스도의 지배를 불가견적이고 영적인 인간의 혼(魂)에 대한 내적인 주권에다 제한시켰다. 이 세상일은 이 세상 권력에다 맡겨버리고, 교회는 개인을 구원하는 일에만 노력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리스도의 왕권뿐 아니라 그의 제사장직까지도 희박하게 해버렸다. 』
교회가 그리스도의 지배를 불가견적이고 영적인 인간의 영혼에 대한 내적인 주권에 제한하고, 이 세상일은 세상 권력에 맡겼으니, 이것이 정통신학이 저지른 잘못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하여 새 신학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즉 그리스도의 삼직(선지직, 제사장직, 왕직)을 세상을 구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며, 바로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 바르트를 중심한 새 신학운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새 신학운동이 내세도 구원에 포함시키는가? 만일 내세를 새 신학의 구원에 포함시키려면,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을 인정하고 나면, 그리스도는 우주에서 유일한 구원자가 되어지고, 그리스도가 주는 구원도 유일한 구원이므로, 기독교는 절대의 종교가 되어지고, 모든 종교를 부정하고 배척하는 종교가 되어지기 때문에, 일체의 대화가 허락되지 않으며, 관용주의가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불신하고 배척하는 세상을 불로 심판하는 왕은 되지만, 세상을 구하는 왕은 되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Hooft가 그리스도의 3직을 세상을 구하기 위하여 활동하시는 직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정통신학에서는 전혀 불가한 일이다. 그러므로 새 신학운동은 유일한 기독교, 절대적인 기독교에서 보면, 배교행위가 되어지고, 이교화(異敎化)하는 행위가 되어진다.

⒝ 새 신학운동이 추구하는 구원
인용문 5.

『 신학의 새 기초를 닦은 것은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 신학자들뿐인 것은 아니었다. 1931년에 출판된 스웨덴 신학자 Gustaf Aulen의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의 공헌도 있고, 러시아에서 망명해온 신학자 희랍 정교회등의 공헌도 상당히 컸다. 그리스도의 승리를 개인주의적인 이해에서 떠나, 전 우주적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이해하는 길을 이들이 개척했던 것이다. 유럽 신학이 이러한 새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을 때, 1933년 히틀러의 집권과 함께 닦아온 교회의 시련의 시기가 왔다. 』

① 새 신학운동의 개척자들은 Karl Barth, Gustaf Aulen 등이라고 하였다. 이들 신학이 목표하는 구원은 무엇인가? 먼저 전통적인 기독교가 목표하는 구원을 보자. 인용문은 전통적인 기독교가 목표하는 구원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승리를 개인주의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구원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승리를 개인주의적인 승리로 이해하는 구원은 어떠한 구원인가? 개인 영혼이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지고, 세상을 떠날 때에 그리스도를 믿은 개인이 천국에 들어가서 영원히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천국구원이고, 지상에서는 구원받은 자들이 교회를 이루어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하나님께 예배하고, 하나님이 명하신 사명들을 가정과 세상에서 행하여 가정생활, 지상생활, 국민의 생활을 이루어가는 것이 지상구원이다.
다음으로 새 신학운동이 목표하는 구원은 어떤 구원인가? 인용문은 이것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승리를 전 우주적 내용을 포함하는 승리로 이해하는 구원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승리를 전 우주적 내용을 포함하는 승리로 이해하는 구원은 어떤 구원인가? 「그리스도의 왕권」에서 언급한 다음 구절 속에 담겨 있다.
「 그리스도가 현재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리스도교 신조와 역사적 교리의 핵심이다. 」
그리스도가 현재 전 우주를 지배하는 왕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리스도는 전 지구에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기독교 구원의 완성으로 보는 것이 Karl Barth와 Gustaf Aulen의 신학이고, Hooft과 WCC의 신학이다.
② 우주적인 통치, 우주적인 구원은 기독교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다. 우주 안에는 많은 종교들이 있고, 많은 철학들이 있고, 많은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것이 우주이므로 그리스도가 우주를 통치하고, 우주를 구원한다는 구호는 에큐메니칼의 대화가 기독교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종교와 모든 철학과 모든 국가에 확대적용 되어짐을 뜻한다. 이것이 바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활발히 거론되고 있는 다원주의 정치, 다원주의 경제, 다원주의 신학이다. 지금은 다원화(pluralization) 작업이 종교에만 국한하지 않고, 정치, 경제, 문화에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럽 국가들이 하나의 화페를 사용하고, 2009년에는 하나의 정부를 지향하는 유럽연합에서 한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현재는 세계기독교연합회(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World Evangelical Allianc) 세계복음화운동국제대회(ICWE-International Congress for World Evangelization-제3차 로잔대회) 등은 다 다원화의 길을 서두르고 있다.

(2) 그리스도의 우주지배
인용문 6.

『 유럽 敎會에 큰 동요가 일어났다. 그러나 1934년 Barmen에서 독일 고백교회는 “교회는 주되신 그리스도만을 선교한다”는 역사적인 선언서를 발표함으로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명백히 하였다. 1935년의 오거스벅총회는 “우리는 십자가 아래서 주의 승리를 찬미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선언은 교회로 하여금 결국 전선(全線)에 걸친 투쟁을 불가피하게 했다. 이러한 투쟁은 독일에서뿐이 아니었다. “교회는 국민의 良心이다”라고 한 노르웨이의 루터파 교회가 있었고,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고 선언한 화란의 개혁파교회들이, 나치스의 박해 아래서 교회가 고수해야 할 순수성을 위해 과감히 투쟁할 수 있었다.
1945년 독일사회와 교회의 복잡한 문제를 수습하고자 모인 고백교회는 “생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서, 새롭게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투쟁은 유감스럽게도 방어적인 투쟁에 지나지 못한 것으로 공격적인 것은 못되었다. 이 긴 고투 속에서 유럽교회는 귀중한 보배를 찾았으니 그것은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는 말과 “교회는 국민의 양심”이라는 두 말이었다. 』

헤설과 비평

독일교회의 Barmen 선언은 바르트가 쓴 것인데, 이것이 기독교의 구원을 말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신앙고백 문은 히틀러의 독재를 항거한 고백이고, 바르트 자신이 기독교를 사회개혁에 적용한 신학자였고,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고 배격했던 목사였다.
1934년에 바르트가 쓴 Barmen 신앙고백이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고 고백하였으나, 바르트가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았으니, 신성이 없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이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불신세계의 주가 되어질 수 있었고, 교회가 불신 세계와 대화하여 지상천국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만일 Barth가 내세를 믿었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어, Barmen 신앙고백 문을 썼으면, 그리스도가, 내세를 믿지 않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세상의 주가 되어질 수 없었고, 내세를 믿는 Barth와 내세를 믿지 않는 세상이 대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음에 길게 인용한 문장은, 그리스도가 세상의 지배자요, 세상의 왕이며, 세상을 새롭게 창조해가는 통치자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가 인간 중에서 유일하게 십자가를 지기까지 정의를 구현하고, 공평한 세상을 열기 위해서 그의 생을 바쳤다는 것이다. Hooft는 이러한 사실을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며 ② 그리스도교 신조이고, ③ 그리스도교 교리의 핵심이라고 하였다.
④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왕 중에 왕이시고,
⑤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세계의 왕으로 하여, 새 세계의 창조를 시작하였다고 하였고,
⑥ 그리스도는 교회와 세상 두 개의 회심원의 중심이라고 하였다.
⑦ 교회는 새 세계의 장조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유일한 무기인 말씀을 가져야 하고,
주와 더불어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하였다.

다음에 참고로 Hooft의 글을 주장을 적는다.

인용문 7.
『 사실 우리가 최근 성서비평연구(聖書批評硏究)를 통하여 그리스도 복음의 원천에 접근하려 할 때에, 원시교회가 그리스도에 대하던 신앙의 근간은 무엇이었던가? 이 문제에 대한 Cullmann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여러 가지 신앙고백의 공통분모(共通分母)는 “예수 그리스도는 주시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두 가지인데, 이 두 가지에서 전자가 보다 더 근본적이고 기초적이라 하고, 그는 결론으로 「그리스도가 현재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리스도교 신조와, 역사적 교리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와 같은 신앙은 예를 들면, 에베소서 1:21에 「모든 정사, 권세, 능력, 지배와 또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라고 했다. 이 그리스도의 지배 아래에 있는 왕권은 미래에 올 약속의 나라인 동시에 현재에 실재하는 것이다. 주의 부활과 재림의 중간기는 신앙을 가진 자에게만 이미 알려진 승리와, 누구에게나 다 보이게 나타날 때와의 중간기다. 신약성서 가운데서도 계시록은 이 장래(not yet)와 현재(already)와의 긴장관계를 한층 더 명백하게 하여 “이제도 있고 . . . 장차 올 자”(계1:8)인 그리스도로부터 시작하고, 그리스도를“왕의 왕,”“주의 주”(계17:14)라고 불렀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가 교회 안에 임재하여 교회를 통해 이 세상 안에서 일하심을 가르친다. 그리하여 신약성서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하고, 신도를 그의 지체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교회와 그리스도를 동일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주 이시며,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고 분명히 성경 가운데 적혀 있으며, 교회는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에게 의존하지만, 머리되시는 그리스도는 교회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회는 결코 그 자신이 목적이 될 수 없다. 교회가 범하는 죄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어떠한 죄든지 간에 교회가 주께 봉사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활동에다 중점을 두는 데서 오는 것이다. 고립된 교회, 독백하는 교회, 자기의 병을 모르는 교회는 자기의 생존권을 상실하고 만다. 이 사실은 한낱 이론에서가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 실증된 사실이다. 신앙고백의 교회는 자기의 주를 구체적으로 증거하지 않으면, 자기의 존재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어떻게 교회와 사회의 주가 되어, 또 오늘의 사회가 어떻게 그 주를 부정하는가를 명백히 말해야 한다. 신조주의(信條主義)의 교회는 과거 어느 시대에 행해진 결단을 오늘 당하는 문제 위에다 그대로 끌어다 대답하려는 잘못된 교회이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 서서 오늘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 동시에 그 활동이 그리스도의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반사하는 교회이어야 한다. 계급, 인종, 국민의 이름으로 분열된 사회를 재통합시키려는 과제를 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직 한 분인 왕이요, 머리인 그리스도임을 고백하는 교회는 교회 자체의 분열을 방치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의 연합운동이란 것은 다만 통일만을 이루기 위한 운동이 아니다. Ecumenical 운동은 진정한 문제의 해결을 보려는 운동이다. 문제의 해결은 즉 모든 교회들이 자기의 불충실을 회개하고 자신을 혁신하며 자기의 왕이며 주되신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와 그 뜻에 바르게 봉사하며 복종하는데 있다. 교회의 왕은 동시에 이세상의 왕임을 교회는 알고 있다.
그러면 이 둘은 어디까지 같고 어디까지가 다르냐 하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한다. 마태는 이스라엘의 왕인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하늘과 땅 위에 모든 권세를 가진 왕이라 했고, 요한은 양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선한 목자인 그리스도는 이 세상 죄를 진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세상의 구주임을 증거하였다. 교회와 세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존재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존재한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개척자요 또 전위이다. 다시 말하면 교회는 자신이 목적이 아니라, 이 세계에 봉사할 목적으로 하며, 이 세계에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는 같은 주아래 있고, 그 둘은 그리스도가 죄와 사망에 대해 승리하신 그 빛 아래서 함께 활동한다. Cullmann 교수는 이 사정을 설명하여,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두 개의 回心圓을 그린다. 교회가 내부의 원이고, 세계는 그 밖의 원이 되어, 그 중심은 그리스도이다.
그러나 신약성서는 세상에 대하여 이러한 적극적인 진술을 하는 반면에, “세계는 지나가는 것” 혹은 “사탄의 나라”라고 표현 되었다. 세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이 세계이지만, 그와 반면에 하나님을 반역하고 독생자를 배척하는 세계였다. 이 낡은 세계의 반역에 대해 하나님이 보내신 대답은 그리스도를 세계의 왕으로 하여, 새 세계의 창조를 시작하신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가 왕임을 알지만 세계는 누구를 자기의 왕으로 할 줄을 모른다. 누가 왕임을 아는 교회는 마땅히 이 세계 아래 안에서 왕의 지배의 도구가 되어 그 왕을 증거할 뿐만 아니라, 횡령하는 불법자에 의해 점령당한 모든 영지를 정당한 주권자의 이름 아래에 반환시켜야 하며, 그것을 위해선 휴전 없는 투쟁을 계속해야 하며, 그 투쟁은 박해를 당하면서도 그리스도가 주라고 하는 것을 그리고 승부는 이미 결정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이 메시지를 개인에게 전하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에도 증거하여야 한다. 이것을 위하여 교회는 주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취해야 하며, 유일한 무기인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그의 전진명령을 좇아 나아가야 하다. 』

해설과 비평

Hooft가 주장하기를, WCC신학은 전적으로 Barth와 신정통주의 신학에 의존한다고 하였으니, WCC신학은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고, 오직 현세와 그리스도의 인성만으로 신학을 구성하고부터는, WCC신학이 상대주의와 관용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WCC가 추진하는 에큐메니칼 대화도 기독교 종파들 간의 대화에 멈추지 않고, 다원주의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는, 세계 모든 종교에 확대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50년대에 세계 복음주의 신학을 대표했던 학자들 7명(Billy Graham, C. S. Lewis, John Stott, James Packer, Harold J.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이 다 내세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았으며, 이들이 다 세계 복음주의 대회(NAE, WEA, ICWE)를 이끌었고, John Stott와 Billy Graham은 각기 1992년과 1997년에 공식적으로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특히 세계 기독교에서 중심축을 이룬 로마 가톨릭이 1965년에 제2바티칸공의회를 결산하여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으니, WCC가 다원주의로 나가는 것은 더욱 확실한 일이다.

대화는 다원주의(pluralism)를 출현시켰다.

1950년대까지는 기독교 교파들의 대화였지만, 1960년대부터는 WCC가 진행한 다종교 합동예배와 다종교의 대화로 확대되었으며, 이 다종교 대화는, 가톨릭의 제2바티칸 공의회(1962-65)가 합의한 종교 다원주의를 법황이 1965년에 선포하는 데까지 발전하였다. John Stott가 1992년에 출간한 The Contemporary Christian에서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Billy Graham 목사가 1997년에 Robert Schuller 목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역시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므로 세계 종교계는 2009년에 대통령을 뽑은 유럽연합(EU)과 함께 다원주의로 전진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해졌으니, 지금은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종교계 전체가 다원화(Evangelization)의 길에 들어서 있다.

(1) 다음은 제2 바티칸 공의회 선포문을 놓고,“신구교의 대화는 가능한가?”의 표제 아래 가졌던 좌담회에서, 가톨릭 박양운 신부가 전해준 교리들이다. 신학좌담회에 참여한 신학자들은 다음과 같다. 신교-홍현설, 홍동근, 정하은. 구교-신부 박양운.

「 홍현설 - 이번 바티칸 공의회에서 타종교에 대해서 교황 바울 6세가 1964년 5월 18일에, 비기독교(非基督敎) 종교문제를 연구하는 사무국을 하나 신설했다고 하더군요.
박양운 - 사무국 하나 생기고, 거기서 연구하고, 비기독교(非基督敎)에 대한 선언문이 또 나왔습니다. 신앙양심의 자유도 선언했지요. 그러니까 가톨릭이 아니더라도, 자기들이 옳다고 믿는 일에, 어떤 정신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공의회의 정신은, 보다 많은 선을 위해서는, 구태여 진교(眞敎)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일부 남미나 서반아의 경우, 이것은 그들의 과잉충성입니다. 앞으로 시정되리라 봅니다만, 그리고 비기독교 종교의 특징은, 살려줌으로서 앞으로 토착화라 할까요, 좌우간 타종교의 진리를 적극 보호할 것이라는 매우 우호적인 것입니다. 」

다음은“제2 바티칸 공의회 선언문”을 R. MaAfee Brown이 총체적으로 정리한 “결산서”에서 필자가 핵심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 “종교자유 - 비가톨릭 진영에 대해서, 이 선언서야 말로 이번 공의회에서 거둔 가장 중요한 열매로 볼 수 있다. 공의회에서 소수의 끈덕진 논쟁이 있었지만, 결국 절대 다수로 통과를 보았다. 그 중에 어떤 항목은 보수주의자들을 무마한 끝에 겨우 채용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 문서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비가톨릭 진영에서 기대한 것은, 가톨릭이든 가톨릭이 아니든 간에 모든 사람에게 예배와 집회와 증언의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진술이었다.”
“비기독교(非基督敎) 종교에 대한 교회의 관계 - 이 항목의 문서에서는, 힌두교, 불교, 이스람교, 유대교를 취급하고 있다. 이 문서는 타종교의 문서에 대하여 매우 개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유대문제를 취급한 항목이다. 즉 유대인만이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한다는 가콜릭史의 전통적인 교훈을 부정한 점이다. 이 항목은 가톨릭의 겸손한 태도로 해석되고 있다.”
“교회의 선교활동 - 이 문서는 에큐메니칼의 중요한 결과에서만 비로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장하는 점은, 교회에로의 회심을 강요하지 말자는 점이다. 그리고 선교 영역에 있어서 ‘갈라진 형제’ (프로테스탄트뿐만 아니라, 모든 비가톨릭)와 로마 가톨릭의 보다 밀접한 협력을 촉구한 것이다. 」

해설과 비평

“제2 바티칸 공의회 결산에 대한 좌담회”의 글과, “제2 바티칸 공의회의 결산서”를 종합하여, 핵심을 요약하니, 다원주의 신학이다. 다원주의는 나의 종교와 너의 종교가 동등하니, 서로 상대를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여, 연합하자는 것이니, 연합하여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다음은, 두 좌담회와 결산서를 합쳐서 구성한 내용이다.
① 가톨릭은 만민에게 신앙의 자유를 선언한다.
② 가톨릭은 더 이상 선교지에서 타 종교인들에게 회심을 강요하지 않는다.
③ 가톨릭은 더 이상 가톨릭만이 진교(眞敎)라고 고집하지 않는다. ④ 가톨릭은 적극적으로 타종교의 진리보호에 나선다.

두 좌담회와 결산서를 합친 가톨릭 신앙고백은 다원주의 신학이다. 그러면 다원주의 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가 무엇인가? 정통주의 신학의 전제는, 하나님의 만물창조와,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인데, 가톨릭이 선언한 다원주의 신학의 전제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인성과 현세만을 인정하는 것이다.

(2) 다음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인성과 현세만을 주장한 정진석 추기경의 신앙고백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정진석 추기경이 2009년 1월 1일, 한국 중앙일보 기자와 가졌던 인터뷰, 신년 메시지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부정하였으며, 빅뱅(Big Bang)이 우주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진화론을 정설로 주장하여,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부정하였다. 또한 영원한 법이 곧 하나님이라고 주장하였으니, 빅뱅설(Big Bang) 주장과 일치한 주장이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오병이어 기적을 부정한 것은 예수의 신성을 부정한 것이니, 예수는 공자나 석가와 동일한 인간이 되었으므로, 종교 다원주의가 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원주의는, 신성 없는 보통 인간 예수를 전제한 신학이다.

(3) 1974년도 스위스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가 선언한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을 썼던 John Stott가 1992년에 발표한 책(The Contemporary Christian)에서, 지금까지는 통합을 위해 대화해왔지만, 통합이 도리어 마찰과 분쟁을 일으킴으로, 서로가 상대를 동일하게 인정하여 연합함으로 공존하는 다원주의로 나갈 것을 주장하였으며, 따라서 절대주의와 유일주의를 고집하여 기독교의 균형(Balance)을 깬다고 보는 정통신학은 기독교의 원수요 마귀요 광신자라고 매도하였다.

(4) 자금과 사람을 동원하여 1974년도 로잔대회(Lausanne Congress)를 이끌었던 Billy Graham도 1997년에 Robert Schuller와의 TV 인터뷰에서, 힌두교와, 불교와, 유대교와, 무슬림의 교도들을 그리스도의 몸(the body of Christ)으로 수용하는 종교 다원주의를 기독교 신학으로 선포하였으니, 세계적인 기독교대세는 다원주의로 가닥이 잡혀가는 셈이다. Lausanne Congress III, WEA, ICWE가 앞으로 다원주의의 영향권을 벗어나 정통신학을 지켜낼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5) 영국에서는 WCC의 지원아래 다종교 예배가 드려졌다. 증언자는 John Stott이다.
『 1966년 영국 연방 경축일(5월24일)에 런던에 있는 “성 마르틴”(St. Martin in the fields) 교회에서 최초의 다종교 예배가 드려졌다. 그 예배에는 힌두교도들과, 불교도들과, 회교도들과, 그리스도인들이 대등한 조건에서 참여했으며, 공통적 주장으로 네 가지 주장을 했고, 각각 그들의 경전으로부터 네 본문이 읽혀졌고, 네 번의 축도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이름은 단 한번 있었다. 즉 예수의 이름이 예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 한번 언급된 것이다. 세속 언론들은 그것을 “기독교 신앙의 배신”이라고 썼다. 그러나 그들이 오늘날에도 이와 비슷한 말을 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정기적으로 다종교 예배가 드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라고스(Lagos)에서 다른 하나는 런던에서 일어난 이 두 다종교 예배의 사건들은 혼합주의 정신의 실례들이다. WCC 초대총무였던 Visser't Hooft 박사는 주장하기를, 혼합주의를 . . . 표현하여, 모든 종교의 이상들과 경험들을 가능한 한 많이 조화시켜,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보편적인 종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라고 하였다. 」

해설과 비평

Lagos와 London에서 정기적으로 드려지고 있다는 이 다종교 예배의 목적은, 기독교가 힌두교와, 불교와, 회교와 동등한 종교임을 전제하고, 서로 상대를 배척하지 아니하며, 정죄하지 아니하며, 대화하여 하나의 보편적인 종교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WCC 총무 Visser't Hooft는 당시 다종교 예배를 혼합주의로 보았고, 혼합주의는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하였다.
혼합주의나 다원주의가 서로 상대를 부정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상대를 동등한 종교로 인정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다만 초창기 에큐메니칼 대화에서 시도했던 혼합과정에서, 서로 자기의 장점을 살리려는 분쟁이 일어남으로, 혼합주의를 접었고, 서로 독립을 인정하고 연합하여 하나가 되자는 다원주의(pluralism)로 가닥이 잡혀온 것이다.

(6) 가톨릭교회의 법황이 모든 종교들을 초청하여 다종교 예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 1986년 10월 마지막 주간에, 법황 John 2세는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 지도자들을 평화를 위한 바티칸 금식기도회에 백여 명 이상을 초청하여, 전세계통합을 촉진하였다. 참여한 지도자들 중에는 불교, 조로아스타교, 힌두교, 미국의 인디안들, 아프리카의 짐승 숭배자들, 뱀 숭배자들이 들어 있었다. 특히 Italy Assisi의 산타 마리아 회당에서 온 사람은, 요란한 복장을 하고 있었으니, 진홍색, 검정색, 붉은 색, 파란색으로 치장한 법복을 입었고, 깃털로 만든 것을 머리에 썼고, 손에는 염주가 쥐어져 있었으며, 법황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티베트의 지도자 Dalai Lama도 있었다. 다원주의 종교인들(New Agers-New Age Religions)은 Dalai Lama를 세계의 영계를 이끄는 강력한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꼽는다. 법황청 대변인을 대신하여, 법황청 행사를 기록하는 Peter Hebblethwaite는, 법황이 세계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한 행사를 요약해서 말하기를, “법황은 스스로 그러나 겸손히 묵계적으로 전 세계 종교(all the world religions)를 대변하는 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이 말이 법황청이 소집했던 회동의 의미를 말해준다. 』

가톨릭이 10억이고, 신구교를 합친 세계 기독교가 20억이고, 세계 무슬림을 합친 숫자가 11억이고, 세계 모든 종교들을 합친 숫자가 58억이니, 단일 공동체로서는 가톨릭이 제일 큼으로, 법황청 서기의 말대로, 법황이 세계 종교의 수장이라고 말할 만도 하다.

(7) 김재준 교수는 思想界(사상계) 1964년 12월호에서, 기독교가 불교와 대화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감신대 변선환, 홍정수 두 조직신학 교수도 1980년대에 역시 기독교가 불교와 대화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는데, 감리교 교단은 이 일로 감신대에서 두 교수를 면직시켰다.

(8) 198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소재한 대학원 GTU에서 기독교와 불교가 대화했는데, 세계의 기독교와 불교에서 당시 700여 신학자들이 모였었으며, 필자가 자료 수집 차 회의장에 갔다가, 회의장 복도에서 우연히 변선환 교수와 부딪쳤다. 변선환 교수가 필자에게 묻기를 “당신은 어디서 왔소,” “저는 이 지역에 사는 장로교 목사입니다.” “어느 교파요?” “합동파입니다.” “여기는 당신 같은 사람이 오는 곳이 아니니, 가시오”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후 감시대학에서 두 교수(변선환, 홍정수)가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를 주장하다가 면직 당했다.
Karl Barth는 정통신학을 저주하여, 짓지 못하는 개, 저주를 받을 자, 믿지 않는 불신자라 하였고, John Stott도 정통신학이 신학의 균형(balance)을 깨는 마귀, 광신자, 원수라고 하였고, 김재준 교수도 정통신학이 성경무오를 주장하는 것은 저주였다고 하였으니, 다원주의 신학이 정통주의 신학에 대하여 갖는 적대감정은 용암처럼 뜨겁다.

공동체와 키(key). 어느 공동체든 누가 키를 잡았느냐가 문제다. 키를 잡은 사람이 공동체의 목적과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목사든, 교수이든, 교인이든 회중은 대세를 좇을 뿐이다. 21세기에 다원주의를 천명한 공동체는 엄청난 숫자와, 지력과, 재력을 안고 있다. Billy Graham의 경우, 그의 복음전도단의 유급직원 525명이, 1995년 1년 동안에 270만 명에게서 수령한 헌금액이 8,800백 만 달러였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장신대학, 감신대학, 한신대학의 교단 안에는 정통신학을 믿는 신자들이 많지만, 키는 에큐메니칼 신학을 품은 교수들과 목사들이 잡고 있기 때문에, 신학교와 교단의 방향결정은 키를 잡은 사람들의 수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가끔 목사와 교인의 소리가 다르고, 신학교와 교단의 소리가 다를 때가 있다. 그러나 누룩운동이 끝나면, 신학교와 교단이 하나의 소리를 낼 것이다. 예를 들면, 장신대학 교수들이 1985년에 결의하여, 장신의 신학이 진보신학(바르트신학)임을 분명하게 성명하였으나, 교단은 1986년에 보수적인 교리가 들어있는 신앙고백을 공고하여, 서로 내용이 달랐다. 만일 교단이 신학교와 교수들에게 손대지 않고 이대로 가면, 신학교와 교단이 진보신학으로 한 소리를 내게 되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은 이미 한신대학과 기독교장로회가 보여준 교훈이다. 기독교장로회는 1954년에 약 700교회, 120,000명으로 교단을 형성하였고,

미국장로교(PCUSA)는 1923년에 John Gresham Machen 이 쓴 「기독교와 자유주의」(Christianity and Naturalism)가 주장한 대로, 예수의 신성을 골자로 한 신앙고백에 서명하는 사람들에게만 목사 안수하기로 총회가 결의했었지만, 같은 해에 1,294명의 총회 목사들이 New York의 Auburn 시에 모여, 자유주의 신학을 지지하는 오번선언서(Auburn Affirmation)를 성명하자, 1926년에 총회가 오번선언서를 수용하였고, 1929년에는 Princeton 신학교가 오번선언서를 수용함으로서, 비로소 미국장로교는 자유주의 신학이 지배하는 교단이 되었다. 따라서 Princeton 신학교 교수였던 Machen 일파가 Princeton에서 나와, 1929년에 Westminster 신학교를 세웠고, 1936년에 Westminster 신학교 설립에 관계한 목사들을 미국장로교(PCUSA) 총회가 제명함으로, 같은 해에 PCA를 세웠다가 1938년에 OPC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 후 미국장로교(PCUSA)가 WCC 창설과 진행에 주축이 되어왔으니, 현재 미국장로교(PCUSA) 신학의 정체성은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아무리 보수신학을 품은 목사가 총회장이 되고, 열심을 내도 소용이 없다. 공동체의 방향결정이나, 신앙고백문 작성은 전적으로 키를 잡은 목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는 사람들이 살 길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다. (계18:4,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예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3) 바르트의 신학
인용문 8.
『 이 새 신학은 초기에 있어 전 시대의 일원론적 내재관(一元論的內在觀)을 타파하는 데는 공헌했다 하겠으나, 그리스도의 지배와 이 세상과의 관계를 밝히는 데는 거의 무력했다. 시간(時間)과 영원(永遠)과의 극단적 이원론(極端的二元論)을 주장했고, 수평선(水平線)에 대해 수직선(垂直線)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Barth가 1927년에 쓴 기독교교의학(基督敎敎義學)을 1932년에 교회교의학(敎會敎義學)으로 책명을 고친 때부터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변증법 신학(辨證法神學)은 단순한 비판의 신학이 아니고, 교회가 전체로서 전해야 할 진리를 체계화하는데 있어 철저히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방향으로 지향하였으며, 따라서 종래의 이원론적 종말론(二元論的終末論)은 많이 수정되었던 것이다.
신학의 새 기초를 닦은 것은 Barth를 중심으로 한 변증법 신학자들뿐인 것은 아니었다. 1931년에 출판된 스웨덴 신학자 Gustaf Aulen의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의 공헌도 있고, 러시아에서 망명해온 신학자 희랍 정교회등의 공헌도 퍽으나 컸다. 그리스도의 승리를 개인주의적인 이해에서 떠나, 전 우주적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이해하는 길을 이들이 개척했던 것이다. 유럽 신학이 이러한 새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을 때, 1933년 히틀러의 집권과 함께 교회가 닦아온 시련의 시기가 왔다. 』

바르트신학이 초기에는 일원론적 내재관(一元論的內在觀)을 타파하는 데는 공헌하였다고 하였으니, 일원론적 내재관(一元論的內在觀)은, 하나님과 내세의 존재를 불신하고, 현실만을 인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의 우주관을 말한다. 바르트신학이 초기에는 일원론적(一元論的) 내재관을 타파하고, 수평선 대신 수직선만을 강조했다는 말은, 자유주의 신학이 폐기했던 하나님과 내세를 강조한 나머지, 현실을 무시해버리는 모순에 빠졌었음을 말한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발발에 독일 자유주의 신학의 목사들 93명이 전쟁지지 성명서를 발표했을 때에, 바르트와, 다른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이 처음에 자유주의를 공격하면서 일어났다. .
처음에는 바르트도 자유주의 신학을 막는 데는 공헌하면서도, 교회와 사회를 개혁하는 데는 힘을 쏟지 못하였지만, Barth가 1927년에 쓴 기독교교의학(基督敎敎義學)을 1932년에 교회교의학(敎會敎義學)으로 바꾸면서, 비로소 신학이 교회와 사회의 개혁에 들어섰다고 하였다. 기독교 교의학과 교회 교의학이 어떻게 다른가? 기독교 교의학은 성서(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대로 쓴 교의학이고, 교회 교의학은 교회(인간의 생존문제)에 맞게 쓴 교의학이다. 다시 말해서 바르트신학이 성서(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버리고, 교회(인간의 생존문제)만을 중심과제로 삼은 것을 말한다. 바르트와 신정통주의 신학이 기독교(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버리고, 교회(인간의 생존문제)만을 신학의 과제로 삼은 점에서는 자유주의 신학과 동일해진 것이다.
장신대학이 발간한 학술지「敎會와 神學」이 같은 맥락이다. 장신대학의 신학이 정통신학이었다면, 학술지 명칭을 「聖書와 神學」으로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장신대학이, 바르트신학을 따랐기 때문에, 장신대학이 학술지「敎會와 神學」대로 敎會(인간의 생존문제)에 맞게 신학을 구성하였다. 聖書대로가 아니라, 敎會에 맞게 神學을 구성한 것이 장신대이고, 바르트 신학이고, 에큐메니칼 신학이다. 그러나 한철하 교수가 발행인이 되어, 1983년에 제1호를 발행한 한국복음주의 신학회의 학술지는 명칭을「聖書와 神學」으로 하였으니, 성서대로 신학을 구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바르트가 초기에는 성서를 따라 교의학을 쓰다 보니, 시간과 영원의 극단적 이원론을 주장하여, 인간의 세계(수평선)를 등한시하고, 하나님 세계(수직선)만을 강조하였으나, Barth가 후기에 책명을 교회교의학으로 고치면서 부터는, 종래의 이원론적인 종말론을 지양하고, 그리스도 중심으로 수정하였다고 하였다.
바르트가 후기에는 이원론적인 종말론을 많이 수정했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바르트가 초기에나 후기에나 하나님의 실재(reality)와 내세를 불신하고 현세만을 믿어, 일원론적(一元論的)인 종말론에 머물러 있었지만, 초기에는 자유주의를 공격하여 하나님을 강조하다 보니, 바르트신학이 정통신학의 이원론적인 신학으로 비쳤으나, 후기에는 책명도 교회교의학으로 고쳤고, 또한 신학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구성하여, 인간의 생존문제와 사회문제를 신학의 과제로 삼은 것을 말한다.
바르트의 신학과 신정통주의 신학의 종말관은, 육체부활과 내세를 부정하고, 현세만을 내용으로 하는 일원론적인 종말관이었으나, 겉으로 보기에는 이원론적 종말관(二元論的終末觀)으로 비쳤다.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그들의 신학을 곡해하여 정통주의 신학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신학을 정통주의에 “신” 자를 더하여, 신정통주의라고 호칭하였으나, 바르트와 그들 자신은 복음주의 신학을 호칭으로 애용하였다.

인용문장 끝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 유럽 신학이 이러한 새 기초를 그 저류에다 마련하게 되었을 때,
1933년 히틀러의 집권과 함께 교회가 닦아온 시련의 시기가 왔다. 』

이것은 히틀러가 집권하면서(1933-1945) 교회를 박해한 사실을 말한다. 히틀러는 유대인 600만 명만을 학살하였고, 폴란드인 300만 명과, 러시아 군인 포로 200만 명도 학살하였다. Barth가 본 대학(1930-1935)에서 추방당하여, 스위스 바젤대학의 교수가 된 것(1935-1962)도, Hitler에게 복종서약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Hitler가 집권하면서, 많은 교수들이 미국으로 이민하여 분석철학을 발전시켰다. Rudolf Garnap은 Chicago 대학 교수가 되었고, Philip Frank는 Harvard 대학 교수가 되었고, Hans Reichenbach는 UCLA 교수가 되었고, Alfred Tarski는 Berkeley 대학 교수가 되었고, Herbert Feigl은 Minnesota 대학 교수가 되었고, Kurt Godel은 Princeton 대학 교수가 되어, 미국에서 분석철학을 꽃피웠다. 독일교회는 어용교회가 되어 히틀러의 수족이 되었다.

(4) 그리스도는 교회의 왕이요, 세상의 왕이다.

Visser't Hooft는 주징하기를 그리스도는 교회의 왕이요, 동시에 세상의 왕이라고 하였다. 이 주장이 옳은가? Hooft는 그렇다고 하였다. ① 독일 고백교회가 그렇게 주장하였고, ② Culmann 교수도 초대교회의 주장이 그러했다고 증언하였고, ③ 성서도 그렇게 가르쳤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Visser't Hooft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다음 Visser't Hooft의 주장이다.

안용문 4.

『 1945년 독일 사회와 교회의 복잡한 문제를 수습하고자 모인 고백교회는“생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서, 새롭게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투쟁은 유감스럽게도 방어적인 투쟁에 지나지 못한 것으로 공격적인 것은 못되었다. 이 긴 고투 속에서 유럽교회는 귀중한 보배를 찾았으니 그것은 “교회의 주는 세계의 주라”는 말과 “교회는 국민의 양심”이라는 두 말이었다.
사실 우리가 최근 성서비평연구를 통하여 그리스도 복음의 원천에 접근하려 할 때에, 원시교회가 그리스도에 대하던 신앙의 근간은 무엇이었던가? 이 문제에 대한 Cullmann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여러 가지 신앙고백의 공통분모는 “예수 그리스도는 주시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두 가지인데, 이 두 가지에서 전자가 보다 더 근본적이고 기초적이라 하고, 그는 결론으로 「그리스도가 현재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리스도교 신조의 역사적 교리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 .
신약성서 가운데서도 계시록은 이 장래(not yet)와 현재(already)와의 긴장관계를 한층 더 명백하게 하여 “이제도 있고 . . . . 장차 올 자”(계1:8)인 그리스도로부터 시작하고, 그리스도를 “왕의 왕”, “주의 주”(계17:14)라고 불렀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가 교회 안에 임재하여 교회를 통해 이 세상 안에서 일하심을 가르친다. 그리하여 신약성서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하고, 신도를 그의 지체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교회와 그리스도를 동일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주 이시며 머리가 되신다고 분명히 성경 가운데 적혀 있으며. . .
신조주의(信條主義)의 교회는 과거 어느 시대에 행해진 결단을 오늘 당하는 문제 위에다 그대로 끌어다 대답하려는 잘못된 교회이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 서서 오늘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 동시에 그 활동이 그리스도의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반사하는 교회이어야 한다. 계급, 인종, 국민의 이름으로 분렬된 사회를 재통합시키려는 과제를 지고 있는 것이다. . .
마태는 이스라엘의 왕인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하늘과 땅 위에 모든 권세를 가진 왕이라 했고, 요한은 양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선한 목자인 그리스도는 이 세상 죄를 진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세상의 구주임을 증거하였다. 교회와 세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존재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존재한다.
교회는 이 세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개척자요 또 전위이다. 다시 말하면 교회는 자신이 목적이 아니라, 이 세계에 봉사할 목적으로 하며 이 세계에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는 같은 주 아래 있고, 그 둘은 그리스도가 죄와 사망에 대해 승리하신 그 빛 아래서 함께 활동한다. Cullmann 교수는 이 사정을 설명하여,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두 개의 回心圓을 그린다. 교회가 내부의 원이고, 세계는 그 밖의 원이 되어 그 중심은 그리스도이다 』

해설과 비평

인용문은, 그리스도는 교회와 세상의 머리가 되시고, 주가 되시고, 왕이 되신다고 하였다.
① 1945년 독일 고백교회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가 되시고, 세상의 주도 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② Culmann 교수가 성서비평연구를 통해서, 원시교회의 신앙근간의 공통분모를 찾아냈는데, 그것이 “그리스도는 전 우주를 지배하는 주”였다고 하였다. ③ 신약성서도 그리스도를 왕의 왕, 주의 주라고 주장한다고 하였다. ④ 그러므로 교회는 마땅히 불신 세계를 향하여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선포해야 하며, 계급, 인종, 국민의 이름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하였다.

① 제일 먼저 독일 고백교회를 보자. 독일 고백교회는 Barth가 작성했던 신앙 선언서를 고백했던 교회이니, 고백교회의 신앙고백에는 하나님의 실재(reality)가 없었다. Kant, Kierkegaard, Hegel, Barth를 이어가는 독일 고백교회가 고백했던 하나님은, 물질을 창조하시고, 동정녀에게서 나신 하나님이 아니었다. 단지 이름뿐인 관념(생각)의 하나님이고, 그림 속의 하나님이었다.
Hooft의 주장대로 제1, 2차 세계대전을 치른 독일 고백교회는, Barth의 신학을 따랐고, 신정통주의 신학을 따랐기 때문에, 고백교회는 바르트처럼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동정녀의 출산과, 육체부활을 버렸으며, 더욱이 그리스도가 만물의 창시자(originator, 요1:1-3)라는 고백을 버렸다. 그러므로 독일 고백교회가 Barth를 따라서, 성서를 고대소설(geschichte)로 여겼으나, 성서가 인류에게 교훈을 주는 유일한 책이라 하여, 그리스도는 세상의 주요, 세상의 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② Hooft는 주장하기를, Culmann 교수가 성서비평연구를 통해서, 원시교회의 신앙근간의 공통분모를 찾아냈는데, 그것이 “그리스도는 전 우주를 지배하는 주”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주장은 전혀 성서의 가르침이 아니다. 원시교회의 가르침은 사도신경 안에 들어있는데, 원시교회는, 하나님이 천지만물의 창시자임을 믿었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었고, 육체부활과 내세의 천국영생을 믿었는데, 이 모든 것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이 사도신경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왕권을 수용할 리가 없다. 그래서 요즘 교회들은 열린 예배라는 명분으로, 예배순서에서 사도신경을 배제하고 있다. Hooft가 진보주의 신학자 Culmann의 주장을 끌어드린 이유는, 사도신경을 고백할 수 없는 현대인들을 신자로 수용하여, 인류의 모델로서의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려는 것이다.
③ Hooft는 신약성서도 그리스도를 교회와 세상의 왕이요, 주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서에는 세계가 그리스도를 왕과 주로 섬기거나 복종할 것이라고 말한 곳이 없다. 도리어 세계가 적그리스도로 변하여 교회를 박해하여 진멸하고, 최후에는 그리스도의 철장으로 멸망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Hooft가 그리스도가 교회와 세상의 왕이요 주라고 말한 것은 사살이 아니다. 성서가 그리스도를 세계의 왕이라고 말한 것은, 그리스도가 최후에 세상을 멸망시킬 권세가 있음을 말한 것뿐이다(계17:14; 19:16).
④ Hooft는 교회가 그리스도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선포해야 한다고 하였다.
『 교회는 마땅히 세계에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선포해야 하며, 계급 인종 국민의 이름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
문제는 그리스도 몸의 보편성(universality)과 통일성(unity)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그리스도가 교회와 세상의 왕이 되려면, 교회와 세상이 하나가 되어야 함으로, 교회와 세상이 보편성과 통일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보편성과 통일성을 지닐 수 있는가?
먼저 신조주의(信條主義)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였다. “신조주의(信條主義)의 교회는 과거 어느 시대에 행해진 결단을 오늘 당하는 문제 위에다 그대로 끌어다 대답하려는 잘못된 교회라.”고 하였으니, 신조주의(信條主義) 교회는 사도신경의 근본교리들을 믿는 정통신학의 교회를 지목하여 한 말이다. 신조주의(信條主義) 교회가 1세기의 고대교회의 사도신경을 21세기 현대교회에 적용하여, 사도신경의 신조를 믿는 교회와, 사도신경의 신조를 믿지 않는 세상을 가르고, 교회와 세상의 보편성과 통일성을 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세상의 통일성과 보편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信條主義를 버리고, 그리스도를 인류의 실존과 모델로 삼자는 것이다. (실존(existence)은, 죄 없는 사람, 거룩한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신조주의를 생명처럼 지키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거부한다. 신조주의는 하나님이 물질을 창조하셨고,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수태하여, 동정녀에게서 출생했음을 믿는다. 그러나 Barth 신학과 신정통주의 신학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고, 이 세상만 믿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세상의 주요, 세상의 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신앙고백에는 내세가 없기 때문에, 공중 재림이 없고, 불타는 최후심판이 없고, 지옥과 천국이 없다. 있어도 상징이나, 비유로 말할 뿐, 절대로 실재(reality)하는 역사(history)나, 실화(nonfiction)로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세나 재림을 말할 때도 역설(paradox)이나. 설화(geschichte)나, 신비(mystery)나, 은유(metaphor)로 말하여, 단지 상징이나 비유로 말하고, 기적은 철저히 배제한다.
⑤ Hooft는 주장하기를, 마태가 그리스도를 만왕의 왕이라 하였고, 요한이 말한 그리스도는 세상을 위한 어린 양이었다고 하였으나, 성서는 이것을 다른 뜻으로 말하였다.
『 마태는 이스라엘의 왕인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하늘과 땅 위에 모든 권세를 가진 왕이라 했고, 요한은 양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선한 목자인 그리스도는 이 세상 죄를 진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세상의 구주임을 증거하였다. 』
하나님께서는 교회와 세상을 철저히 가르셨으니, 하나님은 유기자들의 왕이 아니다. 고후6:14-17,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 . 너희는 저희 중에서 나와서 따로 있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라.”
성서가 예수님을 만왕의 왕이라 한 것은, 세상을 멸할 권세가 있음을 나타낸 말이다. 계19:15-16, “친히 저희를 철장으로 다스리며, 또 친히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맹렬한 진노의 포도주 틀을 밟겠고, 그 옷과 그 다리에 이름 쓴 것이 있으니, 만왕의 왕이요, 만유의 주라.”
제9장, 김세윤 신학의 구원론
내세불신

목 차

(1) 우리가 구원받아야 할 이유, 158
(2) 사람은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가? 없다. 160
(3) 그림언어 (metaphor) 162
(4)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이 구원의 사건이다, 173
(5) 육체부활 부정과, 새 부활관 제시, 183
(6) 예수의 구속적 죽음에 대한 해석의 성경적 범주들, 191
(7) 하나님의 구원의 주관적 적용, 191
(8) 구원의 종말적 구조, 198
(9) 종말과 구원, 199
결론 예수는 어떠한 메시아인가? 203

김세윤 신학의 구원론
그리스도의 대속과 영생이 없는 기독교

김세윤 교수의 저서 「구원이란 무엇인가」는 170여 페이지로, 15판이나 발행한 책이다. 이 책에 나타난 김 교수의 구원론을 정통신학과 비교하여 비평하고자 한다. 김세윤의 신학은 20세기의 진보신학이다. 성서를 상징과 은유와 설화(고대소설)로 보아 해석하기 때문에, 일체의 기적을 배격하였고, 윤리신학을 구성하였다.

(1) 우리가 구원받아야 할 이유,
① 죽음과 구원의 정의
김 교수가 인간이 구원 받아야할 이유는, 인간이 죽어 있고, 죽음 아래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으나, 그가 말한 죽음은 인간이 지상에서 겪는 “악행과, 자원의 제한에서 오는 고난”으로 규정하였고, 구원도 현세에서 겪는 “악행과, 자원의 제한에서 오는 고난”에서 해방 받는 것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김 교수의 신학에는 내세의 형벌이나 내세의 영생은 없다.

『 구원이란 포괄적인 개념으로, 모든 악과, 고난에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거짓, 불의, 증오, 개인적인 결핍이나 아픔, 이웃과의 갈등, 사회적, 국가적, 국제적 차원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나는 악과 고난에 둘러싸이고 짓눌려 있습니다. . . 그러기에 모든 악과 고난의 현상들은 죽음의 증상들이요, 우리가 그런 악과 고난에 짓눌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죽음의 힘 아래 놓여 있고, 감기에 걸리듯 우리가 죽음에 걸려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악과, 고난에 짓눌려 있는 인생을 죽은 자라고 합니다. . . 이 죽음과 그 증상들인 모든 악과 고난에서 해방되는 것이 구원입니다. 우리가 이 구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우리가 이렇게 죽음과 그 증상들인 악과 고난에 결려 있기 때문입니다.』
『 인간의 모든 고난과 불행은 자기의 자원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한된 자원 속에 갇혀서 사는 것이 곧 죽음이요, 악과 고난입니다. 이 제한된 자원에서 해방되는 것이 구원입니다. 』

두 번 인용한 글의 주제는 죽음과 구원이다. 김세윤의 신학은 오직 지상에서 겪는 “악행과, 고난과, 자원의 제한”을 죽음으로 보았기 때문에, 구원도 역시 지상에서 겪는 “악행과, 고난과, 자원의 제한”에서 해방 받는 것으로 보았고, 성서와 사도신경이 말하는 육체부활과, 내세의 영생과 영벌은 믿지 않기 때문에 침묵하였다.

② 영생이란 무엇인가?
영생의 정의

『 영생이란 악과 고난으로 얼룩진 인생을 여름날에 “엿가락을 늘이듯 길게 늘이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단지 “물리적인 시간을 길게 늘려 놓은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경이 말하고, 예수님이 가져다주시는 영생이란 근본적으로 “신적인 삶”이라는 뜻입니다.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함으로써 그의 됨됨이에 참여하여, 곧 그의 하나님의 아들 됨에 참여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아들 된 그의 특권을 누리게 되고,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을 나의 것으로 받아, 나의 삶이 가난한 삶이 아니라, 신적인 풍성한 삶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도무지 지혜가 없어서 불안하고, 능력이 없어 두려우며, 시간적으로 제한되어 죽어 가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 즉 그 무한한 사랑과 그 영원한 시간에 동참하는 신적 삶인 영생을 누리는 인생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영생은 질적으로 전혀 다른 삶이며, 시간적으로도 하나님의 영원에 동참하는 삶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피조물성 곧 우리의 제한성, 그 제한성으로 인한 인간의 모든 고난에서 해방되어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임을 말합니다. 즉 하나님의 풍성한 삶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

⒜ 이 인용문의 주제는 영생이다. 정통신학은 성서의 주장대로 인간이 사후에 다시 부활하여, 내세(來世)에서 시간적으로 끝없이 사는 것을 영생이라 한다. 이것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바요(눅23:43; 마16:27, 24:30, 26:64), 교회가 사도신경으로 고백하며 지금까지 지켜온 전통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영생은 엿가락을 늘이듯이 길게 늘이거나, 물리적인 시간을 길게 늘려 오래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내세의 영생을 부정하였다. 김 교수는 바로 앞에서도, 죽음을 현세(現世)에서 겪는 “악행과 고난과 자원의 제한”으로 규정하여 來世와 차단하였고, 구원도 現世에서 겪는 “악행과 고난과 자원의 제한으로부터 해방 받는 것”으로 규정하여 來世와 차단하였는데, 여기서도 영생은, “물리적인 시간을 길게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여, 역시 시간의 영속(永續)인 來世와 차단하였다.
⒝ 영생은 來世의 영생이 아니라, 지상에서 누리는 신적인 삶을 뜻한다고 하였다. 이 신적인 삶은, 신자가 그리스도의 됨됨이(성품)에 참여하고, 하나님의 풍성한 삶에 동참하는 삶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김 교수가 죽음과, 구원과, 영생을 現世로 한정하였으니, 이 신적인 삶도 역시 現世뿐이다. 20세기의 모든 현대신학(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복음주의)이 삶을 來世와 차단하고, 現世의 삶으로만 주장해왔는데, 김 교수의 주장도 같다.
⒞ 김세윤 교수가 영생을 해설하면서, 정통신학의 용어만을 사용하여 해설한 다음 표현들(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 하나님의 영원한 시간, 신적인 삶인 영생)이, 마치 김 교수가 내세(來世)와, 영생(永生)을 믿은 것처럼 보일 것이지만, 김 교수가 이미 앞에서 來世와 永生을 배격하였고, 또 이 표현들은 단지 상징과 은유로 말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 열거한 표현들은 來世나 永生을 말한 것이 아니고, 다만 지상생활이 그 만큼 풍요로울 것을 묘사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만일 독자들이 이러한 표현들을 문자대로 읽어, 來世와 永生으로 읽으면, 곡해하는 것이다.

(2)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제1, 2차 세계대전으로, 인류는 스스로는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교훈을 받았다고 하였다.

「 우리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애초부터 구원받아야 할 이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 예컨대 불교나 힌두교나 이슬람교 같은 종교들뿐만 아니라, 유사 종교 가령 마르크스주의나 인류 문명에 대한 낙관론 같은 것들은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 . 그러나 1,2차 세계 대전은 이러한 낙관론을 잿더미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 . 두 세계 대전은. . . 인간의 근본 문제인 악과 고난을 이성의 계발로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이후 신학자들은 죄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종말론에 대해 더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김 교수는 주장하기를, 기독교가 아닌 모든 다른 종교들(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과, 유사종교인 공산주의와, 기타 문명 낙관론자들은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가르쳐왔다고 하였다.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은 이러한 낙관론을 잿더미로 만들었다고 하였다. 김 교수의 말은 사실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과학 기구들이 살인마로 돌변하여, 인류의 종말을 재촉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젊은 신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일어나 인류문명의 구제책을 논하고, 인성회복 운동을 펼쳤다. 20세기 전반세기에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바르트, 불트만, 부루너, 라우셴부쉬, 틸리히, 니버 형제 등 당시 30대의 젊은 신학자들이, 인간에게는 전혀 스스로 일어날 가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세계 인류에게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인성을 회복하고 윤리를 회복하자고 외쳤다. 또한 철인들도 1,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서 충격을 받고 생의 철학, 실존주의 철학, 분석철학 등을 일으켜, 전범들의 악행을 성토하며, 인성과 윤리를 회복하자고 외쳤던 것이 사실이다.

『 이와 같은 사상적인 변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문명의 발달에 대해 낙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이 가진 지혜와 이성과 힘으로 언젠가는 모든 악과 고난에서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면, 근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애초부터 구원받아야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완전할 때에만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 . 우리의 구원은 인간의 내재된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밖에 있고, 우주 밖에 있는 하나님으로부터만 올 수 있습니다. 우리 밖에서(extra nos), 우리를 위하여(pro nobis) 구원의 힘이 와야 합니다. 우리 밖에 무한한 힘을 가진 초월자로부터 우리 위해 오는 것이어야만, 즉 은혜로 올 때 우리 인간에게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복음”은 바로 이러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죽어가는 인간들에게 하나님께서 우리 밖에서 우리를 위하여 오셔서 구원을 이루셨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면 그 구원의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

인간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으므로,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준비하였으니, 그것이 “복음”이라고 하였다. 다음 항에서, “복음”은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구성된다고 하였고, 이 복음이 인류를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이라고 하였다. 다음 항에서 김 교수가 복음(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자세히 해설하였으나, 은유(metaphor)로 해설하였다.
김 교수가 “복음” 해설에 은유(그림언어, metaphor)를 적용하였는데, “복음”을 살피기 전에, 먼저 김 교수가 은유를 “복음” 해설에 적용하는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왜냐하면, 김 교수가 구약의 “복음”(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과, 신약의 복음(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을 은유로 취급하여 해석하기 때문에, 김 교수가 은유(metaphor)를 "복음해설"에 적용하는 이유를 알아야만, 김 교수가 주장하는 복음의 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그림언어 (metaphor)

『 성경은 이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네 가지 그림(metaphor)으로 표시했습니다. 즉 의인 됨(justification), 화해(reconciliation), 하나님의 아들 됨(adoption), 새로운 피조물(new creation) 등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은 이와 같은 그림 언어들을 사용하여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묘사하고 설명합니다. 이 주관적인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what he is, 71쪽)에 참예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what he has done, 71쪽)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이 주관적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를 여러 가지 그림으로 나타냅니다. 하나하나 살펴봄으로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하겠습니다. 』(69-70쪽)
『 이런 의인 됨이나, 화해함 또는 뒤에 더 언급할 그림들(metaphor)이 나타내는 구원의 실재(reality)는 다 똑 같습니다. 다만 이런 그림들을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서 구원의 실재를 더욱 분명히 나타내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그림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원의 실재가 중요합니다. 구원이란 인간이 자기의 제한된 자원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원에 힘입어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의 실재입니다. 』(74-75쪽)
『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간단히 정리해 봅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의인 됨, 하나님과 화해함, 하나님의 자녀가 됨, 새로운 피조물 됨 등의 그림들로 표시하려 한 구원의 실재(reality)가 무엇입니까? 자기의 제한된 자원 속에 갇혀 죽은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종하는 올 바른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을 끌어다 씀으로서 신적인 삶에 참예하는 삶이 곧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이 구원은 우리를 대신하고 대표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어집니다. 』(김 교수가 말한 그림 언어와 은유는, 동일한 metaphor의 번역이니, 동일한 뜻이다.) (80-81쪽)

이상의 인용문에 나타난 내용을 정리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성서는 네 가지 그림으로(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 주관적인 구원을 설명한다.
ⓑ 주관적인 구원에는 네 가지 그림(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이 있고, 실재(reality)가 있다.
ⓒ 그 구원의 실재(reality)는 그리스도의 됨됨이에 참예하고, 하신 일에 참예하고,
하나님의 자원(율법과 교훈)을 힘입어, 하나님께 의존하고, 순종하는 신적인 삶이다.

이 인용문에는, 김 교수가 구원해설에 그림언어를 끌어드린 내막이 들어있다. 김 교수가 구원을 성경대로 해설하지 않고, 그림언어로 해설한 이유가 무엇인가? 독자들은 김 교수가 그림언어를 구원해설에 끌어드린 이유부터 물었어야 한다. 정통신학은 성서의 교훈을 문자대로 믿기 때문에, 구원해설에 그림언어를 적용하지 않고 문자대로 신학을 해설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성서의 교훈을 문자대로는 믿지 않기 때문에, 그림언어를 적용하여 그림의 실체를 교훈으로 받는다.

은유의 정의

은유는 비유이다. 비유에는 직유와 은유가 있다. 직유와 은유가 어떻게 다른가? 직유는 하나의 내용을 두 문장으로 말하지만, 은유는 하나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 다르다. 은유는 한 문장으로 말하기 때문에, 한 폭의 그림과 같아서, 그림언어라고도 한다. 한 폭의 그림에는,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속뜻이 있듯이, 은유도 한 문장 안에 문장과 속뜻이 함께 있다.

직유 - 전보 대가 키가 큰 것처럼, 저 사람은 키가 크다.
전 문장은 껍질(shell)이고, 후 문장은 실체(reality)이다.
은유 - 저 사람은 전보 대다.
“저 사람은 전보 대다”는 껍질(shell)이지만, 이 껍질 안에,
“저 사람은 키가 크다”는 실체(reality)가 함께 있다.

은유적용의 사례를 보기 위해서, 앞에서 인용한 3 개의 문장에서, 첫 번째 문장을 다시 적는다.

『 성경은 이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네 가지 그림(metaphor)으로 표시했습니다. 의인 됨(justification), 화해(reconciliation), 하나님의 아들 됨(adoption), 새로운 피조물(new creation) 등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은 이와 같은 그림 언어들을 사용하여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묘사하고 설명합니다. 이 주관적인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what he is, 71쪽)에 참예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what he has done, 71쪽)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이 주관적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를 여러 가지 그림으로 나타냅니다. 하나하나 살펴봄으로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하겠습니다. 』(69-70쪽)

김 교수는 성서가 말하는 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을 구원을 설명해주는 그림이라고 하였고, 이 네 가지 그림이 말해주는 구원의 실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hat he is, 71쪽)에 참예하고, 하신 일(what he has done, 71쪽)에 참예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김세윤 교수가 그림과 실체에서, 그림(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은 버리고, 실체(그리스도의 됨됨이와, 하신 일)를 취하였다. 그러나 김 교수가 그림으로 취급하여 폐기한 주관적인 구원(칭의,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은 기독교가 믿어온 은혜구원이고, 김 교수가 실체라 하여 취한 구원(그리스도의 됨됨이와, 하신 일)은 행위구원이다. 결국 김 교수가 기독교 구원해설에 그림언어를 적용하여, 은혜구원은 버리고, 행위구원을 취하였다.
그러나 김 교수가 기독교의 구원으로 취한 행위구원은, 기독교의 구원관이 아니다. 이교의 구원관이다. 그러므로 초대교회는, 할례 파 교인들이 율법 지키는 행위를 구원의 실체(reality)로 주장하여, 은혜구원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을 때에, 할례파 교인들을 배교자로 규정하였고, 저주까지 하였다(갈1:8-9; 2:18; 5:10-12). 그러므로 김 교수가 구원해설에 그림언어를 적용하여, 은혜구원을 폐기하고, 행위구원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한 것은, 기독교 구원관의 전환(conversion)을 의미하며, 기독교가 불교, 무슬림, 힌두교 등과 동일한 종교가 되어지기 때문에, 다원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이교운동이 성행하는 이유

20세기에 들어서자, 은혜구원을 폐기하고 행위구원을 주장하는 이교운동이 왜 성행하였는가?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른 20세기 현대인들이, 비록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대속이나 육체부활은 믿지 않지만, 핵전쟁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성서를 교재로 사용하여 핵잰쟁을 막아보자는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바로 이 운동이 K. Barth(1986-68)와 R. Bultmann(1884-76)을 시발점으로 했던 신정통주의 신학 운동이고, C. S. Lewis(1898-1963), Harold J Ockenga(1905-85), Billy Graham(1918-)을 구심적으로 했던 영국과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이었다.

김 교수가 구약과 신약의 은혜구원을 그림으로 취급하여 은혜구원은 버리고, 행위(윤리)를 구원의 실체(reality)로 주장하였듯이, 김 교수가 그리스도에게 있었던 삶과, 죽음과, 부활도 그림으로 취급하여, 기적은 버리고, 그림을 해석한 교훈을 구원의 실체(reality)로 받았다.
김 교수가 구약과 신약의 복음을 그림으로 처리한 것이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그림으로 처리한 것은, 비단 김 교수뿐만 아니라, 진보주의 신학자면 누구나 동일하게 행했던 방법이다. 김 교수가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지만,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 놓고 말할 수가 없어서, 은유라는 용어를 끌어드려,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했듯이, 다른 신학자들 역시 자신의 기적불신을 덮어서 은폐하고자, 각자 취향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들이 있었으니, 다음가 같다.
⑴ K. Barth는 31권(9,000쪽)의 교회교의학을 출판하여, 기적을 설화(geschichte)로 표현하여 자신의 기적불신을 은폐하였는데, 미국의 신학자들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설화(geschichte)와, 역사(historie)를 일률적으로 역사(history)로 번역하여, 바르트신학을 오도하였고, Klooster와 Van Til이 Barth에게 설화의 뜻을 물었지만, Barth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⑵ R. Bultman은 기적을 신화(mythe)로 취급하였음으로, 사람들이 Bultman의 신학이 신화의 신학임을 쉽게 이해하였다. ⑶ James I. Packer는 기적들을 신비(mystery), 설화(story), 소설(fiction)로 취급하였고, ⑷ Kierkegaard는 역설(paradox)로 취급하였고, ⑸ Billy Graham은 신비(mystery)로 취급하였는데, ⑺ 김세윤은 은유(metaphor)으로 취급한 것이다.
신학자들이 이 용어들을 사용한 이유는 동일하니, 성서에서 기적은 배제하면서도, 기적불신의 정체성은 은폐하기 위해서였다.

③ 은유를 적용한 다른 사례들

김 교수가 성경해석에 은유를 적용한 사례들이 더 있다. 사도들이 선포했던 복음(죽음, 부활)을 그림(metaphor)으로 처리하였다.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졌다는 기쁜 소식을 사도들은 주로 구약과 예수의 가르침에서 얻은 다양한 그림언어들(imageries; metaphors)을 동원하여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 중 대표적인 몇 개만 들어 여기서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설명하는 이런 그림들(imageries; metaphors)과 함께, 사도들은 예수 자신의 해석에 따라, 보다 긍정적인 “새 언약을 세우는 제사”라는 그림(imagery; metaphor)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 . 그리스도의 죽음을 출애굽 당시 희생된 “유월절 양”의 그림(imagery; metaphor)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졌다”는 구약의 가르침과, 예수의 가르침(신약)을 그림언어(metaphor, imagery)이라고 하였다. 김 교수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14폐이지(151-163)나 되는 분량으로 해설하였지만, 결론에서는 다 그림(metaphor)과 상상(imagery)으로 처리하였다. 그림과 상상은 실체(reality)가 아닌 껍질(shell)이고, 그 속뜻이 실체(이다. 다음 글에서 껍질과 실체를 가려내 보자.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여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가, 곧 그 작용원리(modus operandi)를 설명하기 위해 사도들은 구약 성경의 성전 제사에 대한 가르침과,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죽음의 의미를 설명한 예수의 가르침에서 지침을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의 죄를 “씻어버린 제사” 또는 “덮어버린 제사”(expiatory sacrifice: 속죄 제사)였다고 설명하기도 하고, ⓑ 그것이 그리스도가 우리 “대신” 우리의 죄에 대하여 “벌(저주) 받음”이었다고 설명하고, ⓒ 그리하여 그것은 결국 죄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풀어버린 제사”(propitiatory sacrifice)였다고 설명했습니다(예:롬 3:24-25; 8:3; 고후 5:21; 갈 3:13; 히 9:12; 벧전 3:18; 요일 2:2; 4:10).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를 죄와, 죄가 가져오는 죽음으로부터, 그리고 죄를 통해 우리 위에 군림하는 사탄의 세력으로부터 우리를 “속량”(사서 해방; redeem)한 것입니다(예: 롬 3:24; 고전 1:30; 갈 3:13; 4:4-6; 엡 1:7, 14; 골 1:14; 히 9:15). 이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인들을 “의인들”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죄인들을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켰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설명하는 이런 그림들(metaphors)과 함께, 사도들은 예수 자신의 해석에 따라 보다 긍정적인 “새 언약을 세우는 제사”라는 그림(metaphor)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고전 11:23-26; 히 9:15). 』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여 주는가? 사도들은 구약과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얻어낸 그림(metaphor)으로 해설하였다고 하였다,
㉠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의 죄를 씻고, 덮은 제사”는 그림이라고 하였다.
㉡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 대신 벌 받아, 하나님의 진노를 푼 것”은 그림이라고 하였다.
㉢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를 죄와, 죽음과, 사탄의 속박에서 속량한 것은 그림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의 죄를 씻고, 하나님의 진노를 풀고, 우리를 죄와, 죽음과, 사탄의 속박에서 속량하였다는 것은 다 그림(metaphor)이라고 하였다. 필자가 앞에서 말했듯이, 그림(metaphor)은 껍질(shell)이고, 그림의 실체(reality)는 따로 있다. 앞에서 인용한 문장은 그림(metaphor)을 해설한 것이고, 그림의 실체(reality)는 다음 문장에서 말했다.

『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를 위한 구원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첫 아담의 불순종에 반한 “마지막 (즉 종말의) 아담”으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옛 창조의 조상 아담이 지워준 숙명, 곧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의 뒤틀린 관계를 청산하고, 그가 새 창조의 조상으로서 회복한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참여시켰기 때문입니다(롬 5:12-21. 』

김 교수가 앞의 인용문에서 말했던 여러 그림들의 실체(reality)가 들어났다. 곧 새 언약의 실체가 들어난 것이다. 그 새 언약의 실체가 무엇인가? 첫 아담이 실패한 순종을 두 번째 아담으로 오신 그리스도가 순종에 성공하여, 비로소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한 것이 “새 언약의 실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그리스도의 순종에 참여하여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새 언약의 성취이고, 구원이라고 하였으니, 결국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셨다는 순종을 구원의 실체(reality)로 취하였고, 대속으로 주어지는 은혜구원을 구원의 그림(metaphor or imagery)으로 취급하여 폐기해버렸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해설한 새 언약의 실체(reality)에는, 그리스도의 대속(atonement)이 없다. 죽음과 지옥의 형벌에서 해방시킴도 없다. 몸이 부활하게 하여, 천국에서 영생하게 하는 구원도 없다. 단지 예수님이 보이신 모범을 따라서,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여, 지상에서 거룩하고 화평하게 살아, 지상천국을 이루어가는 것이 구원이니, 곧 윤리구원이고, 현세의 구원이다.
김 교수의 해설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김 교수가 유월절 양의 죽음과(155쪽), 그리스도의 죽음을 그림으로 보았고, 이 두 그림의 실체를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분명히 기독교의 은혜구원을 행위구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다음 문장을 읽어보면, 김 교수가, 마치 죽음이 부활을 거쳐 천국에 가는 길인 것처럼 말하였고, 부활과, 내세와, 영생도 김 교수가 실화(nonfiction)로 믿고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림(metaphor)로 말한 것이지, 실화(nonfiction)로 말한 것이 아니다. 그림은 실화(nonfiction)가 아니고, 소설(fiction)이다.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초자연을 믿지 않기 때문에, 초자연(하나님의 물질창조, 그리스도의 신성, 육체부활, 내세, 천사 등)을 말할 때에는 그림이나, 그림언어에 해당하는 신학용어를 사용하였으니, 그림에 해당하는 용어들은, 신화(myth), 설화(geschichte), 역설(paradox), 신비(mystery), 상징(symbol), 은유(metaphor), 소설(fiction) 등이 있다. 이 용어들은 단지 상상(imagery)이나 그림(metaphor)이고,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가 아니다.

다음은 김 교수가 그림으로 그려낸 문장이다. 그림인 줄 모르고 읽으면, 틀림없이 정통신학이다.

『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의 재림 때 완성될 구원의 “첫 열매”, 곧 “보증금”을 받는 사람들도, 그리스도의 부활로 결정적으로 깨지기는 했으나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죽음의 쓴 맛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죽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갔음으로 죽어도 계속 그리스도 안에, 그의 생명의 영역 안에 있게 됩니다. 그들은 죽음으로 말미암아 사단의 시험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됨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살아 있을 때보다 그리스도 안에 있음의 농도를 더 진하게 체험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신자들의 죽음을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고(고전 15:51; 살전 4:13-18),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함”으로 표현되기도 하면서 그것이 “훨씬 더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빌1:23), 누가는 죽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끝도 아니고 절망적인 비극도 아니며 도리어 그리스도에게 더 가까이 가는 것이고, 이생에서 이미 “첫 열매”의 형태로 체험하기 시작한 그의 부활의 생명을 좀 더 농도 진하게 체험하게 되는 것(고로 “훨씬 더 좋은 것임”)을 말하기 위하여, 신자들은 죽음을 통하여 벌써 “낙원”에 가는 것으로 그린 것 같습니다(눅23:43). 그러나 신약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죽은 신자들이 부활하여 그의 구원의 완성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것, 그러므로 그 때까지의 죽음의 상태는 “잠들어” 대기하는 상태라는 것입니다(요 5:25-29; 고전 15:52-57; 고후 5:1-10; 살전 4:13-18; 히 9:27-28; 11:13-16; 계 6:9-11, 20:4-6, 11-15). 따라서 요한계시록은 성도들의 죽음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감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완성을 아직 기다리는 상태라는 것, 곧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나타내기 위해 죽은 성도들의 영혼들이 하늘의 제단 아래서 당분간 대기하며 쉬고 있는 것으로 그립니다(계 6:9-11). 그러므로 요한 계시록의 그림대로 우리는 성도들의 죽음을,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완성을 기다리며, 쉬도록 하늘로 불음 받음(召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한 것 같습니다. 』

김 교수가 마치 성경이 말하는 대로 죽음과, 부활과, 내세를 말하는 것처럼 글을 쓰다가, 후반부에서는, 죽음과, 부활과, 내세를 그림과, 추측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러면 그림과 추측으로 마무리 한 부분을 정리해 본다.
① 신자들은 죽음을 통하여 낙원에 가는 것으로 그린 것 같습니다.
② 죽은 성도들의 영혼들이 하늘의 제단 아래서 당분간 대기하며 쉬고 있는 것으로 그립니다(계 6:9-11)
③ 그러므로 요한 계시록의 그림대로, 우리는 성도들의 죽음을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완성을 기다리며, 쉬도록 하늘로 불림 받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한 것 같습니다.

김 교수의 신학이 현대신학이기 때문에, 일체의 기적이나 내세를 믿을 리가 없음으로, 김 교수에게는 죽음이 인간의 끝이고, 그리스도의 부활도 역사(history)가 아니고, 신화(mythe-Bultmann)이며, 실화(nonfiction)가 아니고, 설화(geschichte-Barth)이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기적의 사건들을 그림과 추측으로 마무리하여, 복음에서 기적을 배제한 것이다.

④ 은유 해설의 결론.

이상으로서 김 교수가 복음해설에 은유 비유를 적용한 이유가 분명해졌다. 김 교수는 복음해설에 은유를 적용한 덕분에, 기독교가 2천 년간 지켜온 은혜구원을 노골적으로 부정하지 않고도, 행위구원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할 수 있었다. 만일 김 교수가 복음해설에 은유를 적용하지 않고, 은혜구원을 직설적으로 부정했다면, 김 교수가 기적과 내세를 믿지 않는 사실이 훤히 들어났을 것이고, 정통신학의 강력한 공격에 부딪쳤을 것이다. 정통신학이 지배하는 한국교회의 공격이 오죽했겠는가! 김 교수가 지금까지 보수주의 신학계에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은유를 신학해설에 적용한 덕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문제 하나를 더 말하고자 한다. 20세기의 현대신학이 정통신학을 배격하는 자기의 정체성을 가려 은폐하기 위해서, 가진 노력을 다 기우려왔으며, 은유 적용은 그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 부분을 여기서 더 자세히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이 중대한 사실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해설코자 한다.

ⓐ 20세기 현대신학의 정체성 은폐
ⓑ 20세기 현대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
ⓒ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의 혼합

ⓐ 20세기 현대신학의 정체성 은폐

현대신학이 신학해설에 은유나, 신화나, 설화나, 역설이나, 신비를 적용하는 내막을 몰라서, 현대신학 이해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현대신학이 신학용어 외에도, 가진 방법을 다 동원하여, 정통신학을 배격하는 자기의 정체성을 철저히 은폐하기 때문에, 현대신학 이해가 더 어렵다. 18세기까지는 정통신학만 있었음으로, 신학용어도 하나의 뜻으로만 쓰였고, 19세기에 자유주의 신학이 일어났어도, 정통신학과의 차이가 분명하여, 자유주의 신학 이해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복음주의, 신복음주의)은 가진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자신의 기적불신을 은폐하기 때문에, 정통신학과의 차이점을 이해하기가 심히 어렵다.
20세기의 현대신학도 자유주의 신학처럼 성경의 기적을 믿지 않고, 성서의 기적들을 신화로 보지만, 그러나 가진 방법을 다 동원하여, 좀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20세기의 현대신학의 정체성을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 점은 우리가 반듯이 짚어 보아야 한다. 그러면 현대신학이 기적불신을 은폐하는 이유와, 은폐하는 방법을 나누어 말하고자 한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이 기적불신을 은폐하는 이유
19세기는 계몽사상이 지배하여 성서를 이해할 수 없는 신화라고 단정 지었고, 성서는 무가치한 고전, 전설, 고대소설로 취급하였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을 맞았고, 러시아의 혁명(1917)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과, 힛틀러(1934-1945)의 광증까지 겹쳐 파괴, 학살, 약탈이 이어졌고, 인류와 문명을 핵전쟁에서 구하여 보존해한다는 운동이 각계각층에서 일어났다. 특히 기독교에서 성장하였으나, 계몽주의를 수용했던 30대의 젊은이들이 성서의 기적은 불신하되, 성서만이 인류와 문명을 치료할 수 있다고 외치면서, 성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기적불신은 최선을 다해 은폐하였고, 온 갓 방법을 다 동원하여, 성서해석학을 발전시켰다. 왜냐하면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성서와 기적을 실화(nonfiction)로 믿기 때문에, 성서와 기적을 전설과 설화로 보는 현대신학을 배격하였기 때문이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이 기적불신을 은폐하고자, 발전시켰던 성서해석학
㉠ 20세기의 현대신학(복음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절대로 정통신학을 정면에서 직선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 만일 정통신학을 정면에서 부정하거나 공격하면,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이 노출되기 때문에, 반드시 간접적으로나, 우회적으로 부정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고, 두 신학의 차이를 덮어 은폐한다. 그러므로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의 차이를 알아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성서를 신화로 취급하지만, 성서를 노골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성서에 은유나, 신비나, 설화 등을 적용하여, 성서를 신화로 취급하는 사실을 은폐하기 때문에, 20세기의 현대신학이 배교신학임을 사람들이 좀처럼 알아보지 못한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성서를 신화로 취급하여 모든 기적을 불신하지만, 자기의 신학을 직설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여러 경로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주장하여, 기적불신을 은폐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이 배교신학임을 사람들이 좀처럼 알아보지 못한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이 기적을 불신하지만, 정통신학의 용어만을 사용하여 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이 배교신학임을 사람들이 좀처럼 알아보지 못한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은, 그 발생 동기나 목적이 현대철학과 동일하기 때문에, 현대신학 해설에 철학을 적용하여 해설하므로, 현대신학 이해가 지극히 어렵다.
㉥ 20세기의 현대신학은, 분석철학을 신학해설에 적용하여, 모든 용어와 표현에서 먼저 기적을 제거하는 작업을 펴지만, 분석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현대신학을 접하면, 이해가 되지 않아, 골치를 앓는다. 분석철학으로 문장을 분해하고, 분석하여 문장에서 기적과 초자연을 제거하되, 이 작업을 지극히 은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역시 제대로 이해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필자는 1956년에 바르트의 계시관이 이해되지 않아, 골치를 앓다가 작심하고 지금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아니한 결과, 지금은 현대신학 해설을 쓰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20세기의 진보신학은 기적을 불신하고 배격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철저히 은폐하기 위해서, 가진 방법을 다 동원하고, 갓 가지 표현들을 다 동원하여 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먼저 고도의 문장 술을 적용하여 발전시킨 고난도의 성서해석학을 익혀야만 이해할 수가 있다. 다음에 소개할 전제(presupposition)도 20세기 현대신학 이해에 필수적이다. 전제를 무시하고는 현대신학 이해는 불가능하다.

ⓑ 20세기 현대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

19-20세기의 현대신학에는 전제가 있다. 그 전제는 신학구성에서 반드시 계몽사상을 따르고, 기적을 배제하는 것이다. 전제는 한번 정해지면, 그 다음의 글은 반드시 이 전제 안에서 쓰이기 때문에, 전제 안에서 읽고, 전제 안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수학이 공리를 전제하고 출발하듯이, 어떤 학문도 전제 없이는 착수하지 못한다. 유물론자들은 빅뱅(Big Bang)과 진화론을 전제하고 출발하지만, 정통신학은 하나님의 물질창조를 전제하고 출발한다. Bertrand Russell은 창조가 믿어지지 않아서, 신자가 되지 못하였다고 했지만, 한국의 창조과학회를 이끌어온 물리학 김영길 교수는 결혼할 당시 전도 받았을 때에, 물리학이 안고 있는 근원(origin)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의 물질창조(창1:1)에서 찾았기 때문에, 기독교를 성서대로 믿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필자가 본인의 간증에서 들은 이야기다.
하나님의 물질창조는 정통신앙의 전제이다. 정통신학은 하나님의 물질창조를 믿고, 창조의 지혜와 권능으로 성서도 정확무오하게 기록하고, 편집하고, 보존해왔음을 전제하고 출발한다. 그러나 현대신학은 신의 실재(reality)를 불신하여, 성서를 인간의 작품으로 보기 때문에, 신의 출현과 활동이 적힌 성서를 신화와 전설이 섞여 쓰인 고대소설(설화-geschichte)로 전제하고 출발한다. Van Til 이 하나님의 물질창조와 성경무오를 전제하고 정통신학을 변증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신학을 전제주의(presuppositionalism)라고 하였다.
김 교수가 신학구성에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삭제하였으니, 이것을 전제하고 그의 책을 읽으면 어려울 것이 없듯이, 인간에게는 현세뿐이라는 바르트의 주장을 전제하고, 바르트신학을 읽으면 어려울 것이 없다. 다음은 Karl Barth가 인간을 죽음으로 끝나는 유한자로 본 글이다.

「 인간은 본래 태어날 때에 그 생명이 시작함과 같이, 또한 인간은 죽을 때에 그 생명이 끝나고, 끝난 후에는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다」

「 인간의 생명이 긴 것이냐 짧은 것이냐를 놓고 논란하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왜냐하면 생명은 단순히 태어나서 빨리 혹은 느리게 죽음으로 나가는 운동에 불과하며, 인간은 오직 이렇게만 살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생명이라는 것은 마치 돈이 필요하여 빚을 얻은 것과 같다고 하겠다. 빚은 일정한 기간 안에 반드시 되돌려 주어야 하듯이, 생명도 일정한 기한 안에 받았던 대로 다시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유한성을 싫어하는 자는 사람 자체도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이 유한하다는 것 때문에, 그 유한성을 저항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을 저항하게 될 뿐이다. 그러나 이 유한성을 도피하려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 그늘을 뛰어넘는 편이 쉬울 것이다. 인간이 자기 자신의 유한성에서 도피하여 영생을 누리려하거나 자신의 죽음을 비통해하는 것은 자기기만일 뿐이며, 자기 파멸로 끝나게 할 뿐이다. 인간이 시작과 끝이라는 괄호 안에 갇혀서 오직 유한한 시간을 살고 가는 것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 」

이 바르트의 글은 뜻이 분명하다. 인간의 생명이 유한하다는 것이 바르트의 고백이다. 바르트가 인간의 수명을 현세로 한정함을 전제하고, 바르트신학을 읽으면 어려울 것이 없다. 현대 지성인의 대변자로 알려진 B. Russell(1872-1970)이 정신활동을 단지 뇌의 활동이라 하여, 영혼의 실체(reality)를 부정한 유물론자였듯이, Barth가 인간을 현세로 한정하여, 육체부활과 내세를 부정하였으니,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않는 Russell과 함께 유물론자였다.

ⓒ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의 혼합

⑴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신학에서 기적을 완전히 제거하였음으로, 기적이 없는 현대철학을 적용하여 현대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현대철학을 모르면, 현대신학을 이해하기 어렵다.
⑵ 20세기의 현대신학이, 신학해설에 현대철학을 섞는 데는 더 큰 이유가 또 있다. 20세기의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은 그 발생동기와, 발생목적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은 둘 다 발생동기가 제1,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 있었고, 발생목적 역시 둘 다 인류와 문명을 핵전쟁(nuclear war)에서 구하는데 있었다. 이처럼 20세기의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은 그 발생동기와 발생목적이 동일하기 때문에, 현대신학 해설에는 현대철학의 주제나, 용어들이 섞인다. 그러므로 20세기의 현대신학을 이해하려면, 먼저 현대철학의 동기, 목적, 방법 등을 이해해야 한다.
⑶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이해하는 것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책을 쓰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기적을 불신하여 배격하면서도, 기적을 믿는 독자들 때문에 정통신학의 용어만을 사용하여, 기적의 불신을 은폐하고 신학을 해설하자니, 그 고충이 오죽하겠는가! 그러므로 칼 바르트의 경우를 보면, 그가 단순한 신학용어 하나를 해설할 때에도,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을 덮어 은폐해야하기 때문에, 정통신학을 노골적으로 부정하거나 공격할 수가 없으므로, 은근하게 긍정과 부정을 여러 번 반복하되, 이것까지도 간접으로 혹은 우회적으로 표현하여, 지면을 몇 페이지씩 사용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칼 바르트가 무엇을 말하는지 핵심을 잡기가 어렵고, 맥을 노치기 일쑤다. 오죽했으면 바르트의 독일어판 「교회교의학」이 31권에 9,000 페이지나 되었을까! 바르트의 글은 읽다가 밀림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9,000페이지를 요약한 사도신경 강해서인 바르트교의학개요(Dogmatik im Grundriss, Dogmatics in Outline)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바르트 신학 이해의 첩경이다. 물론 고난도의 문장술과 해석학으로 짜인 글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가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므로 필자가 뜻을 정하고, 바르트신학 연구에 46년(1956-2002)을 바치고서야, 겨우 책 한 권을 출간할 수가 있었다. 46년간의 연구에서 최후의 분석은 geschichte와 sage에 대한 것이었고, 확실해진 것은, 바르트가 내세와 영생(二元論)을 불신한다는 사실이었다.

(4)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이 구원의 사건이다.
① 예수의 품성론과 역할론

『 이번 장에서는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구원의 사건이다”라는 선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예수는 구원자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이다”라는 선포를 많이 듣습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됩니까? 우선 믿어야 한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맹목적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면, 왜 예수가 구원자라는 것을 믿어야 하는지를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31쪽)

김 교수가 이 항목(31-51쪽)에서,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해설하여, 예수의 품성과 역할을 밝혔다. 우선 이 항목(31-51쪽) 전체를 요약해서, 예수의 품성과 역할을 요약해본 후에, 예수의 품성(品性)과 역할(役割)의 각론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분석하여 해설하려 한다.
예수의 품성(what he is)에서는 신성(神性)을 부정하고, 인성(人性)만을 주장하였고, 예수의 역할(what he has done)에서는 육체부활을 부정하고, 예수님의 부활은 다만 “예수님의 주장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고, 제자들이 인정하였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인간이 구원을 받는데 있어서, 예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예수의 죽음은, 죄인을 대속(redemption)한 죽음이 아니고, 자신이 먼저 순종하여, 사람들에게 모본이 되어준 죽음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말하는 구원은 십자가의 대속(redemption)으로 성취한 은혜구원이 아니다, 인간이 예수의 모본을 따라 순종하여 받는 행위구원이니, 인성이 회복되어져 받는 윤리구원이다. 이러한 윤리구원은 김 교수만의 구원관이 아니고, 자유주의 신학을 포함한 20세기의 모든 진보신학이 주장하는 구원관이다.

② “인자”로 오신 분은 인류의 구원자이다. (34쪽)
여기서 김 교수는 그리스도의 神性을 부정하였다.

『 먼저 인자라는 칭호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인자”라는 칭호는 예수님의 人性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아들”이란 칭호는 예수님의 神性을 강조한다는 일반적인 견해가 있는데, 사실 이 견해는 잘못된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상 고대교회로부터 그렇게 가르쳐 오긴 했지만, 그 고대교회가 주로 희랍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인자”라는 예수님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즉 희랍 사람들이 히브리어의 숙어가 무슨 말인지를 제대로 모르는 바람에 고대교회로부터 잘못 가르쳤던 것입니다. 』(34-35쪽)

고대부터 교회가 “인자는 예수님의 人性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아들은 예수의 神性을 강조해온”일반적인 견해가 있는데, 이것은 고대 교인들이 주로 히브리어를 모르는 헬라인들이었기 때문에, 잘못 가르쳐온 교훈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신인양성(神人兩性}의 교리를 선포했던 사람들은, 헬라인이 아닌 유대인 사도들이었다. 사도들이 성경에 기록하였고, 교부들이 사도들의 증언을 사도신경으로 고백하였기 때문에, 김 교수가 헬라인들 운운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김 교수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한 것”은, 기독교를 총체적으로 부정한 것이며, 더 나아가서 김 교수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엄청난 문제들을 안고 있다.
⒜ 신인양성의 메시아임을 주장하신, 예수님의 메시아의식을 착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 예수님의 신인양성을 증언한 성경을 신화로 취급하는 것이다.
⒞ 예수님의 신인양성을 증언했던 사도들을 거짓 증언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 사도신경을 작성하고, 고백한 교부들을 미신의 신봉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 사도신경을 고백해온 2천 년간의 교회사를 부정하여, 배교(apostasy)하는 것이다.

실제로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복음주의, 신복음주의)은 창세기 1-3장이나, 성령수태나, 동정녀탄생이나, 시신부활과 같은 성경기록은, 신화와 전설이 섞여 쓰인 신비나, 은유나, 설화로 보지만, 이러한 사실을 들어내 말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러한 내막을 알 수가 없음으로, 보수주의나 정통주의로 혹은 청교도신학으로까지 믿어 안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神性을 부정하면, 성서와 기독교를 부정하는 것이다. 만일 예수님이 인성뿐이면, 기독교가 불교와 같아진다. 프린스턴 신학교 교수 메첸(Machen)이 1923년에 “기독교와 자유주의”라는 책을 써서, 예수님의 神性을 부정하는 자유주의는 기독교가 아님을 말했듯이, 김 교수가 예수님의 神性을 부정한 것은, 김 교수의 신학이 기독교가 아님을 말해준다.
G. Machen이 1923년에, “Christianity and Barthianism”을 출간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은 기독교가 아님을 외쳤을 때에, 미국장로교(PCUSA) 총회는 같은 해에, 5대 근본교리에 서명하는 자에게만 목사안수 하기로 결의하였으나, 같은 해에 자유주의 신학을 지지하던 목사들(1,273명)이 뉴욕 Auburn 시에 모여, 총회 결의를 거부하기로 공포하였다. 그러자 총회는 1926년에, Princeton 신학교는 1929년에, 각기 오번 선언(Auburn affirmation)을 수용하기로 결의하여, 총회가 자유주의 교리를 수용하였다. Machen(1881-1937)이 25세부터 23년간 교수하던 Princeton 신학교를 1929년에 떠나, 같은 해에 Westminster 신학교를 세웠다.
현재는 예수님을 보통 인간으로 보는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종교 다원주의(多元主義)가 확산 중이다. 다원주의 신학은 “모든 종교는 동등하다”고 하여, 세계 종교의 연합을 주장하고, 정통신학이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라 하여 배격한다. 그러므로 21세기에는 절대주의와 배타주의를 사수하는 근본주의나 정통주의는 설 땅이 없다. Carl McIntire와 Faith 신학교가, H. Ockenga가 주도하던 NAE 타도를 외치다, 도리어 역습을 받고, 1985년에 신학생이 없어 문을 닫은 사건은, 정통주의와 근본주의의 최후를 알리는 적신호로 보아야 한다. 1980년대 이후로는 복음주의 신학만 살아남고, 근본주의나 정통주의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1990년대부터는 종교 다원주의가 최후에 남은 적자(適者)가 되었다. 종교 다원주의는 로마 가톨릭이 1965년에 제일 먼저 신호탄을 띠웠고, John Stott가 1992년에, Billy Graham이 1997년에 각기 종교 다원주의를 21세기의 공식적인 종교로 선포하였으며, WCC는 여러 종교들의 합동예배 형식으로 훨씬 앞서서 다원주의 운동을 펼쳤다.
1. 가톨릭 제2 바티칸 공의회가 1965년에 다원주의의 구원을 먼저 선포하였다.
2. John Stott 목사가 1992년에 쓴 책에서 다원주의의 구원을 선포하였다.
3. Billy Graham 목사가 1997년 Robert Schuller 목사와의 인터뷰에서,
종교 다원주의의 구원관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선포하였다.

John Stott는 Billy Graham 목사의 주재 하에 소집되었던 스위스 로잔대회(1974)의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을 작성한 사람이고, 기독교계에 혜성 같은 인물이다. Billy Graham목사는 1957년 뉴욕집회에,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유니테리안(Unitarian)과, 자유주의 지도자들을 공식적으로 초대하고 연합하여, 일찍이 다원주의의 길을 걸었다. 본서에서 필자가 해설한 Billy Graham을 읽어보라. Graham은 1965년(47세)에 출간했던 World Aflame에서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공중재림을 부정하였고, 지상천국을 선포하였다. Graham 자신의 주장에 의하면, 그가 자유주의 신학에 확정적으로 정착한 것이 1949년(31세)였다. 그의 자서전(Just As I Am)에 의하면,. 그가 근본주의 신학을 가르치는 Bob Jones 대학이 싫어서, 에큐메니칼 신학을 가르치는 Florida Bible College로 이적인 것이 1937년 19세 때의 일이다.

③ 인자의 칭호는“그‘사람의 아들’”이다.

『 예수님은 스스로 “주다,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칭호를 쓰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칭호를 사용하여 예수님께 신앙고백을 하면, 그런 신앙 고백들을 받아드리기는 하셨지만, 직접 그런 칭호를 사용하면서 자기를 나타내 보이지는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항상 “그‘사람의 아들’” 이라는 칭호를 사용하셨습니다(마16:13-20). 그러므로 예수님이 독특하게 사용하신 이 칭호가 무슨 뜻인지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또는 예수님 스스로가 가져온다고 주장한 구원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학자들 사이에 이 칭호에 대한 연구가 최근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 김 교수는, 예수님 스스로는 자신을 가리켜 “주다,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칭호를 사용한 적이 없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주었으며, 예수님은 자신을 “그‘사람의 아들’”로 칭하였다고 하였다.
결국 김 교수의 주장은, 그리스도의 진정한 칭호는 “주다,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아들이다”가 아니고,“그‘사람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진정한 칭호인 “그 ‘사람의 아들’ ”의 뜻을 알아내자고 하였다. 그분의 칭호를 알게 되면, 그 분이 주시는 구원의 성격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다음의 해설에서 김 교수는 “그 ‘사람의 아들’ ”은 “신인양성(神人兩性)”이 아닌 “보통사람”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 김 교수는, 예수님이 자신을 가리켜 “주요,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하였는데,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재판 석에서, “네가 찬송 받을 자의 아들, 그리스도냐”고 물었을 때에, “내가 그니라”고 답하였으니, “예수님의 神人兩性”을 묻고 답한 것이다. 다음의 대화는 神性을 물었고, 神性을 답했고, 神性을 트집 잡아, 챔 뱉고, 주먹으로 쳤음을 말해주는 대목들이다.

『 네가 찬송 받을 자의 아들, 그리스도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우리가 어찌 더 증인을 요구하리요. 그 참람한 말을 너희가 들었도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뇨 하니, 저희가 다 예수를 사형에 해당한 자로 정죄하고, 혹은 그에게 침을 뱉으며,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며 』라고 하였다. (막14:61-65; 마26:68; 눅22:70).

재판정에서 “네가 찬송 받을 자(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고 물었을 때에,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고 답하였기 때문에, 공회는 이 자백을 “하나님의 아들을 사칭한 죄”로 정죄하여, 사형키로 판결하였으니, 사람들이 침 뱉고, 돌 던진 사건들이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라는 호칭사용 때문이었고, 공회의 모든 관심도 호칭사용에 있었다.
결국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사형에 처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메시아의식은 분명하였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했을 때에도, 옳다 하셨고, 이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다(마16:16-20). 그러므로 김 교수가 예수께서 자신을 가리켜, “주다,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칭호를 말한 적이 없다”고 하여, 그리스도의 메시아의식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신인양성을 부정한 것은 억지 주장이다.

④ “그‘사람의 아들’”은 보통사람이다.

이 칭호, “그 ‘사람의 아들’ ”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수님이 이 칭호를 사용했을 때에, 어떤 의미를 내포시켰는가? 김 교수는, 이 칭호는 神性이 없는 보통사람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 유대 문서에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더러 나오기는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처음으로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에 “그”라는 관사를 붙인 표현, 즉 “그 ‘사람의 아들’ ”을 하나의 칭호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이상하게 느끼기까지 하는 이 칭호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푸는 열쇠는 “그”라는 지시 관사에 있습니다. 유대 문서에 “사람의 아들”이란 말이 많이 나옵니다. 이 말은 단순히 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셈족 언어의 숙어입니다. 칭호가 아니었습니다. 이 표현에다 예수님이 “그”라는 관사를 붙임으로서 자기가 어느 특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음을 나타냈고, 그리하여 “그”라는 관사와 더불어 “사람의 아들”은 하나의 칭호가 되었습니다. 』

『 예수님이 자기를 “그 ‘사람의 아들’ ”이라 하였을 때, 그리고 종말에 구름 타고 천사를 동반하고 와서, 이 세상을 심판하는 이로 나타난다고 하였을 때, 분명히 다니엘 7장 13절을 두고 하신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그런 신적 존재라는 말씀입니다. 다니엘 7장 13절에서 다니엘이 환상 가운데 본, 사람 같이 생긴 신적 존재가 7장 18절 이하에 해석되어 있는데, 그 분이 종말 때에,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의 대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자기를 “그 ‘사람의 아들’ ”이라고 한 것은, 자기가 바로 다니엘의 환상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들을 창조하고 대표하는 분이심을 미리 나타내신 것입니다. 』

⒜ “사람의 아들”은 보통사람을 뜻한다고 하였다.

김 교수가, “사람의 아들”은 특별한 뜻이 내포된 칭호가 아니고, 단지 유대문서에 흔하게 나타나던 셈족언어의 숙어일 뿐이며, 보통사람을 뜻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한 사람”에다 “그”라는 관사를 붙여서, 자기가 어느 특정한 역할을 감당할 사람임을 나타낸 것이므로, “그‘사람의 아들’”이 예수님의 칭호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그‘사람의 아들’”은 예수님이 만들어낸 칭호라고 하였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사람의 아들”의 본성(nature)이 보통사람이라고 하였으니, 특별한 역할이 더해졌어도, “그 ‘사람의 아들’ ”의 본성(nature)은 역시 보통사람인 것이다.
김 교수가 두 번째 인용문에서, 예수님이 자기를 가리켜 “그 ‘사람의 아들’ ”이라고 칭한 것은, 다니엘서(7:13,18)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하였다. 단7:13,18을 보면, 환상 중에 구름을 타고 오는 자가 있고,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들이 나타나는데, 예수님은 자신이 구름 타고 오는 자이고,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들은 예수님 자신이 창조하고 대표할 신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즉 예수님이, 하나님의 백성을 창조하고 대표할 자신의 역할을 정관사 “그”에 담아서, 자기의 이름을 “그‘사람의 아들’”로 호칭했다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백성을 창조하여, 대표자가 되는 것”이 예수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백성을 창조하여, 대표자가 되는 역할도 보통사람으로서 행한 역할이므로, “그 창조행위와, 대표자의 행위”도 초자연과는 무관한 보통 사람의 행위이다.

ⓐ 예수의 창조의 역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를 위한 구원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첫 아담의 불순종에 반한 “마지막 아담”(종말의 아담)으로서의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옛 창조의 조상 아담이 지워준 숙명, 곧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의 뒤틀린 관계를 청산하고, 그가 새 창조의 조상으로서 회복한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참여시켰기 때문입니다(롬5:12-21). 」
첫째 아담이 순종에 실패한 것을, 둘째 아담으로 오신 예수가 순종에 성공하여,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의 뒤틀린 관계를 청산함으로서, 새 창조의 조상이 되어, 사람들을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참여시켰다고 하였으니, 예수의 창조적 역할이란, 먼저 순종함으로 모본을 보여, 제자들이 하나님께 순종하게 하는 역할이었다. 이 순종하게 하는 역할은, 윤리의 모본을 보인 선생의 역할이므로, 다니엘서의 인용도 모본을 보인 선생의 역할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김 교수에게는 그리스도의 역할이 선생으로서 모본을 보인 역할이었다.
그렇다면, 김 교수에게는 다니엘서가 어떤 책인가? 김 교수가 이미 앞에서 그리스도의 神性을 부정하였으니, 환상 중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神的인 활동은 전설화 신화를 섞어 쓴 고대소설(geschichte, 설화)로 볼 뿐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이 믿는 예수님의 역할은, 순종에 있지 않고, 대속(redemption)에 있었으니, 순종은 구원이 아니고, 대속으로 구원받은 자가 맺히는 열매였다.

ⓑ 그리스도가 하나님 백성의 대표자가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 교수가, 그리스도를 하나님 백성의 대표자라고 주장하였는데,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인용문이 답변을 주고 있다. 인간이 실패했던 순종을, 보통 인간인 그리스도가 순종에 성공하여, 불순종으로 뒤틀렸던 관계를 바로 세우고, 하나님 백성의 대표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결국 김 교수의 주장은, 기독교의 구원을 순종으로 보았고, 이 순종의 회복을 하나님과 뒤틀린 관계를 회복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순종에 성공하여 대표자가 되었다고 보았으며, 죄인이 대표자 예수를 따라 순종함으로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여 구원받는다고 보았다.
김 교수는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을 대속으로 보지 않고, 순종으로 보았으니, 기독교가 근거하고 있는 구약과 신약이 주장하고, 아담이후 지금까지 교회가 지켜온 대속의 구원을 폐기하고, 윤리구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독교의 대속의 구원을 윤리구원으로 전환한 것은, Karl Barth 이후 현대의 모든 진보주의 신학이 철저히 지켜온 구원관이고, 20세기 말에 와서는 윤리를 구원으로 하는 모든 타 종교와 연합하여, 통일종교를 만들어가고 있는 다원주의로 발전하였다.

⒝ 다니엘서의 환상의 의미

예수님이 “그 ‘사람의 아들’”이란 칭호를 사용한 것은, 구약 다니엘서의 환상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김 교수가 다니엘의 환상을 “실제의 기적”으로 믿었기 때문일 것으로, 사람들이 해석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곡해이다. 우리가 바로 앞에서 본대로, 김 교수는 “영생”의 해설에서 내세를 부정하였고, “인자의 호칭”에서도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였으니, 예수의 神性과 來世와 永生을 부정하는 김 교수에게는, 기적(miracle)에 해당하는 환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신학은 물론이고, 김 교수에게는 다니엘서의 환상은 설화(고담, 전설, 신화)나, 소설(fiction)이지만,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아니할 뿐이다.

⑤ 예수는 부활로서 메시아로 등극하였다고 하였다. (125-173쪽)

예수는 부활하여 메시아로 등극하였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김 교수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한 말인가? 결코 그럴 리가 없다. 김 교수는 앞에서 누누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주장을 구원론에서, 사망론에서, 그리스도의 품성론에서 반복하여 주장했으니, 그리스도의 시체가 무덤에서 살아난 육체부활을 말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부활로서 메시아로 등극했다는 주장이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진정한 메시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34-140쪽)
김 교수는 바울의 메시아관을 소개함으로 답변하였다(145-148쪽). “그리스도가 성경대로 우리를 위하여 죽고, 성경대로 사흘 만에 부활되었다”(고전15:3-5)고 제자들이 선포하던 복음을 바울이 받아드렸으므로, 바울이 이 복음을 어떠한 뜻으로 받아드렸는지 알면, 바울의 메시아관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김 교수는 바울이 로마서에서 말한 메시아관을 제시하였다(146-149쪽). 바울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고(롬1:9), 「하나님의 아들」을 “롬1:3-4”으로 해설하였다고 하였다.

롬1:3-4, 「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

김 교수는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심을 받거나 일으켜져서, 권세를 행사하는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 또는 등극되셨습니다. . . 예수가 왕으로 등극한 것입니다. 그리고 권세를 잡으셨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었지만, 육신적으로는 다윗의 씨(아들)로서 권세를 아직 완전하게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부활로 인해 그 권세를 행사하는 하나님의 아들 즉 만유의 주로 등극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로마서 1장 3-4절의 신앙고백입니다. . . 바울은 이 신앙 고백을 ‘복음’이라 한 것입니다. 바울은 또한 이 ‘복음’을 구약의 예언의 성취라고 합니다(롬1:2). 그런데 무슨 예언의 성취라고 말합니까? . . . 예수의 부활 사건이란 무엇입니까? 베드로, 요한, 야고보 등 예루살렘 사도들과 바울은 말합니다. “하나님이 다윗의 씨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켜 자기 우편 왕위에 등극하게 하여 자기 아들로 확정하셨으며, 만유의 주로 군림하게 하셨다.” 바울은 지금 이것을 복음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

김 교수가 이 항목 바로 앞에서(① - ④)는, 예수의 품성이 신인양성(神人兩性)이 아니고, 보통사람(單性)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렇지 아니한 것처럼 말하였다. 즉 나사렛 예수가 부활로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았고, 만왕의 왕으로 등극하여, 메시아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만일 그리스도에게 부활이 없었다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며, 만유의 주로 등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글은, 김 교수가 말한 그리스도를, 신인양성을 겸하신 메시아로 생각하게 한다.
독자들이 이 김 교수의 부활 해설을 읽으면서, 이 그리스도의 부활이 마치 무덤에서 시신이 살아나온 육체부활인 것처럼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가 바로 앞에서 말한 예수님의 품성론과 호칭론에서 이미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였으니, 김 교수의 신학에는, 시신이 무덤에서 살아난 육체부활은 없다. 그러면 정통신학처럼 쓰인 이 문장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글은, 김 교수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그림언어(metaphor, 은유)로 말한 것이니, 독자들도 그림언어로 읽어야 한다. 김 교수는 기적을 믿지 않기 때문에, 기적을 말할 때에는,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는 말하지 않고, 그림언어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내막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독자들이 모르고 지나친다. 그림언어에는, 한 폭의 그림처럼, 그림(shell)이 있고, 그림 속에 실체(reality)가 있다.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부활체의 그림(shell)만 말하고, 실체(reality)는 말하지 않았다. 부활체의 실체는 다음 항에서 해설하였다. 즉 다음 항목, “부활론”에서, 예수의 부활은, 무덤에서 살아나온 육체의 부활이 아니고, 단지 “예수의 교훈과, 구주라는 주장이 옳았음”을 하나님과, 제자들이 인정했음을 뜻한다고 하였으니, 바로 이것이 부활체의 실체이다. 그러므로 “부활하고, 승천하여, 왕으로 등극했다”는 주장은, 육체부활과는 무관하고, 단지 “예수의 교훈과, 구주라는 주장이 옳았음”을 제자들이 확신한 나머지, 순교하면서까지 그리스도께 복종하고, 교훈을 전파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가져오는 구원의 성격

김 교수는 화제를 부활에서 구원론으로 옮겨, 그리스도가 가져올 구원의 성격을 규명하였다. 앞에서는 그리스도의 성품을, 신 없는 인성만으로 규정하였으니, 이제 단성(單性)뿐인 인자(“그 ‘사람의 아들’ ”)가 가져올 구원의 성격을 규명할 차례이다.
그리스도가 가져올 구원에 대한 진정한 징표는 무엇인가? 예수가 행하신 표적에 있다고 하였다. 김 교수는 “5천 명을 먹인” 표적을 예로 들었다(149-154쪽). 김 교수의 해설 중에서, 핵심적인 두 곳을 여기에 적는다. 첫 번째 인용은, 성서가 말하는 표적(sign)을 소개한 것이고, 두 번째 인용은, 표적(sign)에 대한 김 교수 자신의 해설이다.

「요한복음 6장을 보면, 예수께서 광야에서 유월절 무렵에 오천 명을 기적으로 먹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첫 출애굽의 구원을 기념하면서, 종말에 있으리라고 기대된 제2의 출애굽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그 계절 곧 유월절에, 예수께서 광야에서 오천 명을 먹이신 것입니다.」

「 예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광야에서 먹은 그 만나가 구원이 아니었다. 그것을 먹어도, 너희들의 선조들은 다 죽었지 않느냐? 너희들은 지금 나에게 모세가 가져다 준 정치적 자유, 경제적 풍요, 사회적 정의 등을 이루어 주는 메시아가 되라고 하는데, 그것이 진정한 구원이 아니다. 너희가 그것들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은 다시 배고프게 되고 죽는다. 그것들이 조금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궁극적인 구원은 되지 못한다. 내가 광야에서 오천 명을 먹인 사건은, 문자 그대로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에서 모세가 행한 제2의 출애굽을 이루겠다는 표적(sign)이 아니라, 하늘의 양식을 가져다 줄 것에 대한 표적(sign)이다.” 」

김 교수는 5천 명 먹인 사건을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한 기적(miracle)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교훈을 주는 표적(sign)이라고 하였다. 표적(sign)은 “제2의 기적의 출애굽”을 다시 이루겠다는 뜻이 아니고, 하늘의 양식을 가져다 줄 것을 뜻한다고 하였다. “제2의 기적의 출애굽”은, 예수께서 5천 명을 먹인 사건과, 예수님에게 발생했던 기적의 사건들(성령수태, 동정녀출생, 육체부활과 육체승천)을 말하는데, 김 교수는 이 모든 기적의 사건들을 표적이라 하여, 그 기적을 부정하였고, 이 기적의 사건들은 표적으로서, 예수께서 하늘양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교훈을 주었다고 하였다.
예수께서 가져다 줄 것이라는 하늘양식은, 기적의 형식으로 기록된 고대소설(geschichte, olden story) 이 주는 교훈으로서, 예수께서 3년 동안 가르친 교훈과 모범을 보이신 행적을 뜻한다는 것이며, 이 교훈이 궁극적인 구원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교훈이 가져온다는 궁극적인 구원은 타락한 인성을 회복하는 행위구원이고,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성취한 은혜구원이 아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행위구원과 은혜구원이 기독교와 이교를 가르는 기준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2천 년간 행위구원을 이교와 배교행위로 규정해왔는데, 김 교수는 이미 앞에서 은혜구원을 폐기하였고, 행위구원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하였다. 즉 일원론적(一元論的)인 현실구원만을 주장하였고, 현실과 내세를 합친 이원론적(二元論的)인 은혜구원은 폐기하였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께서 5천 명 먹인 사건을 표적으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그림언어(metaphor)로 보았기 때문에, 이 그림의 실체(reality)를 하늘의 양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였으니, 5천 명 먹인 사건도 기적으로 볼 수가 없었고,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볼 수가 없었다.

오해하기 쉬운 표현들

김 교수가 메시아 해설에서 사용한 표현들 중에, 다음의 표현들은 그리스도를 신인양성(神人兩性)의 메시아를 말한 것으로 곡해할 수 있는 표현들이니,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 “그리스도가 만유 위에 군림하는, 하나님의 어좌에 높임을 받아 왕 노릇 하는 분이라(147쪽).” 이 표현은, 은유(그림언어)의 표현으로서, 보통 인간 예수를 한껏 높인 표현일 뿐, 그리스도의 神性을 말한 것이 아니다.
⒝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심을 받거나, 일으켜져서 권세를 행사하는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 또는 등극되셨습니다.”(147쪽) 여기서 말하는 부활도, 그림언어로 그린 그림일 뿐이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심을 받은 것”은 그림언어(은유비유)의 껍질(shell)에 해당하고, 이 그림언어의 실체(reality)는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고, 하나님의 아들로 등극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림언어(은유비유)에서는 반듯이 껍질은 버리고 실체만을 취한다는 사실이다.
⒞ 김 교수는 메시아를 정의하여,「예수가 부활로서 왕으로 등극한 것이고, 만유의 주로 등극한 것이다.」라고 말했는데(147-148쪽), 왕, 만유의 주, 등극은 다 인류에게 미칠 위대한 정신적 영향력을 말한 것이고, 「神人兩性」을 겸전하신 만왕의 왕이나, 종말에 철장을 갖고 재림하여 세상을 불로 심판할 왕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김 교수의 신학에는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예수의 죽음과, 구원과, 품성에 대한 김 박사의 긴 해설을 읽었다.
⒜ 악과 고난을 죽음으로 보았고, 악과 고난과, 재원의 결핍에서 해방 받음을 구원으로 보았다.
⒝ 永生을 현세(現世)로 한정하였고, 신적인 풍부함을 누리는 삶을 구원으로 규정하였다.
⒞ 예수의 양성론을 배격하고, 인자(그 사람의 아들)를 神性 없는 "보통사람"으로 한정하였다.
⒟ 예수의 순종을 모방한 순종의 삶, 곧 인성회복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규정하였다.
김세윤 교수의 신학이 내세나 기적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히 들어났지만,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하나님,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언약, 언약의 백성, 새 언약, 하나님을 의지함, 하나님께 순종함 등의 표현들을 거침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기적을 믿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할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런 의심은 김 교수 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를 무시하거나 망각할 때에 온다. 기적불신이 김세윤 신학의 전제이기 때문에, 그의 신학 전체가 기적불신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J. Calvin(1509-64)과 J. G. Machen(1881-37)은 만물창조와 성서무오를 전제하였기 때문에, 만물창조와 성서무오의 교리가 그들의 신학 전체를 관통하였다.

(5) 육체부활 부정과, 새 부활관 제시

우리는 앞에서 이미 예수의 품성은 “신인양성이 아니고, 인성뿐이라”는 김 교수의 해설을 읽었다. 여기서는 예수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여, 예수의 품성을 단성론으로 주장하였다.

① 육체부활을 부정하고, 새 부활관을 주장하였다.

『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 아래 20세기 전반부 세계 신약학계에 군림한 불트만은 예수의 역사적인 삶과 가르침에 대해서는 알 수도 없으며, 알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단지 예수의 부활사건을 통해 제자들에게 예수가 메시아요, 주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앙고백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더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그의 이러한 주장은 옳지 않다고 증명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이나 유대 문서를 보면, 메시아가 부활한다는 가르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가 부활했다는 확신만으로는 제자들이 예수가 메시아라는 신앙 고백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부활이란 사건만으로는 예수가 메시아요, 구원자라는 신앙 고백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오직 예수 스스로가 자기가 구원자임을 가르쳤고, 그 가르침이 예수의 죽음으로 인해 헛된 것 같았으나, 예수의 부활에 의해 “그 가르침이 옳았음이 확신될”때라야만, 부활은 예수가 구원자임을 확인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

「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부활이 일어났습니다. 이 부활은 여러 가지를 우리에게 말해 주는 사건입니다. 그 중에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하나님이 “예수님이 옳았다”라고 선포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부활시켰다는 것은, 곧 “예수님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은 동시에 “예수님의 가르침이 옳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이나, 자기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구원자라는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제자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

두 인용문은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은 구약과 유대 문서에 없었던 주장이라고 하였다.
둘째, 새 부활관을 제시하였다.

첫째, 불트만이, 예수의 역사적 삶이나 가르침은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예수의 부활사건을 통해서 제자들이 예수가 메시아요, 주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는데, 이 불트만의 주장이 잘못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하였다. 왜냐 하면,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하여 더 많은 연구가 있었는데, “구약과 유대 문서에는 메시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르침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유대문서나 구약”에도 없는 육체부활로는 제자들이 예수를 메시아와 구원자로 고백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둘째, 그러면 무엇이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를 구주와 메시아로 신앙고백하게 하였는가? 사도들이 유대문서나 구약에도 없는 육체부활로는 예수를 구주와 메시아로 고백 할 수가 없었지만, 예수를 구주와 메시아로 주장하게 하는 다른 부활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두 번째 인용문에서 그 다른 부활을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하나님이 예수님을 부활시켰다는 것은, 곧 “예수님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은 동시에 “예수님의 가르침이 옳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이나 자기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구원자라는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제자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

이 인용문을 요약하면, 예수의 부활은, 시체가 살아난 육체부활이 아니고, “예수의 교훈이 옳았고, 구주라는 주장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고, 제자들이 인정한 사실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예수가 죽은 후, 육체로 부활한 적이 없지만, 장사 후 3일째 되는 새벽에, “예수가 구주시며, 메시아라”는 신앙고백이, 제자들의 가슴에 불 일 듯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처절하게 죽으매, 제자들이 흩어졌으나, 장사 후 3일째 되던 새벽에, 스승의 교훈과 주장이 옳았음을 제자들이 깨닫고, 스승에 대한 믿음이 부활하여, 순교하면서 전도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예수를 주요, 메시야요, 하나님이 아들이라고 고백하게 된 것은, 스승의 교훈과 주장이 옳았다는 믿음의 부활 때문이고, 육체부활을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예수의 부활은, 무덤에서 시체가 살아난 “육체의 부활”이 아니고, 제자들의 마음에 일어났던 스승에 대한 “믿음의 부활”이었다.

셋째, 그러나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이 구약과 유대문서에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구약이나 유대문서에는 메시아의 부활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연구결과라고, 김 교수가 주장하였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다윗이 시편에서 메시아의 부활을 예언하였고(시16:8-10), 사도행전은 이 시편의 예언이 예수님의 부활을 가리켜 말한 것으로 해설하였다(행2:29-32). 다음은 시편의 예언이고, 사도행전의 해설이다.

시 16:8-11, 「 내가 항상 여호와를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므로, 내가 요동치 아니하리로다. 이러므로 내 마음이 기쁘고, 내 영혼도 즐거워하며, 내 육체도 안전히 거하리니,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를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라. 주께서 생명의 길로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주의 우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
행 2:29-32, 「 형제들아 내가 조상 다윗에 대하여 담대히 말할 수 있노니, 다윗이 죽어 장사되어 그 묘가 오늘까지 우리 중에 있도다. 그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 미리 보는 고로,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말하되, 저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않고,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더니,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 」

ⓐ 시16:8-11은, 예수님의 육체부활을 예언하였고, 사도행전이 이 구약을 인용하였다.
ⓑ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수차 육체부활을 예고하였다(마17:22,23; 막9:31; 눅9:22).
ⓒ 사도들은 육체부활을 목격하였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말하고, 걸었고, 식탁을 같이하였고,
4개의 복음서에 기록하였고, 그래서 육체부활이 성경과 복음의 핵심이 되었다.
ⓓ 흩어졌던 제자들이 다시 모인 것도, 육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기 때문이고(고전15:3-8),
ⓔ 예수님의 육체부활 때문에 기독교가 발생하였고,
ⓕ 초기의 기독교가 200년간 카타콤에서 지탱한 것도 육체부활의 확신 때문이다.
ⓖ 기독교가 모든 종교와 차별성을 이룬 것도 육체부활 때문이다.
ⓗ 그러므로 교부들이 성경대로 사도신경을 작성하였고, 교회가 사도신경을 지켜온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은, 로마나 헬라의 역사기록 보다 더 확실하여,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에 대한 더 확실한 증거가 되거늘, 김 교수가 일체의 기적을 불신하기 때문에, 부활예언이 구약에 없다고 말하여, 육체부활을 부정한 것은, 마치 계란으로 바윗돌 치기와 같다. 또한 김 교수가 예수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였으니, 신자들의 육체부활도 부정한 것이고, 내세와 영생도 부정한 것이다.

② 새 부활관의 두 가지 전제

김 교수가 새 부활관의 전제로 두 가지를 말했다. 첫째는, 모든 종교가 가는 길은 달라도 목표는 같을 것임을 질문형식으로 주장하였다. 둘째는, 인간의 모든 사건은 절대적인 의미가 없고 상대적이라,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모든 사건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도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목표에 맞아야 하고, 또 현 시대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2천 년 전 사람들이 말한 육체부활을 주장해서는 안 되고, 현 시대에 부합한 새 부활관을 찾아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현 시대에 맞는 부활은 “자연적인 사건이 아니어야 한다”고 하였다. 다음 인용문을 보라.

『 “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구원자라고 주장하는가,” “모든 종교들은 결국 다 똑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고, 단지 그 길이 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철학적으로 말한다면, 예수님의 가르침과, 십자가와, 부활이 어떻게 2천 년이라는 시간을 초월하고, 또 수만리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 여기에 있는 나에게 효력을 발생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서 이 사건이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오늘의 나를 위한 구원 사건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인간의 모든 사건은 상대적인 의미밖에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만 가치를 갖는 상대적인 의미밖에 없습니다. 2천 년 전 유대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사건이 왜 나에게 의미가 있습니까? 예수님의 부활 때문입니다. 부활은 “자연적인 사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문제는 두 가지 전제에 부합하는 새 부활관이다. 두 가지 전제에 부합하는 새 부활관은 어떠한 부활관일까? 다음은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제시한 새 부활관이다.

③ 부활은 자연적인 사건이 아니라고 하였다.

김 교수는 앞의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이 묻고 답하였다.
「 2천 년 전 유대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사건이 왜 나에게 의미가 있습니까?
예수님의 부활 때문입니다. 부활은 자연적(自然的)인 사건(事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2인용문에서 말한 自然的인 事件은 自然的인 復活을 말하고, 이 自然的인 復活은 시체가 무덤에서 살아난 육체부활(肉體復活)을 말한다. 2천 년 전에 유대에서 발생한 예수님의 復活이 오늘 나에게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예수의 부활이 自然的인 復活 즉 肉體復活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만일 김 교수가 “예수의 부활이 肉體復活이었다면, 오늘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면, 김 교수가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 들어났을 것이고, 육체부활을 믿는 대부분의 신자들과 신학생들이 강력하게 반격했을 것이고, 대화가 끊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김 교수가 肉體復活을 불신하지만, “自然的인 復活”이라는 간접표현과, “부정의 문장”으로 말하여, 肉體復活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덮어서, 신학생과 교인과의 논쟁을 피해갔다.
문제는 예수의 復活이 肉體復活이 아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肉體復活이 아닌 부활은 어떤 부활일까? 김 교수가 肉體復活이 아닌 復活은 실재(實在)하지 않는 復活이라고 하였다. 實在하지 않는 復活이 진정한 부활임을 다음 글에서 주장하였다.

④ 實在하지 않는 復活이 진정한 부활이다.

김 교수가 다음 인용문에서 實在하지 않는 復活을 해설하였다. 즉 김 교수는 實在하는 自然的인 復活을 폐기하고, 實在하지 않는 復活을 복음으로 선포하자고 하였다. 그런데 인용문장 해독에 문제가 있다. 김 교수가 實在하지 않는 復活을 해설하면서,
⑴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간접적인 어법과,
⑵ 철학적인 용어와,
⑶ 생략된 문장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에, 지극히 풀기 어려운 문장이다.

다음 인용문은, 김 교수의 긴 부활해설에서, 實在하지 않는 復活에 대한 부분만을, 원문(原文)대로 적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자가 토씨 하나도 가감하지 않고 원문대로 적은 것이다. 김 교수가 이 문장에서 實在하지 않는 復活을 제시하였으니, 독자들은 우선 원문을 정독해야 할 것이다.

『 인간의 모든 사건은 상대적인 의미밖에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만 가치를 갖는 상대적인 의미밖에 없습니다. 2천 년 전 유대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사건이 왜 나에게 의미가 있습니까? 예수님의 부활 때문입니다. 復活은 自然的인 사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주 밖의 초월자가 직접 개입한 창조의 사건입니다. 생명이 없는 상태에 생명을 주었음으로 창조의 사건입니다. 시간과 공간 밖에 있는 초월자의 사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절대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사건만이 우리를 위한 구원 사건이라고 선포하셨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늘 나에게 절대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김 교수는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서 말하였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어떤 부활인가? 그리스도의 부활은 自然的인 復活 곧 肉體復活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復活이 어떤 復活이란 말인가? 다음은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말한, 復活에 대한 세 가지 주장이다.

『 예수님의 復活은, 우주 밖의 초월자가 직접 개입한 창조의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復活은, 시간과 공간 밖에 있는 초월자의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復活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때에 오늘 나에게도 절대적인 의미가 있어집니다. 』

이상 3 문장은 예수님의 實在하지 않는 復活에 대한 해설인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독자들 대부분은 하늘에 뜬 구름을 잡는 기분일 것이다. 표현이 철학적이고, 간접적이고, 생략된 문장이라, 어느 구절에도 쉽게 이해할만한 글귀나 표현이 없다. 김세윤 교수가 이 난해한 표현 속에 담은 내용이 무엇일까? 이 난해한 문장을 어떻게 풀 것인가? 천천히 분석해 보자.

⒜ 3 문장의 “우주의 밖,” “시간과 공간의 밖,” “시간과 공간의 초월”에서, 밖과 초월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있는 세계(世界)를 가리킨 것이니, 實在하지 않는 世界를 말한다.
⒝ 시간과 공간 밖의 초월자도 우주의 밖에 있는 인물이니, 역시 實在하지 않는 人物이다.
⒞ 復活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때에,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것도 역시,
復活이 實在하지 않는 復活일 때에 한해서, 復活이 비로소 의미가 있어진다는 뜻이다.

이 3 가지 해설의 핵심은 다음 3 가지에 있다.
“實在하지 않는 世界,”
“實在하지 않는 人物,”
“實在하지 않는 復活.”

이 셋을 합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성립된다. 즉 예수의 復活은 오직
“實在하지 않는” 人物이,
“實在하지 않는” 世界에 개입하여,
“實在하지 않는” 復活을 일으켰을 때에 한해서, 비로소 의미가 있어진다는 주장이다.

이것을 다시 거꾸로 말해서,
復活을 일으킨 하나님이 實在하거나,
復活이 시간과 공간에서 實在로 발생했거나,
復活이 實在했던 復活이면,

이러한 부활은 自然的인 復活이며, 肉體復活이기 때문에, 2천 년 전에는 통하였지만, 현대인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에서 김 교수가 제시한 두 가지 전제(presupposition)대로, 復活이 모든 현대종교가 지향하는 목표에 맞아야 하고, 현대사회가 수용할 수 있어야 하니, 復活도 반드시 實在하지 않는 復活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 교수가 ⑴ 직설적인 어법을 피하고, 간접적인 어법과 ⑵ 철학적인 용어와, ⑶ 생략된 문장으로 해설한 復活이 實在하지 않는 復活이다. 다음은 實在하지 않는 復活의 실체(reality)이다.

⑤ 實在하지 않는 復活의 실체(reality)

『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復活이 일어났습니다. 이 復活이 여러 가지를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입니다. 그 중에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하나님이 예수님이 옳았다고 선포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復活시켰다는 것은, 곧 예수님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復活은 동시에 예수님의 가르침이 옳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이나, 자기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구원자라는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제자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

“하나님이 예수님을 復活시켰다”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구원자라는 주장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고, 제자들이 인정하였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김 교수는 이것을 實在하지 않는 復活의 실체(reality)로 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實在하지 않는 復活은 무덤에서 발생한 自然的인 復活 곧 肉體復活이 아니라, “예수님의 교훈과, 구주라는 주장이 옳았음을 하나님이 인정하고, 제자들이 인정함을 뜻한다”고 하였다. 제자들이 따랐던 스승이 비록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지만, 스승의 교훈이 옳았고, 인류의 구주라는 주장이 옳았다고 깨닫고, 순교하면서까지 온 세계에 복음을 전파했듯이, 하나님과 제자들이 인정한 이 새 부활관을 현대인에게 적용하여, 인간의 인성과 실존(existence)을 회복하고, 사회정의와 평화를 구현하여, 지상낙원을 건설하자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자, 현대 진보신학의 주장이다.
김 교수가 이렇게 새 부활관을 들고 나온 이유는, 이 새 부활관만이 현대의 모든 종교가 지향하고 있는 목적에 부합하고, 또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항목 서두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현 시대에 부합하는 상황신학을 말한 것이다. 최근의 상황신학은 그 표현이 이 정도에 머물지 않고, 보다 더 선명한 다원주의로 표현되고 있다. 그리스도의 인성만을 믿고 신성을 배격하면, 기독교가 다른 윤리종교들과 동일하여지기 때문에, 하나로 통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의 윤리종교들이 하나로 합쳐져 통일종교를 이룩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날에는 이 거인에게 항거하는 근본주의자과, 절대주의자들과, 유아론 자들은 설 땅이 없다.

(6) 예수의 구속적 죽음에 대한 해석의 성경적 범주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에서 발생한 구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떤 언어, 어떤 그림, 어떤 상징으로 설명해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신약 성경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구약의 구속방법으로 설명하되, 네 가지의 그림으로 설명하였다고 하였다. 그 네 가지 그림언어(metaphor)는 앞에서 말한 은유(metaphor)와 동일한 용어이다.

『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십자가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사건 안에서 발생한 구원을 어떻게 설명해야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습니까? 어떠한 언어를 사용하여, 어떠한 그림을 통하여, 어떠한 상징을 이용하여 설명해야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신약 성경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이 구원을 구약의 배경 속에서, 구약의 구속 방법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약 성경은 크게 네 가지 중요한 그림언어(metaphors)를 사용하여 십자가에 나타난 구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이 인용문에서 그림언어(metaphor)가 문제다. 김 교수가 구약의 구속방법으로 네 가지 그림언어(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를 언급하였다. 그림언어의 사용법에 대하여는 필자가 은유의 해설에서 이미 설명하였거니와, 그림언어의 사용에는 원칙이 있다. 그림언어 자체는 껍질(shell)이라 버리고, 그림언어(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가 품고 있는 속뜻을 실체(reality)로 받아드리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구약의 구속방법을 네 가지 그림(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이라고 말한 것은, 이 네 가지 그림을 껍질(shell)로 취급하여, 폐기함을 뜻한다.
그러면 네 가지 그림언어(제사, 구속, 화해, 새 언약)의 속뜻은 무엇인가? 여기서는 구약의 네 가지 그림언어의 속뜻(실체)을 밝히지 않고, 다음 항에서, 신약의 그림언어를 해설하면서, 밝혔다. 그러므로 구약의 그림언어의 속뜻도 다음 항에서 밝혀질 것이다.

(7) 하나님의 구원의 주관적 적용

『 이와 같이 십자가에서 일어난 구원의 사건을 여러 그림(metaphor)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룬 것을 하나님의 “객관적인 구원 사건”이라고 합니다. 나 밖에서 일어났기에 객관적인 구원사건이라 합니다. 이제부터는 “십자가에서 일어난 구원사건이 어떻게 ‘나’ 개인에게 효력을 발생하는가” 하는 하나님의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다루고자 합니다. 』

『 성경은 이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네 가지 그림(metaphor, 은유)으로 표시했습니다. 즉 의인 됨(justification), 화해함(reconciliation), 하나님의 아들 됨(adoption), 새로운 피조물(new creation) 등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은 이와 같은 그림 언어들을 사용하여 주관적인 구원 사건을 묘사하고 설명합니다. 이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what he is)에 참예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what he has done)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이 주관적 구원 사건의 실재(reality)를 여러 가지 그림으로 나타냅니다. 하나하나 살펴봄으로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하겠습니다.』

(1) 김 교수가 십자가에서 일어난 구원사건을, 구약의 그림과, 신약의 그림으로 그렸는데, 구약의 그림(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은 앞에서 해설하였고, 신약의 그림(의인,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은 여기서 해설하였다. 김 교수가 구약의 그림 해설에서는, 네 가지 그림만 소개하였고, 그림의 실재(reality)는 생략하고 밝히지 않았는데, 여기 신약의 그림에서는 네 가지 그림(shell)과 함께, 그림의 실체(reality)까지 밝혔다. (필자: 실재(實在)와 실체(實體)는 동일한 뜻)
그러면 신약 그림의 실체는 무엇인가? 신약 그림(의인,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의 실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what he is)에 참예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what he has done)에 참예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됨됨은 “성품”을 말하고, 그리스도의 하신 일은“순종”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됨됨이와, 하신 일에 참여함”은, 곧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여, 성품을 회복함을 말한다. 김 교수가 십자가의 대속으로 이루어진 구약의 은혜구원(제사, 구속, 화해, 새 언약)과 신약의 은혜구원(의인,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을 그림(shell)으로 취급하여 폐기하고, 이 두 그림의 실체(reality)로 제시한 행위구원(됨됨이와, 하신 일)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확정하였다. 기독교의 구원을 대속의 은혜구원에서 행위의 윤리구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구약의 복음(제사, 화해, 구속, 새 언약)을 그리스도가 성취할 대속의 예언(창 3:21; 4:13-5; 사 53:1-12)으로 믿어왔으며, 신약의 복음(의인,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은 그리스도께서 구약예언을 성취한 것으로 믿어왔다. 구약은 예언이고, 신약은 성취였다. 정통신학은 구약과 신약이 동일하게 십자가에서 이룬 대속(redemption)이 구원이고, 행위는 구원의 열매이다. 그러므로 구원은 행위에 있지 않고, 대속에 있기 때문에, 십자가의 대속 대신 할례(행위)가 구원이라고 주장하던 할례 파들을 바울이 저주했던 것이다(갈1:6-9; 2:15-16; 5:2-4).
김 교수가 십자가의 대속을 폐하고, 순종을 구원으로 주장한 것은, 기독교의 폐기를 의미한다. 하나님이 아담도 피 흘린 가죽옷을 입히셨고, 아담의 아들 아벨과 셋도 어린 양의 제사로 하나님이 받으셨고, 아브라함도 할례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으며, 모세도 피 뿌려 장자의 저주를 막았다. 오직 피가 구원을 주는 복음이다(레17:11,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되를 속하느니라).

(2) 결국 김 교수가, 십자가 대속으로 이루신 구원을 그림으로 취급한 이유가 들어났다. 기독교가 2천 년간 믿어온 구약의 은혜구원(제사, 구속, 화해, 새 언약)과 신약의 은혜구원(의인, 화해, 양자, 새 피조물)을 그림(shell)으로 처리하여, 기독교의 구원관에서 폐기하였고, 대신 행위구원(그리스도의 됨됨이와, 하신 일에 참예함)을 그림의 실체(reality)라 하여, 기독교의 구원으로 취하였다.
김 교수가, 구약과 신약이 선포해온 은혜구원을 폐기하고, 행위구원을 취하였으니, 이 행위구원은 유교, 불교, 유대교, 무슬림과 동일하고, 다원주의를 공식화한 가톨릭, Billy Graham, John Stott와도 동일하고, 그리스도의 신성과 대속을 믿지 않는 모든 목사나, 신학자들과도 동일하다.
결국 김 교수가
① 죽음과 구원의 해설에서는, 내세와 영생을 부정하고, 현세의 윤리회복을 구원으로 주장하였고,
② 그리스도의 품성론에서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여, 예수를 보통사람으로 주장하였으니,
③ 김세윤 교수에게 남은 것은, 현세와, 윤리구원과, 물질(육체)뿐이고, 내세나 영혼은 없다.
④ 이 김 교수의 윤리구원은, 김 교수가 현대에 적절하게 상황화한 새 신학, 새 복음이고,
⑤ 동시에 김 교수의 구원관은, 모든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진보적 복음주의)의 구원관과 동일하고,
⑥ 또한 종교 다원주의의 구원관과도 동일하다.

(3) 김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됨됨이에 참예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에 참예하여” 이루어지는 행위구원이 제자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며, 이 제자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행위구원을 성화로 보았다. 다음은 김 교수의 해설이다.

『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에 동참하게 할 뿐 아니라, 그의 됨됨이에 참여하게 합니다. 그래서 제자도의 삶은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 된 그 영광의 형상을 점점 닮아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의 영광된 형상을 되찾은 “예수님의 형상을 닮는 것”은 제자도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바로 그리스도인의 성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김 교수는, 앞에서 성화가 곧 구원이라고 주장하였는데, 그 성화가 제자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제자도로 이루어지는 성화는, 제자가 스승의 성품(nature)과 행적(achievements)을 본받아 이루어가는 윤리구원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같은 인간인 예수의 제자가 되어, 스승의 교훈에 순종하고, 스승의 성품을 닮아서 받는 윤리구원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성화와 제자도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인성만을 주장하는 단성론(單性論)을 전제한 것이다.
본래 정통신학은, 성서의 주장대로 그리스도의 신인양성(神人兩性)을 믿기 때문에, 물질창조와, 기도응답을 믿고, 지옥 형벌과 최후의 불 심판을 믿으며, 십자가 대속으로 받은 은혜구원의 감격이 크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능히 하나님께 헌신하고 복종함으로 윤리가 성취되어진다. 그러나 현대신학이나 김 교수는 하나님의 물질창조와, 기도응답과, 지옥형벌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며, 십자가 대속으로 주어지는 은혜구원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 헌신한다든가 복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김 교수의 하나님은 헤겔이 말했던 생각 속의 하나님 곧 관념(idea)의 하나님이고, 이름뿐인 허수아비 하나님이다.
단지 인간에게 인성회복이 필요하다는 필요성과, 인성회복이 당연하다는 당위성을 따라서, 인성을 회복하자고 외치고, 그 실현 방법으로 예수를 본받아서 인성을 회복하자고 외칠 뿐이다. 그러나 필요성이나, 당위성이나, 예수의 모범을 따르는 삶으로는 인간의 물욕, 정욕, 명예욕(교만)이 억제되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형벌이 없는 법규는 아무리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여도 지켜지지 않는 것과 같다. 심지어 살인금지법도 당위성만으로는 지켜지지 않는다.
우리는 김세윤 교수가 기독교의 구원을 행위구원과 제자도로 전환한 것을 보았다. 기독교의 구원을 행위구원과 제자도로 전환한 사람들은, 자유주의 신학자 A. Ritschl(1822-89)과, 신정통주의 신학자들(K. Barth, R. Bultmann, E. Brunner, P. Tillich, Niebuhr형제)과,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들(C. S. Lewis, J. I. Packer, John Stott)과,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자들(Billy Graham, H. J. Ockenga, E. Carnell, C. Henry)이다. 다원주의 신학을 수용한 모든 신학자들과 교단들도 다 여기에 속한다.
이 제자도의 윤리구원 운동이 왜 일어났는가? 20세기 초에, 인류문명이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아차린 30대의 젊은 목사들이, 인류문명의 구제책으로 들고 나온 것이 예수를 스승으로 모시자는 발상이었다. 필자가 앞에서 열거한 독일과, 영국과, 미국의 목사들은 계몽사상(現代精神)을 수용했던 자들로서 다 30대에 나섰던 목사들이다. 즉 역사에 단 한 번 있었다고 보는 예수를 인류의 대표자와 스승으로 모시고, 제자가 되어 본받고 닮아가는 윤리구원을 받아서, 평화와 정의를 구현시켜 영원히 공존공생 하자는 것이었다.

윤리구원의 평가

(1) 이 제자도로 윤리를 회복하자는 데는 반대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이 제자도로 “윤리가 살아날 수 있느냐”는 과제로 남는다. 윤리의 근본은 겸손이고, 욕심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겸손하고 욕심을 버려야 이웃을 사랑하여 덕을 세우고 화목하며, 공법과 공익을 지킬 수 있다. 그러면 인간이 이 제자도로 자신을 낮추고 욕심을 억제할 수 있는가? 예수님은 하나님을 경외하였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현대인은 계몽주의(진화론과 유물론)를 신봉하여,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불신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복종하지 아니함으로, 제자도만으로는 자기부정이 불가능하다.
오늘날 보수교회들도 대부분이 성장과 성공만 외쳐 경쟁과 욕심만 부추기고,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지킬 것을 말하지 않으며, 죄과 심판을 말하지 않는다. 권징도 없어졌으니, 교회와 신자들이 타락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타락을 하나님을 떠난 열매 없는 나무로 보시기 때문에, 심판하신다(눅13:1-9). 행함이 있는 산 믿음의 소유자만 구원하시고, 행함이 없는 죽은 믿음의 소유자는 구원에서 제외하신다고 하였다. (약2:14,20,26)

(2) 20세기 후반세기에, 수많은 신학자들이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않고, 지옥과 천국을 믿지 않고, 형벌과 축복을 믿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윤리를 회복함에 있어서는, 성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성서해석학을 발전시켜왔고, 제자도(弟子道)를 강조해왔지만, 이들의 하나님은 이름뿐인 관념(idea)의 하나님이라, 인간에게서 하나님 경외심을 일으키지 못하였으며, 인성회복이나 윤리회복도 이룰 수가 없었다.
바르트가 신론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끝없이 강조하였으나, 하나님의 진노와, 지옥 형벌을 불신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바르트의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복종하지 않았다. 바르트가 교회교의학(Kirchliche Dogmatik; Church Dogmatics)을 9,000페이지나 되는 분량으로 써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강조하였으나, 바르트의 하나님은 두려울 것도 의지할 것도 없고, 다만 이름뿐인 과념(idea)의 하나님, 허수아비 하나님인지라, 바르트의 제자들은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복종하지 않았고,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 월남전 같은 전쟁들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일찍이 Kierkegaard(1813-55)가 인간의 인성회복(실존회복)을 외쳤고,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수많은 철학자들(생명의 철학, 실존주의 철학, 분석철학)과 신학자들(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이 일어나 인간의 인성회복(실존회복)을 외쳤지만, 이들의 철학과 신학에는 진노하고 형벌하는 하나님이 없었기 때문에, 인성회복(실존회복)이 불가능하였다.

(3) 현대신학이 성경과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서 한 것은, 이 제자도 이외에 또 있다.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이나, B, Russell처럼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의구현을 외치며, 압제자를 항거하는 것이었다. 레닌과 스탈린은 성서의 도움 없이, 공산혁명을 명분으로 기득권층에 항거하여, 자기 동족 2,000만 명을 재판없이 학살하였고, 모택동도 기득권층 3,000만 명을 학살하였다.
우리가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항거나 혁명만으로도 잠시 동안은 정의를 어느 정도는 구현할 수 있었지만, 인성회복은 불가능하였다.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혁명의 주체들이 저질렀던 횡포와 독재와 독점은 전 보다 더 무서운 빈곤과 억압을 가져온 사례가 많았고, 또한 공산화까지도, 경제가 파국에 빠지고서야, 1970년대부터 중국 공산당을 시발점으로, 서서히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받아드리기 시작했다.
현대신학도 강력한 데모와 항거로 정의구현에는 상당한 보탬을 주었지만, 인성회복에는 무기력하였다. 현대신학의 하나님은 기도응답이 없고, 상벌이 없고, 내세와 영생이 없고, 단지 이름뿐인 관념의 하나님인 것을 알아챈 신자들은, 인성회복은 고사하고, 도리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영국교회와 유럽교회가 이미 경험한 바이고, 미국의 교회들(장로교, 감리교, 성공회)도 경험하고 있다.
김세윤 교수가 1999년에 독일 튀빙겐을 방문하고, 계몽사상을 수용했던 유럽과 영국의 교회들이 초토화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이 개탄하였다.

『 이것은 1997년 여름, 필자가 20년 만에 방문했던 영국에서의 충격을 다시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 당시 영국은 기독교가 위축되어 상당수의 교회 건물들이 창고로 개조되기도 하고, 마을의 박물관으로, 심지어는 이슬람 사원으로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유럽교회들의 약화는 극에 달하고, 물신주의적, 세속주의적 향락 문화로 사회가 계속 퇴폐해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이 유럽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

김세윤 교수가 1997년에 영국을 방문하고, 1999년에 독일 튀빙겐을 방문하여 보았던 것은, 교회들이 초토화 되어가는 모습이었다고 하였다. 교회당이 창고로 개조되고, 박물관 혹은 이슬람 사원으로 변조되어 가고 있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만물창조와 내세와 지옥과 천국 영생을 믿지 아니하는 불신앙 때문에,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여 신앙이 없어지면, 인성회복은 고사하고,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기 때문에, 교회운영마저도 힘들어진다.
그래서 김세윤 교수는 기독교 안에 무신론자들을 교인으로 포섭하기 위해서, 신학해설에 분석철학을 적용하여, 신학에서 일체의 기적을 찾아내 폐기한 것이다. 한국의 정진석 추기경도, 2009년 1월 1일 기자와 나눈 신년 메시지에서, 5병2어의 기적을 공개적으로 부정하였고, 빅 뱅 설(Big Bang)과 진화론을 주장하여, 사도신경을 문자대로 믿지 않고도 교인이 될 수 있게 하였으니, 가톨릭교회의 문이 진화론자들에게도 활짝 열린 것이다. 이제는 예수의 신성과 내세를 믿지 않고도 가톨릭교회 회원이 되는데 문제가 없다. 그렇게도 세계 보수교회가 믿고 의지해온 Billy Graham, John Stott, James I Packer도 기적과, 육체부활과, 내세를 부정하였으니, 진화론과 빅 뱅 설을 확신하는 현대인들까지도 교인이 되게 한 것이다.

(4)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이나 근본주의 이슬람은 부흥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도 오순절 교회처럼 근본주의에 속한 교회들은 부흥하고 있다. 상벌이 있고, 내세와 영생이 있고,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교회들은 부흥하나, 그렇지 못한 교회들은 날로 쇠퇴하고 있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사도신경 폐기와 함께 전통적인 예배와 전통적인 찬양을 떠나, 열린 예배와 영린 찬양이 한참이다. 그러나 사도신경 폐지로 성부 성자에게서 일체의 기적들을 삭제함으로서, 하나님도 이름뿐인 관념(idea)의 하나님으로 그치기 때문에, 두려워 할 일이 없으므로, 관념의 하나님께는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영성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참 영성은, 성서대로 하나님을 믿고, 지옥형벌과 천국영생을 믿고, 그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복종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대한 이 경외심이, 현대인이 그렇게도 바라고 소원하는 참 영성이다.
그래서 최근에 진보주의 신학을 추종하는 교회들이 사도신경을 폐기한 열린 예배와 열린 찬양을 개발해낸 것이다.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은, 현대인들을 위해서, 현대인이 싫어하는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과 공중재림과, 천국영생과, 지옥형벌이 들어있는 사도신경을 폐기하였다. 이런 이유로 예배순서에서 사도신경을 제거하였고, 찬양 곡에서는 사랑과 용서만을 가사로 하고, 육체부활과, 내세의 지옥과, 천국의 영생 등은 철저히 제거하였다. 이러한 필자의 해설이 믿어지지 아니하면, 열린 예배와 열린 찬양을 깊이 분석해 보라. 전통과 무엇이 다른가?
열린 예배와 열린 찬양에는 사도신경의 폐기로, 육체부활과, 지옥과, 천국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 복종함으로 얻어지는 영성회복도 기대할 수가 없으므로, 이전 기독교의 영성을 대신하여, 기타와 북과 율동과 빠른 박자와 강력한 소리에 사랑과 용서를 담아서, 사람들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여, 모든 시름과 스트레스를 잊게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여 얻어진 영성에는 악행을 형벌하시며, 천국에서 영생케 하시는 하나님이 없음으로, 순간적인 감성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리를 뜨면서 영성도 없어진다. 이것이 50년간 세계교회를 물 드려온 Billy Graham 방식의 복음이다.
물론 열린 예배와 열린 찬양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끝없이 반복하여 부르지만, 그 하나님에게는 사랑과 용서만 있고, 형벌이나 내세의 지옥이 없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항상 마음이 평안하다. 물론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보수교회 목사들이,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에 보수교회의 예배를 섞어 범벅하는 예외도 종종 있다.
또한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에서도, 지옥이 없다든가, 하나님의 진노가 없다든가 하는 부정적인 표현이나 주장은 금기사항이라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멍청하여져서, 가사에서 반복하는 용서와 사랑만 기억에 남고, 진노와 지옥과 천국과 영생은, 이것을 말해주던 사도신경이 폐기되었고, 복음성가에도 없으니, 기억에서 계속 지워져간다. 이것이 Billy Graham의 복음이었고, John Stott의 복음이었고, James I Packer, C. S Lewis의 복음이었고, Edward Carnell, Garl Henry의 복음이었고, Harold J. Ockenga의 복음이었다. 여기에 열거한 목사들이 활발하게 사역했던 년대가 1950-2,010년대였으니, 이들의 설교와 강의만을 듣고, 이들의 책만을 읽고 성장해온 오늘의 세대가 어떠할 것인지 생각해보라. 오늘날 강단에서 선포되고 있는 설교와 복음을 분석해보라. 이 필자의 해설이 100번 현실이고 사실임을 금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앞에서 열거한 지도자들이 서서히 다원주의를 선포하고 있다. 가톨릭, WCC, NAE. WEF 등이 다 이 범주에 든다.
(5) 최근 미국과 한국 교회가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으로 현대과학으로 메말라진 영성을 회복하려 하지만, 참 영성이 회복되어질 리가 없다. 현대신학으로는 인류와 문명을 파멸에서 구해내는 것은 고사하고, 교회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더 이상의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김세윤 교수가 말하는 신이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허수아비 신인 줄 알면, 그 신 앞에 그 누가 무릎 꿇고 기도하려 하겠는가? 사람이 모이지도 않는데, 누구에게 설교하고, 가르치겠는가? 하물며 그런 신에게 복종하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김세윤 교수와, 같은 범주 안에 머무는 목사들이 쓴 책을 읽고, 설교를 들어도, 그들이 말하는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하나님인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을 내세워 사도신경을 예배순서에서 삭제하는 이유도 아는 사람이 없다. Billy Graham이 그가 신문 기자에게 말한 간증에 의하면, Graham 목사가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에 확정적으로 안주한 것이 31세(1949)였다고 하였다. Graham과 동역했던 목사들(H. J. Ockenga, Edward Carnell, Carl Henry)이 다 1940년대에 자유주의 신학에 안주했던 사람들이고, 영국의 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다 근본주의를 사장시키는데 총력을 기우렸으며, 이들의 후예들이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을 고안해낸 것이다. 지금은 이들과 이들의 후예들이 다원주의를 선창하고 있으니, 더 말할 것이 없다.
현재 보수신학에 머물러 있는 교회들 대부분이 이런 내막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을 교회 안에 끌어드려 정통신학과 범벅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6) 이처럼 현대신학의 신은 상선벌악(賞善罰惡) 하지 못하는 신이고, 기도에 응답하지 못하는 신이기 때문에 교인들이 모이지 않으며, 있는 교인들조차 떠나간다. 교인들은 현대신학을 따르는 교회를 떠나가지만, 현대신학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신학자들과 목사들이다. 신학자들과 목사들은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에, 교회와 신학교를 떠나지 못한다. 21세기에서도 교회와 신학교는 정통신학을 믿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음으로, 현대신학을 지키는 목사들과 신학자들은, 정통주의 신학을 믿는 신학생들과 교인들을 상대로 책을 쓰고 설교해야만 하니, 그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한 자기들의 교리를 들어내 주장할 수도 없고, 정통신학을 들어내 공격할 수도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모하는 진퇴양난이다. 만일 현대신학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거나, 정통신학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면, 그들의 정체성이 들어나, 정통신학을 지키는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교회와 신학교를 떠나든지, 현대신학을 지키는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교회와 신학교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8) 구원의 종말적 구조

우선 “구원의 종말적 구조”에서 김 교수가 언급한 작은 항목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예수님의 부활은, 사탄의 등뼈를 꺾은 사건이다. 84-88쪽
⒝ 성령은, 구원의 첫 열매에 대한 보증이다. 88-92쪽
⒞ 믿음은, 하나님의 자원으로 살아가는 삶의 실재이다. 92-97쪽
⒟ 고난은, 믿음이 실재화 되어가는 과정이다. 97-100쪽
⒠ 제자도는, 믿음의 종말론적 구조 속에 들어 있다. 100-103쪽
⒡ 믿음의 삶은, 아들의 형상을 닮는 것이다. 103-105쪽
⒢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새 생명이 강해지는 과정이다. 105-106쪽

제목으로 제시한“구원의 종말적 구조”는 기독교의 종말론에 해당하지만, 작은 항목 7 항목의 해설에서, 성서가 말하는 종말 징조들은 단 한 가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재림을 여러 차례 언급하였지만, 성서가 말하는 재림 징조들은 한 가지도 말하지 않았다. 다만 김 교수가 말한 것은,
⑴ 사람들이 착해져가는 과정과,
⑵ 지상에 천국을 건설해 가는 과정과,
⑶ 종말에는 반드시 지상에 천국이 임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장한 것뿐이다.
⑷ 그래서 김 교수가 자신의 종말관을 독특한 기독교의 종말관이라 칭하였다(83쪽).

그러나 다음의 해설들은, 마치 김세윤 교수가 공중 재림을 믿고 말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예수님의 부활로 사탄의 등뼈가 부러졌다(85쪽).
⒝ 예수님이 재림하여, 사탄을 발등상 삼을 때, 구원이 완성된다(85쪽).
⒞ 종말에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 성화의 과정이 종결되어진다(103쪽)
⒟ 언젠가는 하늘에서 그리스도가 다시 오셔서, 우리의 천한 몸을 그의 영광스러운
몸으로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위대한 소망을 우리는 갖고 있다.(104-105쪽)

그러나 김 교수가 성서가 말하는 종말을 불신하기 때문에,“구원의 종말적 구조”에서 성서가 말하는 종말 징조는 단 한 가지도 말하지 않았다. 다음은 성서가 말하는 종말 징조들이다.
⒜ 종말에는 불법이 성해지면서 사랑이 식어지고, 형제가 형제를 고발하고 죽인다.
⒝ 종말에는 사탄의 배교활동이 지구를 덮어서, 참 성도들은 다 순교한다.
⒞ 종말에는 재앙과, 생태계의 파괴가 점차 확대되어 생물이 죽어가다가, 최후를 맞는다.
⒟ 종말의 종말에는, 그리스도가 철장으로 심판하여, 인류와 문명이 불타서 망한다.
⒠ 종말의 종말에는, 살아있는 자는 새 몸을 입고, 사자들은 무덤에서 살아나 심판받는다.
⒡ 최후에는 구원받지 못한 자들이 사탄과 함께 영원한 형벌에 들어간다.
⒢ 최후에는 구원받은 성도들이 낮과 밤이 없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생에 들어간다.

김 교수와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성서의 종말징조들은 불신하기 때문에, 절대로 주장하지 않는다. K. Barth가 9,000여 페이지의「교회교의학」(Die Kirchliche Dogmatik)을 31권으로 출판했지만, 성서가 말하는 종말론은 쓰지 않았다. 신복음주의 신학자 Carl Henry도 3,000여 페이지가 넘는 책(God, Revelation and Authority)을 6권으로 출판했지만, 성서가 말하는 종말론은 쓰지 않았다. 김세윤 교수가 “구원이란 무엇인가”에서 말한 종말론도 성서의 종말론이 아니다. 믿지 아니하는 내세를 어찌 말하겠는가! 내세불신이 현대신학의 첫전제(first presupposition)이다.

(9) 종말과 구원

「 이제 데살로니가전서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인 종말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종말론에 대해, 바울은 4장13-18절과, 5장 1-11절, 두 부분에서 설명을 합니다. 」

김 교수는 자신이 저술한 책,「데살로니가전서 주석」에서 바울의 종말관을 해설하여, 정통신학의 부활관을 배격하고, 자신의 부활관을 주장하였다. 김세윤 교수가, 바울의 종말관을 어떻게 해석하여, 자신의 부활관을 주장했는지 보고자 한자.

① 성서의 재림해설에서, 문자적인 해석은 배격하고, 상징적인 해석을 취하였다.

「 또한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라”는 말씀을 보면, 하늘의 하나님의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의 굉장히 웅장하고 영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주께서 하늘로부터 내려온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종말의 모습을 얼마나 문자적으로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진짜 문자적으로 그렇게 오리라고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은 상징으로 보아야 합니다. 문자적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그림이요 이미지들입니다. 이런 언어로 그려진 본문이 담고 있는 신학적인 뜻이 중요합니다. 」

「 성경 본문, 특히 주의 승천과 재림에 관하여 묘사하는 언어들은 상징적으로 받아드려야 합니다. . . 따라서 성경 기자들은 자기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비와 은유와 그리고 상징 언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성경은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부터 강림하시리라”고 하였지만, 김 교수가 이 공중재림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묻고, 공중재림을 문자적으로 보거나, 문자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유비나, 은유나 상징으로 보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정통신학은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을 실화(nonfiction)로 믿기 때문에, 문자적으로 해석하듯이, 공중재림도 반드시 성취될 것을 믿기 때문에, 문자적으로 믿고 공중 재림을 기다리지만, 김 교수는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을 실화로 믿지 않듯이, 공중재림도 실제로 성취될 예언으로 믿지 않기 때문에, 공중재림을 그림과 은유와 상징으로 보고 해석하였다.

② 상징적인 해석의 실제. 다음은 김 교수가 ‘살전 4:16’을 상징으로 해설한 내용이다.

「 그러므로 여기서 16절의 “내려오다”라는 말을 문자적으로 주께서 저 위에서 내려오신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오늘의 우주론의 관점으로 본다면, 내려오고 올라가는 게 어디 있습니까? 어디를 기준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옛날 땅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위에 하늘이 있다고 생각했을 때에 오르고 내려간다는 개념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 .
성경적인 언어에서 올라간다는 말은 높임받음을 의미하며, 그리스도의 높임받음을 가리킵니다. 또 내려오심은 그의 높임으로 인해 얻으신 신적 영광으로부터 오신다는 뜻을 의미합니다. . . 그래서 예수의 승천을 그의 ‘떠남(departure)’으로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함’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님 편에 가는 것이니까 하나님의 영광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높임받음”이라는 단어로 표현된 성경 본문을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또 그의 존재 양식이 이제 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초월적 존재 형식이라고 말하는 것이 신학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이해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물리적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 . 」

주의 승천과 재림에 관하여 묘사하는 언어들로서 올라간다, 내려온다고 말한 것을 문자 그대로, 물리적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주의 승천과 재림을 올라간다 내려온다고 묘사한 것은, 옛날 사람들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잘못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올라간다는 말은 높임 받음을 뜻하고, 내려온다는 말은 높아진 신적 영광으로부터 오신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김 교수가 정통신학이 믿는 문자적인 승천과, 문자적인 재림을 배격하고, 공중재림과 승천을 상징으로 해석하여, 주께서 높아지고, 높아진 영광을 입고 오시는 것으로 해석하였으니, 그리스도의 존재양식도 문자적인 존재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간을 초월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즉 주께서 문자대로 부활했거나 승천한 적이 없으니, 시공간 안에 존재할 수 없으므로, 그 존재형식도 시공간을 초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존재양식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즉 시공간을 초월한 존재양식은 어떤 형식으로 존재함을 말하는가? 김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예수는 성령수태한 적이 없고, 육체로 부활한 적도 없고, 하늘로 승천한 적이 없는 보통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도 다른 보통 인간들처럼 죽고, 무덤에 묻혀 썩어지고 끝난 것이지만, 다른 보통 사람들과는 엄청나게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죽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과 주장이 지극한 영광을 입고, 사도들의 마음과 만민의 정신 속에 살아나서, 2천 년을 지나오는 동안에 온 지구를 덮어, 세계에 화해와 평화와 지상낙원을 가져올 것이라는 뜻이다. 이상이 그리스도의 승천과 재림을 문자대로 보지 않고, 상징으로 보아 해석한 내용이다. 동시에 승천과 재림에 대한 이 상징적인 해석이 곧 김 교수의 종말관을 대신하고, 현대신학의 종말관을 대신한다.

③ 종말 신학의 핵심은 “우리가 항상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 종말 신학의 핵심은, 항상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종말신학에서 “항상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감 교수는 예수의 공중 재림과, 내세를 믿지 않는다, 그러면 “항상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 다음을 보라.

『 살전4:17절의 마지막 문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 바울의 결론은 우리가 하늘로 올라가든, 아니면 땅 위에서 요한계시록같이 갱신된 새 하늘과 새 땅에 내려와 살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바울에게 있어서는 위로 올라가든 밑으로 내려오든,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것은 단지 상징적인 묘사일 뿐입니다. 신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와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주와 함께함,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입니다. . .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인 것입니다(참조, 빌1:23; 고후 5:8)
종말에 있게 될 하나님 나라의 완성은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이 따로 있고, 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온 땅이 하나님의 거처지가 됩니다. 온 우주가 하나님의 거처지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자나 죽은 자나, 다 같이 항상 주와 함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과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이미 참예한 모든 성도가 재림 때에, 주의 영광과 통치하심에 동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롬5:17; 고전4:8; 참조, 계5:10; 22:5; 마13:43; 롬8:17). 주와 함께하게 된다는 바로 이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　

김 교수는 “우리가 위로 올라가든, 밑으로 내려오든, 이러한 표현은 단지 상징적인 묘사임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은, 그리스도의 승천과 공중재림은 상징적이 뜻이 있을 뿐, 실제의 상황을 말한 것이 아니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니, 육체부활 후에 있었던 승천과 공중재림과, 신천신지의 천국도래를 다 부정하는 주장이다. 그 대신 종말이 오면, 우리가 항상 하나님과 함께 하니,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라고 하였다. 종말이 오면 하나님이 지구를 채우고, 이 우주가 하나님의 거처가 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과 주장이 지구를 덮어 지상낙원이 올 것임을 주장한 것이다.

『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자나 죽은 자가, 다 같이 항상 주와 함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과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이미 참예한 모든 성도가 재림 때에, 주의 영광과 통치하심에 동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 (롬5:17, 고전4:8. 참조, 계5:10, 22:5, 마13:43, 롬8:17).

김 교수가 이 주장을 할 때에, “죽은 자”에 대한 해설 없이 주장하였기 때문에, 이 주장이 마치 내세의 영생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가 말하는 그리스도는 신성(神性)이 없었고, 육체부활이 없었고, 부활체의 승천과 재림이 없었고 공중재림이 없었으니, “죽은 자”도 도덕적으로 죽은 자가, 도덕적으로 살아난 자를 말한 것이다.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다”는 표현도, 지상에서 자손 대대로 하나님의 교훈을 지킴으로, 전쟁과 파멸 없이 평화 속에서 살아갈 것을 말한 것이다.

결 론
예수는 도대체 어떤 메시아인가? (170-173쪽)
메시아가 주는 구원은 어떠한 구원인가?

“예수는 도대체 어떤 메시아인가”는 김 교수가 쓴 책, “구원이란 무엇인가?”의 끝 부분에서 말한 책의 총 결론 제목이다. 이 결론의 내용은, “메시아가 주는 구원은 어떠한 구원인가”이다. 책의 제목이 구원론이었으니, 책의 결론도 구원론으로 마감한 것이다.

해설과 비평

김세윤 교수가 그리스도의 품성에서 신성은 폐기하고, 인성만을 주장하였으며, 구원관에서는 내세를 폐기하고, 현세만을 주장하였으니, 김 교수가 믿는 그리스도는 보통 인간이고, 김 교수가 믿는 구원은 착하게 살고 간 예수를 본받아 착하게 사는 것이다.

① 『 오늘 우리가 다룬 문제는, 신약 시대에 그리스도의 사도들과 신학 논쟁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해방신학이 요구하는 메시아 또는 그런 신학이 그려 내는 예수는 어떤 분입니까? 지금 여기서 좀 더 많은 정치적 자유, 좀 더 많은 사회적 정의, 좀 더 경제적 여유 등등 이런 것들을 가져다주는 분이 아닙니까?
보수신학은 해방신학의 이와 같은 견해에 대항하여 또 다른 극단으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영혼과 육신을 가르고, 금세와 내세를 엄격히 구분하는 이월론적 사고에 젖어, 이 세상 또는 육신은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내세에서의 영혼 구원에만 집착하기도 합니다. 해방신학이 그리스도의 구원을 이 세상의 가치들로만 축약시켜 버린다면, 보수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내세워 이른바 영혼의 영역으로만 축약시키곤 합니다. . . . 』(170-171쪽)

김 교수가 자신의 구원관을 해방신학과 정통신학과 비교하였다. 해방신학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악에서 해방을 강조하고, 정통신학은 해방신학에 대항하여, 이월론적인 내세구원에만 집착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두 신학을 부정하고, 자신의 구원관을 제시하였다. 다음은 김 교수가 주장하는 구원관이다.

② 『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구원을 이 세상의 몇 가지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가치들에 축약시켜서도 안 되고, 이 세상과는 별개의 무슨 영혼 구원만으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우리의 피조물들을 창조주 하나님께 연합시켜서, 우리가 그 분의 신적인 삶, 즉 죽음(고난들)의 이면이 없는 온전한 삶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구원은 지금 여기서 벌써 확대되는 자유, 의, 사랑, 풍요, 건강 등으로 구체적으로(그러나 불행히도 단편적으로!) 그 힘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재림 때 완성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구원을 이 세상의 몇 가지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가치들로 축약한다면, 우리도 ‘육신적’메시아사상에 빠지게 되는데, ‘육신적’ 메시아사상은 앞서 본 대로 역설적이고 그 기치들조차도 확보하지 못하고 맙니다. 반면 그의 구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믿음은 우리에게 종말의 완성 때의 영생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서 벌써 그 영생의 힘을 우리의 실존의 모든 영역에서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172-173쪽)

이것은, 김 교수의 구원관이다. 김 교수가 주장하기를, 기독교의 구원은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가치에 있지 않고, 내세의 영혼구원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과 연합하여 사는 것이라고 하였다. 하나님과 연합하여 사는 것은, 죽음(고난)이 없는 삶이요, 신적인 삶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하나님과 연합하여 사는 고난 없는 삶, 신적인 삶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 구원은 지금 여기서 벌써 확대되는 자유, 의, 사랑, 풍요, 건강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 신적인 삶이 불행히도 지금은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재림 때에는 와성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 신적인 삶이 지금은 단편적이라 함은, 지금은 인류 가운데 한 부분만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재림 때에는(세상 끝 날에는), 전 이류가 하나님과 함께 사는 날이 올 것이라는 뜻이다. 김 교수의 해설에 풀어야 할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김 교수가 재림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김 교수가 앞에서 이미 정의를 내렸듯이, 재림은 정통신학이 믿는 공중재림이 아니다. 끝 날에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교훈으로 충만하여져, 지상낙원이 이루어질 것을 말한 것이다.
둘째, ‘육신적’ 메시아사상은, 앞서 본 대로 역설적이고 그 가치들조차도 확보하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육신적’ 메시아사상이 여설적이라 함은, 예수가 육체로 부활하고, 육체로 승천하고, 육체로 재림한다는 메시아사상이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이라는 뜻이다. 예수의 부활과 승천과 재림을 육체의 부활이나, 육체의 승천이나, 육체의 재림으로 믿지 않는 김세윤 교수에게는, 육신으로 부활하고 육신으로 승천하고 육신으로 재림한다는 ‘육신적’ 메시아사상이 역설일 수밖에 없어서 한 말이다. 역설이라는 용어를 현대신학에 처음에 적용한 사람은 S. Kierkegaard(1813-55)였다. 키에르케고오르는 초자연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성령수태, 육체부활 등 일체의 기적들을 역설이라 하였다.
셋째,「 우리의 구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믿음은, 우리에게 종말의 완성 때의 영생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서 벌써 그 영생의 힘을 우리의 실존의 모든 영역에서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
“우리의 구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믿음이, 종말의 완성 때의 영생을 보장해 준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세상 끝 날에는 전 인류가 온전히 하나님과 일치한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상낙원을 이루어 자손대대로 영원히 평화롭게 살 것을 말한 것이다.
다음에 또 말하기를, “지금 여기서 벌써 그 영생의 힘을 우리의 실존의 모든 영역에서 누리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실존은 “죄를 벗은 인간”을 뜻하고, 따라서 ‘실존의 모든 영역’은 ‘죄를 벗은 모든 인간의 세계’를 뜻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죄를 벗은 모든 인간의 세계에서, 전 인류는 자손대대로 영생을 누리며 살 것이라는 뜻이다.
이상으로 들어났듯이, 김 교수가 모든 항목에서 초자연을 폐기하고, 새 신학을 구성하였으니, 이것이 김 교수의 신학이다. 김 교수의 신학은,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고, 보통 인간 예수를 모델로 한 윤리종교였다.
김 교수가 신학을 해설할 때에, 직선적이거나 노골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용어와 난해한 용어들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필자가 제대로 해독하는데도 수년이 걸렸으니, 독자들이 이해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왜 쉽게 쓰지 않고, 이해하기 힘들게 썼는가? 정통신학을 부정하는 자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가려서, 정통신학을 믿는 교인들과 신학생들과의 정면충돌을 막기 위함이었다. 특히 정통신학이 지배하는 한국교회와 한국 신학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거나, 내세를 부정하면, 배교자로 규탄 받아, 교회와 신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고, 교단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감신대 변선환 교수와 홍정수 교수가 면직된 사건은, 이러한 한국교회의 정서를 말해준다.
우리가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학문이 그렀듯이 신학도 반드시 전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본래 신학은 하나님의 천지만물 창조를 전제하고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 정통신학을 불신하고 반대하는 자연신론, 이성신학, 윤리신학 등이 17세기 이후로 영국과 독일에서 서서히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특히 18세기에 꽃피운 계몽주의가 19세기를 거치면서 인류 전체에 파급되었고, 기독교는 자유주의로 변질하였으며, 20세기에 와서는 계몽주의가 인류의 문화와 철학과 신학을 송두리째 삼켰다. 결국 기독교가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전제하듯이, 현대신학과 진보신학은 하나님의 만물창조가 없는 계몽주의를 전제한다.
그러므로 어떤 신학이나, 신학자나, 목사든 반드시 전제가 있는 것이니, 먼저 그 전제를 알고, 대해야 한다. 그 다음은 피나는 노력이다. 진보주의 신학들은 내세를 믿지 않지만, 내세를 믿는 교인들과 신학생들을 상대하여 설교하고 책을 써야 하기 때문에, 내세를 믿지 않는 사실을 강단과 책에서 덮고 은폐해야 하므로, 온 갓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자신을 덮고 은폐하는 고로, 피나는 노력 없이는 그들의 정체성을 알아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10장, 김세윤의 신학
그리스도의 신성불신

서 론

김세윤 교수의 신학은 계몽사상을 수용하고, 성서를 인간의 문서로 전제하고, 신학을 구성하기 때문에, 성경은 참고로 그치고, 인간이 신학을 구성한다. 김 교수의 신학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와, 영생을 믿지 않는 신복음주의 신학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 교수를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와, 영생을 믿는 보수주의 신학자로 알고 있음으로, 김세윤 교수의 정체를 밝히고자 필자가 이 글을 준비하였다.
김세윤 교수가, 2002년 5월에, 합동측 예장총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부산 수영로교회) 강사로 선포했던 신학강연문을 정통신학과 비교하여, 비평하려고 한다. 독자들은 강연문에서, 먼저 무엇이 문제점인지를 숙지해야 할 것이다. 강연문 중에 진하게 표한 부분은, 필자가 중요하다고 보아 표한 것이다. 먼저 강연문 전부를 다 적고, 강연문을 7 부분으로 나누어 해설하고, 비판하려 한다. 다음 강연문은 기자가 쓴 것이 아니고, 김 교수 자신이 작성한 문장이다.

김세윤 교수의 강연문

『 문제들(막1:15,16),
보수교회(保守敎會)가 처한 이 시대의 문제들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개혁교회의 후손들인 우리가 어떻게 세대주의적이고 귀신론적인 신학에서 자유하지 못하고 있는가? 알레고리적 해석, 자기 멋대로 식의 성경이해, 성경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성경에 대한 무지의 모습이 현재 보수교회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보수교회가 지양해야 할 것 중에 일부의 교리로 성경을 조합하려는 위험한 시도가 있다. 교리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교리에 꿰맞추려는 위험한 형태들로 인해 왜곡된 성경해석이 이루어지고 마는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의 핵심으로 알고 있는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했다”는 내용과 같은 형법적 해석범주로만 선포하다보면, 현재의 나 자신의 판단과 생각은 없어져 버리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면, 과연 구원의 현재성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생겨지게 되고, 현재 속의 윤리는 없게 되는 것이다. 유대교적 이원론, 영혼과 육신을 이원화하려는 헬라적 해석. “내 영혼이 내세에 안락을 누린다.” 에만 만족하는 개념도 왜곡된 형태의 복음의 모습이다.
오직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온전히 이해하고 바르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포괄적으로”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복음에만 신경 써야지, 인권이 뭐고 정치가 뭐냐? 우리는 오로지 전도해서 구원사업만 해야 한다.”는 논란으로 얼마나 많은 보수의 대립이 있었는가? 이것은 정말 쓸데없고 그릇된 논쟁이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읽고 해석하려 하지 않고, 성경을 단편적이고 부분적으로 보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보수교회일수록 성경의 메시지가 온전히 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복론”이다. 번영신학. 돈을 신으로 섬기는 모습. 예수님 잘 믿으면 인류대가이고, 아파트 산다는 식의 급속한 미신화. 도리어 목회자들이 설교를 통해 이를 권장하고 조장하는 풍토는 그릇된 성경해석이 주는 부작용 중의 하나이다.
공의와 정의가 확대돼 인권이 신장되고 성령은 성경에 계시된 구원의 은혜를 계시되게 해서 우리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맞게끔 9개의 열매(도덕적인 것)를 맺게 하신다. 신학을 급속히 미신화 시키므로, 신비스럽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시급한 과제는 각 세대가 새롭게 적용하고 정립할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윤리적인 부재가 온다. 복음이 우리 삶 전체에서 요구하는 윤리적인 부분을 생각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온전한 복음 선포가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혼신을 다한 하나님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을 전해야 한다. 이것에 대한 절대적인 요구에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술, 담배의 문제도 먹으면 죄고 죽는다는 식의 개념이 아니라, 사랑의 이중계명의 관점에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주일 성수개념도 주일에 음식을 사먹었느냐 안 사먹었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주께서 주실 양식으로 살겠습니다.”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적극적인 제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진정한 주일성수의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율법적으로 자꾸만 하나님과 따지려들고 계산하려 하기 때문에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일에 버스를 타야하나 말아야 하나? 버스는 되도 택시는 안 됩니까”라는 식에 아직도 머물러 있다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것을 따르고 있는 셈이 된다.
우리 신자들의 삶은 모든 곳에서 “샬롬”(구원의 현재성)을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근래의 개신교는 다시 중세 가톨릭으로 회귀하고 있는 듯하다. 인구의 1/4이 주일에 교회에 가는 나라는 우리 한국밖에 없다. 성경권위의 강조는 한국 개신교의 좋은 전통이다. 그러나 어느새 사제주의와 권위주의가 만연돼 목사를 구약의 제사장쯤으로 여기는 모습이 만인제사장설을 주장하던 이들의 후예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원인(고전10:25-11:1)

중세교회의 현실이 다시 우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개혁주의자들은 스콜라방법을 배격하고 오직 성령의 의한 개혁, ‘Sola Scriptura!'(오직 성경)를 추구했다. 그러나 한 두 세대가 지나면서 교리에 성경을 맞춰 넣으려는 스콜라철학 식으로 다시 변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론과 같은 중요한 교리를 자꾸 숫자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 교단에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3위 일체론은 초월과 현실 속에서의 내재개념으로 봐야한다.
요즘 총신 교수들이 연구를 못하겠다고 한다. 뭐 좀 하려고 하면 무시무시한 말로 공격을 해대서 발표는커녕, 아예 연구조차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총신의 신학은 발전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개혁주의를 한다는 이들이 가톨릭적인 신학을 자꾸만 하려고 든다. 그리스도의 은혜론, 삼위일체, 강림 하나님, 내주 하나님, 타종교와 매우 크게 다른 이 훌륭한 점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신학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학의 갱신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 형식적인 성경권위만 얘기하니까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정서는 거의 복음주의적 조직신학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왜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오히려 스콜라철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이제라도 ‘오직 성경’을 재확립하고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신학을 연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한민족에게 닥친 가장 큰 숙명적 문제가 무엇인가? 화해가 아닐까? 바울은 엡1,2장 이방사역을 되돌아보면서 ‘화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성령의 힘으로 거듭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복음을 오늘날의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상황에 맞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모습을 우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 교단의 하나님 절대주의는 표어로만 그치고 있다. 신학의 化石化에 머무르려는 모습이 다분하다. 신학자들에게 역사비평의 허용성을 제공해야 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복음전달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마태, 마가, 요한이 추구하는 복음이 서로 달랐던 것처럼, 상황화된 복음을 가장 효과있게 전달하려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 요한복음은 헬라인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이었지 않은가? 바울이 예수님의 복음을 어떻게 적용해 이방인들에게 전했는가? 이혼문제, 제사음식 등 쉽지 않은 문제를 그는 어떻게 다루었는가? 제사음식의 경우, ‘우상숭배는 안 된다. 시장에서 파는 고기는 제사지낸 것인가 아닌가 묻지 말고 그냥 먹고, 먼저 얘기해 주면 이웃을 위하는 관점에서 먹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것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복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복음이 회복되고 성경이 더 이상 스콜라적인 해석에 묶이지 않도록 바람직한 해석학에 의한 포괄적인 성경해석과 연구, 그 신학화와 정립화가 절실하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우리 교단의 미래가 있고 한국 교회의 미래가 있다. 』

해설과 비판 한종희

이 강연문을 다음과 같이, 7 항목으로 나누어 해설하고, 비판하고자 한다.

(1) 왜곡된 신학과, 바른 신학.
(2) 윤리신학은 제자도를 뜻한다.
(3) 인권신장이 온전한 복음이다.
(4) 윤리신학은 종교다원주의로 나아간다.
(5) 김 교수가 왜 화두를 중세교회로 돌렸는가?
(6) 김 교수가 신학갱신을 주장하였다.
(7) 신학갱신을 위하여, 역사비평을 허용하라고 하였다.

김 교수가 신학강연에서 주제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보수교회에 대한 3 가지 지적은 옳은 지적이고, 보수교회가 수용해야 한다고 보아, 그 3 가지를 먼저 말하고자 한다.

첫째, 보수교회의 목사들에게 사제주의와 권위주의가 만연하여, 목사를 구약의 제사장쯤으로 여긴다는 지적이다. 권위주의가 왜 죄가 되는가? 목사와 총회장의 직책은, 일하게 하는 책임을 말하지만, 권위주의는 명예와 영광을 지칭한다. 총회장 선거에 수억 원을 사용케 했던 동력은 명예와 영광이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영광은 주인 되신 하나님의 독점물이고, 목사는 종이기 때문에, 충성 후에 영광이 주어져도, 거절하고 무익한 종으로 머물러야 한다(눅17:10).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려할 영광을 헤롯왕에게 돌릴 때에, 거절치 않고 받다가, 충이 먹어 죽었다(행12:23).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께서 종 된 목사에게 명하신 것은, 생활력이 없는 노약자와, 고아와, 과부와, 병약자를 돌보라는 것인데, 이들은 외면하고, 수억 원을 명예와 영광에 소비하고, 또한 주님의 뜻을 행하라고 교인들에게는 가르치면서, 자신은 딴전을 폈으니, 주님은 어떻게 나오시겠는가?
또한 “있을지어다”로 끝맺는 축도가 하나님을 대신한 축복권이라는 생각이, 목사에 따라서는 권위주의에 부채질해 왔다. 그러나 “있을지어다”는 명령사가 아니고, 옛적 언어로서 “소원표시”이다. 축도는 목사가 명하여 주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 올라가는 청원이다. 성경에 의하면, 영광은 결실로서 주인의 차지이고, 목사는 일터에 보내진 종이며, 무익한 종으로 머물러야 한다(눅17:10).

둘쩨, 김 교수가 보수교회의 복론을 강력히 비평하였는데, 그 이유는 ① 김 교수가 하나님이 내리시는 지옥형벌을 불신하였듯이, 하나님의 축복 권을 불신하였기 때문이다. ② 김 교수가 보수교회의 복론을 강력하게 비평하는 이유가 또 있다. 5천 년 묵은 샤머니즘 때문에, 교회 안에 종종 발생하는 병폐 때문이다. ③ 또한 한국의 보수교회는 교인증가와 재정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복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죄악이 횡행해도, 하나님의 징계는 말하지 않고, 도리어 축복만을 설교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성서의 가르침은, 하나님은 거역하는 자에게 벌주시고, 순종하는 자에게 복 주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무조건 복 주시지 않고, 복 받을 짓을 해야 복 주시며, 죄 범하면 도리어 벌주시고 징계하시는데, 보수교회가 형벌과 징계는 설교하지 않고, 축복만을 외치고 있지 않는가! 하나님은 윤리타락을 믿음타락으로 간주하셔서, 윤리타락을 항상 심판하셨다. 왜냐하면, 믿음과 윤리(순종)는 분리가 불가능하고, 반듯이 함께 있고, 함께 가기 때문이다.(약2:20,26)

셋째, 김 교수가 보수교회의 윤리저하를 개탄하였다. 보수교회의 윤리저하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두드러진 이유는, 무수한 교단과, 무수한 신학교와, 무수한 신학생들과, 무수한 목사들이 무한 경쟁에 빠져서, 교회를 못자리판처럼 세우면서부터, 교인이 교회의 재산목록이 되었고, 영혼구원이 아니라, 교회의 성장이 첫 목표가 되어진지 오래되었다. 이웃 교인이나 목사가 형제가 아니라, 경쟁자 내지는 적으로 변한 경우가 허다하고, 교회가 사업장으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성장이 하나님이 되었고, 당회와 목사와 교인들이 범하는 죄에 성장이 면죄부를 주어왔다. 교회운영에서 모든 기준과, 목표와, 방법이 하나님의 말씀(뜻)에 있지 않고, 성장에 있다. 성장을 위한 것이면, 모든 것이 OK이고, 성장을 저해하면 죄가 되어진다.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과, 하나님이 명하시는 바를 다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인데, 목사가 범죄를 책망하지 않으니, 나환자처럼 죄의 감각이 없어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목사가 선을 행하라고 설교하면서, 자신은 고아와 노약자와 병약자와 실직자들을 외면하고, 수억 원으로 총회장 직을 사려하니, 죄의 감각이 없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없으니,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것이다. 순종하지 아니함은 하나님을 외면하여 떠난 것이므로, 하나님께서는 항상 불순종을 심판하셨다. 주님이 지금 오시면, 한국 교회를 어떻게 말씀하실까? 장터로 책망하실 것이다. 한국교회는 회개하여 돌아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심판과 멸망이 찾아들 것이다. 누가 말했든, 옳은 말이면 수용해야 한다. 눈 있는 자는 자연과 사건만을 보고도 교훈을 받는다.

(1) 왜곡된 신학과, 바른 신학
해 설

먼저 “왜곡된 신학과, 바른 신학”에 대한 김 교수의 주장을 읽어보자.

『 보수교회(保守敎會)가 처한 이 시대의 문제들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개혁교회의 후손들인 우리가 어떻게 세대주의적이고 귀신론적인 신학에서 자유하지 못하고 있는가? 알레고리적 해석, 자기 멋대로 식의 성경이해, 성경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성경에 대한 무지의 모습이 현재 보수교회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보수교회가 지양해야 할 것 중에 일부의 교리로 성경을 조합하려는 위험한 시도가 있다. 교리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교리에 꿰맞추려는 위험한 형태들로 인해 왜곡된 성경해석이 이루어지고 마는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의 핵심으로 알고 있는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했다”는 내용과 같은 형법적 해석범주로만 선포하다보면, 현재의 나 자신의 판단과 생각은 없어져 버리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면, 과연 구원의 현재성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생겨지게 되고, 현재 속의 윤리는 없게 되는 것이다. 유대교적 이원론, 영혼과 육신을 이원화하려는 헬라적 해석. “내 영혼이 내세에 안락을 누린다.”에만 만족하는 개념도 왜곡된 형태의 복음의 모습이다. . . .
공의와 정의가 확대돼 인권이 신장되고 성령은 성경에 계시된 구원의 은혜를 계시되게 해서 우리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맞게끔 9개의 열매(도덕적인 것)를 맺게 하신다. 신학을 급속히 미신화 시키므로, 신비스럽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시급한 과제는 각 세대가 새롭게 적용하고 정립할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윤리적인 부재가 온다. 복음이 우리 삶 전체에서 요구하는 윤리적인 부분을 생각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⑴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주장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한국의 보수교회가 성경에 무지하고,
② 한국의 보수교회가 귀신론적인 신학에서 자유하지 못하고,
③ 한국의 보수교회가 복음을 왜곡하여, 신학을 미신화하고, 신비스럽게 만들어서,
④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였다.

김 교수가 말한 보수교회는, 한국의 모든 보수교회들을 총칭한 말이므로, 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던 합동교단의 전국 목사장로들과, 총신대학의 교수들을 향하여 한 말이다. 즉 합동교단과 총신대학이 성경에 무지하여 복음을 왜곡하고, 신학을 미신화하고, 신학을 귀신론적인 신학이 되게 하며,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주장한 보수교회(합동교단과 총신대학)의 왜곡된 복음은 어떤 복음인가? 김 교수는 보수교회의 왜곡된 복음을 두 가지로 해설하였다.

첫째로, 복음을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했다”는 것으로 해설하여, 복음을 형법적 해석범주로 선포함으로서, 복음을 왜곡한다고 하였다.
둘째로, 복음을 유대교적인 이원론적 우주관과, 헬라적인 이원론적 인간관과, 현세와 내세의 이원론적인 구원관으로 왜곡하여, 복음을 미신화하고, 귀신론적인 신학이 되게 하여, 많은 사람들을 멸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였다.

김 교수가, 보수교회(합동교단과 총신대학)가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첫째 보수교회가 복음을 왜곡하여, 이원론적인 우주관과, 이원론적인 인간관과, 이원론적인 구원관을 주장하고, 둘째 복음을 형법적으로 해설하여, 지옥과 천국과 영생을 말하니, 현재의 윤리가 살아나지 않고, 현재의 구원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김 교수가 말하는 현재의 윤리와 현재의 구원은 무엇을 말하는가? 성서가 말하는 9 가지 사랑의 열매가 현재의 윤리이고, 이 9 가지 열매가, 기독교가 지향해 나가야 할 현재의 구원이라고 하였다. 김 교수가 이것을(현재의 윤리, 현재의 구원) 달리 표현하여, 이것이 곧 정의실현이고, 인권신장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주장하는 구원에는 내세(來世)가 없다. 김 교수가 저술한 책 “구원이란 무엇인가”에서도, 현재의 윤리만이 기독교의 구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⑵ 보수교회(합동교단과 총신대학)가, 십자가의 죽음을 형법적으로 해석하여, 죄인이 하나님의 영원한 진노와, 지옥 형벌에서 해방 받아, 천국에서 영생하는 복음이, 이것을 믿지 않는 김 교수에게는 왜곡된 복음이었고, 미신화한 신학이었고, 귀신론적인 신학이었다. 그러므로 김 교수는, 보수교회가 왜곡된 복음과, 귀신론적인 신학으로 많은 사람들을 멸망의 길로 몰아간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교수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보수신학이 미신화한 신학이고, 귀신론적인 신학 이라고 하였다.
①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김 교수에게는, 이원론적인 우주관이 미신이고, 귀신론적이다.
② 이간의 영혼을 믿지 않는 김 교수에게는, 이원론적인 인간관이 미신이고, 귀신론적이다.
③ 내세의 영생을 믿지 않는 김 교수에게는 이원론적인 구원관이 미신이고, 귀신론적이다.

평 가

⑴ 그러나 김세윤 교수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악한 자들을 지옥불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그리스도의 대속을 믿고, 구원받은 자들을 영생으로 보상하시는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간곡하신 요청에 순종하지 아니할 수 없음으로, 정통신학의 하나님은 능히 인간의 3대 욕망(물욕, 정욕, 명예욕)에 재갈을 물려 억제하며, 율법과 계명에 순종하게 하여, 현재의 윤리를 살려낸다. 그러나 김세윤 교수는 지옥형벌과 영생을 불신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구원받은 감격이 없고,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면서까지 율법과 계명에 복종할 리가 없으므로, 9 가지 사랑의 열매를 매칠 수가 없다. 또한 현대철학(생의 철학, 실존주의 철학, 분석철학)이 역시 윤리회복을 꾀하여 궐기하였지만, 그들에게 두려우신 하나님이 없어, 자신의 3대 욕망을 억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랑의 9 가지 열매가 불가능하다.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이 그 얼마나 간곡히 인간의 실존과 인간의 윤리회복을 외쳤던가?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1970년대 이후로, 한국교회가 Billy Graham이 외쳤던 신복음주의 복음으로 교회마다 성시를 이루어왔고, 수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해왔지만, 교회는 타락했으며, 국회는 쇠망치가 난무한다.
① 목사들의 관심이, 하나님의 율법이 명하는 고아와 노약자와 병자들에게서는 떠났고, 자기 이름(총회장)을 위해서는 수억 원도 아깝지 않는 풍조가 지배적이다. ② 목사들이 강단에서 “하나님의 율법(뜻)을 지키라”고 선포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오직 성장을 위해서 헌신과 충성을 선포해왔고 목사들은 그 결실을 누려왔으며, ③ 헌신과 충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축복만을 외치고, 율법과 계명을 거역한 범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책망하지 않았다. ④ 교회가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지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아랑곳없이 되었고, 교회가 다만 성장을 위한 사업장으로 변질하였고, 인간들은 그 결실을 누리고 있다. ⑤ 결국 교인들은 성장과 헌신과 충성이 믿음이고, 이 믿음(성장, 헌신, 충성)이 구원이라고 착각에 빠져있다.
이것이 다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복음 선포에서, 심판하시고 징계하시는 하나님을 배제하고, 사랑만을 설교한 결과이다. 설교에서 하나님의 율법과 심판과 형벌을 배제하고, 오직 사랑과 자비와 구원만을 외쳐온 신복음주의 신학은 반쪽 신을 섬겨왔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은 배제하고, 사랑만을 강조하는 반쪽 신이 칼 바르트의 神(god)이고, Billy Graham 목사의 神(god)이고, 본서에서 필자가 지적한 신복음주의 신학자들(C. S. Lewis, John Stott, James I. Packer, Harold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의 神(god)이다. 바로 이 반쪽 신을 섬기는 신학이 20세기를 지배한 복음주의 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고, 21세기를 지배하는 종교 다원주의 신학이다.
Billy Graham 목사와 반쪽 神(god). ① Billy Graham 목사가 복음 선포에서, 심판하시고 징계하시는 하나님을 배제하였고, 사랑과 구원만을 선포하였다. ② Billy Graham 목사가 설교에서, 재림과 부활과 영생을 배제하였고, 오직 현세(現世)의 구원만을 설교하였다. ③ Billy Graham 목사의 자서전에 의하면, 19세 시에 Bob Jones 대학의 근본주의(정통신학)가 싫어서, 에큐메니칼 신학을 가르치던 Florida Bible College로 전학하였다. ④ Billy Graham 목사가 1965년에 발표한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 언급한 종말관에 의하면, 기독교의 종말을 재림, 심판, 내세에 두지 않고, 지상천국에 두었으니, 기독교의 종말관에서 내세를 배격한 것이다. ⑤ Billy Graham 목사는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로 믿지 않고, 인간의 문서로 취급하였다. 그는 Newsweek 잡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밝혔다..
그러나 공의와 심판은 없고 사랑만 있으며, 내세와 영생은 없고 현세만 있는 반쪽 神은, 성서의 하나님이 아니고, 우상이다. 지금은 한국과 영국과 미국의 어느 신학교나 교단이든, Billy Graham 목사와, Billy Graham 목사가 이끌던 신복음주의 신학이 지배하는 곳에는, 성서의 하나님은 없다. 교회들과 목사들은 바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기의 교단과, 교단신학교를 보라.
B. Graham 목사가 1997년에 불교와, 힌두교와, 무스림의 구원이 기독교의 구원과 동일하다는 종교 다원주의 신학을 선포하여, 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의 대속(atonement)을 완전히 삭제하였으니, Billy Graham 목사와 신복음주의 신학은 기독교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다원주의로 가닥이 잡혔다. 다원주의 생활양식은 종교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의 경제와 사회구조를 지배할 것이다. 따라서 다원주의에 대한 비판은, 지나가는 기차에 짖어대는 개소리에 불과할 것이다.

⑵ 김세윤 교수의 신학 평가에서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대목은, “미신과, 신비와, 귀신”에 대한 김세윤 교수의 언급이다. 현대신학에서는 미신과, 신비와, 귀신은 실재하지 않는 것을 뜻하며, 특히 귀신은 도깨비와 동일한 뜻이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총신의 신학을 미신과, 신비와, 귀신의 신학으로 평가한 것은, 총신이 믿는 신이 도깨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도깨비 신을 믿는 총신대학이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김 교수는 성서에 있는 하나님의 출현을 귀신이나, 도깨비의 출현 정도로 보았으며, 총신대학의 신학이 믿는 하나님을 귀신과 도깨비정도로 보았기 때문에, 총신대학과 합동교단이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할 수가 있었다. 김 교수가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로 믿지 않고, 인간의 문서로 보았기 때문에, 김 교수가 성서에 있는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을 미신과 신화(myth)로 보았음이 분명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김 교수가, 성서를 전설과 신화가 섞여 쓰인 설화(고대소설)나, 소설(fiction)에 해당하는 은유(metaphor)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간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간의 영혼과, 내세의 영생을 포함하는 이원론저인 우주관과, 이원론적인 인간관과, 이원론적인 구원관은 성경의 교훈이고, 사도신경의 교리이고, 기독교가 2천 년간 고백하여왔기 때문에, 이 세 교리를 배격하면, 기독교를 배격하는 배교신학이 되어진다. 김세윤 교수가 세 교리를 왜곡된 복음이라 하여, 기독교 신학에서 배제하였으니, 김세윤 교수의 신학은 기독교 신학이 아니고, 배교신학이다.

⑶ 그런데 본서에서 필자가 해설한 신복음주의 신학자들 7인은 다 인간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간의 영혼과, 내세의 영생을 믿지 않았다. 이러한 배교현상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다. 미국장로교(PCUSA) 목사 1,294명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여 배격하는 오번선서(Auburn Affirmation)에 서명한 해가 1923년이었고, Princeton 신학교 교수였던 G. Machen이 “기독교와 자유주의”(Christianity and Liberalism)를 발표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던 당시의 목사들의 불신앙을 폭로하였으나, 미국장로교(PCUSA) 총회는 Machen을 물리치고, 1926년에 오번선서(Auburn Affirmation)를 수용하여, 자유주의 쪽에 손을 들어주었으며, 1929년에는 Princeton 신학교도 오번선서를 수용하여, 자유주의 쪽에 손을 들어주었다. 결국 미국장로교회(PCUSA)는 1929년을 끝으로 자유주의 신학이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미국 연합감리교와 성공회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결국 미국의 기독교는, 1920년대에 자유주의 신학이 대세를 장악하였다. 천주교 신학도 마찬가지다.
2009년 1월 1일, 한국 중앙일보에는, 신년 메시지로 한국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78세)의 글을 게재한 것이 있다. 그 내용은 오병이어의 기적에 관한 해설이었다. 지금은 세계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으니, 우리들 모두가 사랑을 실천하여 오병이어의 기적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하였다. 성경에 있는 오병이어의 기적은, 당시 예수님 앞에 모였던 5천 군중이 예수님의 식사기도에 감복하여, 마음을 열고, 각자 품에 안고 있던 도시락을 꺼내 이웃과 함께 먹고, 남은 조각이 12 광주리가 된 것이니, 오늘 우리도 내 것을 내 것이라 하여 독식하지 말고, 가난한 이웃과 나누어 살자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병이어의 기적이 주는 교훈이라고 하였다.
기자가 묻기를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오병이어의 기적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라고 하니, 답하기를, “한 개의 빵이 2개가 되고, 세 개가 된 기적은 성경에는 없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얘기도 없습니다.”라고 하여, 오병이어 일화는 기적이 아니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짐을 말해주는 강렬한 메시지를 말해주는 한갓 일화일 뿐이라고 하였다.
정 추기경은 기적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기 위해서, Big Bang과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금년은 다윈(Charles Darwin)이 출생한지 200년이고, 종의 기원을 발표한지 150년인데, 우주는 Big Bang에 의해서 생겨났고, 고등생물(인간)은 진화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진화가 곧 창조라고 하였다. 1억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인생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이 영원한 법이고, 이 영원한 법이 곧 하나님이라고 하였다. 진화는 자연법에 속하고, 자연법은 영원한 법의 일부라고 하였다.
정진석 추기경은, 우주와 인간의 기원을 하나님의 창조로 보지 않고, 빅뱅과 진화로 보았으니, 정 추기경의 신학에는,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없다. 정 추기경의 주장대로 말하면, 그리스도의 성령수태나, 육체부활이나, 재림이나, 최후심판도 다 기적이 아니니, 이러한 기적의 일화는 신화일 수밖에 없다. 결국 20세기의 ⓐ WCC와 ⓑ 개신교(NAE, WEA)를 이끌어온 지도자들(C. S. Lewis, Billy Graham, John Stott, Harold J. Ockenga)과 ⓒ 가톨릭이 종교 다원주의로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⑷ 김세윤 교수가 합동교단과 총신을 포함한 보수신학이 귀신론적인 신학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저주에 가까운 평이지만, 현대신학이 보수신학을 저주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대표적인 사건 하나를 소개한다. K. Barth(1886-68)는 보수교회가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와, 영생의 교리를 복음으로 선포함으로, 복음을 미신화하고, 신비스럽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보아, 보수교회를 네 번이나 저주한 적이 있다. 짓지 못하는 개, 저주를 받을 자, 믿지 않는 불신자, 묘지에 처넣기 위해서 밀쳐진 자라고 하였다. John Stott도 보수신학을 암, 광신자, 마귀, 원수라고 하였다(본서 J. Stott신학 결론 참조).
Kierkegaard가 덴마크의 타락상을 고발하다가 정신환자 취급받으며 외쳤던 실존(existence)과, Socrates가 감옥에서 독살 당하면서까지 외쳤던 정의를 K. Barth가 성서로 해설하여, 윤리신학을 개발하였고, 바르트가 개발한 이 윤리신학이 20세기의 현대신학이 되었으므로, 보수신학에 대한 바르트의 저주는, 현대신학 전체가 보수신학에 내리는 저주이기도 하다.

신복음주의 신학은 윤리만을 주장하고, 기적은 배격한다.

사도시대 이후 지금까지 보수신학은 하나님의 개념을 기적을 행하시는 초자연의 개념으로만 사용해 왔지만, K. Barth가 1919년에 로마서 강해서를 출간하고부터는, 모든 현대신학이 동일하게 하나님의 개념에서 초자연의 개념은 배제하고, 오직 윤리의 개념으로만 사용해왔다.
물론 Barth 이전에도 Kant, Kierkegaard, Ritschtl 같은 석학들이 윤리를 무게 있게 다루었지만, 윤리가 기독교의 신학으로 역사에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은, 1920-1930년대에 당시 30대의 젊은 목사들(Barth, 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rh 형제)의 공적이 크다. 이 30대의 젊은 목사들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문명이 불타고, 수백만 명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인류와 문명을 전멸위기에서 보존하려는 동기에서 궐기하여, 초자연 개념의 하나님은 역사에서 완전히 밀어냈고, 오직 윤리 개념의 하나님만을 강조하기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신정통주의 신학이고, 신복음주의 신학이다. 신정통주의에서 칼 바르트의 역할은 기수로서의 역할이었다.
정통신학이 믿어온 초자연의 하나님은, 기적을 행하시고, 기도에 응답하시고, 선한 일에 축복하시고, 명령을 내리시며, 명령을 거역하고 악을 행하는 자에게는 형벌하는 하나님이시지만, 20세기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가정하는 윤리개념의 하나님은, 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허구개념의 하나님으로서, 어떤 기적도 행하지 못하고, 기도에 응답하지 못하며, 악행에 형벌하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망하는 것은, 스스로 행한 악행의 보응일 뿐이며, 신은 단지 가르치는 스승이고, 성서로서 인간에게 선악을 판별해주는 것뿐이다.

20세기 현대신학이 말하는 신개념

⑴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현대과학과 계몽사상을 수용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지만, 윤리를 성립시키기 위하여, 그리스도를 윤리의 모범자로 신학해설에 등장시키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즉 20세기의 현대신학은 하나님의 실재(reality)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지만, 윤리를 성립시키기 위하여, 항상 하나님의 이름을 거명하고, 그리스도를 윤리의 모범 케이스로 등장시킨다. 뿐만 아니라 현대신학은 다른 모든 기적의 용어들(천사, 마귀, 부활, 영생 등)도 허구개념의 용어로 보지만, 상징이나 비유로 해석하여 필요에 따라서 신학해설에 적용한다.
⑵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에서, 그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신의 허구개념은 동일하지만, 그 신의 허구개념을 해석해내는 신학용어들은 신학자마다 다르다.
① R. Bultmann은, 신화(mythe)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
② K. Barth는, 설화(geschichte)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
③ S. Kierkegaard는 역설(paradox)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
④ J. I. Packer는, 신비(mystery)와 소설(fiction)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
⑤ 김세윤 교수는 은유비유(metaphor)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
⑥ Billy Graham 목사도 신비(mystery)에서 신의 허구개념을 이끌어냈다.(불타는 세계 178쪽)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사용하는 모든 초자연의 용어들(하나님의 만물창조, 그리스도의 성령수태, 육체부활, 재림, 영생 등)은 실체(reality)가 없는 허구개념이고, 비유 혹은 상징으로 말한 것이기 때문에, 상징이나 비유로 해석해야 하고, 절대로 초자연개념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만일 초자연개념으로 수용하면, 상징이나 비유로 말한 것이 기적과 역사가 되어지고, 정통신학이 되어지기 때문에, 진보신학을 보수신학으로 보는 곡해에 빠지고 만다.
보수교회의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이 부분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걸림돌이 되어 골치를 앓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현대주의 신학자들에게는 이 장애물이 보호색이 되어, 보수교회 안에서 평안히 지내며 활동하게 하여준다. 이 얼마나 기막힌 사실인가! 보수교회는 이 사실을 숙지하고, 배교한 신학의 침투를 막고, 보수신학을 지켜야 한다.

(2) 윤리신학은 제자도를 뜻한다.

다음 두 편의 글은, 김 교수가 주장하는 윤리신학이 유교의 제자도와 동일함을 말해준다.

『 온전한 복음 선포가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혼신을 다한 하나님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을 전해야 한다. 이것에 대한 절대적인 요구에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술, 담배의 문제도 먹으면 죄고, 죽는다는 식의 개념이 아니라, 사랑의 이중계명의 관점에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주일 성수개념도 주일에 음식을 사먹었느냐 안 사먹었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주께서 주실 양식으로 살겠습니다.”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적극적인 제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진정한 주일성수의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일에 동참하게 할 뿐 아니라, 그의 됨됨이에 동참하게 합니다. 그래서 제자도의 삶은 우리가 예수님의 하나님의 아들 된 그 영광의 형상을 점점 닮아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의 영광된 형상을 되찾은 예수님의 형상을 닮는 것은, 제자도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바로 그리스도인의 성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 교수는, 율법을 하나님의 율법 개념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제자의 개념으로 지키자고 하였다. 그러나 율법 개념과, 제자 개념은 그 뜻이 전혀 다르다. 율법 개념은 이 율법이 하나님의 율법임을 말하지만, 제자 개념은 그 교훈이 스승의 교훈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김 교수가 율법을 제자의 개념으로 지키자고 한 것은, 율법을 하나님의 율법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스승의 교훈으로 지키자고 한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도 하나님의 율법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제자의 개념 즉 스승의 교훈으로 지키자고 하였으니, 김 교수의 신학에서는 교훈을 주는 자가 하나님이 아니고, 스승임으로, 김 교수의 신학에는 스승만 있고, 하나님이 없다. 그러므로 김 교수는 율법을 스승의 교훈으로 받기 때문에, 하나님의 율법으로는 배격한다. 물론 김 교수가 신학해설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한 것이 있지만, 은유비유로서 말한 것이다. 은유비유에서 말한 하나님은 허구개념의 하나님이고, 관념의 하나님일 뿐이다.
⒝ 그러나 보수신학(정통신학)은, 인간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면, 하나님이 복을 주시고, 거역하면 하나님이 형벌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율법을 두려움으로 순종한다. 다시 말해서, 정통신학에서는 하나님 때문에 율법을 지킨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준비한 대속(atonement)과 칭의(justification)로, 값없이 구원받은 자는, 지옥형벌을 벗어난 구원에 감격하여,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만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되, 순교하면서까지 지키기 때문에(창4:3-8; 계1:9; 6:9,11; 12:17; 14:12), 참 하나님의 사람은 죄를 벗어나며, 성화를 입으며, 이웃을 사랑하여 화목한 삶을 산다. 기독교의 윤리는, 값없이 구원받은 자가 감격하여, 능히 맺히는 열매이다.
그러나 현대신학(진보신학)은 홍해를 가르신 하나님을 불신하고, 그리스도도 보통 인간으로 보기 때문에, 율법도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교훈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도 스승이 주는 교훈으로 받기 때문에, 김 교수가 하나님의 율법으로 지키는 것을 꾸짖었고, 제자의 개념으로 지키자고 주장하였다. 현대신학은 지옥과 천국을 불신하고, 대속과 칭의를 불신하기 때문에, 구원의 감격이 없으므로, 율법도 제자의 개념으로 지키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바로 이것이 현대신학이자, 신복음주의 신학이다.
김 교수는 현대신학을 따르기 때문에, 성서의 교훈을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으로 지키는 것을 잘못이라고 꾸짖었다. 반대로 성서의 교훈을 제자도의 개념으로 지키자고 주장하였다. 김 교수는 예수의 신인양성(神人兩性)을 믿지 않고, 예수를 보통 인간으로 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스승의 행적과 됨됨이에 동참하여 예수님의 형상을 되찾는 것을 구원으로 보았으니, 이것은 자유주의 신학자 Albrecht Ritschle이 부르짖은 윤리신학이고, Kierkegaard를 따라 인간의 윤리회복(실존회복)을 부르짖은 Barth의 윤리신학이고, 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hr 형제 등이 외친 윤리신학이고, 미국의 Harold J Ockenga, Edward J. Carnell, Carl F H Henry 등이 외친 윤리신학이고, 영국의 John R. W. Stott와 James I. Packer가 외친 윤리신학이다. 필자가 신복음주의 신학의 정체를 밝히는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이 이러한 내막을 밝히는데 있었다.

(3) 인권신장이, 온전한 복음이다.

김 교수가, 공의와 정의를 실현하여 인권을 신장하는 것이 온전한 복음이라고 주장하였으니, 인권신장이 곧 기독교의 구원이고, 이렇게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신학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김 교수의 주장이다.

『 공의와 정의가 확대돼 인권이 신장되고, 성령은 성경에 계시된 구원의 은혜를 계시되게 해서 우리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맞게끔 9개의 열매(도덕적인 것)를 맺게 하신다. 신학을 급속히 미신화 시키므로, 신비스럽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시급한 과제는 각 세대가 새롭게 적용하고 정립할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윤리적인 부재가 온다. 복음이 우리 삶 전체에서 요구하는 윤리적인 부분을 생각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온전한 복음 선포가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혼신을 다한 하나님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을 전해야 한다. 이것에 대한 절대적인 요구에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술, 담배의 문제도 먹으면 죄고 죽는다는 식의 개념이 아니라, 사랑의 이중계명의 관점에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주일 성수개념도 주일에 음식을 사먹었느냐 안 사먹었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주께서 주실 양식으로 살겠습니다.”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적극적인 제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진정한 주일성수의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율법적으로 자꾸만 하나님과 따지려들고 계산하려 하기 때문에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일에 버스를 타야하나 말아야 하나? 버스는 되도 택시는 안 됩니까”라는 식에 아직도 머물러 있다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것을 따르고 있는 셈이 된다. 』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주장한 핵심은, 온전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무엇이 온전한 복음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이 온전한 복음이라고 하였다. 결국 김 교수에게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하여, 인권을 신장하는 것이, 온전한 복음이고, 기독교의 구원이고, 이 시대의 신학이다.
김 교수가 “신학을 급속히 미신화하고, 신비스럽게 하여,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이 어떤 신학을 지목하여 말한 것인가? 인용문에서 말했듯이, 왜곡된 복음(이원론적 우주관, 이원론적 인간관, 이원론적 구원관)을 선포하는 보수신학과, 총신을 지목한 말이다. 김 교수에게는, 보수신학과 총신의 신학이, 신학을 미신화 하고, 신비스럽게 하여, 현대인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는, 왜곡된 복음이고, 왜곡된 신학이다.
김 교수가 십자가 대속의 복음을 폐기하고, 인권의 신장을 현대인의 복음과 신학으로 주장하였으니, 십자가 대속의 복음과 신학을, 인권 신장의 복음과 신학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전환은 기독교의 전환이고, 이 전환한 기독교는 분명히 배교신학임을 면할 수가 없다.

(4) 윤리신학은 종교 다원주의로 나아간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원론적인 우주관과, 이원론적인 인간관과, 이원론적인 구원관을 기독교에서 배제하고 나면, 기독교의 우주관에는 하나님이 없어지고, 구원관에서는 내세가 없어지고, 인간관에서는 영혼이 없어지고, 그리스도도 신성이 없는 보통 인간이 되어진다. 따라서 신성 없는 예수로 구성되는 복음이나 구원이나 신학은, 윤리의 복음, 윤리의 구원, 윤리의 신학이 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통 인간 예수로 구성되는 복음과 구원과 신학을 다음과 같이 풀어낼 수박에 없다. 즉 보통 인간 예수가, 가진 박해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공의를 부르짖고, 끝내는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 하여, 정의와 공의를 세우고, 인권을 신장하였으니, 사람들이 이러한 예수를 스승으로 영접하고, 제자가 되어져, 예수님의 행적과 됨됨(품성)이에 동참하고, 예수님의 형상을 되찾으면, 인류사회는 지상천국을 이룰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와 신복음주의 신학자들(B. Graham, Ockenga, Henry, Carnell, Stott, Packer)이 주장하는 제자도의 윤리복음과 윤리구원과, 윤리신학이다. 이 제자도의 신학은 모든 20세기 현대신학이 주장해왔고, WCC와 NCC와 NAE가 지지해왔다.
20세기의 윤리신학의 대 전제가 그리스도 예수를 보통 인간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1950년대의 예수를 보통 인간으로 보는 WCC, NCC, NAE가 대화 프로그램을 통하여, 종교통합을 시도해보았으나, 종교통합은 고사하고, 도리어 논쟁과 분쟁만을 조장함으로, 1990년대부터는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종교 다원주의는 “모든 종교가 동등하고, 그 구원이 동등하다”는 것이다. 로마 법황이 제2 바티칸 공의회를 마치면서 1965년에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하였고, John Stott 목사가 1992년에 책 “The Contemporary Christian”에서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하였고, Billy Graham 목사가 1997년에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하였다.
B. Graham 목사가 Robert Schuller 목사와의 TV 인터뷰에서(1997),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하면서, 성경을 전혀 모르고도, 사람들이 기독교의 구원과 동일한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하였으며, 불교와 무슬림과 무종교인들(non-believing world)을 그리스도의 지체(body)에 포함시켰고, 선행(인권의 신장)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선포하였으니, Billy Graham 목사가 50년간 전해온 복음은, 제자도의 가르침이었고, 선행이었음이 들어났다.
21세기는, 종교 다원주로 무장한 목사와 신학교와 교단들이 세계적인 기구들(WCC, NCC, NAE, RCC)을 이끌고 있다. WCC, NCC는 와전한 진보신학으로 잘 알려졌고, NAE는 필자가 본서의 저술로 충분히 밝혔고, 남은 것은 가톨릭(RCC)이다. 한국 가톨릭 신학을 대표하는 정진석 추기경은, 오병이어의 기적은 5천 명 군중이 가져왔던 음식을 나누어 먹은 것이고, 빵 하나가 두 개, 세 개 되어진 기적은 성경에는 없다고 하였으며, 우주는 빅뱅(Big Bang)에에서 시작되었고, 고등생물(사람)은 진화해서 나왔다고 하여, 우주와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물임을 배격하였으니(한국 중앙일보, 2009년 1월 1일), 가톨릭교회가 종교 다원주의로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건 하나를 소개한다. 한국에서 SBS 방송이 2008년 7월 6일에 “신의 길, 인간의 길”을 방영한 사건이 한국 기독교계를 벌집 쑤셔놓은 격이 되었다. 방영내용은, 그리스도는 보통 인간이며, 십자가 사건도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신문마다 글을 쓰거나 대담을 발표하였다. 특히 숭실대학교 기독교학 대학원장인 김영한 교수가 문제의 사건을 해설하여 쓴 글은, “이 시대 종교계의 흐름”을 말해주는 글이므로 소개한다.

『 종교 다원주의 사회에서 기독교는 타종교에 대하여 우월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단지 우리가 믿는 신앙이 참된 신앙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슬람교를 믿는 자들에 대하여 열린 마음으로, 역사적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인류의 구세주라는 사실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

김영한 교수는 21세기의 기독교 신학을 종교 다원주의 신학으로 보았다. 김영한 교수가 “우리”라는 복수를 사용함으로서 김영한 교수 자신의 신학도 종교 다원주의임을 밝혔다. 글의 요지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SBS의 보도사건을 종교 다원주의의 시각에서 풀어가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 다원주의의 시각은 무엇이며, 그 척도는 무엇인가?
종교 다원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타종교에 대하여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 기독교만 구원받는다든가, 기독교만 진리라든가 하는 절대주의나 독선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현대신학과 세계적인 기독교 기구들(WCC, NCC, NAE)이 대화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대화에서 서로 자신의 우월을 주장하기 때문에, 분쟁만 무성하였다. 그래서 종교통합은 접고, 모든 종교와 그 구원이 동등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종교 다원주의로 가닥이 잡히기 시작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간(美蘇間)의 냉혹했던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서서히 모든 종교와 그 구원이 동등하다는 종교 다원주의만이 인류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라는 사상이 무럭무럭 자랐고, 제일 먼저 로마 가톨릭 법황이 제2 바티칸공의회를 끝내면서, 1965년에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Gaudian et Spes, para, 22), 1974년 노잔대회의 노잔선언(Lausanne Affirmation)을 초안했던 John Stott가 1992년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Billy Graham이 종교 다원주의를 지지함으로서(1997), 종교 다원주의가 21세기의 신학으로 굳혀진 셈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서,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교회와 신학교와 목사들과 교인들이 명심할 것은, 종교 다원주의의 적은, 절대주의와 유아론과 독선주의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복음의 유일성과, 기독교 진리의 유일성을 확신하는 합동교단과 총신대학과, 모든 보수교회들은 다 종교 다원주의의 적인 것이다. 지금은 조용하나, 다원주의가 세계적인 대세가 되어지는 날에는 절대주의는 설 땅이 없다. 이것이 참 교회의 최후다.
예수님이 누누이 종말을 예언하셨고, 사도들도 누누이 종말을 예언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모든 교회가 종말예언에 전혀 반응이 없다. 목사들도 종말을 전혀 말하지 않는다. 성장 번영 축복에만 몰입하고 있다. 그러나 종말예언에 무반응은, 타락을 의미한다. 모든 곡식은 추수가 목적이듯이, 교회도 종말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종말예언에 무반응한 것은 종말을 계획하신 하나님에 대한 무반응이니, 분명히 타락이다. 보수교회여 깨어 일어나라.

(5) 김 교수가, 왜 화두를 중세교회로 돌렸는가?

김 교수는, 우리 가운데 중세교회의 현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였다. 보수교회가 중세의 가톨릭신학과, 스콜라 신학과, 스콜라철학과, 스콜라 방법을 하고 있다고 개탄하였다. 그러나 김 교수의 강연을 듣던 총신 교수들과 합동 교단 목사들은, 김 교수가 연 달아 말한 중세교회 가톨릭신학과, 스콜라 신학과, 스콜라 철학과, 스콜라 방법 등이 누구를 지목하여 말하는 것인지 정확히 분간할 수가 없었다. 김 교수가 합동교단과 총신의 신학을 비평하는 것이지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500년 이전의 스콜라 철학, 스콜라 신학, 스콜라 방법, 가톨릭 신학을 정신없이 열거하니, 청중이 그 내용을 즉석에서 분간할 수가 없어 조용히 지나갔다. 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총신 교수들이나 보수신학계에서 김 교수의 글을 문제 삼는 교수가 한 사람도 없었다. 만일 총신 교수들 중에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신학자가 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김 교수가 총신의 신학을 문제 삼아, 합동교단의 목사 장로들 앞에서 강연하면서, 왜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500년 전의 중세교회를 끌어다가, 그것도 청중이 분간하기 어렵게, 정신없이 낯 선 신학용어들만을 열거하여 말했는가? 우리가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필자의 비평을 대하기 전에, 먼저 김 교수의 강연내용을 진지하게 읽고 이해해야 한다. 다음은 문제의 내용이 들어있는 김 교수의 강연문이다.

『 중세교회의 현실이 다시 우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개혁주의자들은 스콜라방법을 배격하고 오직 성령의 의한 개혁, ‘Sola Scriptura!'(오직 성경)를 추구했다. 그러나 한 두 세대가 지나면서 교리에 성경을 맞춰 넣으려는 스콜라철학 식으로 다시 변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론과 같은 중요한 교리를 자꾸 숫자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 교단에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3위 일체론은 초월과 현실 속에서의 내재개념으로 봐야한다.
요즘 총신 교수들이 연구를 못하겠다고 한다. 뭐 좀 하려고 하면 무시무시한 말로 공격을 해대서 발표는커녕, 아예 연구조차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총신의 신학은 발전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개혁주의를 한다는 이들이 가톨릭적인 신학을 자꾸만 하려고 든다. 그리스도의 은혜론, 삼위일체, 강림 하나님, 내주 하나님, 타종교와 매우 크게 다른 이 훌륭한 점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신학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학의 갱신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 형식적인 성경권위만 이야기하니까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정서는 거의 복음주의적 조직신학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왜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오히려 스콜라철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이제라도 ‘오직 성경’을 재확립하고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신학을 연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한민족에게 닥친 가장 큰 숙명적 문제가 무엇인가? 화해가 아닐까? 바울은 엡1,2장 이방사역을 되돌아보면서 ‘화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성령의 힘으로 거듭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복음을 오늘날의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상황에 맞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모습을 우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 교단의 하나님 절대주의는 표어로만 그치고 있다. 신학의 화석화(化石化)에 머무르려는 모습이 다분하다. 신학자들에게 역사비평의 허용성을 제공해야 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복음전달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마태, 마가, 요한이 추구하는 복음이 서로 달랐던 것처럼, 상황화된 복음을 가장 효과있게 전달하려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 요한복음은 헬라인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이었지 않은가? 바울이 예수님의 복음을 어떻게 적용해 이방인들에게 전했는가? 이혼문제, 제사음식 등 쉽지 않은 문제를 그는 어떻게 다루었는가? 제사음식의 경우, ‘우상숭배는 안 된다. 시장에서 파는 고기는 제사지낸 것인가 아닌가 묻지 말고 그냥 먹고, 먼저 얘기해 주면 이웃을 위하는 관점에서 먹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것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복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

⑴ 김 교수가 합동교단과 보수교회를 지목하여 비평하였지만, 500년 이전의 스콜라방법과, 스콜라철학과, 스콜라신학과, 가톨릭신학을 비평하는 형식을 취하였기 때문에, 강연을 듣던 3천 명의 목사장로들와, 교수들은 김 교수의 비평이 누구를 지목한 것인지 선뜻 알아챌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해서, 중세교회는 루터(1483-1546)와 칼빈(1509-1564)이 종교개혁을 하기 이전의 교회를 말하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는 500년 이전의 교회를 말한다. 500년 이전의 중세교회에서는, 가톨릭신학 이외에는 아무것도 용납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중세교회에서는 스콜라방법과, 스콜라철학과, 스콜라 신학이 다 동일한 가톨릭신학을 의미하였으며, 명칭만 달랐다.
그러면 500년 전의 가톨릭신학은 어떤 신학인가? 앞에서 김 교수가 주장한대로 말하면, 중세신학은, 성경의 기적들을 문자대로 믿고, 이원론적 우주관과, 이원론적 인간관과, 이원론적 구원관을 사도신경으로 고백하여, 신학을 미신화하고, 귀신론적인 신학으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에 빠지게 했던 신학이다. 그런데 합동교단과 총신이 21세기를 맞고 있는 현재도 500년 전의 중세교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하여, 김 교수가 합동교단과 총신의 신학을 중세교회의 이름으로 비평하고 성토하고 매도한 것이다.
앞에서도 김 교수가 보수교회라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합동교단과 총신대학을 비평하였기 때문에, 3천 명은 이 공격이 자신들을 지목한 사실임을 직감하지 못하고, 조용히 듣고 지나갔다. 만일 김 교수가 3천 명을 향하여, 직선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바로 당신들이 신학을 미신화하고, 귀신의 신학을 만들었다”고 공격했다면, 강의현장이 어찌 되었을까? “바로 당신들이 고집하는, 이원론적인 우주관과, 이원론적인 인간관과, 이원론적인 구원관이 미신적이고 귀신론적인 신학이고, 죽어버린 화석화한 신학”이라고 공격했다면, 강연 현장은 분명히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가 앞에서는 포괄적인 용어 “보수교회”를 사용하였고, 여기에서는 500년 이전의 중세교회로 화두를 돌려서, 폭발하는 감정과, 논쟁과, 소란을 잠재울 수가 있었고, 강의를 계속할 수가 있었다.
2002년 5월에 있었던 합동교단의 전국목사장로 기도회 강사로 김세윤 교수가 강연했던 사건을, 2008년 6,7월에 SBS가 방영한 “기독교 폄하 사건”으로, 기독교 신도 1만 여명이 SBS 건물 앞에 모여, 항의 기도회를 열고, “SBS 무너져라”를 외치며, 사옥 주변을 돌았던 사건에 비교해 볼만하다. 김세윤 교수의 강연내용은 알고 보면, SBS 방연 사건보다 더 강렬한 “기독교 폄하 사건”으로 기록에 남을 일이지만 지금까지도 조용하다. 2004년도 같은 기도회 강사가 되어, 화요일 밤 설교를 맡았던 필자가, 기도회 회지에 “김세윤 교수 신학의 비평”을 게재했었으나, 지금까지도 전혀 반응이 없다. 이 침묵은, 몰라서든지 알고서든지, 어느 쪽이든 사건은 크다. 결코 침묵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⑵ 여기서 잠시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보수신학을 믿는 신자들과 신학생들을 상대하여, 설교하고, 책을 쓰고,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보려고 한다. 독일처럼 정부가 사례금을 지급하는 사회에서는, 목사나 신학자들이 보수신학을 부정하고도, 직을 유지하기가 쉽지만, 교회가 사례금을 지급하는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보수신학을 정면에서 공격하고는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아무리 세상이 계몽사상과 진보신학 사상으로 변했을지라도, 미국과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교인들과 신학생들은 아직도 보수신학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이나 미국에서 신학활동을 펴는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보수신학을 정면에서 공격하지 못한다. 자신의 신학을 노골적으로 주장하지도 못한다. 정면에서 공격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바로 면직 당한다. 실제로 감리교 변선환 교수와 홍정수 교수가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통합)를 외치다가 자기의 교단에서 면직 당했다.
이것은 역으로 보아도 같다. 현대신학이 지배하는 신학교가 보수주의 신학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함으로, G. Machen 교수가 1929년에 Princeton 신학교에서 밀려났고, H. Lindsell 교수가 보수신학자로서는 마지막으로 Fuller 신학교에서 1964년에 밀려났다. Gordon Clark도 그의 진보신학이 문제가 되어, 근본주의 일색이던 Wheaton College에서 1943년에 밀려나, Butler University로 옮기고, 여생을 여기서 보냈다(1902-1985). 물론 Wheaton College가 처음에는 근본주의 신학이 우세했었으나, 1950년대 이후로는 Billy Graham이 이끈 신복음주의 신학의 본부(Center for Neo-Evangelicalism)가 되었다.
그러므로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현대주의 신학자나 목사들이 살아남는 길은,
ⓐ 자신의 정체를 깊숙이 묻어 둔 채, 정통신학을 지지하든지, 혹은 침묵해야 한다.
ⓑ 비평할지라도, 간접적으로나 우회적으로 하여, 논쟁과 공격을 잠제우거나, 피해가야 한다.
ⓒ 자신의 정체성도 간접적으로나 우회적으로 주장함으로, 가려서 알아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김세윤 교수도 500년 이전의 중세기의 철학과 신학을 들먹여서, 총신대학 교수들과, 3천 명의 목사장로들의 공격과 소동을 잠재울 수가 있었다. 이 신학강연이 2002년에 있었으나, 지금까지 총신과 교단은 조용하기만 하다. 단지 대구동노회 김광길 목사(박윤선의 제자)가 문제를 발의하여, 동노회가 김 교수에게 서면으로 질문했으나, 답이 없었고, 총회 신학부에 질의하였으나, 더 이상 교단에 강사로 청하지 않는다는 행정적인 조치로 끝냈고, 신학은 거론하지 않았다. 왜 총회 신학부가 신학은 손대지 안했는가? 여기에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신학자의 강연이나 책은 반듯이 교회와 교인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학의 문제는 곧 교회의 문제요, 교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사회라는 공동체가 TV, 신문, 잡지와 같은 공기를 통하여 사회의 건전성과 순결성을 지켜가듯이, 교회도 신학에 문제가 발생하면, 교회가 반드시 살펴서, 공회 앞에 공지하여, 교리와 복음의 순수성을 지켜가야 하고, 계승해 가야 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그러므로 총신과 총회와 교단이 김세윤 교수의 신학에 대하여 침묵함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빨리 김세윤 교수의 신학을 문제로 제기하고 정답을 구하여 총회 앞에 공고할 책임이 있다. 우리와 반대되는 신학과 우리가 교제하고 대화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금기사항이다. 배교신학이나 이단과의 대화와 교제가 왜 금기사항인가? 배교신학이나 이단과의 대화와 교제는 반듯이 누룩으로 작용하여, 배교와 이단에 빠지게 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정통신학을 견지한 신학생이 진보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에서 3년 혹은 5년을 지내면, 거의가 다 성서를 비판하는 진보신학을 수용한 배교자들로 변하고 만다. 한신, 감신, 장신을 졸업한 학생들의 신학적인 성분을 보라.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진보신학을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생들은 거의가 성경비평을 수용하고, 진보신학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배교신학과 대화하고 교제하는 것은 곧 배교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금기사항이었다.

(6) 김 교수가 신학갱신을 주장하였다.

신학갱신 없으면 미래가 없다고 하여, 신학갱신을 주장하였고, 그 방법과 내용을 제시하였다.

「 신학의 갱신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 형식적인 성경권위만 얘기하니까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정서는 거의 복음주의적 조직신학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왜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오히려 스콜라철학을 지향하고 있는가? 이제라도 ‘오직 성경’을 재확립하고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신학을 연구해야 한다. . . 우리 교단의 하나님 절대주의는 표어로만 그치고 있다. 신학의 화석화에 머무르려는 모습이 다분하다. 신학자들에게 역사비평을 제공해야 한다. 」

⑴ 신학갱신의 방법. 신학갱신의 방법에는 2 가지가 있다. 성경을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계시로 전제하고, 성서대로 신학을 갱신하는 보수신학이 있고, 성서를 인간의 문서로 전제하여, 성서를 비평하고, 인간이 신학을 갱신하는 진보신학이 있다. 보수신학은 사도들과 교부들이 시작하여 Augustine, Luther. Calvin을 거쳐서 현재에 이어졌지만, 진보신학은 불과 200년 전에 자유주의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세계를 덮는 큰 공동체를 이루어 현대신학이라 칭하고, 그 슬하에 WCC, NCC, NAE, BGAE, RCC 등을 거느려왔다.

김 교수의 방법은 진보신학의 방법이다. 인용문에서 이 부분만을 다시 적는다.

「 형식적인 성경권위만 얘기하니까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 .
신학자들에게 역사비평을 제공해야 한다. 」

김 교수는 성경권위를 따르는 방법은 미래를 어둡게 함으로 취할 것이 못 되니, 버려서 마땅함으로, 역사비평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하였다. 성경권위의 방법은 보수신학의 방법이고, 역사비평의 방법은 현대신학의 방법이다. 성경권위는 성경무오가 더 적절한 표현이고, 역사비평은 고등비평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즉 성경무오와 고등비평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어, 200년간의 피나는 투쟁사(鬪爭史)를 남겼다. 보수신학과 현대신학의 투쟁은, 성서관의 투쟁이었으며, 보수신학의 완패와 현대신학의 완승으로 끝났다. 단적인 예를 말하면, Carl McIntire가 이끌었던 Faith 신학교가 1985년에 New Jersey 주정부 고등교육부로부터 학교인가취소를 당한 것과, McIntire가 이끌었던 ACCC, ICCC 운동의 쇠퇴가 말해준다. 그러나 진보신학인 Fuller 신학교는 2008학년도 학국학생만도 700명이라고 한다.
성경무오와 고등비평이 1910년대에는 근본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용어로 표현되었으나, 1970년대 이후로는 자유주의가 복음주의로 호칭되었으며, 1985년에 Faith 신학교가 인허취소를 당한 후로는, McIntire의 퇴장과 함께 근본주의는 역사에서 살아졌고, 복음주의로 호칭되는 자유주의만 남았다. 그러므로 1990년대 이후로는 이 자유주의가 곧 종교 다원주의를 낳았다. 기독교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구들(WCC, NCC, NAE, BGAE-Billy Graham의 전도단, RCC-천주교)이 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종교 다원주의에 말뚝을 박았다. McIntire와 근본주의의 퇴장과 함께, Billy Graham의 노령화로 BGAE도 역사무대에서 퇴장하였다.
그러나 성서는 이러한 기독교의 변질을 배교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배교현상은 예수님과 사도들이 예언했던 대로 가는 것이다(마24:3-51; 계13:5-10; 계20:7-10). 성서는 배교의 완성이 인류역사의 끝이라고 하였으니(살후2:1-12), 인류역사의 끝이 가까이 온 것이다. 현대신학이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외쳐대도, 역사의 바퀴는 하나님이 굴리신다. 하나님이 우주와 인간을 설계하여 창조하셨고, 운행하시고, 심판하시고, 자기의 백성을 거두어 드리신다.

⑵ 갱신할 신학의 내용. 진보신학이 고등비평으로 신학을 어떻게 갱신하자는 것인가? 먼저 인용문에서 이 부분을 다시 적는다.

「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정서는 거의 복음주의적 조직신학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왜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오히려 스콜라철학을 지향하고 있는가? 」

김 교수가 자유주의 신학과 복음주의 신학(보수신학)을 비교하고, 자유주의 신학이 복음주의 신학(보수신학) 보다 더 복음적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복음주의 신학(보수신학)이 스콜라 신학(이원론적인 우주관, 이원론적인 인간관, 이원론적 구원관)을 지향하여, 미신적이고, 귀신론적인 신학이 되어졌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자유주의 신학은 복음주의적인 교리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한국의 복음주의 신학(보수신학)은, 합동교단이나 총신처럼 500년 전의 스콜라신학의 교리(이원론적인 우주관, 이원론적인 인간관, 이원론적 구원관)에 기원을 두고 있으니,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어떻게 500년 전의 스콜라신학의 교리를 따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21세기에 살면서, 500년 전의 스콜라신학의 교리를 고집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김 교수가 인용문에서 신학을 갱신하되, “복음을 상황화하여,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자”고 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음을 상황화하여, 현시대에 맞는 신학을 세우면, 성서는 단지 참고로 할뿐이고, 복음과 신학이 상황과 현시대를 따르기 때문에, 상황화한 복음이나, 시대를 따르는 신학은 기독교가 아니다.
자유주의 신학이 주장하는 “복음주의적인 교리”는 어떤 것인가? 김세윤 교수가 자유주의 신학이 지향하는 “복음주의적인 교리”에 대해서는 해설을 생략하였음으로, Harold John Ockenga의 해설로 대신한다. Ockenga 목사가 자유주의 신학과 근본주의 신학의 투쟁에서, 근본주의 신학의 완패와 자유주의 신학의 완승을 선포하면서, 앞으로는 자유주의 신학이 제시한 복음주의적인 삶의 원리들을 교회가 수용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는데, 다음은 그 핵심부분이다.

「 자유주의는, 영혼을 향한 열망과, 보다 낳은 세계를 위하여 투쟁할 수 있고, 보다 훌륭한 삶을 살게 할 수 있는 원리들을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다.
신학자들이 자유주의가 원하는 세부적인 주장들을 다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자유주의 신학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받아드렸다. ⓐ 즉 성경은 다신교에서부터 발전하여 단일신교로 또 유일신교를 거쳐 윤리적인 유일신주의로 발전한 유대인의 종교적인 경험기록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영감을 주셔서 기록한 계시가 아니다. ⓑ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하기 위하여, 도덕적인 교사로서 그의 모본을 따라야 한다. ⓒ 기독교는 예수님에 관한 종교가 아니고, 예수님의 종교이다. ⓓ 예수님의 십자가에 의한 속죄와 부활은 단지 영원한 진리가 되신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사고방식이다. ⓔ 기적은 하나의 전설이며, 고대인들이 한 인간을 높이 생각하려하여 입혔던 옷에 불과하다. ⓕ 복음은 효도정신을 의미하고, 형제우애를 의미하고, 사회적 이해와 향상을 의미한다. ⓖ 십자가는 하나의 헌신방법을 말하고, ⓗ 교회는 인간의 향상을 위한 조직체이며, 과학적인 사회주의 세계혁명을 목표하는 공산당과 대등한 조직체이다. 」 다음 요약한 문장을 읽어보라.

다음 요약한 문장은, 자유주의 신학이 복음주의적이라고 주장하는 교리들이다. 이 교리에서 중요한 것은, Ockenga가 모든 항목에서 초자연(기적)을 철저하게 제거하였다는 사실이다.
ⓐ 성경은 하나님의 특별계시가 아니라, 유대인의 종교적인 경험 기록이다.
ⓑ 예수는 단지 도덕적인 교사이다.
ⓒ 기독교는 예수를 믿는 종교가 아니고, 예수가 믿었던 종교이다.
ⓓ 속죄와 부활은 하나님의 사랑을 뜻하고,
ⓔ 기적은 전설을 뜻하고,
ⓕ 복음은 효도정신과, 형제우애와 사회향상을 뜻하며,
ⓖ 십자가는 헌신의 방법을 말하고, ⓗ 교회는 인간향상을 위한 기관이다.

Ockenga가 인용문에서 3 가지 이유를 들어,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를 따르자고 주장하였다.
ⓐ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는, 영혼을 향한 열정을 보유하고 있다.
ⓑ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는, 보다 낳은 세계를 위하여 투쟁하게 하는 원리들을 보유하고 있다.
ⓒ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는, 보다 훌륭한 삶을 살게 하는 원리들을 기독교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다.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들은
ⓐ 영혼을 향한 열정이 있고,
ⓑ 보다 낳은 세계를 위하여 투쟁하게 하고,
ⓒ 보다 훌륭한 삶을 살게 하지만,
보수주의 신학의 교리들(이원론적인 우주관과, 인간관과, 구원관)은,
ⓐ 500년 전의 스콜라철학의 교리들이라,
ⓑ 현대에서는 화석화한 교리들이고,
ⓒ 기적을 불신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미신적이고, 귀신적론인 도깨비신학이고,
ⓓ 미신적이고, 귀신적론인 도깨비신학 때문에, 현대인들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는 교리들이니,
ⓔ 폐기처분함이 마땅하고, 현대인에게 어울리는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로 갱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가 앞에서 열거한 모든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다 Ockenga가 열거한 자유주의 신학의 교리로 신학을 구성해왔다. 필자가 본서에서 이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신정통주의 신학(1920-1950)은 상당히 알려져 있지만, 신복음주의 신학(1950-2000)의 정체는 거의 100% 은폐되어 있어,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신복음주의 신학의 정체가 왜 가려지고 은폐되어져 왔는가? 여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독자들이 그 이유를 알아야, 비로소 신복음주의 신학의 정체를 조금씩이나마 감지할 수가 있다. 다음은 그 이유들이다.

ⓐ 신복음주의 신학을 자타가 복음주의 신학, 개혁주의 신학, 보수주의 신학으로 호칭해왔다.
ⓑ 신복음주의 신학이, 신학해설의 기법이나, 문장의 형식이 완전히 정통신학을 따랐다.
ⓒ 신복음주의 신학이, 신학해설에서 용어들을 100%, 정통신학의 용어들만을 사용하였다.
ⓓ 신복음주의 신학이, 정통신학을 절대로 정면에서 부정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 신복음주의 신학이,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를 절대로 노골적으로 들어 내 말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신복음주의 신학이 완벽하게 가려지고 은폐되어져, 그들의 정체성을 볼 수가 없어, 다음과 같은 신학자들은, 그들의 기적불신이 의심받지 않았다. C. S. Lewis, Billy Graham, John R. W. Stott, J. I. Packer, E. Carnell, Carl F. H. Henry, H. J. Ockenga, 김세윤 등.

(7) 신학갱신을 위하여 역사비평을 허용하라고 하였다.

신학갱신을 위하여 총신 교수들에게 역사비평을 허용하라는 주장은, 김세윤 교수가 합동교단 전국목사장로 3,000명이 모인 자리에서 외친 주장이다. 화석화한(fossil) 총신의 신학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총신 교수들에게 역사비평을 허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역사비평을 허용하지 않으면, 신학갱신이 불가능함으로, 화석화한 신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개탄하였다.

「 요즘 총신 교수들이 연구를 못하겠다고 한다. 뭐 좀 하려고 하면 무시무시한 말로 공격을 해대서 발표는커녕, 아예 연구조차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총신의 신학은 발전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개혁주의를 한다는 이들이 가톨릭적인 신학을 자꾸만 하려든다. 신학의 갱신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 . .
이와 같이 복음을 오늘날의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상황에 맞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모습을 우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 교단의 하나님 절대주의는 표어로만 그치고 있다. 신학의 화석화(化石化)에 머무르려는 모습이 다분하다. 신학자들에게 역사비평의 허용성을 제공해야 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복음전달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마태, 마가, 요한이 추구하는 복음이 서로 달랐던 것처럼, 상황화된 복음을 가장 효과 있게 전달하려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 」

김세윤 교수가 인용문에서 주장한 핵심은 요약해서 말하면,
ⓐ 총신이 역사비평을 수용하여, 가톨릭적인 신학과 화석화한 신학을 버리고,
ⓑ 복음을 상황화하여, 이 시대의 신학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총신이 고등비평을 수용하여, 복음을 상황화고,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고 나면, 기독교가 2천 년간 지켜온 이원론적인 우주관과, 이원론적인 인간관과, 이원론적인 구원관을 폐기해야 하고, 성서의 모든 기적들과 그리스도의 신성도 폐기해야 하고, 사도신경도 다시 써야 한다. 이렇게 되면, 보수신학(정통신학)은 살아지고, 허울만 남은 신과, 신성이 없는 예수와, 현세와 물질만 남는다. 형편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총신 교수들과 교단 지도자들이 침묵하고 있을 것인가!

김 교수는 “신학의 갱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신학의 갱신을 강력히 호소하였지만, 그 내용에서는 보수신학(정통신학)의 페기를 주장하였고, 상황화한 복음으로 이 시대의 신학을 세우자고 호소하였으며, 상황화한 복음은 정의와 인권을 신장하는 것이고, 이 인권신장이 기독교의 구원임을 주장하였다.
김세윤 교수가 기독교의 복음과 구원을 윤리회복과 인권신장으로 한정한 사건은, 김세윤 교수의 신학이, 정통신학에서 보면, 전통적인 기독교를 완전히 떠난 배교신학임을 말해준다.

제11장, James I. Packer의 신학
그리스도의 신성불신

서론, 패커는 어떤 사람인가?

James I. Packer(1926-)는 영국에서 태어나 Oxford 대학교에서 학사에서 박사까지 학위를 받고, 성공회에서 목사가 되고, 영국에서 가르치다가, 가나다 Vancouver에 있는 Regent 대학에서 가르쳤으며, 1980년대에 미국 복음주의 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불과 몇 사람 중에 드는 신학자이다.
Packer의 책 중에 “하나님을 아는 지식”(Knowing God, 1973)과 “기독교를 아는 지식”(Knowing Christianity, 1995)이 있다. 필자는 이 책으로 Packer의 신학을 비평하고자 한다. 기독교는 성경대로 하나님, 인간, 우주에 대한 지식을 선포하며, 성경대로 예수님의 교훈과 행적을 선포해왔으며, 이것이 정통신학이다. 정통신학으로 Packer의 신학을 비평하고자 한다.
정통신학이든 진보신학이든 반드시 어떤 전제 위에 세워지기 때문에, Packer의 신학을 이해하거나 비평하려면, 먼저 그 전제를 알아야 한다. 정통신학은 성경이 정확무오함을 전제하고 신학을 구성하지만, Packer는 성경이 설화(고대소설)임을 전제하고, 신학을 구성한다.
필자가 저자의 원문을 쓰고, 번역하여 해설한 이유가 있다. Packer 교수의 제자 한 분이, 필자의 비판을 읽고, 믿어지지 않고 기가 막혀, 원문을 적고 비판해달라는 청에 따른 것이다.

(1) 신학사전이 말하는 Packer의 모습

「 James I. Packer(1926-)가 미국에 산적은 없지만, 그는 책으로서, 신학자와 교수로서, 미국 복음주의 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영국 Gloucestershire에서 태어났다. Oxford 대학교에서 학사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같은 학교에서 기독교 복음의 회심을 경험하였고, 1979년까지 영국에서 교수하다가, 그 후로는 카나다 Vancouver에 있는 Regent College 교수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패커의 신학은 복음적이고, 영국 국교인 성공회 신학이다. 그러나 강력한 개혁주의 정신을 따른다. 그의 경력으로 보아, 그는 성경무오 교리의 확실한 수호자일 뿐만 아니라, 미국 복음주의 교회의 타종교 비판과, 대화거부를 비판해왔다. 」

「 Packer의 신학은 영국 성공회의 복음주의 신학이다. 영국 Bristol에 있는 Tyndale Hall에서 가르쳤고, 다음에는 카나다 뱅쿠버에 있는 Regent College에서 역사신학과 조직신학을 가르쳤다. 그는 복음적이고 개혁적인 신학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20세기에 살아있는 청교도의 전통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의 변증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저술한 책들은 그 투명성과 정열로서, 그의 명성을 충분히 말해준다. 그는 복음주의 교회와 카토릭교회가 추진해온 기독교통합(Christian unity)도 성경에 기초하여 추진하였다. 」

이상 두 편의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Packer는 성경무오 교리의 수호자이며,
② Packer의 신학은 복음주의와 개혁주의를 따랐고,
③ Packer는 청교도적 전통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의 변증신학자이며,
④ Packer는 타종교 비판을 배격하고, 타종교와의 대화를 추진해왔다.

Packer가 쓴 책 몇 권의 이름만 보아도, 신학사전이 그를 극찬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⑴ 근본주의와 하나님의 사역, Fundamentalism and the work of God, 1958,
⑵ 복음주의와 하나님의 주권, Evangelism and Sovereignty of God, 1961,
⑶ 하나님을 아는 지식, Knowing God, 1973
⑷ 기독교를 아는 지식, Knowing Christianity, 1995
⑸ 다시 찾아야할 순결, Rediscovering Holliness, 1992
⑹ 간결한 신학사전; 역사적인 기독교 신앙의 안내서,
Concise Theology; A Guide to Historic Christian Beliefs, 1993),

Packer가 쓴 책 중에, “하나님을 아는 지식”(Knowing God)은 미국의 출판사 IVP가 출판하여, 24년(1973-1997) 동안에 팔린 것만 100만부가 넘었다고 하니, 복음주의와 개혁주의의 제1인자로 알려진 그의 명성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또한 “James Packer의 전기”에서는, Packer를 성경무오(inerrancy)의 교리를 지키기 위해서 투쟁한 청교도 신학자로 소개하였다.

(2) Packer의 신학은 현대신학이다

James I. Packer는 복음주의 신학자로 알려졌다. Packer가 전적으로 정통신학의 용어로 현대신학을 해설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Packer의 신학을 청교도 신학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Packer는 성경을 신화(myth)로 보았고, 그리스도를 신성 없는 보통 인간으로 보았기 때문에, 타종교와의 대화를 지지하였다. 타종교와의 대화는 20세기의 말에 와서는 종교 다원주의로 발전하였다. 가톨릭교회는 1965년에 다원주의 수용을 알렸고, Billy Graham은 1997년에 John Stott는 1992년에 다원주의 수용을 알렸다. 필자가 본서 각론에서 이러한 증거들을 제시하였다.

(3) 현대신학의 신관

신학은 신에 대한 학문이다. 신학은 어떤 신관을 갖느냐에 따라서, 모든 주제의 내용이 결정된다. 신학은 크게 보아 정통신학과 현대신학, 혹은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으로 가른다. 먼저 현대신학(진보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로 신관을 짚어보려 한다.
현대신학이 하나님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정통신학은 인식의 주체가 성서의 하나님이지만, 현대신학에서는 성서는 참고로 그치고, 인간이 인식의 주체가 되어, 인간이 하나님의 본성을 구성한다. ① Schliermacher는 인간의 감정으로 하나님을 인식하였고, ② Hegel은 인간의 정신으로 하나님을 인식하였고, ③ 세 학자(Kant, Kierkegaard, Barth)는 인간의 신앙으로 하나님을 인식하였다. 다시 말해서, 정통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자기의 본성을 인간에게 계시하여 주셨지만, 현대신학은 인간이 자신의 감정과, 정신과, 신앙으로 하나님의 본성을 구성하였다.
현대신학은 인식의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허락 없이는 성서의 교훈을 받아드리지 못한다. 모든 현대신학의 인식론은 다 이 범주 안에 든다. 인간이 인식의 주체로 나선 현대신학은 역시 인간이 인식의 주체인 현대철학과 동일한 사상을 이루기 때문에,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은 교류하며, 그 용어들도 공용하기 때문에, 현대신학 해설에는 현대철학 용어들이 상당히 등장한다. 현대신학이 성서를 교재로 사용했다는 점 말고는, 현대신학이 현대철학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다르다. 정통신학은 인간의 감정이나, 인간의 정신이나, 인간의 신앙을 무시하고, 오직 성경의 하나님을 인식의 주체로 한다. 정통신학은 사건의 해답을 인간에게 묻지 않고, 성경에 물으며, 성경만을 정답으로 받는다. 또한 정통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진리로 받기 때문에, 인간을 인식의 주체로 하는 현대신학이나 현대철학과는 교류하지 않는다.
현대신학이 머리로 짜낸 하나님은 물질을 창조한 일이 없고, 기도에 응답하지 못하며, 그리스도도 신성 없는 보통 인간임으로, 성령수태나 육체부활이 없었으며, 성서는 신화이고, 계몽사상과 유물론을 수용한다. 현대신학의 하나님은, 실체(reality)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신학의 하나님은 관념(생각, idea)의 하나님이다. 관념의 하나님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 관념의 하나님은, 성경에는 없으며, 인간의 사색에서 나온다.
ⓑ 인간의 사색에서 나오는 관념의 하나님은, 환상이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고,
현대신학이 선호하는 고대소설(역설, 신화, 설화, 은유, 신비, 비유)에서 볼 수 있다.
ⓒ 관념의 하나님은, 주체로서 인식하지 못하며,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에서는 인간이 신학을 구성하고, 신의 본성까지도 인간이 구성한다.
ⓓ 관념의 하나님은 기적을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은 기적으로 구성된 성경을 신화로
보고, 기적을 상징이나 비유로 해석하여, 신학과 복음과 신의 품성을 구성한다.
ⓔ 관념의 하나님은, 상황(사람, 문화, 시간)에 따라 항상 변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의 하나님은
항상 둔갑을 반복한다. 바로 이것이 현대신학을 상황신학이라 칭하는 이유다,

(4) 현대신학과 호칭사용의 문제

복음주의와 개혁주의는 본래 기적을 믿는 정통신학이 사용해오던 호칭이다. 그런데 20세기에 와서는 자유주의와, 신정통주의와, 신복음주의가 동일하게 계몽주의를 수용하여 기적을 전혀 믿지 아니하면서도, 자기들의 신학을 복음주의와 개혁주의로 호칭하여왔다. 독일의 Karl Barth나, 영국의 John Stott나, James Packer도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주의 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음주의를 호칭으로 사용하였고, 미국에서도 기적을 믿지 않는 신복음주의가 복음주의도 함께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20세기에 와서는, 호칭만으로는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을 전혀 분간할 길이 없다. 분간하기 어려운 이유가 또 있다. 현대신학이, 정통신학의 용어와 기법과 문장으로 현대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의 정체성이 가려져,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1장, 하나님이 성육신하심 (God Incarnate)
그리스도는 누군가?

Packer가 글 제목으로 제시한 “성육신하신 하나님”은 조직신학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3위 중 성자이다. Packer가 이 제목으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인 성자의 품성을 다루었다. 성자의 품성을 신인양성(神人兩性)으로 보았는가, 인간뿐인 단성(單性)으로 보았는가? 성자의 품성을 神人兩性으로 보았으면, 正統主意 신학이지만, 단성으로 보았으면, 現代神學이다. Packer는 단성론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Packer 교수가 神人兩性論을 믿은 청교도 신학자이며, 복음주의 신학자이고, 개혁주의 신학자로 알고 있으니, 이런 신학적 곡해는 참으로 기막힌 일이다.
다음의 인용문은, Packer가 “복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말한 것이다. 복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많은 사람이 복음을 잘못 다루어 믿음에서 떠난다고 보고, 복음 다루는 방법을 문제 삼았다. Packer는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는 것이 옳지 못한 방법이고, 복음을 신비로 다루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하였다.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면, 사람들이 기적이 믿어지지 아니하여, 복음을 떠나지만, 복음을 신비로 다루면, 신비가 주는 교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복음을 가까이 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성서의 복음은 기적(miracle)으로 다루어서는 안 되고, 반듯이 신비(mystery)로 다루자고 하였다.

(1) 하나님의 성육신은 신비이다.

Packer는 다음 인용문에서,
ⓛ 복음의 사건들(기적 사건들)을 기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될 이유를 설명하였다.
② 복음의 사건들(기적 사건들)이 신비이니, 반드시 신비로 다루어야할 당위성을 강조하였고,
③ 신비를 해석한 교훈을 복음으로 선포하였으니, 성서의 복음 사건들(기적들)은 폐기한 것이다.

『 It is no wonder that thoughtful people find the gospel of Jesus Christ hard to believe, for the realities with which it deals pass our understanding. But it is sad that so many make faith harder than it need be, by finding difficulties in the wrong places.
Take the atonement, for instance. Many feel difficulty there. How, they ask, can we believe that the death of Jesus of Nazareth-one man, expiring on a Roman gibbet-put away a world's sins? How can that death have any bearing on God's forgiveness of our sins today?
Or take the resurrection, which seems to many a stumbling block. How, they ask, can we believe that Jesus rose physically from the death? Granted, it is hard to deny that the tomb was empty-but surely the difficulty of believing that Jesus emerged from it into unending bodily life is even greater? Is not any form of the theory of temporary resuscitation after a faint, or of the stealing of the body, easier to credit than the Christian doctrine of the resurrection?
Or, again, take the virgin birth, which has been widely denied among Protestant in this century. How, people ask, can one possibly believe in such a biological anomaly? Or take the Gospel miracles; many find a source of difficulty here. Granted, they say, that Jesus healed (it is hard, on the evidence, to doubt that he did, and in any case history has known other healers); how can one believe that he walked on the water, or fed the five thousand, or raised the dead? Stories like that are surely quite incredible. With these and similar problems many minds on the fringes of faith are deeply perplexed today.

The Greatest Mystery

But in fact the real difficulty, the supreme mystery with which the gospel confronts us, does not lie here at all. It lies not in the Good Friday message of atonement, nor in the Easter of message of resurrection, but in the Christmas message of Incarnation. The really staggering Christian claim is that Jesus of Nazareth was God made man-that the second person of the Godhead became the "second man"(1 Cor 15:47), determining human destiny, the second representative head of the race, and that he took humanity without loss of deity, so that Jesus of Nazareth was as truly and fully divine as he was human.
Here are two mysteries for the price of one-the plurality of persons within the unity of God, and the union of Godhead and manhood in the person of Jesus. It is here, in the thing that happened at the first Christmas, that the profoundest and most unfathomable depths of the Christian revelation lie. "The Word became flesh"(Jn 1:14); God became man; the divine Son became a Jew; the Almighty appeared on earth as a helpless human baby, unable to do more than lie and stare and wriggle and make noises, needing to be fed and changed and taught to talk like any other child. And there was no illusion or deception in this: the babyhood of the Son of God was a reality. The more you think about it, the more staggering it gets. Nothing in fiction is so fantastic as is this truth of the Incarnation.
This is the real stumbling block in Christianity. It is here that Jews, Muslims, Unitarians, Jehovah's Witnesses, and many of those who feel the difficulties concerning the virgin birth, the miracles, the atonement, and the resurrection have come to grief. It is from misbelief, or at least inadequate belief, about the Incarnation that difficulties at other points in the gospel story usually spring. But once the Incarnation is grasped as a reality, these other difficulties dissolve. 』

번역문 한종희 번역

원문과 번역문에서 진하게 표한 부분은, 필자가 중요하다고 보아 표한 것이다,
『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기 어려워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복음이 다루는 실체들이 우리의 이해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곳에 빠져 난관에 봉착함으로, 필요 이상으로 복음을 더 믿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슬픈 일이다.
속죄를 예로 들어보자. 많은 사람들이, 속죄의 교훈이 믿기 어렵다고 한다. “로마인의 형틀에서 죽어간 나사렛 예수의 죽음이 인류의 죄를 지고 간 것이라”고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나사렛 예수의 죽음이, 하나님이 오늘날 우리의 죄를 용서하심과 어떻게 관계가 있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부활을 보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부활을 넘어지게 하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육체가 죽음에서 살아났다고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예수가 무덤에서 영원히 살 몸을 입었다고 믿기는 확실히 더 어렵지 않는가? 기절했다가 잠깐 소생되었다는 이론이나, 시신을 훔쳐갔다고 하는 이론이 차라리 기독교의 부활교리보다 믿기가 더 쉽지 않는가?
다시 동정녀의 탄생을 보자. 동정녀의 탄생은 금세기 중에서 개신교에서조차 널리 부인되었던 사건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엄청난 생물학적인 변칙을 믿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복음서의 기적들을 보자. 많은 사람들이 복음서의 기적에서 난해한 요소를 발견한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제시된 증거들로 보아서, 나사렛 예수가 병을 고쳤다는 것조차 부정하기는 어렵고, 병을 고쳤다는 치료자들을 말하는 역사도 있으니, 일단 예수가 병을 고쳤다는 것은 인정하자고 한다. 그러나 예수가 물 위로 걸었다거나, 5천 명을 먹이고, 죽은 자를 살렸다는 것은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같은 설화들(stories)은 확실히 전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과 이와 유사한 문제들 때문에, 많은 믿음의 초보자들이 오늘날 깊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가장 위대한 신비 (The Greatest Mystery)

그러나 복음이 우리와 마주칠 때에 일어나는 진정한 어려움 즉 최대의 신비는 전혀 복음에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최대의 신비가 십자가의 속죄 메시지나, 부활주일의 부활 메시지에 있지 않고, 크리스마스의 성육신 메시지에 있다. 진정으로 기독교인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주장은, 나사렛 예수가 사람이 되신 하나님이셨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3위 중 제2위이신 성자가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두 번째 사람(고전 15:47)과 두 번째 대표자가 되신 것과, 나사렛 예수가 신성을 상실함이 없이, 인성을 취하신 결과, 나사렛 예수가 참되고 완전한 인간이셨던 것처럼, 참되고 완전한 하나님이셨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 하나에 두 가지 신비가 있다. 곧 하나님의 단일성 안에 복수의 위가 있고, 예수의 품성 안에 신성과 인성의 연합이 있다. 가장 뜻있고,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기독교의 깊은 계시가 여기 첫 번째 그리스마스 날에 일어났던 사건 속에 있다. 즉 말씀이 육신이 되었고(요1:14); 하나님이 사람이 되었고; 하나님의 아들이 유대사람이 되었다; 또한 전능하신 분이 애기가 되어 누워서, 멀뚱거리고, 몸을 뒤척거리고, 칭얼거리는 일밖에는 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 아이로 세상에 나타나셨다. 뿐만 아니라, 먹여주어야 하고,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말을 가르쳐 주어야만 하는 아이로 세상에 태어났다. 여기에 환상이나 속임수는 없다. 하나님의 아들의 어린 시절은 실재하였다. 성육신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더 경이로울 뿐이다. 세상에서 이 성육신의 진리만큼 환상적인 소설은 다시없다(Nothing in fiction is so fantastic as is this truth of the incarnation).
기독교에서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진정한 장애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즉 유대인들과 무슬림들과, 유니테리안들(unitarian)과, 여호와의 증인 등을 슬픔에 빠지게 하고, 동정녀탄생, 여러 기적들, 속죄, 부활 등을 곤란하게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복음 설화와는 무관한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이나, 부적절한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성육신을 실체로 받아드리면, 다른 어려운 문제들이 풀린다. 』

해설과 평가

이 인용문은, 내용이 세 가지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지 말자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기적을 접하는 사람마다 ① 기적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하며, ② 기적들이 믿음에 장애물이라 하고, ③ 믿음의 초보자들이 기적이 믿어지지 않아서 혼란에 빠진다고 하니, 그리스도의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지 말자고 하였다. 둘째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신비로 다루자고 하였다. 기적들이 다 신비롭지만, 특히 성육신은 “가장 위대한 신비”(The Greatest Mystery)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어지지 아니하는 기적(miracle)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신비(mystery)로 다루어, 교훈을 받아내자고 하였다. 셋째는 성육신을 신비로 취급하여, 성육신의 신비에서 교훈을 해석해냈고, 해석해낸 교훈을 복음으로 선포하였고, 기적 사건들은 해로 여겨 복음에서 삭제하였다.

첫째는, 기적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Packer가 7 가지의 기적들을 하나하나 해설하면서 되풀이 하여 계속 강조한 것은, “기적들은 어떤 기적이든 다 믿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주장을, 자기의 주장으로 말하지 않고, 일반 사람들의 주장으로 말하였기 때문에, 그 주장이 마치 Packer와는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적해설의 결론과 신비해석의 결론에서는, Packer가 “기적들은 다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을 자신의 주장으로 말하였다. 그러므로 “기적들은 다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일반 사람들의 주장이자, Packer 자신의 주장이었다. Packer의 기적불신은 분명하고, 확실하다.
독자들은 여기까지의 필자의 해설이 옳은 해설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Packer의 글(인용문)에서 확정짓기를 바란다. 다음은, 인용문 전반부에 해당하는 기적해설의 결론에서 말한 것이다.

「 이와 같은 설화들(stories)은 확실히 전혀 믿어지지 않는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과 이와 유사한 문제들 때문에,
오늘날 많은 믿음의 초보자들이 깊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 결론에서 언급한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는 설화들(stories)”은 바로 앞에서 열거한 7 가지 기적들을 지칭한 말이다. 복음을 구성하는 7 가지 기적들은 어떤 것이든 다 믿어지지 않고, 도리어 믿음의 초보자들을 혼란에 빠져들게 하니, 복음을 기적으로는 다루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면, 믿어지지 아니하는 7 가지 기적들을 어찌 하자는 것인가? 믿어지지 않으니, 버리자는 것인가?
Packer가 이 골치 아픈 기적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비(mystery)를 끌어드렸다. 기적은 현대인에게 “사실이냐 거짓이냐”가 문제 되지만, 신비는 단지 교훈을 끌어내면 끝이다. 그래서 Packer가 7 가지 신비들(기적들) 중에서도 성육신(incarnation)의 신비가 “가장 위대한 신비”(The Greatest Mystery)라고 극찬하였고, 이“가장 위대한 신비”에서, “가장 위대한 교훈”을 끌어냈다.
우리는 먼저 신비의 뜻부터 규명해야 하겠다. Packer가 신비를 무슨 뜻으로 사용했을까? Packer가 영국인이니, 영국 사전으로 신비(mystery)를 풀어보자. 이 사전은 초판이 1999년이고, 재판이 2003년이니, 사전으로서는 최신판이다. Oxford 사전은 신비를 다음과 같이 풀었다.
「신비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mystery is something that is difficult or impossible to understand or explain).

다시 말해서, Packer가 7 가지 기적들 중에서도 성육신을 “가장 위대한 신비라”고 극찬하였으나, 성육신의 신비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다고 하였다. Packer는 인용문 초두에서 바로 이 사실을 그대로 주장하였다. 이 주장이 바로 Packer 자신의 주장이라는 사실을 독자들이 잊어서는 안 된다. Packer는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았다. 만일 Packer가 성육신과 다른 6 가지의 기적들을 믿었다면, 예수님을 신인양성을 겸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받아드렸을 것이다. 그러나 Packer는 7 가지의 기적거부로 그리스도의 신인양성을 거부하였다.
Packer와는 달리, 정통신학은, 7 가지 사건들을 신비(mystery)로 보지 않고, 기적(miracle)과 역사(history)로 보기 때문에, 기적으로 구성된 복음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정통신학은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받기 때문에, 예수님을 신인양성을 겸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약속하신 대로, 종말에 구름타고 부활체로 오셔서, 인류와 문명을 불로 멸하시고, 사람들을 부활케 하여, 지옥과 천국에서 영존하게 하실 것을 믿고, 기다린다.
그러나 Packer는 기적을 불신하였기 때문에, 기적들로 구성된 종말관은 말하지 않았다. 그가 쓴 책 어디에서도 예수님이 인류와 문명을 불로 태운다든다, 인류의 육체가 부활하여, 지옥과 천국에서 영생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독자들은 Packer의 글을 읽을 때에, 그 많은 글들이 다 성경에 있는 것이니까 안심하고 읽지만, 그러나 그가 그 어디에서도 기적의 종말관은 말하지 않았다.
Packer 뿐만 아니라,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정통신학의 교리를 부정하거나, 논쟁하는 것은 삼가 한다. 만일 부정하거나 논쟁하면, 즉시 그들의 정체가 들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적의 종말관을 직설적으로 부정하거나 논쟁하지 않고, 침묵할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른다.
Packer가 신비(mystery)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왜 성육신을“가장 위대한 신비”라고 극찬하였는지, 그 내막을 좀 더 말하고자 한다. 복음 사건들이 비록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기는 하지만, 이 기적들을 신화나 전설이라 하여 폐기할 것이 아니라,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하여, 현대인에게 적절한 교훈을 끌어내, 인간의 윤리를 회복하고, 인간의 실존을 회복하는데 사용하자는 것이다. 복음 사건들이 비록 기적들이라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복음 사건들을 비유나 상징으로 취급하여 해석한다면, 인류를 전쟁과 파멸에서 건져낼 수 있는 “위대한 교훈”을 얻어낼 수 있다는 뜻에서, 성육신을 “가장 위대한 신비”라고 극찬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정통주의 신학과 신복음주의 신학이 성육신의 기적을 해석해온 내력이다. 20세기의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성육신의 기적을 실용성(實用性) 있게 해석하여, 인간의 윤리와 실존을 회복하는데 적용해왔다. 특히 미국의 현대신학이 신학해설에 실용성(實用性)을 적용해온 것은,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에서 배운 것이다.

둘째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신비로 다루자고 주장하였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기적의 방법은 폐기해야 하며, 대신 신비로 다루자고 주장하였으나, 이 주장을 노골적으로나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문장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말하였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 간접적인 주장을 간파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먼저 Packer의 글을 숙독하여, 문장을 통한 그 간접적인 주장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간접적인 주장을 간파하지 않고는, Packer의 의중을 글에서 읽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Packer가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지 말자고 직설적으로는 말하지 아니하였으나, 7 가지 기적의 사건들이 믿을 수 없는 것들이고,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말함으로서, 간접적으로 기적의 폐기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다음은 기적해설의 결론 부분이다.
「 이와 같은 설화들(stories)은 확실히 전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과 이와 유사한 문제들 때문에,
많은 믿음의 초보자들이 오늘날 깊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

이 글에서 말한 “설화들”(stories)은 바로 앞에서 열거했던 7 가지 기적들(miracles)이니, Packer가 7 가지 기적들은 전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성육신을 “가장 위대한 신비”(The Greatest Mystery)라고 극찬함으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기적(miracle)으로 다루어서는 안 되고, 반듯이 신비(mystery)로 다루어야 한다는 의중을 강력하게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의사전달 방법은, 직설법이 아니고, 간접법이다. 이처럼 문장을 통하는 간접적인 방법은, 현대신학이 자기의 기적불신(奇蹟不信)을 은폐하는 고도의 문장술(文狀術) 중 하나이다.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이러한 고도의 문장술을 여러 방면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러므로 현대신학 해설에는 이 고도의 문장술이 문장과 용어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으니, 독자들이 현대신학을 대할 때에는 이 고도의 문장술에 유의해야 한다.
만일 Packer가,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되고, 신비로 다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주장했다면, 정통신학을 믿는 독자들이 Packer가 7 가지 기적들을 믿지 않는 불신자임을 즉시 알아차렸을 것이고, 정통신학을 믿는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즉시 그의 곁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고도의 문장술 때문에, 필자도 Packer의 글을 해독하기가 어려웠다. 20세기의 현대신학 비평에 나선 많은 신학자들이 현대신학의 책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 고도의 문장술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1960년대 이후의 미국과, 영국과, 한국의 복음주의 신학과 그 신학자들의 사상을 비평한 책이 출간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필자의 비평이 너무나 낯설어, 사람들이 필자의 글을 읽고도 여전히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정통신학을 견지하는 신학자들이 다 여기에 걸려서 전진하지 못하고, 현대신학 비판에서 돌아서가나 손을 뗀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을 연구하려는 독자들은,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사용하는 고도의 은폐기술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먼저 익혀야 한다. 본서는 그 은폐기술을 낫낫치 지적하고 있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진리”가 세상에서 다시 없이 훌륭한 환상적인 소설(fantastic fiction)이라고 하였다. Packer는 성경의 기적들을 다 소설(fiction)로 보았지만, 성육신이 가장 훌륭한 소설(fiction)임을 주장한 것이다. 다음 문장은 Packer가 인용문장에서 말한 것이다.

「 이 성육신의 진리만큼 환상적인 소설은 세상에 다시없다. 」
( Nothing in fiction is so fantastic as is this truth of the incarnation. )

Packer가 7 가지 기적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대속의 죽음, 육체부활, 물위를 걸음, 5천 명을 먹임, 죽은 자를 살려냄)을 “신비”(mystery)라고 표현하였고, “설화들”(stories)이라고 표현하였고, 특히 성육신은 세상에서 다시없는 “환상적인 소설”(fantastic fiction)이라고 표현하였다. 결국 Packer가 성경의 기적들을 가리켜, 사용한 용어들은 신비(mystery)와, 설화(story)와, 소설(fiction) 등이다.
그런데 신비(mystery)는 아무리 위대하다고 극찬해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설화(story)나 소설(fiction) 역시 아무리 극찬해도, 실화(nonfiction)가 되어지지는 않는다.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는, 신의 등장이나, 활동을 기록한 성서는 설화(story)나 소설(fiction)일 뿐이므로, 현대인들에게는 성서가 신화이고 전설일 뿐이다. 그러므로 Packer가 성서의 기적들을 “가장 위대한 신비라”고 극찬하고, “세상에 다시없는 환상적인 소설이라”고 극찬한 이유는, 기적들이 훌륭한 교훈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뿐이다.

story는 해석에 있어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이 story를 사용했을 때에, 그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통신학은 성서의 기적을 역사와 사실로 믿기 때문에, 정통신학이 기적을 story로 표현했을 때에는, story는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번역해야 하지만, 현대신학은 기적을 불신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이 기적을 story로 표현했을 때에는, story는 설화(고대소설, geshichte)로 번역하든지 혹은 전설(legend)이나, 신화(myth)로 번역해야 한다.
그러나 독일 신학자, Barth는 하나의 용어로 두 가지를 말하지 않았다. 설화에 사용하는 용어가 따로 있었고, 실화에 사용하는 용어가 따로 있었다. 바르트가 소설(fiction)을 말할 때에는 반듯이 설화(geschichte)를 사용하였고, 실화(nonfiction)를 말할 때에는 반듯이 역사(historie)를 사용하였다. 그런데 영어권의 학자들이 독일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9,000페이지에 달하는 바르트의 「교회교의학」(Die Kirchliche Dogmatik)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두 용어(geschichte, historie)를 동일한 역사(history)로 번역한 것은 큰 실수였다. 이 곡해의 번역으로 인하여,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을 영어번역서로 읽는 독자들이 많은 곤욕을 치러왔다.
이상과 같이, Packer가 인용문에서 7 가지 기적들을 신비(mystery), 소설(fiction), 설화(story)로 표기한 것은, 기적들을 불신했기 때문이다. 만일 Packer가 7 가지 기적들을 역사적 사실로 믿었다면, 기적들을 당연히 실화(nonfiction)나, 역사(history)로 말했을 것이다.

다음은, Packer가 간접어법으로 자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가린 경우들이다. 현대의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정통신학을 믿는 교인들과 신학생들에게, 자신들의 기적불신의 정체성을 가리고자 고도의 문장술을 개발하고, 구사하기 때문에, 이 방면에 익숙해야 현대신학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기에, 인용문에 들어난 시례들을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① Packer가 인용문 중 기적해설의 끝에서 주장하기를, 기독교에서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진정한 장애물이 있으니, 그 장애물이 다름 아닌 “이것이다”라고, 지시대명사를 사용함으로서, 장애물에 대한 직설적인 해설을 피하여, 기적을 배격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만일 Packer가 직설법을 사용하여, 기독교에서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장애물은 바로 “복음을 기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라고 해설했다면, 기적을 믿는 목사들과 신학생들이 즉시 Packer가 기적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성토하고, 그의 곁을 떠났을 것이다.
② Packer가 인용문 중 후반부인 신비해석의 끝에서 주장하기를, 유대인들과 무슬림들과 일신론자들(Unitarian)과 여호와의 증인 등을 슬픔에 빠지게 하고, 대속, 동정녀탄생, 육체부활, 여러 기적들을 곤란하게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하였으니, “여기”라는 지시대명사를 사용하여, 기적불신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을 피함으로서, 자신의 기적불신의 정체성을 가려 덮었고, 정통신학의 공격을 잠재웠다. 만일 Packer가 여기서 직설법을 구사하여, “기적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바로 복음을 기적으로 다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기적의 복음을 믿는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즉시 Packer의 기적불신을 알아차리고, 그의 곁을 떠났을 것이다.
③ 일반적으로 “복음 설화(gospel story)와는 무관한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과“부적절한 믿음”때문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도 Packer가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복음 설화”(gospel story)라는 낯선 용어와, 추상적인 표현들(부적절한 믿음, 잘못된 믿음)을 사용함으로서,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가려 덮어서, 정통신학의 공격을 잠재웠다. 그러므로 다음 문장을 바로 해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반적으로 복음 설화와는 무관한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이나, 부적절한 믿음 때문이다. 」
( It is from misbelief, or at least inadequate belief, about the incarnation
that difficulties at other points in the gospel story usually spring. )

이 문장으로 Packer가 무엇을 말했을까? 일반적으로 성육신(incarnation)에 관하여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복음 설화(gospel story)와는 관계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 성육신(incarnation)에 관하여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는,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 부적절한 믿음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 부적절한 믿음은 어떤 믿음을 말하는가? 이것은 Packer가 인용문에서 충분히 밝혔다. 즉 성육신에 관한 잘못된 믿음, 부적절한 믿음은, 성육신을 기적(miracle)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Packer가 성육신을 기적(miracle)으로 다루지 말고, 신비(mystery)로 다루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Packer가 성육신에 관하여,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를, 직설적으로 말하여, “복음을 기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어려운 용어(gospel story)와 추상적인 표현들(잘못된 믿음, 부적절한 믿음)로 주장하니, 사람들이 Packer의 기적불신을 놓치고 지나쳐 간다.

Packer 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모든 현대신학이, 신학해설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노출될 상황에 이르면, 여러 가지 경로를 동원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어, 정통신학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거의 철칙에 가깝다. 우리는 Packer에게서 이러한 실례를 분명하게 보았다. 그러나 현대신학을 수용하여, 현대신학의 구조를 익히 아는 학자들은 쉽게 그 뜻을 간파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필자의 해설과 비평이 믿어지지 아니하여, 필자를 무모한 사람으로 돌리거나 공격하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현대신학은 현대철학으로 무장하였고, 고도의 문장기술로 글을 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글을 간파하지 못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는 성육신 신비에서 교훈을 해석하여, 기독교의 복음으로 선포하였다.
Packer가 인용문 후반부에서, 성육신을 신비(mystery)로 취급하여, 신비에서 무게 있는 교훈을 해석해 냈으니, 그것이 무엇인가? Packer가 성육신의 속뜻을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첫째, 나사렛 예수가, “신성을 상실함이 없이 인성을 취하였다.”
둘째, 나사렛 예수가, “참되고 완전한 인간이셨던 것처럼, 참되고 완전한 하나님이었다.”

이 두 가지 해설은, 나사렛 예수의 성품에 대한 해설이다. 나사렛 예수가 “신성과 인성을 취한 것”이나, “완전한 인간과 완전한 하나님을 겸한 것”은 누가 보아도, “신인양성”(神人兩性)을 겸한 신앙고백처럼 보인다. 그러나 Packer가 “복음 사건들”을 기적(miracle)으로 보지 않고 소설(fiction)로 보았으니, Packer가 나사렛 예수를 “참 인간이요, 참 하나님이라”이라고 주장하였어도, Packer가 믿는 나사렛 예수는 신성(神性)이 배제된 “보통 인간”임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Packer가 “성령수태”란 신비(mystery)를 해석하여, 예수는 “참 하나님과, 참 인간을 겸전하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나사렛 예수가 비록 보통 인간이지만,“참되고 완전한 인간이며, 참되고 완전한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첫 번째 “아담”은, 타락하여 실패했으나, 두 번째 아담이신 “나사렛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복종하여, 정의(justice)를 세웠으니, 인간으로서는 최초로“참 인간이 되었고, 참 하나님처럼 되었다”는 뜻이다. 즉 나사렛 예수는 보통 인간이지만, 보통 인간들 중에서는 “가장 위대한 인간이라”는 뜻이다.
이 “참 하나님처럼 되어진 참 인간”을 현대신학에서는 “인간의 실존”이라고 표현한다. K. Barth도 다음 항목에서 소개할 “성육신의 해설”에서, 나사렛 예수를 “인간의 실존”으로 표현하였다. 이 “인간의 실존”은 일찍이 Kierkegaard(1813-1855)가 불과 12년 동안에 21권의 책을 써서 외쳤던 실존(existence)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이 “인간의 실존”은 도덕적인 모델을 뜻한다. 이 인간의 “실존개념”을 도덕적인 모델로 신학에 적용한 것이 실존주의 신학이고, 철학에 적용한 것이 실존주의 철학이다. 20세기에서 활약한 진보주의 신학들(복음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민중신학, 해방신학 등)은 다 실존주의 신학이다. 즉 나사렛 예수를, 전 인류의 도덕적인 모델 정도로 보는 것이, Packer의 시각이고, Billy Graham의 시각이고, 모든 진보주의 신학의 시각이다. 그러므로 나사렛 예수를 인간의 모델로 삼아, 타락한 인류의 인성을 회복하여, 인류와 문명을 핵전쟁에서 구해내자는 것이 20세기에 활약했던 모든 진보주의 신학이었다.

복음사건을 “신비”로 취급하여, “신비”에서 교훈을 해석해 내는 방법은, 비단 Packer만 사용한 것이 아니고,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사용했던 방법이다. 그러나 신학자에 따라서 사용했던 용어들은 각기 달랐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어본다.

ⓐ Packer는 기적을 신비나 소설(fiction)로 취급하여, 신비와 소설에서 교훈을 받아냈다.
ⓑ 김세윤은 기적을 은유(metaphor)로 취급하여, 은유에서 교훈을 받아냈다.
ⓒ Barth는 기적을 설화(geschichte)로 취급하여, 설화에서 교훈을 받아냈다.
ⓓ Bultmann은 기적을 신화(mythe)로 취급하여, 신화에서 교훈을 받아냈다.
ⓔ Kierkegaard는 기적을 역설(paradox)로 취급하여, 역설에서 교훈을 받아냈다.

성경의 기적을 믿지 않는 학자들에게는, 성경은 소설(fiction)이나, 설화(story)나, 신화(mythe)나, 역설(paradox)이고, 전설이나 고담(古談)이나 고대소설이다. 진보주의 신학은 성서에서 기적을 배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필자가 본서에서 지적한 신학자들은 기적을 불신하지만, 기적을 믿는 신학자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기적을 신앙하고 신앙하지 않는 것은,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의 전제(presupposition)이기 때문에, 이 비밀을 알리는 것이 필자가 본서를 집필한 목적이다.

1950년대 이후로 쓰인 신복음주의 신학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지켜 쓰였다.
㉠ 기적을 불신하는 성서관과 신관을 덮어서, 기적불신의 정체성이 보이지 않게 하였다.
㉡ 정통신학이 믿는 기적에 대한 비평을 삼가 하여, 기적불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 정통신학의 용어만을 사용하여 책을 써서. 기적을 불신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 현대철학을 빌려 현대신학을 해설했음으로, 철학을 거치지 못한 독자들이 현대신학에 접근하지 못한다.

이 네 가지 원칙이 보호색이 되어, 그들의 정체성이 가려져, 그들의 설교와 책이 보수주의 신학으로 보여, 내세와 영생을 믿는 사람들이 그들의 신학교에 입학하고, 그들의 교회에 출석한다. 만일 현대신학이 자기의 정체를 은폐하지 않고, 드러냈다면, 내세와 영생을 믿는 교인들이 그들의 신학교와 교회에서 떠났을 것이고, 그들의 책도 외면했을 것이다. 그들의 정체성이 들어나, 책이 팔리지 않고, 신학교와 교회가 텅텅 비었을 것을 상상해 보라. 그러므로 현대신학으로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려 은폐하는 것이 절박한 일이 되었다. 왜냐하면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신학교에 가지 않으며, 교회에 출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Packer가 소속한 영국교회가 교인이 없어, 다른 용도로 팔려나가는 교회건물이 많다고 한다. 다음은 김세윤 교수의 증언이다.

『 필자는 튀빙겐이라는 독일의 작은 중세 대학도시에서 1970년대부터 여러 차례 살면서 공부했습니다. 1999년 가을 그곳에 다시 갔을 때에, 그곳은 여러 면에서 25년 전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는 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 . . 이것은 1997년 여름, 필자가 20년 만에 방문했던 영국에서의 충격을 다시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그 당시 영국은 기독교가 위축되어, 상당수의 교회건물들이 창고로 개조되기도 하고, 마을의 박물관으로, 심지어는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유럽교회들의 약화는 극에 달하여 있습니다. 』

(2) 성육신이 곧 구원이다

Packer가 성육신이 곧 기독교의 구원이라고 주장하였다.

『 우리가 성육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신약성경이 목적한 바는, 성육신이 일으키는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문제들로 우리가 골머리를 앓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성육신에 나타난 사랑을 인하여 하나님께 예배하게 하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육신 사건은 겸손하여 자신을 낮춘 위대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렇게 적었다. 그는 근본이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그의 죽음은 일반 범죄자의 죽음이었다(Phil 2:6-8, Phillips).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함이었다. 』

해설과 비평

우리가 성육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옳은가? 이것이 인용문의 주제이다. 답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부정적인 답이고, 둘째는 긍정적인 답이다.

첫째 부정적인 답이다. “성육신이 일으키는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우리로 하여금 골치를 앓게 하려는 것이, 신약성경이 목적한 바가 아니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문제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물질적인 문제”는 성령에 의한 “기적잉태”를 말하고, “정신적인 문제”는 십자가로 이룩한 “대속교리”를 말한다. 이 두 “기적잉태”와 “대속교리”가 사람들의 골머리를 앓게 한다고 하였으니, Packer가 정통교회가 2천 년간 지켜온 “기적잉태”와 “대속교리”를 부정한 것이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정하여 배격한 것이다.
둘째는 긍정적인 답이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겸손과 복종”을 가르치는 교훈으로 다루자고 하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것은, “기적잉태”도 아니거니와 “대속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단지 “겸손하여 하나님께 복종한 것”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이 “기적잉태”이고, “대속을 위한 것임”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겸손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하였다.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 Packer가 빌2:6-8을 인용하였으나, 본문을 고쳐서 인용하였다. “십자가에 죽으심이라”(even the death of the cross)를 고쳐서, “예수의 죽음은 일반 범죄자의 죽음이었다.”(the death of he died was 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로 적었다.
“예수가 일반범죄자로 죽었다”는 주장은, “기적잉태”와 “대속교리”의 폐기와 일치하고, 기독교의 구원을 “겸손과 복종”으로 주장한 것과도 일치한다. Packer가 성경 본문을 고치기까지 하여, 의도한 바는, “기적잉태”와 “대속교리”를 폐기하고, “겸손과 복종”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하기 위함이었다. Packer가 두 가지 사건을 저질렀다. 첫째는 성경 본문의 전환이고, 둘째는 구원관의 전환이다. 성경본문을 전환하고, 구원관을 전환한 이 두 사건은 정통신학을 현대신학으로 둔갑시킨 사건이다. 독자들은 이러한 필자의 분석이 의심쩍으면, Packer의 주장을 다시 숙독해야 한다.

첫째 난제 : Packer가 성경 본문을 전환하였다.

Packer가 성경본문(빌2:6-8)을 인용하면서, 본문의 한 부분을 다른 내용으로 전환하였다. 성경에 있는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를 삭제하고, 그 자리에 “일반 범죄자 중 한 사람으로 죽었다”라고 적었다. 다음은 성경본문과, Packer가 전환한 문장이다.
성경본문. 빌2:6-8,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나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전환한 문장. 빌2:6-8,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나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그의 죽음은 일반 범죄자의 죽음이었다.(빌2:6-8, Phillps의 번역).”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함이었다.

성경본문을 전환한 사람은 Phillips이라고 말했지만, 인용한 것은 Packer이므로, 전환한 내용은, Packer 자신의 주장인 것이다. Packer가 성경 본문을 전환한 이유가 무엇인가?
필요에 따라서는 성경 본문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것이 현대신학인데, Packer는 이러한 현대신학을 따라서, 성경의 한 부분을 버리고, 다른 내용으로 대신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 본문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행위는 하나님이 저주하셨다(계22:18-19). 하나님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것은, 하나님의 출현을 실화(nonfiction)로 보지 않고, 신화(myth)로 보기 때문이다. 성경의 기적을 신화(myth)로 보는 자들에게는, 성경의 기적은 인간이 꾸며낸 소설일 뿐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하나님의 출현을 시공간에서 실현된 실화(nonfiction)로 믿기 때문에, 성경 본문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Packer와 현대신학을 배교로 규정한다. 계22:18-19, “내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 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 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예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성경을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행위를 하나님이 왜 그토록 혹독하게 다루시는가? 성경 본문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본성을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본성을 변질시키는 행위는 하나님께 가장 큰 죄가 된다. Hitler(1889-1945)가 이웃 나라를 부정했을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부정당하는 국가들이 똘똘 뭉쳐서 기어코 독일을 패망하게 하지 않았는가! 인간이 하나님의 본성을 바꾸는 행위는 하나님을 부정하는 적대행위이다.

둘째 난제 : Packer가 기독교의 구원관을 전환하였다.

Packer가 성경본문을 삭제하고, 다른 내용을 추가하여, 구원관을 전환하였다. 즉 성경에서 “십자가에 죽으심이라”(even the death of the cross)를 삭제하고, 그 빈자리에 “일반 범죄자의 죽음”(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으로 채워, 죄 없는 예수의 죽음(요일3:5)은 성경에서 삭제하고, 그 자리에 일반 범죄자의 죽음(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으로 채웠다. 죄 없는 예수의 죽음(요일3:5)은 대속의 구원과 은혜의 구원을 성립시켰지만, 일반 범죄자 중 한 사람(a common criminal)은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할 자격이 없으므로, 다만 죽기까지 “겸손하고 복종한” 모본을 사람들이 따르게 하여, 사람들이 행위구원(윤리구원)을 이루게 할 뿐이다.
Packer가 “겸손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의로운 생활”을 새 구원관으로 주장하였고, 십자가의 대속(atonement)으로 영생하게 하는 구원(요일3:5; 요1:29)을 기독교에서 삭제하였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행위구원을 져주하였다. 갈1:8-9, “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자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왜 행위구원을 저주하였는가? 갈 2:16, 「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 .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 」

기독교에서 행위(겸손, 복종)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사도 바울이 예수님의 “겸손과 복종”(빌2:6-8)을 겸손과 복종의 모델로 제시하고,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겸손하고 복종할 것을 권면한 것이 분명하지만, 바울이 이 성경(빌2:6-8)으로, “겸손과 복종”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한 것은 결코 아니다. 바울은 도리어 그 많은 서신에서, 할례나 율법의 행위를 구원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을 이교도로 단죄하고, 저주하였다.
그러면 기독교에서는 겸손과 복종과 같은 윤리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단지 은혜로 구원받은 자들이, 구원에 감격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여, 기쁨으로 복종하여 맺히는 열매이다. 다시 말해서 행위(겸손과 복종)는 구원이 아니고 구원의 열매이다. 그러나 Packer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를 불신하기 때문에, 현세에서 인성이 회복되는 행위구원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한다.

(3) 그리스도의 품성, The Person of Christ

『 고 W. H. Griffith Thomas가 그의 저서들 중에서, 한 권의 제목을 “기독교는 그리스도를 의미한다.”고 하였는데, 그는 옳았고, 지금도 옳다고 생각한다.
기독교를 보통 율법을 포함한 신조로 해설하지만, 이것을 깊이 있는 해설로는 볼 수 없다. 기독교가 율법을 포함한 신조인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신조와 율법의 중심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만일 예수님에 대한 이 기본적인 믿음이 부인되거나, 그리스도인의 행동이 예수님이 가르치신 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주장해도,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아는 것 (A Person to Know)

토마스가 강조하는 점은, 우리가 신조를 이해하고, 율법을 받아드린다 해도, 기독교에 대하여는 여전히 이방인일 수 있다는 것인데, 내가 말한 대로 그의 주장은 옳았다고 본다. 그러므로 세 사람, 마틴 루터와, 조지 휫필드와, 존 웨슬레도 겸손의 경험을 통해서 이 사실을 배워야만 했다. 나도 배워야 했고, 또 많은 사람이 배워야 한다. 기독교의 본질(essence)은 신조도 아니고, 생활양식도 아니다. 기독교의 창시자이시고, 중보자이신, 살아계신 그리스도와 우리가 지금 여기서 갖는 교제(交際)가 기독교의 본질이다.
기독교는 갈릴리의 전도자, 나사렛 예수가 신인이시고,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선포한다. 그리스도가 그 분의 공적 호칭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그 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기독교는 그 분이 오래 동안 고대했던 메시아요,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모든 인류의 구주시며 왕이심을 믿는다.
기독교는 예수께서 당하신 일반 범죄자로서의 죽음(the criminal's death)이, 하나님이 목적하신 바, 죄인들의 구원을 성취하신 것이라고 이해한다. 또한 기독교는 예수께서 죽으신 다음에 신비하게 변화된 인간의 육체로 다시 살아나셨고, 그때부터 우주 질서 전체에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고 계시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예수님을 신뢰하고, 사랑하고, 영광을 드리며, 순종할 때 보이지 않게 임하셔서, 우리를 세워주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자연적인 존재를 초자연적인 존재로 바꾸시고, 자신의 인격을 모범삼아, 우리의 인격을 개조하시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양육하도록 끊임없이 우리를 격려하신다. 생명이 끝날 때가 오면, 다시 말해서, 우리의 심장이 멎는 날이 오거나 혹은 심판하여 역사를 끝내려고 세상에 다시 오시는 날에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자신과 함께 있게 하려고 우리를 데려가실 것이다. 그 때에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그 어떤 환상보다도 더 큰 기쁨과 영원한 기쁨으로, 그의 얼굴을 볼 것이고, 그의 삶을 함께 누릴 것이고, 그의 뜻을 행할 것이며, 그의 이름을 높여 찬양할 것이다.
이것이 복음이다. 참으로 좋은 소식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다음의 세 가지(믿음, 사랑, 소망)를 따라 말하고 행동함으로서, 지금 보이지 않게 임하시는 구주와 우리가 계속 交際하는 것이다. 첫째, 예수를 믿고, 交際하는 것이다. 예수는 우리가 죄 용서받는 것(forgiveness of our sins)을 보증하여 주셨고, 지금 용서받게 하시며, 본질적으로 자기의 아버지시고, 양자됨으로 우리의 아버지가 되어주신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여 주신다. 둘째, 예수를 사랑하여, 交際하는 것이다. 예수는 우리를 구원하려고, 상상할 수 없는 무서운 죽음을 견디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 분이다. 셋째, 예수를 소망함으로, 交際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이 비록 갖은 고통으로 가득할지라도, 예수는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를 통해서, 우리가 무한한 풍요를 누리게 하시고, 오는 세상에서는 더 풍성히 누리게 하실 주권자이시다. 』

해설과 비평

그리스도의 품성, The Person of Christ

기독교의 “본질규명”이 인용문장의 주제이다. 기독교의 본질은 신조를 믿고, 율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교제함”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교제할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며, 그 교제는 어떤 성격의 교제인가? 이 두 가지 과제가 인용문의 핵심이다.

(a)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의 본질규명의 차이

Packer가, 기독교의 본질은 신조를 믿거나, 율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와 갖는 교제라고 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신조를 믿고, 율법을 행하는 것을 기독교의 본질로 가르쳐왔다. 다시 말해서, 정통신학은 사도신경의 신조들을 실화로 믿어 구원받고, 구원받은 자들이 구원에 감격하여, 하나님의 율법에 복종하는 것을 마땅한 본분으로 가르쳐왔다.
그러나 현대신학은 사도신경의 신조들(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지 않고, 설화(고대소설)로 보기 때문에, 신조를 믿고, 율법행하는 것을 기독교의 본질로 보지 않고,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기독교의 본질로 주장해왔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첫째도 교제요, 둘째도 교제요, 셋째도 교제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 현대신학이 추구해온 그리스도와의 교제는 어떤 분과의 교제이며, 어떠한 성격의 교제인가?

(b) 그리스도의 품성과, 교제의 본질

ⓐ Packer가 말한 그리스도의 품성은 무엇인가? 성령으로 수태하여 동정녀에게서 출생한 하나님의 아들인가? 아니다. 요셉의 혈통을 받은 보통 인간이다. Packer는 이것을 인용문에서 분명히 밝혔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일반 범죄자의 죽음(the criminal's death)이라”고 적었다. 바로 앞에서도 “빌 2:6-8”의 본문을 인용하면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이라”(even the death of the cross)를 삭제하고, “그리스도의 죽음은 일반 범죄자 중 한 사람의 죽음이었다”(the death he died was 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라고 적었다.
결국 Packer는 그리스도를 “일반 범죄자 중 한 사람”(a common criminal)으로 보았으니, Packer에게는 그리스도가 죄 있는 보통 인간이었다. 그러므로 Packer가 믿는 그리스도는 성령으로 수태했거나, 육체로 부활한 적이 없는 보통 인간이었다. Packer가, “기독교의 본질은, 신조나 교리를 믿는 것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한 이유도, Packer가 사도신경의 신조들(천지창조, 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 육체의 승천, 육체의 재림, 최후심판)을 불신하였기 때문에 한 말이다. Packer는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버렸고, 사도신경의 신조들을 버렸다.
ⓑ Packer가 말한 교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성령으로 수태하고, 육체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교제가 아니다. 보통 인간 예수와의 교제이다. 보통 인간 예수와 교제하여 얻는 유익이 무엇인가? 예수가 남긴 겸손과 복종을 본받아서 겸손하고 복종함으로 얻어지는 윤리회복의 유익이다.

ⓒ 다음 것들은 Packer가 주장한 것이다. 글들이 마치 Packer가 그리스도의 공중 재림과, 내세 천국을 믿는 듯 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Packer에게는 공중 재림이나 내세의 천국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므로 Packer의 글은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 기독교는 갈릴리의 전도자, 나사렛 예수가 신인이시고,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선포한다. 그리스도가 그 분의 공적 호칭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그 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기독교는 그 분이 오래 동안 고대했던 메시아요,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모든 인류의 구주시며 왕이심을 믿는다. 』

Packer가 자기의 주장을 말한 것이 아니다. 기독교가 이렇게 선포하고, 이렇게 부르고, 이렇게 인정한다고 말한 것이다. 즉 기독교가 선포하고 부르고 인정하는 것을 그대로 적은 것뿐이다. 그러나 Packer 자신은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이나, 육체부활을 소설(fiction)로 보기 때문에, 기독교를 실화(nonfiction)로 말한 것이 아니고, 소설(fiction)로 말한 것이다.

㉡『 기독교는 예수께서 당하신 일반 범죄자로서의 죽음(the criminal's death)이, 하나님이 목적하신 바, 죄인들의 구원을 성취하신 것이라고 이해한다. 또한 기독교는 예수께서 죽으신 다음에 신비하게 변화된 인간의 육체로 다시 살아나셨고, 그때부터 우주 질서 전체에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고 계시다고 단언한다. 』

“신비하게 변화된 인간의 육체로 다시 살아나셨고, 그때부터 우주 질서 전체에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고 계시다”에서 말한 육체부활은, 시신부활을 말한 것이 아니다. Packer는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았기 때문에, 시신이 부활할 수 없었다. 단지 전 지구에 파급된 그리스도의 교훈이, “우주 질서를 장악하여, 완전한 주권을 행할 것”을 희망하여 말한 것이다.

㉢『 생명이 끝날 때가 오면, 다시 말해서, 우리의 심장이 멎는 날이 오거나 혹은 심판하여 역사를 끝내려고 세상에 다시 오시는 날에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자신과 함께 있게 하려고, 우리를 데려가실 것이다. 그 때에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그 어떤 환상(any ecstasy)보다도 더 큰 기쁨과 영원한 기쁨으로, 그의 얼굴을 볼 것이고, 그의 삶을 함께 누릴 것이고, 그의 뜻을 행할 것이며, 그의 이름을 높여 찬양할 것이다. 』

여기에 와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Packer의 찬양이 극에 달했다. Packer가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심판과, 우리들의 승천과, 그리스도 왕국의 참여와, 지극히 크고 영원한 기쁨 등을 성경이 말하는 대로 열거하였다. 그러나 성경의 예언이 문자대로 성취되어질 것을 믿기 때문에, 말한 것이 아니다. Packer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았으니, 성경이 말한 종말예언이 문자대로 성취될 것을 믿지 않았다.
Packer가 앞에서 “성육신(Incarnation)을 최상의 환상적인 소설”(Nothing in fiction is so fantastic as is this truth of the Incarnation)이라고 주장하여, 성육신(Incarnation)을 환상과 소설로 주장했듯이, 여기서도 종말예언 전부를 환상과 소설로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Packer가 성경대로 해설한 글을 환상(ecstasy)과 소설(fiction)로 읽어야 하고, 실화(nonfiction)로 읽어서는 안 된다. 만일 이 글을 실화로 읽으면, 환상과 소설로 쓰인 종말예언이 정통신학의 종말예언으로 둔갑하고 만다. 많은 독자들이 여기서 혼란에 빠지고 미로에 빠져, 이해하지 못하고 곤욕을 치른다.

㉣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신학이,“성서고등비평”과 “내세불신”은 같지만, 신학용어의 선택이나 표현방식은 다르다. 19세기의 자유주의는, 성서를 직선적으로 비평하였고, 자기의 정체성도 직선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이해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성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성서비평을 은폐하고, 자기의 정체성도 은폐하기 때문에, 그들의 정체성이 좀처럼 들어나지 않는다. 다음은 20세기 현대신학이 자신을 은폐하고자 사용했던 위장술이다.

㉠ 20세기 현대신학은, 정통신학의 용어와, 정통신학의 창작기법만을 사용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 20세기 현대신학은, 자기신학을 간접어법과 우회어법으로 해설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 20세기 현대신학은, 정통신학을 간접어법과 우회어법으로 비판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덮었다.
㉣ 20세기 현대신학은, 현대철학과 동기와 목적이 동일하여, 현대철학을 빌려 신학을 해설하였다.

20세기의 현대신학은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하고, 정통신학으로 가장해왔다. 왠가? 20세기에서도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정통신학을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적과 내세를 믿지 않는 교회는 교인들이 떠나가기 때문에, 교회들이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이점에서 영국과 유럽과 미국의 교회들이 예외가 없다. 현대신학을 따르는 교회들은 그 예배당이 창고로 변하고, 무슬림 회당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통신학을 믿는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아니면, 그들의 책을 읽어줄 사람이 없고, 그들의 설교를 들어줄 사람이 없고, 그들의 신학교와 예배당을 채워줄 사람이 없다.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떠나가면, 신학교와 교회는 물을 닫을 것이다. 이러한 사정에서 그들 안에, 사도신경적인 교리와 가사가 배제된 예배와 음악으로 영성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므로 20세기와 같이, 21세기에서도 현대신학을 추종하는 신학교와 교회가 직면한 상황은 절박하기만 하다. 그래서 현대신학을 지키는 교회와 신학교는 비상대책을 세워 교인과 신학생 모집에 전력을 쏟고 있다. 우선 최선을 다해서 진화론적이고 유물론적인 색채를 철저히 덮어서 은폐하여, 내세를 믿는 사람들을 교회와 신학교로 끌어드린다. 영성운동이 바로 이런 다급한 처지에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현대신학이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영성에는 하나님이 없다.

2 장, 심판자 하나님 (God The Judge)
(1)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심판

다음은 Packer가 해설한 “하나님의 심판”에서 핵심부분이다.

「 당신은 하나님의 심판을 믿는가? 내 말은, 하나님이 우리를 심판하는 분이심을 당신이 믿는가를 묻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심판을 믿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연약함과 우둔함과 죄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요, 친구요, 도우시는 분이라고, 저 믿지 않는 자들에게 말해보라. 그들의 얼굴빛이 밝아지면서, 갑자기 반색하는 얼굴을 목격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하나님이 심판자라고 말해보라. 그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흔들 것이며, 뒷걸음질 치며, 불쾌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심판자이심을 무엇보다도 더 강조한다. 심판자라는 용어는 하나님께 자주 적용되어진 용어이다. 아브라함을 보라. 하나님께서 죄악이 관영한 소돔성을 멸하려 하실 때에, 그가 간청하여 부르짖기를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라고 하였다(창18:25). 입다는 압몬 침략군들에게 최후통첩으로 “내가 네게 죄를 짓지 아니하였거늘, 네가 나를 쳐서 내게 악을 행하고자 하는도다. 원컨대 심판하시는 여호와는 오늘날 이스라엘 자손과 암몬 자손의 사이에 판결하시옵소서!”라고 외쳤다(삿 11:27). 시편 기자도 하나님은 심판자라고 선포하였다(시 75:7); “하나님이 일어나사 땅을 심판하소서!”(시 82:8). 신약성경에서 기자는 히브리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만민의 심판자라고 말한다(히12:23 KJV).
하나님이 심판자라는 것은 단순히 말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성경의 역사가 페이지마다 하나님의 심판의 실재(reality)를 하나의 사실로 말하고 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를 심판하셨고, 에덴에서 좇아내셨으며, 그들의 지상생활에 저주가 임할 것을 언명하셨다(창 3). 하나님은 노아의 때에 타락한 세상을 심판하셨고, 홍수를 보내어 인류를 멸하셨다(창 6-8).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여, 유황불로 그들을 소멸하셨다(창 18-19). 하나님이 예언하셨던 대로(창15:14)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애굽인 감독자들을 심판하셨고, 10 가지 재앙으로 그들을 엄하게 치셨다(출 7-12) . . . .
하나님의 심판의 설화(the narratives of divine judgement)는 구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신약의 설화(the New Testament story)에서도 심판은 그리스도를 거절하는 유대인들에게 떨어졌다(마21:43이하, 살전2:14이하). 또한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하나님을 속인 죄로 심판을 받았다(행5장). 헤롯은 자기 교만 때문에(행12:21이하), 박수 엘루마는 복음을 반대하였으므로(행13:8이하) 심판을 받았다. 또한 고린도의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주의 성찬에 관련하여 무례하고 경건치 못하였기 때문에, 고난을 당하고 질병을 앓게 되었으며, 어떤 이들은 죽을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고전11:29-32). 이상은 성경이 말하는 많은 하나님의 심판 중에서 단지 몇 가지만 말한 것이다. 」

해설과 비평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심판자임을 믿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싫어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심판자이심을 강조하고 있으며, 성경에는 하나님의 심판사례가 많다고 하였다.
Packer가 심판사례를 13회 열거한 후에, 결론지어 말하기를, 구약의 심판사례들을 “하나님의 심판의 설화”(the narratives of divine judgement)라 표현하였고, 신약의 심판사례들을 “신약의 설화”(the New Testament story)라고 표현하였다. 이 두 구절에서 두 용어 설화(narrative, story)는 뜻이 같다. Packer가 구약과 신약의 대표적인 심판사례들을 13회나 열거한 후에, 그 많은 심판사례들을 설화(narrative, story)에 담아서 말했으니, 이 두 용어 설화(narrative, story)를 무슨 뜻으로 사용했는지를 규명해야만, Packer가 믿는 심판의 뜻을 제대로 알 수가 있다.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은 두 용어 설화(narrative, story)를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한다. 성경의 기적을 실화(nonfiction)와 역사(history)로 믿는 정통신학이 기적을 narrative나 story로 표기했을 때에는, 두 용어(narrative, story)는 반드시 기적을 의미하는 “이야기”나 “역사”로 번역해야 한다. 그러나 성경의 기적을 전설(legend)이나 신화(myth)로 믿는 현대신학이 기적을 narrative나 story로 표기했을 때에는, 두 용어(narrative, story)는 반드시 전설과 신화가 섞여 쓰인 “설화나 고대소설”로 번역해야 한다.
그러므로 정통신학에서는 두 용어(narrative, story)를 반드시 기적을 의미하는 “이야기”나, “역사”로 번역하지만, 현대신학에서는 두 용어(narrative, story)를 반드시 전설과 신화가 섞여 쓰인 “설화”나 “고대소설”로 번역한다. Packer가 기적을 불신하였기 때문에, 두 용어(narrative, story)를 “소설”로 사용하여, 신구약의 모든 심판을 신화로 처리해버렸다. 이러한 필자의 해설은, 앞에서 Packer가 해설한 신학과 일치한다. Packer가 성육신의 해설에서, 성육신을 가리켜 "환상적인 소설"(fantastic fiction)이라고 하였으며, 7 가지 복음 사건들을 열거하고는, 복음 사건에서 기적을 삭제하고, 복음 사건을 신비로 다루어, 교훈을 해석해낸 것을 우리가 앞에서 읽었다.
Packer가 인용문에서 13회나 열거했던 심판을, 두 설화(narrative, story)에 대한 이해 없이 읽었을 때에는, 그 심판 사례들이 실제로 발생했던 실화(nonfiction)로 보였다. 그러나 13회가 아니라 100회를 열거했어도, 심판 사례들이 소설(narrative, story)임을 전제하고 읽으면, 심판 사례들은 신화이고, 동시에 Packer가 현세와 물질만을 믿는 진보주의 신학자임이 분명해진다.

(2) 심판의 진정한 의미

『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는 사실이 우리의 인생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종말에 있을 최후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 이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강조해야할 것이 있다. 하나님의 심판 교리와 특별히 최후심판 교리를, 사람을 무섭게 하여 형식적으로 의로운 모양을 취하게 만드는 도깨비(bogey)로는 생각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건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심판이 공포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이 나타내는 중요한 요지는, 하나님의 심판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나타낸다는 것이고, 인간의 생활에 하나님의 심판이 도덕적 의미를 부여함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레온 모리스(Leon Morris)는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최후심판 교리가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고, 현재의 삶의 일부가 되는 모든 악을, 최후에는 공의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확실성을 강조한다. 인간의 책임감은 가장 겸허한 행동에서 빛나며, 공의의 승리에 대한 확실성은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자들에게 평온함과 확신을 준다. 이 최후심판 교리는 삶에 의미를 준다. . .기독교의 심판관(view of judgement)은 역사가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 심판은 하나님과 선이 승리한다는 생각을 지켜준다. 선과 악 사이에 존재하는 현재의 분쟁이 영원토록 지속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심판은 악이 최후에 반드시 처분될 것을 말해준다. 또한 심판은 끝에 가서, 하나님의 뜻이 완전히 성취될 것을 말해준다.” (그의 저서 The Biblical Doctrine of Judgement, p. 72) 』

해설과 비평

① Packer가 믿는 심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Packer가 믿는 심판의 진정한 의미와 그 핵심이, 다음 문장에 요약되어 있다.
「 하나님의 심판이 나타내는 중요한 요지는, 하나님의 심판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나타낸다는 것이고, 하나님의 심판이 인간의 생활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함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

하나님의 심판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다. 그 두 가지 의미는,
첫째 하나님의 심판은,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나타내고,
둘째 하나님의 심판(도덕적 성품)은, 인간생활에 도덕심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Packer가 믿는 심판관이다. 하나님의 심판은 단지 정사(正邪)와 선악을 가려내는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말하고, 이 도덕적 성품(하나님의 심판)이 인간생활에 도덕심을 심어준다고 하였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나님의 심판은 단지 옳고 그른 것과, 좋고 나쁜 것을 판별하는 것이지, 형을 집행하는 형벌과는 무관하다는 말이다. 즉 신관에서 형벌을 삭제한 것이다. 그러므로 Packer의 신학에는 그 어디에도 인류 종말에 있을 불 심판이 없고, 지옥형벌이 없다.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을, 선악에 대한 판별로 한정하고, 하나님의 심판에서 형 집행권을 배제하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을 반쪽으로 제한하는 짓이다. 그러나 Packer의 주장대로, 하나님이 옳고 그른 것과, 좋고 나쁜 것을 가려주기만 하고, 사람들이 숨어서 가진 악을 다 행하고, 사람들을 죽여도, 하나님이 형벌하는 일이 없다면, 어느 누가 그 따위 죽은 율법을 두려워하며 지키겠는가? 오늘날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만 전하고, 하나님의 심판집행을 강단에서 말하지 않기 때문에, 믿는다는 교회의 중직들이 범죄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Packer나 현대신학은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품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버지, 형님 같은 사랑만 남기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진노나 형벌조항은 버렸다. 이것을 시작한 것이 칼 바르트이고, 이것이 20세기의 현대신학이 되었는데, Packer가 이것을 답습한 것이다.

② 심판교리를 도깨비로 치부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Packer가 심판교리를 도깨비로 보지 말라고 꾸짖은 것으로 보아서는, Packer가 마치 지옥형벌을 믿기 때문에, 하나님의 지옥형벌을 두둔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형벌을 도깨비로 보지 말라고, 말한 것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Packer가 내세나 지옥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 앞에서 충분히 들어났으니, Packer가 지옥형벌을 두둔할 리는 없다. 그렇다면, Packer가 왜 심판교리를 도깨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을까?
하나님의 심판 교리를 도깨비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최후의 불 심판을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이다. 정통신학은 최후의 불 심판을 사실로 믿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도깨비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신학은 최후의 불 심판을 믿지 않기 때문에, 정통신학이 있지도 않는 최후의 불 심판을 말하여,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한다고 해서, 최후의 불 심판을 도깨비로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Packer가 도깨비를 말한 것은, 자유주의 신학을 꾸짖어 한 말이지, 최후의 불 심판을 믿어서 말한 것이 아니다. Packer도 최후의 불 심판은 믿지 않았다.
그러면 Packer가 자신도 최후의 불 심판을 불신하면서, 무슨 이유로 자유주의 신학을 꾸중하고 나섰는가? 그 해답은 이렇다. 자유주의 신학이 19세기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20세기에 와서 현대신학이 깨달은 진리가 있다. 그 진리가 무엇인가? 자유주의 신학처럼 심판을 도깨비로 치부하여 버릴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즉 최후의 불 심판이 비록 신화와 전설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최후의 불 심판에는 현대인이 수용해야 할 훌륭한 교훈이 들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최후의 불 심판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나타내고, 이 도덕적 성품이 인간생활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해준다는 것이니, 자유주의 신학처럼, 최후의 불 심판을 도깨비라고 비웃어 버릴 것이 아니라, 이 최후의 불 심판 교리가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인간이 받아서 품는다면, 인간도 충분히 도덕심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Packer가 최후심판 교리를 도깨비로 비하하여, 폐기하는 자유주의 신학을 꾸짖어 말한 것이다.

③ Packer가 믿는 심판관

Packer가 하나님의 지옥형벌을 신화로 보고 불신하였지만, 하나님의 심판에서 교훈을 끌어냈으니, 그 교훈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이었다. 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인간생활에 적용하여, 인간의 인성을 회복하고, 참 인간실존을 구현하여, 지구에서 화해와 통일을 이루어,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현대신학이 추구하는 구원이다. 핵전쟁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전율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복음이 또 있겠는가!
Packer는 모리스(Morris, Leon)의 글로서, 하나님의 심판이 가르쳐준다는 교훈을 다음과 같이 3 가지로 요약하여 주장하였다.
⒜ 최후심판 교리는,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는 뜻이 있다.
⒝ 최후심판 교리는, 공의와, 선이 반드시 이긴다는 뜻이 있다.
⒞ 최후심판 교리는, 악이 최후에 반드시 처분된다는 뜻이 있다.

이 해설은 Morris의 해설이자, 동시에 Packer의 주장이다. 그러나 성경은 이 두 사람과는 전혀 다르게 말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최후심판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최후에는 전 인류가 사랑이 식고, 불법이 성하고, 전쟁이 극심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
⒝ 최후에는, 예수님이 전 인류를 심판하려, 하늘로부터 육체로 재림하신다.
⒞ 최후에는, 인류와 문명이 함께 심판받아, 불에 탄다.
⒟ 최후에는, 신자와 불신자가 무덤에서 부활하여, 살아 있는 자와 함께 심판받는다.
⒠ 최후에는, 버림당한 자는 영원한 형벌에, 구원받은 자는 영생복락에 들어간다.
⒡ 최후에는,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새 세계를 여신다.

중요한 것은, Packer가 말한 최후심판에는, 성경이 말하는 최후심판 교훈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Packer는 성경과는 정 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Packer의 주장은 무엇인가? 최후에는 인간의 성품과 문화가 순화(purification) 되어, 불화와 전쟁이 살아지고, 정의와 용서와 평화가 넘치는 국제사회가 실현되어, 지상천국이 올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상천국 실현은, 전 이류가 그리스도를 찾을 때에 올 것이라 하여, 지금 그리스도를 찾으라고 권하였다.

(3) 지금 그리스도를 찾으라.

『 바울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한다는 사실을 “주의 두려우심”(고후5:11)이라고 말하는데, 과연 그리스도는 그러하실 것이다. 주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과 같이 거룩하고 순결하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그의 안전에서 살고 있고, 그는 우리의 비밀을 다 아신다. 심판 날에는 우리의 지난 모든 생활이 있는 그대로 주님 앞에 재생될 것이며,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여하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안다면, 그의 얼굴을 대할 수 없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신약 성경이 답하기를, “현재 너희의 구세주이며, 오실 심판자인 예수를 찾아가라”고 한다. 예수는 심판자로서는 율법이지만, 구세주로서는 복음이다. 그에게서 달아나 보아라. 그리하면, 당신이 희망 없이, 그 분을 심판자로 대하게 될 것이다. 지금 그를 찾아라, 그러면 그를 찾게 될 것이고(찾는 자가 찾을 것이요), 또한 당신이 장래에 그를 기쁨으로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롬8:1)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살아생전 숨 쉬고, 죽어 세상 떠나서
거룩하신 주 앞에, 끝날 심판 당할 때
만세반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

해설과 비평

이 글은 누가 보아도 예수의 공중 재림을 기다리는 사람이 쓴 글로 보인다. 특히 끝 부분에서 읊은 찬송가 가사는 더욱 그렇다. 찬송가 가사는 신자들이 천국영생에 들어가는 소망을 찬양한 것인데, Packer가 이 찬송가 가사를 그대로 믿고 읊은 것처럼 보인다. 마치 최후의 심판 날에는, 모든 신자가 부활하여, 주님 앞에 나타나 각자 행한 대로 심판받을 것을 믿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금의 세상이 끝난 후에, 신천신지의 천국에서, 예수님과 함께 영생에 들어갈 소망을 품고 살 것을 권하는 말로 들린다.
그러므로, Packer가 권면한 것은, 심판자요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지금 찾으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함을 받고, 심판 날에 정죄함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에게서 달아나면, 희망 없이 그리스도를 심판자로 대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Packer가 앞에서 말한 성육신 해설에서는 모든 기적을 배격하였고, 다음에 이어지는 항목 “하나님의 진노”와 “지옥의 실재”의 해설에서는 최후의 심판과, 지옥의 실재를 부정하였는데, 지금 인용한 글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마치 그리스도의 신성과,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을 믿는 정통신학의 신앙고백처럼 고백하였다. 독자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Packer가 다음과 같이 믿고, 이 글을 썼을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 부활하고 승천하신 그 주님 앞에, 우리도 부활하여 설 것을 말한 것이다.
⒝ 찬송가 가사 대로, Packer가 내세의 영생을 믿고, 찬송을 읊었을 것이다.
⒞ 성도들이 천국의 영생에 들어가는 것을 찬양한 것으로 읊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글을 읽고, 생각이 혼돈에 빠졌을 것이다. Packer가 바로 앞에서 심판의 정의를 말할 때에는, 심판이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말해주고, 인간에게 도덕적 교훈을 준다고 하여, 내세의 형벌을 버렸는데, 여기에서는 내세를 믿는 것처럼 말할 수 있는가? 혹시 Packer가 속임수를 쓰는 것은 아닌가? 이것도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러나 Packer 같은 명석한 신학자가 속임수를 쓰거나, 이랬다저랬다 할 리도 만무하다. 실제로 문장을 자세히 읽어보면, 문장에는 Packer가 책임질만한 잘못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Packer를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미숙과 곡해 때문이다. 왜 그런가?

Packer가 현대신학으로 말한 것이니, 현대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Packer는 현대신학으로 말한 것이므로, 단 한 가지도 현대신학에 배치되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다음은 성경이 주장하고, 정통신학이 주장하는 것이지만, Packer가 말한 문장에는 이것들 중 단 한 가지도 없다.
ⓐ 최후종말에는, 생태계가 차차 파괴되어, 전 인류를 파멸한다는 말이 Packer의 글에는 없다.
⒝ 최후종말에는, 인류의 문명도 불에 타서 망하고, 신천신지가 열린다는 말도 없다.
ⓒ 최후종말에는, 그리스도께서 천사들과 함께 지상에 재림하여, 심판하신다는 말도 없다.
ⓓ 최후종말에는, 전 인류가 부활하여, 심판을 받고, 영생과 영벌에 들어간다는 말도 없다.

Packer가 현대신학으로 말한 것이니, 우리도 현대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그러면 인용문에서 말한 찬송가 가사는 어찌 된 것인가? Packer는 찬송가 가사를 서정시(lyric poem)로 읊은 것이지, 서술문장으로 진술한 것이 아니다. 고대나 현대를 막론하고, 서정시는 그 내용의 진실여부는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이 정통신학의 용어와, 정통신학의 기법과, 정통신학의 문장으로 신학을 해설하지만, 읽을 때에는 반드시 설화(story, geschichte)나, 서정문(lyric writing)으로 읽어야 하며, 신문기사를 읽듯이, 서술문(descriptive writing)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Packer가 “내세를 황홀하게 노래한” 찬송을 “서정시”(lyric poem)로 읊어서, 현세(現世)의 삶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앞에서 제시한 제목대로 “그리스도를 찾으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Packer가 “내세(來世)를 황홀하게 노래한” 찬송으로, “現世의 미래”를 노래한 것을, “來世의 천국”을 노래한 것으로 읽는 것이 잘못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現代神學의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現代神學을 정통신학으로 읽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現代神學을 이해하려면, 먼저 現代神學의 전제(presupposition)를 알아야 한다. 20세기의 現代神學의 전제는 現世만을 인정하고, 來世는 철저히 부정하는 것이다. 이 전제를 무시하고 現代神學을 대하면, 現代神學의 이해가 어려워진다. 이뿐인가? 20세기의 現代神學과 現代哲學은, 동일하게 계몽사상(啓蒙思想)을 전제(presupposition)로 하며, 또한 現代神學과 現代哲學은 그 발생 동기와, 발생 목적이 동일하기 때문에, 現代神學 해설에 現代哲學의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現代哲學의 이해 없이는 現代神學 이해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독자들을 돕고자, 본서에서 서론으로 現代哲學의 핵심만을 간략하게 해설한 것이다.

우리가 Packer의 문장을 자세히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Packer가 現代神學을 위해서는, 종말의 최후심판을 말하는 성서의 용어들은 철저히 배제하였으나, 正統神學을 위해서는, 문장을 서정시(lyric poem)로 써서, 청교도적 색채와 정통신학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現代神學과 正統神學 양편이 Packer의 글을 거리낌 없이 읽게 하였다는 점이다. Packer가 이렇게 하여, 양편(正統神學, 現代神學)의 독자들을 동시에 품었고, 양편이 거리낌 없이 Packer의 신학해설을 읽게 하였으니, 상상을 초월한 문장술(文章術)이다. 이만큼 現代神學의 저술가들은 글 쓰는 기법이 신비로울 정도로 뛰어나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正統神學을 지키는 神學者들이 現代神學을 곡해하는 이유가 충분히 들어났다.

3 장, 하나님의 진노

(1) 현대 교회의 잘못

성경은 하나님의 진노를 강력하게 교훈하지만, 현대 교회는 하나님의 진노를 싫어하고 기피한다고 하여, Packer가 그 잘못을 지적하였다. 다음은, 현대 교회의 잘못을 지적한 글이다.

『 현대의 기독교는 전반적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가볍게 여긴다. 다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진노를 믿는다는 사람들조차도, 여전히 하나님의 진노를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하나님의 진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우상인 탐욕과 교만과 성과 방탕에 내던져진 자신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세대에게, 하나님의 자비에 대해서만 교회가 중얼거리는 정도이고,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서 교회가 실제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은 지나간 해에 심판의 설교를 얼마나 들었으며, 당신이 목사라면, 단 한편이라도 하나님의 진노에 대하여 설교하였는가? 라디오나 TV에서, 일간지나 잡지의 칼럼설교에서, 신자가 성경대로 가감 없이 하나님의 진노에 대하여 말하던 때가 언제였던가! 그러나 하나님의 진노에 대하여 설교하거나 글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 청탁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겠는가! 현대사회에서는 하나님의 진노가 금기사항이 되어졌다는 것과, 그리스도인들이 대체로 이 금기사항을 받아드렸다는 것과, 이 금기사항을 절대로 문제로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전부가 사실이다. 』

현대 교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교훈을 싫어하여,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설교가 강단에서 거의 사라졌고, 신문과 잡지의 칼럼설교와, 라디오와 TV의 설교에서도 사라지고 없다고 하였다. 왜 이처럼 잘못 가고 있는가? 다음은 현대교회가 잘못 가는 이유들이다.

(2) 현대 교회가 잘못 가는 이유들

Packer가 현대교회가 잘못 가는 이유를 문제의 책(Knowing God, pp. 150-151)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첫째로,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성경교훈을 사람들이 잔인한 행위로 여겨 싫어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성경을 곡해하여 일어난 잘못이라고 하였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사람에 비교하여 말할 때가 자주 있지만, 그러나 하나님이 사람처럼 이해나 득실을 따져서, 악한 자를 사랑하거나, 선한 자를 미워하는 일은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악한 자를 진노하시는 행위까지 싫어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잘못이라고 하였다.
둘째로, 지옥 불을 영원한 형벌로 말하는 성경교훈이 싫어서, 하나님의 진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것도 전적으로 성경을 곡해하여 일어난 잘못이라고 하였다. 지옥 불은, 영원히 타는 형벌의 처소가 아니고, 現世(this world)에 살면서 겪는 고통스러운 생활을 가리켜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Jonathan Edwards가 활활 타는 지옥 불로 설교한 것을 보고, Edwards가 말한 지옥은 來世(the next world)의 지옥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 역시 곡해라고 하였다. Edwards가 來世의 지옥을 말하려 한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지상생활에서 죄를 회개하지 아니했을 때에, 당할 극심한 고통과 파멸을 지옥불로 표현하여, 두려움으로 회개하게 하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Packer의 다음 해설을 들어보자.

「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잔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 그들은 “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는 죄인들”이라는 유명한 Jonathan Edwards의 복음에 관한 설교를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은 New England의 Enfield 지방에서 부흥을 일으켰다(1741). Edwards는 이 설교에서 “구원받지 못한 자들은 하나님의 손에 쥐어진 채, 지옥구덩이 위에 있다.”는 주제를 확대하여, 그의 회중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무서워하도록, 아주 활활 타는 모습을 그려주었으며, 또한 이렇게 함으로서,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는 누구든지 깨어 일어나 진노로부터 즉시 빠져 나오라”는 결론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드리게 하였다.
그러므로 Edwards의 설교를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다, Edwards가 말한 상징(imagery)이 아무리 날카로웠다 하더라도, 단지 상징일 뿐이고, 상징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한, 미국 침례교의 위대한 목사 A. H. Strong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Edwards는, 지옥을 불과 유황불이 계속 타는 곳으로 보지 않았고, 불과 유황불로 상징되는 죄책과 양심이 하나님을 떠나, 부정한 가운데 있는 것을 지옥으로 보았다(Systematic Theology, p. 1035). 그러나 이러한 Strong의 해석이 Edwards가 주장했던 핵심과 다 일치한 것은 아니다. 에드워즈가 말한 핵심은, 지옥이라는 용어에 상응하는 심판(punishment)을 집행하실 수 있는 하나님은 틀림없이 사납고 잔인한 하나님(monster)이라는 것이다. 」

해 설

Jonathan Edwards가 지옥 불을 설교한 것을 보고, 사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회개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에드워드(Edwards)는 실제의 지옥 불을 말한 것이 아니고, 단지 지옥으로서 현세의 지옥생활을 상징(imagery)으로 말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려 한 것인데, 사람들은 이러한 Edwards의 의중을 몰라보고 곡해한 것이라고 하였다.
에드워드는 누구인가? 에드워드는 New England의 6개 주에서 1740년대에 큰 각성운동을 일으킨 전도자였다. 에드워드의 설교 중에서 유명한 설교는, “활활 타는 지옥 불”이었다. 사람들은 “활활 타는 지옥 불”의 설교를 듣고 통회하여 큰 부흥이 일어났었다. 에드워드가 설교했던 지옥 불은 성경이 말하는 대로, 來世의 지옥 불을 믿고 말한 것이었다. Edwards의 설교는 250여 년 동안 지금까지 이렇게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나 Packer는 딴 전을 폈다. Edwards가 “활활 타는 지옥 불”을 말한 것은, 來世(the next world)의 지옥을 말한 것이 아니고, 단지 現世(this world)의 사람들을 무섭게 하여, 악한 생활에서 돌아서게 하려고, “지옥 불”을 상징(imagery)으로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Packer가 來世의 지옥을 부정하고, 現世의 고통과 파멸을 지옥으로 말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되, 신학자 Strong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하였다. Strong의 주장이 옳았다고 강조하였으니, Packer 자신도 Strong의 주장을 따라, 지옥을 현세의 고통과 파멸을 상징(imagery)하는 것으로 보았다.
Edwards의 지옥설교에 대한 Strong의 해석을 Packer가 수용하였으나, 지옥 불에 대한 Edwards의 강조점과 Strong의 해석이 달랐다고 하였다. Edwards는 지옥을, “하나님의 두려우심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Edward의 견해에 대한 Strong의 해석은, Edward가 지옥을 “현세에서 양심이 하나님을 떠나 부정한 가운데 있는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비평과 평가

Strong(1836-1921)은 미국 태생의 자유주의 신학자였으며, 내세의 지옥 불을 불신하였고, 현세에서 양심이 겪는 고통을 지옥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Packer가 이 Strong의 사상이 옳았다고 주장함으로서, Packer 자신도 Strong의 사상과 동일함을 분명히 하여, 자신의 지옥불신을 들어내고 말았다.
유명했던 Edwards의 지옥설교는 교회사에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Packer가 Edwards의 지옥설교는 실제의 지옥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니, 이런 억지가 또 어디에 있는가! Edwards의 부흥운동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심판과 영원한 지옥형벌을 두려워하여 죄를 회개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운동이었다. 그러나 현대신학은 하나님의 실재하심과,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형벌을 믿지 않고, 인간이 망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악행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인간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죄를 회개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인간이 도덕적인 삶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깨닫게 하여, 새로운 길을 걷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이 지배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가르침을 주어야, 스스로 욕심을 억제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누어 짊어지며, 정의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인가! 얼마나 많은 가르침을 주어야 사람들이 협잡과 술수와 강도와 강간과 살인을 버리고 새 생활을 시작할 것인가! 그러나 지금이라도 성서가 가르치는 대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해 보라. 지옥과 영벌을 집행하시는 하나님을 전해보라.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하나님을 두려하여 죄를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 구원받고,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지켜, 새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참 부흥이었다. 역사적으로 이 부흥은 성공하였고, 언제나 어디에서나 성공하였다. 20세기에서도 이러한 하나님을 믿고 산 사람들은 다 성공하였다. 청교도들이 바로 그들이다. 나는 철들고부터 지난 60년 동안 그러한 성도들을 많이 보았다. 1945년에 출옥한 성도들은 분명히 청교도 신앙의 소유자들이었다.
물론 성서는 종말이 오면, 인류는 배교하여 하나님을 떠나고, 적그리스도로 변하여 참 성도들을 박해할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은 종교 다원주의가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의 종교와 지도자들이 다원주의를 선포하는 추세다. 그러나 다원주의가 주장하는 대화와 조화를 거부하고, 유일성과 유아론과 절대주의를 고집하는 정통신학의 신학은 다원주의가 미워하는 적이다.
지금은 성서대로 전도하는 자를, 광신자로, 마귀로, 암 덩이로 매도하는 신학자들을 종종 접한다. John Stott가 성서대로 전도하는 자들을 광신자, 암 덩이, 마귀라고 매도한 것을 본서에서 볼 수가 있다. 칼 바르트도 같은 톤으로 정통신학을 저주한 것을 본서에서 볼 수가 있다. 다원주의가 세계를 통일하여 집권하면, 저주의 대상이 박해의 대상으로 변할 것이다. 요한계시록을 읽어보라. 물론 현대신학은 요한계시록을 문학 집으로 치부하니, 이것을 경계하고 읽어야 한다.

(3) 하나님의 진노의 실체

① 하나님의 진노는 지옥불이 아니다.

『 우리가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예수님은 자기 자신의 특유한 표현을 사용하였다. ⒜ Gehenna(지옥이란 말의 원어발음, 막9:47, 다른 복음서에 10회)는, 예수살렘 성 밖에 있는 쓰레기더미가 타던 곳을 말하며, ⒝ 구더기가 죽지 않는다는 말은, 인격이 살아서 양심의 가책을 받아, 한없이 괴로워함을 상징하는 것 같고, ⒞ 불은, 하나님이 불쾌히 여기시는 것을 알고, 괴로워함을 나타내는 것 같고, ⒟ 바깥 어두운데 라는 말은, 인간이 하나님을 잃어버렸음에 대한 자각과, 좋은 모든 것과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음에 대한 자각까지 말하는 것 같고, ⒠ 이를 갊이 있으리라는 말은, 자책과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말하는 것 같다. 』

『 사람들이 자신은 물론이고, 자기가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영벌에 처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빠지면, 정상적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심히 불안해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불안감은 오늘날 우리가 서양문화에서 개발한 마음의 평안을 송두리째 빼앗아간다.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고, 다 잘 되어지리라고 항상 생각함으로 얻어지는 마음의 평안함을, 영벌에 처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송두리째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위안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이고, 우리가 그 안에서 숨 쉬고 있고, 실제로 그 위안이 마음에 마취약처럼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반사적으로 자기 위안이 방해받는 것을 증오하고 싫어한다. 바로 이러한 불안 때문에, 기독교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보는 모든 형태의 영벌교리를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 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지옥 불을, 비정한 근본주의자들과, 소박한 전도자들과, 옛적 천주교 신자들이나 좋아하는 악몽이나 음울한 소굴로 여겨 비웃어 넘기기고, 또한 우리는 지옥 불을 오래된 원시 시대의 유물로 취급하여 무가치한 것으로 돌린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직도 영원한 형벌을 믿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그러한 사람을 최소한 이상한 사람이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벌을 믿는 신앙이 기독교가 처음 출발할 때부터 주류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우리가 알기로는 3세기의 Tertullian과, 13세기의 Thomas Aquinas가 지옥에 있는 자들의 고통이 천국에 있는 자들에게 즐거운 구경꺼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역시 Jonathan Edwards에 의해서 이 영벌 교리는 확고하여졌으며,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는 죄인들”이라는 그의 유명한 설교는, 우리들이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은 대로, 넌더리나는 설교였고, 소름끼치는 설교였다. 또한 우리는 영원한 형벌을 믿는 신앙이 빅토리아 시대의 기독교에서 부풀려졌다고 본다. 다른 면에서도 우리가 빅토리아 시대를 따라야 할 이유가 없지만, 영원한 형벌의 신앙에서도 우리가 빅토리아 시대를 따라야할 이유는 없다. 이제 우리는 지옥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말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자. 」

해설과 비평

필자가 지옥해설에 대한 Packer의 글을 두 책에서 인용하였다.
첫 번째 인용한 글. 지옥불은 하나님의 진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복음서에 10번 쓰인 용어 “Gehenna”(지옥)는 來世의 지옥 불을 말한 것이 아니고, 당시에 예루살렘 성 밖에서 쓰레기더미가 타던 곳을 가리키며, “지옥 불”에 대한 성경의 해석들(죽지 않는 구더기, 불, 바깥 어두운데, 이를 갊)은, 인간이 지상생활에서 하나님 없이 겪는 고통스러운 삶을 자각하고, 괴로워하고, 혐오함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결국 Packer는 하나님이 내리시는 내세의 형벌을 폐기하였다.
두 번째 인용한 글.
(1) 지옥불은 비정한 근본주의자들과, 소박한(무식한) 전도자들과, 옛적 사상에 젖어있는 천주 교 신자들이나 좋아하는 악몽이고, 음울한 소굴이라고 하였다.
(2) 지옥불은 악몽으로 여겨 비웃어 넘기거나, 원시시대의 유물로 간주해야 한다고 하였다.
(3) 영원한 형벌을 믿는 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사람으로 여겨야 한다고 하였다.
(4) 영원한 형벌에 대한 신앙은, 빅토리아 시대에 부풀려진 삐뚤어진 신앙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프리카 흑인을 잡아다 종으로 부리며, 세계를 누벼 부를 독식했던 빅토리아 여왕시대를 따라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듯이, 영원한 형벌의 신앙에서도 우리가 빅토리아 시대를 따를 이유가 없다고 하여, 영원한 형벌의 폐기를 외쳤다. Packer가 결론짓기를, “지옥을 무의미한 것으로 돌리고,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자”(Hell is dead, we say; so back to peace of mind!)고 하였다. 이 마지막 결론은, 나타내는 의미가 크다. Packer가 얼마나 강력히 내세와 영생을 거부하며, 얼마나 강력히 현세와 지상천국을 주장하는지를 말해준다.

② 하나님의 진노는, 죄를 싫어하는 하나님의 성품을 말한다.

『 신성한 진노의 실체. 확실히 과거에는 하나님의 진노가 순전히 이론적으로 다루어졌고, 불경건하게 다루어졌고, 악한 것으로 다루어져온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설교했던 사람들 중에는, 그들의 마음속에 눈물 없이, 아픔 없이 설교했던 사람들이 상당히 있었던 것도 확실하다. 또한 자기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다 지옥에 넘기는 소수 이단들의 판단을 많은 사람들이 넌더리나게 싫어해온 것도 확실하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이미 하나님을 알고 있다면, 하나님의 진노가 아무리 우리 시대에 맞지 않고, 우리가 먼저 품었던 편견이 아무리 강할지라도, 하나님의 진노에 관한 진리를 우리가 반드시 받아드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진노로부터 구원하는 복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십자가의 부요와 하나님의 구속하시는 놀라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역사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현재 당신의 백성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 요한계시록의 주제와 내용도 파악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의 전도가 유다가 가졌던 긴박감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다는 그의 서신에서 어떤 자를 당장 불에서 끌어내 구원하라”(유23, RSV)고 외쳤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진노를 거부하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나, 우리의 섬김도 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A. W. Pink는 하나님의 진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하나님의 진노는 우리가 자주 묵상할 필요가 있는 완전한 하나님의 성품이다. 첫째로, 하나님이 죄를 싫어하신다는 것을 앎으로서, 우리의 심령이 강하게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죄를 가볍게 여기려는 버릇이 있으며, 죄의 무서움을 묵살하려는 경향이 있고, 나아가서 죄를 변명하려 든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은 죄를 혐오하신다는 것과, 죄를 맹렬히 보응하신다는 사실을 연구하고 숙고하면 할수록 우리가 더욱 죄의 무서움을 깨닫기가 쉬어진다. 둘째로,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니라(히12:28-29). 우리에게 하나님의 위엄에 대한 존경심이 없고, 하나님의 의로운 분노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이 없으면, 우리가 하나님을 ‘합당하게’ 섬길 수 없다. 이러한 마음들은 우리의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라는 사실을 자주 생각함으로서 가장 잘 촉진되어질 수 있다. 셋째로 우리 영혼으로 하여금 ‘장래의 노하심’(살전1:10)에서 우리를 구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뜨거운 찬송을 하게 하여 준다. 우리가 하나님의 진노를 묵상하고자 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말해주는 확실한 시금석이다(The Attributes of God, p. 77).”
이상 Pink의 주장은 옳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을 진정으로 알고 싶고, 또 하나님에게 알려지고 싶으면, 하나님의 진노가 엄연히 실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지금 즉시 인정할 수 있도록 하여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여야 한다. 』

해설과 비평

지난날에 하나님의 진노가 잘 못 다루어져서, 사람들을 괴롭혔고, 또 사람들이 넌더리나게 싫어하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하나님의 진노에는 우리가 받아야 교훈이 있으니, 그 교훈을 받자고 하였다.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교리에는 어떤 교훈이 들어있는가?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것은, 실제로 지옥이 있어서, 지옥에 형벌하신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이 죄를 싫어하고, 죄를 혐오함을 상징하는(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노아 때의 홍수심판이나, 소돔성의 멸망도 역시 실제로 홍수심판이 있었다던가, 소돔성이 불이 내려 멸망했다는 것이 아니고, 단지 하나님이 죄를 싫어하고, 혐오하심을 상징한 것이라고 하였다.
A. W. Pink의 글을 인용하여,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사상은, 인간에게 세 가지 교훈을 준다고 하였다. 첫째는 인간은 본래 죄를 가벼이 여기고, 죄를 우습게 여기지만,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사상은, 하나님이 죄를 싫어하고 혐오하고 보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죄가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고 하였다. 둘째는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사상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되어, 바른 삶을 살아가게 한다고 하였다. 첫째는 하나님의 진노에서 우리를 건져주신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하나님이 진노하신다는 사상은 하나의 상징으로서 세 가지 교훈을 준다고 하였다.
Packer가 지옥과 내세의 형벌은 부정하였으나, “하나님의 진노”를 하나님이 죄를 싫어하시고, 진노하시는 성품으로 해석하여, 사람들도 죄를 싫어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구원하신 그리스도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함으로서, 경건한 생활을 이끌어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Packer가 믿었든 그리스도는 죽은 후에, 부활했거나, 승천한 일이 없기 때문에, 재림할 일도 없고, 기도해도 응답하지 못하고, 죄를 범해도 형벌하지 못한다. 하나님도 역시 인간을 창조한 일이 없고, 기도해도 응답하지 못하니, 소설과 설화에 등장하는 하나님이고, 이름뿐인 관념의 하나님이다. 달나라까지 다녀온 영악한 현대인이, 아무런 실권 없이, 단지 소설과 설화에 등장하는 관념의 하나님을 두려워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하나님으로는 살인과 강간과 분쟁과 전쟁을 막아내지 못한다.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은 하나님과 성경을 부정하고, 떠났다. 역시 하나님을 부정하고 떠난 20세기의 현대인도,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루는 동안에, 너무나 못 볼 것을 많이 보게 되었고, 핵전쟁이라는 벽에 부딪쳐 한 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그래서 1920년대 이후로, 당시 30대의 젊은이들이 궐기하여 일어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으며, 최후를 맞은 문명을 구해낼 수 있을까? 19세기에서는 정신병자로 내몰렸던 S, Kierkegaard의 책에, 사람들이 갑자기 집중하게 되었다. Kierkegaard(1813-1855)는 불과 12년 동안에 21권의 책을 출판하여, Denmark 사회와 목사들의 타락상을 고발했지만, 당시의 Denmark 사회와 목사들은 그를 정신병자로 취급하였고, 글로서 풍자하여 비웃었고, 그의 책을 사 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1914-18)으로 유럽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본 당시 30대의 젊은이들(Barth, 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hr 형제 등)이 Kierkegaard의 책에서 윤리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간실존(existence of man)이란 씨앗을 발견했다. 이 실존(existence)을 철학에 적용한 것이 실존주의 철학이고, 신학에 적용한 것이 실존주의 신학이며, 이 실존주의 신학이 20세기의 현대신학이 되었고, 이 실존이 모든 현대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의 핵심이다.
그러나 Packer에게서 보았듯이 현대신학은 하나님이나 그리스도에게서 모든 실권을 제거하고 이름만 남겼으니, 어떤 바보가 전혀 실권이 없는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복종하려 하겠는가! 다시 말해서 Packer와 현대신학이 주장하는 대로, 소설이요, 설화(고대소설)요, 신화인 성경의 하나님을 그 누가 따르려 하겠는가?
처음부터 허수아비의 정체를 알아차린 새들은 볏논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몰랐던 새들도, 허수아비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순간에 볏논에 들어간다. Packer가 아무리 하나님의 진노를 좋게 포장하여 강조하여도, ① 유물론을 신봉하는 현대인은 Packer의 하나님에게 관심이 없다. ② 내세형벌을 믿는 신자들 역시 Packer의 불신앙이 들어나면, 즉시 Packer의 신학에서 떠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Packer인지라, 현대신학을 해설하면서도, 현대신학의 정체성을 덮어서 보이지 않게 하려고, 정통신학의 용어와 기법으로 신학을 해설하였기 때문에, 아직도 사람들이 Packer를 청교도 신학자로 대우하며, 그의 신학에 관심을 갖는다. 성경대로 복음을 받고, 구원을 받아, 천국 백성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은 이 시대를 분변하여, 속지 말아야 한다.

Packer의 글은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Packer의 글 중에,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다.” “하나님은 죄를 맹렬히 보응하신다.”는 표현이 있었다. 사람들이 이러한 글을 대할 때에, Packer가 하나님과 지옥을 믿기 때문에, 말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Packer는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았다. 그러면 믿지도 않는 하나님의 심판과, 지옥의 형벌을 어떻게 이렇게 믿는 것처럼 말할 수 있는가? 우리가 앞에서 이미 언급했던 Packer의 글에서, Packer가 성경의 기적을 설화(story, narrative)와 소설(fiction)로 취급한 것을 보았다. Packer는 성경의 기적을 고대의 소설과 설화로 보았기 때문에, 자기도 기적을 말할 때에는 소설과 설화로 말하였다. 소설이나 설화에서는 무엇이든 사실여부나 실재여부와 상관없이 말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므로 기적을 믿지 않는 신학자가 기적을 포함시켜 쓴 글은, 반듯이 고대소설(설화)과 신화의 글로 읽어야 한다.
물론 Packer뿐만 아니라 모든 현대주의 신학자들이, “소설과 설화”로 글을 쓰면서도 “소설과 설화”라고 밝히지 않고 침묵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글의 성격을 모르고 읽는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 신학자가 성경무오를 부정하거나, 기적 한 가지를 부정하면, 그는 반드시 성경 전부를 의심하고 부정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불신과 부정에서는 양적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아무리 작은 “부분부정”도 용납하지 않으며, 아무리 작은 “불신이나, 비판”도 용납하지 않고, 배교로 규정하고 저주하셨다(계22:18-19).

(4)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은?
What of Those Who Reject God?

『 둘째로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보편 구원론자들은 이 항목에서 말한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존재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성경은 다르게 말한다. 이생에서 내려진 결정이 영원히 간다고 한다. 보편구원론자들의 말을 들으면 속겠지만, 성경(갈6:7)은 말하기를 “스스로 속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고 하였다. 이생에서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은 영원히 하나님에게 거부당할 것이다. 보편구원론 자들의 교리는, 배교자들 중에서 유다도 구원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생각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인자는 자기에게 대하여 기록 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다면 제게 좋을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막14:21) 유다도 결국에는 구원받으리라고 생각하셨다면, 어떻게 이런 말씀을 하셨겠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은 영원히 버림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버림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알 수가 있겠는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천국에 대한 적절한 개념을 만들어낼 수 없듯이, 지옥에 대한 적절한 개념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분명히 우리를 위하여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마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명백한 개념은, 십자가를 깊이 생각할 때에 얻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즉 그 아들 안에서 우리들의 죄를 심판하셨고, 예수님은 우리의 악행에 대한 보응을 참아내셨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바라보라. 그리하면 인간의 악행에 대한 하나님의 공정하신 판단이 어떤 형태를 띨 것인지 결국은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악행에 대한 하나님의 공정하신 판단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좋은 것은 다 떠나가고, 박탈당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전에 가졌던 모든 것을 십자가에서 다 잃었다. 다시 말해서, 아버지의 임재와 사랑, 육체적이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복락, 하나님과 피조물을 향유함, 편안과 위로가 넘치는 교제 등 모든 좋은 것들은 다 십자가에서 떠나갔고, 그 빈자리에 오직 고독과 고통과 인간들의 악하고 사악한 살의와, 큰 영적 흑암의 공포가 찾아들었다.
십자가 처형은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처형임으로 그 육적인 고통이 크지만, 그러나 그 육적인 고통은 고통의 시작에 불과했다. 예수님이 겪은 더 큰 고통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매분마다의 정신적인 고통이 영원한 고통 자체일 수 있는 것처럼, 일곱 시간 남짓하여 끝난 고통이 영원한 고통 그 자체였다.
하나님을 배척하는 자들도, 역시 이와 같이 좋은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될 것이니, 영원한 죽음의 개념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십자가를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하나님의 일반은총을 통해서 우리가 누리는 복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 가치를 그것을 빼앗겨 보기 전에는, 우리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건강이나, 좋은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이 주는 우정이나 존대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 가치를 그것들을 상실해 보기 전에는, 우리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지난날에 가치가 있었고, 있을 수 있었고, 선한 것일 수 있는 것들이 다 하나님의 최종 심판 아래에서는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을 갈보리(십자가의 고통)가 보여준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무서운 생각이지만, 그러나 그 실상은 더욱 더 무섭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다면 제게 좋을뻔하였느니라.” 하나님께서는, 십자가 대리 형벌(through penal substitution on the cross)로 성취한 화해가 그렇게도 확실하게 가르쳐주는 교훈을, 우리를 도와 배우게 하신다. 즉 우리 중에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될 수 있고, 끝에 가서 그의 피로 우리의 죄가 덮어질 수 있다. 』

해설과 비평

⑴ 인용문은,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이 당할 운명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Packer가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보자고 하였다. 먼저 보편 구원론자들의 주장과 예수님(성경)의 주장을 대조하였다. 보편구원론 자들은, 누구나 다 구원받으며, 가룟 유다도 구원받았을 것이라고 하니,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에 대하여 더 생각할 것이 없겠지만, 예수님께서 가룟 유다에 대하여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다면 제게 좋을뻔하였느니라”(막14:21)고 말한 것으로 보아서는, 어떤 사람들은 영원히 버림당하는 것이 분명하니, 우리가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버림당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십자가를 묵상하면, “영원히 버림당하는”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므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였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못 박혔을 때에, 무엇을 깨달았는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깨달은 것은, 생전에 누리던 좋은 것은 다 떠나갔고, 매 순간마다 엄습해왔던 육적, 정신적, 영적인 흑암과 공포와 고통이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인간도 하나님을 떠나면, 좋은 것은 다 박탈당하고, 오직 흑암과 고통과 절망이 엄습해온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하나님(율법과 계명)을 떠났을 때에, 엄습해오는 흑암과 실패와 고통이 지옥이고, 인간이 하나님(율법과 계명)께로 돌아와 순종할 때에 찾아드는 빛과 성공과 행복이 천국이라고 하였다.
Packer가 앞에서는, “하나님의 진노”는 지옥형벌이 아니고,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낸다고 하더니, 여기서는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의 운명을 지상생활에서 겪는 실패로 돌렸다. 지상생활의 실패가 Packer가 십자가를 묵상하여 얻어낸 새로운 지옥개념이고, 하나님을 영접한 자들이 지상생활에서 누리는 성공과 행복이 Packer가 십자가를 묵상하여 얻어낸 새로운 천국개념이다. 이처럼 성경에 없는 지옥과 천국의 교리를 시대정신에 맞도록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Packer의 신학이고,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 혹은 신복음주의 신학이다. 복음주의와 신복음주의는 병용한다.
Packer가 앞에서는 성경(빌2:6-8)을 인용하면서, “십자가에 죽으심이라”(even the death of the cross)를 삭제하고, 그 자리에 “일반 범죄자 중 한 사람으로 죽으심이라”(the death he died was the death of a common criminal)로 고쳐 적어서, 기독교의 은혜구원을 행위구원으로 전환하더니, 여기서는 성경이 말하는 지옥개념과 천국개념을 지상생활의 실패와 성공으로 전환하였다. 여하튼 Packer의 신학에는 내세와 영벌이 없으니, 내세에 영존하시는 하나님도 없는 것이다.

⑵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의 비교

Packer가 주장하기를, “하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심판하셨다”(On the cross, God judged our sins in the person of his Son)라고 하였다. 이 구절에서 “심판하셨다”는 용어가 문제다. “심판하셨다”를 보통으로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지만, 이 “심판하셨다”를 십자가와 함께 사용할 때에는, 기독교의 운명이 걸린 사건이 되어진다. 이 구절을 성경대로 말하면, 십자가에서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형벌하셨다”로 하든지, 혹은 “대속하셨다”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형벌(punishment)과 대속(atonement)은 심판한 형량을 집행하는 것이지만, 심판(judgement)은 단지 선악의 판별이기 때문이다. 즉 심판은 형벌이나 대속의 뜻으로는 결코 사용할 수 없는 용어이다.
그러므로 성경대로 말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신 죄와 형량을 십자가에서 형벌하셨고, 대속하셨다”가 되어진다.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대신한 형벌과, 대속이 죄인들을 하나님의 진노와 형벌에서 해방시켜, 영생에 이르게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을 대신한 형벌과, 대속이 은혜구원을 성립시켰다. 그러나 Packer가 주장한 하나님의 심판은, 인간이 그 심판으로 선악을 분별하여, 하나님의 율법을 따르고 순종함으로 받는 행위구원이니, 인간이 이룩한 윤리구원이다.
그러므로 교의학에서는, 성경이 말하는 형벌(punishment)과 대속(atonement)은 은혜구원을 낳지만, Packer가 말하는 심판(judgement)은 행위구원을 낳는다. 우리가 누구나 다 상식으로 알고 있듯이, 은혜구원과 행위구원은 남극과 북극처럼 멀고, 서로가 상극이다. 성경은 할례나 율법을 구원의 조건으로 주장하는 행위구원을 저주하였다(갈1:7-8).
기독교는 2천 년간 내려오면서, 하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형벌하셨고, 대속하신 것으로 받아드렸지만, 현대신학은 하나님의 실재(reality)나 하나님의 형벌을 믿지 않기 때문에, 십자가상의 형벌을 단지 선악을 판별해 주는 심판으로 해석해왔다.
현대인은 물질을 창조하셨거나, 형을 집행하는 하나님을 거부하고, 성령으로 수태했거나. 육체로 부활한 그리스도는 거부하기 때문에, Packer가 현대인도 수용할 수 있는 신을 말하였으니, 그 신이 관념(생각, idea)의 하나님이다. Packer가 관념의 하나님에게서 선악을 판별해주는 심판의 도움을 받아, 윤리신학을 구성해왔다. 그래서 Packer가 형벌(punishment)을 사용하지 않고, 심판(judgement)을 사용한 것이다. 이글 3장, (6)항, “형벌보다 보응이 낳다”에서도, Packer가 형벌 사용을 금하고, 보응 사용을 권장하였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 형벌 사용을 금하고, 보응 사용을 권장한 이유 있다. 첫째는 보응은 인간이 악을 선택한 결과로 온다고 주장할 수가 있이 때문이고, 둘째는 보응은 인간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나님을 거부한 자들이 겪어야 할 영원한 죽음과 지옥형벌이 십자가에서 형벌되었다는 것이, 하나님이 계획하신 구원이지만, Packer는 영원한 죽음과, 지옥형벌을 불신했기 때문에, 형벌을 사용할 수 없었고, 대신 선악을 판별하는 심판(punishment)과, 인간이 선택한 결과로 온다는 보응(retribution)을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Packer와 현대신학은 하나님을 떠난 자들이 지상생활에서 겪을 불행과 고통을, 지옥으로 보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 교훈에 복종하여 누릴 성공과 행복을 구원으로 보았다. 이것이 Packer와 현대신학이 새로 구성한 지옥관이고, 구원관이다.
그러나 이러한 Packer 신학의 구원관은 공염불일 뿐이다. 왜 공염불인가? Packer와 현대신학이 사람들에게 하나님께로 돌아가자고 권하지만, 그 하나님이 상벌을 내리지 못하고, 기도해도 응답하지 못하니, 실권이 없고, 실리가 없는 하나님인데, 지극히 영악해진 현대인이 그런 무익한 하나님께로 돌아갈 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극히 영악해진 현대인이 형벌을 가하지 못하는 신을 두려워할 리가 없으므로, 그 신의 율법과 계명에 복종할 리도 없기 때문이다.

⑶ 인용문에 들어 있는 다음의 문장도, 십자가를 묵상하여 얻어질 행위구원을 해설한 문장임으로, 비록 그 문장이 정통신학의 용어로 쓰였지만, 반드시 현대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Packer가 영원한 죽음과 지옥의 형벌을 “지상생활의 실패”로 해석하였으니, 십자가를 묵상하여 얻어질 구원도 역시 “지상생활의 구원”으로 읽어야 한다. 바로 다음이 그 문제의 문장이다.
『 하나님께서는, 십자가 대리 형벌로 이룩한 화해가,
그렇게도 확실하게 가르쳐주는 이 교훈을, 우리를 도아 배우게 하신다.
즉 우리 중에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될 수 있고,
끝에 가서 그의 피로 우리의 죄가 덮어질 수 있다. 』

“십자가 대리 형벌(penal substitution on the cross)로 이룩한 화해”가 확실한 교훈을 준다고 하였고, 하나님이 우리를 도아 그 교훈을 배우게 하신다고 하였다. 문제는 “십자가 대리 형벌(penal substitution on the cross)로 이룩한” 화해가 준다는 교훈이다. 이 화해가 어떤 교훈을 준다는 것인가? Packer가 이미 십자가 해설에서, 십자가는 심판(judgement)을 의미하며, 심판은 선악의 판별로 지상에서 겪는 지옥의 불행을 가르쳐준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십자가 대리 형벌로 이룩한 화해”의 구절에서, 말한 화해 역시 죄인이 십자가를 묵상하여 깨닫고, 하나님께로 돌아와 갖는다는 화해이니, 이 화해는 십자가에서 지옥고(地獄苦)를 깨달은 자들이 하나님께 돌아와 순종하여 인성을 회복하고, 윤리를 회복함을 뜻한다. Packer는 인성회복과 윤리회복을 화해와 구원으로 보았으니, 결국 기독교에서 은혜구원을 폐기하였고, 행위구원(윤리구원)을 기독교의 구원으로 주장한 것이다.
인용문에서 “우리 중에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주장도, 누구든지 그리스도가 겪었던 십자가의 고통을 진지하게 묵상하면, 구원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그의 피로 우리의 죄가 덮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인간이 십자가를 묵상함으로 깨달아서,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복종하면, 언젠가는 죄가 끊어져 없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십자가 대리 형벌(penal substitution on the cross)로 화해가 성취된다.”는 해설은 정통신학의 형벌 교리나, 대속의 교리와는 무관하다. 하나님의 구원계획은 대속(atonement)으로 은혜구원을 성취하는 것이지만, Packer의 신학은, 죄인들이 십자가를 묵상하여,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깨닫고, 하나님(율법, 계명, 교훈)께로 돌아와 인성과 윤리를 회복하여, 인간이 스스로 행위구원을 쟁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Packer의 구원관은 불교나 유교에서 말하는 행위구원이나, 윤리구원이나, 도덕구원과 동일한 범주의 구원관이기 때문에, 그 구원관의 내용으로 보아서는, Packer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다. 이미 큰 교단과 신학자들(가톨릭, James I. Stott, Billy Graham)이 종교 다원주의를 공식으로 선포한 처지이며, 그 근거와 자료는 필자가 이 책에서 충분이 제시하였다.

(5) 지옥의 실체 (The Reality of Hell)
지옥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What became of Hell?)

“지옥의 실체”에서 다룬 “지옥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에서, Packer가 9페이지의 분량에, 지옥이 주는 교훈을 해설하였다. Packer가 9페이지 분량에 담아낸 해설은 과연 어떤 내용의 해설일까? 교회가 사도 시대부터 사도신경에 담아서 지금까지 2천 년간 착실하게 고백해온 내세(來世)의 지옥인가? 아니면 현대 진보신학이 200년 동안 고백해온 지옥으로서, 인간이 현세(現世)에서 겪는 저주스러운 삶인가?
Packer가 주장하기를, 성경에 지옥에 대한 많은 교훈이 있고, 예수님께서 지옥에 대하여 많은 교훈을 말씀하셨고, 사도들도 지옥에 대하여 많은 교훈을 말하였는데, 지옥에 관한 이 모든 성경교훈은, 내세의 지옥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현세에서 겪는 저주스러운 삶을 말해주는 비유라고 하였다. 즉 예수님과 사도들이 지옥을 비유로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두려운 마음을 일으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결생활로 끌어드리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하였다. 이상이 Packer가 지옥해설에서 말한 전부이다.
이상과 같이, Packer의 신학은, 지옥을 내세와는 차단하였고, 현세의 개념으로 한정하였다. 우리는 앞에서 Packer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스도의 신성 하나만 부정해도 기적은 다 부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처럼 성경 한 절을 의심하여 부정하면, 나머지는 다 의심하여 부정하는 것이다. 사탄의 유혹은 부분부정으로 시작하지만, 부분부정은 반듯이 전체부정으로 나아간다. 그러므로 하나님 자신의 절대와, 말씀하신 진리의 절대를 주장하시는 하나님은, 부분부정자도 구원에서 제외하는 형벌을 내리신다고 하였다(계22:19).

(6) The Language of Punishment
형벌이라는 용어

『 그러나 모든 경건치 못한 자들이 받는다는 영원한 형벌은, 말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진리이다. 그러므로 개념적으로 분명하고, 정서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형벌보다는 보응이란 용어를 더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해서, 내가 말하는 보응은, 다음 시대에서 집행되어질 것이며, 성스럽게 집행될 보응의 과정을 말한다. 내가 왜 이러한 형태의 용어들(this form of words)을 선택하는지 그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

해 설

형벌(punishment)은 말한 들어도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진리이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고 하여, Packer가 정서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는 용어를 찾아 나섰다. Packer가 찾아낸 것은 보응(retribution)이었다. Packer가 형벌이라는 용어를 폐기하는 대신 복응을 택한 이유를 다음 세 가지로 말했다.
첫째, 현대신학은 죄인을 선도하는 것이 목적인데, 형벌은 그 보복적인 성격으로, 하나님을 부도덕적인 분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서, 하나님께 반감을 갖게 하기 때문에, 죄인선도에 역행하지만, 보응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 악행의 결과임으로, 인간에게 도덕적 책임을 느끼게 하여, 인간의 심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보응선택을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므로 나는 형벌이라는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So I think it best not to use the vocabulary of punishment at all.)
둘째, 형벌이라는 용어는 부도덕적인 개념이 강하지만, 보응이란 용어는 도덕적 개념으로 쓰이기 때문에, 보응이라는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셋째, 하나님의 심판은, 인간으로 하여금 선악을 판별하게 하여, 악을 저지하게 하고, 의를 회복하게 하여, 도덕적인 삶을 힘쓰게 하고, 보응 역시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도덕적인 책임의식을 심어주어, 도덕적인 삶을 힘쓰게 하지만, 형벌은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내리는 것이라, 하나님을 부도덕한 분으로 만들며, 또한 선악을 판별하게 하지 못하고, 악을 저지하게 하지 못하니, 앞으로는 형벌을 사용하지 말고, 보응을 사용하자고 하였다

평 가

(1) 형벌(punishment)에 대한 Packer의 해설이, 성경을 기준으로 한 적인가? Packer는 성경을 따르지 않았다. Packer가 해설한 형벌론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Packer가 주장하기를, “형벌은 하나님이 내리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스스로 악행을 선택한 결과로 돌아오는 보응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Packer의 형벌론은, 성서 어디에도 없다. 성서는 그 전부가 “형벌은 하나님이 내리신다.”고 하였다.
창세기 3장에서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형벌을 내리셨다. 창세기 4장에서도, 가인에게 형벌을 내리셨고, 6장에서도, 홍수로 전 인류에게 형벌을 내리셨다. 하나님의 형벌은 지상생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영원하시고, 인간도 영존하기 때문에, 형벌도 영원하다고 성서는 가르친다. 그러므로 Packer의 형벌론은 성서에는 없고, 기독교에는 없는 주장이다. Packer가 하나님의 형벌을 불신하고 부정한 것은, 곧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불신하고 부정한 것이다.
(2) 인용한 문장에 이런 말이 있다. “내가 이러한 형태의 용어들(this form of words)을 선택하는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이 문장에서 Packer가 복수(words)를 사용한 것이 문제다. Packer가 현대신학을 구성하면서, 새로 사용한 용어들은 “보응” 말고도 더 있다는 뜻이다.
그 다른 용어들을 보자. 성서는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 등을 다 기적(miracle)이라고 말했으나, 패커는 성령수태와 육체부활 등을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고, 신비(mystery)라고 하였다. Packer가 왜 기적들을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고, 신비라고 말하였는가? Packer가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즉 많은 사람이 기적이 믿어지지 않아서, 복음을 가까이 하지 못하며, 곤경에 빠지고,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기적들을 신비(mystery)로 취급한다고 하였다.
Packer가 같은 항목 “성육신하신 하나님”에서, 기적들을 신비라 하였고, 동시에 소설과 설화라고도 하였다. 신비와 소설과 설화는 기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앞에서 말한 “이러한 형태의 용어들”은 형벌을 대신하여 사용한 심판, 보응과 함께, 신비, 소설, 설화 등을 지칭한 말이다. Packer가 이 새 용어들을 새 신학구성에 사용하였다. Packer가 새 용어로 쓴 새 신학은, 성서에는 없는 “신복음주의 신학”이었다. 그러나 Packer는 자신의 신학을 “복음주의”라고 하였다. 20세기의 모든 신정통주의 신학자들과 신복음주의 신학자들(Billy Graham, Harold J. Ockenga, James I. Packer, John Stott, C. S. Lewis)은 다 자신의 신학을 “복음주의 신학”이라고 칭하였다.
(3) Packer가 기독교에서 형벌(punishment)을 폐기하고, 그 자리에 심판(judgement)과 보응(retribution)을 끌어드린 것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형벌의 폐기는 동시에 대속(atonement)의 폐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형벌과 대속”은 한 손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이 두 용어는 존폐를 같이한다. 그러므로 형벌(punishment)의 폐기는 곧 대속(atonement)의 폐기를 의미한다. 결국 Packer가 “심판과 보응”을 취하고, “형벌과 대속”을 버렸고, 동시에 “형벌과 대속의 신학”을 “심판과 보응의 신학”으로 전환한 것이다. 더욱 분명해진 것은, “심판과 보응의 신학”이 곧 윤리신학이라는 사실이다. “형벌과 대속의 신학”이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주어지는 은총신학이듯이, “심판과 보응의 신학”은 그리스도의 대속이 없는 윤리신학이다.
바울이 할례를 구원의 조건으로 주장하던 유대주의 신자들을 이교도로 간주한(롬10:3; 갈1:6-8, 5:11) 이유는, 당시 할례주의가 그리스도의 대속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대속을 폐기하려던 할례주의 신자들을 이교도로 본 것이 분명하니, “형벌과 대속”의 은총신학을 윤리신학으로 전환한 “심판과 보응”의 신학이 이교인 것도 분명해졌다. 성서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가 구원에 감격하여 매치는 열매가 윤리이다. 그러므로 성서에서는 윤리를 구원이라고 말하지 아니하며, 윤리를 구원으로 주장하면 이교가 되어진다.

4 장, 보편구원론의 허위
The Untruth of Universalism

(1) 보편구원론의 정의

보편구원론은 “기독교를 거부한 불신자들도 구원에 포함시키는 구원관”이라고, Packer가 정의하였고, 또한 Packer가 보편구원론을 이러한 뜻으로 사용할 뜻을 밝혔다.

「 보편구원론의 주장이나, 소명이나, 위임은 논쟁점이 아니다. 그러나 보편구원론을 받아드릴 전 인류를 속량하는 은혜의 선포가, “어떤 이유로든 이 세상에서 이 메시지를 거부하는 모든 사람들까지도 다 이 은혜의 왕국에 들어갈 것이라”는 희망을 보장하거나 허락하는지, 혹은 그렇지 아니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주 큰 논쟁점이다. 보편구원론이란 용어는 일반적으로, 이 희망을 받아드리는 사람들의 입장을 가리킨다. 여기서 우리는 보편구원론이란 용어를 이런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 』

(2) 자유주의 신학의 보편구원론

「 오늘날 보편구원론은 자유주의 계통의 개신교에서는 보편적으로 지키는 믿음이다 . . .
보편구원론의 교리는 자유주의 신학의 선구자 F. Schleiermacher와 그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켜졌다. 문화적인 낙관주의와, 미래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의 확신에 힘입어, 보편구원론의 정신은 기독교 전체에 널리 퍼져있다.
금세기에 이르러서는 개신교 역사에서 최초로 큰 교파에 속한 신학자들뿐만 아니라, 선교 지도자들까지도 보편구원론 이론을 장려하고 있다.
보편구원론자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승리의 실재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이는 자기들뿐이라고 주장한다. 영원한 상실, 영원한 처벌에 대한 교리를 믿는 모든 형태의 신앙이, 하나님을 실패자로 만든다고, 그들은 말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신앙이 하나님을 악마로 만든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

해설과 비평

보편구원론은, 자유주의 신학이 개발하여 장려해온 구원론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영원한 상실 영원한 처벌에 대한 성경 교리를 믿는 모든 형태의 신앙이, 하나님을 실패자로 만든다고 하였고, 하나님을 악마로 만든다고까지 주장하였다. 그러면 자유주의 신학은 다 옳다는 것인가? 다 옳은 것도 아니지만 다 틀린 것도 아니라 하여, 수정안을 제시하였다.

(3) 보편구원론은 수정이 필요하다.

「 보편구원론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만일 모든 사람이 다 구원 받는다면, 복음전도의 절박성이 사라질 것이고, 다음에는 이웃으로 하여금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려는 방법보다는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가능해지고, 그 다음에는 회개하는 복음을 사회복음으로 바꾸는 것은 지극히 쉬운 일이 되어진다.
이제 이것이 일으키는 문제를 상고해 보자. 전 교회사를 통하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전도와 선교를 위하여 기도에 힘써왔고, 잃어버린 자들을 위해 밤낮으로 하나님께 간구해왔다. 회심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돌이키거나 변경할 수 없이 반드시 다 지옥에 갈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 때문에 기도해왔다. . . 만일 아무도 잃어버린 자가 전혀 없다는 것이 사실이면, 잃어버린 자의 구원을 위한 기도는, 헛일일 것이다.
사람들은 보편구원론이 에덴동산에서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3:4) 했던 사단의 거짓말의 현대적 형태라고 역사적으로 이해하여 왔다. 그러나 세계 인구의 10억 증가에, 어떤 형태로든 기독교의 신앙을 고백을 하는 사람은, 겨우 1/3에 불과하기 때문에, 누구나 거의가 다 보편구원론이 참이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

해설과 비평

확실히 보편구원론에는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보편구원론을 수용하고 나면, 잃어버린 자들을 구원하려는 전도나 기도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애써 노력할 필요성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그러면 보편구원론을 전적으로 폐지하자는 것인가? 보편구원론을 전적으로 폐지할 수만은 없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인구는 10억이 증가하는데, 기독교를 신앙하는 사람은 겨우 1/3에 불과하니, 나머지 6억 6천만 명을 위해서는 보편구원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주의 신학이 발전시킨 보편구원론은 그대로는 수용할 수가 없다하여, Packer가 자기 나름대로 수정한 새로운 보편구원론을 제안하였다.

Packer가 수정한 보편구원론

「 성경이 틀림없이 보편구원론자의 소망에 대하여 말하고 있을 것인데, 그것이 무엇인가? 신자가 죽을 때의 소망에 관해서는 양편 다 어떠한 의문도 없다. 신자들이 앞으로 누릴 영광에 대해서 성경이 그렇게도 기뻐하여 분명하게 말해주는데, 어떻게 의문이 있겠는가? 로마서 8장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에게는 정죄함이 없나니”로 시작하여, “하늘과 땅에 있는 그 무엇도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으리라”로 끝난다. 17절에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한 후사니, 그의 영광에도 동참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의문은,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이 살아가는 자들의 운명에 대한 것이다(엡2:2). 그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로마서의 첫 8장은 그들이 율법 아래 있고, 죄와 진노와 사망 아래 있다고 선언한다. . . 죄와 진노 아래 있는 자들은 역시 사망 아래 있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롬8:6).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롬8:13).
위의 두 구절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즉 성경은 사망이 존재의 끝이라고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다. 도리어 하나님께서 인간이 살도록 만드신 생명이 필수적인 것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계속 존재하는 것이 사망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사람이 현재도 죽어 있고, 후에는 더 깊은 뜻에서 죽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강력하고 확실한 영원한 교리로 보이는 형벌교리를 계속 발전시켜 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
형벌(punishment)이라는 말은 이 운명을 “판결하는 분”이 왕이시며 심판자이신 예수님 자신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반면에, 형벌은 모든 경우에 있어서 사실상 인간에 의하여 선택되어졌음을 우리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비록 복음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계시에 의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빛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고, 인류는 이 빛을 환영하여 이 빛으로 나아오는 자들과, 어두움을 좋아하여 이 빛을 증오하고 피하는 자들로 나누어진다고, 요한은 말하고 있다(요1:4-5,9; 3:16-21).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이교도들에게 있어서도 심판의 날은, 그들이 선택한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모든 경우에 있어서, 비록 그들이 하나님 없는 삶을 종교라는 형태로 포장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항상 마음으로 진정 바라고 있는 삶은, 사실상 하나님 없는 삶이다. 」

해설과 비평

(1) “신자들이 앞으로 누릴 영광”은 성경이 분명하게 말해주기 때문에, 의문이 없지만,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불신자들(엡2:2)의 구원이 문제라고 하였다. 그런데, 성서가 틀림없이 보편구원론에 대하여 말하고 있을 것이라고 서두를 꺼내고, 성서에서 자기 스스로 구상한 보편구원론을 풀어냈다. 그러나 성서에는 Packer가 구상한 보편구원론은 없다. 성서에 없는 것을 Packer가 억지로 구상하여 풀어낸 것이다. 독자들은 Packer의 글을 숙독해야 한다.
Packer가 제시한 보편구원론의 교리들을 필자가 5 항목으로 정리해 보았다. 막상 정리하고 보니, 성경이 말하는 사망, 형벌, 심판, 내세는 삭제하였고, 인간이 빛을 등지고, 어두움을 선택한 결과로, 인간이 지상에서 겪는 불행한 삶을 가리켜 사망, 형벌, 심판이라고 하였다.

ⓐ 사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고, 지상에서 겪는 불행한 삶의 연속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 형벌은 죄에 내려지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운명을 판결하는 분이 예수님이심을 의미하고,
ⓒ 형벌은 하나님이 내린 형벌이 아니고, 인간이 어둠을 선택한 결과(보응)임을 의미한다.
ⓓ 심판도 최후의 불 심판이 아니고, 인간이 선택한, 하나님 없는 삶을 의미한다.
ⓔ 구원도 대속(atonement)과는 무관하고, 인간이 빛으로 돌아와 빛 안에서 사는 것이다.

(2) Packer의 보편구원론에서는, 하나님이 죄인에게 형을 집행하는 권한이 없다, 죄인을 용서하여 구원하는 권한도 없다. 예수의 역할 역시 심판자로서 선악을 판별하여주어, 인간이 스스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선택하게 가르치는 스승의 역할뿐이다. 그러므로 구원은, 죄인이 예수님에게 배워서, 인간 스스로 어둠을 거부하고, 빛을 선택하여, 빛을 따라 사는 것을 말한다. 이상이 Packer가 구상하여, 성서에서 억지로 해석해낸 보편구원론이다.
Packer가 이미 앞에서 성령수태와, 십자가의 대속과, 육체부활을 부정하였고, 예수의 역할론에서는, 죄를 대속(atonement)하는 권한과, 형벌 집행권을 부정하였다. 세상의 법관도 판결 권과 함께 형 집행권까지 갖기 때문에, 법이 효력을 갖는 것인데, Packer의 하나님은 선악을 판결할 뿐이고, 어떤 포상과 형벌도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판결이 단지 사랑방이나 빨래터에서 행해지는 담론판결로 그친다. 사랑방에서 행해지는 담론판결은, 판결뿐이고 형 집행이 없다.
Packer의 신학에서는, 인간이 망하는 것이나 흥하는 것이 다 하나님과는 무관하다. 인간이 망하는 것은, 인간이 어둠을 선택한 결과이고, 인간이 흥하는 것은 인간이 빛을 선택한 결과이다. 이것이 Packer가 새로 구성한 구원관이고, 형벌관이다. Packer의 신학에서는 모든 권한이 인간에게 있고, 하나님에게 없으니, 하나님은 이름뿐이다.

(3) Packer가 주장한 보편구원론은, 20세기의 모든 현대신학이 일반적으로 주장하는 구원론이다. 20세기에 활동한 모든 진보신학은,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을 형벌하던 권한을 하나님에게서 빼앗아 인간이 차지하였다. 현대의 진보신학은 그 어느 항목이든, 하나님의 이름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해설하지만, 그 역할 론에서는 하나님과 예수는 어떤 권한도 없고, 인간이 모든 결정권을 갖는다. 즉 망하는 것이나, 흥하는 것이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Packer를 기독교를 자유주의 신학에서 회생시킨 신학자로 알고 있으며, 청교도 신학자로 알고 있다. 그만큼 20세기의 현대신학은 자기를 은폐하는 포장술에 능한 것이다.

(4) 이상과 같이, 선행자를 포상하지 못하고, 악행자를 형벌하지 못하는 Packer의 하나님은 전혀 실권은 없고 이름뿐인 관념(idea-생각)의 하나님이니, 소설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하나님이다. 그래서 Packer가 앞에서 해설한 글에서, 성령수태를 가장 환상적인 소설(fantastic fiction)이라 하였고, 이해할 수 없는 신비(mystery)라 하였고, 구약과 신약에 나오는 수많은 심판사례들을 열거한 후에 말하기를, 모든 심판사례들은 다 설화(전설과 신화가 섞여 쓰인 고대소설)라고 하였다. Packer가 성경에 나오는 심판사례들을 가리켜 소설(fiction), 신비(mystery), 설화(story-geschichte)라고 말한 것은, 성서가, 신을 주제로 하여 꾸며진 전설(legend)이나 신화(myth)라는 뜻이니. 성서가 실화(nonfiction)도 아니고, 역사(history)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Packer의 하나님은 이름뿐이고, 실재하지 않는 하나님이다. 바르트가 33세(1919)에 출판한 로마서 강해서를 출발점으로 하여, 현대신학이 신의 실체(existence)를 불신하고, 신의 이름만 사용해왔다. Barth가 말한 설화(geschichte)의 하나님이 그렇고, Kierkegaard가 말한 역설(paradox)의 하나님이 그렇고, Hegel이 말한 관념(idea)의 하나님이 그렇고, Bultmann이 말한 비신화화한(to demythologize) 하나님이 그렇고, 김세윤이 말한 은유(metaphor)의 하나님이 그렇다. 이 신학자들이 말한 하나님은, 다 이름뿐이고, 허구개념이요, 실체가 없는 그림이었다.
필자가 본서에서 해설한 목사들과 신학자들(Billy Graham, Harold J. Ockenga, James I. Packer, John Stott, Carl Henry, Edward J. Carnell, 김세윤 등)은 다 이름뿐인 허구개념의 하나님, 실체가 없는 그림의 하나님을 전하였다. 현재 성행중인 열린 예배가 사도신경을 삭제하여 폐기한 것도, 이 신학자들을 따라가는 행태이다. 사도신경의 폐기로, 열린 예배에는 사랑만 있고, 지옥형벌과 내세의 영생이 없고, 최후 불심판도 없다.
이처럼 사도신경을 삭제하는 열린 예배가 보편화되어가는 것은, 기적과 초자연을 믿는 정통신학과 기적과 초자연을 거부하는 현대신학의 투쟁에서 현대신학 쪽의 승리를 뜻한다. 이전에는 책에서나 초자연을 부정하였으나, 지금은 예배에서까지 초자연을 부정하는 것이다. 초자연을 부정하는 신학은 영국에서 Edward Herbert(1538-1648)에 의해 일어난 이신론(理神論)을 시작으로 보며, 역시 영국에서 Charles Darwin이 발표한(1859) 진화론으로 강화되었고, 독일에서 부흥한 고등비평으로 완성되었고, 신정통주의 신학과 신복음주의 신학의 활동을 힘입어, 세계에 환산 되었다. 지금은 기독교와 종교들이 일체의 기적과 초자연을 거부하는 다원주의(多元主義)를 지향함으로서, 기적과 초자연을 거부하는 현대신학이 완승단계에 와 있다.
기적과 초자연을 거부하는 자유주의 신학이 유럽에서 미국에 상륙하여 세계로 확산되었다. 자유주의 신학이 19세기에 미국에 상육 하여 확산 중에 있을 때에, Princeton신학교 교수, John G. Machen이 1923년에 “기독교와 자유주의”를 발표하였고, 미국장로교(PCUSA)는 같은 해(1923)에. 기적과 초자연(동정녀탄생, 대속의 죽음,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성경무오설)을 고백하는 자에 한해서 목사안수 하기로 결의함으로서, 자유주의 신학은 미국에서 살아지는 듯 했으나,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오번 선언문(Auburn Affirmation)을 미국장로교(PCUSA)가 1926년에 수용하고, 프린스턴 신학교가 1929년에 수용함으로서, 자유주의가 미국에서 크게 세력을 얻었다. 그러므로 80년이 지난 오늘의 예배순서에서 사도신경을 삭제하여, 예배에서 기적을 폐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 장로교(PCUSA)가 고백한「1967년 신앙고백」과, 같은 장로교(PCUSA)가 남장로교와 통합하면서 고백한「간추린 신앙고백, 1983」이 초자연을 완전히 삭제하였으니, 사도신경을 예배에서 삭제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4) 연옥설은 허위다.
제2의 기회는 없다.

Packer는 내세를 믿지 않았으니, 연옥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7 페이지의 지면으로 성경 구절을 하나하나 풀이하여 연옥이 없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왜 Packer가 믿지도 않는 연옥설에 열을 내는가? 최후에는 누구나 다 구원받을 것이라는 연옥설이 사람들로 하여금 긴장을 풀게 하여, 타락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Packer가 내세의 지옥과 천국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사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므로, 순교하면서까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킬 리가 없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현대신학이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덮으려고, 좀처럼 자기의 정체를 들어 내지 않으며, 좀처럼 정통주의 신학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교회와 신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지옥과 천국을 믿는 사람들이고, 지옥과 천국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은 여간해서 교회를 찾지 않으며, 신학교 입학은 더욱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은 최대한 정통주의 신학의 용어와 기법으로 신학을 해설하여,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현대신학 안에 머물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유행을 타고 있는 사이비 영성운동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옥과 천국을 믿지 않는 목사들이 삭막해가는 교회를 살려서 보존해보려고, 영성운동과 열린 예배를 개발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성령은, 그리스도가 남자 없이 수태하게 하고, 육체가 부활하게 하신 성령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하나님이나 그리스도가 이름뿐이듯이 성령도 이름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성령이나 영성은 단지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운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열린 예배에서는 만물창조, 성령수태,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육체부활과, 영생을 등이 들어있는 사도신경을 배제한다.
열린 예배가 사용하는 찬송가 가사를 보라. 하나같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만을 노래하고, 임박한 재림과 육체부활과 내세와 영생이 없으며, 징계와 채찍과 형벌이 없다. 이런 항목이 들어있는 이전 찬송도 열린 예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는 동기가 무엇인가? 기적신앙을 거부하는 진화론자들을 교인으로 수용하고자 함이다.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곽선희 목사에게 세례 받은 서울 소망교회 교인들을 생각해 보라. 그리스도의 육체부활 부정은 내세와 영생을 부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망교회는 세계적인 교회가 되지 않았는가!
지옥과 형벌과 내세가 없는 열린 예배만으로는 참 영성은 살아나지 않는다. 참 영성은 지옥에 갈 자가 천국에 가는 구원에 감격하여 큰 기쁨을 안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세의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여,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순교하면서까지 지켜서, 성화를 입고, 형제를 사랑하여 우애하며 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원의 감격이 없고, 순교하기까지의 자기부정과 자기희생과 순종이 따르지 아니하면, 영성이 죽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복음성가로 일어나는 일시적인 감성이나 흥분은 참 영성이 아니다. 이런 일시적인 감성이나 흥분은, 음악감상이나, 미술감상이나, 문학작품의 감상으로도 일어난다. 하나님의 요청은 순교해서라도 하나님에게 순종하라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참 성도들이 말세에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지키다가 순교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참 영성이다.
참 경건과 영성은 오직 하나님을 경외할 때에만 일어나기 때문에, 육체부활과 내세를 저버린 하나님사랑, 이웃사랑만으로는 결코 참 영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육체부활과 내세의 영생을 믿지 않는 K. Barth, C. S. Lewis, Billy Graham, John Stott, James I. Packer, 김세운, 곽선희 등의 신학으로는 참 영성이 일어날 수 없다.
교통법규를 보라. 속도위반, 정지신호 위반, 주차위반, 음주운전 등의 법규에 벌칙이 없다면, 교통법규를 지킬 사람이 몇 %나 될까! 아마 교통대란이 자주 발생할 것이고, 술 먹고 아편한 상태로 운전하는 미친 운전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로 병원이 초만원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신성(성령수태, 육체부활)과 성도의 육체부활과 최후의 불 심판 등이 들어있는 사도신경의 삭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예배에서 사도신경의 폐기는 곧 교회에서의 하나님추방과 같다.

인간은 이생이 끝이고, 내세가 없다.

『 하나님께서 물으실 것이다. “네가 나 없이 존재하기를 선택했느냐? 그랬다면, 너는 나 없이 존재할 것이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분리하여 살 것을 선택하였는가? 예수님께서는 저 세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실 것이다. “나를 떠나라. 너는 네가 선택한 그 분리를 얻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이, 이것이 심판과 지옥에 대한 성경 교리의 핵심이다. 영원한 운명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다.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6:2). 그러므로 보통구원론자의 주장이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근거 없는 허위로 보아, 반드시 폐기해야 할 것이다.
한 세기 전에 James Denney는 이렇게 말했다. “이생이 주는 기회를 내가 상실한다 할지라도, 내게는 언제나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아니할 것이므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는 말하지 아니할 것이다.” 자기 자신이 받아드리지 못할 희망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무책임한 짓(cynicism)이다. 확실히 생각이 깊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에게는, Denney의 주장이 반드시 이 주제에 대한 마지막 결론이 되어질 것이다. 』

해설과 비평

이 인용문은, Packer가 연옥설(a second chance) 해설의 결론으로 말한 것임을, 인용문장 끝에서 말하였다. 먼저 심판과 지옥에 대한 성경 교리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 하나님께서 물으실 것이다. “네가 나 없이 존재하기를 선택했느냐? 그랬다면, 너는 나 없이 존재할 것이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분리하여 살 것을 선택하였는가? 예수님께서는 저 세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실 것이다. “나를 떠나라. 너는 네가 선택한 그 분리를 얻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이, 이것이 심판과 지옥에 대한 성경 교리의 핵심이다. 」

이렇게 심판과 지옥에 대한 성경 교리의 핵심을 말한 후에, “저 세상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 성경의 교훈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질 것을 말한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저 세상에서 모든 인간이 구원받을 것이라”는 보통구원론자의 주장은 허위이니 폐기해 마땅하다고 하였다.
「 영원한 운명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다(Eternal destinies are made in this life).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호6:2) 그러므로 보통구원론자의 주장이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근거 없는 어휘로 보아 반드시 폐기해야 할 것이다. 」

이렇게 결론을 짓고도 안심이 안 되었던지, Packer 자신이 주장했던 지옥에 대한 해설은 어디까지나 현세(現世)에 관하여 말한 것이고, 내세(來世)와는 무관함을 다짐하기 위해서, James Denney 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폈다. James Denney가, 자신이 믿지 않는 내세를 남에게 권하는 것은 무책침한 짓이고, 몹쓸 짓이라고, 하였으니, Packer 역시 자신이 믿지 않는 저 세상의 지옥을 말할 리가 없으므로, 독자들은 안심하라는 뜻을 다음과 같이 내비쳤다.
『 한 세기 전에 James Denney는 이렇게 말했다. “이생이 주는 기회를 내가 상실한다 할지라도, 내게는 언제나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아니할 것이므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는 말하지 아니할 것이다.” 자기 자신이 받아드리지 못할 희망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무책임한 짓(cynicism)이다. 확실히 생각이 깊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에게는, Denney의 주장이 반드시 이 주제에 대한 마지막 결론이 되어질 것이다. 』

5 장, 그리스도의 승천, 우리의 소망
His Ascension, Our Future Hope

이 글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승천과, 우리의 소망이다. 첫째로 그리스도의 승천은, 부활한 육체가 하늘로 승천이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승진을 의미한다고 하였고, 그리스도의 승진은, 그리스도가 살았을 때보다 죽은 다음에 더 영화로워지고, 더 존귀하여지고, 더 권세 있는 자가 되어졌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우리의 소망은, 우리가 지상생활서, 하나님의 빛과 율법을 좇아 정의롭게 살아가는 삶이라고 하였다.

(1) 성육신과 신비, Incarnation and Mystery

『 본래 성육신이 신비였듯이, 부활과 승천도 신비(mystry)에 속한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성자의 육신에 어떤 즉각적인 변화들을 가져왔을까? 지속성이 분명하였다. 즉 소생한 주님은 전과 동일한 모습이었고, 동일한 음성이었으며, 살과 뼈가 있었고, 음식을 먹었으며(눅24:39-43), 제자들이 만지거나 잡을 수 있었다(마28:9; 요20:27). 그러나 변화 역시 분명하였다. 소생한 주님은 알 수 없는 곳으로 살아지거나 나타나셨고, 심지어 문이 잠긴 채, 드나드셨다(눅24:31, 36; 요20:19,26).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몸이 부활의 순간에 비물질로 변하여, 볼 수 없게 되었다가, 부활 한 몸으로 다시 나타날 때마다, 어떤 방법인지 모르지만, 다시 물질이 되었다고 추측한다. 이 추측은 분명히 성경의 증거를 지나쳐 가는 것이며,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주님의 부활이, 가시적이고 물질적이고 물리적인 유기체의 향상된 능력들을 수반한 소생으로서의 부활이고, 이 소생은 구주께서 전과 같은 몸으로 아버지의 보좌로 승천하실 때에 입을 더 낳은 변화에 꼭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차라리 더 온전하고, 더 건전한 생각일 것이다.
정확히 말해서 승천 시에, 예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승천에 대한 제자들의 인식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명을 맞기시고, 축복하신 다음에(눅24:50; 행1:8), 구름이 내려왔고, 예수님께서 하늘을 쳐다보는 제자들을 남겨 두고 구름 속으로 올라가셨다(행1:9-10). 이 위로 올라가심은 성부께서 성자를 이 세상에서 본향으로 데려가심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에서 사람들의 승진에 대하여 말하는 것과 같이, 성부께서 성자를 새로운 품위로 높이신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승천은 그리스도의 승진을 의미한다. 이것은 마치 성자께서 타지에 나가 큰 이익을 남기고, 이제 승진발령을 받고자 본사로 호출을 받은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

해설과 비평

(1) Packer가 제시한 글 제목이나, 글 내용은 분명히 “그리스도의 승천과, 미래의 소망”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승천이나 미래의 소망”과는 무관한 “성육신과 신비”를 제목으로 내걸었다. 참으로 이상하지 않는가? “그리스도의 승천과 미래의 소망”을 말해야 할 자리에서, 왜 갑자기 “성육신과 신비”를 소제목으로 내걸었는가?
인용문 초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육신이 신비였듯이, 부활과 승천도 신비에 속한다고 주장하려고, “성육신과 신비”(Incarnation and Mystery)를 소제목으로 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기적으로 믿는 정통신학을 배격하고, 반대로 현대신학을 따라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신비(mystery)로 다룰 뜻을 내비친 것이다.
성서대로 말하면, 성령수태가 기적인 것처럼, 육체부활과 승천이 다 기적이 분명한데, 왜 기적을 기적으로 다루지 않고, 신비로 다루자는 것인가? Packer가 기적들을 신비로 취급함으로서 자신의 기적 불신(不信)을 덮어서, 기적을 실화(nonfiction)로 믿는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Packer의 곁을 떠나지 않게 하려함이었다. 만일 Packer가 성령수태가 기적이 아니고 신비였듯이, 육체부활과 승천이 기적이 아니고 신비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면, 육체부활과 육체의 승천을 실화(nonfiction)로 믿는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즉시 그의 곁을 떠났을 것이다.

(2) “성령수태가 신비였듯이 부활과 승천이 신비라 함”은, 신비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여 인간이 이해할 수 없으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죽어서 장사 지낸 바 되어 모든 것이 끝났는데, 다시 소생하여, 제자들과 함께 먹고, 담소하고, 만졌다고 하니 신비라고 하였다. 이뿐인가! 더 놀라운 것은, 죽어 장사지낸 자가 다시 소생하여, 갑자기 나타났고, 문이 닫힌 채로 방을 드나들었다고 하니, 더욱 신비로워 이해할 수 없고, 더욱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Packer는 인용문에서 다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육체부활을 단호히 부정하였다.
첫째, 육체부활은 제자들의 추측일 뿐이다.
둘째, 육체부활은 성경의 증거를 지나쳐 가는 것이다.
셋째, 육체부활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육체부활을 불신하고,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신학이나 Packer에게는, 그리스도는 확실히 죽고 장사 지냄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임으로, 육체부활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서, 성경이 가르치는 부활이 아니고, 다만 제자들의 추측일 뿐이며, 육체부활은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보았다.

(3) Packer가 부활과 승천을 기적으로는 부정했으나, 신비로 취급하여, 교훈을 받아냈다. 어떤 교훈을 받아냈는가? 그리스도의 승천은, 그리스도의 승진을 의미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은, 승진할 품위에 어울리는 신변의 변화를 주었다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그리스도의 신변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 그리스도의 부활이 그리스도의 신변에 준 변화는, 높은 품위와, 높은 덕망과, 높은 신분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Packer가 성육신 해설에서도, 성육신을 신비 혹은 환상적인 소설이라 함으로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여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았듯이,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도 신비로 취급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취급한 것이다. 따라서 Packer가 “성육신”을 신비(mystery)와 환상적인 소설(fantastic fiction)로 취급하여, 나사렛 예수가“참 하나님 같은 참 인간을 뜻한다고 하였듯이, “부활과 승천”도 신비와 환상적인 소설로 취급하여, “부활과 승천”이 높은 품위와, 높은 신분과 권세로 승진하고, 등극한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예수는 죽고 장사지냄으로 끝났지만, 죽은 후에 그의 훌륭했던 교훈과 주장과 삶이 사람들의 정신 속에 살아나서, 사람들을 훌륭하게 변화시켜 왔고, 인류 역사를 변화시켜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예수는 모든 종교를 창시했던 사람들과 같이 보통 사람이고, 훌륭했던 스승이고, 인류의 모본이고, 윤리적인 모델이라는 뜻이다.

구름 속으로 퇴장함에 대한 해석

「 예수님의 몸이 구름 속으로 퇴장한 것을 우리가 어떻게 말해야 옳은가? 예수께서 “동정녀(숫처녀)의 탄생”으로 세상에 오셨던 것과 같이, “구름 속으로의 퇴장”도 확실히 하나님께서 창조의 능력을 행하신 독특한 기적이었다. 그러면 이 구름 속으로의 퇴장은 어떤 성격의 기적이었는가? 우리가 예수님을, 여러 광년의 먼 거리를 순식간에 비행한 최초의 우주 여행자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도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로는, 우리를 제한하고 있는 3차원의 공간이 더 이상 예수님을 제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구름 속으로 퇴장한 뜻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C. S. Lewis가 성자의 승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관중의 갈채에 답례한 다음, 무대 휘장의 접혀진 주름 사이로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는 배우처럼 (실제로는 두 개의 휘장 틈새로 들어가는 것이지만), 성자께서 우주 공간의 틈새로 물러나신 것이다.” 」

해설과 평가

“구름 속으로 퇴장함에”에 대한 해설

처녀탄생이 기적이었듯이, 구름 속으로의 퇴장도 기적이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처녀탄생이 신비였듯이 구름 속으로의 퇴장도 신비였으니, 처녀탄생을 신비로 풀어 교훈을 받았듯이 구름 속으로의 퇴장도 신비로 풀어서, 교훈을 받아내야 한다고 하였다.

ⓐ 구름 속으로 퇴장한 신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먼저 잘못된 해석을 지적하였다. 우리가 예수님을 “여러 광년의 먼 거리를 순식간에 비행한 최초의 우주 여행자”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예수님이 육체로 부활하여, 여러 광년의 먼 거리를 순식간에 달려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간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Packer는 정통신학이 믿어 온 것처럼 믿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결국 Packer가 예수님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의 기적을 부정했듯이, 육체로 승천하신 기적도 부정한 것이다.

ⓑ 그러면 Packer가 “예수님이 구름 속으로 퇴장한 기적”의 신비로움을 무슨 뜻으로 풀었는가? 배우가 극장에서 박수갈채를 보내는 관중에게 절을 하고, 무대 뒤로 살아진 후에도, 계속 박수갈채를 받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일이다. Packer는 예수님이 구름 속으로 퇴장한 것을, 이러한 배우에게 비교하였다. 배우는 휘장 뒤로 살아졌지만, 없어진 것이 아니고, 휘장 뒤에 있어서 계속 박수갈채를 받듯이, 예수도 죽고 장사 되어, 시간과 공간을 의미하는 1,2차원의 세계에서는 살아졌지만, 3차원의 세계 곧 따르는 무리의 마음과 정신 속에는 살아 있어서, 2천년 동안 박수갈채를 받아왔고, 인류와 역사를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Packer가 인용문에서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로는, 우리를 제한하고 있는 3차원의 공간이 더 이상 예수님을 제한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보통 인간은 1, 2차원의 시공간(視空間)에 속하여 살다가 죽으면, 인간의 기억에서 살아져 끝나지만, 예수님은 죽어서 1, 2 차원의 시공간을 벗어난 후에도, 그의 교훈과 삶이 너무나도 훌륭하여, 3차원의 세계 즉 무리의 정신 속에 살아있어서, 2천년동안 박수갈채를 받아왔다는 뜻이다.

Packer의 해설에 대한 평가

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Packer에게는, 앞에서 이미 들어났듯이 “그리스도의 활동을 기록한 성서”는 소설(fiction)이고, 설화(story)이고, 신비(mystery)일 뿐이다.
우리가 승천에 대한 Packer의 해설을 읽고 나니, 우리에게 한 가지 큰 의문이 남는다. 즉 다른 사람은 몰라도, Packer만은 청교도적 개혁주의를 변호한 신학자라고 우리 모두가 철석같이 믿어왔는데, “Packer가 기독교에서 이토록 초자연을 철저히 제거한 것”은 큰 의문이 아닐 수 없다. Packer의 이야기는, 신학생들과 신학자들에게 너무나 뜻밖의 사건이고, 청청 벽력같은 사건이다. 이 큰 의문을 어떻게 풀 것인가?
그 해답은 영국의 사상적인 토양에서 찾아야 한다. 하나님을 배척한 계몽주의 사상가들(J. Locke, F. Bacon, Sir Isaac Newton, David Newton)이 17, 18세기에 영국에서 일어났고, 역시 하나님을 배척한 자연신론이 17, 18세기에 영국에서 일어났고, 세계를 유물론으로 물들인 “종의 기원”을 1859년에 발표한 자가 역시 영국인 Charles Darwin이었고, 신학에서 일체의 기적들을 씻어내 폐기한 분석철학이 20세기 초에 독일과 함께 영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② 결국 Packer에게는 예수님이 몸으로 부활한 일도 없고, 몸으로 승천한 일도 없으니, 하늘에서 몸으로 다시 오실 일은 더욱 없다. Packer가 예수에게서 초자연과 내세를 단절하고, 그리스도에게 인성과 현세와 윤리만 남겼다. 즉 기독교를 보편적인 도덕종교로 전환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신성이 없는 보통 인간으로 보는 것은, 모든 현대신학이 공통으로 주장해온 신앙고백이다. 20세기에 각광을 받으며 우뚝 솟았던 모든 현대의 신학들(자유주의, 복음주의, 사회복음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은 다 그 명칭들이 다르지만, 그리스도를 신성이 없는 보통 인간으로 보는 것은 동일하였다.
필자가 현대신학에 복음주의를 포함시키는 것을 보고,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서로 다른 명칭으로 호칭하지만, 그들 자신은 자신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 결코 필자가 명기한 명칭들을 사용하지 않고, 반듯이 복음주의를 동일하게 사용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가 복음주의를 현대신학에 포함시킨 것이다.

(2) 그리스도의 통치와 중보 (reign and Intercession)

다음은, 그리스도의 통치와 중보에 대한 Packer의 해설이다.

『 현재 예수님의 천국 생활과 함께 지상에서 살고가신 고귀한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는, 예수님께서 과거에 이 땅에 계셨을 때와 같이, 천국에서도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예수께서 승천하여 천국에 가셨기 때문에, 우리도 확실히 천국에 갈 소망을 갖는다. 예수님은 이 소망에 대하여 절대적이셨고, 신약성경도 이 소망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님은 기도하셨다. “아버지여 내게 주신 자도 나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어 나의 영광을 보게 하여 주옵소서!” 요한은 선포하였다. “그가 나타내심이 되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계신 그대로 볼 것을 인함이니.” (1 John 3:2).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고귀한 말씀으로 선포된 보호언약 때문에, 내세가 반드시 최고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성경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23:1)라고 하였고, “이는 보좌 가운데 계신 어린양이 저희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저희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실 것임이로다”(계7:17)라고 하였다. 이 소망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기쁨을 주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죽음을 향해 담대히 나아가게 한다. 이 죽음에 대한 담대한 태도는, 기독교 신자들에게만 있는 것이고, 서구 사회에서 흔히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

해설과 평가

중보의 뜻

예수께서 천국에 들어가셔서, 중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천국에 갈 소망을 갖고 있으며, 이 천국에 갈 소망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기뻐하며, 죽음을 향해 담대히 나아간다고 하였고, 죽음에 대한 담대한 태도는 서구사회에서는 볼 수 없고, 기독교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이 해설을 읽고 놀라지 아니할 수 없다. 앞에서 읽었던 Packer의 신학에는, 내세의 지옥과 천국이 없었고, 예수님의 성령수태와 육체의 부활이 없었고, 육체의 승천도 없었으니, 하늘 보좌의 중보도 없어야 하지만, 여기 그리스도의 통치와 중보에서는 Packer가 마치 내세와 천국을 믿는 것처럼 글을 썼다. 이러한 Packer의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참으로 당혹스러워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Packer는 는 현대신학을 해설하였는데, 독자들이 정통신학으로 읽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어 혼란스러운 것이다. 기적을 믿지 않는 Packer가 성서의 기적을 소설이라고 말했으면, Packer에게는 성서의 기적이 끝까지 소설이다. Packer의 신학에서는 성서를 소설(fiction)이나 설화(story)로 보는 것이 전제(presupposition)이므로, Packer가 기적을 어떻게 말하든 그 내용은 다 소설이나 설화의 범주에 든다. 독자들은 이러한 원칙을 명심하고, Packer의 글을 읽어야 한다.

비평

물론 육체의 부활과 내세의 영생을 믿는 정통신학의 신자들에게는, 천국의 중보가 위로가 되고, 죽음 앞에서도 담대함을 갖게 하지만, Packer처럼 육체의 부활과 내세의 영생을 믿지 않고, 천국의 중보를 소설(fiction)이나 설화(고대소설)로 보는 자들에게는, 천국중보가 어떤 기쁨도 주지 못하고, 죽음 앞에서 담대함을 갖게 하지 못할 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일이다.
실제로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교회를 찾지도 않고, 신학교를 찾지도 않는데, 어떻게 소설(fiction)인 기적의 중보 때문에 위로를 받으며, 죽음 앞에서 담대하여지겠는가? 현대에서도 신학교를 찾고, 교회를 찾는 사람들은 기적과 내세를 믿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기적의 중보를 믿고 설교하는 교회들은 지금도 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설교에서 기적을 버린 교회들은 문을 닫는 실정이다. 영국, 유럽이 그렇고, 미국과 한국에서도 교회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Packer나 현대주의 신학자들이, 사람들을 끌기 위하여, 기적을 불신하는 자기들의 정체성을 가려 책을 쓰고 설교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Packer가 fiction이나 story를 사용할 때에는, 의심받지 아니할 장소에서, 조심하여 살짝 내비치는 정도로 언급하고, 직설적으로 들어내 주장하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독자들과 교인들을 안심시켜, 신학교와 교회에 출석하게 하고, 책을 읽게 한다. 만일 Packer가 기적의 중보를 불신하고, 내세와 영생을 불신함을 노골적으로 주장했거나, 그가 말한 중보가 소설(fiction)이나 설화(story)임을 노골적으로 주장했다면, 사람들이 Packer를 청교도적인 신학자로 대우할 리가 없었을 것이고, 도리어 떠났을 것이다.
내세를 믿지 않고, 기적의 중보를 믿지 않고, 기도응답을 믿지 않는 진보주의 신학을 품은 교회들도 예배순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외치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또한 열린 예배를 통하여, 영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육체부활과, 내세의 지옥과, 영생을 말하지 않고, 다만 사랑과 정의와 화해만을 말하는 열린 예배로는 참 영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욕망을 억제하고, 목숨까지 희생하며 순종하는 결단하는 영성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도신경을 배제하고, 열린 음악만으로 얻어지는 감성은 일시적인 감성이고, 자리를 뜨면 즉시 없어지는 감성이다.
요즈음, 열린 예배가 복음성가로서 영성을 살려내려 하지만, 열린 예배가 사도신경(만물창조, 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십자가의 대속, 육체부활, 승천과, 재림, 우리의 부활, 최후심판, 천국의 영생)을 폐기하였으니,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영성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통신학을 지켜온 보수교회들도 영문을 모른 채 열린 예배에서는 반드시 사도신경을 배제하고 있다.
예배에서 왜 사도신경을 배제하는가? 열린 예배가 사도신경을 배제하는 것으로 보아, 사도신경이 내포한 10 가지 기적을 예배에서 배제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복음성가 가사들이 역시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사랑만으로 짜였고, 정의, 평화, 화목만으로 짜인 것으로 보아서도 처음부터 내세와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을 위해서, 열린 예배가 짜인 것이 분명하다.
미국장로교(PCUSA) 총회가 1926년에 자유주의 신학을 지지하는 Auburn Affirmation을 수용하였고, Princeton 신학교가 같은 선언문을 1929년에 수용함으로서, 미국장로교가 자유주의 신학이 이끄는 교단과 신학교가 되어졌으니, 80년이 지난 오늘에 그 교회들이 기적을 예배에서 삭제하는 것은 새로운 일도 아니고, 놀라운 일도 아니다. 또한 이 교단이 1967년에 만든 화해의 신앙고백이나, 1983년에 남장로교와 합치면서 만든 간추린 신앙고백에는 초자연의 기적이 철저히 삭제되고 없다. 이제는 미국장로교가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해도 걸릴 것이 없다.
지금은 Billy Graham이나(1997), John Stott나(1992), 가톨릭도(1965) 다원주의를 선포한 처지이므로, Graham과 Stott가 키워온 복음주의 단체들도 교리(신조)를 따지지 않는 연합을 주장함으로서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는 사도신경(10 가지 기적들)을 삭제한 열린 예배와 열린 음악으로 하나님은 이름만 남았고, 그리스도도 인성만 남았으니, 하나님과 그리스도에게서 신성이 철저히 삭제되고 있다. 신학뿐만 아니라, 예배까지도 현대신학으로 변질한 것이 열린 음악, 열린 예배이다.

(3)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How Should We Then Die?

이 제목은 Packer의 신학해설 중에서 마지막 부분이다. 앞에서 읽었던 Packer의 신학해설에서 분명하게 들어난 것은, Packer가 성경에서 모든 기적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와서는 Packer의 글이 완전히 내세와 영생을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 역시 현대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여기에 적힌 내세관이 비록 기적을 믿고 말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소설(fiction)로서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글을 소설(fiction)로 읽지 않고, 실화(nonfiction)로 읽으면, 기적은 사실이 되어지고, Packer의 신학이 정통신학이 되어진다. 그러나 한 사람을 놓고 현대주의 신학자로 말하다가, 다시 정통주의 신학자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Packer가 해설한 죽음도 반드시 소설이나, 설화(고대소설)로 읽어야 한다.

『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서는 죽음의 독침이 제거되었다. 은혜를 힘입어, 그리스도인이 죽는 날은 그들이 주님과 만나는 날이 되어지며, 주님은 그들을 위하여 예비 된 안식처로 그들을 인도하실 것이다. 별로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들이 잠시 동안 육체 없이 지내게 될지라도, 그리스도와 전보다 더 친밀하여질 것이니, “이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다.”(빌1:23) 』

『 끝으로 그리스도인들이 평안히 죽는 것은 선한 일 중 하나이다. 육체적인 죽음이 아무리 소름끼치게 다가올지라도, 주님께서는 자기를 섬기는 우리가 평안히 죽을 수 있게 도아주실 것이다. 또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다면, 이렇게 죽는 것은, 경건의 절정(spiritual blossoming)이 되어질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신령한 나라에 태어나는 것이 두 번째 생일인 것처럼, 우리가 육체의 죽음을 통해 영원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우리에게 세 번째 생일이 되어질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죽음이, 이 세상에서 육체적 생명의 끝이라고 말하는 것이 진리이지만,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죽어서 진정한 생명을 입는다고 말하는 것은 더욱 큰 진리이다. - 다시 말해서, C. S. Lewis의 해석대로, 영원히 계속되며, 모든 것이 전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는 더욱 큰 진리이다. 』

해설과 비평

이 인용구절은, Packer가 성경이 말하는 대로, 죽음을 해설한 글이다.
ⓐ 그리스도인에게는 죽음의 독침이 제거되었다고 하였다.
ⓑ 그리스도인이 죽는 날은 주님과 만나는 날이며,
주님이 예비하신 안식처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하였다.
ⓒ 육체는 잠시 무덤에 있으나, 주님과 더욱 친밀한 교제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 신자가 죽는 것은, 영원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고,
ⓔ 신자들이 죽을 때, 주님은 평안히 죽게 도아주실 것이라고 하였다.
ⓕ 그리스도인이 죽어서 진정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였다.
ⓖ 그리스도인의 죽음이, 세상에서 육체적 생명의 끝이라는 것은 진리이지만, “영원히 계속되고, 모든 것이 전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는, 더욱 큰 진리라고 하였다.

이상은 성경이 말하는 죽음의 정의이다. Packer가 죽음의 정의를 성경대로 성실하게 다 열거하였으나, C. S. Lewis의 말을 빌려 내린 결론은 성경과는 전혀 다르다. 성경은 내세를 기적(miracle)과 실화(nonfiction)로 말하지만, Packer는 내세를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라고 하였다. 다음 구절은, Packer가 C. S. Lewis의 글을 인용하여 내린 결론이다.
『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죽어서 진정한 생명을 입는다고 말하는 것은 더욱 큰 진리이다.
- 다시 말해서, C. S. Lewis의 해석대로, 영원히 계속되며, 모든 것이 전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는 더욱 큰 진리이다. 』
『 but to describe it is dying into the true life - "the Great Story . . . which goes on forever; in which every chapter is better than the one before," as C. S. Lewis put it - is a Great deal true. 』

영어 설화(story)는 독일어에서는 geschichte에 해당하고, 이 geschichte는 역사(historie)의 반대어로 사용하며, 전설과 신화가 섞여 쓰인 고대소설을 뜻한다(Kant, Kiergeaard, Hegel, Barth). 영어권 학자들이 고대의 문학적인 이야기를 story로 표현했을 때에는, story를 설화(전설화 신화를 섞어 쓴 고대소설)로 번역해야 한다. C. S. Lewis가 결론에서, “영원히 계속되고, 모든 것이 전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소망을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라고 하였으니, 설화(story)나 소설(fiction)은 아무리 위대하다고 극찬하여도, 여전히 설화이고 소설이다. 설화(고대소설)나 소설은 절대로 실화(nonfiction)가 되어질 수 없으며, 정통신학으로 둔갑할 수도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죽음에 대한 성경의 약속을, 실화로 믿지 않고, 위대한 설화(the Great Story)로 믿는 현대신학과 Packer에게는 이 죽음의 설화가 임종시에 어떠한 위안이나 평안을 줄 수 없으니, 이 Packer의 주장은 말잔치뿐이다. 죽음 앞에서도 평안을 누릴 자들은, “영광스러운 천국에 들어가서 영생할 것”을 실화와 사실로 믿는 정통신학의 사람들뿐이다. 죽음에 대한 그리스도의 약속을 실화와 사실로 믿는 사람들은 영광스러운 천국을 마음에 품고 살다가, 죽음을 기대 속에서 맞는다. 이렇게 내세를 믿는 사람들의 신학은, 사도신경을 문자대로 믿는 정통신학이고, 내세의 일체를 설화(고대소설)로 보는 것은 현대신학이다. C. S. Lewis와 Packer뿐만 아니라, 필자가 본세에선 언급한 신학자들과 신학들은 다 내세를 위대한 설화로 보았다.

제12장, Carl Henry의 신학, 육체부활불신

(1) Carl Henry는 어떤 사람인가?

Henry는 1913년 독일, 불신가정에서 출생, 미국 뉴욕에 이민하였고, 1933년 20세에 회심하고, Wheaton 대학교(1935-1938)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1941), 같은 해에 침례교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같은 지역에 있던 북침례교신학교에서는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1942), 철학박사 학위는 Boston 대학교에서 받았다(1948). 1948년에 Fuller 신학교 교수가 되었으며(1948-56), Billy Graham에 의해 세워진 Christianity Today 잡지 창간에 참여, 편집장으로 사역한(1956-1968) 후에는, 집필에 전념하여 3,000페이지의 책, “하나님, 계시, 권위”를 발간하였으며, 1993년에는 성역 50주년을 기념하는 금상을 받았다.
Henry가 저술한(1976-1983) 책, “하나님, 계시, 권위”(God, Revelation and Authority) 중에서, 필자가 그의 “부활론”을 주석하였다. Henry는 예수님의 육체부활을 불신하여,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였다. 그 대신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이 예수님이 구주이심을 믿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을 뜻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것은, 무덤에서 발생한 시체부활이 아니라, 단지 “제자들의 새로워진 삶”을 뜻하고, “새 시대와, 새 세계의 시작”을 뜻한다고 하였다.
Henry가 그리스도의 시체부활을 불신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였으니,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성경이 Henry에게는 신화가 되어짐으로, Henry의 신학은, 성경을 신화로 보는 자유주의 신학이나, 신정통주의 신학과 동일한 신학이다.
Henry의 신학은, 정통신학에서는 신복음주의로 알려졌으나, Henry와 그의 동지들은 자기들의 신학을 반듯이 복음주의 신학으로 호칭하였다. Henry의 신학은, 그리스도는 죽음으로 끝났고, 인간도 죽음이 끝이며, 구원도 현세뿐이다. 그러므로 Henry의 신학은 계몽사상을 수용한 진보주의 신학이다.
그러나 Henry의 절묘한 해설방식과 표현방식 때문에, 그의 정체가 철저하게 가려져서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였고, Henry의 신학을 복음주의나 개혁주의나 정통주의로 보는 경향이 우세하다. 미국의 한 사전은 Henry를 거의 “정통주의 신학자”로 절찬하였다.

『 헨리는 존경받는 복음주의 신학자로 알려졌다.
그의 신학은 성경의 권위와, 성경의 무오를 강조하며,
성경적 유신론과, “신자들의 세계적 통합”을 강조한다.
그의 저작 중에서, 6권으로 된 책 ‘하나님, 계시, 권위’는 가장 권위 있는 책이다.
그가 쓴 기독교 윤리학은 신학교가 사용하는 표준 교재이다.』

Henry가 제1,2차 세계대전에서 충격을 받고, 전쟁이 끝난 다음 해(1946)에, 불과 33세의 나이로「현대정신의 재구성」(Remaking of the Modern Mind)을 저술하여, 신세계 건설에 뛰어들었지만, Henry는 Wheaton 대학교 학생시절에(1935-1941) 철학 교수였던 G. Clark 교수에게서 계몽사상으로 현대정신을 배워, 신세계의 세계관을 품게 되었으며, 신성 없는 예수를 이상적인 모델로 하여, 신세계의 전개에 전심을 쏟았다.
Henry는「현대정신의 재구성」에서, 복음주의는 반드시 “정신생활과 폭넓은 문화”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였고, 1948년에는,「현대 근본주의의 불안한 자각」(The Uneasy Conscience of Modern Fundamentalism)을 저술하여,『 기독교는 마땅히 근본주의의 분리주의와 반문화주의를 벗어나, 사회와 정치의 영역을 포함한 새 세계관을 발전시킬 것 』을 주장하였다.
⒜ Henry가, 근본주의 신학이 “분리주의와 반문화주의”를 주장한다고 하여, 근본주의를 배격하였는데, Henry가 주장한 “관용주의와 문화주의”에서, 관용주의는 모든 종교의 혼합을 말하고, 문화주의는 하나님과 내세를 배척하는 세속 문화주의를 말한다. 그런데 근본주의 신학이 주장하는 “분리주의와 반문화주의”는 Henry가 주장하는 “관용주의와 문화주의”와 정반대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와 복음의 유일성 및 절대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정통신학은 성서를 따라서 신자와 세속(문화)의 분리를 주장하고 기독교와 타종교의 분리를 주장하며, 반대로 교회와 세속(문화)의 혼합을 주장하고 기독교와 타종교의 혼합을 주장하는 진보신학을 배교행위로 배격한다(갈1:8; 느13:1-3; 계18:4). 그런데 Henry는 성경이 주장하는 그리스도 복음의 유일성과 절대성을 배격하고, 관용과 혼합을 주장하였다,
⒝ Billy Graham 목사가 1997년 5월 31일에, 미국 남가주 수정교회 Robert Schuller 목사와의 TV 인터뷰에서, 예수를 믿는 신자와, 예수를 모르는 불신자가 그리스도의 몸(the Body of Christ)을 구성한다고 하였다. 또한 사람이 성경을 접해 본 일이 없고,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없이도, 하나님이 부르신 자들은 구원받은 자들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하나님이 부르신 자들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속에 남아 있는 빛을 향하여 돌아선 사람들이고, 마음속에 남아 있는 빛을 향하여 돌아선 사람들은 무슬림의 세계와, 회교의 세계와, 불교의 세계와, 무종교의 세계에서 하나님이 불러낸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Billy Graham 목사도 신자와 불신자를, 교회와 세속을 하나로 보았고, 기독교와 타종교를 하나 보아,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여,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취해왔던 “분리주의와 반문화주의”를 배격하였다. Billy Graham, Carl Henry 두 사람은 Wheaton 대학교에서, 같은 시기에 힘께 철학 교수 G. Clark의 문하생으로, 현대정신(계몽사상)으로 양육 받아, 함께 배교한 복음주의 신학을 세운 친구이다. 다만 두 사람의 정체성이 “복음주의 신학”이라는 이름과, Billy Graham 목사가 이끌었던 복음주의 운동에 가려져, 사람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근본주의는 1923년도 미국 장로교(PCUSA) 총회가 목사선서 조항으로 확정했던 5대 근본교리를 말한다. 당시 미국 장로교 목사 1293명이 5대 근본교리를 거부하여 서명했던, 오번성명서(Auburn Affirmation)를 장로교 총회(1926)가 수용하고, Princeton 신학교(1929)가 수용하니, 형세가 역전되어 자유주의가 승리하였고, 근본주의 교수들과 신학생 50명이 Princeton 신학교에서 나와, Westminster 신학교를 세웠고(1929), 1936년 총회퇴출결의로 정통장로교를 세웠다.
미국장로교는 1800년대에 들어온 자유주의 신학과 1900년대 초에 투쟁하였으나, 1920년대에 자유주의 신학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고, 1950년대에는 자유주의 신학을 계승한 신정통주의 신학 위에 세워진 신복음주의 신학이 일어나, Billy Graham Crusade, NAE를 일으켰고, WCC, Catholic Church 등과 연합하여, 세계기독교를 하나로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 Henry의 글은 난해하다.

⒜ Henry가 부활 논의에서 직설적인 긍정이나 부정은 피하였다. 반드시 우회적이거나 간접적으로 긍정하거나 부정할 뿐만 아니라, 신학은 분명히 현대신학임에도 불구하고, 정통신학의 용어와, 정통신학의 기법과 문장으로 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Henry의 정체성을 이해하기가 지극히 어렵다. 이러한 신학해설의 기법은, 1920년대의 독일의 신정통주의 신학도 심하였지만, 1950년대 이후의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은 더욱 심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독일은 18세기에 계몽사상이 성행하였고, 19세기에는 자유주의 신학이 팽배하였으며, 정부가 목사생활비를 담당하기 때문에,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운신의 폭이 컸지만, 미국은 형편이 달랐다. 미국도 자유주의 신학의 활발하였지만, 1940년대까지는 많은 신학교와 교수들이 근본교리를 믿었으며, 신자들은 거의 100%가 5대 근본교리를 믿었고, 목사들의 생활비를 교회가 지급하지 않고, 정부가 담당하기 때문에, 현대신학을 수용한 목사들이나 신학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교회 앞에 가린 채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설교하거나 책을 쓸 때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교회 앞에 숨길 수밖에 없었다.
만일 Henry가 그리스도의 5대 근본교리를 직선적으로 들어내 부정했다면, G. Clark 교수가 1943년에 Wheaton 대학교에서 근본주의에 밀려 면직 당했듯이, Henry도 교회로부터 외면당했을 것이고, 그의 책도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헨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철저히 은폐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헨리의 신학을 개혁주의나 복음주의로 이해하였다.
⒝ Henry의 글이 난해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글이 변증적으로 쓰인데다가, 변증이 길어서, 글을 한 참 읽다보면, Henry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주제를 놓치는 것이 보통이다.

(3) 비평의 근거 및 자료

필자는 비평의 자료로 원 저자의 책과 이상훈의 번역을 사용하였다. 번역본 중 필자가 달리 번역한 것이 있고, 다듬은 문장도 있다. 현대신학에서는 한 용어가 통상적인 용어로 쓰이지 않고, 현대신학만이 사용하는 특별한 의미로 쓰이는 용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상훈 번역본을 사용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벌었으므로, 이상훈 분에게 크게 감사한다.

(4) 칼 헨리의 부활론 요약

Carl Henry 교수가 해설한 부활론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라, 먼저 핵심을 요약해본다. 헨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고, 예수를 요셉의 혈통을 받은 보통 인간으로 보았다. 이러한 전제를 바닥에 깔고, 그의 글을 접하면 이해하기 쉬어진다. 모든 학문은 전제가 있듯이 정통신학은 그리스도 신성과 성경무오의 신앙을 전제하지만, Henry와 현대신학은 그리스도 신성불신과 성경무오의 불신을 전제한다.

⒜ 제자들은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예수님은 생전에 제자들에게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 즉 “종말에 있을 전 인류의 집단적 부활”을 가르쳤지만, 제자들은 그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후에 가서야 서서히 깨닫기를, 예수님의 부활은 육체부활이 아니고, 부활절 새벽에 제자들이 스승의 교훈과 삶을 회상하여 다시 일어난 것이 예수의 부활이라고 하였다. 즉 스승님에 대한 제자들의 “믿음회복”이 곧 부활이라고 하였다.

⒝ 제자들이 스승의 교훈과 정신을 다시 따르게 된 체험이 부활이라고 하였다. 헨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① 부활이야기에서 반복된 현신(現身)은, 십자가의 예수를 회상함을 뜻하고,
② 만져 보라, 먹어 보라고 하신 것은, 자기를 기억하라는 요청을 뜻하고,
③ 부활설화는 예수님이 성만찬에서 보여주었던 영적 연결을 뜻한다고 하였다.

결국 육체부활이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을 회상하고, 기억하고, 예수님과 영적인 연결을 이루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 앞에서는 도망쳤지만, 부활절 새벽에,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믿음이 회복되어진 것을 부활이라고 하였다.

⒞ Henry가 환상에서 예수를 보았던 사울만을 부활증인으로 세웠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목격했던 제자들의 목격담은 부활 논의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즉 부활사건을 환상의 사건으로 끝내고, 무덤에서의 육체부활은 부활논의에서 완전히 배제하였다.

⒟ 헨리가 또 주장하기를, 오늘날 근본주의(정통신학)가 육체부활을 고집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기독교의 부활론을 거부하는 것임으로, 부활논의에서 육체부활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새 부활관의 창작(invent)을 주문하였다.

(5) 헨리의 부활관과 그 비판
서론

I. 『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의 부활은 신약성서의 많은 이야기들의 전환점이고, 또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신약전체는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였다는 범위 안에서 집필되었고, 그러한 범주에서 집필되었다. 십자가에 처형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였다는 신앙이 아니었다면, 기독교와 그 교회는 존재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신약의 저술도 없었을 것이다. 예수의 추종자들이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직접 본 것과, 역시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그가 무덤에서 부활한 것이, 예수가 구약이 약속한 참 메시아이심을 밝혀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생각했던 전제 안에서만, 기독교의 발생은 적절하게 설명되어질 수가 있다. 』

Henry는 예수의 부활이 신앙의 핵심이고, 부활 때문에 신약이 집필되었고, 부활 때문에 교회와 기독교가 세워졌다고 하였다. 이 부분의 해설은, 틀림없이 정통주의 신학의 부활관을 해설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해설은, 육체부활에 대한 신앙이나 불신앙을 거론한 것이 아니다. 다만 부활사건이 성서의 핵심이었고, 신앙의 핵심이었고, 교회와 기독교를 일으킨 원동력이었음을 말한 것뿐이다. 육체부활의 신앙이나 불신앙의 논쟁은 다음부터 다루었다.

부활론 문제 제기의 방법

부활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 방법을 여기서 논하였다. 부활을 논하는 방법에는 상식적인 방법이 있고, 새로운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상식적인 방법은 사도들이 취했던 방법이고, 교회가 오늘까지 지켜온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하여, Henry가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러면 사도들과 교회가 취해온 방법이 무엇이며, Henry가 취한 새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하겠다.

⒜ Henry는 부활논의에서 상식적인 방법을 거부하였다.

II. 『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우리의 문제제기의 방법은 상식과는 좀 다르다. 우리의 방법은 부활한 생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관한 신약의 증언을 종합적으로 재연함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또한 이 부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철학의 회의를 분석함으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초대교회의 성도와 현대의 불신자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하여 “견해를 어떻게 달리하는가?”를 먼저 분석하는 대신에, 예수님의 적수들과, 제자들이 무엇에 관하여 “의견을 같이 하는가”에서 부터 분석을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소위 “적수들”이 무의식중 그리고 원하지 않으면서도 증거하고 만 “복음의 진리”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의 최종운명에 대하여 제자들의 의심이 어떻게 서서히 사라져 갔는가에 대하여는 뒤에 가서 논의하려고 한다.』

부활논의 방법에는 초대교회로부터 지금까지 실시하여 해온 상식적인 방법이 있지만, 헨리 자신은 그 상식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식적으로 다루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상식적인 방법을 인용문에서, Henry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그 상식적인 방법은,
부활한 생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관한 신약의 증언을 종합적으로 재연함으로 시작하고,
부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철학의 회의를 분석함으로 시작한다.」

① “부활한 생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관한 신약의 증언을 종합적으로 재연하면 무엇이 나오는가? 현대인들이 싫어하는 기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떤 기적들인가?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하여 동정녀에게서 나셨고, 무덤에서 살아나셨고, 부활한 육체로 하늘에 오르셨으며, 하늘에서 다시 심판하러 오신다는 기적들이다. 초대교회는 이 상식적인 방법을 따라서, “부활한 생명과, 그리스도의 사역에 관한 신약의 증언을 종합적으로 재연하여”사도신경을 고백하여 오늘까지 이어져왔지만, Henry는 이 상식적인 방법을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함으로서, 신약의 증언을 버렸고, 사도신경을 버렸다.
결국 Henry가 육체부활을 취급하는 방법론을 문제로 삼아, 사도들과 교회가 오늘까지 지켜온 상식적인 방법의 폐기를 주장하여, 간접어법으로 육체부활을 폐기하였다.
② 뿐만 아니라, Henry는 「 상식적인 방법을 따라서, 부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철학의 회의”를 분석적으로 시작하는 것」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통주의 신학은 부활의 “역사적 사실”을 믿기 때문에, 부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철학의 회의”를 분석적으로 반박하고 변증해왔는데, 헨리가 이러한 변증활동을 거부하였으니, 이것 역시 부활논의에서 육체부활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간접적인 주장이다.

⒝ Henry는 부활논의에서 새로운 방법론을 주장하였다.

「 초대교회의 성도나 현대의 불신자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하여 “견해를 어떻게 달리하는가?”를 먼저 분석하는 대신에, 예수님의 적수들과, 제자들이 무엇에 관하여 “의견을 같이 하는가”에서 부터 시작하여 분석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소위 “적수들”이 무의식중 그리고 원하지 않으면서도 증거하고 만 “복음의 진리”라고 칭할 수 있을 줄 안다. 」

육체부활에 대하여, 적들과 제자들이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고, 같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육체부활을 논의해야 한다고 하였다. 적들과 제자들이 의견을 달리 한 것은, 적들은,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갔다는 것이고, 제자들은, 예수가 부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들과 제자들이 의견을 같이 한 것은, 무덤이 비었다는 것이다.
Henry는 적들과 제자들이 의견일치를 본 “빈 무덤”에서 시작하여 부활분석에 들어가자고 하였다. 헨리가 “빈 무덤”을 근거로 하여, “예수님의 부활을 어떻게 풀었는가?” 이 해답은 헨리가 다음에 이어지는 글에서 다루지만, 여기서 앞당겨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과 같다.
적들과 제자들이 의견일치를 본대로, 무덤이 빈 것이 확실하니, 없어진 시체가 문제라고 하였다. 시체가 어떻게 되었을까? “없어진 시체”의 비밀(mystery)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성경이 말하는 바와 같이, 12 제자들은 하나같이 “시체가 살아난 것”을 목격하였기 때문에, 순교하면서까지 전파하였으나,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적들은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갔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Henry의 답변은 제자들이나 적들의 주장과는 전혀 달랐다. 시체가 도적맞아 없어진 것도 아니고, 시체가 살아났기 때문에 없어진 것은 더욱 아니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시체가 어찌 되었다는 것인가? 강력한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어(decomposing corpse) 없어진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제자들이 육체부활을 주장한 것에 대하여는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여기에 대하여 Henry가 주장하기를, 제자들이 육체부활을 선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진에 너무 놀란 나머지, 거짓과 착오를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즉 넋을 잃은 상태에서 저질러진 일이었다.”고 하였다. 이 부분은 Henry가 다음의 인용문 III, IV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결국 Henry가 육체부활논의에서 12제자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이 취했던 상식적인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주장한 의도가 들어났다. 즉 부활논의에서 방법론을 핑계 삼아, 육체부활과 일체의 기적을 폐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III. 『 예수님의 생애에 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의 근거가 우리에게 제시하여 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몸으로 부활하였다는 주장을, 기독교운동의 반대자들은 어떻게 보았는가를 말해주는, 심히 중요한 두 가지의 지식체계이다. 하나의 지식체계는, 시신이 묻힌 무덤의 훼손여부와 관련이 있고, 또 하나의 지식체계는, 소위 예수가 부활하여 나타났다는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와 관련이 있다. 』

예수 그리스도가 몸으로 부활하였다는 주장을 기독교의 반대자들은 어떻게 풀었는가? 기독교의 반대자들은 육체부활의 문제를 두 가지의 지식체계로 풀었으니, 하나는“무덤의 훼손여부”에서 풀었고, 또 하나는“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풀었다고 하였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의 사실여부”를 “무덤의 훼손여부”와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푼다고 하였으니, 정통신학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정통신학은 “무덤의 훼손여부”나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찾지 않고, 육체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증언과, 육체로 부활하신 주님과 40일간 교제하며 지냈던 12 제자들의 목격담에서(행1:3) 찾았다.
부활하여 제자들을 40일간 만나주시고, 같이 먹고, 같이 걷고, 몸을 만져보게 하시고, 재림의 약속을 주셨고, 끝으로 승천장면을 목격하게 하였으므로, 12 제자들은 주 그리스도가 신인양성을 겸하신 유일하시고 절대자시고, 영원히 살아계신 주님이심을 확인하였고, 이 사실을 복음으로 전파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기독교의 반대자들은 “육체부활의 사실여부”를 예수님 자신의 증언과 사도들의 증언에서 찾지 않았다. 대신 “무덤의 훼손여부”와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찾았다. “무덤의 훼손여부”와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찾은 결과는 무엇인가?
Henry가 육체부활에 대한 예수님 자신의 증언이나, 제자들이 40일 동안 육체로 부활하신 주님과 지냈던 증언은 폐기하고, “육체부활의 사실여부”를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찾고, “무덤의 훼손여부”에서 찾자고 억지를 부렸다. “육체부활”에 대한 예수님 자신의 증언과 12 제자들의 증언을 일소에 붙이고, “부활현신의 타당성여부”에서 찾고, “무덤의 훼손여부”에서 찾은 결과, 기적을 믿지 않는 적들에게는, 죽은 시체의 “부활현신”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무덤의 훼손여부”에서 찾은 결과, 부활절 새벽에 두 마리아가 무덤을 보려고 갔을 때에(마28:1-2) 지진이 있었는데, “그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어”(decomposing corpse)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문장을 통한 간접 표현을 사용하여, 독자가 해석하여 알아보게 하였다. 그러면 시체가 해체된 사실을 어떻게 말했는가?
①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무덤을 열었으나, 제자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후에야,
비로소 예수의 시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② 제자들이 놀래서(the astonished disciples insisted that . .) 육체부활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③ 제자들과 모든 사람들이 시체해체(a decomposing corpse)의 정보를 교환하지 않았고,
육체부활의 정보만을 교환하였다. - 이상은 다음 인용문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지금 말한 ①, ②, ③의 문장 내용은 한 가지 사건에 대한 해설이 분명하지만, 세 가지를 떼어서 하나씩 해설하였으니, 세 가지 내용을 하나로 묶어 해설하는 문제는 독자의 몫이다.
시신해체라는 엉뚱한 용어를 끌어드려 언급하면서도, 지진에 의해서 시신이 해체되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고, 침묵하였다. 또한 제자들이 놀란 나머지 얼떨결에 육체부활을 말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시체의 해체와, 제자들이 자다가 깨어나 놀란 나머지 육체부활을 주장했다는 것과, 시신해체의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대신 육체부활의 정보만을 교환했다는 것 등을 하나로 연결하여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문제는 독자들의 몫이다.
① 무엇이 시체를 해체했는지를 말해야 한다.
② “제자들이 놀랜 탓으로 육체부활을 증언했다” 주장의 참 뜻을 규명해야 한다.
③ 시체해체의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육체부활의 정보만을 교환했다는 주장의 참 뜻을 규명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에 계속되는 인용문장을 자세히 살펴서, 주어진 난제를 풀어보기로 한다.

IV. 『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제1의 증언체계는 예수님의 시신을 덮고 있는 무덤에 대해서이다. 강력한 유대 산혜드린은 제자들에게는 반갑지 않게 처형된 예수님이 묻혀 있는 그 자리에 직업군인들을 배치시킴으로서, 그 매장지를 주야로 감시하게 하였다. 그 매장지는 원래 부자 유대 사람인 아리마대 요셉의 소유지였기 때문에, 고도로 안전도가 높은 무덤이다. 제자들이 침입하여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전에 예수님이 가끔 부활할 것이라고 했던 말”에 구실을 만들어낼까 염려하여, 유대원로원은 예수님의 장사 시부터 그 무덤에 어떤 불상사도 생기지 않게 각별히 유념하였었다.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무덤을 열었으나, 병사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후에야, 비로소 시신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마 28:2). (A sharp earthquake thrust open the tomb and disclosed to the erstwhile slumbering soldiers that Jesus' body was missing, Matt. 28:2).
이제 예수님의 적들을 당황하게 한 것은, 그 빈 무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거의 처음부터, 제자들은 예수가 몸으로 부활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몸으로 몸소 제자들을 찾았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한 몸으로 반복하여 나타나심으로,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입증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다 제자들이 놀랜 나머지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다만 무엇이 발생하였는가에 대한 기본 증거에 불과하다. 히브리 원로원은, 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그 빈 무덤은, 제자들이 지극히 격앙된 상태에서 꾸며낸 허구의 상상이었다고 설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대신에 그 원로원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갔다고 하였으며, 그렇게 일관하려고 결심하였다. 간단히 말해서, 원로원이 무덤이 비었음을 공식으로 인정하였고, 무덤이 빈 것은, 제자들이 불법으로 무덤에 침입하여 시체를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

『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나중에는 작은 무리가, 끝에 가서는 모든 사람들이 다 시신해체(decomposing corpse)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부활한 주가 졸지에 각 사람에게 나타나심으로, 실망에 빠져있던 제자들에게 끝없는 기쁨이 되었다는 정보만을 계속 교환하였다. 즉 빈 무덤을 발견한 것과 거의 같은 시각에, 거의 거짓과 속임에 근거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그리스도의 부활을 제자들이 선포하였다. 』

⒜ 시신해체의 정보에 대한 해석

① 첫째로 Henry가 빈 무덤에 대한 정황을 설명하였다. 무덤이 부자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이라, 지극히 안전하다고 하였고, 유대 원로원이 군인을 시켜 무덤을 지켰으므로 시신을 도적맞는 불상사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시신이 어떻게 없어졌는가?
② 병사들이 잠들어 있을 때에,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무덤을 열었으나, 병사들은 잠에서 깨어난 후에야 비로소 무덤이 열려있고, 시신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시신이 없어진 것이 문제다. 절대 안전한 무덤에서 시체가 어떻게 없어졌는가? 제자들은 예수가 살아나서 무덤이 비었다고 하였으나, 제자들이 잠자가 깨어나 놀란 나머지 얼떨결에, 육체부활이 거짓과 속임에 근거한 것임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예수님이 부활했다고 하였고, 예수님을 만났다고 하였고, 같이 걸었다고 한 것이니, 육체부활로 무덤이 비었다는 제자들의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③ 다음 시신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해보자.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나중에는 작은 무리가, 끝에 가서는 모든 사람들이 다 시신해체(a decomposing corpse)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부활한 주가 졸지에 각 사람에게 나타나심으로, 실망에 빠져있던 제자들에게 끝없는 기쁨이 되었다는 정보만을 계속 교환하였다. 」
처음에는 한 사람씩 시신해체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만을 교환하였는데, 끝에 가서는 모든 사람들이 육체부활의 정보만을 교환하였고, 시신해체에 대한 정보는 교환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앞에서는 제자들이 선포한 육체부활은, 제자들이 잠자다가 지진에 깨어나 놀란 나머지 얼떨결에 주장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제자들이 거짓과 속임에 근거한 것인지의 여부를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 즉 몽롱한 상태에서 말했던 육체부활에 대한 소문만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끝에 가서는 모든 사람들이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만 교환하였고, 시신해체에 대한 정보는 교환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사실은 지진으로 무덤 문이 열렸고,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된 것이지만, 제자들이 시신해체에 대한 정보는 무시해버리고,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만 입소문을 타고 퍼져서 결국 모든 사람들이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만을 교환하여, 그리스도의 육체부활만 주장하는 꼴이 되어진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여기에서, 제자들이 “시신해체”(a decomposing corpse)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만을 교환하였다는 Henry의 주장을 자세히 분석해 보아야 한다.
Henry가 서론에서 육체부활을 바로 풀어내는 길은, 육체부활을 기적차원에서 풀어낼 것이 아니라, 제자들과 적들이 의견일치를 본 “빈 무덤”에서 실마리를 찾아, 풀어내자고 하였으므로, 우리는 Henry가 빈 무덤을 어떻게 풀어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과연 Henry가 빈 무덤을 어떻게 풀어냈는가?
성경은 분명히 천사가 내려와 무덤을 열었다고 하였으나, Henry는 지진이 무덤을 열었다고 하였고, 시체가 없어진 것도 성서는 예수가 육체로 부활하여 없어진 것이라고 하였으나, Henry는 시신이 해체되어 없어진 것이라고 하였다. Henry의 주장대로 예수의 시체가 해체되어 없어졌다면, 누가 그 시체를 해체했다는 것인가? Henry의 주장으로는, 사실은 강력한 지진으로 무덤 문이 열렸듯이, 강력한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었다는 것이지만, Henry는 지진으로 무덤 문이 열렸다고만 하고,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었다는 것은,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피하고 침묵하였으니,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었다는 주장을 가려서 은폐하여, 일반 독자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Henry가 “강력한 지진”(a sharp earthquake)이 무덤 문을 열었다고 말했을 때에, 이어서 시체를 해체한 것도 “강력한 지진”이었다고 말했으면, 사람들이 쉽게 Henry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을, 왜 이것을 침묵하여 가리고 은폐한 것일까?
여기에는 엄청난 이유가 깔려 있다. 만일 Henry가 “강력한 지진 이 일어나, 무덤 문을 열었고, 강력한 지진이 시신을 해체했다”고 주장했다면, Henry가 육체부활을 불신하고 부정하는 것이 분명히 들어났을 것이므로, 대부분의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Henry에게 분노하여 돌아섰을 것이므로, Henry가 이런 난리소동을 잠재우기 위해서, 직설적인 해설을 피하고, 침묵하여,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가리고 은폐한 것이다.
계몽사상을 수용한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신학을 해설하면서 부딪치는 난제 중 난제가 있으니, 계몽사상(현대과학)을 배격하는 신학자들과, 목사들과, 신학생들과, 교인들의 반격을 잠재워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만일 잠재우지 못하면, 아직은 절대다수의 신학생들과 교인들이 정통신학을 품고 있기 때문에, 교인들과 신학생들이 그러한 교회와 신학교를 떠났을 것임으로, Henry와 같은 진보주의 신학자나 목사들은 목사직이나 교수직마저도 지키기 어렵다. 그러므로 정통신학을 직설적으로 부정하거나, 자신의 진보신학을 직설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에게는 첫째가는 금기사항이다.
진보주의 신학이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가리고 은폐하는 것은 Karl Barth가 시작하였다. Karl Barth는 초자연과, 기적과, 하나님의 물질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 계몽주의(현대과학) 사상가였으나, 초자연과, 기적과, 하나님의 물질창조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는 보수주의 신학자요, 개혁주의 신학자요, 복음주의 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Karl Barth 연구에 착수한지 46년(1956-2002) 만에, Barth신학의 정체를 분석하여 책으로 출판하였다.

⒝ “육체부활은 제자들이 놀란 나머지 선포한 것이다”의 해석

「 이제 예수님의 적들을 당황하게 한 것은, 그 빈 무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거의 처음부터, 제자들은 예수가 몸으로 부활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몸으로 몸소 제자들을 찾았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한 몸으로 반복하여 나타나심으로,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입증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다 제자들이 놀랜 나머지 주장한 것이다. 」
(The problem that now vexed Jesus' enemies was how to explain the empty tomb. Almost from the very first, the astonished disciples insisted that Jesus had risen bodily, that he now encountered them personally, and by repeated resurrection appearances gave proof of his identity.)

① 거의 처음부터, 제자들은 예수가 몸으로 부활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몸소 제자들을 찾았다고 주장하였고, 부활한 몸으로 반복하여 나타나심으로,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입증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다 “제자들이 놀란” 나머지 주장한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이 육체부활을 거짓과 속임에 속한 것임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성서로 돌아가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자들이 왜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선포하다가 순교하였는가? Henry가 성서대로 답했다면, 당연히, “예수가 무덤에서 살아나와, 제자들에게 부활한 육체를 보였고, 같이 걸었고, 같이 먹었고, 여러 번 보여주었고, 만져보았기 때문에” 제자들이 순교할 수 있었다고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Henry는 놀랬다는 것만을 이유로 말하고, 육체부활에 대한 많은 성경의 증거들은 한 가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도리어 육체부활에 대한 정보는 덮어버리고, “시신해체”를 끌어드려, 시신이 없어진 이유로 제시하여, 육체부활을 확실하게 부정해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Henry의 부활 해석은 순전히 Henry가 창작해낸 주장이다.
Henry가 주장한 부활해설은, 고도의 문장술(文章術)로 자신의 진보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은폐한 것으로서, 지극히 해석하기 어려운 난해도(難解圖)와 같고, 간첩들이 주고받는 전통문(電通文)과도 같아서, 본인과 받는 사람들만 알 수 있기 때문에, 타인들은 알아보기 어려운 문장이다.
만일 Henry가 “제자들이 육체부활을 주장한 것은, 자다가 깨어나 지진에 놀란 나머지 거짓과 속임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저질러진 실수였다”고 솔직하게 자기의 주장을 말했다면, 기적의 부활을 믿는 신학자들과, 목사들과, 신학생들과, 신자들이 즉시 Henry의 불신앙을 알아보고, 난리와 소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도 현대신학의 교회와 신학교들이 건재하는 것은,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신학의 정체성을 교인들에게 철저히 가리고 은폐하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신학이 자기의 직업이나 생계와는 직접 관계가 없기 때문에, 육체부활과 기적을 불신하는 교회를 미련 없이 쉽게 떠날 수 있지만, 신학생이나 교수들이나 목사들은 신학이 직업이고, 또 장학금이 걸려 있고,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일단 관계를 시작하면, 자기가 소속한 교단이나 신학교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결국 마음에는 없으나,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이중생활은, 정통신학의 소유자나, 현대신학의 소유자나 마찬가지다. 물론 정통신학을 바르게 믿는 사람이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 현대신학의 신학교나 교회를 뛰쳐나올 것이다. 그러나 현대신학의 소유자는 두려워할 하나님이 없으므로, 정통신학의 신학교나 교회일지라도, 자기의 정체성을 은폐한 채 머물 확률이 높다. 실제로 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책을 써도 Henry처럼 절묘한 묘사법을 찾아내 자기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철저히 가려 은폐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아직까지 Harold Ockenga나, Carl Henry나, James Packer나 John Stott나, C. S. Lewis의 신학을 배교신학으로 비평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사례금을 주는 독일 같은 곳에서는 교수들이나 목사들의 운신의 폭이 크다.
이제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의 대결에서 정통신학은 설 땅이 없다. 정통신학의 John Gresham Machen(1881-1937) 교수가 Princeton 신학교 교수직(1906-1929)을 떠나면서, Princeton 신학교가 현대신학이 지배하는 신학교가 되었고, 정통신학의 교수로서는 Lindsell 교수가 Fuller 신학교를 1964년에 마지막으로 떠남으로서, Fuller 신학교가 현대신학이 지배하는 신학교가 되어진 것을 Lindsell 교수가 “”The Battle For Bible"에서 증언하였다. Gordon-Conwell 신학교도 계몽사상과 진화론을 신봉한 Harold Ockenga가 교장으로 사역하였으며(1969-1979), 정통신학과 현대신학이 다 “복음주의”를 자기의 신학명(神學名)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너와 나의 정체성이 완전히 가려지고 은폐되어져, 현대신학과 진보신학의 정체성을 알아낼 길이 막막하다.

Henry는 부활논의의 방법론을 문제 삼았다. 정통신학은 예수님이 무덤에서 살아났다고 믿기 때문에, 예수님의 육체부활을 문제 삼지 않지만, Henry는 육체부활을 믿지 않기 때문에, 육체부활은 정통신학이 지켜온 상식적인 방법이라 하여 폐기하고,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불신자들이 취해온 방법으로 하자고 주장하였으니, 불신자들도 찬성한 방법은 빈 무덤이었다. 무덤이 어떻게 하여 비었으며, 시체가 어떻게 하여 없어졌는가를 밝히면, 육체부활에 대한 정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문제는 무덤이 빈 이유를 밝히고, 시체가 없어진 이유를 밝히는 것이다.
첫째로 Henry 절대로 시체를 도적맞을 일이 없었다고 단언하였다. 둘째로 시체를 도적해 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갔다는 낭설이 있었지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꾸며낸 이야기라고 하였다. 셋째로 그렇다면 시체가 어떻게 없어진 것이며, 무덤이 어떻게 하여 열린 것인가? Henry의 주장으로는, 무덤 문이 열린 것은 강력한 지진 때문이라고 하였으니, 시신이 해체된 것도 강력한 지진뿐이다. “강력한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어 없어졌다”는 것이 Henry가 내린 결론이었지만, Henry가 이런 사실을 독자들의 결론에 맡기고, 자신은 직설적인 해설을 피하고 침묵하여 자신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가리고 은폐하였다.
결론. Henry가 시체가 없어진 이유, 무덤 문이 열린 이유를 강력한 지진으로 돌려 결과로 얻어낸 것은, 예수가 육체로 부활했다는 것은 없었던 일이고, 전설이고, 신화라는 것이다. Henry는 육체부활은 없었던 일이고, 전설이고, 신화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제시하기 위해서, 육체부활을 취급하는 방법을 문제로 제기하여, 정통신학이 2천 년간 육체부활을 기적으로 취급해온 상식화된 방법을 폐기하고, 불신자들도 일치를 보았다는 빈 무덤을 근거로 하여, 강력한 지진으로 시체가 해체되어 없어졌다고 주장하여, 육체부활을 신학에서 폐기해버렸다.

⒞ Henry는, 예수의 부활은 바르게“창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구약이 예언하고, 예수님이 가르친 부활의 뜻을 제자들이 몰랐기 때문에, 구약예언과 예수님의 교훈과 일치한 부활을 제자들이 창작하지(manufacture) 못하고, 엉뚱한 육체부활을 창작하였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Henry가, 예수의 부활을 바르게 창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예수의 부활을 바르게 창작할 것을 주문하였다.

V. 『 다른 경우에서도 예수님은 특히 닥쳐오는 죽음과 부활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명확히 가르쳤지만, 제자들이 그 교훈을 이해하지 못하여 몽땅 놓쳤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 “저희는 성경에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신 말씀을 아직 알지 못 하더라”(요20:9)고 하신 말씀을 미루어 보거나, 또한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간과하였음을 제자들이 인정한 것으로 보아서, “초기의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치하고, 예언의 해석과 일치하는 부활을 창작해낼 수 없었음”이 명백하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구약예언의 해석과 일치하는 부활을 초기의 그리스도인들이 창작해낼 수 없었음이 명백하다”는 말에서, “초기의 그리스도인”은 사도들을 지목한 말이다. 예수님은, 구약이 예언했던 대로, 부활을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가르쳤지만, 제자들이 구약의 예언과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치한 부활을 창작해내지 못했음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Henry가 사용한 용어 창작(manufacture)은 “제조한다, 생산한다.”는 뜻이지만, 이것이 문장에 적용될 때에는, 문학과 소설에 해당하는 창작활동을 말한다. 그러므로 Henry가 제자들이 증언한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창작품(manufactures)이라고 주장하여,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신화로 취급해버렸으며, 역사(history)나 실화(nonfiction)로서의 육체부활을 부정한 것이다.
성서를 창작품으로 보고, 고대소설로 보는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성서를 다음과 취급하였다. ㉠ K. Barth는 성서를 설화(geschichte)로 취급하였고,
㉡ J. Packer도 성서를 설화(narrative, story)로 취급하였고,
㉢ R. Bultman은 성서를 신화(myth)로 취급하였고,
㉣ S. Kierkegaard는 성서를 역설(paradox)로 취급하였고,
㉤ 김세윤은 성서를 은유(metaphor)로 취급하였다.

신학자마다 사용한 용어는 달랐어도, 육체부활을 창작품으로 취급한 것은 동일하였다. Henry의 신학, 자유주의 신학, 칼 바르트신학, 현대의 모든 진보주의 신학의 공통된 특성이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신성을 불신하고, 내세와 영혼의 존재를 불신하는 것이 동일하였다. 현대신학이, 정통신학이 관용과 포용과 사랑이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매도하며, 정통신학을 저주까지 불사하지만, 현대신학의 다원적인 가치관과 정통신학의 절대적인 가치관은 양립할 수 없고, 공존할 수 없는 우주적 사건이 되었다. 성경은 이것을 최후 적그리스도와 하나님 백성간의 대치로 보았으며, 지금 그 징후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살후2:1-12). 지금은 종교,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살 길이 다원화에 있다고 하여, 다원화(pluralization)를 서두르고 있다.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이 진정한 부활이다.

Henry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하고, 새로운 부활관을 제시하였다. Henry가 제시한 부활관은,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이다.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은 개인의 시체가 살아난 육체부활이 아니고, 전 인류의 정신과 인격이 새로워지고 완성되어진 지상낙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서는 전 인류의 문화와 문명이 부활을 거쳐서 지상낙원이 이루어질 것을 말한다. 다음은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에 대한 Henry의 해설이다.

VII. 『 처음부터 예수님의 부활은 근거리적 역사의 맥락과, 원거리적 역사의 맥락에 맞추어졌다. 이 사실은 최종적으로 예수의 부활이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와 동일시하는 어떤 시도와도 구별하여 준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대로, ① 희랍인들이 비록 단편적으로는 부활을 여기저기 연결 없이 주장하는 일이 있지만, 물질을 악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몸의 부활을 믿지 않는 것이 공식적이다. 비록 희랍인의 사유세계에 이러한 돌연적 예외(육체부활)가 실제로 가능했다고 해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러한 이상한 예외와 유사한 것으로 전혀 비교할 수 없다. ② 이와는 반대로 히브리인들은 사두개인을 빼놓고는 모두 다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을 믿었다. 그러나 사자들(死者)을 일어나게 했던 기록상의 사건들은 실제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사로의 경우까지도, 소생했다는 자가 그 뒤에 따라올 신체적 사망을 벗어났다거나, 신체적 사망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③ 그 대신 이러한 사자들의 소생은, 단지 미래에 실현될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과 예수님의 메시아적 전능으로 “사망과 사망의 원인을 정복할 것”을 말해주는, 표적일 뿐이기 때문이다.」

Henry가 주장하기를,「예수님의 부활은 근거리적 역사의 맥락과 원거리적 역사의 맥락에 맞추어졌다.」고 하였는데, 근거리적 역사는, 예수님의 교훈을 말하고, 원거리적 역사는 구약예언을 말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구약이 예언하였고, 예수님이 교훈하였다는 부활은 어떠한 부활인가? 헨리는 답변으로 세 가지 부활관을 말하고, 세 번째에서 자신의 부활관을 주장하였다.
첫째, 희랍인들의 부활관
「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대로, 희랍인들이 비록 단편적으로는 부활을 여기저기 연결 없이 주장하는 일이 있었지만, 물질을 악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몸의 부활을 믿지 않는 것이 공식적이다. 비록 희랍인의 사유세계에 이러한 돌연적 예외가 실제로 가능했다고 해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러한 이상한 예외와 유사한 것으로 전혀 비교할 수 없다.」
희랍인들이 몸의 부활을 믿지 않는 것이 공시적이지만, 설령 그들의 사유세계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몸의 부활을 말하는 예외가 발생했다고 쳐도, 예수의 부활은 그러한 몸의 부활이 아니라고 하였다. 예수의 부활이 몸의 부활이 아니면, 무슨 부활인가? 세 번째에서 말한 Henry의 부활관이 답이다.
둘째, 히브리인들의 부활관
『 이와는 반대로, 히브리인들은 사두개인을 빼놓고는 모두 다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을 믿었다. 그러나 사자들(死者)을 일어나게 한 기록상의 사건들은 실제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사로의 경우까지도, 소생했다는 자가 그 뒤에 따라올 신체적 사망을 벗어났다거나, 신체적 사망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
사두개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유대인들이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을 믿은 것이 분명하지만, 유대인들이 믿었던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은, 실제의 부활(육체부활)이 아니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나사로가 소생했다는 기록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나사로가 소생했다는 말은 있어도, 소생 후에 죽지 않았다는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나사로의 소생기록은 죽었던 자의 소생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나사로의 소생기록이 말하는 진정한 부활은 따로 있으니, 다음에서 말할 새 부활관이라고 하였다.
셋째, Henry의 부활관
「 그 대신 이러한 사자들의 소생은, 단지 미래에 실현될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과 예수님의 메시야적 전능으로 사망과 사망의 원인을 정복할 것을 말해주는 표적일 뿐이기 때문이다. 」
Henry가 헬라인의 부활관과, 히브리인의 부활관을 말하여, Henry가 예수의 부활은 몸의 부활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Henry가 또 주장하기를, “사자들의 소생”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말해주는 표적(signs)이라고 하였다. 첫째 표적은, 사자들의 소생이, 미래에 실현될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을 말해주고, 둘째 표적은, 사자들의 소생이, 사망과 사망의 원인을 정복하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였다.
그러면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는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은 어떤 부활인가? 이 부활이 몸의 부활은 아닌 것은 이미 밝힌 바와 같다.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은, 종말에 전 인류가 성취하기를 바라는 사회적 개혁과, 사회적 구원을 말한다. 그러므로 구약이 예언하고, 예수님이 가르친 부활은, “말세에 인류가 사망과 사망의 원인인 죄악을 정복하여, 지상낙원이 성취될 것”을 나타내는 “표적”(signs)이라고 Henry가 주장한 것이다.
Henry가 부활을 해설하여, 인류와 문명을 위한 희망을 도출해낸 것이다. 즉 Henry는 부활사건을 인류에게 희망을 걸어보는 표적(signs)으로 보았다. 몰트만의 희망의 신학과 함께, 미래에 희망을 거는 것이 모든 현대신학의 추세이다. 현대철학과 현대신학이 추구하는 바는, 미래에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20세기는 인류 역사 중에서 가장 암울했던 세기였고, 그래서 20세기의 기독교 신학은 희망의 신학을 발전시켜, 전 인류의 구원을 희망하였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는, 끝으로 전 세계 인류가 경제, 정치,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다원주의(pluralization)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정신적인 부활”이 진정한 부활이다.

진정한 부활은, 몸의 부활(육체부활)이 아니고, 제자들의 정신이 부활한 것이라고 하였다.
⒜ 예수가 부활 후에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지 않고, 제자들에게만 나타낸 것은(행10:40-43), 제자들의 정신 속에 다시 사신 분이, 십자가에 죽은 분과 동일한 분임을 말해주려던 것이라고 하였고, 또 천사가 간략하게 말한 대로, “그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마28:6)도, 예수의 초기 교훈을 회상하게(to recall) 하여주려던 것이었다고 하였다. 즉 예수의 부활현신의 설화(narrative)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다”는 설화는 육체부활을 말하려던 것이 아니니, 예수의 부활을 육체부활로 보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 부활 설화(narrative)에서 반복된 현신은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를 기억하게(recognition) 하려는 것이고, 만져 보라, 먹어 보라고 하신 것이나, 같이 걷고, 더불어 이야기 한 것들은 다 자기를 기억하라는 요청을 뜻하는 것임으로, 예수의 부활을 육체부활로 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 특히 부활 설화에서 십자가의 흔적을 보이고, 음식을 먹어 보이고(눅24:30), 성만찬에서 음식을 먹어 보인 사건들은(마26:29), 그 전부가 “제자들의 정신 속에 다시 사신 예수와, 십자가에 죽은 예수가 영적으로 같은 분임”을 제자들이 증언해주기를 요청한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Henry가 주장하기를, 예수님의 부활 설화는 육체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의 초기 교훈들을 회상하게 하고,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님을 기억하게 하고, 예수님에 대한 증언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Henry가 주장했던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이 스승을 회상하게 하고, 기억하게 하여, 제자들이 스승을 세상에 증언하게 함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이것을 바꾸어 말해본다. 부활절 새벽녘에 제자들의 정신에 변화가 일어나서, 그리스도를 전파함으로서, 비로소 사람들의 정신 속에도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부활하였다는 것이다. Henry는 제자들의 증언과 전파로,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인류 사회에 부활한 것으로 보았다. 인류의 정신 속에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이 부활하는 것을 구원으로 보는 것이 20세기의 모든 현대신학이다.
이 항목의 해설에서, Henry가 Robinson의 말을 인용하여 주장하기를, 예수님의 부활에 얽힌 기적 사건들을 가리켜, 설화들(narratives, 영어원본, p. 161)이라는 복수용어를 사용하였고, 앞에서는 역시 부활을 가리켜 창작(invent, manufactur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Henry는, 예수님의 육체부활은, 제자들이 잘못 창작한(manufactured) 설화라고 하였고, Henry가 잘못된 육체부활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육체부활 대신 정신적인 부활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창작이란 용어와, 설화라는 용어는 Henry의 성서관과 부활관을 말해준다. Henry에게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은 제자들이 창작하여 말들어낸 설화(고대소설)이다. 육체부활이 창작한 설화이면, 성령수태와, 동정녀탄생과, 부활체의 승천 및 재림이 다 창작한 설화이다.
Henry처럼 성서의 기적을 창작한 설화라고 주장하면, 성서의 기적은 역사(history)나 실화(nonfiction)가 되어질 수 없고, 동시에 창작한 설화에서는 성서의 기적은 전설과 신화가 되어진다. Henry와 모든 현대신학은 다 기적을 믿지 않기 때문에, 성서의 기적을 창작한 설화로 보며, 전설과 신화로 보지만, 사람들이 여간해서 그 들의 불신앙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Henry가 “하나님, 계시, 권위”라는 6권(3,000쪽)의 장서를 썼지만, 인류의 최후멸망과, 지옥과, 신천신지의 영생 등은 화제에 올리지도 않았다. Karl Barth가 “교회교의학”을 독일어로는 31권으로, 9,000 페이지를 썼지만, 그리스도의 공중재림과, 최후의 불 심한과, 지옥과 천국의 영생 등을 포함하는 성서의 종말론은 그 어디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모든 현대신학은 인간실존의 회복과 정의회복 등을 철저히 현세(現世)에 한정하였고, 내세(來世)와는 차단하였다.

⒡ 헨리의 성경해석 방법

Henry가 주장한 부활관을 다시 정리해 보자. 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오직 육체부활의 정보뿐이다. 성경에는 육체부활을 대신할 다른 정보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enry는 성경에 없는 “정신적인 부활”을 창작하였으니(to invent, manufacture), 어떻게 이런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는가? 기적을 믿지 않는 헨리에게는 성경의 기적은 설화(narrative, geschichte)이고, 고대소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헨리가 성경의 기적을 불신하기 때문에, Henry에게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다 가상적인 것이지만, 성경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교훈이 되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Henry가 “부활 설화”에서 교훈을 해석하여 끌어낸 것이다.
Henry는 육체부활을 불신하기 때문에, 성경을 창작한 설화로 취급하였고, 제자들이 부활설화를 읽음으로서 훌륭하신 그리스도를 회상하고 기억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전파함으로, 인류 사회에 그리스도가 되살아나는 것을 그리스도의 부활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Henry는 「예수의 부활은 육체부활이 아니다」라는 직설적인 표현은 끝까지 피하고 침묵하였다. 항상 우회적으로만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려 은폐하였다. 이제 우리가 부활에 대한 Henry의 결론 부분을 읽겠지만, 결론에서도 Henry는 “육체부활”을 부정하는 직설적인 표현은 절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점에서는 바르트를 능가하였다. Henry가 처한 미국교회가 독일교회 보다 더 보수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교회와 신자들에게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결 론

“전 인류의 종말론적”부활이 참 부활이다.

IX. 『 결론으로, 가장 전문적이며 빈틈이 없는 예수님의 원수들의 해명은, 그 무덤이 비었다는 것과, 저희들이 십자가에 죽인 예수의 시신을 보관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임명된 조사관이며 박해자인 사울은, 예수님이 부활한 몸으로 살아있음을 동의하였고, 또 그 분을 약속된 메시아로 호칭하였다.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 따르던 제자들은, 예수님이 자기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변명할 여지없이 우둔하였음을 자인하였다. 왜 제자들이 그토록 우둔하여 예수님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했는가? 예수님이 그렇게도 반복하여 구약의 예언을 알려 주었지만, 그들이 구약의 예언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성경의 구조상으로 볼 때에, 예수님의 부활은 원 거리적 의미와, 근 거리적 의미가 있다. 원 거리적 해석은, 구약이 예언한 “전 인류의 종말론적”부활이며, “전 인류의 종말론적”부활을 상징하는 메시아의 구속적 고난과 부활이 바로 이 예언자들에 의하여 예언되었다(고전15:3-4). 근 거리적 해석은 무엇인가? 그것은, 제자들이 사랑하는 그리고 십자가에 처형된 선생이자 주가 되신 그 분과, 부활하신 분을 한 분으로 연결시켜주는, 신체적이고 영적인 특징(marks)이다. 』

Henry는 이 글에서, 예수의 부활 증인으로 셋을 꼽았다. 첫째는 예수님의 원수들이고, 둘째는 바울이고, 셋째는 12 제자들이다. 헨리는 바울의 증언과 제자들의 증언을 길게 다루었으나, 바울의 부활증언만을 증언으로 받아드리고, 제자들의 증언은 증언에서 배제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만 5 페이지의 지면을 사용하였다.

① Henry가 왜 바울의 증언만을 부활증언으로 받고, 제자들의 증언은 부활증언으로 받지 않았는가? 여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바울이 예수님을 본 것은 환상(비몽사몽간)이었으나, 12 제자들이 예수님을 본 것은, 부활한 몸을 만져보았고, 같이 먹었고, 함께 걷고, 이야기도 나누었으며, 500여명이 한꺼번에 목격한 사건이다(고전15:6). 만일 Henry가 “육체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목격담”을 부활증언으로 수용했다면, 그리스도의 부활도 육체부활로 수용했어야 했다. 그러나 육체부활의 기적을 믿지 않는 Henry로서는 “육체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목격담”을 부활증언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환상 중에서 예수를 보았다는 바울을 부활증인으로 내세움으로서, Henry는 육체의 부활과, 육체의 승천과, 육체의 재림도 환상과 설화로 처리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육체부활을 배제할 수가 있었다. 그러므로 Henry는 제자들이 구약의 예언의 진의를 곡해하고, 예수님의 부활해설의 진의를 곡해하여“전 인류의 종말적”부활을 수용하지 않다가, 나중에 가서야 예수의 부활을“전 인류의 종말적”부활로 받아드렸다고 억지를 썼다.

② 헨리는 구약의 예언은, 육체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전 인류의 종말적”부활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고, 예수가 자기의 부활이 육체부활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설명하였지만, 제자들은 이해하려 하지 않고, 육체부활만을 고집했다는 것을 5 페이지의 지면을 사용하여 주장하였다. 이러한 제자들의 무지 때문에, Henry가 제자들을 부활증언에서 배제하고, 바울을 진정한 부활증인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이러한 Henry의 주장이 타당한가? 이러한 Henry의 해석은, 성경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억지 해석이다. 예수님이 예고했던 부활과, 제자들이 문제 삼았던 부활과, 바울이 문제 삼았던 부활은 시종 “육체부활”뿐이었다. 부활하신 주님을 500여 형제들이 한 자리에서 보았고,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과 같이 먹었고, 같이 걸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만져보았고, 승천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enry가 예수의 부활이 “육체부활”이 아니라, “전 인류의 종말적 부활”이라고 우기는 것은 억지다. 예수님과, 제자들과, 바울이 문제 삼았던 부활은 무덤에서 육체가 살아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육체부활에 대한 목격담”을 의도적으로 부활증언에서 배제하고, 다만 바울의 환상 증언만을 예수의 부활증거로 주장한 처사는, “참 증거”를 의도적으로 인멸한 범죄이다.
바울이 쓴 14권의 서신에서 말한 부활이 분명히 육체부활이다. 그러나 말도 안 되지만, 바울이 주장한 부활이, 환상에서 본 부활이라고 치자. 바울은 한 사람이고, 12 사도들과, 500여명의 목격자들이 있지 않는가! 우리가 세상 법정에서도 가끔 보는 일이지만, 사건에 대한 진정한 증거는 인멸하고, 허위증언(the false witness)을 세우는 사고를 흔히 보는데, 우리는 Carl Henry의 법정에서, 천하가 다 알만한, 말도 안 되는 억지 위증(the false witness)을 보았다.

③ 그러면, Henry가 구약의 예언과,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고 주장한“전 인류의 종말론적 부활”을 Henry가 어떤 의미로 해석하였는가? 다음은 Henry 해석이다.

『 성경의 구조상으로 볼 때에, 예수님의 부활은 원 거리적 의미와 근 거리적 의미가 있다. 원 거리적 해석은, 구약이 예언한 전 인류의 종말론적 부활이며, 전 인류의 종말론적 부활을 상징하는(to sign) 메시아의 구속적 고난과 부활이 예언자들에 의하여 예언되었다(고전15:3-4). 근 거리적 해석은 무엇인가? 그것은, 제자들이 사랑하는 그리고 십자가에 처형된 선생이자 주가 되신 그 분과, 부활하신 분을 한 분으로 연결시켜주는, 신체적이고 영적인 특징(marks)이다. 』

성경의 구조상으로 보아, 예수의 부활은 원 거리적 의미와, 근 거리적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부활의 원 거리적 의미는 구약이 예언한 “전 인류의 종말론적 부활”을 상징하고(to sign), 신약이 말하는 부활의 근 거리적 의미는 처형된 예수와, 부활하신 예수가 한 분임을 말해주는 신체적이고 영적인 특징이라(marks)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예수의 부활은 “육체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처형된 예수”와, “부활하신 예수”가 한 분임을 말해주는 특징(marks)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a) Henry가 구약이 예언한 예수의 부활을 “전 인류의 종말론적 부활”이라고 하였으니, 이 부활은, “종말에 있을 전 인류의 부활”을 말한다. “종말에 있을 전 인류의 부활”은 예수 개인의 부활이 아니고, “종말에 전 인류가 집단적으로 부활한다”는 말이다. 현대의 복음주의 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예수의 부활을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로 해석한다.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은, 시체가 살아나는 개인적인 육체부활이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인격이 변하여,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어감을 뜻한다. Henry는 예수의 부활을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로 해석하여, 예수 개인의 육체부활을 강력히 부정하였다. 그러므로 Henry의 신학과, 현대의 복음주의 신학에는 예수 개인의 육체부활은 없다.
Henry는 예수의 부활은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이라고 주장하여,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이 구약이 예언하고, 예수가 가르친 부활이었다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그러나 성서는 어떤 사람이 읽어도, 분명한 것은, 예수의 부활은 무덤에서 일어난 육체부활이었다. 12 사도들은 육체부활을 주장했기 때문에 순교하였고, 육체부활의 확신 때문에, 순교할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나사렛 예수의 육체부활을 부정하였으나, 제자들은 나사렛 예수의 육체부활 확신 때문에 순교하였다. 바울도 비록 환상이었지만, 주님의 음성을 직접 들은 후로는 사도들의 증언대로 나사렛 예수의 육체부활을 받아드려 증거 하였기 때문에(고전 15장), 무수한 박해를 받았다. 바울이 14권의 서신에서 강조한 부활은 육체부활이었고, “전 인류의 집단적인”부활이 아니었다.
ⓐ 계몽사상과 진보신학을 수용한 모든 복음주의 신학자들(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은 이러한 부활관의 변화를 가리켜 복음의 상황화, 신학의 상황화라고 주장한다. ⓑ 실용주의 철학자들은, Henry가 주장한“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이, 이 시대를 구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간관이요, 세계관이라고 치하해줄 것이다. ⓒ 또한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이러한“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이, 인간이 도약하여 도달해야할 인간실존과 동일한 인간관이요 세계관이라고 인정해 줄 것이다. ⓓ 이러한“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은, 기독교에서 모든 초자연을 폐기처분한 자연신학의 완성이라 하여, 분석 철학자들이 만족해할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20세기는 계몽사상과 진보신학을 수용한 복음주의 신학(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의 발생동기와 발생목적과 신학방법이, 현대철학의 발생동기와 발생목적과 철학방법과 동일해졌다.

(b) Henry가 신약이 말하는 예수의 부활은,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와, 부활하신 예수가 한 분임을 말해주는 신체적이고 영적인 표시(marks)라고 하였다. Henry는 여기서도 예수의 부활이 예수 개인의 육체부활임을 강력히 부정하고, 예수의 부활은, 단지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와 부활한 예수가 한 분임을 말해주는 표시(marks)라고 하였으니, 딴 전을 편 것이다.

교회가 형이상학을 버려야 한다.

X. 『 계시를 떠나서는 역사의 과정이나 우주의 비밀을 알 길이 없건만, 이 계시를 무시하고 형이상학을 고집하는 학자들 때문에, 부활에 대한 일체의 현대주의적 반대론이 일어난다. 그러나 현대주의 반대론자들은 말하기를, 절대로 미래에 있을 것에 대하여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최소한 과거의 빈 무덤에 관한 진상이 무엇이었느냐에 관하여, 비록 이것이 하나밖에 없는 역사적 증언이기는 하지만, 이 증언을 부정하는 의도에서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과 역사의 하나님이신 그 하나님이 예수님을 일으키셨기 때문에, 부활은 자연과 역사를 범하는 것이 아니다. 』

① 『 계시를 떠나서는 역사의 과정이나 우주의 비밀을 알 길이 없건만, 이 계시를 무시하고,
형이상학을 고집하는 학자들 때문에, 부활에 대한 일체의 현대주의적인 반대론이 일어난다. 』

부활에 대하여 왜 현대주의자들이 반대하는가? 형이상학(metaphysics)을 고집하는 자들 때문이라고 하였다. 형이상학은 모든 기적과 내세와 천사와 지옥과 천국 등을 총칭한 말이니, 형이상학을 고집하는 자들은, 육체부활과 정통신학을 고집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현대주의자들의 부활에 대한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형이상학이나 육체부활에 대한 고집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Henry가 여기서도 형이상학(기적)과 육체부활을 강력히 부정하였다.
인용문에서 보았듯이, Henry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하면서도,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간접적인 표현으로 말하여,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자신의 불신앙을 가려 은폐하였기 때문에, 이 간접적인 표현의 자기 은폐가 보호색이 되어, Henry의 신학이 지금까지 보수신학계에서도 배척받지 않고, 환영받고 있다. 모든 진보주의 신학의 목사와 신학자들은, Henry처럼 기적을 믿지 않는 자신의 정체를 덮어서 은폐함으로 책을 쓰고 설교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간해서 알아보지 못한다.

② 『 그러나 자연과 역사의 하나님이신 그 하나님이 예수님을 일으키셨기 때문에,
부활은 자연과 역사를 범하는 것이 아니다. 』

이 인용구절의 핵심은, 하나님이“자연과 역사의 하나님이라”는 주장이고, 하나님이 “자연과 역사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그 하나님이 일으킨 부활도 역시 자연과 역사를 범하지 아니한다는 주장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만일 하나님이 자연법을 무시하고, 시신을 무덤에서 일어나게 하였다면, 이 부활은 자연 질서나 역사의 질서를 범한 것이지만, 하나님이 자연과 역사를 지키는 하나님이 되어, 자연법에 따라 부활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 부활도 역시 자연과 역사에 어울린다는 주장이다. 자연과 역사에 어울리는 부활은 어떤 부활인가? 자연과 역사에 어울리는 부활은“새로워진 인간상”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형상에 일치하는“새로운 인간상”이 예수의 부활이다.

XI. 『 하나님의 약속과 성취가 들어있고, 첫 부활절 아침에 발생한 부활사건의 전후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약속된 메시아의 역사적 부활은, 인간의 생명과 역사가 최후의 심판(행17:31)을 받고자, 하나님의 확고한 장중에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어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보면, 부활의 소식은, 과거이든 현재이든 죄인들에게 여간해서 기쁨의 메시지가 되어질 수 없다.
그러나 인류 역사의 하나님은, 십자가에 죽은 예수의 부활을 통하여, 당신이 영원한 질서에 적절하다고 인정하시는 유일한 인간상을 세상에 매일 선포하신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영원한 질서에 적절하다고 인정하시는 유일한 인간상은, 여기와 현재에 맞게 새로 구성된 인간상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에 일치하는 인간상이다. 』

이 글의 전반부는, 예수의 부활을 육체부활로 해석하는 결과에 대한 언급이고, 후반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구원을 준다는 새로운 부활관의 해설이다.

⑴ 예수의 부활을 기적의 육체부활(형이상학) 해석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 “부활사건의 전후사정”에 익숙지 못한 무식한 자들이 “메시아의 부활“을 인간이 최후심판을 받고자 하나님의 장중에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에, ”메시아의 부활“이 죄인들에게 두려움을 줄 뿐, 기쁨의 메시지가 되어지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메시아의 부활“을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적절한 인간상으로 해석하면, “메시아의 부활”은 죄인들에게 큰 기쁨의 메시지가 되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메시아의 부활“을 인간이 최후심판을 받고자 하나님의 장중에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는 자들은, 예수의 육체부활을 믿는 정통신학을 지키는 자들이다. 정통신학은, 모든 인류가 부활 후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구원받지 못한 자들은 지옥에서 영원히 형벌 받는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부활사건이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지 않고, 두려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에게 기쁨을 준다는 부활은 어떤 부활인가? Henry는 주장하기를 인류에게 기쁨을 주는 부활은 “새로운 인간상”을 말해주는 새로운 부활관이라고 하였다.
⑵ 새로운 부활관이 말해준다는“새로운 인간상”은 어떠한 인간상인가? “새로운 인간상”은,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적절한” 인간상이고, “그리스도의 형상에 일치한” 인간상이라고, 하였다.
“현재와 여기”에 어울리는 적절한 인간상은, 1세기나 16세기가 아니라, 21세기 현재에 어울리는 인간상을 말하고, “영원한 질서”에 어울리는 인간상은, 고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사랑받는, “사랑과 정의”를 지키는 인간상을 말하며, “그리스도의 형상”에 일치하는 인간상은, 그리스도의 정신과 교훈에 일치하는 인간상을 말한다.
문제는 인간상이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어울리는 인간상은 어떠한 인간상인가? 형이상학에 속한 인간상(육체부활)은 1세기의 것이라 하여, 앞에서 이미 지워버렸으니,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어울리는 인간상은, 형이상학의 육체부활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현재와, 여기와, 영원한 질서에 어울려야 한다는 인간관이나 부활관은 어떤 것인가?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면서, 공의와 정의를 세우시고, 자기를 죽인 자를 용서하신 그리스도의 인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간상은 인류역사에 단 한 번 있었던 유일한 인간상이고, 형이상학(육체부활)과는 무관한 인간상이니, 신성(神性) 없는 훌륭한 도인, 교사, 스승을 말한다.

예수의 부활이 제자들에게 큰 기쁨을 준 이유

XII. 『 그러면 그 부활의 아침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그렇게도 큰 기쁨이 되어진 이유가 무엇인가? 제자들에게는 십자가에 달리신 이의 부활이, 설명이 불가능한 괴이한 사건이 아니라, 그 의미가 아주 명백하였다. 즉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지낸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 또 . . 보이셨으니(고전15:3-4). 부활의 아침은, 일어나신 메시아와 오실 임금과 계속되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교제의 시작을 의미하였다. 』
예수의 부활이 제자들에게 그토록 큰 기쁨이 되어진 이유가 무엇인가? 예수의 부활이 형이상학에 속한 “괴이한 사건” 즉 “육체부활”이었다면 기쁨이 되어질 수 없었겠지만, 예수의 부활은 제자들이 예수와 갖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교제의 시작”을 뜻하기 때문에, 예수의 부활이 제자들에게 큰 기쁨이 되어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제자들이 예수와 “도덕적이고 영적인 교제”를 언제부터 시작하였는가? 부활절 새벽에(resurrection morning) 시작했다고 하였다. 이 부활절 새벽에 흩어졌던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수님과 영적이고 정신적인 교제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헨리는 메시아의 언급에서 “일어나신 메시아와, 오실 임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일어나신 메시아”는 “제자들의 정신 속에 살아난 메시아”를 말하고, “오실 임금”은 역사의 종말에 그리스도의 교훈이 전 인류사회를 덮어서, 지상낙원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세기 초부터 계몽사상과 진보신학을 수용한 복음주의 신학자들(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주장한 것인데, 그것을 Henry가 되풀이한 것이다.

XIII. 『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을, 단지 먼 앞날에 있을 어떤 부활의 전주곡으로 보지 않는다. 중생한 신자에게는 살아나신 예수님과 매일 사귐으로서, 현재에서 경험하고, 미리 경험하는 것이 부활이다. 승천하신 그리스도로부터 그의 추종자들은 오순절에 부으신바 된 성령의 내주를 입으며, 신자들은 그리스도로부터 매일 성령의 충만함을 계속 받으며, 역시 신자들은 항상 장차 올 시대의 능력을 미리 맛보며(히6:5), 장차 누릴 기업을 매일 맛본다(엡1:14). 』

⑴ Henry는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을 먼 앞날에 있을 부활의 전주곡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에서 “먼 앞날에 있을 부활”은, 신자들의 육체가 무덤에서 살아나올 “육체부활”을 가리키는데, 예수의 부활이 장차 신자들이 입을 부활의 전주곡이 아니라고 하였으니, 예수의 부활이나, 신자들이 입을 부활이 육체부활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성경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육체부활로 믿을 뿐만 아니라, 또한 성경대로 예수님의 육체부활을 부활의 첫 열매로 믿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신자들이 입을 육체부활의 전주곡으로 믿고 기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통신학을 소유한 신자들에게는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영생에 들어가는 문인 것이다. 즉 Henry에게는 육체부활이 없으니, 내세가 없고, 인생은 죽음으로 끝나니, 소망이 없고, 기쁨은커녕 허망함과 허전함과 무상함의 깊은 심연에 빠져들 뿐이다.
⑵ 여기서 인용문을 읽어 보기로 한다. 인용문을 다시 읽어보자는 것은, 독자들이 인용문을 다시 읽어야만, 다음 해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을, 단지 먼 앞날에 있을 어떤 부활의 전주곡으로 보지 않는다. 중생한 신자에게는 살아나신 예수님과 매일 사귐으로서, 현재에서 경험하고, 미리 경험하는 것이 부활이다. 승천하신 그리스도로부터 그의 추종자들은 오순절에 부으신바 된 성령의 내주를 입으며, 신자들은 그리스도로부터 매일 성령의 충만함을 계속 받으며, 역시 신자들은 항상 장차 올 시대의 능력을 미리 맛보며(히6:5), 장차 누릴 기업을 매일 맛보는 것이다(엡1:14). 』
신자들이 매일의 교제에서 경험하는 성령 충만한 생활이 부활이며, 신자들이 지상생활에서 누릴 새 시대가 부활이라고 하였다. Henry가 믿었던 부활은, 무덤에서 살아나올 육체부활(형이상학)이 아니라, 현세에서 예수와 교제함으로 얻어질 것이라는 신령한 생활과, 거룩한 생활을 부활로 보았으며, 이러한 생활이 전 이류에게 파급되어지는 것을 전 인류의 집단적인 부활로 보았다.
⑶ 인용구절에서 Henry가 말한 “살아계신 예수님,” “승천하신 그리스도,” “오순절에 부어진 성령의 내주” 등은 정통신학에서는“형이상학이나 초자연”을 말하는 것이지만, Henry의 신학에서 는 창작품(manufactures)이고, 설화(narrative)일 뿐이다. Henry가 현대신학을 쓰면서도, 정통신학의 표현과 필체와 기법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독자들이 Henry의 글을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Henry가 사용한 형이상학이나 초자연의 표현들은 다 인간이 창작한 설화의 표현임을 전제하고,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13장, 육체부활을 불신한 복음주의 목사들
(1) 곽선희 목사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 속한 목사들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불신하고, 대신 제자들이 마음으로 깨달은 정신적인 부활을 주장하였다. 그러면 제자들이 마음으로 깨달았다는 정신적인 부활은 어떤 부활을 뜻하는가? 곽선희 목사는 주장하기를, 육체부활이 아닌 정신적인 부활은, “정의가 영원하다”는 것을 제자들이 깨달은 것이나, 혹은 “예수님의 교훈과 주장이 옳았음”을 제자들이 깨달은 것을 뜻한다고 하였다.

다음은 곽선희 목사의 부활해설이다. 곽 목사가 저술한 3 권의 책에서 발췌하고 해설하였다.

(a) 설교,「나는 부활이다」,
(b) 사도신경 강해,

그림 ㅣ
(c) 부자와 나사로 비유해석

⒜ 곽선희 목사의 설교, 「나는 부활이다」에서

『 본문에 예수께서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고 했을 때, 누이동생인 마르다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부활개념을 가지고 “마지막 날에 오라비가 다시 부활할 줄을 내가 아나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세상 끝 날에 선한 자나 악한 자나 의로운 자나 불의한 자나 다 부활해서 하나님의 심판대에 서야 한다는 일반적인 유대인의 개념에서 마르다가 이야기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부활이라면 역시 흥미가 없습니다. . .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이 있었기에 정의가 영원하고 사랑이 영원함이 나타난 것입니다. . . 단순히 예수가 죽었다가 다시 살았으니 우리도 오래 산다는 뜻으로 부활을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

이 글은 내용과 주장이 분명하다. 「이 세상 끝 날에 악한 자와 선한 자가 다 부활하여 심판 받을 것이라」는 마르다의 답변내용은, 당시 유대인들이면 누구나 다 일반적으로 품고 있었던 전통적인 부활개념인바. 이 유대인의 전통적인 부활개념은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이 말해주는 진정한 부활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곽 목사는 흥미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고 한 말도, 일반적인 유대인의 부활개념대로, 육체부활로 보아서는 안 되고, 「정의가 영원하고 사랑이 영원함」을 뜻하는 부활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곽선희 목사는 그리스도의 부활사건 해설에서, 육체부활은 유대인들이 품었던 전통적인 부활개념일 뿐이며, 그리스도 부활사건의 진정한 개념이 아니라고 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이 육체부활임을 완전히 불신하여 배격하였다.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의 진정한 개념은, 정의와 사랑이 영원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 곽선희 목사와 도신경 강해

곽선희 목사는, 부활은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아 있으면서 경험하는 인성변화(人性變化)를 말하고, 시신부활(屍身復活)이나 육체부활(肉體復活)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 부활은 자연적 생명의 변화나 윤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마치 애벌레가 변하여 나비가 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생명의 자연적 성장 과정과도 다르다. 동물의 세계에서 한 생명이 죽었다가 회생하여 다시 옛 생명으로 되살아난다고 하는 그런 사상과도 다르다. 개구리가 땅 속에 들어가서 꼭 죽은 것처럼 동면하다가 새봄이 되면 뛰어나오는 것과도 다르다. . . 그러면 과연 기독교의 부활은 어떤 부활인가 ? 기독교의 부활은 오직 인간에게만 있는 생명의 신비로운 변화로서 그리스도적인 부활을 의미한다. . .
혹자는 톨스토이가 “부활”이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활이 성서적인 부활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오해이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영혼 불멸설(immortality)을 의미한다. 영혼 불멸설에는 정신적 부활은 있지만, 옛 생활로 다시 돌아가는 실제적인 부활은 없다. 몸은 죽지만 정신과 영혼은 영원히 살아 있다는 것이 톨스토이가 “부활”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영혼불멸설과 부활을 혼돈하기 쉽다. 그러나 전혀 다르다. 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결코 영혼불멸설과 같은 것이 아니다. 부활은 영과 육이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표적은 그리스도적인 부활이다. 오직 그리스도에게서만 그 예를 볼 수 있다. 』

이 주장에서 곽선희 목사는, 기독교가 믿어야 할 부활은, 육체부활이 아님을 4번이나 실례를 들어 강력히 주장하였다. 물론 곽선희 목사가 인용문에서 말한 것이, 기독교의 부활이 윤회설과 같다든가, 애벌레의 변화와 같다든가, 개구리의 변신과 같다는 뜻에서 말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독교의 부활이 「자연적인 생명의 변화」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결국 곽선희 목사가, 인용문에서 4번이나 강력히 주장한 것은, 기독교의 부활이 「자연적인 생명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독교의 부활이 「자연적인 생명의 변화가 아니라」는 주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두 말할 것 없이, 기독교가 지난 2천년 동안 고백해온 육체부활(자연적인 생명의 변화)을 부정한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2천년 동안 그리스도의 부활을「자연적인 생명의 변화」를 뜻하는 육체부활로 고백하여 왔으며, 이것이 정통주의 신학이고, 사도신경의 내용이다. 그러나 곽 목사는 기독교가 믿어야할 부활은, 생명의 자연적 변화에 해당하는 육체부활이 아니라, 「 그리스도적인 부활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곽 목사가 주장하는 「그리스도적인 부활」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곽 목사가 인용문에서 주장하기를, 「그리스도적인 부활」은, 「영과 육이 함께 사는 부활이고 」, 「옛 생활로 다시 돌아가는 실제적(實際的)인 부활이다」라고 하였다.
곽 목사가 주장한 것은, 「그리스도적인 부활」이 「영과 육이 함께 사는 부활이고, 옛 생활로 다시 돌아가는 부활이다」라고 하였으니, 곽 목사가 주장한 부활은, 살아 있는 인간이 「그리스도적인 부활」을 입는 것이다. 그러면 살아 있는 인간이 입는다는 「그리스도적인 부활」은 어떤 부활을 의미하는가? 곽 목사가 설교「나는 부활이다」에서 주장한대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정의가 영원하고, 사랑이 영원함을 의미한다고고 하였으니, 신자들도 예수님을 본받아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함이 「그리스도적인 부활」을 입는 것이다.
곽 목사가 「그리스도적인 부활」이, 시체가 무덤에서 살아나오는 육체부활을 말하지 않고, 지상에서 영과 육을 합친 인간이 이루어가는 실제적인 생활임을 주장하기 위해서, 「그리스도적인 부활」이, 톨스토이가 부활이란 소설에서 말한 영혼불멸설과는 전혀 다르며, 전혀 무관하다고 하였다.
많은 독자들이 곽 목사의 부활해설을 읽으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곽 목사가 육체부활을 믿지만, 여기 부활해설에서는, 어떤 정신적인 부활을 해설하는 것이리라. 설마하니 곽 목사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정할 리가 있겠는가?」
곽 목사와 함께 중국과 북한에서 과기대학을 세우며 사역하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 SFC 신앙동지 한 분은, 곽 목사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듣고 첫 반응이, 크게 놀란 표정을 짓고 「한 목사 정신 나갔다」고 하며, 면박을 주었다. 소망교회에서 곽 목사와 함께 사역한 목사 한 분도 곽 목사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렇지 않다고 강력히 반박하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 곽선희 목사와 나사로의 비유 해석

곽선희 목사는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가 말하는 내세와, 심판을 유대인의 전승적인 계시문학으로 돌렸고, 계시문학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다음은 곽 목사의 주장이다.

『 본 비유는 읽어서 아시는 바와 같이,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첫째는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실 때에는, 언제나 사실적이고 실제적인 것을 예로 드셨는데, 오늘 여기 본문은 그렇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2천여 년 전 예수님 당시에는 가르치는 교훈의 대부분의 내용이 신화적이고 설화적이었습니다. 그러한 시대 속에서도 예수님의 교훈하시는 방법의 특징은 언제나 실제적인 사건과 사물을 소재로 말씀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어떤 이들은 당시의 사람들과 비교하여 예수님의 교훈은 가장 과학적이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은 그 많은 예수님의 말씀 중에서 단 하나 사실성을 벗어난 예외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대단히 계시문학적인 내용입니다. 하늘나라에서 되는 이야기, 아브라함의 이야기, 죽은 다음의 사람들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것은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익숙히 잘 아는 계시 문학의 한 토막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모든 비유가 다 실제적인 것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오늘 이 비유만은 저들이 잘 알고 있는 전승적인 계시문학을 그 소재로 하여 말씀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곽선희 목사는 이 글에서 주장하기를, 「하늘나라에서 되는 이야기와, 아브라함의 품의 이야기와, 죽은 다음의 사람들 이야기」는 사실성을 벗어난 이야기, 곧 전승적인 계시문학의 한 토막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곽 목사의 주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진보주의 신학이 요한계시록을 사실성을 벗어난 전승적인 계시문학에 포함시켜 그 소재를 신화와 전설로 취급하는데, 곽 목사가 바로 이 진보주의 신학의 성서관을 그대로 주장한 것이다. 곽 목사는 분명히 진보주의 신학자 중 한 사람이다.
또 말하기를, 예수님 당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계시문학을 소재로 하여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만은 항상 사실만으로 교훈하셨으나, 예수님께서도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에 한해서 단 한번「사실이 아닌 전승적인 계시 문학을 설교의 소재」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니, 예수님이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에서, 내세를 말한 것은, 단지 설교의 소재로 말했을 뿐이고, 실제로 내세(來世)를 말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2) 문익환 목사의 부활론

다음은 문익환 목사의 부활에 대한 해설이다.
『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실존적으로 동참함으로 주의 부활에도 동참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세례의 뜻인 것이다. 세례는 주와 함께 죽는 것인데, 그것은 또한 죄에 대해서도 죽는 것을 뜻했다. 그러므로 주의 부활은 죽음에 대한 승리인 동시에, 죄에 대한 승리인 것이다. 왜냐하면, 죄를 정복하지 않고, 죽음을 정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15장의 내용이 그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부활한 몸에 관한 호기심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놓아둔다고 해서 손해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함으로 믿는 자가 전인적인 구원을 얻는다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 이 글에서 문익환 목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고전15장이 말하는 몸의 부활은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놓아두고 넘어가자고 하였다. 왜냐하면 몸의 부활(육체부활)을 수수께끼로 놓아둔다고 해서 손해 보거나 나쁠 것이 없다고 하였다. 몸의 부활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보는 것은,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한결같은 주장이다. 그러므로 진보주의 신학자들 모두는 하나같이 고전15장의 육체부활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보며, 사람들을 넘어지게 하는「거침돌」로 표현해왔다. 기적을 믿지 않는 불신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은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고, 사람들을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다. 문익환 목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말했지만, 바르트는 이 육체부활을 더 강하게 부정하여, 스캔들이요 부조리요 종교적 물질주의요 거침돌이라고 표현하였다.
⒝ 문 목사나 바르트는 몸의 부활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보았으니, 그리스도의 부활에 실존적으로 동참함으로 얻어진다고 말한 전인적인 구원에는, 육체부활 후에 들어가는 내세의 천국이나 영생은 없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부활에 실존적으로 동참하여 얻어진다는 전인적인 구원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리스도의 부활에 실존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말하고, 전인적인 구원은, 그리스도를 본받아서 전 인격과 성품이 새로워지는 인성변화를 뜻한다. 문 목사나 현대신학은 이러한 인성변화를 가리켜 전인적인 구원이라고 하였으며, 바로 이 전인적인 구원이 진보신학이 주장하는 기독교의 구원인 것이다.
현대는 인간이 짐승이하로 악랄해져가기 때문에, 참으로 인성변화와 인간혁명이 요청되고 있다. 슈바이쳐는 비록 육체부활과 내세는 불신하였지만, 아프리카 검은 대륙에 가서 평생을 지내며 인간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자는 운동을 펼치다가 아프리카에서 임종하였다. 현대는 많은 종교인들과 철인들이 하나같이 문명보존운동에 나서고 있다. 물론 귀한 일이고 또 누구든 해야 할 운동이다. 그러나 이 운동에는 내세(來世)와 영생이 없고, 현세(現世)와 현실뿐이다.
⒞ 문 목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실존적으로 동참하면 그리스도의 부활에도 동참되어지며, 비로소 전인적인 구원을 받는다고 하였는데,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 십자가에 실존적으로 동참한다는 말은, 신자가 생활현장에서 그리스도가 지고가신 십자가 정신을 발휘하여 생활한다면, 성품과 전 인격이 변화한(부활한) 새 인간으로 이루어지는 새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이다.

(3) 조향록 목사의 부활론

다음은 1976년 4월 26일자, 주간조선의 「그리스도 부활의 의미」라는 글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은 그 사건 자체를 사건적으로 입증하든지 부정하든지 하는 논란은 큰 의미를 거두지 못한다. . . 문제는 이 사건을 받아드리는 수용 자세에 있다. 바로 이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은 신앙의 창문을 열고야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역사적 사건이기는 하나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문제요, 대상이 된다. 신앙은 그 신앙의 대상이 되는 문제나 사건이 신앙하는 자에게 의미적으로 받아지는 것이다.」

⒜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서 그 사건 자체를 역사적인 사실로 입증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이 해설은 짧지만, 의미심장한 해설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임을 입증하여, 믿고 신앙고백해온 것이 정통신학이다. 또한 부활사건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되,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임을 부정해온 것이 자유주의 신학이다. 그런데 조향록 목사는 부활사건을 역사적인 사실로 입증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다 무의미한 짓이라고 하였다. 조 목사가 두 신학을 부정한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19세기에 독일과 영국에서 득세한 자유주의 신학이 미국에 상륙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했을 때에, 정통신학이 자유주의를 대항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때에 제1차 세계대전을 맞게 되었고, 세계대전에서 충격을 받아 궐기한 것이 신정통주의 신학이다. 신정통주의가 제일 먼저 자유주의와 정통주의를 공격하고 나섰다. 즉 그리스도의 신성을 입증하려는 정통신학이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려는 자유주의 신학은 분쟁과 분열만 가져올 뿐, 전혀 유익이 없다고 하여 배격하였다. 조향록 목사가 이러한 신정통주의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 여기에서 조향록 목사가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 대안을 다시 여기에 옮겨 적는다.
「문제는 이 사건을 받아드리는 수용 자세에 있다. 바로 이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은 신앙의 창문을 열고야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역사적 사건이기는 하나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문제요, 대상이 된다. 신앙은 그 신앙의 대상이 되는 문제나 사건이 신앙하는 자에게 의미적으로 받아지는 것이다.」
조향록 목사는 부활사건을 보는 두 시각을 비교하고, 부활사건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는 두 정통주의와 자유주의는 버렸고, 부활사건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새로운 신학을 주장하고 나섰으니, 이것이 바로 신정통주의 신학이고, 신복음주의 신학이다. 조향록 목사가 신정통주의 신학과 신복음주의 신학을 따라서, 부활사건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신앙의 창문을 열고, 부활사건이 주는 교훈을 받아 신앙하자고 하였다. 조 목사가 제시한 신앙에서는, 신앙자가 부활사건의 내용을 규정한다. 모든 성서의 기적을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신앙자가 대상의 내용을 임의로 규정하고 구성하는 것이 신정통주의 신학(Barth, 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hr 형제)이고, 신복음주의 신학(Graham, Ockenga, Henry, Stott, Packer)이다. 조향록 목사는 이러한 20세기의 신정통주의 신학과 신복음주의 신학을 대변한 것이다.
독자들 중에는 이 낯설고 난해한 문장을 의아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현대신학의 골격과 원리를 이해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인식의 대상과 신앙의 대상에 있다. 조 목사가 부활사건을 보는 시각을, 인식의 대상과 신앙의 대상으로 구분하고, 인식의 대상은 버리고, 신앙의 대상 쪽을 취한 의도가 잘 들어났다. 부활사건을 인식의 대상으로 볼 때에는, 독자는 인식의 대상에 손을 댈 수 없지만, 부활사건을 신앙의 대상으로 볼 때에는, 부활사건의 내용을 독자가 임의로 재구성할 수 있고, 임의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현대신학에서는 부활사건을 사건으로 보지 않고, 부활사건을 보는 자가 임의로 해석해내는「신앙행위」를 사건으로 보며, 임의로 해석한「신앙고백」을 하나님의 계시라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 바르트신학의 계시관이고, 신정통주의 신학의 계시관이고, 신복음주의 신학의 계시관인데, 조향록 목사가 바로 이러한 사실들을 해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향록 목사가 해설한 신학에서는, 객관적인 부활사건이나 성령수태나 동정녀의 탄생 등은 전혀 의미가 없고, 인간이 이 사건들을 수용하는「신앙행위」와 「신앙고백」이 중요할 뿐이다. 이 마지막 부분의 해설은, 20세기 현대신학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확실히 조향록 목사는 아주 짧은 문장에 20세기 현대신학의 핵심을 농축할 수 있었던 대 신학자이다.

(4) 허 혁 교수의 부활론

基督敎思想 1973년 4월호의 “박아론 교수와 허혁 교수의 대담”에서, “부활사실과 부활신앙”이란 제목으로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한 글이 있는데, 이 글에서, 허혁 교수는 부활사실(역사, 이적)을 뒤로 밀어내고, 부활신앙만을 내세운 것을 볼 수가 있다. 다음은 허혁 교수의 말에서 인용한 것이다.

『 그러므로 저는 성서에 부활의 사실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보다는 부활의 보도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 . 이것을 학자들은 신앙의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 . 그것은 신앙을 사건으로 보는 입장이지요. . . 저는 내가 믿는다는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좋지 않으냐 하는 생각입니다. 』

허혁 교수는 부화사실을 부활보도와 대조하고, 부활보도를 취하고, 부활사실은 버렸다. 왜 부활사실은 버리고, 부활보도는 취하였는가? 부활사실은 부활보도에 비해서 사실에 더욱 가까운 용어이지만, 부활보도는 사실을 확인하기 이전의 소문 혹은 전언 정도의 뜻이다. 그러므로 부활사실에는 실제로 발생했던 역사의 의미가 들어 있지만, 부활보도에는 보도내용이 사실이냐 거짓이냐는 아직 들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허혁 교수가 부활사실과 부활보도 중에서, 부활보도를 취하고, 부활사실을 버린 이유는 부활이적을 제외시키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 분명해졌다. 다시 말해서 허혁 교수는 신앙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자고 한 것이다. 신앙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자고 한 말은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낯설 것이다. 그러나 현대신학에서는 이 말이 깊이 있는 말이며, 현대신학의 성격을 규명 지어주는 말이기도 하다.
현대신학에서는 성경의 기적들을 역사적인 사실로는 믿지 않기 때문에, 성경의 기적들을 실제로 발생했던 역사적 사실로 받지 않는다. 다만 성서의 기적에 인간이 어떤 의미를 주어 신앙하면, 이 신앙고백을 하나님의 계시 혹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면, 바르트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적의 육체부활로는 불신하였지만, 인간의 인격이 성숙해가는 것을 부활로 해석하여 신앙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이 바르트의 부활관을 수용하였으니, 이것이 신정통주의 신학이고, 신복음주의 신학이다.
허 혁 교수가 주장한 신학을 남미의 해방신학에 적용해 보자. 남미는 1960년대까지도 민중은 종이나 노예에 가까운 학대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들을 학대와 가난과 억압에서 해방해야 한다는 것이 해방신학이다. 필자가 브라질에 신학강의 차 1980년대에 8회 방문해서 목격했던 일이다. 해방신학자들은 십자가의 보혈이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형벌에서 구원한 것은 버렸으나, 바로의 학대와 억압에서 해방을 가져왔던 출애굽 사건을 구원의 복음으로 받자고 하였다. 그러므로 해방신학자들은 출애굽에서 발생했던 기적들은 신화로 보았다.
한국의 민중신학도 남미의 해방신학과 비슷한 처지에서 비슷한 운동을 폈었다. 민중신학은 가난과 억압과 사회의 구조 악에서 민중을 해방시키는 것을 구원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민중신학은 성서의 기적들이나 내세나 영생과는 전혀 무관하였다.
물론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이 민중을 가난과 억압에서의 해방하는데 공헌한 것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민중해방은 매우 갚진 운동이었고, 운동에 참여하다가 당대의 세도가들에게 박해를 받았던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할 것이다. 필자가 민중해방을 부정한 것이 아니고, 민중신학이 기독교 신학이 아님을 말한 것뿐이다.

(5) 두 목사(김동수, 박봉랑)의 부활론

1973년 4월 2일자 한국 크리스챤신문에 게재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두 분은 한국교회가 인간의 영혼불멸사상을 지니고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저적했으며, 한국교회가 영혼불멸사상을 지니게 된 것은, 불교와 샤머니즘의 영향 탓이라고 하였다.

⒜ 그러나 불교나 샤머니즘의 영향을 받고 기독교를 믿든, 불교나 샤머니즘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독교를 믿든 기독교를 믿는 믿음에는 문제가 없다. 기독교를 믿기 전에 가졌던 것을 버리고, 기독교를 받아드렸기 때문에, 이전에 믿었던 것이 무엇이든 문제 될 것이 없다.

⒝ 두 분 교수는 같은 글에서 또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부활은 2천 년 전의 골고다의 예수의 부활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오늘 이곳 한국 땅에서 날마다 사는 부활의 승리에서 영광을 되찾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은 2천 년 전의 골고다의 무덤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오늘 이곳 한국 땅에서 날마다 사는 승리의 생활에서 찾자고 하였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예수님의 부활을 2천 년 전의 골고다의 무덤에서 찾는다. 그러므로 정통신학에서는, 부활이 예수님이 골고다의 무덤에서 나오신 육체부활일 수밖에 없다. 골고다의 육체부활을 믿는 사람은 자신도 무덤에서 부활하여 천국에서 영생할 소망을 품고 살기 때문에, 십자가를 지고 죽어가면서도, 십자가의 고난을 참고, 매일 승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두 목사는 예수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을 2천 년 전의 골고다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 예수님의 부활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생활현장에서, 날마다 사는 승리의 삶에서 찾자고 하였으니, 지상에서 신자가 새 사람으로 살아가는 생활이 곧 예수님의 부활인 것이다. 20세기의 현대신학은, 몸의 부활과 내세의 영생을 불신하고, 지상에서 전쟁과 분쟁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부활로 믿으며 이것을 구원이라고 한다.

제14장, C. S. Lewis, 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anity)
그리스도의 신성과 내세불신
목 차
제1장 서론, 333

(1) 순전한 기독교는 어떤 책인가?
(2) 순전한 기독교의 전제
(3) 순전한 기독교를 쓴 이유
(4) 순전한 기독교가 거둔 유익
(5) 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
제2장.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믿는가? 341
(1) 하나님과 경쟁하는 개념들
(2) 하나님의 침공
(3) 충격적인 갈림 길
(4) 완전한 참회
(5) 실제적인 결론
제3장, 그리스도인의 행동 361
(1) 기독교의 윤리
(2) 내세소망(내세천국)을 부정하였다
(3) 순전한 믿음의 정의
제4장, 인성을 넘어서 369
(1) 만드는 것과 낳는 것
(2) 삼위이신 하나님
(3) 시간과 시간을 넘어
(4) 좋은 전염(infection)
(5) 고집 센 장난감 병정
(6) 가장합시다. (Let us pretend)
(7) 기독교가 어려운가, 쉬운가?
총결론 390

순전한 기독교

제1장, 서론

(1) 순전한 기독교는 어떤 책인가?

C. S. Lewis(1898-1963)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 1952)를 발표했을 때에, 사람들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친 최고의 신학자로 환영하였다.
⑴ 잡지 Time은, 20세기의 최고 기독교 변증가라 하였고, ⑵ Billy Graham이 설립한 Christianity Today 지는, 20세기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증가라 하였고, ⑶ James Packer(1926-)는, 이 책을 읽고, 비로소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하였으나, Graham, Packer, Lewis가 다 기적과 내세를 믿지 않았고, 현세만을 믿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그 어디에서도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내세를 실화(nonfiction)나, 실체(reality)로 말한 적이 없고, 단지 신비(mystery)나 그림(picture)이라고 하여, 성서에서 기적을 삭제하였고, 기적을 상징이나 비유로 해석한 교훈을 신학에 적용하였다.

(2) 순전한 기독교의 전제

순전한 기독교는 진보신학이지만, 일반 진보신학과는 차원을 달리한 진보신학이다. 이 책을 저술한 Lewis는 본래 영문학을 전공한 문학가로서 과학소설을 쓴 소설가이다. Lewis가 계몽사상을 내용으로 하는 기독교 신학을 문학적으로 해설하고, 변증하였기 때문에, 계몽사상을 수용한 현대인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일반적으로는 Lewis 정체성이 가려져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8세기에 거의 완성된 현대과학이 현대정신(계몽사상)이 되어, 19세기와 20세기의 정신계를 지배하였고, 지난 200년 동안의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지난 200년 동안,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은 동일한 현대정신(현대과학)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두 신학과 철학의 전제(진화론)와, 방법(실증주의)과, 목적(현세만의 구원)이 동일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현대신학과 현대철학의 차이점이라면, 현대철학은 성서 없이 철학을 쓴 것이고, 현대신학은 성서를 교재로 사용하여 신학을 쓴 것이다.
현대신학은 19세기의 자유주의와, 20세기의 복음주의로 구성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과학 위에 세워진 현대정신이 현대신학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19세기의 자유주의나 20세기의 복음주의는 그 전제(진화론)와 방법(실증주의)과, 목적(현세만의 구원)이 동일하며, 일체의 기적과 초자연을 불신하고 부정하는 것이 동일하지만, 19세기의 현대신학과, 20세기의 현대신학은 각기 그 시대의 영향을 받아 성격이 다르다
① 19세기의 자유주의는, 성서를 인간의 작품이라 하여, 성서를 고대 신화 내지는 전설로 취급하였고, 성서에서 신의 부재(nonexistence)를 선언하였고, 헤겔(1770-1831)이 말한 이름뿐인 관념(idea)의 하나님을 신학에 적용하여, 자유주의 신학을 만들어냈다.
② 20세기에 궐기하여 일어난 복음주의가 비록 계몽사상(현대과학)을 이어받은 것은 19세기 자유주의와 동일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1914-18)과, 러시아 혁명(1917)과, 제2차 세계대전(1939-45)을 겪으면서, 수천만 명을 전쟁터가 아닌 후방에서 학살하는 것을 목격하고, 전쟁과 파멸을 막을 교훈을 성서에서 얻어내려고, 성서비평을 접고, 신화나 전설과 같은 부정적인 용어들은 입 밖에 내지 않았으며,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극찬하여, 성서의 품격을 한껏 높였다.
③ 19세기에 역시 계몽사상과 현대정신을 수용한 Kiekegaard가 불과 12년에 21권의 책을 출판하여, 인간타락상을 고발하였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다가, 20세기에 전 유럽이 피바다를 이루자, Kierkegaard가 외쳤던 인간의 실존(existence-성스러운 인간)을 사람들이 철학에 적용하여, 실존주의 철학을 일으키고, 신학에 적용하여 복음주의 신학을 일으켜, 인간성 회복에 나섰다.
20세기 전반세기에 계몽사상(현대과학)을 수용한 젊은 목사들이 제1차 세계대전을 지켜보고, Kierkegaard의 실존을 신학에 적용하여 복음주의 신학을 일으켰다. 그 대표적인 목사들은 K. Barth. R. Bultmann, H. E. Brunner, Niebuhr 형제, P. Tillich 등이다. 20세기 후반세기에 역시 계몽사상을 수용한 젊은 목사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지켜보면서 Kierkegaard의 실존을 신학에 적용하여 복음주의 신학을 일으켰는데, 그 대표적인 목사들은 Billy Graham, H. J. Ockenga, Carl Henry, Edward Carnell, C. S. Lewis, James Packer, John Stott 등이다.
그런데, 20세기에 일어난 신학들은 신학호칭 사용에서 혼선을 이뤘다. 20세기 전반세기에 일어난 신학이나, 20세기 후반세기에 일어난 신학이나 본인들은 자기들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 반드시 복음주의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전반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을 사람들은 신정통주의 라 하였고, 20세기 후반세기의 신학을 사람들은 신복음주의라 칭하였다. 신복음주의라는 이름은 H. J. Ockenga라는 젊은 목사가 1947년에 Fuller 신학교를 창립하면서, 급조하여 언급한 적이 있지만, 거의 1회용으로 끝났고, Ockenga 본인도 자기의 신학을 호칭할 때에는 반드시 복음주의를 호칭으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Ockeng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McIntire와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두 사람은 1927년에 Princeton 신학교에 같이 입학했고, J. M. Machen이 Princeton을 떠나 Westminster 신학교를 창립할 때에도 같이 따라갔고(1929), 둘이 같은 해(1931)에 Westminster 신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둘은 갈라져 Ockenga는 자유주의 목사들을 품고 NAE를 세웠고, McIntire는 근본주의 운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서로 상극이 되었으며, McIntire가 Ockenga를 집요하게 신복음주의 신학으로 몰아붙여, 신복음주의라는 용어가 한 참 유행했으나, 그것도 1980년대로 끝났고, 결국 현재에는 복음주의 신학만이 호칭으로 남았고, 신복음주의를 말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신복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목사들이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한 목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필자는 20세기에 일어난 복음주의 신학을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이라 칭하려 한다.
앞에서 해설한 바와 같이, 제1차 세계대전 후에 독일에서 일어난 복음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영미(英美)에서 일어난 복음주의는 동일하게 전쟁과 파멸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켜, 지상천국을 건설하는 것이 신학의 목적이었는데, Lewis 역시 이와 동일한 목적에서 순전한 기독교를 저술하였으니(1952), 독자들은 이만한 배경을 전제하고, 순전한 기독교를 읽어야만 Lewis 신학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다.

(3) 순전한 기독교를 쓴 이유

『 내가 그리스도인이 된 이래,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봉사는 모든 시대에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믿어온 바를 설명하고, 수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지금 그리스도인들을 분리시켜 놓은 문제들은 고도의 신학적인 논점이나, 교회사적인 논점들과 관련된 경우가 적지 않아서, 진짜 전문가 외에는 다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제 역량 밖의 문제들로서 저 역시 도움을 주기보다는 받아야 할 처지입니다.
둘째, 이러한 논쟁거리들을 놓고 토론하는 일은 불신자들을 그리스도인의 울타리 안으로 이끌어오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 니다. 우리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말하고 쓰는 한 불신자가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기는커녕 그 어떤 공동체에도 발 디딜 엄두조차 내기 힘듭니다. 교파 분열에 대한 토론은 오직 한 분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그 분의 아들이심을 이미 믿는 사람들 앞에서만 해야 합니다. . .
제가 아는 한 이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의 전부이므로 특정한 논쟁거리들에 대해 침묵한다고 해서 제멋대로 추측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곧 그런 문제들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가끔은 중립적인 입장인 태도를 취하는 문제들도 있지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논쟁을 일으키는 문제들 중 그 답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개중에는 제가 영원히 그 답을 모를 문제들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가서 묻더라도(추측건대) 저보다 훨씬 위대한 이가 들었던 답과 똑 같은 답을 얻게 될 같습니다. “그것이 네게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그러나 이와는 달리 제 입장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른 바 “나의 종교”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순전한 기독교,” 다시 말해서 내가 출생하기 오래 전부터, 나의 호오(好惡)와는 상관없이 참 기독교였으며, 지금도 참 기독교인 기독교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성모 마리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근거 없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 이상의 언급은 즉시 저를 뜨거운 논쟁의 한복판으로 끌고 갔을 것입니다. . .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논쟁을 벌이는 주제들 중 이만큼 예민한 것도 없습니다. . . 따라서 개신교도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서도, 반역자보다 더 나쁜 사람, 즉 이교도로 보이지 않기란 힘든 일입니다. 이처럼 동정녀에 관한 주제야 말로 “순전한” 기독교를 다루는 이 책을 영락없이 망칠만한 주제입니다(동정녀가 낳은 아들을 하나님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손에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주제). 』

해설과 비평

Lewis가 이 책을 쓰는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즉 자기가 그리스도인이 된 이래,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봉사는, 모든 시대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믿어 온 바를 설명하고, 수호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 교회를 분열시킨 교리적인 논점들은, 역량 밖이라, 다루지 않는다고 하였다.
둘째, 교리적인 논점들은 불신자들의 교회출입을 막기 때문에, 다루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런 이유로 자신은 신학적인 논점들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다고 하였다. 자신이 침묵을 지킨다고 해서, 자신이 중립을 지키는 것은 아니고, 교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하였다. 그 분명하다는 입장이 어느 쪽인가? 성서의 기적들을 믿는 쪽인가? 믿지 않는 쪽인가?
자신이 침묵을 지키는 교리로서, 동정녀 탄생을 하나의 실례로 들었다. 인용문에서 그 실례부분을 다시 적는다. 동정녀 탄생에 대하여 Lewis가 왜 침묵을 지키는가?
『 제가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성모 마리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근거 없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 이상의 언급은 즉시 저를 뜨거운 논쟁의 한복판으로 끌고 갔을 것입니다. . .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논쟁을 벌이는 주제들 중 이만큼 예민한 것도 없습니다. . . 따라서 개신교도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서도, 반역자보다 더 나쁜 사람, 즉 이교도로 보이지 않기란 힘든 일입니다. 이처럼 동정녀에 관한 주제야 말로 “순전한” 기독교를 다루는 이 책을 영락없이 망칠만한 주제입니다(동정녀가 낳은 아들을 하나님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손에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주제). 』

(1) 동정녀에 관한 주제는, 논쟁을 일으키는 문제들 중에서,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Lewis가 만일 순전한 기독교에서 동정녀의 탄생을 거부했다면, 개신교가 자기를 이교도로 취급할 것이고, 또한 자기가 순전한 기독교에서 동정녀의 탄생을 주장했다면,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못하는 불신자들이 순전한 기독교를 상대하지 아니했을 것이므로, 동정녀에 관한 주제를 순전한 기독교에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2) 인용문 끝 부분에 있는 다음 글은 무슨 뜻인가?
「 이처럼 동정녀에 관한 주제야 말로 “순전한 기독교”를 다루는 이 책을 영락없이 망칠만한 주제입니다. (동정녀가 낳은 아들을 하나님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손에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주제) 」
동정녀에 관한 주제는, 순전한 기독교를 영락없이 망치고도 남을 주제라고 하였다. 현대의 진보신학이 동정녀의 탄생과 같은 기적들을 가리켜 보통 “거침 돌”이란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Lewis는 보다 노골적인 표현으로, 동정녀 탄생 기적이 자기가 쓰는 책 순전한 기독교를 망치고 말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동정녀의 탄생에 대해서는 일체 침묵한다고 주장했으니, Lewis가 동정녀 탄생을 불신자들을 위하여 버린 것이다. Lewis가 불신자들을 위하여 동정녀 탄생을 버릴 수 있는 것은, Lewis 자신이 동정녀 탄생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Lewis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동정녀 탄생을 완전히 배제하였고, 순전한 기독교 어디에서도 동정녀 탄생은 언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Lewis가 본서 순전한 기독교 제3장 (2)항에서 내세천국을 배격하였으니, 동정녀 탄생의 배격과, 내세천국의 배격은 모든 기적의 배격을 포함한다.
(3) Lewis는 모든 시대의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믿어온 기독교를 수호하기 위해서 순전한 기독교를 쓴다고 하였으니, 순전한 기독교는 반듯이 모든 시대의 모든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신학이어야만 했다.
모든 시대의 모든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신학은, 에큐메니칼 신학이다. 결국 Lewis는 기적부정을 수용하는 에큐메니칼 신학을 위해서 순전한 기독교를 썼다. 그렇다면, 모든 시대의 모든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동체 안에는 어떤 신학들이 들어 있을까? 영국의 자연신론(이신론-deism)이 들어있을 것이고, 독일과 영국과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복음주의 신학들은 다 성서를 특별계시로 믿지 않고, 인간의 문서로만 보았다. 즉 자연신론과, 19세기와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0통주의, 신복음주의)은 다 성서를 하나님의 특별계시로 수용하지 않았고, 성서를 신화나, 고대소설(설화, 역설, 신비, 은유, 그림 등)로 취급하였다. Lewis 자신도 동정녀 탄생과 내세천국을 들어내 놓고 부정하였으니, 역시 성서를 신화나 고대소설로 본 것이다.
(4) 그러므로 Lewis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불신자들이 교회에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참여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따라서 순전한 기독교에서 동정녀 탄생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으니, Lewis가 말한 불신자들은, 동정녀 탄생을 믿지 않는 영국의 자연신론과,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을 포함시켜 한 말이다. 이상 네 신학들은 일체의 초자연 계시와 기적을 거부한 신학들이다. 그러므로 Lewis가 순전한 기독교를 쓴 이유는,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는 불신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오늘 21세기의 기준으로 본다면, Lewis가 쓴 순전한 기독교는 비록 58년 전(1952)에 썼지만, 에큐메니칼 신학에 머물지 않고, 이미 종교 다원주의로 들어섰던 것이다.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면, 에큐메니칼 신학보다는 다원주의 신학이 더 어울린다. 그러므로 1990년대 이전까지는 지구촌이 형성되기 전이라, 연합이나 통합 정도로 만족했으나, 1990년대 이후로는 통신망(IT-정보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초를 두고 정보가 교환되면서부터 지구촌이 형성되어, 비로소 경제와 정치에서도 다원화(to pluralize)를 서두르게 되었고, 종교 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라는 용어도 서서히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장과 종교와 정치가 다 다원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다원화에도 유일한 적이 있으니, 자국의 경제, 자기의 종교만을 인정하는 절대주의, 유아론, 근본주의이다. 그래서 오늘날 핵무기를 방패로 자기만의 존속을 정당시하려는 국가들이 국제사회에서 이단취급을 받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경제나 정치의 제국주의가 설 땅이 없다. 앞으로는 종교에서도 절대주의나 근본주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4) 순전한 기독교가 거둔 유익

『 만일 제가 교회일치에 직접적인 도움을 못 주었다면, 아마 교회가 일치해야 할 이유만큼은 분명히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확신을 가지고 각 교파를 따르는 사람들이, 단지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신학자들의 증오심’(odium theologic)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영국 성공회 사람들이든, 다른 교파 사람들이든 그 경계선상에 있는 사람들, 즉 어떤 교파도 분명하게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증오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요. 저는 이 사실에서 묘한 위안을 느낍니다. 각 교파들이 교리적인 면에서는 아니더라도, 영적인 면에서 실제로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은, 각 교파의 중심부, 즉 교파의 가장 진실한 구성원들이 있는 곳임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온갖 신조의 차이와, 기질의 차이와, 또 서로간의 박해에 대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무언가 또는 누군가가 각 교파의 중심부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교리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을 생략한 데 대한 설명은 이것으로 충분하겠지요? 기독교 도덕을 다룬 제3부에서도 몇몇 문제들에 대해 침묵했지만, 그 이유는 앞서의 이유와 다릅니다. 저는 제1차 대전 때 보병으로 복무한 이래, 자신은 편하고 안전한 자리에 있으면서,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한테 이러니저러니 훈계하는 사람들을 대단히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자신이 직접 당하고 있지 않은 유혹들에 대해 여러 말 하기를 꺼리게 되었지요.』

해설과 비평

Lewis는 자기가 쓴 책‘순전한’기독교가 만일 교회일치 운동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면, 아마도 교회가 일치해야할 이유만큼은 제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실제로 영국 성공회든 다른 교파 사람이든, 각 교파의 중심을 이룬 지도층은, 각기 신조(信條)의 차이가 있고, 서로간의 박해에 대한 추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였다. 가톨릭은 성공회를, 성공회는 개신교를 박해한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각 교파의 지도층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 같은 목소리가 바로 에큐메니칼 신학이다. 에큐메니칼 신학을 지향했던 WCC 조직 위원회가 1938년에 구성되었고, Visser't Hooft가 총무가 되어 10년간의 준비 끝에, WCC가 출범하였으니(1948), 이것을 한 목소리라고 말한 것이다.
교리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자기가 제1차 세계대전 때 보병으로 복무한 이래, 후방에 평안히 지내면서, 전방에서 유혹을 받아 고생하는 사람들을 놓고 이러니저러니 훈계하는 것이 온당치 아니함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이 직접 당하고 있지 않는 유혹에 대해서 여러 말 하기를 꺼리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Lewis의 해설은, 제1차 세계대전 때에 전방이었던 유럽 사람들 특히 독일 신학자들이 겪었든 고충을 두고 한 말이다. 독일 신학자들이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러시아의 혁명(1917-)과, Hitler의 학정(1933-)에 정신을 읽고, 얼떨결에 Bultmann이 비신화화를 주장하여 많은 논쟁을 일으켰고, Barth가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하여, 많은 곡해를 일으킨 사건들을 두고 한 말이다. Bultmann과 Barth가 세계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착상은 좋았지만, Bultmann은 신화(mythe)를 들고 나와, 성서를 지나치게 격하시켰음으로, 기독교가 시비의 대상이 되게 하였고, Barth는 성서를 지나치게 높여,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외쳤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신정통주의라는 곡해를 일으켰다. 본인들(Barth, Bultmann)은 복음주의라고 외쳤지만, 사람들은 끝내 곡해하여 신정통주의라고 호칭하였다.
이러한 독일교회의 형편을 지켜보았던 Lewis는, 계몽사상을 수용했던 신학적인 입장은, Barth나 Bultmann과 동일했지만, 신화니, 하나님의 말씀이니 하는 용어들은 입 밖에 내지 않았고, 신학과 교리의 논쟁점이 될 만한 문제들은 철저히 침묵하여 보안조치를 취했으며,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기적들을 부정하는 노골적인 표현이나 주장은 삼가고,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기적들은 반듯이 신비(mystery)나 그림(picture)으로 표현하여, 기적불신의 정체성을 은폐함으로서, 정통신학과의 시비와 충돌에서 벗어나게 하여, 성공회의 교인이탈을 막으려고 애썼다.
이렇게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Lewis와 Packer와 Stott 같은 거장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신성(동정녀 탄생)과 내세천국을 불신하는 성공회는, 교인들이 점점 이탈하여 1990년대에 와서는 매주간 문 닫는 교회들이 속출하여, 예배당 건물이 팔려나가 술집이 되었고, 무슬림 회당이 되어갔다. 이러한 현실은 영국교회를 방문했던 사람들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5) 옳음과 그름, 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
RIGHT AND WRONG AS A CLUE TO THE MEANING OF THE UNIVERSE

『 사람들은 이러한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 혹은 규칙을 자연법(Law of Nature)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연법칙(Laws of nature)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통 중력 법칙이나, 유전 법칙, 화학 법칙 등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우리 전 시대의 사상가들이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을 자연법이라고 부른 것은, 그것이 사실상 “인간 본성의 법칙”(Law of Human Nature)이라는 뜻에서였습니다. 』(같은 책, 한역, 27쪽)

『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구 위에 사는 인간은 누구나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기묘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자연법(自然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自然法)을 어기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사실이야 말로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는 토대입니다(These two facts are the foundation of all clear thinking about ourselves and the universe we live in.). 』(원문 p. 8, 한역, 32-33쪽)

해설과 비평

Lewis는 우리 자신과, 우주의 실마리를 풀게 해 주는 토대(foundation)가, 두 가지인 바, 첫째는 “인간 본성의 법칙”(Law of Human Nature)인 자연법(Law of Nature)이 있고, 둘째는 인간이 이 자연법을 어기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하였다. 인간과 우주의 비밀을 풀어주는 열쇠(토대)가 자연법과, 자연법을 어기며 살아가는 사실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Lewis가 인간의 문제를 자연법으로 풀고, 자연법을 거역하는 삶으로 풀었다.
그러나 이 Lewis의 주장에는 큰 문제가 있다. 즉 2천 년간 내려온 기독교 철학을 송두리째 버리고, 새로운 기독교 철학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성서에 의하면, 옳고 그른 것은 자연법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규정(율법, 계명)에 있다. 인간이 하나님의 규정을 거역하여 살아감이 저주이고 패망이다. 그러므로 이 하나님의 규정과 이 하나님의 규정을 어기면서 살아가는 타락생활이 인간의 비밀을 풀어주는 토대(foundation)이다.
그러나 현대인은 이 두 가지 기독교의 토대를 믿지 않는다. Lewis도 이 자연법을 주장함으로서, 하나님의 규정 곧 성서법을 버렸다. 현대철학과 현대신학도 우주론과, 인간론과, 법철학에서 자연법만을 주장하고, 하나님의 규정(성서법)을 거부한다. 그러므로 Lewis가 신학의 토대에서 하나님의 규정(성서법)을 거부하고, 자연법만을 주장했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Lewis가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Lewis에게는 하나님은 실재하지 않는 하나님이다. 실재하지 않는 하나님의 출현과 활동은 실화(nonfiction)가 아니고 고대소설(신화, 전설, 설화, 역설, 그림, 비유, 은유)임으로, Lewis의 신학해설은 고대소설로 읽으면 이해가 잘 된다. Lewis는 순전한 기독교를 고대소설체로 엮었다.

제2장,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1) 하나님과 경쟁하는 개념들
① 기독교는 타 종교를 부정하지 말라

『 제가 받은 요청은,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 말해 달라는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그리스도인이 믿어서는 안 될 것 한 가지를 언급함으로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독교 외의 모든 종교는 다 틀렸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무신론자라면, 온 세상 모든 종교의 핵심(main point)은, 하나의 거대한 착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면, 아무리 괴상한 종교라 할지라도, 모든 종교가 최소한 “진리의 핵심”만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
( I have been asked to tell what Christians believe, and I am going to begin by telling you a one thing that Christians do not need to believe. If you are a Christians you do not have to believe that the other religions are simply wrong all through. If you are an atheist you do have to believe that the main point in all the religions of the whole world is simply one huge mistake. If you are a Christian, you are free to think that all those religions, even the queerest ones, contain at least some hint of the truth. )

해설과 비평

Lewis가 기독교가 다른 모든 종교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바꾸어 말해서 기독교가 다른 모든 종교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무신론자들은 모든 종교를 인정하지 않지만, 기독교인은 다른 모든 종교도 기독교와 동일한 핵심적인 진리를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모든 종교를 인정하여, 다른 모든 종교와 대화하고, 연합하여 종교통합을 이루자는 것이니, 이것이 다원주의 신학이다.
Lewis가 앞에서는 모든 시대의 세계 기독교가 공통적으로 믿어온 바를 해설하고, 수호하기 위해서‘순전한 기독교’를 쓴다고 하여 에큐메니칼 신학을 주장하더니, 여기서는 기독교가 다른 모든 종교를 인정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자고 주장하였으니, 이것이 종교 다원주의이다.
Lewis가 일치운동의 범위를 모든 시대의 세계 기독교에서, 세계 모든 종교(all the religions of the whole world)로 확대한 것이다. Lewis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로 종교통합을 말한 것이 1952년인데, 1950년대부터 종교통합을 위한 대화가 활발해졌고, WCC는 종교연합예배를 진행시켰고, 가톨릭은 1965년에 제2바티칸 공의회를 끝내면서, 다원주의를 공식화하였다. 1992년에는 John Stott가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The Contemporary Christian)으로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Billy Graham도 1965년에 “불타는 세계”(World Aflame)로 다원주의의 초석을 놓았고, 기적과 내세를 전혀 믿지 않는 자유주의 목사들과 연합하더니, 1997년에는 비로소 Robert Schuller와 가진 TV 인터뷰에서 다원주의를 공식화하였다. 이상은 이 책 각론에 있는 내용들이다. Lewis가 1952년에 순전한 기독교를 발표하면서, 종교 다원주의의 선발 주자로 나서더니, 60년이 지난 오늘에는 완전히 다원주의 시대가 열렸다. 21세기는 종교 다원주의 시대이다. 정통주의 신학은 다원주의 신학과 최후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② 무신론, 범신론, 기독교의 하나님

『 인류는 가장 먼저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다수와 믿지 않는 소수로 크게 나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에서 볼 때 기독교는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 현대의 미개인들, 스토아학파, 플라톤주의자, 힌두교도, 회교도 등과 더불어 다수파에 속하며, 현대 서구 유럽의 유물론자들은 소수파에 속합니다.
이들을 다시 크게 분류해 봅시다.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하나님을 믿느냐에 따라 한 번 더 나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다른 두 입장이 있지요. 그 중에 하나는 하나님을 선악의 구분 넘어에 있는 존재로 보는 입장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어떤 것은 선하다고 하고, 어떤 것은 악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입장에 따르면 그것은 인간적인 관점에 불과합니다. 즉 인간은 현명해질수록 사물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게 되며, 모든 것은 어떤 점에서는 선하고, 어떤 점에서는 악하다는 사실과, 그 어떤 것도 서로 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밝게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우리가 신적 관점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면 이런 구분들은 완전히 살아져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암이 사람을 죽인다고 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훌륭한 의사도 암을 죽이므로 악하다고 해야 합니다. 이처럼 모든 문제는 관점에 달린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또 하나의 생각은, 하나님은 분명히 ‘선한’ 존재 내지는 ‘의로운’ 존재로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사랑을 사랑하고 미움을 미워하며, 우리가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원하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선악의 구분 너머의 존재로 보는 앞서의 관점을 우리는‘범신론’(Pantheism)이라 부릅니다. 제가 이해하는 대로라면 프로이센 사람인 위대한 철학자 헤겔(G. W. Friedrich Hegel)과 힌두교들이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은 유대인과 회교도와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범신론과 그리스도인의 관점 사이에는 이런 큰 차이 외에 한 가지 차이가 더 있습니다. 대개 범신론자는 인간이 제 몸을 움직이듯이, 우주를 움직이는 존재가 바로 하나님이라고 믿습니다. 즉 우주 자체를 하나님과 거의 동일시하면서, 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하나님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우주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나님의 일부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개념은 전혀 다릅니다. 그들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듯이 하나님이 우주를 창안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
범신론과 기독교의 차이가 앞서 말한 차이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아주 진지하게 구별하지 않는 한, 세상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나님의 일부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 .
기독교는 전투적인 교회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다고 믿습니다. 공간과 시간, 열과 추위, 색깔과 맛, 모든 식물과 동물은 마치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듯이 하나님이 “머릿속에서 생각해내신” 것들입니다. 또한 기독교는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잘못되어 버렸으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것들을 다시 바로잡을 것을 명하신다고, 그것도 아주 큰 소리로 명하신다고 믿습니다.
물론 여기에 아주 중요한 질문 하나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선하신 하나님이 만든 세상이 왜 잘못되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답변에 여러 해 동안 귀를 막아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든 또 아무리 교묘한 논증을 제시할지라도 세상은 어떤 지적인 힘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보는 편이 훨씬 간단하고 쉽지 않은가? 당신들의 모든 논증은 이 명백한 사실을 피해가려는 복잡한 시도에 불과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저를 다른 곤경에 몰아넣었습니다.
하나님을 반대하는 저의 논거는 세상이 너무나 잔인하고 불의하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정의니 불의니 하는 개념을 어떻게 갖게 된 것일까요? 만일 인간에게 직선의 개념이 없다면, 곡선의 개념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불의하다고 판단할 때, 저는 이 우주를 무엇에 비교하고 있는 것입니까?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에서 열까지 악하고 무의미하기만 하다면 그 일부인 제가 어떻게 거기에 대해 그토록 경렬하게 반발할 수 있습니까?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축축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가 수중 동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는 축축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물론 “정의에 대한 나의 개념은 순전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치부하며 그 개념 자체를 포기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하나님을 반대하는 저의 논거 역시 무너지고 맙니다. 하나님을 반대하는 저의 논거는 “어쩌다 보니 세상이 나의 취향에 거슬린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정말 불의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달리 말하면 실재 전체의 무의미함-을 증명하려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실재의 한 부분 -즉 정의에 대한 나의 개념-만큼은 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신론은 너무나 단순한 것임이 드러났습니다. 우주 전체에 정말 아무 의미가 없다면, 우주에 의미가 없다는 그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주에 빛이 없고 따라서 눈을 가진 생물도 없다면 우주가 어둡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경우에 어둡다는 말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할 것입니다. 』

해설과 비평

이 세상에는 무신론, 범신론, 기독교의 하나님이 있다고 하였다. 무신론은 하나님이 없다는 것이고, 범신론은 하나님과 만물이 하나이며, 선과 악의 구별이 없다는 것이고, 기독교의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셨고, 선을 좋아하시고, 선을 행하라고 명하시는 하나님이라고 하였다.
무신론이나 범신론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의 하나님을 받아드리자고 간접적으로 주장하였다. 물론 기독교의 하나님을 받는 데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즉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에 왜 악이 성하는가?”라는 의문이 있다고 하였다. 이 의문은, 무신론자들이 제기하는 의문인바, Lewis 자신도 가졌던 의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깨달은 바에 의하면, 무신론자의 의문은 단순한 생각에, 악을 악하게만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의문이지만, 악은 그 존재만으로도 지극히 선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우주에 정의만 존재했다면, 인간은 영원히 정의개념을 알 수 없었지만, 악이 존재했기 때문에, 비로소 인간이 정의(justice)가 소중함을 깨닫고, 선악을 분간하는 인격을 갖추게 되었으니, 악의 존재가 인간을 인간답게 한 것임으로, 악의 존재는 인간에게 유익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하신 하나님이 만든 세상이 왜 이리도 잘못 되었는가”라고 단순하게 묻을 것이 안이라, 정의의 뜻을 가르쳐주는 악의 역할에 대하여 감사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는 것이다. Lewis가 노골적으로 결론지어 말한 것은 아니지만, 정의를 무의미한 것으로 보는 무신론, 범신론 보다는 정의를 권장해주는 기독교의 유신론이 좋다는 것을 변증한 것이다.

C. S. Lewis 변증의 평가.

사람들은 Lewis가 기독교의 유신론을 변증한 내막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 Lewis가 기독교를 변증했다는 사실만으로 Lewis를 위해한 기독교 변증가로 추대해왔지만, 이것은 큰 곡해이다. Lewis가 결코 기독교 자체를 변증한 적이 없다. Lewis가 변증한 것은, 기독교가 정의를 위해 죽기까지 하는 종교임을 높이 샀기 때문에, 기독교를 변증한 것이지, 기독교 자체를 변증한 것이 아니다. Lewis는 성서가 말하는 기독교는 거부하였고, 수용하지 않았다.

(2) 하나님의 침공, The Invasion
① 인간은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

『 이것이 역사를 푸는 열쇠(토대)입니다. 인간은 문명을 건설하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훌륭한 제도들을 고안해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가 매번 잘못 되었습니다. 몇 가지 치명적인 결함 때문에, 항상 이기적이고 잔인한 인간들이 수장이 되었고, 모든 것을 비참한 파멸로 몰고 갔습니다. 사실상 이 기계는 망가진 것입니다. 출발은 잘한 것 같았고, 처음 얼마동안은 제대로 가는 것 같았지만, 곧 고장 났습니다. 인간은 잘못된 연료를 넣고 달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탄이 지금껏 우리에게 해 온 짓입니다. 』

현대과학이 발전하면서, 19세기까지는 그런대로 조용히 살아왔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들이 사람을 죽이는 기계로 둔갑하였으며, 기계의 조종간을 쥔 인간도 짐승으로 변하여, 무장하지 못한 나약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및 중동을 노략하고, 학살과 도륙과 파괴를 일삼았으니, 인간은 도저히 스스로 자신을 구할 수 없게 되었음을 한탄한 것이다.
“인간은 잘못된 연료를 넣고 달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기계는 좋은데 연료가 나쁘다는 뜻이니, 인간은 선하지만, 환경 및 사회제도가 나쁘다는 뜻이다. 이것은 전쟁 없이 평화로웠던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이 인간타락을 불신한 나머지 성선설을 주장했던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혁명, Hitler의 학정을 거친 유럽 사람들(Barth, Bultmann, Brunner)은 인간의 야수성을 외쳤다. 그런데 Lewis가 20세기에서 다시 인간의 성선설을 주장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성악설을 주장하면, 손에 쥔 핵무기로 인하여, 살아남을 소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Lewis가 순전한 기독교를 출간한 것은, 일본에 핵탄이 투하 된지 7년 후였다. 결국 현대인과 Lewis는 인간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② 하나님이 적들을 침공하여 구원하신다.

『 그러나 기독교는 어두운 권세 역시 하나님이 창조하신 존재로서 선하게 창조되었으나, 후에 악하게 변한 존재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원론과 구별된다. 이 우주가 전쟁 중이라는 점에서는 기독교는 이월론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전쟁을 두 독립적인 권세들 간에 일어나는 이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는 이 전쟁을 일종의 내란 내지는 반란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반역자들에게 일부 점령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적들의 점령 지역, 이것이 현재 이 세상의 모습입니 다. 기독교는 합법적인 왕이 이를테면 변장을 한 채 어떻게 이 지역에 상륙했는가에 관한 이야기로서 우리 또한 이 거대한 파괴 작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합니다. 교회에 가면 동지들의 비밀 무전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들이 우리를 교회에 못 나가게 하려고 그토록 노심초사하는 것입니다. 적은, 이 일을 위해, 우리의 자만과 게으름과 지적 허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 Lewis는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신다.”는 것을 해설하여, “하나님이 적들의 지역을 침공하신다.”로 표현하였다. 하나님을 반역한 악한 세력들을 적들의 지역으로 표현하고, 이 반역한 세력을 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침공으로 표현한 것은 누구나 합리적이라고 볼 것이며, Lewis의 글을 접하는 독자들이 이런 표현을 보고 흡족해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Lewis의 해설은, 자유주의 신학이나 진보주의 신학에 속한다. 즉 현대신학(자유주의, 진보주의)은 구원사역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atonement)을 배제한다. 그리스도의 대속을 폐기하고,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신다는 것은 현대신학의 줄기찬 주장이다. 왜냐하면 현대신학은 성서에 있는 일체의 기적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성과 그리스도의 대속을 폐기하고, 대신 십자가의 순종을 순결과 정의를 지킨 행위로 보며, 그리스도를 따르며 모방하여 사는 것을 구원으로 주장해왔다.
⒝ “기독교는 합법적인 왕이 이를테면 변장을 한 채 어떻게 이 지역에 상륙했는가에 관한 이야기로서, 우리 또한 이 거대한 파괴 작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합니다.”
기독교가 무엇인가? 기독교란 하나님이 합법적인 왕으로서 이 지역에 어떻게 상륙했는가에 과한 이야기라고 하였다. 그리고 상륙에 관한 구체적인 해설은 다음 항목으로 미루었다. 즉 하나님은 인간에게 양심을 주셨고, 인간에게 죽은 자를 살려주는 꿈을 주셨으며, 유대인을 준비하셨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하나님이 구원을 펴기 위해, 적의 지역을 침공하심이라고 하였다.

(3) 충격적인 갈림길, The Shocking Alternative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으므로, 모든 일에 선택이 따른다고 하였다. 악한 길과 선한 길도 선택의 문제임으로, 선한 길을 선택하라고 하였으니, Lewis의 신학에서는 선을 선택함이 구원이다.

①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신다.

다음 인용문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신다고 하였다. 어떻게 구원하시는가?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세 가지 일을 행하셨다.

『 그렇다면,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셨을까요? 첫째로, 우리에게 양심 즉 옳고 그른 것에 대한 분별력을 남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대에나 자신의 양심에 따르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몇은 아주 열심히 노력했지요. 그러나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제가‘좋은 꿈’이라고 부르는 것을 인류에게 보내 주셨습니다. 여기에서 ‘좋은 꿈’이란 어떤 이방 종교에든지 다 퍼져 있는 기묘한 이야기, 즉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어떤 식으로든 “인간에게 새 생명을 준다”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셋째로, 하나님은 한 특정한 민족을 택하여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가를,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한 분 밖에 없으며, 그는 옳은 행동을 하신다는 것을, 수세기에 걸쳐 그들의 머리에 심어주셨습니다. 그 민족이 바로 유대 민족이며, 그렇게 심어 주신 과정을 기록한 것이 바로 구약입니다. 』

해설과 비평

첫째, 하나님이 인간에게 양심을 주셨다고 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양심을 지키지 아니하여, 마치 고장 난 기계와 같으며, 어리석게도 굴러가지도 아니할 기름을 채워 차를 움직이려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20세기의 현대인이 저지른 학살, 도륙, 파괴를 두고 한 말이다.

둘째, Lewis 자신이 “좋은 꿈”이라고 부르는, “기묘한 이야기”를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셨는데, 이 기묘한 이야기는, 모든 이방 종교에 널리 퍼져 있던 이야기로서, 죽었다가 살아난 신이, 죽은 자를 살려낸다는 이야기라고 하였다. Lewis가 말한 것은, 기독교의 부활을 말한 것이지만,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말한 것이 아니다. 모든 이방 종교에 널리 퍼져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였다.
그러나 성서가 증언하는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이방 종교에 널리 퍼져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무덤 문이 열려 있었고, 여인이 만나보았고, 제자가 만져 보았고, 같이 음식을 먹었고, 같이 길을 걸었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고, 문이 닫혀 있었으나 출입하였고, 500여 형제가 승천 장면을 목격하였다. 이러한 부활이 어찌 꿈에 불과하며, 이방 종교에 널리 파져 있었던 환생 설에 불과한가? Lewis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고,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전파했던 사도들과, 제자들을 거짓 증인으로 치부하였고, 사도신경을 100% 부정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모든 종교를 부정하지 말자고 주장한 것은, Lewis가 그리스도를 공자님이나 석가님과 동일한 사람으로 보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① 필자가 총신대학이 발행하는 1985년도 신학지남(통권 205호)에, 바르트의 성서론을 소개하면서, 서울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고, ② 2002년도에 합동교단 총회가 발행한 책「정통주의 신학에서 본 칼 바르트신학」에서는, 곽선희 목사가 저술한 책 3권을 인용하여, 역시 육체부활 불신을 소개한 바 있고, ③ 1991년 기독신보(예장합동) 3월 3일자 신문에서는, 다음 다섯 분(문익환, 조향록, 김동수, 박봉랑, 허 혁)이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는 사실을 소개한 바가 있다. 누구든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믿지 않으면, 기적 일체를 믿지 않는 것이고, 기적 일체를 믿지 않으면, 종교 다원주의를 주장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실제로 2,000년대 전후(前後)에, 기적을 믿지 않는 신학과 신학자들이 일제히 다원주의에 가담하고 나섰다.

셋째, 하나님이 특정한 민족으로 유대인을 준비하셨다고 하였다. 하나님은 수세기를 지나면서 그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머리에 새겨 주셨다고 하였다. 머리에 심어주신 과정을 기록한 것이 구약 성서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유대인 중에서 한 유대인이 나왔으니, 그가 그리스도라고 하였다. 한 유대인 그리스도는 다음 항에서 취급하였다.

② 한 유대인이 인류를 구하겠다고 나섰다.

『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이 유대인 가운데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하나님으로 자처하며 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줄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전부터 항상 존재해왔다고 했습니다. 또 마지막 날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도인 같은 범신론자라면, 얼마든지 자기가 하나님의 일부라고 말하거나, 하나님과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한테는 이 말이 하등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요. 그러나 이 사람은 유대인이었고, 따라서 그가 말하는 하나님도 그런 번신론적인 하나님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의 하나님은 세상 밖에 계시며, 세상을 만드신 존재, 세상 모든 것과 완전히 구별되는 존재입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이 사람의 말이야말로 인간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로서는 가장 충격적인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주장 중에 이제는 우리 귀에 너무 익은 나머지, 무심코 흘려듣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죄를 용서해 준다는 말, 그 어떤 죄라도 용서해 준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하나님이 아니라면, 이것이야말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황당무계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그런데 예수가 바로 그런 행동을 한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죄가 용서받았다고 선언했으며, 그들의 죄에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의견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스스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인 양 행동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정말 하나님일 경우에만 이해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모든 죄는 하나님의 법을 깨뜨리며, 그의 사랑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닌 존재가 이런 말을 했다면, 역사에 등장했던 그 어떤 인물보다 우스꽝스럽고 자만에 찬 짓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이것은 이상하고도 의미심장한 사실인데) 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복음서를 읽을 때, 그에게서 우스꽝스럽다거나 자만심에 차 있다는 인상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편견 없이 복음서를 읽는 사람들은 두 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리스도는 스스로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했고(마11:29), 우리는 그의 말을 믿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가 인간에 불과할 경우, 온유나 겸손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야 할 말들을 자주 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하지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나는 예수를 위대한 도덕적 스승으로는 기꺼이 받아드리지만,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주장만큼은 받아드릴 수 없다”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말을 그 누구도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에 불과한 사람이 예수와 같은 주장을 했다면, 그는 결코 위대한 도덕적 스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는 정신병자 -자신을 삶은 계란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수준이 똑같은 정신병자- 거나, 아니면 지옥의 악마일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선택해야 합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미치광이거나 그보다 못한 인간이입니다. 당신은 그를 바보로 여겨 입을 틀어막을 수도 있고, 악마로 여겨 침을 뱉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의 발 앞에 엎드려 하나님이요 주님으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의 스승이니 어쩌니 하는 선심성 헛소리에는 편승하지 맙시다. 그는 우리게 그럴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그럴 여지를 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

해설과 비평
그리스도는 보통 사람이지만, 하나님이었다.

Lewis가 그리스도에 대하여 길게 해설하였다. Lewis가 고백한 그리스도가 어떤 사람인가? 이것이 이 인용문장의 핵심이다. 정통신학대로 그리스도가 신인양성의 소유자인가? 아니면 인성뿐인가? 독자들은 이 두 가지를 놓고, Lewis가 어느 쪽을 말한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그런데 아주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언급은 단 한 가지도 말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리스도는 스스로 유대 길 거리에 나타나, 하나님 행세했던 한 유대인 남자였다고 하였다. 이 한 유대인 남자가 스스로 유대 길 거리에 나타나 하나님을 자처하여, 자신에게는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줄 권한이 있고, 자기는 전부터 항상 존재해왔고, 자기는 세상 끝 날에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할 자라고 하였다.

ⓐ Lewis는 그리스도를 신성 없는 한 유대인 남자로 해설하였다. Lewis가 그리스도를 신성 없는 한 유대인 남자로 부각하기 위해서, “유대 민족 가운에서 한 남자가 유대 길 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스스로 하나님을 자처하였다”고 했다. 하나님을 자처한 내용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자기에게는 사람들의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 자기는 전부터 항상 살아있다는 것이고,
셋째 자기가 세상 끝 날에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할 자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Lewis의 주장은 성서에는 없다. 그리스도는 결코 유대 길거리에 스스로 나타나 하나님을 자처한 일이 없다. 그리스도의 출생은 오래 전에 예언되었고, 여러 선지자들에 의해 예언되었으니, 다윗이 그리스도의 출생을 예언하였고(시16:8-11), 누가는 그리스도의 출생이 다윗의 예언 성취임을 증언하였고(행2:29-32), 이사야도 동정녀의 출생을 예언하였고(사7:13-14), 대속의 죽음까지 예언하였다(사53장). 이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마태가 증언하였다(마1:23; 사7:14). 그리스도가 베들레헴에서 출생할 것을 미가가 예언했는데(미5:2), 그대로 성취되었다(마2:6). 또한 세례 요한이 그리스도가 메시아임을 증언하였다. 또한 공생애 3년에 수많은 환자를 고쳤으며, 죽은 자를 살렸고, 자신이 부활할 것을 수차 예고하였고, 부활하여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만져보게 하였고, 먹어 보였고, 길을 같이 걸었으며, 닫힌 방을 출입하였으며, 500여 형제들이 승천을 목격하였으니, 그리스도는 결코 스스로 유대 길거리에 나타나 하나님을 자천한 자가 아니었다.
ⓑ 그러나 Lewis가 주장하기를, 그리스도가 비록 한 유대인에 불과한 보통 사람으로서, 유대 길 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스스로 하나님을 자처하였으나, 아무도 그를 미치광이로 보는 자가 없었고, 하나님으로 대우하였으니, 여러분도 충격적인 갈림 길에서 그리스도를 선택해야 한다고 윽박질렀다. Lewis가 이 항목의 제목을 충격적인 갈림 길(The Shocking Alternative)로 말한 이유가 들어났다. 그리스도를 하나님으로 받아드릴 것인지 혹은 미치광이로 받아드릴 것인지는 확실히 충격적인 갈림 길이다.
이 Lewis의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막이 들어있다. 즉 Lewis 자신도 그리스도를 신성 없는 보통 인간으로 보는 것은 19세기 자유주의와 동일하지만, 그리스도에 대한 태도를 바꾸자는 것이다. 19세기의 자유주의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데만 역점을 두었으나, 20세기에서는 전쟁과 파멸을 막는 것이 문제니, 전쟁과 파멸을 막기 위해서 그리스도를 하나님을 가장 많이 닮은 하나님의 아들로 모시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정의와 공의를 외친 사람은, 그리스도뿐이니, 그리스도를 인류문제의 해결사로 영접하자는 것이다.
현대과학과 계몽주의를 신봉하는 현대인들에게 Lewis만큼 그리스도를 하나님으로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고, 변증한 사람은 그 이전에 그 누구도 없었기에, 신학계가 Lewis에게 극찬을 보냈고,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에서 영웅이 되었다. Lewis는 무신론자들을 위해서 새 신학을 쓴 공노로 스타가 되었다.

(4) 완전한 참회, The Perfect penitent
① 그리스도를 영접하라

『 우리는 두려운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 사람은 그 자신의 주장대로 하나님이었거나(따라서 지금도 하나님이거나), 아니면 미치광이 내지는 그 보다 더 못한 자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미치광이나 악마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정말 이상하고 경악스러우며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긴 해도, 그가 하나님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이라는 입장을 받아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적에게 점령당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을 받아드립니다. 』

해설과 비평

한 유대인에 불과했던 그리스도가, 스스로 유대 길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하나님을 자처했던 주장들(속죄자, 영존자, 심판자)이 정말 이상하고, 경악스러우며, 있을 수 없는 짓이었지만,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이라는 주장을 Lewis가 받아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적에게 점령당한 세상을 구해겠다고 온 사람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적에게 정령당한 세상을 구해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그리스도뿐인가?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마호메트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적에게 점령당한 세상을 구하고자,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하면서, 정의와 공의를 세워준 사람은, 그 이전에 그 누구도 없었다는 것이다. Lewis 자신은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를 하나님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이다.
바로 이 Lewis의 신앙고백이 계몽사상(現代科學)을 믿고 따르는 현대인들이 그리스도를 20세기의 구주로 믿는 이유다. 그러므로 Hitler를 암살하려다 사형당한 계몽주의자 D. Bonhoeffer를 현대신학에서는 순교자로 대우한다. 역시 계몽주의자 Barth가 Hitler의 Nazis 당에 의해 추방당하기 전, 1934년에 독일 고백교회의 신앙선언문을 좀 더 강력하게 쓰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는, 순교한 Bonhoeffer처럼 외치지 못하고,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였다. 그러므로 같은 영국의 철인 B. Russell은 비록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아니한 계몽주의자였지만, 전쟁을 수행하던 영국과 미국을 성토하다가 감옥에 들어갔으니, Russell과 Bonhoeffer는 동일하게 그리스도의 신성을 불신하였으나, 정의를 외치다가 죽었다고 보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정의를 외치다가 Russell은 감옥에 들어갔었고, Bonhoeffer는 사형 당했다.

② 구원의 이론(theory)과 실체(reality)

Lewis는 구원을 이론과 실체로 구분하였고, 이론은 버리고, 실체를 취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이론은 어떤 교리들이며, 실체는 어떤 교리들인가? Lewis가 버리라고 한 이론은 정통신학의 교리들이고, Lewis가 취하라고 한 교리들은 진보신학의 교리들이다. Lewis가 정통신학의 구원관을 버리고, 진보신학의 구원관을 취한 것이다.

ⓐ 『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가 무엇을 하려고 세상에 온 것입니까? 물론 가르치려고 왔습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이나 다른 기독교 저술들을 살펴보면, 무엇인가 다른 일 - (그의 죽음과 다시 살아남) -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이야기의 주안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그가 이 땅에 온 주된 목적이, 고난 받고 죽음당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 저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이 죽음의 핵심에 관한 한 가지 특정 이론을 꼭 믿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이론에 따르면 하나님은 자신의 자리에서 이탈하여 ‘대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벌하고자 했으나, 그리스도가 자원하여 인간 대신 벌을 받음으로서 우리를 사면하셨습니다. 지금은 이런 이론도 전처럼 그렇게 비도덕적이고 어리석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것(이론)이 제가 말하려는 핵심은 아닙니다.
제가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 이론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이론도 그것이 곧 기독교는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해 주며, 새로이 출발하게 해 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에 관한 이론들은 따로 살펴보아야할 사항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효력을 갖느냐에 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이론들이 아주 많습니다. 』

해설과 비평

그리스도가 왜 세상에 왔는가? 물론 가르치러 왔다고 하였다. 그러나 신약성서와 기독교를 해설한 책들은, 그리스도가 온 것은, 죽고 살아나기 위해서 왔다고 하였다. 그리스도인들도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온 목적이, 고난 받고 죽음당하기 위해서 왔다고 생각하며, 모든 이야기의 주안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Lewis 자신도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는, 그리스도가 자원하여 인간 대신 벌을 받음으로서 우리를 사면하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Lewis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십자가 대속은 하나의 이론일 뿐이고, 십자가 대속이 기독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십자가 대속이 기독교가 아니면, 무엇이 기독교란 말인가? 다음은 Lewis의 답변이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해 주며,
새로이 출발하게 해 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기독교의 구원”을 뜻한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를 어떻게 구원하는가? 십자가의 대속으로 우리의 죄를 사면해주는 것이 기독교가 아니라고 했으니, 무엇이 그리스도의 구원이며, 무엇이 참 기독교인가?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해 주며,
그리스도의 죽음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문제는 Lewis가 말한 죽음의 역할이 십자가 대속이 아니라는데 있다. 십자가 대속이 아닌 죽음의 역할은 무엇을 뜻하는가? 여기서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의 구원관이 갈라진다. 정통신학은 그리스도의 죽음의 역할을 십자가 대속에서 찾았다. 그러나 20세기의 진보신학(신정통주의, 복음주의)는 그리스도의 죽음의 역할을, 죽기까지 정의를 외쳐준 죽음에서 찾았다. Lewis가 앞에서 말한 구원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가져다주었다는 구원은, 십자가 대속으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인도한 구원이 아니다.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여, 새 출발하는 삶이다. 즉 그리스도가 죽음으로 가져온 구원은 인성회복, 윤리회복을 뜻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복지구현을 뜻하고, 국제평화의 성취를 뜻한다. 이것이 과연 성서가 말하는 기독교의 구원인가?

ⓑ 『 그리스도의 죽음을 다루는 이론들 그 자체는 기독교가 아닙니다. 그것들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어떻게 효력을 갖느냐에 관한 설명일 뿐입니다. 이런 이론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인들마다 생각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교회-영국 성공회-는 그 중 어떤 것도 정답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지요. 로마 가톨릭 교회는 이보다 조금 더 나아간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리스도의 죽음이 효력을 갖는다는 사실 그 자체야 말로 신학자들이 제시한 그 어떤 설명들 보다 무한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저는 한 평신도에 지나지 않음으로 이 이상 깊이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만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 이론들 자체를 굳이 받아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

해설과 비평

이 부분은, 앞에서 말한 구원해설의 연장이다. 교파들마다 구원에 대한 이론이 다르다고 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론은 기독교 아니니, 이론을 반듯이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구원의 실체니, 그리스도의 죽음이 주는 효력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가져온 효력은, 앞의 인용문에서 이미 밝힌 대로, 하나님께 순종하여 관계를 회복하고, 순종하는 새 출발에 있다고 하였다.

앞에서 이미 해설한 바와 같이, 구원에 대한 이론들 중에, “그리스도가 자원하여 인간 대신 벌을 받음으로서, 우리를 사면하였다”는 특정한 이론은, Lewis가 신자가 되기 전에는, 꼭 믿어야 하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특정한 이론이 기독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였으니, Lewis가 기독교가 2천 년간 고백해온 십자가의 대속(atonement)을 무의미한 것으로 돌려 폐기한 것이다. 그러나 Lewis가 폐기한 이론은 사도들과, 교부들과, 정통신학이 고백해온 대속(atonement)의 구원이다. Lewis가 대속(atonement)을 폐기하고, 단지 그리스도를 본받아 죽기까지 순종하는 새 출발의 생활은, 단지 인성회복이고, 윤리회복이며, 지상에서 누리다가 죽음과 함께 끝나는 구원이다. 그러므로 Lewis는 그 어디에서도 사후의 생이나, 내세를 말하지 않았다. Lewis의 구원은 현세만을 위한 것이고, 이것이 진보신학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 『 하나님이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벌하고자 했으나, 그리스도가 자원하여 인간 대신 벌을 받음으로서 우리를 사면하였다는 이론은 전에는 비도덕적인 이론으로 보았으나,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하였다. 』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형벌하지 않고, 사면하는 이론에 대한 평가가 전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이것은 19세기 자유주의 신학과, 20세기 신정통주의 신학을 비교하여 한 말이다. 19세기는, 평화로웠기 때문에, 자유주의 신학이, 인간의 성선설(性善說)을 믿었고, 때문에 그리스도가 대신 죽어 사면했다는 이론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에서의 학살(1917)과,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참화와, 유대인과 폴란드인과 러시아 포로를 합친 1,100만 명을 학살한 Hitler의 만행(1933-1945) 등을 접한 20세기에서는,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형벌하자면, 더 많은 사람들을 죽여야만 하였다.
그래서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사면해야 한다는 신정통주의 신학의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신정통주의의 첫 주자인 Karl Barth는 현대인의 죄를 사면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본성에서 공의와 형벌은 폐하고, 오직 자비로운 아버지상으로 하나님의 본성을 구성하였다. 1960년대에 핵으로 무장한 미소가 냉전시대에 접어들자, 세계는 반전운동이 일어났고, 나라마다 감형을 실시했고, 사형제도 폐기에 나섰다. 이처럼 성선설(性善說)에 기울었던 19세기에서는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사면하자는 주장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보았으나, 다시 성악설(性惡說)로 기운 20세기에서는, 대 반역에 가담한 인간을 사면하자는 주장을 좋게 보았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

(5) 실제적인 결론
The Practical Conclusion
⒜ 구원문제에 관하여

『 그리스도가 완전히 복종하였고, 완전히 낮아졌습니다. 그는 하나님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완전하게 할 수 있었고, 인간이었기 때문에, 복종하며 낮아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든 그의 낮아짐과 고난을 나눌 때, 죽음을 정복한 그의 승리 또한 나눌 수 있으며, 죽은 후에 새 생명을 찾아 그 안에서 완전한 피조물이 되는 것과, 완전히 행복한 피조물이 되는 것을 믿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 이상의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다음 단계의 변화--인간보다 더 낳은 단계의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궁금해 합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다음 단계의 변화는 이미 일어났습니다. 그에게서 비롯된 이 새로운 종류의 생명은 오늘 우리 안에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 . . . . .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에게 전파되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믿음과 세례, 그리고 각기 다른 이름 - 성만찬, 미사, 주의 만찬 - 으로 부르는 신비한 행위(mysterious action)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특별한 경우들까지 살펴볼 시간도 없고, 그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 또한 충분치 못합니다. . .
저는 이 세 가지가 새 생명의 통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지만, 제가 그렇게 믿는 이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수가 하나님이었다고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이라고) 믿는 이유는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가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새 생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전달된다고 가르친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니만큼 명백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그렇게 말한 예수의 권위에 입각하여 이것을 믿습니다.
권위라는 말에 질겁할 필요는 없습니다. 권위에 입각하여 어떤 것을 믿는다는 것은 믿을만한 사람의 말이므로 믿는다는 뜻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사실 여러분이 믿고 있는 사실들의 99%는 모든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 것들입니다. 저는 뉴욕이라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러나 뉴욕이 있다는 것을 제 눈으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 곳이 틀림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추상적인 추론을 통해 입증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뉴욕의 존재를 믿는 것은 신빙성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권위에 입각하여 - 즉 과학자들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 태양계와 진화와 원자와 혈액순환 따위를 믿습니다. 세상의 역사적 진술들도 모두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 것입니다. 우리 중에 노르만 정복 사건을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수학에서 무엇을 증명하듯이, 순전히 논리를 통해 그 사건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믿는 것은 그 일을 목격한 사람들이 거기에 관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즉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 것이지요. 종교의 권위를 선뜻 받아드리지 못하든지, 다른 영역에서도 권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한 평생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살아야 할 것입니다. 』

해설과 비평

① 그리스도가 완전히 낮아지고 복종하였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그의 낮아짐과 고난을 본받아 행하면, 그리스도의 승리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곧 정욕과 욕심을 따라 행하던 옛 사람이 죽어지고, 새 생명으로 거듭나, 완전한 피조물이 되고, 행복한 피조물이 된다고 하였다.
이것이 Lewis가 믿었든 기독교의 구원관이다. 이 구원관에는 그리스도의 대속(atonement)이 없고, 속죄(칭의)가 없고, 은혜구원이 없다. Lewis의 글 그 어디에도 그리스도의 신성(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지옥형벌이 없었고, 내세의 영생이 없었다. 다만 보통 인간, 예수의 겸손과 순종을 본받아, 겸손하여지고 순종하여 얻어진 인성회복을 구원으로 확정하였으니, 윤리신학이며, 윤리구원이며, 윤리종교이다.

② 『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에게 전파되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믿음과 세례, 그리고 각기 다른 이름 -성만찬, 미사, 주의 만찬- 으로 부르는 신비한 행위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특별한 경우들까지 살펴볼 시간도 없고, 그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 또한 충분치 못합니다. . .
저는 이 세가 가지가 새 생명의 통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지만, 제가 그렇게 믿는 이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수가 하나님이었다고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이라고) 믿는 이유는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가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새 생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전달된다고 가르친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니만큼 명백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그렇게 말한 예수의 권위에 입각하여 이것을 믿습니다. 』

믿음, 세례, 성만찬이 새 생명의 통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지만, 이 3 가지가 새 생명의 통로가 된다는 것을 믿는 이유는 알고 있다고 하였다.

첫째, 그리스도의 생명이 믿음과 세례와 성만찬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이유를 모른다고 하였는데, 모른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 Lewis는 대속(atonement)을 위한 죽음과, 칭의와, 은혜구원을 믿지 않았고, 그 대신 새 생명은 그리스도의 겸손과 순종을 본받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새 생명이 믿음과 세례와 성만찬으로 전파되는 이유를 모른다고 말한 것이다.
둘째, 그러나 그리스도의 생명이 세 가지로 전파된다고, 그리스도가 가르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니, 이렇게 가르친 그리스도의 권위에 의해 믿는다고 하였다. 그 권위는 어떤 권위인가?

「 제가 예수가 하나님이었다고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이라고) 믿는 이유는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가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새 생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전달된다고 가르친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니만큼 명백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그렇게 말한 예수의 권위에 입각하여 이것을 믿습니다. 」

앞에서 이미 해설한 바와 같이, 예수는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자처하였으나, Lewis는 이렇게 주장하는 예수의 권위를 인정하여,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다고 했듯이, 믿음과 세례와 성만찬으로 그리스도의 생명이 주어진다는 것 역시, 그렇게 주장한 그리스도의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다고 하였다. Lewis는 이러한 권위를 종교적 권위라 하였다.

『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 것이지요. 종교적 권위를 선뜻 받아드리지 못하든지, 다른 영역에서도 권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한 평생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살아야 할 것입니다. 』

Lewis는 권위라는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세 가지 비유를 들었다. 첫째 뉴욕이고, 둘째가 태양계, 진화, 원자, 혈액순환이고, 셋째가 세상의 역사적 진술들이다. 우리는 뉴욕에 가본 적이 없고, 태양계나 원자 등의 과학적 연구가 없었고, 500년 전, 1,000년 전에 살아보지 못했어도, 친히 겪었던 자들의 증언에 입각해서 믿듯이, 그리스도의 주장도 믿을만한 근거들이 있어서 믿는다고 하였다. 바로 이것이 종교적인 권위라고 하였다. 종교적인 권위나 일반적인 권위를 무시하여 믿지 않는 자들이 있는데, 그런 자들은 평생을 두고 무식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하였다.
Lewis가 그리스도의 권위를 믿는다고 했는데, 이 권위가 어떤 권위를 말하는가?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의 생명이 믿음과 세례와 성만찬으로 우리에게 전파된다고 주장했는데, 그렇게 되어지는 이유는 모르지만, 그렇게 말한 그리스도의 권위에 입각해서 믿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권위를 가리켜 Lewis가 종교적 권위라고 하였다.

Lewis가 믿고 주장하는 권위는 이러한 종교적인 권위를 말한 것인데, 사람들 중에는 권위라는 말만 들어도 질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였다. 권위라는 말만 듣고도 질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물론 Lewis는 이 점에 대해 침묵했지만, 그것이 누구를 지목한 말인지를 밝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용문에 들어 있는 다음 글귀를 보라.

「 권위라는 말에 질겁할 필요는 없습니다.
권위에 입각하여 어떤 것을 믿는다는 것은,
믿을만한 사람의 말이므로 믿는다는 뜻에 지나지 않습니다. 」

“권위라는 말에 질겁할 필요는 없습니다.”에서, 질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을 지목한 말인가? 권위라는 말에 질겁하는 사람들은, 앞뒤의 정황을 살펴야 들어난다.
정통신학은 그리스도의 생애에 나타났던 기적들(miracles)을 역사적인 사실로 믿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절대권위를 믿는다. 그러나 현대과학과 계몽사상을 수용한 현대인들은 정통신학이 그리스도의 신성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절대권위는 말만 들어도 질겁한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은 시험관을 거친 사실만을 받아드리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성에 근거한 절대권위로 말하면 질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Lewis가 독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믿고 말하는 권위는 근세 이후 근본주의 신학이 주장하는 절대권위가 아니니, 안심하라는 뜻에서 질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Lewis 말하는 권위는, 기적과 초자연에 근거한 절대권위가 아니다. 단지 New York의 이야기나, 현대과학의 이야기나, 일반 역사적인 이야기에 근거한 일반적인 권위를 말한 것임으로, 반대할 사람도 없고, 반대할 이유도 없으니 안심하라는 뜻에서, 질겁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질겁하지 말라”가 이런 뜻이기 때문에, Lewis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 그 어디에서도 천지창조, 만물창조, 그리스도의 신성을 구성했던 기적들을 결코 말한 적이 없다. Lewis는 기적을 불신했기 때문에, Lewis의 신학에는 육체부활과, 최후의 불 심판과, 내세가 없다.
Lewis가 신학에서 기적과 초자연을 철저히 제거하였고, 오직 일반적인 권위를 조성하여 새 신학을 전개하였으나, Lewis가 많은 과학소설을 쓴 문학가로서, 문장술에 능하고, 그의 변증이 너무나 번쇄하여, 진정한 책의 내용을 간파하기 어렵다. 그러나 책명(Mere Christianity)이 진정한 기독교 같이 보이고, 세계적 거장들이 Lewis를 칭송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용은 100% 진보신학이지만, 100% 정통신학으로 포장한 책이니, 정통신학을 지키는 독자들은 배교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 재림 및 심판에 관하여

① 하나님이 침공하실 것입니다.

『 하나님이 침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들어내 놓고 직접 세상에 간섭하기를 간청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간청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를 진정으로 알고나 간청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God will invade. But I wonder whether people who ask God to interfere openly and directly in our world quite realize what it will be like when he dose.). 그런 일이 일어나는 날은 바로 세상이 끝나는 날입니다. 극작가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면, 연극은 끝난 것입니다. 하나님은 틀림없이 침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자연계 전체가 하룻밤 꿈처럼 사라지고 무언가 다른 것 -그 전까지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것- 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되는 그 날, 어떤 이들에게는 아름답게, 또 어떤 이들에게는 무섭게 다가와 더 이상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을 그 날에 가서야 그의 편이라고 나서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하나님이 침공하신다”는 뜻이다. 이 말 뜻은, Lewis가 앞에서 언급한 “하나님의 침공”이란 항목에서 이미 해설한 내용과 같다. 그것을 다시 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했으나, 악해졌으며, 그러나 하나님이 악한 세상을 다시 새롭게 한다. 』고 하여, 이것을 “하나님의 침공”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말한 하나님의 침공은, 예수님의 공중 재림이나, 최후의 불 심판이 아니고, 다만 하나님이 지금의 악한 세상을 바꾸어 천국이 되게 하실 것을 말한 것이다.

ⓑ 『 하나님이 침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들어내 놓고 직접 세상에 간섭하기를 간청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간청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를 진정으로 알고나 간청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Lewis가 말한 하나님의 침공은 하나님이 현 세계를 천국으로 바꾸실 것을 뜻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이 침공하신다는 것에 대하여, 그 진정한 뜻을 알고서, 하나님이 세상에 직접 간섭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였다. 지성천국의 도래에 대한 Lewis의 해설이, 아직도 내세천국을 믿고 있는 상당한 숫자의 영국 성공회 신자들에게는 낯 선 해설이므로 이처럼 간접적인 표현으로 접근해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여기서 Lewis가 노골적인 표현으로 말하여, 하나님의 침공은 “공중재림이나, 최후의 불 심판이나, 지옥형벌을 뜻하는 것이 안이다”라고 했다면, 내세천국을 믿고 있을 영국 성공회 신자들이 즉시 Lewis를 배교자로 낙인찍고, 그의 책을 버렸을 것이다. 그러므로 Lewis가 조심스럽게 그들을 접근해야 함으로, 간접적인 표현으로 그들을 접근한 것이다.
교인들은 내세천국을 믿고 있는데, 글을 쓰는 학자들은 내세를 믿지 않는 것이 20세기 복음주의 신학 세계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20세기의 독일 복음주의(신정통주의)가 그러했고, 20세기의 영국과 미국이 복음주의(신복음주의)가 그러했다. 필자가 이 책에서 해설한 목사들이 다 이 경우에 속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자기의 주장을 펼 때에, 노골적인 해설이나 표현은 절대로 삼가 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저술가들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알 수가 없음으로, 그들의 불신앙을 의심치 않고, 계속 그들의 책을 읽다가, 대개는 저술가들의 의도대로 성경무오 교리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차차 조금씩 의심하게 되어지고, 결국은 타락하여 배교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② 하나님이 침공하시는 날에는, 전 지구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 그 때 하나님은 변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압도적이어서 피조물은 저마다 거역할 수 없는 사랑에 뒤덮이든지, 거역할 수 없는 공포에 뒤덮일 것입니다. 그 때에야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선택하려 들면 이미 늦었습니다. 일어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엎드리겠다고 말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입니다. 그 때는 선택의 때가 아닙니다. 그 때는 우리가 참으로 어느 편을 선택했는지 드러나는 때이고, 우리가 그 사실을 전에 알았는지 몰랐는지를 깨닫게 되는 때입니다. 지금 오늘 이 순간이야 말로 옳은 면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때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 기회를 주려고 잠시 지체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영원히 지체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기회를 잡든지 버리든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 지금은 이 세상이 약탈과 살인과 음모술수와 분쟁과 전쟁으로 어지럽지만,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가 승리했을 때에는, 오늘의 세상이 좋은 세상으로 갑자기 변할 것을 확신하여 한 말이다. 그 변화가, 마치 성서가 말한 종말적 현상처럼, 엄청난 격변을 통해서 올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강조한 것은, 오늘을 허송세월하지 말고, 오늘에 옳은 것을 선택하여, 옳은 세상이 임하는 내일에 동참하자고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신성을 폐하고,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는 20세기의 복음주의가 그리스도에게서 얻어낼 것이 사랑과 정의라고는 하지만,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죽으면 그만이라는 한계사상과, 용암처럼 치밀고 올라오는 욕심을,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가 억누를 수 있는가? 그리스도가 주는 구원이 사랑과 정의였다면, 공자님의 정의와 석가님의 자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의 이조사(李朝史)에서 왕들의 타락에 정의를 외치다가 죽어간 선비들을 보라. 오늘의 국회의원들은 왜 그 선비들을 따르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왜 따르지 않는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가 지구를 채우는 날이 오면, 인류가 격변을 거쳐 새 세계가 전개될 것이라는데, 이 Lewis의 주장이 오늘의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주장인가!
물론 이러한 희망은 진보주의 신학자들의 주장이지만, 성서는 그 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즉 세계 역사는 인간의 목숨을 옥죄어 오고 있다. 생태계의 파괴, 수질오염, 땅의 오염, 공기오염, 오 존층의 파괴, 수면상승, 다발성 지진폭발의 증가 등 개선책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들이다. 환자들의 증가도 극한점을 향해 진행 중이고, 인구문제와 식량부족문제, 식수부족문제, 국제간의 무역마찰문제 등 산적 같이 쌓인 문제들이 문명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 21세기가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경제, 정치, 문화, 종교에 다원화를 서두르는 것이 현실이다. 종교의 다원화는 자살테러가 보여주듯이 종교마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핵무기로 흥정에 나선 북한이, 버티는 힘의 출처가 어디에 있는가? 오늘의 중국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북한문제는 21세기가 당면한 과제의 한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제3장, 그리스도인의 행동
(1) 기독교의 윤리
Lewis는 그리스도인의 행동강령으로, ① 도덕의 세 요소, ② 기본 덕목, ③ 사회도덕, ④ 도덕과 정신분석, ⑤ 성도덕, ⑥ 그리스도인의 결혼, ⑦ 용서, ⑧ 가장 큰 죄, ⑨ 사랑, ⑩ 소망, ⑪ 믿음 등을 논하였다. 이 덕목들은 일반적인 신학용어로 말하면, 기독교의 윤리를 가리킨다. 그래서 필자는 이 덕목을 기독교의 윤리로 보았다.
인간의 질서와 인간의 평화를 위해서 인간이 만든 도덕적인 규칙, 법규 등은 인간의 윤리를 구성한다. 그리스도인의 행동(Christian Behaviour)은 기독교 윤리에 해당한다. 성서에 의하면 기독교의 윤리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명하신 규정(계명과 율법)을 지키는 것이다. 하나님이 명하신 규정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지운 멍에다. 소가 주인의 멍에를 벗어날 수 없듯이, 피조물 인간은 반듯이 하나님의 멍에를 저야 한다. 자연과 짐승은 주어진 멍에를 벗지 못하지만, 인간은 피조 시에 주어진 자유 때문에, 멍에를 벗어날 수도 있었으나, 벗어나면 하나님이 저주하신다. 아담이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멍에를 벗었고, 저주받아 에덴에서 쫓겨났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대속을 대신하여, 짐승 가죽옷으로 죄를 사하여 영벌에서 해방시켜 구원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아담 이후에도 아벨과 셋처럼 피 흘린 제사는 받으셨으나, 가인처럼 피 없는 제사는 거절하셨다. 그러므로 메시아의 죽음으로 구원받은 인간이, 구원의 감격과 하나님을 두려워하므로,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여 윤리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기독교 윤리다.
그러나 Lewis가 해설한 덕목들을 읽어보면, 그 어디에도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이 세상에서 유행하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 중에서 최선의 것을 그리스도인의 행동강령으로 제시한 것뿐이다. Lewis는 하나님의 물질창조를 믿지 않았듯이, 그리스도의 신성도 믿지 않았으니, 십자가의 죽음을 대속의 죽음으로 믿을 리가 없었다.
Lewis에게는 그리스도가 단지 사랑과 정의를 외치고 실천하다가 죽은 보통 사람이었다. Lewis가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받았다고 하나, 십자가 대속으로 주어지는 지옥형벌에서의 구원이 아니니, 감격할 일이 없었고,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 그리스도가 사랑과 정의를 외치다 죽은 것이니, Bonhoeffer처럼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본받아 외치다가 죽으면 후손들이 지상에서 복을 누리겠으나, 사후에는 더 이상 행도 불행도 없으니, 모든 것이 끝이다.

(2) 내세소망(내세천국)을 부정하였다.

Lewis가 여기서 말한 소망은 기독교의 종말론에 해당한다. 기독교는 종말론에서, 인간의 사후와, 그리스도의 공중 재림과, 내세의 천국과 지옥 등을 논하지만, Lewis는 이러한 성서의 종말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전혀 말하지 않았다. K. Barth가 9,000여 페이지의 책(교회교의학)을 출간했지만, 성서의 종말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고, Carl Henry도 3,000여 페이지나 되는 6권의 책(하나님, 계시, 권위) 출간했지만 역시 성서의 종말론은 쓰지 않았다. Lewis도 성서의 종말론을 믿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인의 천국 소망은 현세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 소망은 신학적인 미덕들 가운에 하나입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영원한 세계를 계속 바라보는 일은, 어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의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소망을 가진다는 것은, 현세(the present world)를 떠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역사를 읽어보면, 이 세상을 위해 가장 많이 일했던 그리스도인들이 다음 세상에 대해서도 가장 많이 생각했던 사람들입니다. ⓐ 로마 제국이 기독교 국가로 전환하는 데 토대를 놓은 사도들이나, ⓑ 중세를 확립한 위대한 인물들, ⓒ 노예제도를 폐지시킨 영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지구상에 많은 흔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마음이 천국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다음 세상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기독교는 이 세상에서 그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

해설과 비평

① 『 소망은 신학적인 미덕들 가운에 하나입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영원한 세계를 계속 바라보는 일은, 어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의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소망을 가진다는 것은, 현세를 떠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 Hope is one of the Theological virtues. This means that a continual looking forward to the eternal world is not “as some modern people think” a form of escapism or wishful thinking, but one of the things a Christian is meant to do. It does not mean that we are to leave the present world as it is)

Lewis가 인용문에서 말한 소망은, 어떤 소망인가? 그것은,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였다.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는” 소망은 어떤 소망인가? Lewis는 “영원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이 아니고, “현세를 떠나는 것”도 아니라고 하였으니, “현세를 떠나지 않고” 이루는 소망은 이 “현세(the present world)에서 성취하는” 소망이므로,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은 정통신학이 믿는 내세를 부정하여 한 말이다.
그러므로 “영원한 세계를 계속 바라보는 일은, 어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의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이 아니고, 현세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정통신학이 사도신경으로 고백해온 내세천국을 부정하여 한 말이다. 분명한 것은 Lewis가 여기서 내세천국을 부정한 것이고, 따라서 내세천국을 도피주의와 꿈같은 생각이라고 말한 것은, 하나의 냉소였다.
계몽사상을 수용한 진보주의 신학자들에게는 내세의 영생을 믿는 신앙이 도피주의나 꿈같은 생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강한 냉소와 비웃음을 나타내는 것은 보통이다. 오죽했으면 칼 바르트와 김재준이 내세를 믿는 정통신학을 저주까지 했을까! 두 분의 저주는 본서에서 필자가 해설한 그들의 신학해설에 들어있다.

② 『 그러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다음 세상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기독교는 이 세상에서 그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내세 천국을 소망한 나머지, 내일의 세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기독교는 이 세상에서 그 힘을 잃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정통신학이 도피주의나 꿈같은 내세주의에 빠져, 이 세상에 대해 그 힘을 잃었다는 뜻이니, 정통신학을 부정하여 한 말이고, 반대로 기독교의 목적을 오직 지상의 복지사회 건설에 두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다 도피주의나 꿈같은 내세주의에 빠져 내일의 복지사회를 망각한 것은 아니고, 로마 제국이 기독교 국가로 전환하는 데 토대를 놓은 사람들이나, 중세를 확립한 위대한 인물들, 노예제도를 폐지시킨 영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지구상에 많은 흔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마음이 오늘보다 내일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확신하여 주장했던 천국은 내세가 아니고, 지상과 현세였다.

③ 『 천국을 지향하면, 세상을 덤으로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지향하면, 둘 다 잃을 것입니다. 이상한 법칙처럼 들릴지 몰라도, 이와 유사한 법칙이 적용되는 예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 . 』

“천국을 지향하면, 세상을 덤으로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지향하면, 둘 다 잃을 것입니다.” Lewis가 천국과 세상을 대조하여 말했다. Lewis가 여기서 말한 천국이 내세의 영생이 아닌 것은 앞에서 분명히 들어났다. 그러므로 Lewis가 여기서 말한 천국은 오늘의 현실에서 쟁취하는 복지사회를 말하고, 세상은 일상적인 세상 사리를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복지를 위해 살면, 사회복지가 성공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함께 성공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일상생활에만 몰두하면, 세상도 망하고, 자신도 반드시 망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미련스럽게 자신에게만 몰두하지 말고, 사회복지를 위해서 살아, 사회도 잘 되고, 자기도 잘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하였다. 결국 정통신학은 천국건설이 내세에 있지만, 진보신학은 천국건설이 현세에 있다. 신학에 내세가 있으면 정통신학이지만, Lewis의 신학에는 내세가 없으니, 진보신학이다.

내세 천국은 소망할 근거가 없다고 하였다.

『 우리 대부분에게 있어서, 천국을 바란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고작해야 천국에 가면 세상 떠난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지요. 우리들이 이렇게 천국을 바라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천국에 대하여 훈련받은 바가 전혀 없고,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이 세상뿐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정말 천국을 바라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을지라도, 우리 자신이 천국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기 마음을 드려다 볼 수만 있다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들이 이 세상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그 무언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 Most of us find it very difficult to want 'Heaven' at all--except in so far as 'Heaven' means meeting again our friends who have died. One reason for this difficulty is that we have not been trained: our whole education tends to fix our minds on this world. Another reason is that when the real want for Heaven is present to us, we do not recognize it. Most people, if they had really learned to look into their own hearts, would know that they do want, and want acutely, something that cannot be had in this world. )

① 내세 천국을 바라는 것은 몹시 어렵다고 하였다. 왜 어려운가? 첫째는 천국이 겨우 세상 떠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소망 정도이니, 그 누가 그런 막연한 천국을 바랄 수 있겠으며, 또한 우리가 천국에 대한 훈련이 전혀 없고, 아는 것은 오직 이 세상뿐이니, 전혀 모 르는 천국을 그 누가 소망할 수 있겠으며, 또한 천국을 바라는 마음이 있을지라도, 그 천국의 존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니, 인정하지도 않는 천국을 그 누가 소망하겠느냐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들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진정으로 드려다 볼 수만 있다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가, 내세의 것이 아니고, 바로 이 세상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그 무엇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Lewis가, 간접부정 형식으로 표현하여, 내세를 완전히 부정하였다. 결국 Lewis의 주장은 내세부재 론이다.
② Lewis가 내세천국을 불신하여 배격한 것은, 단지 내세의 불신과 배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세는 하나님의 세계와, 천사들의 세계와, 부활한 자들의 세계를 다 포함하기 때문이다. Lewis가 내세천국을 부정하였으니, Lewis에게는 신의 출현과 활동이 실화(nonfiction)나 실재(reality)가 아니고, 신화(myth)이며, 전설(legend)이며, 신비(mystery)나 설화(geschichte)이다.
다음의 목사들은 일체의 기적을 불신했기 때문에, ⓐ R. Bultmann은 신의 활동을 신화(mythe)라 하였고, ⓑ K. Barth는 신의 활동을 설화(고대소설, geschichte)라 하였고, ⓒ Billy Graham과 James Packer와 같은 영미의 목사들은 신의 활동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mystery)라 하였고, ⓓ Lewis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신의 활동을 그림(picture)이라 하였고, ⓔ 김세윤은 은유(metaphor)라고 하였다. 이 목사들은 다 일체의 기적과 신의 실재(reality)를 불신했기 때문에, 신의 출현과 활동에서 기적을 배제하였고, 기적을 상징과 비유로 해석하여 교훈을 끌어내, 신정통주의 및 20세기의 복음주의를 구성하였다.

(3) 순전한 믿음의 정의

① 『 이 장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믿음’(faith)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대략 두 가지 의미 또는 차원에서 믿음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나도 그 두 가지를 차례대로 다루려 합니다.
첫째로, 믿음은 단순히 ‘신념’(belief)을 의미합니다. ‘신념’은 기독교의 교리를 사실로 여기거나 받아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으로 간단하지요. 그러나 전에 나를 당황케 했던 것으로서, 지금도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첫 번째 의미의 믿음을 하나의 덕목으로 여긴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덕목이 될 수 있느냐고 묻곤 했습니다. 일련의 진술을 믿거나 믿지 않는 것이 도덕, 부도덕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는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어떤 진술을 받아드리느냐 거부하느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그 증거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에 달린 문제임이 분명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그 증거의 충분성을 잘 못 판단했다면, 그것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다지 명석하지 못했다는 뜻에 불과합니다. 또 증거가 충분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믿으려고 애쓰는 이가 있다면, 그저 어리석은 사람으로 간주하면 그만입니다.
글쎄요, 이런 입장 자체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때 제가 몰랐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인간이 한 번 어떤 것을 사실로 받아드리면, 그것을 재고하게 만드는 대단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그 믿음을 견지하게 마련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인간의 정신은 이성의 전적인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 . 』

『 제가 여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믿음이라는 낱말은, 아무리 기분이 바뀌어도 한 번 받아드린 것은 끝까지 고수하는 기술(art)을 뜻합니다. 기분은 이성의 생각과 상관없이 변하는 법입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 저는 그리스도인이면서도 모든 것이 모두지 사실이 아닌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신론자 시절에는 기독교가 정말 사실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기분은 여러분의 진정한 자아에 반기를 들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믿음이 필수 덕목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기분을 어디에서 하차시켜야 하는지 모른다면 건실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을 뿐 안이라, 건실한 무신론자도 될 수 없으며, 그 날의 날씨나 소화 상태에 따라 신념이 좌우되는 줏대 없는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믿음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 훈련해야 합니다. 』

해설과 비평

믿음이 무엇인가? Lewis가 믿음을 두 항목으로 해설하였다. 여기서는 첫 항목만을 언급하였다. 그 첫째 항목의 믿음은, 기독교 교리를 사실로 여기거나, 사실로 받아드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의 믿음을 도덕에 해당하는 덕목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였다. 자기의 생각에 믿음은 도덕적인 덕목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은 단지 명석하냐 혹은 어리석으냐의 문제라고 하였다. Lewis는 믿음의 정의에서, 믿음이 도덕적인 덕목이냐, 아니면 명석함이나 어리석음의 문제냐를 놓고, 전자를 부정하고, 후자 쪽을 택하여, 정답으로 제시하였다.
믿음을 도덕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명석함이나 어리석음 정도로 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으며, 반대로 믿음을 명석함이나 어리석음의 문제로 보지 않고, 도덕적인 문제로 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것은 두 믿음의 형태를 비교해보면 즉시 그 뜻이 들어난다. 첫째 정통신학에서는 믿음은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 치명적인 도덕의 문제이다. 아담 내외를 보라. 두 사람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렸을 때에, 그 도덕적인 책임을 물어 추방하였고, 영원히 저주하셨다. 그러나 Lewis는 정통신학이 지켜온 이러한 믿음에 대한 정의를 거부하였다. 현대의 모든 진보주의 신학이 하는 대로, 믿음이란 도덕의 문제가 아니고, 단지 있으면 명석한 것이고, 없으면 어리석음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어리석으면 고생깨나 할 것이지만, 명석하면 고생길을 벗어날 것이라는 정도이다. Lewis에게는 믿음을 저버려도 영원한 불행은 없다.
즉 도덕은 둘 사이의 관계성을 말하지만, 명석함이나 어리석음은 관계성이 없다. 즉 Lewis는 믿음의 정의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말하지 않았고, 다만 인간 자신만의 문제로 다루었다. Lewis가 믿음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도덕으로 다룰 수 없는 것은, Lewis가 하나님의 실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실재가 무엇인가? 하나님은 아담과 계약의 당사였고, 아담에게 계명을 발하셨으며, 거역했을 때에 형벌을 내리셨고,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대속의 은총을 허락하여 다시 자녀로 영입하신 사실들을 하나님이 행하신 실화(nonfiction)로 받아 드릴 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실재를 인정하고 믿는 것이 된다. 그런데 Lewis는 이러한 하나님의 실재를 믿지 않았다. 그래서 Lewis는 믿음의 정의를 하나님과의 도덕적인 관계에서 말하지 못하고, 인간 안에서 해답할 수밖에 없었다.
성서가 말하는 기독교의 믿음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하나님의 물질창조, 그리스도의 신성과 대속의 죽음, 인간의 육체부활과 내세 등)에 대한 성서의 답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을 믿음이라 하며, 이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구원받은 자가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복종하여 하나님께 허신하고, 정의와 선행을 성취하고, 화평을 이루어 사는 것을 헌신, 성화, 윤리라고 창한다. 만일 인간이 이러한 믿음에 이르지 못하고, 구원받지 못하면 지상에서는 타락한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내세에서 영원히 형벌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믿음은 없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명석함과 어리석음의 문제가 아니다. 없으면 책임을 지고 영원한 형벌에 들어가는 도덕의 문제이다.

② 『 이제 저는 두 번째 의미의 믿음, 좀 더 고차적인 의미의 믿음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바로 전제 말했듯이 이 두 번째 의미로서의 믿음의 문제는 기독교 도덕을 실천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한 후에야 또 설사 실천에 성공했다 해도 그것은 원래 하나님의 것을 돌려드린 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에야 비로소 대두됩니다. . .
사람이 하나님을 우리에게 시험지를 내주는 시험관이나 일종의 거래 상대로 생각하는 한 --하나님과 자신을 서로간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관계로 생각하는 한--그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그는 자기가 어떤 존재이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파산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

『 . . .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력을 의지하던 상태에서 자신에게 완전히 절망하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상태로 변화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저도 알지만, 그 문제는 잠간 내버려 두기로 합시다. 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즉 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태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주기까지 실천하신 완전한 순종의 삶을 자기 역시 어떻게 해서든지 살게 해 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를 더 닮아가게 해 주신다는 사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의 부족함을 채워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지요. 그리스도인들의 표현대로 그는 자신의 ‘아들 됨’에 우리를 참여시켜 주실 것이며, 우리를 그 분 자신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이 말들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제4부에서 좀더 깊이 다룰 생각입니다. 』

해설과 비평

기독교 믿음에서 두 번째로 중용한 것은, 완전한 자기 파산, 자기 부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완전한 자기부정이 쉽게 얻어지지 않고, 수백 번 실패한 후에 얻어진다고 하였다. 여하튼 자신에게 완전히 절망하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상태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문제는 하나님께 자신을 완전히 맡기는 것인데, 이것은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신뢰함이라고 하였다.「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태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주기까지 실천하신 완전한 순종의 삶을,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도 역시 살게 해 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함」이라고 하였다.「그리스도인들의 표현대로, 그는 자신이 아들 됨에 우리를 참여시켜 주실 것이며, 우리를 그 분 자신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로 만들어 주실 것이다 」를 신뢰함이라고 하였다.
바로 이것이 Lewis가 믿는 기독교 구원의 전부이다. 그러므로 Lewis가 믿는 구원은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다가 죽은 그리스도를 본받아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다가 죽는 것이고, 그 결과로 지상에 평화가 오고, 후손들이 자손대대로 평화롭게 사는 것이고, 사후에는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Lewis의 기독교에는 대속(redemption)이 없고, 육체부활이 없고, 내세가 없다.

제4장, 인성을 넘어서, 삼위일체를 이해하는 첫 거름

(1) 만드는 것과 낳는 것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 다시 말해서 신학은 실제적인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특히 더 그렀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교육수준도 낮았고, 토론도 흔치 않았으므로 하나님에게 대해 간단한 개념 몇 가지만 알아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누구나 글을 읽고 토론을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신학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해 아무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못된 개념 즉 여러 가지 뒤섞인 해롭고 낡은 개념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새로운 것으로 자랑하는 하나님에 대한 개념들 중 상당수는 진짜 신학자들이 수세기 전에 이미 검토하여 폐기한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현대 영국에 유행하는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곧 퇴보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현상을 잘 살펴볼 때, 요즈음 유행하는 기독교의 개념이란 결국 ‘예수 그리스도는 위대한 스승으로서 그의 권고를 따른다면 더 낳은 사회질서도 확립할 수 있고, 전쟁의 재발도 막을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잘 들어 보십시오. 이것 자체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전체 진리에는 훨씬 못 미치는 말로서 실제적인 가치는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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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짜 기독교 서적들을 읽어보면, 이런 대중적 기독교와 전혀 다른 내용을 말하고 있음을 즉시 알게 됩니다.
그 책들은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말합니다.
그 책들은 그를 믿는 자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고(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합니다. 또 그리스도가 죽음으로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했다고(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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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주안점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께 붙어 있기만 하면,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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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조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로 ‘창조되신 것이 아니라, 나셨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모든 세계가 창조되기 전에 아버지께서 나셨다’는 말이 덧부터 있습니다. 이 말은 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세상에 오셨을 때에, 동정녀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사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아시겠지요? 지금 우리는 동정녀의 탄생에 대해 생각학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연이 창조되기 전, 시간이 창조되기 전에 일어났던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세계가 창조되기 전에’ 그리스도는 창조되신 것이 아니라, 나셨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입니까?
현대 영어에서는 낳다(begetting)나 태어나다(begotten)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 뜻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낳는다는 것은 아버지가 된다는 뜻이고, 창조한다는 것은 만든다는 뜻이지요. 이 두 단어의 차이는 이런 것입니다. 여러분이 낳은 것은 여러 분과 같은 종류에 속합니다. 사람은 사람의 아이를 낳고, 비번는 비버 새끼를 낳으며, 새는 새 새끼로 부하될 알을 낳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만드는 것은, 여러분과 다른 종류에 속한 것입니다. 즉 새는 둥지를 만들고 비버는 댐을 만들며, 사람은 라디오를 만듭니다. 물론 사람은 라디오 보다는 더 자기를 닮은 것, 이를테면 조상(statue)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력 있는 조각가라면 종말 사람과 흡사한 조상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조상은 숨을 쉬거나 생각할 수 없습니다. 조상은 그저 사람과 흡사하게 생격을 뿐입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가 첫 번째로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낳듯이 하나님은 하나님을 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과 같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은 어떤 점에서 하나님을 닮았지만, 하나님과 같은 종류에 속한 존재는 아닙니다. 사람은 오희려 하나님의 조상이나 초상화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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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간이 자연적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영적인 생명입니다. 이 영적인 생명은, 하나님 안에 있는 생명으로서 생물학적 생명과 다른 생명, 그보다 더 우위에 있는 생명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다 생명이라고 부릅니다. . . 그러나 이 두 영적인 생명과 생물학적 생명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둘을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르려 합니다.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오는 생물학적인 종류의 생명, 늘 소모되고 쇠퇴하는 성질이 있어서 공기나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끊임 없이 자연의 보조를 받아야만 유지되는 생명은 바이오스(Bios)입니다. 영원 전부터 하나님 안에 있는 영적인 생명, 자연세계 전체를 만들어낸 생명은 조에(Zoe)입니다. 바이오스는 어떤 그림자나 상징처럼 조에를 닮았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유사성은 사진이나 풍경이나 조상과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성과 같은 종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바이오스를 가졌다가 조에를 갖게 된다는 것은, 석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큼이나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정확히 기독교가 말하는 바입니다. 이 세상은 위대한 조각가의 작업실이고, 우리는 그 조각가가 만든 조상들입니다. 그런데 이 조각실에는 우리 중 일부가 언젠가 생명을 얻으리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

해 설

(1) 기독교 전체 진리에는 훨씬 못 미치는 대중적인 책들이 있는가 하면, 기독교 전체 진리를 말해주는 진짜 기독교 서적들이 있다고 하였다. 진짜 기독교 서적들은 실제적인 가치를 지닌 책들로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하였다.
①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였다(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② 그를 믿는 자들도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고 하였다(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③ 그리스도가 죽음으로 우리를 구원했다고 하였다(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④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붙어있기만 하면,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

네 가지를 말하면서, 말끝마다, “그 말이 무슨 뜻이든 간에”라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는 묻거나 따질 것 없이”라는 뜻이다. 만일 그 말의 뜻에 대하여 묻거나 따지면, “하나님의 아들,” “죽음,” “태어남” 등은, 기적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적들(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 등)이 불거져 나오기 때문이다. Lewis나 현대인은 일체의 기적을 불신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든, 죽음이든, 태어남이든 기적들(miracles)과 연계하는 것은 불가능함으로, “묻거나 따질 것 없이” 라고, 말한 것이다.

(2) Lewis가 현재 영국에 유행하는 대중적 기독교와 진정한 기독교를 비교하여 언급하였다. 대중적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대한 스승으로 말하지만, 진정한 기독교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며, 또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도 하나님의 아들이 된다고 한다. Lewis는 그리스도 예수를 위대한 스승과 하나님의 아들로 비교하고,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문제는 하나님의 아들과 위대한 스승의 차이이다. 혹시라도 사람들이 Lewis가 말한 하나님의 아들을 곡해할까 염려되어, 하나님의 아들이 기적(성령수태, 동정녀탄생)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밝히고자, 그리스도의 탄생은 동정녀 탄생과는 무관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Lewis가 말한 하나님의 아들은 기적과는 무관하다. 그러면 Lewis가 말하는 하나님의 아들은 무슨 뜻인가?
Lewis는 하나님의 아들을 설명하고자 긴 예화를 들었다. 그 예화가 Bios와 Zoe의 이야기이다.

(3) 다음은 Bios와 Zoe의 이야기이다. Bios는 육적인 생명을 말하고, Zoe는 영적인 생명을 말한다고 하였다. 육적인 생명은, 부모에게서 받으며, 죽고 썼는 생명이고, 영적인 생명은 하나님에게서 받는 생명이며, 변함없는 영원한 생명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하나님의 영적인 생명이 사람에게 어떻게 주어지는가? 이것이 Lewis가 제기한 문제이다. Lewis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낳는 것과 만드는 것을 예로 들었다. 낳는 것과 만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하였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나, 인간이 물건을 만들었을 때에, 만들어진 물건은 만든 하나님이나 사람을 전혀 닮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를 낳았을 때에, 그 자녀가 부모를 닮듯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낳았다고 했으니, 그리스도도 하나님을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낳지 않고, 창조했음으로, 육적인 생명 Bios는 있어도, 하나님을 닮은 영적인 생명 Zoe는 없다고 하였다. 결국 인간으로서 유일하게 영적인 생명 Zoe를 간직한 그리스도를 가까이 할 때에, 비로소 인간은 누구나 영적인 생명 Zoe를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비 평

(1) 그리스도께서 창조된 것이 아니고, 나셨다고 했는데, 나신 그 때가 자연과, 시간이 창조되기 전이라 함은, 그리스도의 나심이 “자연과 시간(역사)”과 관계없이, 즉 “자연과 시간(역사)” 밖에서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그리스도의 나심이 “자연과 시간(역사)” 안에서 일어난 기적이라고 믿는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수태하여, 동정녀에게서 나셨다고 믿으니, 그리스도가 “자연과 시간(역사)” 안에서 나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자연과 시간”(역사) 안에서 나심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동정녀에게서 나신 기적임을 부정하는 것이니, 그리스도가 동정녀에게서 나신 기적을 신화로 취급하거나, 설화(고대소설)로 취급하는 것이다.
기적을 믿지 않는 독일 신학자들은 동정녀 탄생을 신화(mythe-Bultmann)로 취급하거나, 고대소설(geschichte-Barth)로 취급하였고, 영어권에서는 그림(picture-lewis), 신비(mystery-Packer, Stott), 은유(metaphor-김세윤) 등으로 표현하였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동정녀 탄생에서 기적을 부정하고, 기적 사건들을 현대 진보신학에 맞게 뜻을 해석하여, 신학에 적용하는 것은 모든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동일하다.
그러나 Lewis가 그리스도의 나심을 해설하면서, 신화니. 고대소설이니 하는 용어들은 일체 언급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독자들이 Lewis의 신학을 정통신학으로 곡해할 소지가 많았다. 그러나 Lewis가 초두에서 독자들에게 이미 양해를 구한대로, 시비가 될 만한 문제는 말하지 않겠다고 하였으니, 이것으로 Lewis가 신화나 설화를 말하지 않고 침묵한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2) 『 모든 세계가 창조되기 전에 그리스도는 창조되신 것이 아니라, 나셨습니다. 』
그리스도가 창조된 것이 아니고, 나셨다고 했는데, 이것이 무슨 뜻으로 한 말인가? Lewis가 이미 동정녀 탄생 문제는 본 해설에서 배제한다고 말했으니, 창조니 출생이니 하는 문제도 기적이 개입된 사건이니만큼 실화(nonfiction) 차원에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Lewis는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서 기적의 이야기들은 다 실화로 보지 않고 고대소설로 보기 때문에, 성서가 언급하는 신학용어나 신학적인 주제들을 실화로 취급하지 않고, 상징으로 해석하여, 교훈을 삼는다는 대원칙을 전제하고 Lewis의 책을 접해야 한다.
Lewis가, 그리스도가 하나님을 닮아, 하나님의 영적인 생명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는데, 이 말뜻은, 그리스도가 비록 범인이로되, 모든 범인을 초월한 지극히 성스러운 사람이고, 유일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을 닮은 유일한 사람, 그리스도를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인간의 실존(existence-성자)이라고 표현해왔다. Barth는 이러한 그리스도의 실존(existence)을 새 역사의 시작, 새 기원(a new era)의 시작으로 삼자고 하였고, 그리하여 인류의 인성을 회복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국제적 평화를 정착시켜, 복지사화와 지상천국을 이루자고 하였다. Lewis가 말한 것은 바로 Barth가 말한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3) 사람은 하나님이 낳으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창조 시에 주어진 육적 생명은 있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영적인 생명은 없다고 하였다. 다음은 육적인 생명과 영적인 생명에 대한 Lewis의 해설이다.

『 사실 생물학적 생명과, 영적인 생명 사이에는 너무나 중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두 가지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르려 합니다.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오는 생물학적인 종류의 생명, 늘 소모되고 쇠퇴하는 성질이 있어서 공기나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연의 보조를 받아야만 유지되는 생명은 바이오스(Bios)입니다. 영원 전부터 하나님 안에 있는 영적인 생명, 자연세계 전체를 만들어낸 생명은 조에(Zoe)입니다.
육적인 생명(Bios)은 어떤 그림자나 상징처럼 영적인 생명(Zoe)을 닮았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유사성은 사진이나 풍경이나 조각상(彫刻像)과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성과 같은 종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육적인 생명(Bios)을 가졌다가 영적인 생명(Zoe)을 갖게 된다는 변화는, 마치 석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큼이나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이것이 바로 기독교가 말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위대한 조각가의 작업실이고, 우리는 그 조각가가 만든 조각상(彫刻像)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작업실에는 우리 중 일부(彫刻像)가 언젠가 생명을 얻으리라고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

Lewis가 인간의 생명을 둘로 분리하여, 첫째는 먹고 숨 쉬는 육적인 생명이고, 둘째는 하나님 안에 있는 영적인 생명이라고 하였다. 그리스어로 육적인 생명은 Bios라 하고, 영적인 생명은 Zeo라 하였다. 육적인 생명(Bios)을 가진 인간이 영적인 생명(Zeo)을 갖는다는 것은, 마치 석상(石像-彫刻像)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큼이나 큰 변화라고 하였다.
석상(stone statue)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 이것이 바로 기독교라고 하였다. 이 세상은 위대한 조각가의 작업실이고, 우리는 그 조각가가 만든 조각상(석상)인 바, 이 조각상(석상)이 실제의 생명으로 살아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하였다. 석상이 어떻게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가? 이 사실은 다음 이야기(전염-infection, 가장-pretence, 장난감 병정)로 해설하였다. 사람이 하나님에게 전염(infection) 되고, 인간이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가장하고(pretence), 장난감 병정이 진짜 병정으로 살아나면, 석상(조각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한다고 하였다.

Lewis는 문학을 전공하였고, 과학소설을 포함하여 많은 작품을 쓴 문학가였기 때문에, 기독교의 구원을 우화소설(寓話小說)로 해설하였다. 기독교의 구원은 석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장난감 병정이 진짜 사람으로 살아나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육적인 인간이 하나님을 가장하면, 하나님처럼 영적인 사람으로 변화한다고 하였으니 우화소설이다. 석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한다는 우화소설의 구원은, 십자가 대속(atonement)의 구원이 아니다. 단지 인성이 회복되어지는 윤리구원을 뜻한다.
물론 빅뱅설과 진화론을 정설로 믿는 현대인은 Lewis의 우화소설을 대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Lewis의 우화소설을 진정한 기독교의 구원해설로 이해하는 것은 큰 문제다. 물론 현대신학의 구조를 몰라서 곡해하는 것이지만, Lewis의 해설을 환영하여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배교의 신학으로 빠져 들어가니, 이것이 문제다. Lewis가 성서에 없는 말을 하면서, 자기의 해설이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라고 주장하니, 확실히 누룩운동이고, 사탄운동이다.

(2) 삼위이신 하나님

이 항목에서는 하나님은 삼위의 하나님이라고 해설하였다. 삼위 하나님은 인간적인 차원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것을 신적인 차원해서 생각해보자고 하였다.

『 요즈음 “나는 하나님을 믿지만 인격적인 하나님을 믿는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즉 그들은 모든 것의 배후에 있는 신비스러운 존재는 인격 이상의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요새는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생각에 꽤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격을 뛰어넘는 존재가 과연 어떤 분인가에 관한 개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이들은 오직 그리스도인들 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말로는 하나님이 인격을 뛰어넘는 존재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비인격적인 존재 즉 인격 이하의 존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초인격적인 존재를 찾는다면, 기독교의 개념과 다른 개념 사이에서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초인적인 신의 개념을 가진 종교는 오직 기독교 하나뿐이니까요. 』

『 여러분은, “세 인격이면서, 동시에 하나인 존재를 상상할 수 없다면, 그런 존재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고 묻고 싶겠지요. 맞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해 보았자 소용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생명 속에 이끌려 들어가는 일이며, 그 일은 언제라도, 여러분이 원한다하면 오늘 밤이라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한 평범하고 순진한 그리스도인이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이런 기도를 하게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에 대한 모든 참된 지식은 하나님이셨다가 인간이 되신 그리스도를 통해 온다는 것과, 바로 그 그리스도께서 지금 자기 옆에서 기도를 돕고 계시며, 자기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시겠지요! 하나님은 지금 이 사람이 기도하고 있는 대상이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또한 그가 기도하도록 밀어주고 있는 주체(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 사람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 내지는 다리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 평범한 사람이 기도하고 있는 평범한 작은 침실 안에서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삼중적인 생명 전체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은 좀 더 높은 종류의 생명 즉 영적인 생명인 Zoe 속으로 들어 올려지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으면서,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 안에 이끌려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

해설과 비평

“삼위일체의 하나님은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존재니, 이야기 해보았자 소용없는 짓이지만,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생명 속에 이끌려 들어가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원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것은 기도해 보는 일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기도하여 하나님의 생명 속에 있으면 어떻게 되어지는가? 다음 이어지는 항목(전염-infection, 장난감 병정, 가장-pretence)에서 해설하였다. 즉 우리가 하나님의 좋은 점에 전념되고, 장난감 병정이 살아서 산 병정이 되어지고, 가장했던 얼굴이 진정한 얼굴이 되어지듯이, 기도하면 악을 행하던 자가 하나님을 닮아 순결해지고, 정의로워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Lewis의 하나님은 천지와 물질을 창조한 적이 없고, 악한 자를 벌했거나 형벌한 적이 없고, 단지 그림(picture)이나 관념(idea)에서 말하는 하나님이니, 계몽사상을 수용한 현대인들은 결코 그림이나 관념에서 말하는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다. Lewis 자신도 그림이나 관념의 하나님께 결코 기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Lewis가 말한 기도의 참뜻을 살펴야 한다. Lewis의 기도해설은 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 깊이 살펴야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한 평범하고 순진한 그리스도인이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 평범하고 순진한 그리스도인”이 어떤 신자를 말하는가? 평범하고 순진하다 했으니, 성경대로 믿고, 사도신경대로 믿기 때문에, 기도응답을 확신하여 기도하는 사람이다. “평범하고 순진한 신자들”은 그들이 가톨릭에 속했든, 개신교에 속했든 하나님이 실제(really)로 살아계심을 믿기 때문에, 기도응답을 믿고 기도하는 사람들이다. 목사나 신부라도 기도응답을 믿지 않으면, 지켜보는 신자들 때문에, 부득이 기도의 형식을 갖추지만, “평범하고 순진한 신자들”은 만물을 창조신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실 것을 믿기 때문에, 기도하는 동안 삼위일체 하나님의 세계로 들어감으로, Lewis가 이러한 “평범하고 순진한 그리스도인”을 실례로 든 것이다.
Lewis가 기도함으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생명 속에 몰입하여 볼 것을 권하면서, 기도응답을 믿지 못하는 현대인은 예로 들 수가 없었기 때문에, “평범하고 순진하여” 기도응답을 믿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을 예로 든 것이다.

“기독교는 하나의 경험과학이다.

Lewis가 “평범하고 순진한 신자”의 기도를 실례로 들었듯이, 기독교는 이론이 아니고, 처음부터 경험에서 시작한 경험과학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기독교가 처음에 경험과학으로 시작한 역사임을 밝힌 글이다. 한 유대인의 경험으로 기독교가 시작된 것을 경험과학이라고 하였다. 그 한 유대인이 바로 그리스도라고 하였다.

『 신학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막연하지만 하나님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스로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인간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는 미치광이로 쉽게 치부해 버릴 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분명히 그가 죽은 것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작은 모임 내지는 공동체를 이룬 그들은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들 안에도 계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분은 그들을 인도해 주셨고,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게 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일을 살펴 본 후 끝에, 그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이라는 기독교의 정의에 도달했습니다. 이 정의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신학은 어떤 의미에서 경험과학입니다. . . 』

해설과 비평

이것이 기독교의 시작에 대한 Lewis가 해설이다. 기독교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그리스도라는 한 유대인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스도는 어느 날 갑자기 유대 길 거리에 나타나 스스로 하나님을 자처하고 다녔다고 하였다. Lewis가 이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말한 것이 있다.
『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이 유대인 가운데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하나님으로 자처하며, 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① 그는 자신에게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줄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② 그리고 자기가 전부터 항상 존재해 왔다고 했습니다. ③ 또 마지막 날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하겠다고 했습니다. 』
결국 그리스도는 ① 어느 날 갑자기 유대 길 거리에 나타나, ② 하나님을 자처하고 다녔으며, ③ 자기에게는 사람들의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④ 최후에는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하겠다고 하였다. ⑤ 그리스도는 틀림없이 미치광이 취급을 받아 마땅하지만, 사람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주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미치광이로 보지 않았다고 하였다. ⑥ 사람들은, 그가 죽자, 한 공동체를 이루어, 생전에 그가 주장했던 대로, 그를 하나님으로 영접하여 따랐고 복종했다고 하였다.
이상은 문학가인 Lewis가, 그리스도와 초대교회의 역사를 고대소설(설화-geschichte)로 엮어 쓴 것이다. 이 소설에는 현대인들이 싫어하는 기적들과,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제자들이 목격했던 육체부활에 대한 증언과, 승천과, 재림 언약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다. 유대 길 거리에 갑자기 스스로 나타나 하나님을 자처한 그리스도는 미치광이로 취급당해 마땅하다고 보았지만, 사람들에게 신임을 샀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따랐으며, 한 공동체까지 이루었다고 하였다.
Lewis의 주장은, 기독교의 시작도 불교의 시작이나, 무슬림의 시작과 다를 바가 없고, 그리스도의 출현도 석가나 모하멧의 출현과 다를 바 없이, 우연히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성서는 일관되게 그리스도의 출현은 결코 우연이나 갑작이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출현은
①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었고,
② 선지자들이 메시아의 출현을 수 없이 예언하였고,
③ 사도들이 그리스도가 행하였던 기적들과, 죽은 자를 살려낸 기적을 증언하였고,
④ 성령수태와, 동정녀탄생과, 육체부활과, 승천과, 재림과, 최후의 불 심판 등을 증언했으니,
⑤ 그리스도의 출현은 결코 우연이나 갑작이 발생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Lewis는 그리스도의 출현과 행적에 나타났던 기적들은 한 가지도 언급하지 않고, 덮어서, 은폐하였고, 기독교를 일반 종교와 동일한 범주에 넣어 해설하였으며, 동시에 앞에서는 타 종교를 부정하지 말라고 하였으으니, Lewis의 신학이 에큐메니칼 신학이고, 다원주의 신학임을 들어낸 것이다.

(3) 시간과 시간 너머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요? 하나님은 삼위의 하나님이신 동시에, 하나님은 자연계의 시간을 초월하여 항상 계신 하나님이기 때문에 시간에 매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하나님은 항상 계신 분이기 때문에, 현재에서 과거도 보시고, 미래도 보신다고 하였다. 하나님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기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 제게는 이 개념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면, 그냥 잊어버리십시오. 이것은 위대하고 현명한 그리스도인들이 계속 견지해온 개념으로서 기독교와 충돌하는 면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기독교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나 성경이나 기독교 신조에 들어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 개념을 받아드리지 않는다 해도, 아니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

하나님이 삼위이시고, 시간을 초월하여 계시다는 개념은 이해가 되면 생활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해가 안 되어도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으니, 이해가 안 되거든, 마음에 두지 말고 버리라고 하였으니, Lewis가 말하는 삼위 하나님은, 버려도 되는 하나님이다. 버려도 되는 하나님을 사람이 두려워하겠으며, 복종하겠는가? 거역하면 형벌이 따르고, 기도에 응답하시면, 이러한 하나님을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는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아닌가! Lewis가 말한 하나님은, 버려도 되는 하나님이니, 이론상의 하나님 즉 소설 속의 하나님이다.

(4) 좋은 전염
Good Infection

전염(infection)에는 좋은 전염이 있고, 나쁜 전염이 있다고 하였다. 좋은 것에 전념되든지 나쁜 것에 전염되든지는 인간이 취할 선택의 문제이지만, 선하고 정의로운 하나님에게 전염되어지라고 하였다. 그리하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정의로움이 옮겨올 것이라고 하였다.

『 아시다시피 나쁜 것뿐만 아니라 좋은 것도 전염됩니다. 따뜻해지려면 불 가까이 가야합니다. 몸을 적시려면 물속에 들어가야 합니다. 기쁨과 능력과 평화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그것을 가진 존재에게 가까이 가야 하며, 더 나아가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것들은 하나님이 아무한테나 나누어 주시는 상품 같은 것이 아닙니다. 실재의 중심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능력과 아름다움의 거대한 분수입니다. 그 분수에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은 물보라에 젖을 것이고, 다가가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메마른 상태에 머물 것입니다. 하나님과 연합한 사람이 어떻게 영원히 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과 분리 된 사람이 어떻게 시들어 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님과 연합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삼위 하나님의 생명 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제가 제4장 (1)에서 낳는 것과, 만드는 것의 차이에 대해 말한 내용을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낳으신 존재가 아니라, 만드신 존재입니다. 즉 자연 상태 그대로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조각상(이를테면)일 뿐입니다. 조에(Zoe) 즉 영적인 생명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바이오스(Bios), 즉 얼마 못 가서 소모되어 사라질 생물학적 생명만 있을 뿐입니다.
기독교가 제시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뜻대로 하시도록 자신을 그 분께 맡기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생명에 동참하게 됩니다. 만든 생명이 안이라, 낳은 생명, 언제나 있었고, 언제나 있을 생명을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러므로 그의 생명에 동참하면,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이 됩니다. . .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되는 목적은 오직 이것 하나뿐입니다. 』

해설과 비평

(1) 이 책 4장 (1), “만드는 것과 낳는 것”에서, 인간에게는 두 가지 생명이 있다고 하였다. 두 가지 생명을 사람이 만든 물건과, 사람이 낳은 아이에 비교하여 설명하였다. 사람이 만든 물건은, 사람을 닮은 것이 없지만, 사람이 낳은 아이는 사람을 닮는다고 하였다. 이처럼, 하나님이 낳은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닮았으니, 하나님의 영적인 생명이 있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영적인 생명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육적인 생명만 있는 인간이 하나님의 영적인 생명을 받으려면, 하나님에게 자신을 맡겨야 하고, 또한 그리스도를 가까이 하여 닮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예화를 들었다. 사람이 물에 적시려면 물에 가까이 가야하고,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하려면 불에 가까이 가야하듯이, 육적인 인간이 영적인 인간이 되려면, 하나님에게 가까이 가서, 자신을 맡겨야하고, 하나님을 닮은 그리스도의 삶에 동참해야 한다고 하였다.
(2) 진화론 신봉자로서 기독교의 무용론을 확신했던 Lewis가 왜 기독교에 귀의하여, 순전한 기독교를 발표했는가(1952)? 무신론을 버리고 내세와 영생을 믿었기 때문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는 기독교에 귀의한 후에도 내세와 영생은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기독교에 귀의했는가? Lewis가 기독교에 귀의한 이유는, 20세기 초에 유럽에서 벌어진 참혹한 학살과, 전쟁과, 문명파괴를 보고, 기독교의 성서만이 참혹한 학살과, 전쟁과, 파멸에서 인류와 문명을 구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Lewis(1898-63)가 만 20살에, 제1차 세계대전(1914-18)의 참화를 보았고, 1917년에 시작된 러시아 혁명에서, 자기 동족을 재판 없이 수천만 명을 학살하는 것을 보았고, Hitler가, 유대인, 폴란드인, 러시아 포로를 합친 1,100만 명을 학살하는 것을 보았고, 제2차 세계대전(1939-45)을 지켜보다가, 성서만이 인류를 참혹한 학살과 만행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1952년에 순전한 기독교를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Lewis의 글을 읽고 감탄하는가? Lewis가 빅뱅설과 진화론을 정설로 믿는 현대인들에게 성경이 인류에게 가장 좋은 교훈이고, 유일한 교훈이라고, 알아듣기 쉽게 해설해주고, 변증해준 사람으로는 Lewis가 처음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도 같다. 현대과학을 수용한 현대인들이 성서의 교훈을 받아드릴 수 있게 Lewis만큼 쉽게 해설해주고, 변증해준 사람은, 다시없다고 본다. 그만큼 Lewis는 탁월한 문장가였다. 그러나 Lewis가 기독교의 핵심교리들을 성서에서 철저히 제거하여, 정통신학을 폐기하였다.

(5)고집 센 장난감 병정
The Obstinate Toy Soldiers

Lewis가 “장난감 병정”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가? 한 어린 애가, 자기가 가진 장난감 병정이 살아나, 활동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고집 센 장난감이, 자기가 새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부셔져 죽어야 함을 알고, 죽기 싫어서, 새 생명으로 태어남(begotten)을 싫어했다고 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고집 센 장난감들(인간들) 중에서 부셔졌다가 살아난 장난감 하나를 얻었다고 하였다. 그가 바로 그리스도라고 하였다. 이 사실을 Lewis는 다음과 같이 해설하였다.

『 사람이 성자가 되신 결과, 모든 사람이 원래 갖추었어야 할 모습을 실제로 갖춘 한 인간을 여러분은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창조된(created) 생명에서, 태어난(begotten) 생명으로 변화된 인간, 완전하고 완벽하게 변화된 한 인간을 여러분은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적 인간은, 그 분 안에서, 신의 아들 속으로 완전히 들어 올려졌습니다. 인성(humanity)은 한 사례 안에서 이를테면 완성에 도달했습니다. 즉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바뀐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가 어떤 의미에서는 육적인 생명이 죽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자신의 욕망을 죽이는 길(가난, 가족들의 오해, 가까운 친구의 배신, 치안대의 야유와 학대, 고문과 처형)을 택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죽임당한 후에(어떤 의미에서는 날마다 죽임당한 후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 때 하나님만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도 같이 살아났습니다. 이것이 요점입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진정한 인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 장난감 병정이 놀랍게도 완전하게 살아났습니다. 』

Lewis는 육적인 모든 인간을 고집 센 장난감 병정에 비유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도 장난감 병정의 하나로 보았다. 그런데 그 고집 센 장난감 병정 그리스도가 먼저 죽었다고 하였다. 어떻게 죽었는가? 십자가에서 숨이 끊어진 죽음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가난, 가족들의 오해, 가까운 친구의 배신, 치안대의 야유와 학대, 고문과 처형)을 죽였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다시 살아난 것도 육체부활이 아니라, 성스러운 인간의 탄생이라고 하였다. 이것을 가리켜 말하기를, “우리는 처음으로 진정한 인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 장난감 병정이 놀랍게도 완전하게 살아났습니다.”라고 하였다.
Lewis는 그리스도를 한 장난감 병정으로 보았고, 이 장난감 병정이 놀랍게도 완전히 살아났으며, 우리는 비로소 장난감 병정, 그리스도에게서 진정한 인간을 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살아난 장난감 병정, 진정한 인간인 그리스도를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이 장황하게 해설하였다.
① 그리스도는, 인간이 원래 갖추어야 할 참 모습을 다 갖춘 인간이다.
② 그리스도는, 창조된 생명이, 태어난 생명으로 완전하고 완벽하게 변화된 인간이다.
③ 그리스도는, 인성완성에 도달한 인간이다.
④ 그리스도는, 자신을 죽이고 살아남으로, 태어난 생명이 되어, 인성완성에 도달하였다.

그렇다면, 이 살아난 장난감 병정, 그리스도가 전 인류에게 끼친 효력이란 무엇인가?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살아난 일이 없으니, 육체부활을 물려준 것은 아니다. 그러면 물려준 것이 무엇인가?

『 그렇다면 그리스도께서 인류 전체에 끼친 효력이 무엇이니까? 그 효력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일과,
㉡ 창조된 존재에서, 태어난 존재로 변화되는 일과,
㉢ 일시적인 생물학적 생명에서, 시간을 초월한 ‘영적’ 생명으로 바뀌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습니다. 원칙적으로 인류는 이미 ‘구원받았습니다.’ 물론 우리 각 사람은 그 구원을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합니다 . . . 제가 ‘좋은 전염’(good infection)에 대해 했던 말을 기억하십시오. 우리 인류 중 한 사람이 새로운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만 하면, 우리에게도 그 생명이 옮아 올 것(전념되어질 것)입니다. 』

그리스도가 인류에게 끼친 효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①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고,
② 창조된 존재에서 태어난 존재로 변화되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고,
③ 일시적인 생물학적 생명이‘영적’생명으로 바뀌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다고 하였다.
④ 누구든 하나님께 가까이 가기만 하면, 그 생명이 전염되어올 것(infection)이라고 하였다.

Lewis는 그리스도의 역할 해설에서, 십자가 대속을 말하지 않았고, 목숨이 끊어진 죽음도 말하지 않았으니, 무덤에서 살아난 육체부활도 말할 수가 없었다. 오직 Lewis가 말한 죽음은, 그리스도가 자기의 욕망을 죽인 죽음으로 말하였고, 살아남도 육체부활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의 출현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해설한 그리스도의 역할은, 그리스도가 자기 욕망을 죽이고, 새 사람으로 태어나, 진정한 인간이 되어준 것이고, 그리스도가 이루었다는 구원도 내세의 천국이나, 육체부활이 아니고, 진정한 인간 그리스도에게 전염되어짐으로 얻어진다는 인성회복의 구원이었다. 그리스도는 인류 중에서 유일하게 완성에 도달한 인성이고, 인류의 대표자임으로, 그리스도를 가까이 하고, 그리스도에게 자신을 맡기기만 하면, 누구든지 인성이 회복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정의가 구현되고, 국제간의 평화가 정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성회복, 사회 정의구현, 국제간의 평화정착이 그리스도를 가까이 함으로 전염되어질 구원이니, 내세가 없는 현세만의 구원이다.
그러나 앞에서 누차 언급한 바와 같이, 여기서 말하는 그리스도는 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육체부활 등이 일어난 적이 없는 보통 인간임으로, Lewis의 신학은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기독교가 아니다. 단지 인성회복을 꾀하는 윤리종교이다. 이것이 현대의 진보신학이고, 다원주의 신학이다.

“기독교의 구원은, 이론이고 학설이지, 유일한 진리가 아니다.”
이것은 Lewis의 주장이다.

『 물론 이 일은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표현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죄 때문에, 죽으셨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했어야 할 일을 그리스도께서 대신 하셨으므로, 성부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린 양의 피로 우리가 씻음 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죽음을 이기셨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전부 맞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 중에서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은 내버려 두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을 취하면 됩니다. 그러나 부디 어떤 부분을 취하든 간에, 여러분과 같지 않는 부분을 취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싸움을 걸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

⑴ Lewis가 여기서 성서가 말한 구원해설을 그대로 열거한 후에, “이 모든 구원해설은 다 맞다”고 하였으니, “이 모든 구원해설이 다 성경과 맞다”는 말이다, 그 다음에 말하기를, 이 모든 주장들 중에서 마음에 맞는 것은 취할 것이지만, 다른 사람의 주장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싸우지 말라고 하였다.
⑵ 구원에는 많은 학설이 있을 수 있으니, 어떤 것이든 마음에 들면 취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되, 다른 구원관을 가진 사람과도 다투지 말라 한 것은, Lewis가 말한 기독교의 구원은 절대적이거나 유일한 것이 아니고, 하나의 이론이고 학설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Lewis는 성서의 가르침이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유일한 진리로 보지 않았다. 상대적이고, 다원적인 많은 주장들 중 하나의 학설로 보았다.
⑶ Lewis가 성서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상대적이고 다원적이라고 말한 것은, Lewis 신학의 전제가 그리스도의 신성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의 인성에 있음을 말재준다. Lewis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버렸고, 그리스도의 인성에서 출발하였으니, 그리스도의 인성이 Lewis 신학의 전제였다. 그리스도의 인성에서 출발하면, 자유주의 신학도 가능해지고, 에큐메니칼 신학도 가능해지고, 다원주의 신학도 가능해진다. Karl Barth가 1962년에 Chicago 대학 강연에서, 이러한 신학을 “자유의 신학”(theology of freedom)이라고 표현하였다. 자유의 신학이나 다원주의 신학에서는 다른 신학들과도 연합하여 하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Lewis가 다투지 말라고 권한 것이다.

(6) 가장(假裝)합시다.
Let's Pretend

이 항목의 주제는 “가장합시다”이다.(Let us pretend) “가장”은 없어도 있는체하고, 아니어도 사실인체하고, 거짓이라도 참인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pretense)은 “위장”(disguise)과 동일한 뜻으로도 쓰인다. Lewis도 이 두 용어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하였다.
타락한 인간이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분장)하면, 어떤 유익이 있는가? 내가 가장한 것을 하나님의 아들이 현실로 바꾸어갈 것임으로, 장난감 병정이 산 인간으로 바꾸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 인용문장은 길어도,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 이 장 역시 두 가지 그림 내지는 두 가지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한 가지는 누구나 읽었을 법한 ‘미녀와 야수’ 이야기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한 아가씨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괴물과 결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결혼했습니다. 아가씨는 사람에게 하듯 괴물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러자 아가씨한테는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괴물은 청년으로 변했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또 한 가지는 가면을 쓰고 살아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가면은 그 남자의 얼굴을 원래보다 더 잘생겨 보이게 했습니다. 남자는 이것을 수년 간 써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가면을 벗고 보니, 얼굴이 가면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는 정말 미남이 된 것입니다. 위장으로 시작한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what had begun as a disguise had become a reality).
이 두 이야기가 좀 터무니없는 방식이긴 하지만, 저는 이 두 이야기가 이번 장의 내용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하나님은 어떤 분이며,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설명하려고 애썼습니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실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이 모든 신학 이야기는 어떤 차이를 가져옵니까?(What difference does all this theology make?) 제가 지금 말한 신학 이야기는 오늘 밤 잠자리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 책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면, 한 번쯤 기도해볼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어떤 기도든 할 수 있겠지만, 아마 주기도문이 좋을 것입니다.
주기도문의 첫 문장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 시작합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이것은 아주 정직하게 말해서, 여러분이 지금 하나님의 아들 행세를 한다는 뜻입니다. 조잡하게 표현해서, 그리스도로 분장했다(dressing up as Christ)는 뜻이지요. 이렇게 말해도 괜찮다면, 여러분은 가장하고 있는 것(pretending)입니다. 여러분이 이 첫 문장의 뜻을 깨닫는 순간에,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성부와 한 마음 한 뜻을 품고 계시는 ‘그’ 하나님의 아들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자기중심적인 두려움과 소원, 욕심, 질투, 자만 등 망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모아 놓은 꾸러미입니다. 이런 사람이 그리스도를 분장한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 대단히 파렴치한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리스도가 우리더러 “그리스도로 분장하라”(dressing up as Christ)고 명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는 왜 이런 명령을 하셨을까요. 다른 사람처럼 가장해서, 무엇이 좋다는 것입니까? . . .
자 여러분은 “지금 나는 그리스도로 분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 그 가장(pretense)이 가장에서는 멀어지고, 현실에는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순간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결코 허용치 않았을 생각들이 몇 가지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버리십시오. 또한 기도대신, 아래층으로 내려가 편지를 쓰고, 아내의 설거지를 도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가서 기도대신 아래층으로 내려가 편지를 쓰고, 아내의 설거지를 도우십시오.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아시겠지요. 이렇게 하는 순간, 여러분처럼 사람이면서, 그의 아버지처럼 하나님이신 그리스도가, 실제로 여러분 옆에서 여러분의 가장(pretense)을 현실로 바꾸기 시작하십니다. 단지 양심에 따르는 것에 불과한 일을, 제가 엉뚱하게 부풀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양심에 물어서 답을 얻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스스로 그리스도로 분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할 때, 얻는 답은 양심의 답과 다릅니다. 양심상으로 볼 때에는 딱히 잘못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리스도처럼 진지하게 노력할 경우에는, 허용할 수 없는 것들(특히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는 단순히 무엇이 옳고 그르냐가 문제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좋은 의미에서 한 인격체에게 전염되려고 애쓰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일보다는 초상화를 그리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이상한 것은 어떤 점에서는 초상화를 그리기가 규칙을 지키기보다 어렵지만, 또 다른 점에서는 오히려 훨씬 쉽다는 것입니다.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 여러분 곁에 계십니다. 그는 여러분을 자신과 같은 존재로 바꾸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를테면 자신과 같은 생각과 생명, 즉 Zoe를 ‘넣어주고’ 계신 것이며, 장난감 병정을 살아 있는 인간으로 바꾸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안에서 이 변화를 싫어하는 부분은 계속 양철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

해설과 비평

이상은 가장(pretense)과 가면(mask)의 이야기이다. 아가씨가 괴물을 사람 대하듯 대하였더니, 괴물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이고, 얼굴에 가면을 오래 쓴 결과, 본래 얼굴은 없어지고, 가면의 얼굴이 자기 얼굴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고, 그리스도로 분장한다면, 반드시 하나님을 닮고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되어진다고 하였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주기도로 제시하였다. 주기도문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를 가장으로 해 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믿음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해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고, 반대로 욕심, 질투, 자만으로 채워진 인간이지만,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고 위장하여,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말문을 열면, 자신이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었으면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나쁜 생각들(욕심, 질투, 자만 등)이 떠오를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거든 즉시 그 나쁜 생각들을 버리고,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내의 설거지도 돕고 편지도 쓰라고 하였다. 즉 가장하고 위장함으로 좋은 생각이 떠올랐으면, 가장과 위장으로 이미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은 것이니, 더 이상 마음에도 없는 기도를 한다고 앉아 있지 말고, 즉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주기도에서 겨우 시작하는 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했을 뿐, 아직 기도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즉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라고 한 것은 무슨 뜻인가?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은 실재하지 않지만, 가장하고 위장하여,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부른 것이므로, 가장하고 위장하여 얻을 것을 얻었으면, 자리를 뜨면 될 것인데, 계속 앉아서 실재하지도 않는 신에게 무엇을 달라고 간청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 짓이라는 뜻이다. 즉 사람이 성화를 얻는 방법으로 주기도를 제안힌 것이고, 가장과 위장을 제안한 것이므로, 목적이 성취되었으면, 족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성화가 가장이나 위장으로 얻어질 것도 아니지만, 성화가 기독교의 구원을 대신할 수는 더욱 없다. 하나님의 아들이 성령으로 수태하여, 동정녀의 몸을 통해 세상에 오셔서, 죄인을 대신하여 형벌 받아 주심으로, 죄인들이 지옥에서 벗어나 천국에서 영생하게 하신 것이 기독교의 구원이다. 이렇게 구원받은 자가 구원에 감격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하나님께 헌신하고, 율법과 계명을 지킬 때에 성화를 입는다.
그러나 Lewis가 구상하고 해설한 성화에는 대속의 구원, 은총의 구원이 없고, 상벌을 주시는 하나님이 없으므로, 구원의 감격이 없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므로, 고작해야 인간이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고, 위장하고, 분장하여 하나님을 가까이 가고, 하나님을 닮아보자는 것인데, 영악한 현대인이 실재하지도 아니한 신에게 가까이 가려 하겠으며, 더욱이나 실재하지도 아니한 신의 명령에 복종하려고 죽으면서 십자가를 지려하겠는가? 설령 가장과 위장으로 성화를 입는다 해도, 성서와 하나님은 성화로는 죄를 속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하나님도 가장하신다.

『 지금까지 저는 마치 우리가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모든 일을 다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기껏해야 그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하는 것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3위일체 하나님께서 자기중심과 욕심과 불평과 반항심 가득한 인간이란 동물을 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이지요. “이 자들은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라, 우리 아들이라고 생각하자. 그리스도가 인간이 되었으니, 이자들도 인간이라는 점에서는 그와 비슷하다. 영적으로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자.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척하자. 이 가장이 현실이 되도록 그렇게 하자.”
하나님은 여러분을 마치 작은 그리스도를 보듯 하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을 진짜 작은 그리스도로 바꾸어 가십니다. 하나님이 위장하신다는 이 개념이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이상한 일입니까? 이것이야 말로 차원 높은 존재가 자기보다 낮은 존재를 끌어 올리는 방법 아닙니까? 어머니는 아기가 진짜 말을 배우기 전인데도 마치 말할 줄 아는 아기를 대하듯이 함으로서 말을 가르칩니다. 또 우리는 개를 “거의 사람” 취급하지요. 그렇게 하기 때문에, 결국은 개가 정말 “거의 사람”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

해설과 비평

Lewis가 앞에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닮으려면 하나님에게 전염되어야 하고(infection),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닮으려면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고(pretend), 위장해야(disguise)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우리만 가장하고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도 우리를 대하실 때에 가장과 위장으로 대하신다고 하였다. 우리가 타락한 자들이지만 하나님의 아들처럼 대하시니 이것이 하나님의 가장이라고 하였다.
가장과 위장이 무엇인가? 가장과 위장은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 척하고, 이 가장이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이가 장난감 병정이 살아 활동하는 병정이 되기를 바랐는데, 아이가 바란 것처럼 장난감 병정이 활동하는 병정이 되었다는 아동소설을 Lewis가 말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면,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타락한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적 생명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우리 인간만 가장하는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즉 하나님도 인간에게 가장하고, 위장한다고 하였다. Lewis는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행동과,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행동을 가장(pretense)과 위장(disguise)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 않는가? Lewis가 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활동과,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활동을 가장(pretense )과 위장(disguise)으로 표현한는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활동과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활동이면, 이것이 기독교의 전부이고,기독교 신학의 전부이다. 그러므로 Lewis가 여기서 주장한 위장과 가장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전통신학도 하나님의 활동과 인간의 활동을 가장과 위장으로 말해왔는가? 정통신학은 하나님과 인간의 활동을 다 실화와 역사로 믿어왔다. 그러므로 정통신학에서 그 어떤 것도 가장이나 위장이 아니고, 전부가 실화(nonfiction)이고 역사(history)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태초에 천지와 만물을 실제로 창조하셨다. 인류의 시조 아담과 계약을 맺으셨으나 타락했고, 하나님은 타락한 아담을 피 흘려 죽인 양의 가죽옷으로 대속하여, 구원하셨다. 이 모든 것이 실제로 있었던 역사이고 실화였다. 하나님의 아들이 예언대로 동정녀에게서 나셨고,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었고, 무덤에서 부활했고, 승천하였다. 이것이 다 실화이고 역사였다. 이것이 정통신학이다.
그러나 19세기에 기독교에 대대적인 이변이 발생하였다. 이 모든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지 않고, 신화(myth)로 보는 자유주의 신학이 일어났고, 20세기에서도 역시 이 모든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지 않고, 신화(myth)로 보는 복음주의 신학들(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 일어났다. 20세기의 복음주의(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가 19세기의 자유주의와 동일하게 성서를 신화로 보면서도, 신화란 용어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신 사용한 용어들이 있었으니, 소설, 설화(geschichte), 신비(mystery), 역설(paradox), 비유, 은유, 상징 등이었다. 그런데 Lewis는 이러한 용어들을 대신하여 전염, 가장, 위장 등을 사용하였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20세기의 복음주의 신학(지유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이나 Lewis가 사용했던 용어들도 다 그 내용은 실화나 역사가 아니고 신화(mythe, myth)였다.
Lewis에게는 신의 활동이 실재(reality)나, 실화(nonfiction)가 아니고, 가장이고, 위장이니, 가장이고 위장인 신의 활동을 적은 성서는, 어떤 범주에 드는가? 고대소설(geschichte)의 범주에 든다. Lewis는 성서를 고대소설로 이해하였고, 고대소설을 현대소설로 다시 써서, 성서에서 모든 기적들을 삭제하였다. 그러므로 Lewis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성서의 초자연적인 교리들을 믿기 때문이 아니었다. Lewis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다만 인간의 야만적인 야성을 치료하여, 인류와 문명을 전쟁과 파멸에서 구원하기 위함이었다. Lewis가 빅뱅설과 진화론을 믿는 현대인들을 위해서 기독교를 변증적인 해설서로 다시 쓴 것이다. Billy Graham이 1965년에 “불타는 세계”(World Aflame)를 쓴 것도 Lewis와 동일한 이유에서 쓴 기독교 변증서였기에, Billy Graham이 책에서 모든 기적들을 철저히 삭제하였다.

(7) 기독교가 어려운가, 쉬운가?
Is Christianity Hard Or Easy?

『 지난 장에서는 우리는“그리스도를 옷 입는다,” 또는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 되기 위해 일단 하나님의 아들인 것처럼“분장한다”(dressing up)는 기독교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많은 일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인류 그리스도인을 만들기 위한 특별 훈련이 아닙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전부입니다. 기독교가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입니다. 그래서 기독교가 일반적 개념에서 도덕이나 선량함과 어떻게 다른지 짚어 보고자 합니다. . .
기독교의 방식은 다릅니다. 더 어려우면서도 더 쉽지요. 그리스도는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전부를 다오. 나는 너의 시간이나 돈이나 일을 원치 않는다. 나는 너를 원한다. 나는 너의 자연적 자아를 괴롭히려고 온 것이 아니라, 너를 죽이러 왔노라. 미봉책은 어떤 유익도 없다. 나는 여기저기 나뭇가지를 쳐 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 뽑으려 한다.” 치아(teeth)를 뚫거나 씌우거나 메우는 것이 아니라, 아예 뽑고자 한다. 너의 자연적 자아 전부를, 다시 말해서 네가 악하다고 생각하는 욕망과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욕망을 다 내게 넘겨다오. 그리하면 새 자아를 주마. 실제로 나 자신을 주마. 내 뜻이 곧 네 뜻이 될 것이다.
이 방식은 우리 노력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는 앞서의 방식보다 더 어렵기도 하고 더 쉽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그리스도 자신 역시 그리스도인의 삶을 아주 어려운 것으로 설명하실 때도 있었고, 아주 쉬운 것으로 설명하실 때도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마16:24) 』

(1) Lewis가 지난 장에서 “그리스도를 옷 입는다.” “하나님의 아들이 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인 것처럼 분장한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말하기를, 이것이 기독교의 한 부분을 말한 것이 아니고,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전부라고 하였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그리스도를 옷 입고,” “하나님의 아들로 분장하는 것”은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하였다.(마16:24) 다시 말해서, 주님은 나에게 시간을 달라, 돈을 달라, 일해 달라가 아니고, 나 자신 전부를 요구하신다고 하였다. 나 자신을 다 드리면, 주님은 나에게 새 자아를 주시고, 주님 자신을 주시고, 주의 뜻이 내 뜻이 되게 해 주신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자신을 완전히 드리면, 나머지는 주님이 다 이루어주시니, 기독교는 아주 쉬운 종교라고 하였다. 이것은 완전한 자기부정, 완전한 뉘우침, 완전한 회개, 완전한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Lewis의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한 적이 없고, 그리스도를 육체로 부활하게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상선벌악(賞善罰惡)하지 못하며, 다만 관념(idea)의 하나님으로서 가장(pretense)으로 인간을 대할 뿐이다. 그러면 현대과학으로 무장한 영악한 현대인이 가장(pretence)으로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청을 받아드려, 자기 목숨을 포기하고, 십자가를 지려하겠는가? Lewis는 주장하기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나님도 가장하고 위장하여 우리를 대하니, 우리도 가장하고 위장하여 시도해보자고 하였다.
물론 내 목숨이 위태롭지 않은 평화로운 환경에서는 가장하고 위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목숨을 내놓고 십자가를 져야하는 경우에서도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하여 자기를 부정하고 십지가를 지려하겠는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사람이 진실을 주장하다가도 목숨이 위태로워지면, 도망치거나 거짓을 고하는데, 하물며 거짓을 주장하면서(가장, 위장, 분장) 자기를 부정하고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의 아들인척할 수 있겠는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둘째로 그리스도로 옷 입고, 그리스도처럼 분장하여, 완전히 자기를 포기하고, 완전히 자신을 헌신하는 것이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전부라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진보신학의 핵심을 말한 것이다. 진보신학은 내세를 불신하고, 현세만을 믿기 때문에, 인성회복이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전부임으로 이렇게 말한 것이지만, 가장과 위장으로는 자기 목숨을 포기하고 십자가를 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내세를 믿지 않고도 Bonhoeffer처럼 정의를 위해 죽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특수한 경우에 한하고, 일반적으로는 그 반대 경향으로 흐른다.

(2) 동시에 인성회복이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전부라는 말에는 과거와 미래가 없고, 오직 현세뿐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진보신학에는 기독교가 믿어온 과거와 미래가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진보신학의 신관에는 과거의 물질창조가 없고, 그리스도의 선재(先在)와, 공중 재림이 없고, 인간에게도 육체부활과 내세가 없다. 오직 현세에서 사랑의 실천과 정의구현이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전부이니, 이것이 바로 유물론적인 우주관과 현세적인 구원관이다.
그러므로 Lewis의 신학해설에는, 하나님이 누구시며,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Lewis가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않고, 그리스도의 선재(先在)나 공중 재림을 믿지 않고, 인간사후를 믿지 않기 때문에, 천지만물의 창조를 말할 수 없었고,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을 말할 수 없었고, 내세와 영생을 말할 수 없었다. 다만 Lewis가 실재하지 않는 관념상(생각속)의 하나님과, 죽고 끝난 그리스도와, 현세만의 인간으로 소설을 썼기 때문에,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C. S. Lewis가 도덕과 정의를 위해서 쓴 소설에 불과했다.

총결론

Lewis가 저술한, 순전한 기독교가 어떤 책인가? 20세기의 기독교 신학이 진보주의와 정통주의로 완전히 갈라져 100년 동안 분쟁하다가 진보신학의 완승으로 끝났다. 20세기의 진보신학은 하나님의 실재(reality)를 믿지 않고, 그리스도의 신성(divinity)을 믿지 않고, 관념상(생각속)의 하나님과 보통 인간 그리스도로 윤리신학을 구성해왔는데, Lewis가 쓴 순전한 기독교가 필자의 주석으로 진보신학임이 들어났다. Lewis가 기독교 신학을 문학적인 문장으로 포장하고, 가장하고(pretend), 위장하고(disguise), 분장하였기(dressing up)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Lewis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도리어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를 정통신학으로 곡해하였으나, 순전한 기독교는 전혀 실화(實話)를 쓴 것이 아니고, 100% 소설을 쓴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순전한 기독교를 극찬하여, “20세기 최고의 책”이라 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최고의 찬사들을 보냈다.
① Time - C. S. Lewis는 의심할 여지없는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이다.
② Christianity Today - Lewis는 20세기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저술가이며,
정통 기독교의 핵심에 관한 책으로는 출판사상 최대 사건이다.
③ James Packer(1926-), 나는 Lewis 교수에게 많은 빚을 졌다. . .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스
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못했던 나는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비로소 하나님 과, 인간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독교의 정통 가르침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④ 동아일보 송평인 기자 - 19세기 서구인들이 포이엘바하의 기독교 본질을 읽고, 기독교에서
유물론으로 건너갔다면, 20세기 서구인들은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유물론에서 다시 기독교로
건너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아직까지는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이 공존하는 중간지역이다. 신학자들과 목사들은 양분되어 있지만, 교인들은 정통신학이 지배적이다. 진보주의 신학을 수용한 신학자들과 목사들에게는 순전한 기독교에 대한 극찬이 나쁘지 아니할 것이지만, 정통신학을 견지하는 목사들이나 신학자들은, 순전한 기독교가 문학으로 포장하고, 가장하고, 위장하여, 진보신학의 정체성을 가려 은폐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순전한 기독교에 대한 극찬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순전한 기독교는 신학을 문학(文學)으로 해설하였기 때문에,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선이 보이지 않아서, 순전한 기독교에서는 자연신학과 초자연신학의 경계선을 거의 분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Lewis의 자연신학을 초자연신학(정통신학)으로 곡해하는 사례가 절대적이다.
우리가 20세기의 진보신학을 두 가지에서 보아야 한다. 첫째는 진보신학의 동기와 목적이다. 진보신학은 현세에서 전쟁과 학살을 막자는 것이 동기였고, 역시나 현세에서 인성을 회복하고, 정의를 구현하여, 인류와 문명을 보존하자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내세와는 무관하였다. 둘째, 진보신학은 20세기라는 시대정신(현대정신)이 만들어낸 신학이므로, 진보신학의 주체(subject)가 성서(하나님)가 아니고, 현대정신이다.
Lewis의 신학해설이 정통신학으로 보이지만, 현대정신(현대과학)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낸 진보신학임을 알고 읽어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신학활동에서는 주체(subject)의 우주관과 인간관에 따라서, 동기가 발생하고, 목적이 설정되고, 방법이 선택되기 때문에, 현대정신의 우주관, 인간관을 전제하고 순전한 기독교를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다. 현대정신의 우주관과 인간관이 유물론이고, 현세뿐이니, 그 구원관이나 종말관도 현세뿐이고 내세가 없다.

제15장, 내세를 배격하고 현세만을 믿는 신앙고백들

바르트는 “계시는 항상 현재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지난 시대에 선조들이 받았던 계시는 역사적 유물일 뿐이다. 모든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이나, 신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로 믿지 않는다. 대신 현재에서 사람이 신앙하고 고백하는 것을 계시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대신학을 수용한 교단들은, 새로 작성하여 고백한 신앙고백을 계시라고 주장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신앙고백들은 이러한 새로운 계시의 범주에 든다. 단 미남침례교는 아직은 정통성을 지키고 있다(A Statement adopted by SBC, June 14, 2,000).

(1) 미국장로교회(PCUSA), 「1967년 신앙고백」
(2) 미국장로교회(PCUSA), 「간추린 신앙고백, 1983」
(3) 장신대학교 교수들, 「신학성명, 1985년」
(4) 기독교장로회, 「신앙고백, 1972」

(1) 미국장로교회(PCUSA), 「1967년 신앙고백」

바르트신학에서는,「성경주석은 시대적 번역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 표현은 신정통주의 신학과 신복음주의 신학에도 적용되며, 20세기의 모든 현대신학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면, 「성경주석은 시대적 번역이다.」는 무엇을 뜻하는가? 성서주석은 어느 시대의 것이든 다 반듯이 그 시대의 표현이고, 그 시대의 고백이고, 그 시대의 복음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현대신학에서는 「계시는 항상 지금 여기에서 발생한다.」는 명제가 성립된다.
미국연합장로교회가 새 신앙고백으로 「1967년 신앙고백」을 1967년도 총회에서 가결 확정하였는데, 이 새 신앙고백 서문에서, 「지금, 여기」라는 말이 4 번 강조 된 사실을 볼 수가 있다. 「1967년 신앙고백」이 사용한 「지금, 여기」 라는 용어의 의미도, 「항상 하나님의 계시가 지금 여기에서 발생한다.」는 바르트신학과 동일한 뜻이다. 특히 「1967년 신앙고백」이 바르트신학이 말하는 화해론과 동일하다. 「1967년 신앙고백」이 전적으로 바르트신학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것은 박봉랑 교수에 의해 잘 지적되었다. 다음은 박봉락 교수의 지적이다.

『 이 새 신앙고백서는 그 구조와 전개방식, 또는 그 중심원리의 수립에 있어서, 개혁교 전통의 오늘의 지도자 칼 바르트의 교의학의 영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의 교의학 제 4 권의 화목론의 축소판 같이도 생각되는 점이다. 이점은 이 새 신앙고백서의 작성자들이 받아드리든 않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

박봉랑 교수의 지적은 아주 적중한 지적이다. 이 사실은, 신앙고백문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다음은 「1967년 신앙고백」에서 인용한 글이다.

(1) 『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현재적인 증거를 함으로서 그 신앙을 고백한다. The Church confesses its faith when it bears a present witness to God's Grace in Jesus Christ 』

여기서 강조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현재적인 증거」이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현재적인 증거」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이 신앙고백문 전체가 확실하게 말해준다. 이 신앙고백문은 3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전부가 다 화해(和解)만을 내용으로 담았다. 그 3 개의 장을 소개한다.

제 1 장, 하나님의 和解의 사업
제 2 장, 和解의 사역
제 3 장, 和解의 성취

이 세 장은 和解가 오늘을 위하여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1세기나, 17세기나, 19세기가 아닌, 20세기 오늘을 위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는 和解라는 말이다. 실제로 196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냉전으로 살얼음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의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였다. 영국 철인 Bertrand Russell은 1961년에 영국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데모하여 외치기를, 미소가 가진 핵탄은 세계인류를 10번은 전멸시키고도 남는 분량이니, 분해하여 폐기하라고 하였다. 이러한 시대적인 특성을 신앙고백에 표시하고자, 년도를 넣어서「1967년 신앙고백」이라고 칭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和解의 내용이다. 和解의 내용은, 제 3 장, 「화해의 성취」가 명백하게 말해준다. 「화해의 성취」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에 있어서 착취되고, 파괴된 인간의 환경을 개선하고,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바로 이 화해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 즉 和解의 내용에, “하나님과 화해하여, 지옥의 형벌에서 벗어나, 천국에서 영생하게 하는 和解”가 삭제되고 없다. 오직 있는 것은 현세의 和解뿐이다.
물론 오늘의 세계 인류가 당면한 과제는, 제1,2차 세계대전과 핵전쟁으로 인하여,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이요, 전멸의 위기임이 분명하다. 오늘날 세계 인류가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和解임이 확실하다. 나라와 나라, 종교와 종교, 민족과 민족이 갈등을 해소하고 하나로 和解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오늘의 요구를 받아드려 만든 것이 「1967년 신앙고백」이다.
그러나 내세와 천국을 포함시킨 1646년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내세와 천국을 삭제한 1967년도 신앙고백은 비슷하거나, 반반 섞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이다. 어느 한 쪽이 기독교이면, 다른 쪽은 반듯이 이교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종교 다원주의라는 틀 안에 하나로 묶어가는 교회연합운동은 음모이고, 사탄의 계략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독교 단체들(WCC, NCC, NAE, BGEA, RCC)이 서서히 기독교를 다원주의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물론 성경도 현세의 和解를 중하게 여겨, 현세의 和解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였다(딤전2:2). 그러나 和解 중에서도 내세를 향한 하나님과의 和解가 현세의 和解보다 우선적인 和解라고 성경이 가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67년 신앙고백은 하나님과의 和解를 삭제해버렸다. 하나님과의 和解를 삭제한 신앙고백은 기독교가 아닌 이교도의 신앙고백이 아닌가! 인간의 윤리와 평화만을 신앙고백에 담아서, 유일했던 기독교를 일반적인 윤리종교로 전환한 것이다. 그래서 현재 21세기에서는 기독교 단체들(WCC, NCC, NAE, BGEA, RCC)이 다원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음으로, 계속 기독교의 유일성을 고집할 정통신학이나, 근본주의는 더 이상 지상에서 용납 받지 못할 이교도로 몰리고 있다. 지금은 지하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서서히 두각을 들어낼 것이다.

(2) 『 어느 시대든지 교회는 그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말과 행위로 그 증거를 표명하였다. In every age, the Church has expressed its witness in words and deeds as the need of the time required 』

교회는 어느 시대든지, 항상 그 시대가 요구하는 대로 증거를 고백하여 왔다고 하였다. 즉 사도신경은 1세기 초대교회의 요구를 따른 것이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17세기의 요구를 따른 것이고, 1967년 신앙고백은 20세기 현대인의 요구에 응하여 작성하였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20세기를 살아가는 교회가 20세기 현대인을 위하여 신앙고백을 작성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20세기 현대인의 요구 사항에는, 내세의 지옥이나 내세의 천국 항목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에 따라서 작성된 「1967년 신앙고백」 안에는 내세의 지옥과 천국이 없다. 다음에 소개할 화해의 성취항목을 보면, 실제로 내세의 지옥과 천국이 없다. 다음은 「1967년 신앙고백」 제 3 장, 「和解의 성취」에서 인용한 글이다.

『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하나님의 속량의 사업은, 인간의 삶의 전부를 포함하는 바, 그것은 곧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및 정치적, 과학적 및 기술적, 그리고 개인적인 및 협동적인 모든 삶의 영역이다. 그 사업은 또 죄에 의해서 착취되고, 붕괴된 인간의 자연 환경을 포함한다. 인간의 삶을 위하여 하나님이 세워주신 목적이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에서 완성되고, 모든 악이 그의 피조물로부터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
『 God's redeeming work in jesus Christ embraces the whole of man's life: social and cultural, economic and political,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individual and corporate. It includes man's natural environment as exploited and despoiled by sin. It is the will of God that his purpose for human life shall be fulfilled under the of Christ and the evil be banished from his creature. 』

하나님의 속량(구원)의 사업은 인간 삶의 전영역(全領域)을 포함한다고 하였으니, 이 항목 안에는 마땅히 내세천국과 몸의 부활과 그리스도의 재림도 들어 있어야 할 것이지만, 아무리 보아도 내세나, 천국의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성경에 있는 모든 초자연적인 항목에 대한 용어들을 열거한 후에 말하기를, 그 용어들은 문자의 의미대로 볼 것이 아니라, 다만 상징의 의미로 보아야 한다고 하여, 그 문자가 나타내는 기적들은 삭제하였다. 즉 성경이 말하는 초자연에 대한 표현들은, 실질적(實質的)인 내세의 영생이나 지옥형벌이나 영혼불멸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현세에서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를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환상(幻想, vision)과 영상(映像, image)일 뿐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성경에 있는 초자연의 기록들은 다만 환상(幻想, vision)과 영상(映像, image)으로만 보아야 한다는 주장의 글이다.
『 그리스도의 통치에 관한 성경적인 환상들과 영상들, 다시 말해서 천성(히브리서11:15, 계시록3:12, 고후 5:1), 아버지의 집(요14:2), 새 하늘과 새 땅(계시록21:1), 혼인잔치(마22:1, 계시록19:9), 영원한 날(계시록22:5)과 같은 환상들(visions)과 영상들(images)은 하나님의 나라라는 영상에서 그 절정에 도달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그의 창조질서를 붕괴시키는 모든 것을 이기시는 하나님의 승리를 나타낸다. 하나님의 통치는 이미 세상에 누룩으로 나타났고, 사람들 안에 소망을 일으켜주며, 하나님의 온전한 심판과 속량을 받아드리도록 준비하게 한다.』

『 Biblical visions and images of the rule of Christ, such as a heavenly city, a father's house, a new heaven and earth, a marriage feast, and an unending day culminate in the image of the kingdom. The Kingdom represents the triumph of God over all that resists his will and disturbs his creation. Already God's reign is present as a ferment in the world, stirring hope in men and preparing the world to receive its ultimate judgment and redemption. 』

여기에 열거된 천성, 아버지의 집, 새 하늘과 새 땅, 혼인잔치, 영원한 날은 다만 하나님의 나라와 그 통치에 대한 “환상들과 영상들”이라고 하였다. 환상(幻想)은 실체(實體)가 없는 상상(생각)을 뜻하고, 영상(映像)은 實體가 없는 그림자를 뜻하니, 환상과 영상은 다 실체가 없는 상상이나 그림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1967년 신앙고백」은 천성, 아버지의 집, 새 하늘과 새 땅, 혼인잔치, 영원한 날들을 다 실체가 없는 상상과 그림자로 보았기 때문에, 이 신앙고백은 그리스도의 통치가 문자(文字)대로 내세(來世)의 천국에서 이루어질 것을 말하지 않고, 다만 지상(地上)에서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이 지배하므로 나타날 화해가 성숙한 사회를 상징(象徵)하는 것으로 보았다.
다시 말하면, 1967년 신앙고백이 「천성, 아버지의 집, 새 하늘과 새 땅, 혼인잔치, 영원한 날」을 다 환상들(visions)과 영상들(images)로 규정함으로서, 그 언어에서 역사성이나 실재성(實在性)은 다 제거해버렸다. 내세를 말하는 기록들을, 지상천국의 그림자(image)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것은, 성서를 설화(geschichte) 즉 고대소설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은 1967년 신앙고백과는 반대로 간다.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로 믿기 때문에, 성서의 기록은 과거의 역사이든, 앞으로 있을 예언이든 다 사실로 믿는다. 그러므로 「천성, 아버지의 집, 새 하늘과 새 땅, 혼인잔치, 영원한 날」도 실제로 성취될 것을 확신하여 소망한다.

우리는 프린스턴 신학교 교장 매카이 박사가 1949년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에, 신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면서, 바르트를 극찬한 사실을 작은 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매카이 박사는 미국장로교(PCUSA)와 세계기독교연합회(WCC)를 이끌었던 목사였다. 프린스톤신학교가 좌경했을 때에, 메첸이 프리스톤 신학교 교수 자리를 버리고 나와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세운 것이 1929년인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장로교회와 프린스턴 신학교가 자유주의 신학을 받아드렸기 때문에, 메첸이 프린스턴 신하교에서 나왔던 것이고, 1949년 매카이 박사시절에는 미국장로교(PCUSA)와 프린스턴 신학교가 이미 바르트신학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바르트가 주장했던 和解를 담은 1967년 신앙고백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 미국장로교 총회가 새 신앙고백을 작성키로 결의하고, 새 신앙고백을 확정 짓기까지, 10년의 세월이 걸려, 1967년에 공고하였기 때문에,「1967년 신앙고백」이라고 한 것인데, 지난 2천 년간의 교리사(敎理史)에 어느 신앙고백에서도 신앙고백을 의결한 년도를 신앙고백의 표제로 표시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유독 신앙고백에 그 년도를 표제로 표시한 까닭은, 이 신앙고백은 절박했던 20세기 현대인을 위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신앙고백에 20세기가 당면했던 위기의식과 절박성을 나타내려한 것이다.
미국 연합장로교회와 프린스턴신학교 안에 자유주의 신학이 들어와서 득세하므로, 메첸이 1929년에 프린스턴 신학교를 나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세웠고, 건전한 선교사를 파송하여 선교지의 신학과 신앙을 파수하려고, 외지선교부를 별도로 세운 것이지만, 총회는 1936년에 이들을 총회에서 제명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총회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부득이 같은 해에 아메리카 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of America)를 세웠고, 1938년에 정통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로 개명하였다.

1967년 신앙고백이 내세의 천성을 신앙고백 항목에서 삭제한 행위는 기독교의 본질을 폐기한 행위이다. 내세의 천성을 폐기하는 것은 하나의 폐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내세에 관계되는 모든 항목들도 함께 폐기되기 때문이다. 즉 영혼불멸, 몸의 부활, 지옥형벌, 심판의 하나님, 무덤에서 몸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 몸으로 승천한 그리스도, 심판자로 재림하실 그리스도 등 전부를 성서와 기독교에서 폐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고백문은, 「교회는 항상 그 시대가 요구하는 대로 증거를 표명하여 왔다」고 하였다. 이 말은, 초대교회와 17세기 종교개혁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게 신앙을 고백하였지만, 20세기는 20세기에 맞게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말이다. 신학의 탈바꿈이 당연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에서 보면, 내세포기는 신학의 변질이요 배교이다.
기독교 신학의 변질과 배교는 불과 300년간(18-20세기)에 일어난 일이지만, 교회가 변질신학을 공적으로 신앙고백한 것은 독일교회가 1934년에 고백한 「발맨 선언」이 처음이다. 다음으로 나타난 것이 1954년도 일본의 「그리스도 연합교회」의 신앙고백이고, 그 다음이 미국 연합장로교회의 「1967년 신앙고백」이다. 한국 기장(機長)의 1972년의 신앙고백이 그 뒤를 따랐고, 1983년에 미국연합장로교(UPCUSA)와 미국 장로교(PCUS-남장로교)가 합쳐진 미국장로교(PCUSA)가, 합치면서 공포한 「간추린 신앙고백」과, 1985년도에 한국의 장신대 교수들이 의결 공포한 「신학성명」이 그 뒤를 따랐다.
그러니까 20세기에 와서는, 유럽과, 미국과, 아세아와, 세계교회가 기독교의 이교화(異敎化)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신앙고백으로 당당히 들어내고 있다. 그러므로 세계 기독교 단체들은 종교 다원주의를 확정한 제2바티칸 공의회(1963-1965)를 계기로 다원주의화(多元主義化)를 서두르고 있다.

(3)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만이 하나인 우주적 교회의 정체(正體)를 입증하며, 그 전통의 계속성을 유지하게 한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서, 새로운 사태가 요구하는 경우, 교회의 삶과 교리를 갱신하는 의무와 자유의 근거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에 있다.」

「Obedience to Jesus Christ alone identifies the one universal church and supplies the continuity of its tradition. This obedience is the ground of the Church's duty and freedom to reform itself in life and doctrine as new occasions, in God's Providence, may demand.」

여기서도 「새로운 사태가 요구하는 경우」라는 말로서 오늘과 현재가 강조되었다. 이 말에서「새로운 사태」는 20세기가 직면한 급박한 위기상황(危機狀況)을 말한다. 특히 1960년대는 미소간의 냉전으로 인류역사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였다. 「1967년 신앙고백」은 20세기라는 「위기상황」의 요구에 따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20세기라는 새로운 사태에 대한 해결책(解決策)으로 「새로운 신앙고백」을 작성하는 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이라고 하였다. 즉 1967년 신앙고백은 20세기가 당면한 위기상황을 이겨내고, 지상에 화해를 정착시키려는 목적이 전부이다.
그러면 20세기가 직면한 위기상황 즉 「새로운 사태」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그것은 전쟁수단의 끝없는 발전이다. 전쟁수단의 무한한 발전은 원자폭탄 제조와 이것을 지구 어디에나 사람 없이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다. 이제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사태 즉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연합장로교회는 신정통주의 신학을 받아드려, 성경에서 화해의 길을 모색해낸 것이「1967년 신앙고백」이고, 이러한 미국교회의 신학을 사람들이 신복음주의 신학이라고 칭해왔다.
물론 이 화해를 위한 노력은 이것대로 귀한 일이다. 그 누가 이 노력을 탓하겠는가? 자연은총의 보존도 귀한 일이이 때문이다. 성경은, 성도들이 지상에서 평안한 삶을 위하여서는 집권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기독교를 버리고 배교한 것이 문제이다. 물론 여기서도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였으나, 그 복종의 내용이 문제이다. 화해의 내용을 인간들이 현세에서 갖는 和解만으로 한정하였고, 내세와 영생은 신앙고백에서 삭제하였다.

(4) 『 1967년 신앙고백의 목적은, 오늘의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교회의 일치와 사명감을 교회들에게 환기시키는데 있다. The purpose of the Confession of 1967 is to call the Church to that unity and mission which is required of disciples today 』

여기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것은 오늘이라는 시간이다. 1967년 신앙고백은 1세기나 17세기나 19세기의 제자가 아니라, 바로 20세기 오늘의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신앙고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였다. 인용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1967년 신앙고백」은 오늘의 제자들의 일치와, 오늘의 선교를 위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신앙고백 항목에서 오늘의 제자들의 일치와, 오늘의 선교에 저해가 되는 요소들은 포함시킬 수 없다는 주장을 표명한 것이다.
오늘의 제자와 오늘의 선교가 문제이다. 바르트가 말하는 오늘의 제자와 오늘의 선교의 대상은 그리스도의 신성(성령수태, 육체부활)과 내세를 불신하고, 과학만을 믿는 현대인들을 지칭하였으며, 모든 진보주의 신학을 따르는 교회들도 이 바르트의 주장에 찬동한다.
그러나 미국장로교(PCUSA)가 1967년 이전에 고백해온,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는 천국과 지옥, 성령수태와 육체부활이 다 들어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확정된 해가 1648년이다. 그러므로 20세기 오늘의 제자들의 일치와 오늘의 선교를 위한 신앙고백에는, 360년 전의 기적의 항목들은 삭제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만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들어있는 기적의 항목들을 오늘의 신앙고백에 넣는다면, 기적을 믿지 않고 현대과학을 따르는 많은 목사들과 교회들이 떠나갈 것이니, 교회의 일치가 깨어질 것이고, 또한 현대인들이 그러한 복음을 받지 아니할 것이므로 오늘의 선교도 불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물론 과학만을 숭상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사도신경이나 360년 전의 신앙고백을 그대로 받아 교회를 구성하고, 선교에 임하면, 오늘의 교회일치와 오늘의 선교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려워진 책임은 복음의 변질에 있지 않고, 사람들이 복음을 거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예수님과 사도들이 예언했던 대로 세계적인 배교에서 오는 현상이다.

(2) 미국장로교,「간추린 신앙선언, 1983」
A Brief Statement of faith-Presbyterian Church (USA)

앞에서 살핀 대로, 북 장로교(UPCUSA)가 작성했던 「1967년 신앙고백」은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 등의 교리를 버렸고, 내세와 영생도 버렸다. 또한 남 장로교(PCUS)도 정통신학인 미국장로교(PCA)와 분리한 후, 남은 진보 성향의 교회이니, 두 진보성향의 교회가 합친(1983) 미국장로교(PCUSA)가 작성한「간추린 신앙선언, 1983」이 더욱 좌경화 되었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967년 신앙고백」과「간추린 신앙선언, 1983」은 둘 다 복음 사건들(성령수태, 대속의 죽음, 육체부활)을 기적으로는 믿지 않았지만, 기적의 복음 사건들을 설화(geschichte, story)나 신비(mystery)의 뜻으로 언급하였고, 비유(allegory)나 은유(metaphor)의 뜻으로 언급하였다.

미국연합장로교(UPCUSA)와 미국장로교(PCUS)가 1983년에 통합하여, 미국장로교(PCUSA)를 구성하고, 작성한「간추린 신앙선언, 1983」을 공표하였는데, 그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미국장로교, 간추린 신앙선언의 서문
Preface to A Brief Statement of Faith
Presbyterian Church (U.S.A.)

「 1983년에 미국장로교(PCUSA)는 미국 연합장로교(UPCUSA)와 미국장로교(PCUS)의 재통합으로 인해서 이루어졌다. 이 통합에 필수적인 것으로서, 간단한 신앙의 진술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그 초안 위원들은 교회(敎會)와 세계(世界)의 여러 가지 다양성(多樣性)과 불일치(不一致)의 실체를 수용하고(recognizing), 장로교의 공동적 정체성(正體性)을 명시하려고 노력하였다. 」

「In 1983, the Presbyterian Church(U.S.A.) was formed by reunion of the United Presbyterian Church i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Presbyterian Church in the United States. Integral to reunion was the preparation of a brief statement of faith.. While recognizing realities of diversity and disagreement in both the church and the world, members of the drafting committee sought to articulate Presbyterian's common identity. 」

먼저 합동한 두 교단의 배경을 설명한다. 미국장로교(PCUSA)는 남북전쟁 시에, 남북으로 갈라져 122년을 지내오다가 1983년에 다시 합하였다. 합동한 두 교단 중 북장로교(UPCUSA)는, 자유주의를 지지한 오번 성명서(Auburn Affirmation)를 수용 결의하였고(1926), 정통신학을 고집하던 독립선교부 관계자들과 Machen을 제명 결의함으로서(1936), 자유주의 신학이 총회의 대세를 장악하였고, 남장로교(PCUS)는 정통신학을 수호하려는 회원들이 1973년에 분리하여 나가 미국장로교(PCA)를 세움으로서, 남은 것이 진보 성향의 교단이다. 결국 남과 북 두 장로교가 합친 미국장로교(PCUSA)는 그 대세가 자유주의 신학이었다. 그러므로 두 교단이 합쳐 만든 「간추린 신앙선언, 1983」역시 기적을 배제한 진보주의 신학의 교리가 되어진 것이다.

「간추린 신앙선언」을 작성한 위원들은, 교회의 다양성 및 불일치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성 및 불일치를 수용하고서, 장로교회의 공동적인 정체성을 명시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문제는 교회와 세계의 다양성과 불일치이다. 교회와 세계의 다양성과 불일치는, 무엇을 뜻하는가? 교회의 다양성과 불일치는, 자유주의와 근본주의,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등의 다양성과 불일치 등을 말하고, 세계의 다양성과 불일치는, 세계에 산재한 무슬림, 불교, 힌두교, 유대교 등의 다양성과 불일치를 말한다. 그러므로 두 교단이 통합하면서 구성한「간추린 신앙선언」은, 세계교회와 세계종교들이 함께 가는 공동체적인 정체성을 명시하려고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계교회와 세계종교를 하나로 묶어줄 교리만을 신앙고백에 담은 것이 「간추린 신앙선언」임으로, 이「간추린 신앙선언」이 세계교회와 세계종교의 통일을 깨거나, 분쟁하게 할 교리들은 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이「간추린 신앙선언」에는, 그리스도의 신성, 성령수태,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등이 없고, 하나님의 물질창조나 최후의 불심판도 없고, 인간의 영혼과 내세의 지옥과 천국이 없다. 즉 「간추린 신앙선언」은 내세를 폐기하고, 현세의 윤리만을 고백함으로서, 비로소 세계교회와 세계종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을 수가 있었다.
두 장로교가 재통합한 미국장로교(PCUSA)가 그리스도의 성령수태와 육체부활과 내세를 부정하고, 현세의 윤리만을 고백함으로서, 그리스도를 보통 인간으로 보았으니, 이 두 교단이 구성한 「간추린 신앙선언」이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하여, 세계적인 대세와 흐름에 합류한 것이다.
John R. W. Stott의 증언에 의하면, 「제2 바티칸 공의회(1962-1965)가 1965년에 종교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1966년 이후로는 라고스(Lagos)와, 런던에 소재한 성 마르틴 교회에서, 힌두교도와 불교도와 회교도와 기독교도들이 같은 자격으로 정기적인 합동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살 길은 오직 종교 다원주의에 있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Billy Graham 목사도 1997년에 Robert H. Schuller 목사와 함께 TV 인터뷰에서 종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John Stott는, Billy Graham 목사가 주축이 되어 소집되었던 스위스 로잔대회(1974)의 로잔협정서(Lausanne Covenant) 문안을 작성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Billy Graham 목사와 John Stott 신부가 주축이 된 스위스 로잔대회의 최후목적이 세계교회와 세계종교들이 안고 있는 다양성과 불일치를 지양(止揚)함에 있었고, 동시에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指向)함에 있었음이 들어난 것이다. 21세기의 세계교회와 세계종교의 대세는 다원주의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指向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통신학이 박해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살후2:1-4; 계11:1-11).

간추린 신앙선언문의 전문(全文)
A Brief of statement of faith
The Statement

1. 사나 죽으나 우리는 하나님의 것이다.
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3. 하나님의 사랑과
4. 성령의 교통하심으로
5. 우리는 오직 한 분 삼위일체 하나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을 믿으며,
6. 그 분만을 예배하고 섬긴다.

7.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8. 그는 완전히 사람이셨고, 완전히 하나님이셨다.
9. 예수는 하나님의 통치를 선언하셨다.
10.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11. 포로된 자에게 해방을 선포하시고,
12. 말씀과 행위로서 가르치시고,
13. 어린이를 축복하시고,
14. 병든 자를 고치시고,
15. 마음 상한 자를 싸매어 주시고,
16. 버린 받은 자와 함께 잡수시고,
17. 죄인을 용서하시고,
18. 모든 사람을 불러 회개하고, 복음을 믿게 하셨다.
19. 예수는 신성 모독과 소요 선동죄로 부당하게 정죄되어,
20.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21. 인간고를 깊이 겪으시며,
22. 세상 죄를 위하여 자기 생명을 내어 주셨다.
23. 하나님은 이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시어,
24. 그의 죄 없는 삶을 입증하시고,
25. 죄와 악의 권세를 깨뜨려,
26.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 영생에 이르게 하셨다.

27.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28. 예수는 그를 아빠, 곧 아버지라 부르셨다.
29. 하나님은 주권적 사랑으로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셨으며,
30. 각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동등하게 지으시어,
31. 남자와 여자, 각 인종와 백성을,
32. 한 공동체로 살게 하셨다.
33.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반역하고, 우리의 창조자를 피하여 숨는다.
34. 하나님의 계명을 무시하고,
35. 다른 사람과 우리 자신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깨뜨리며,
36. 거짓을 참이라고 받아드리고,
37. 이웃과 자연을 착취하며,
38. 우리에게 맡겨 돌보게 하신 지구를 죽음에 직면케 하고 있다.
39. 우리는 하나님의 정죄를 받아 마땅하다.
40. 그래도 하나님은 창조하신 세상을 구속하시려고 공의와 자비를 베푸신다.
41. 영원하신 사랑으로,
42. 아브라함과 사라의 하나님은 언약의 백성을 택하시어,
43. 이 땅 만민이 복을 받게 하셨다.
44. 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45.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을,
46. 종 되었던 집에서 구원해 주셨다.
47. 지금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48. 하나님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우리를 언약의 상속자로 삼으셨다.
49. 마치 젖먹이를 물리치지 않은 어머니처럼,
50. 집으로 돌아오는 탕자를 맞으러 달려가는 아버지처럼,
51. 하나님은 여전히 신실하시다.

52. 우리는 성령이신 하나님을 믿는다.
53. 그는 어디서나 생명을 주시고, 새롭게 하시는 분이시다.
54. 성령은 믿음을 통하여 우리를 의롭게 하시고,
55. 우리를 자유하게 하여 자기를 수용하게 하시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하시고,
56. 우리를 모든 믿는 자와 함께 묶어,
57. 하나인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되게 하신다.
58. 바로 그 성령께서,
59. 일찍이 선지자와 사도들을 감동하셨고,
60. 이제는 성령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신앙과 생활을 다스리시며,
61. 선포된 말씀을 통하여 우리를 붙드시고,
62. 세례의 물로 우리를 자기의 소유로 삼으시며,
63. 생명의 떡과 구원의 잔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64. 여자와 남자를 모든 사역에 부르신다.
65. 깨어지고 어두운 세상에서,
66. 성령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시어,
67. 쉬지 않게 기도하게 하시고,
68. 모든 백성 중에서 그리스도를 주와 구세주로 증거 하게 하시며,
69. 교회와 문화 속에 있는 우상 숭배를 폭로케 하시고,
70. 오랫동안 말 못하고 살던 사람들의 소리를 듣게 하시며,
71. 정의, 자유, 평화를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하신다.
72. 하나님께 감사하며, 성령이 주시는 힘으로,
73.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섬기며,
74. 거룩하고 기쁘게 살기를 힘쓰고,
75. 하나님의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며,
76.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하고 기도한다.

77. 모든 시대와 장소의 믿는 자들과 더불어,
78. 우리가 기뻐하는 것은 사나 죽으나 그 아무것이라도,
7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80.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영광을 돌릴지어다. 아멘.

이상은,「간추린 신앙선언문」의 전문(全文)이고, 다음은 필자의 해설이다.

「간추린 신앙선언문 전문」은 어디에도, 그리스도의 신성에 관한 성령수태, 동정녀탄생, 십자가의 대속,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최후의 불 심판, 내세의 지옥과 천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 오직 현세뿐이다. 내세가 없고 현세만의 구원은, 윤리학이고, 철학일 뿐이다.
「간추린 신앙선언」에 기적을 나타내는 용어들이 상당히 있지만, 그 내용은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간추린 신앙선언」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신앙고백도 접하게 된다. 다음의 신앙고백은, 누가 보아도 정통신학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23. 하나님은 이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어,
24. 그의 죄 없는 삶을 입증하시고,
25. 죄와 악의 권세를 깨뜨려,
26.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 영생에 이르게 하셨다.

이「간추린 신앙선언」을 다음과 같이, 진보신학으로 읽어야 한다.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은 육체부활이 아니라, 예수가 십자가를 진 후에 전보다 더욱 큰 인물이 되었음을 말한 것이다.
죽음에서 영생에 이른 구원은 사후의 생을 말한 것이 아니라, 전쟁 없이 화해와 평화 속에서 인류가 지상에서 영생할 것을 말한 것이다. 어떠한 진보주의 신학에도 사후의 생은 없다. 진보주의 신학에서는 현세에서 성취할 성결한 삶을 구원으로 보며, 이 성결한 삶이 지상에서 영원히 계속할 것을 희망하여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 영생에 이르게 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3) 장신대학교 교수들, 「신학성명, 1985」

장신대학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에 속한 교단 대학인바, 1985년에 교수들이「신학성명」을 결의하여 발표한 사건이 있었다. 교단총회가 1983년부터 새 신앙고백서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1986년에 확정하여 공고할 예정이었는데, 신학교 교수들이 총회보다 1년 앞당겨 「신학성명」을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가? 교단의 신앙고백과 교수들의 신학사상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같은 교리, 같은 신학이었다면, 교수들이 구태여「신학성명」을 발표할 이유가 없었다.
교단의 신앙고백과, 교수들의 신학성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신앙고백은, 이전대로 웨스트민트터 신앙고백을 거의 유지하면서 사회참여 부분을 강화하였으나, 신학성명은, 바르트신학을 수용한 진보신학이다. 교단의 신앙고백은 성서무오를 전제하였고, 교수들의 신학성명은 고등비평을 전제하였기 때문에, 신앙고백과 신학성명은 그 내용이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상극이다.
「신학성명」은 7 개의 명제로 구성되었으며, 제1명제가 신학의 전제 혹은 신학의 규범(기준)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명제는 신학의 방법(인식론)이나, 내용이나, 목표 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제1명제가 나머지 6 개 명제의 성격도 좌우한다. 제2명제는 신학성명이 에큐메니칼 신학임을 천명하였다. 제3명제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성명인 바, 이것은 신학의 목적이 되는 구원론에 해당한다.
필자는 제1명제와, 제2명제와, 제3명제를 분석하고, 정통주의 신학과 비교해 비판하려고 한다. 이 비교에서 교단의 신앙고백과, 교수들의 신학성명의 차이점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장신대학의 신학

「신학성명」에 대하여 말하기 전에, 장신대학 교수들의 신학은, 어떤 범주에 속하는 신학인지 먼저 말하고자 한다. 마침 장신대학의 김명룡 교수가 「한국의 신학적 현황과, 장신대의 신학적 위치」라는 글에서 장신대학의 신학적 위치를 천명한 글이 있다. 다음 ①, ②, ③ 항의 해설은 김명룡 교수의 글을 필자가 요약하여, 해설한 글이다.

① 장신대의 신학적 위치

「 장신대의 신학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간에 있는 신학으로, 양 쪽 사이의 긴장 속에서, 양쪽 신학의 장점을 계승하는 포괄적인 신학이다(김이태 교수) . . . 장신대는 한신대나 감신대 보다는 보수적이고, 총신대나 고신대 보다는 진보적이다(김명룡 교수) 」.

김명룡 교수는 장신대의 신학을 보수와 진보 양쪽의 장점을 겸전한 신학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면 보수와 진보를 겸한 장신대 신학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김명룡 교수는 우선 한국의 신학을 셋으로 분류하고, 장신대학을 정통신학에 포함시켰다.

자유주의 신학 - 감신과, 한신
정통주의 신학 - 총신, 장신, 복음주의 신학
오순절 신학 -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

김명룡 교수는, 정통주의 신학을 다시 셋으로 분류하고, 장신대의 신학을 진보주의와 정통주의를 합친 진보주의적 정통주의 신학 이라 칭하였다.

보수주의적 정통주의 신학 - 고신, 총신 (박형룡신학)
진보주의적 정통주의 신학 - 장신 (대체적으로)
복음주의적 정통주의 신학 - 한철하, 이종윤, 김명혁 등

② 진보주의적 정통신학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장신대는 성서적이면서도 학문적인 신학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명룡 교수의 글이 장신대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문제는 김 교수가 “성서적이고 학문적인” 두 표현에 포함시킨 내용이다. 이 두 표현의 뜻이 드러나면, “진보주의적 정통신학”의 정체성도 드러날 것이다.
“성서적이면서 학문적인 신학을 건설해야 한다.”에서, “성서적인 것”을 일반적인 뜻으로 풀면, 정통주의 신학이 되어지지만, 김 교수는 일반적인 뜻으로 풀지 않고 전혀 다른 뜻으로 풀었다. 즉 신학이 “성서적이라” 함은, 성경축자영감설을 받아드린다는 뜻이 아니고, 성서의 품격을 마치 홍길동전처럼 격하시키는 자유주의 신학을 경계하는 뜻이라고 하였다. 또한 신학이 학문적이라는 것도, 17세기의 정통신학처럼,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로 받고, 성서대로 연구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현대신학이 이룩한 성서비평을 받아드려, 자유로운 학문적 연구를 권장하여, 새 신학을 건설해 가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주장하였다.
결국 장신대는, 성서의 품격을 홍길동전이나 김지하의 시처럼 격하시키는 자유주의 신학을 경계하는 신학이기 때문에, 한신이나 감신 보다는 보수적이지만, 성경축자영감설을 배격하고, 성서비평학을 수용하는 입장에서는, 고신이나 총신보다는 진보적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장신대는 성서를 소설로 취급하는 자유주의 신학도 아니지만, 성서의 축자영감을 믿는 정통주의 신학도 아니라고 하였다. 자유주의 신학도 아니고, 정통주의 신학도 아닌 신학으로는, 20세기 전반세를 풍미했던, 그리고 K. Barth를 필두로 했던 신정통주의 신학이 있었고, 20세기 후반세기를 풍미했던, 그리고 Billy Graham을 필두로 했던 신복음주의 신학이 있었다. 김명룡 교수의 주장은, 장신대의 신학이 신정통주의나, 신복음주의는 아니지만, 거의 이 신학들과 같은 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장신대는 「한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역사적 정황 속에서, 성서에 근거하여 새로운 신학들을 흡수하여, 새 시대에 맞는 새 신학을 창출해가는 신학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장신대가 지향하는 신학의 방향을 김명룡 교수가 제시한 글이다.
「 장신대학의 신학은 어느 신학이나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역사적 정황 속에서 성서에 근거하여, 항상 새로운 신학을 창출해야 하며, 항상 새 시대에 알 맞는 새로운 신학을 건설해야 한다. 」

앞에서 언급한 대로 진보신학이 이룩한 성서비평학을 받아드리고 자유로운 학문적 연구를 권장하여, 새 역사적 정황에 맞고, 새 시대에 알맞은 새 신학을 건설해야 한다고 하니, 이러한 신학은 성서가 가르쳐온 기독교 신학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역사적 정황과 새 시대에 맞는 새 신학은, 새 역사적 정황과 새 시대의 주장을 따라 건설하는 신학이니, 이러한 신학은 시대와 지역과 사람이 만들어 가는 신학이므로, 시대와 지역과 사람이 바뀔 때마다, 신학도 변하고 바뀔 수밖에 없다. 이 주장은 미국연합장로교회의「1967년 신앙고백」의 주장과 동일한 주장이다. 다음은 「1967년 신앙고백」이다.

『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현재적인 증거를 함으로서 그 신앙을 고백한다. 어느 시대든지, 교회는 그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말과 행위로 그 증거를 표명
하였다. The Church confesses its faith when it bears a present witness to God's Grace in Jesus Christ. In every age, the Church has expressed its witness in words and deeds as the need of the time required 』

「1967년 신앙고백」은, 「현재적인 증거」(a present witness)이고, 「현 시대의 요구」(the need of the time required)를 따른 것이라고 하였다.
「현재적인 증거」와 「현 시대의 요구」는 1세기가 수용했던 사도신경이나, 17세기가 수용했던 Westminster 신앙고백이어서는 안 된다. 20세기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증거라야 한다. “교회는 항상 교회가 처했던 시대의 요구를 따라 증거를 고백하여 왔다”고 하였으니, 사도신경은 1세기 교회의 요구를 따른 것이고, Westminster 신앙고백은 17세기의 요구를 따른 것이지만, 1967년 신앙고백은 20세기 현대인의 요구를 따라 작성한 뜻을 밝힌 것이다. 20세기 교회는 20세기 현대인이 수용할 수 있는 신앙고백을 작성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장신대의 신학적인 정체성을 끝내면서, 반드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즉 성서비평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이 시작한 성서 비평은, 200년 동안 내려오면서 그 비평의 강도에서는 시대에 따라서, 신학자에 따라서 항상 차이가 있었지만, 그리스도의 신성(성령수태, 육체부활)을 불신하여 배격한 것만은 항상 동일하였다.
그러므로 성서를 비평하는 신학은, 단순히 비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서를 비평함으로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육체부활과, 내세를 부정해왔다, 실제로 김재준 교수도 성서무오설을 믿는 정통신학을 저주하였고, John Stott도 정통신학을 저주하여, 광신자, 암 덩어리, 원수라고 하였으니, 두 신학자의 저주는 진보신학이 기독교 신학이 아님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총신, 고신, 합신이라도 21세기를 맞은 현실에서, 교수임용에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이 신학교들이 성서의 고등비평을 신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주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요즘은 복음적이라는 신학교와 보수적이고 정통적이라는 신학교와 교단 안에도 성서 비평학이 홍수물결처럼 유입되고 있는 현실이니, 교단 지도자들은 이러한 시대상을 직시하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1950년대 이후로 미국과 호주와 영국의 영어권과 독일을 거친 목사들이 성서를 의심하고 비평하는 신학을 안고 귀국한 수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지만, 한국교회의 특정상 성서를 비평하는 정체성을 은폐한 채,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들어나지 않을 뿐이다. 필자가 본서에서 비평한 7명의 신학자들 역시 다 신학적 정체성을 철저히 은폐하고 글을 써왔기 때문에, 정통신학을 수호하는 목사들과 신학생들이 다 마음 놓고 수용해온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Billy Graham 목사가 Bob Jones 목사의 근본주의가 싫어서, 19살에 Bob Jones 대학을 떠나, 성서를 자유롭게 비평하여 가르치던 Florida Bible College로 이적하였고, 1965년 즉 47세에 발표했던 “불타는 세계”(World Aflame)에서는, 내세와, 성서의 종말론을 배격하고, 지상낙원 건설을 주장했으나, 지금까지 World Aflame의 정체성을 지적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진보주의 신학은 그만큼 완벽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하기 때문에, 보지 못할 뿐이다(본서 Billy Graham 참조).

신학성명의 서문

『 본 신학성명의 의의는,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의 교회와 사회를 의식하면서, 장신대학의 좌표를 표명함에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신학의 전제, 개혁주의 신학전통과 에큐메니칼한 신학, 신학과 교회, 신학의 선교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 신학의 자리와 방향, 신학의 한계와 신학의 대화적 측면에 대하여 7 가지 명제들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는 장신대의 신학교육을 가늠하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장할 신학적인 명제들의 의도는 논증적이거나 변증적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 7 명제들은 신학의 모든 주제들을 포함하는 것도 아니요 조직적인 것도 아니다. 』

「본 신학성명은 장신대학의 좌표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신학성명은 장신대의 신학교육을 가늠하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도 하였다.
신학에서 좌표는, 신학의 기준이고 표준이다. 본성명이 장신대학 신학의 기준이요 표준이기 때문에, 신학성명은 장신대학의 신학교육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고 하였으며, 장신대학의 교수들이 교회와 사회에 대하여 가져야할 태도와 행동까지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고 하였다.
본 신학성명이「신학의 모든 주제(主題)들을 다 포함하는 것도 아니요, 조직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신학성명은「 ① 신학의 전제와, ② 개혁주의 신학전통과, ③ 에큐메니칼 신학과, ④ 신학과 교회, ⑤ 신학의 선교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 ⑥ 신학의 자리와 방향, ⑦ 신학의 한계와 신학의 대화적 측면에 대하여, 7 가지 명제들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으니, 신학성명이 중요한 주제들을 충분히 제시했을 것이지만, 교단의 신앙고백서(1986)에 있는 그리스도의 신성, 성령수태,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최후의 불 심판, 영원한 천국과 지옥 등이 신학성명에는 삭제되고 없다. 교단 신앙고백에는 있으나, 신학성명에는 없는 이 차이 때문에, 교수들이 먼저 신학성명서를 발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음 계속되는 해설들이 신앙고백과 신학성명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제2명제 : 우리의 신학은, 개혁주의적이며, 에큐메니칼하다.

형편상 제1명제를 뒤로 미루고, 제2명제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 우리는 16세기 칼빈 등의 개혁주의와, 20세기 바르트 등의 개혁주의를 받아드려, 건설적이고 종합적이며 창조적인 신학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WCC적인 에큐메니칼 신학과, 비WCC적 에큐메니칼 신학을 모두 추구해야 하며, 동시에 WCC적 에큐메니칼 운동과, 비WCC적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

신학성명이 지향하는 신학이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한다고 하였으나, 칼빈처럼 성서로 돌아가는 개혁이 아니다. 신학성명이 에큐메니칼 신학이므로 성서를 현대인에게 맞게 해석하여, 신학을 구성하는 개혁신학이다. 에큐메니칼 신학이 21세기에 와서는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니, 신학성명이 추구하는 신학이 다원주의 신학인 것은 자명한 일이다.
WCC적 에큐메니칼 운동과 비WCC적 에큐메니칼 운동은 전 세계의 각양각색의 기독교와 전 세계의 각양각생의 종교를 총 막나한 것이니, 신학성명이 지향하는 운동은 다원주의 운동이다.

제1 명제 : 우리의 신학은, 복음적이며 성경적이다

『 성경 안에는 중심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복음이다. 부활의 빛과 성령강림의 빛에서 본 예수님의 말씀들과 행동들, 무엇보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 및 이 사건의 의미에 대한 사도적 선포가 복음의 진수이다. 성령에 의하여 영감된 성경의 진리들은 이 복음에 입각해서 이해되고 해석되어져야 한다.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과 경우에 따라서 성경비평학에서 얻은 통찰로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지닌 신학적 맥락들을 존중하면서 성경 내에 계시된 진리들을 신학의 규범으로 삼아야 한다. 이 계시된 진리들은 하나의 인격의 진리시오, 말씀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그 의미가 완전해진다. 』 필자가 하선 친 5 곳을 유의하라.

(1) 신학성명이 「부활의 빛과 성령강림의 빛」에서 본 복음이 복음의 진수라고 하였으니, 장신대학이 말하는 복음의 진수를 규명하기에 앞서, 먼저 「복음의 빛과, 성령강림의 빛」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규명해야 하겠다.
첫째로, 「성령의 빛」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자. 정통주의 신학은 “성경에 명시된 복음을 성령이 믿게 한 것”을 “죄인이 구원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보신학은 성경에 명시된 복음을 믿지 않고, 성경에 명시된 복음을 현대인에게 맞게, 새 시대에 맞게 해석한 내용을 믿는 것을 죄인이 구원받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성경에 명시된 복음을 현대인과 새 시대에 맞게 해석하는 것”을 “성령의 빛으로 해석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인에게 맞고, 새 시대에 맞게 해석한 복음은 「대속과 육체부활」로 이루어진 복음이 아니다. 단지 윤리신학의 복음이다.
「대속과 육체부활」로 구성된 정통신학의 복음은 내세와 영생을 약속하지만, 현대인과 새 시대에 맞게 해석한 복음은 내세와는 무관하고, 단지 현세에서 누리는 평화로운 삶이다.
둘째로, 장신대학의 신학은 「부활의 빛」을 받아서 성서를 해석한다고 하였으니, 먼저 장신대학 교수들이 믿는 진보적인 부활관부터 규명해야 한다. 장신대학 교수들이 믿는 진보적인 부활관은, 본서 제4장, 27항에 들어있는 곽선희 목사의 부활해설에 그 구체적인 답이 있다. 곽선희 목사는 장신대학의 교수, 교장, 이사장을 역임하였고, 1983년에 구성한 새 신앙고백 작성위원 중 한 사람이었으니, 곽선희 목사는 장신대학 교수들을 대표하고, 신학성명을 대표하고도 남음이 있는, 책임 있는 신학자이다.
「신학성명」이 육체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긍정이나 부정을 말하지 않고 침묵했지만, 교수들을 대표하고, 신학성명을 대표하는 곽선희 목사가, 설교 「나는 부활이다」와, 「사도신경강해」와, 「부자와 나사로 비유해석」에서 육체부활을 완전히 배격하였다.
따라서 신학성명이 말한 부활은, 성경이 명시한 육체부활이 아니다. 진보신학이 외쳐온 부활이다. 곽선희 목사는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해석하여, 육체부활은 정의가 영원하고 사랑이 영원함을 뜻한다고 하였다. 즉 진보신학에서는 정의와 사랑의 구현이 복음이고 구원이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에서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면서까지 정의를 구현하고, 사랑을 구현한 것이 복음이니, 인간도 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본받아서, 십자가를 지고 죽기까지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것이 복음이자 구원이다. 진보신학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구를 채울 때에, 지상낙원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종말관을 갖는다. 이러한 장신대학의 부활관과 종말관은 바르트나, 신정통주의나, 신복음주의가 주장해왔던 부활관이나 종말관과 동일하다.
지난 50연간 세계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Billy Graham, C. S. Lewis, H. J. Ockenga, J. Stott, J. I. Packer, E. Carnell, Carl Henry, J. Woodbridge, 김세윤 등이 다 육체부활과 내세를 불신하고 배격하였으니, 이들의 부활관도 곽선희 목사와 동일한 부활관이었다.
「신학성명」은 바로 이러한 부활관의 빛을 받아서, 복음을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처럼 육체부활을 불신하고, 정의가 영원하고 사랑이 영원하다는 뜻으로 육체부활을 받아드려, 복음을 현대와 현대의 상황에 맞게 새로 구성하자는 것이 교수들과 「신학성명」의 주장이다.

(2) 앞에서 제시한 제1명제는 다음 4 가지로 성경해석을 제한하였다. 정통주의 신학은 성서 전부를 다 하나님의 계시로 믿으니, 성서해석에 제한을 가하지 않지만, 진보주의 신학은 성서를 신화와 전설을 섞어 쓴 설화(geschichte, story) 즉 고대소설로 보기 때문에, 성서를 그대로는 진리로 받을 수 없음으로, 성서에 다음 4 가지 제한을 가하여 해석할 것을 요구하였다.

첫째 제한, 성경의 진리들은 복음에 입각해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둘째 제한, 성경 비평학에서 얻은 통찰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셋째 제한, 성경 안에 있는 진리를 신학의 규범으로 삼아야 한다.
넷째 제한, 성경은 반드시 그리스도를 통해서 해석해야 한다.

첫째 제한, 성경진리들은 복음에 입각해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진리는 그대로 받아서는 안 되고, 복음에 입각해서 해석하여 받을 것을 주장하였다. 여기서 문제는 복음이다. 이 복음은 십자가와 부활을 말한다. 그런데 진보신학이 말하는 십자가와 부활은, 정통신학이 믿어온 십자가와 부활이 아니다. 정의의 구현을 외치다가 박해받아 죽은 것이 십자가이며, 제자들의 마음에 정의가 다시 살아난 것을 부활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복음에 입각해서 성서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예수님이 정의를 외치다가 죽은 십자가와 제자들에게 되살아났던 정의와 사랑에 입각해서 성서를 해석해야할 것을 말한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는 필자가 말하는 장신대학 교수들의 부활관에 의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대한 고등비평이 시작 된지 200년 동안, 진보신학이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정하고, 인성(人性)만을 주장해온 것은 전혀 변함이 없었던 일이고, 이것이 진보신학에서는 상식임을 알아야 한다. 김명룡 교수가 장신대학의 신학이 고등비평을 수용한 진보신학임을 주장하였으니, 신학성명이 말하는 부활관이, 육체부활을 부정할 것은 상식에 속한 것이지만, 이 상식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면, 진보신학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야 한다.
이처럼 무덤에서 발생한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불신하여 부정하고, 제자들의 마음에서 발생한 정신적인 부활의 빛을 받아 성경을 해석하면, 예수에게서 육체부활과 신성이 없어지고, 우주관에서 물질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시자(originator)의 개념이 없어지고, 구원관에서는 내세와 영생이 없어진다. 남는 것은 현세와 물질과 윤리뿐이며, 기독교는 도덕종교(道德宗敎)일 뿐이다.

둘째 제한, 성경 비평학에서 얻은 통찰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과, 경우에 따라서 성경 비평학에서 얻은 통찰로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지닌 신학적 맥락들을 존중하면서, 성경 안에 계시된 진리들을 신학의 규범으로 삼아야 한다. 』

이 해설과 문장은, 수식사가 많으나, 핵심은 간단하다. 즉 비평학을 거친 진리들을 신학의 규범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만일 비평학을 거치지 않고, 성경이 말하는 진리들을 문자대로 수용하면, 사도신경을 문자대로 수용하는 정통신학이 되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결국 정통신학이냐, 진보신학이냐가 문제로 남는다. 진보주의냐 정통주의냐의 기준은 성서관에 있다. 성서를 진리로 믿으면 정통신학이고, 성서를 비평하면 진보신학이다. 여러 가지 진보신학이 있고, 진보신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모든 진보신학이 성서를 비평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성서를 비평하면, 성서를 해석하는 권한을 인간이 갖기 때문에, 하나님의 본질도 인간이 규정한다. 다시 말해서 성서를 비평하면, 하나님의 본질과 신학과 복음을 인간이 마음대로 구성하고, 전환하고, 폐기하기 때문에, 진보신학에서는 인간이 곧 하나님이 되어진다.
인간이 하나님이라는 이 주장이 얼마나 엄청난 변질이고, 엄청난 타락인가! 그러므로 우리가 성서를 비평한다는 것은, 성경을 비평하는 분량이나 의심하는 분량에 상관없이, 비평하는 것만으로서 인간이 재판관이 되어지고 하나님이 되어져 인간 중심의 우주관을 갖는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에서는 성서의 모든 초자연적인 용어들(하나님, 창조주, 성령수태, 육체부활, 임박한 재림, 하나님의 나라, 천국, 지옥 등)이 다 실용성 있는 도구(instrument) 곧 연장으로만 쓰인다.
창세기 1-3장대로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믿으면, 나머지 기적들을 믿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하나님의 만물창조를 불신하고 나면 다른 모든 이적들도 다 불신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예수님의 부활을 불신하면, 구약과 신약에 있는 모든 이적을 다 불신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성경의 한 부분이 비평을 받으면, 그 비평정도에 관계없이 정통주의 신학은 무너지고, 기독교는 변질되어 이교가 되어진다. 문제는 자유주의와, 바르트주의와, 신정통주의와, 신복음주의와, 한국의 모든 진보신학(한신, 감신, 장신 등)이 성경을 비평한다는 점에서는 다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한신, 감신, 장신은 성경비평이라는 공통분모(共通分母) 때문에 서로 대화하지만, 성경비평을 거부하는 고신, 총신, 합신과는 대화나 강단교류가 없다.
그러므로 비평을 거친 진리를 신학의 규범으로 삼는 신학성명은, 정통신학의 부정을 의미할 뿐만 안이라, 새 시대와 새 정황에 맞는 진보신학임을 의미한다.

셋째 제한, 성경 안에 계시된 진리를 신학의 규범으로 삼아야 한다.

신학성명 제1명제가 말하는 성경 안에 계시된 진리는, 성서가 진리가 아니고, 성서 안에 진리가 있다는 말이다. 정통신학은 성서 자체를 진리로 받지만, 진보신학에서는 성서를 진리로 믿지 때문에, 성서 안에서 “진리”를 찾는다.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은 성서의 대부분을 전설과 신화라 하여 폐기하였고, 다만 그리스도의 인품과 교훈만을 받아드렸다. 그러나 20세기가 동트면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공산당과 히틀러가 일어나서 각기 수천만 명씩을 몰살시킴으로서 인간의 사악함이 들어나자 “성서 안에 진리가 있으니”성서에서 살 길을 찾아보자고 외치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일어났다.
제일 먼저 일어난 사람이 Karl Barth였다. Barth가 1919에 로마서주석을 출간하자 사람들이 유럽을 폭파한 폭탄으로 비유하였다. “성서 안에 진리가 있다”는 주장은 바로 바르트가 로마서주석에서 말한 성서관이다. 동시에 “성서 안에 진리가 있다”는 이 주장은 모든 신정통주의 신학자들(Bultmann, Brunner, Tillich, Niebuhr 형제)과 복음주의 및 신복음주의 신학자들(C. S. Lewis, B. Graham, J. I. Packer, J. Stott, H. J. Ockenga, C. Henry, E. Carnell, J. Woodbridge, 김세윤 등)이 계승한 성서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성서 안에 진리가 있다”고 한 이 Barth의 주장은 장신대학의 성서관이기도 하다.

「신학성명」이 말한 이 성서관을 성서해석에 적용해 본다.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은 성서를 통째로 불신하고 비평했으나, 20세기의 진보신학들은 사악해진 인류를 착하게 만들기 위해서 성서에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면, 그 부분을 시대사상에 맞게 해석한 후에, 이 해석한 내용을 가리켜 계시, 진리 혹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칭하였다. 그러므로 20세기의 진보신학이 성경의 어떤 부분을 시대사상을 담아서 해석한 결과, 별의별 신학이 다 나왔다. 바르트신학, 불트만 신학, 판넨베르크 신학, 여성신학, 흑인신학, 생태계신학,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 수많은 종류의 신학들이 나왔지만, 이 신학들은 다 자기가 처한 시대상황에 맞게 성서를 해석한 신학이므로, 시대가 만들어낸 상황신학이기도 하다.
이러한 진보신학을 학자들은 상황신학이라고 말한다. 상황신학은 상황이 만들어낸 신학이므로, 새로운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새 신학, 새 복음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바르트는 이러한 상황신학을 가리켜 “자유의 신학”(theology of freedom)이라고 칭하였고, 상황에 따라 항상 변하는 이 자유의 신학이 신학 중에서는 최선의 신학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진보주의 신학에서는 인간이 성서를 읽다가 마음에 든 부분에 주관적인 해석을 가한 후에, 이것을 진리로 받아드리고, 이 진리를 계시 혹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칭하기 때문에, 성서를 읽는 사람과, 시대와, 지역이 바뀔 때마다 진리가 바뀌고, 복음과 신학이 바뀌니 진리관에 핵분열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20세기 진보신학에서는 진리관의 핵분열이 빚어내는 분쟁을 막아내기 위하여, 진리의 총화작업(總和作業)을 위한 대화와 절충과 화해를 아주 중요시하였다. 이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이다. 그래서 미봉책이지만 화해(1967년 신앙고백)를 복음으로 외쳐왔고, 통합을 힘써오다가, 서서히 분쟁을 피해갈 수 있는 다원주의(pluralism)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다원주의는 나와 네가 함께 살자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는 제2 바티칸 공의회가 끝나던 1965년에 다원주의를 선포하였고, 1997년에는 J. Stott가, 1997년에는 Billy Graham이 다원주의를 선포하였다. 21세기는 다원주의가 지배할 것이다. 유럽의 정치계나 경제계도 다원화를 서두르고 있다.

넷째 제한, 성경은 반드시 그리스도를 통해서 해석해야 한다.

『 이 계시된 진리들은 하나의 인격적 진리시오, 말씀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그 의미가 완전해진다. 』

이 구절의 핵심은, 진리(眞理)는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그 의미가 완전해진다는 것이다. 즉 성경 안에 있는 眞理들은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의미가 완전해진다고 하였으니, 여기서 다시 진리관(眞理觀)에 총체적인 제한이 가해진 것이다. 이 인용구절은 아주 짧지만, 眞理觀의 혁명적 변신(變身)을 말해준다. 이 인용구절은 바르트신학이 지키고 있는 진리관과도 동일하다. 바르트도 구약과 신약과 하나님과 창조와 모든 것을 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해석하고 받아드릴 것을 주장하였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오는 진리는 어떠한 진리인가? 여기서 해답의 열쇠는 계시와 진리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에게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통해서 진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어떠한 그리스도인가에 따라서, 진리의 성격이 결정되어질 것이다. 그리스도를 보는 견해는 둘 뿐이다.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는 쪽과 믿지 않는 쪽이다. 정통신학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고, 진보신학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지 않는다. 정통신학은 그리스도의 신인양성(神人兩性)을 믿기 때문에, 성령수태와, 어린양의 대속과, 육체부활과, 승천과, 재림과, 내세천국으로 복음을 구성하고, 이 유일한 복음을 유일한 신학과 유일한 구원으로 받아드린다.
그러나 진보신학은 그리스도의 인성에 근거하여, 그리스도가 남겼다고 보는 교훈과 그리스도가 모본을 보였다고 보는 생애를 복음으로 받아드리기 때문에, 진보신학의 복음과 구원이 절대적이거나 유일한 것이 아니고, 보편적이고 상대적이라, 결국 종교 다원주의로 발전 중에 있다.
아쉽게도 신학성명은 그리스도의 행적과 성품에 대한 해설을 생략하였다. 그러나 걱정할 것은 없다. 진보신학이 200여 년 동안이나 그리스도의 행적과 성품에 대하여 동일한 신학을 고백하여 왔기 때문에, 진보신학이 믿어온 그리스도의 성품은 세상에 잘 알려져 있어 생략한 것이다. 진보신학은 예수를 성령으로 잉태하여 출생한 하나님의 아들로 받지 않고, 인간 요셉의 아들로 받아서, 그의 신성을 불신하고 배격한다. 장신대학의 교수, 학장, 이사장을 역임한 곽선희 목사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과 그 신성을 3권의 책에서 부정한 것만으로도 증거는 충분하다.
진보신학이 비록 예수를 인간으로 받지만, 유일무이한 인격자요, 유일한 구주라고 고백한다. 이러한 뜻에서 성경을 유일한 구원의 소스(source)라고도 말하고,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요, 완전하신 하나님이오, 완전한 사람이라고 칭하기를 서슴지 아니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해설을 접하면서, 장신대학의 신학이 보수신학이고, 정통신학인 줄로 곡해할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이 그리스도에 대하여 아무리 신적(神的)이고 초자연적(超自然的)인 용어를 사용하여도, 그 용어에 그리스도의 신성은 없다. 진보신학이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참 하나님이요 참 사람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하지만, 역시 이 표현에도 그리스도의 신성은 없다. 신성을 믿지 않으면서, 왜 이러한 표현들을 사용하는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 그의 교훈들이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사람들이 성부의 품격을 한 없이 높이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부와 성자의 해설에서, 진보신학이 아무리 신적이고 초자연적인 용어들을 사용할지라도, 그 신적이고 초자연적인 용어들은 비유나 상징뿐이고, 실상은 없다. 즉 진보신학이 믿는 성자는 성령수태나 육체부활이 없듯이, 성부도 물질창조나 홍해를 가르신 일이 없고, 인간도 육체부활과 내세의 영생이 없다.
그러므로 진보신학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자연인(自然人)으로 제한한다. 신학성명은, 바로 이 자연인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경 안에 계시된 진리들을 해석해야 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자연인 그리스도에게서는 육체부활이나 내세 영생은 나오지 않고, 인격적인 진리와 교훈만 나온다.

「인격적 진리」와「관념적 진리」는 어떻게 다른가?

신학성명은「인격의 진리」를 주장하는 한편, 다음 제4명제에서는 「인격적 진리」의 반대개념으로 「관념적 진리」를 말하였다.
「복음적 성경이해, 성경과 교회, 은혜와 신앙으로서 얻은 구원을 전제하는 신학(神學)은 결코 그 어떤 형태의 이데올로기도 아니다. . .우리의 사회참여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음과 성경에 계시된 진리들이 이데올로기화되어서는 안 된다.」

이 주장의 핵심은,
(1) 복음적 이해를 거친 신학은 어떠한 형태의 이데올로기(ideology, 관념)도 아니다.
(2) 복음과 성경에 계시된 진리는 이데올로기화하면(관념화하면) 안 된다.

우리가 이 두 문장을 이해하려면, 진보신학이 관념(ideology)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김명룡 교수가 관념의 지식을 인격적 지식의 반대개념으로 언급한 것은, 관념은 실상이 없고 허상뿐인 생각이나 이론뿐임을 뜻하였다. 정통신학은 기적을 역사적 실화로 믿지만, 진보신학은 기적을 신화로 보기 때문에, 기적들은 관념적 지식이라고 하여, 신앙고백에서 기적들을 배제해왔으며, 그 대신 예수의 정신과 교훈과 십자가만은 유일한 것이며, 훌륭한 것이라 하여, 인격적 지식으로 수용할 것을 주장해왔다. 그러므로 장신대학의 신학성명이나, 바르트신학이나 모든 진보신학은, 초자연에 관한 것은 다 고대소설에 해당하는 설화로 보아, 생각뿐인 관념적 지식이나, 이론적 지식으로 받아왔다. 신학성명이 비록 설화란 용어를 언급하지 않고 침묵했으나, 장신대학 교수들이 수용한 성서 비평학은 성서를 설화(geschichte, story, 고대소설)로 전제하고 출발한 진보신학이다.

그러면 신학성명이 주장한 두 구절의 내용을 풀어보자.

“복음적 이해를 거친 신학은 어떠한 형태의 신학이든, 이데올로기(관념)가 아니라”고 하였다. 또한 “복음과 성경에 계시된 진리들은 이데올로기화(관념화)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복음적 이해를 거친 신학은, 관념도 아니거니와, 관념화해서도 안 된다고 하였으니,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신학성명은 성경의 모든 기적을 실화(nonfiction)로는 믿지 않고, 단지 관념(ideology-생각)으로 보기 때문에, 만일 정통신학처럼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신앙고백하면, 기적을 믿지 않는 진보주의 쪽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생각뿐인 관념적 진리가 되어지기 때문에, 인간에게 아무런 유익이 없으므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인격적 진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격적 진리와, 관념적 진리」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는 글이 있다. 기장(基長)의 교단을 성립시켰던 김재준 교수가 「자유주의 신학」의 문제로 1948년에 박형룡 교수와 격돌하게 되었을 때에, 자신의 입장을 전국교회에 알리는 진정서 형식의 글을 발표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글에서 「인격적 진리와, 관념적 진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표명하였다.

『 그들은 산 인격 이신 그리스도 자신을 믿는 대신에, 그리스도에 대한 관념을 믿으며, 살아계신 하나님 자신을 믿는 대신에, 하나님에 대한 관념을 믿는 사이비적 복음주의자임을 푸린스턴 신학교 교장인 매카이 박사는 명백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 그들의 진리란 것은 인격인 그리스도 자신이 아니라 그들이 옳다고 인정한 관념의 체계를 말합니다. 그들의 기독교는 인격적 종교가 아니라, 관념의 종교이며, 성신의 종교가 아니라, 책의 종교인 것입니다. 』

이 짤막한 글에서 김재준은 인격을 3회, 관념을 4회 사용하였다.
진보신학이 인격의 그리스도, 인격의 진리, 인격의 종교를 주장하기 위해서
정통신학이 믿는 기적들을 관념의 그리스도, 관념의 진리, 관념의 체계, 관념의 종교라 하여 부정하였다.

김재준 교수는 성경이 말하는 관념의 체계(관념의 진리)를 사실과 진리로 받아드리는 정통주의 신학을 사이비적 종교라고 성토하였고, 이러한 정죄를 자신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푸린스턴 신학교 교장 매카이 박사의 이름으로 하였다. 장신대학 교수들이 신학성명에서 주장한 인격적 진리와 관념적 진리에 대한 주장은, 김재준 교수의 주장과 일치한다.
진보신학은 성경이 말하는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보지 않고, 관념적인 설화(고대소설)로 보기 때문에, 진보신학(김재준, 맥카이, 장신대학)은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는 정통신학을 사이비적 종교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김재준 교수가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는 정통신학을 인용문에서 사이비적 종교라고 매도한 것이고, 김세윤 교수도 2002년도 합동교단 전국목사장로 기도회에서(부산수영로교회당) 행한 신학강연에서 기적들을 실화(nonfiction)로 믿는 보수신학을 가리켜 귀신론적 신학이라고 성토하였다. 김세윤의 신학은 본서에서 두 번 비평하였다.

제1명제의 결론

이상으로 신학성명 제1명제가 말하는 장신대학의 신학의 전제와 표준을 충분히 살펴보았다. 나머지 6개 명제들은 제1명제의 전제와 표준에 따라 형체가 이루어진다. 또한 우리는 제1명제가 내 건 성경해석의 네 가지 제한을 분석해 보았다. 그 네 가지 항목들이 하나 같이 성서에서 초자연의 기적을 제외시켰다. 그러므로 신학성명이 추구하는 계시와 복음과 신학의 표준은 성경이 아니고, 계시와 복음과 신학을 현 시대에 맞게 해석하고 창조해가는 신학자들이다.
이처럼 신학성명이 추구하는 계시와 복음과 신학이 성경에서 나오지 않고 신학자들이 자기 시대에 맞게 해석하고 창조해가기 때문에, 계시와 복음과 신학이 시대에 따라서 달라지고 신학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진보신학이고, 신학성명을 작성하여 선포한 장신대학 교수들의 신학이고, 칼 바르트의 신학이다.

제 3 명제, 우리의 신학은,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에 봉사한다.

『 . . . 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역사와 사회, 그리고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며,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시며 이 세상의 주님이시며 영광중에 계시는 왕이시다. 우리의 신학은 교회가 그 본질에 따라 모든 기능을 발휘하여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섬긴다.』

이 인용문의 핵심은, 신학의 목적은 교회를 세우는 것이고, 교회의 목적은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어디에 세우는가? 이 지구에 세우는가? 이 지구가 최후에 불탄 후에 신천신지에 세우는가? 장신대학 교수들의 신학성명서는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세워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주님은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이 불로 심판을 받은 후에 신천신지에서 세워진다고 약속하였고, 사도들도 주님의 언약을 그대로 믿고 사도신경을 작성하여 고백하였으며, 교회도 1900여 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사도신경을 문자대로 믿고 고백하여 왔다. 그러므로 장신대학 교수들은 주님의 약속이나 사도들의 증언을 믿지 않고 사도신경을 문자대로 믿지 않는다.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한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19세기에 일어나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울 것을 주장하였다. 20세기에 일어난 모든 복음주의 신학들(사회복음주의, 신정통주의, 신복음주의,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이 다 종말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울 것을 주장하였다. 필자가 본서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20세기 후반세기의 영국과 미국신학을 주도해온 신학자들(Billy Graham, C. S. Lewis, J. Stott, J. I Packer, C. Henry, H. J. Ockenga, E. Carnell, J. Woodbridge, 김세윤) 역시 이 땅 위에 세울 것을 주장해왔다.
이 땅 위에 세워질 그 나라의 성격은, 모든 역사와 문화와 사회를 초월하는 종말적인 나라라고 하였다. 즉 종말에 가면, 인류가 현재의 역사와 문화와 사회를 초월하는 월등한 문명사회를 이룰 것을 희망하여 말한 것이다. 그러나 정통신학이 믿는 천국은, 사후에 들어가는 신천신지의 천국이다. 사후의 천국은 사도신경의 고백이고, 웨스트민스터 신학고백이고, 장신대학의 교단총회가 채택한(1986) 신앙고백이다.
장신대학 교수들이 합의하여 선포한「신학성명」은 이 땅 위에 세워질 지상천국을 믿기 때문에, 사후의 천국은 신학성명 어디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바르트가 9,000여 페이지나 되는 「교회교의학」을 썼지만 성경이 말하는 내세의 종말론은 쓰지 않았다. 반대로 바르트가 이 땅 위에 세워질 지상천국에 대해서는 줄기차게 역설하였다. 장신 교수들의 종말관과 바르트의 종말관이 동일한 지상천국이다.
그러므로 장신대학 교소들은 내세천국을 말하는 요한계시록을 사실에 대한 예언으로 보지 않고 단지 계시문학으로 본다. 그러므로 장신대학 교수들은 요한계시록을 비유나 상징으로는 인용도 하고 해석도 하여 교훈을 끌어내지만, 요한계시록이 주장하는 내세천국은 버렸다.
장신대학의 신학이「진보주의적 정통주의 신학」이라 하여, 한신대학이나 감신대학과의 차별성을 강조했지만, 장신대학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운다는 점에서는 한신대학이나 감신대학과 동일하다. 결국 정통신학과 진보신학의 차이는, 내세(來世)에 대한 신앙과 불신앙에 있다. 장신, 한신, 감신은 똑 같이 내세(來世)를 불신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하지만, 내세(來世)를 신앙하는 총신, 고신, 합신과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장로교(PCUSA)가 만든「1967년 신앙고백」역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울 것을 고백하였다. 그 신앙고백이 3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내용이 다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우기 위한 화해뿐이다.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 종교와 종교들이 갖는 화해뿐이다.
제 1 장, 하나님의 화해의 사업
제 2 장, 화해의 사역
제 3 장, 화해의 성취
이 신앙고백문에는 몸의 부활과, 지옥과, 천국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기적의 용어들이 사용되었어도, 다만 설화(고대소설)의 뜻이나, 상징적인 뜻으로만 사용하였다.

(4) 한국기독교장로회 「신앙고백, 1972년」
서 론

전경연 교수가 크리스찬신문 편집자의 요청에 따라, 예장의 합동측과 고신측을 대하는 基長의 입장을 천명한 적이 있는데, 그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기장총회(基長總會)는 1972년 9월에, 신앙고백 선언서를 채택하고 이제 첫 번으로 발표했지만, 시기에 따라서 다시 한 번 고쳐서 고백할 수도 있다. 끝없이 행진한다. 그 역사의 어느 시점이 표준(標準)이라 하여 한 점에 고정시키지 않는다.』

이 基長의 신앙고백의 정신도 미국 연합장로교회의 「1967년 신앙고백」과 같이, 역사의 어느 시점(時點)을 표준(標準)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역사의 어느 지점에(地點)에 머물러 있을 수 없고, 끝없이 행진하면서, 신앙고백을 끝없이 고쳐갈 것이라고 하였다. 基長도 역시 시대에 순응해가면서 시대와 함께 신앙고백도 고쳐갈 갈 것을 천명한 글이다.
이처럼 기장의 신앙고백이 어느 시대에 머물지 않고 항상 시대에 따라가면서 계속 고쳐가는 이 정신은,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신학과 동일하다. 전경연 교수는 다음에 소개하는 김재준론이란 글에서, 정통신학이 공격했던 김재준 교수의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도 정통주의 신학도 아니고, 신정통주의 신학이었다고 하였다.

『 . . 나비가 번데기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이, 오늘의 젊은이들이 신앙과 신학의 자유를 얻기까지 어떠한 대가가 치러져야 했는가를 모르고 있다. 성경에도 오류가 있다, 성서는 비판할 수 있다는 말을 자유스럽게 말할 수 있게까지 얼마나 많은 정력과 시간과 거짓된 평화의 희생이 요청되었는지 다 말할 수 없다 . . 사실로 이들이 반격한 것은, 19세기에 있던 자유주의 신학이 아니라, 정통주의와 자유주의를 함께 극복한 신정통주의였다. 』

김재준 교수는 신정통주의 신학을 한국에 소개한 분이다. 또한 김재준 신학이 한국 장로교 총회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에, 김재준 신학을 옹립한 사람들이 1953년에 총회에서 나가 기장총회를 창립하였기 때문에, 기장이 신정통주의 신학을 따른 것은 당연한 일이니, 김재준 교수의 신학이 기장의 신학이다.
인용구에서 전경연 교수는 「거짓된 평화의 희생」이란 말을 남겼다. 이 말은 해설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재준 교수가 박형룡 박사의 반대로 평양신학교 교수로 진입은 못했었지만, 신학지남 편집책임자였던 남궁혁 박사를 도아 편집실무를 맡고 있으면서, 자유주의 사상의 논문을 신학지남에 8편이나 발표했었다(1933-1935년). 물론 김재준을 신학지남 편집실무자로 채용한 남궁혁 박사의 처사에 박형룡 박사는 불만을 품고, 신학지남 편집위원직을 사면한 적이 있었다. 1947년에 조선신학(현한신대학) 학생 51명이 김재준 교수의 신학을 총회에 진정함으로 표면화 하였으나, 1952년에서야 비로소 한국 장로교 37회 총회가 김재준 목사를 면직시켰고, 따라서 김재준 교수를 옹립한 사람들이 1953년에 기장총회를 구성하였으니, 전경연 교수의 말대로, 김재준 교수가 “거짓된 평화” 속에서 지낸 잠복 기간이 20년간(1933-1953)이었다.

김재준 교수는 「기독교 二千年」이란 글을 끝맺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 그러나 소수나마 에큐메니칼 정신에 철(撤)하여 그리스도의 정신을 체 받아 세계 교회와 함께 새 세대(世代)의 기독교를 모색하는 진지한 그리스도인의 무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

이 글은 김재준 교수가 「새 世代의 기독교를 모색하는 것」이 기장의 입장임을 천명한 글이다. 기장(基長-기독교장로회)은 확실히 새 世代를 맞아서, 새로운 기독교로 변질하여, 이전의 전통적인 기독교는 말끔히 지웠다. 다음에 소개하여 비판할 신앙고백이 그 변질한 모습을 말해줄 것이다. 김재준 교수가 쓴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는 가능한가」의 글에서 김재준 교수는 새 世代의 기독교를 모색하고자, 불교와 기독교가 대화할 것을 강력히 추진했었다. 변선환 교수의 시절에는 불교와의 대화에 적극 대응했었다. 1980년대에 미국 샌프랜시스코 버클리에서 700명 정도의 승려와 목사들이 모여 대화한 적이 있었는데, 변선환 교수가 참여했었고, 필자가 변 교수를 만났었다.

신앙고백 전문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죽음을 이기심으로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시고, 역사를 변화시키며 완성하실 것이다. 우리는 그의 제자로서 그를 배우고 그를 닮고 그를 따라야 하겠다. 」

(1)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죽음을 이기심으로,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시고」 이 고백문은 두 문제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를 위해서 행한 사역이고,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나라를 세움에 관한 것이다.

첫째로, 신앙고백문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를 위해서 어떠한 사역을 하였다고 했는가? 「예수 그리스도가 죄와 죽음을 이겼다」고 하였다. 「그리스도가 죄와 죽음을 이겼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대신 죽어, 인류의 죄를 속하여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풀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한 성경의 교훈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가 죄와 죽음을 이겼다”는 말은, 그리스도가 나약한 인간이었지만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하여 정의를 세웠다는 말이고, 또한 제자들과 세상이 그리스도가 세운 정의를 따라줌으로서,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 신앙고백은 신성(神性)이 없는 인성(人性)으로 제한하여 고백한 것이다. 그러므로 구원도 내세의 영생에 들어가는 구원이 아니고, 고매한 인격자 예수의 제자가 되어, 배우고 닮아서 새 사람이 되어, 이 땅 위에 세워지는 하나님 나라의 선한 시민이 되어지는 것을 구원으로 고백하였다.
그러므로 구세주로서 속죄하기 위하여 죽었다고 말하지 아니하고 죄와 죽음을 이겼다고 말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불의와 불법을 대항하여 정의를 세우며 승리한 생활을 인류가 배우고 따르고 닮아야 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승리했다는 주장은, 지옥의 형벌에서 구원하여 준 속죄의 죽음을 지칭한 것이 아니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면서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를 세웠다고 본 모범생활을 지칭하였다. 그러므로 신앙고백은 「우리는 그의 제자로서 그를 배우고 그를 닮고 그를 따라야 한다」고 하였다. 즉 구원은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노력은, 인간 예수의 훌륭한 교훈과 생활을 본받을 때에 가능하다고 보았다.

둘째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어디에 세우는가? 신앙고백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시고, 역사를 변화시키며 완성하실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디에 세우는가?”는 성경이 반복해서 주장한 대목이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누누이 반복해서 주장한 것은, 이 세상과 전 인류는 종말이 오면, 극심한 죄로 인하여 불로 심판을 받고, 악한 자와 선한 자가 다 무덤에서 부활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거치며,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설 것을 말하였다.
그러나 본 신앙고백에는 이러한 고백이 없다. 본 신앙고백문은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세운다.”고 하였다. 또한 인류와 문명은 불에 타거나 멸망하는 일 없이,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이 역사를 변화시키고 완성해서, “천국이 이 지상에 임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위대한 스승이 되어 역사를 변화시키며,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은 성경이나 예수님의 어록에는 없다. 도리어 예수님은 제자들로 하여금 땅위에 천국이 세워지리라는 희망을 갖지 못하게 하였고, 지상은 종말이 가까워올수록 불목과 전쟁이 극심하여지고, 생태계가 파괴되어가다가, 끝에 가서는 전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고, 최후에는 전 인류와 문명을 심판하여 불태우신 후에, 신천신지에서 천국을 이루실 것을 말씀 하셨다.
다시 말해서 한국기독교장로회(韓國基督敎長老會)의 신앙고백에는 내세의 지옥과, 내세의 영생이 없다. 韓國基督敎長老會의 신앙고백은 인간사(人間事)를 현세만으로 한정하였고, 내세와는 단절하였다.

제 1 장, 하나님의 신앙과 성서

4, 성서의 권위와 해석

「성서는 쓰인 장소와 시대와 저자의 여러 조건에 제약되어 있으므로, 그 언어의 문법과 사고방식과 그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조건을 정확히 연구함으로서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성서해석에는 통일성과 다양성이 함께 확립되어야 한다. 해석의 통일성은 성서의 각 부분이 유기체적으로 함께 지향하고 주장하는 그 내용의 흐름에서 찾아진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교회와 그 성원이 그 통일성에 근거하면서 자기의 역사적 상황에서 성서의 말씀에 의하여 질문을 받고 또 질문을 함으로서 그 진리와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성서해석의 다양성은 그 말씀의 현실성과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고귀성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이 무궤도한 주관주의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

이 고백문은 성서의 권위와 성서해석에 관한 고백이다. 기장의 신앙고백은 성서에 어느 정도의 무게를 실어주며, 어떠한 해석법을 따르는가?
이 고백문의 전반부는 그 바닥에 고등비평을 깔고 있다. 고등비평은 처음 19세기에서는 성경 각편의 역사적 기원, 연대, 저작자 등에 관한 연구로 출발했으나, 차차 억측과 추단에 능한 독일인들이 초자연성의 하나님과 모든 이적을 불신하는 선입관을 품고, 성경을 비판하였다.
「성서는 쓰인 장소와 시대와 저자의 여러 조건에 제약되어 있으므로, 그 언어의 문법과 사고방식과 그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조건을 정확히 연구함으로서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문장은 기장의 신앙고백이 고등비평을 기초로 하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고등비평은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이나 계시로 받지 않는다. 성서를 전설과 신화가 섞인 이야기책으로 본다. 정통신학은 성서를 하나님의 작품으로 믿기 때문에, 성경축자영감이란 성서 자체의 주장을 받아드리지만(딤후3:16, 벧후1:21), 기장의 신앙고백은 성서를 단순히 인간의 작품으로 보기 때문에, 성경이 주장하고 있는 성경축자영감설을 받아드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장의 신앙고백은 성경에서 인간의 이성에 맞지 않는 것,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버리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을 받아서 교훈으로 삼고, 이 교훈을 신앙하고 고백하였다.
이러한 성경관은 19세기 독일 자유주의 신학이 행하던 것이다. 자유주의는 성경에서 이적들은 신화로 보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신정통주의는 자유주의와는 달리 성서에서 이적의 기록들은 이야기로 취급하여 교훈을 끌어내고, 이 교훈을 가르쳐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표현하니, 현대인들이 좋아하게 되었다. 기장은 바로 이러한 신정통주의가 창안한 새로운 성경관과 성경해석법을 따라 신앙고백을 작성하였다.
그러면 신정통주의는 고등비평을 수용하지 않았는가? 신정통주의는 성경의 자료를 전설이나 신화로 보지 않았는가? 답변은 분명하다. 신정통주의도 성경 중에서 이적에 관계된 자료들은 신화와 전설로 보았다. 다만 신화와 전설이란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창조기사나, 홍해가 갈라진 기사나, 동정녀의 잉태 등을 언급할 때에는, 신화나 전설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야기라고 표현하여 이야기에서 교훈을 끌어낸다. 성경을 이렇게 취급하는 것은 바르트가 처음으로 창안하여 로마서 주석에 적용했던 방법이다. 바르트는 이 새로운 성경취급방법의 고안 때문에, 일약 세계적 신학자로 각광을 받았고, 영웅이 되었다.
이 글 서문에서 인용했듯이, 전경연 교수가 思想界 1966년 4월호에 게재했던 「김재준론」에서, 김재준은 자유주의 신학자가 아니라 신전통주의 신학자였음을 천명하였으니, 기장의 신앙고백을 바르트신학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맞다.
그런데 김재준 교수가 1952년 장로교 총회에서는 목사면직이 되었는데, 1947년에 신학생 51명이 김재준 교수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총회에 진정했을 때에는 왜 면직당하지 않았는가? 총회가 명한 진정서 심사위원회가 일을 잘못 처리해서 그런 결과가 되었다. 즉 심사위원회가 김재준 교수에게서 받아내 전국 교회에 공고하였던 성명서를 보면 그 진상을 알 수 있다.

金在俊 교수의 성명서,

(1)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신앙과 본분에 대하여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임을 믿는데 변함이 없다.
(2) 신구약 성경에 계시된 영생의 말씀은 곧 구속의 결론인데,
이는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며,
이 계시로서의 신구약 성경은 절대 무오함을 믿음.
(3) 본인의 강의를 들은 일부 학생으로 말미암아 교회의 물의를
초래한데 대하여 교수로서 삼가 진사(陳謝)의 뜻을 표함.
이상을 성명함.

이 성명서의 핵심은 「신구약 성경에 계시된 영생의 말씀」이다. “신구약 성경이 계시”가 아니라, “신구약 성경에 계시된 말씀”이라고 하였다. 전자는 성경 그 자체를 계시로 본다. 후자는 성경 자체는 계시로 보지 않지만, 다만 성경 안에 계시가 되어질 말씀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뒤에서 논할 장신 교수들의 신학성명 중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성명서 속에 고등비평을 깔고 있었지만, 김재준 교수가 신정통신학의 성경관으로 말하니, 마치 정통신학의 성경관 같이 보인 것뿐이다.
물론 당시 심사위원들이 무기명 투표에서는 김재준 교수의 성경관을 불가하다는 쪽으로 가결하였으나(불가5, 가2, 기원1) 이 결과를 총회에 보고하여, 총회가 처리토록 하지 않았다. 한신대학 이사회에 맡겨 처리하게 하니, 조선신학 전체이사회는 김재준 교수로 하여금 필자가 앞에서 소개한 「지극히 온건한 표현」의 성명서를 발표하게 하여, 신학생 51명의 진정서 사건을 덮어버렸다. 총회는 조선신학의 이사회보고와 김재준 교수의 온건한 성명서 때문에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었지만, 결국은 1952년에 김재준 목사를 면직하였고, 김재준 목사를 옹립한 노회와 목사들이 별도로 모여 기장총회를 조직했던 것이다.

다음은 앞에서 인용한 신앙고백문의 후반부이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교회와 그 성원이 그 통일성에 근거하면서 자기의 역사적 상황에서 성서의 말씀에 의하여 질문을 받고 또 질문을 함으로서 그 진리와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성서해석의 다양성은 그 말씀의 현실성과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고귀성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이 무궤도한 주관주의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

(1) 「자기의 역사적 상황에서 성서의 말씀에 의하여 질문을 받고 또 질문을 함으로서 그 진리와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질문을 받고 질문을 하는 것」은 변증법적 사고형식을 말하고, 「변증법적 사고형식」은 대화신학을 가리킨다. 변증법적인 대화신학은, 이성을 진리의 척도로 믿는 사람들이 이성으로 진리를 찾아가는 방법인데, 두 사람이 묻고 답하다 보면, 물은 것과 답한 것이 종합되어진 제 3 안에 도달하여, 비로소 진리와 만나게 된다는 논리학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증법적 논리학에 두 가지 조건을 달았다. 즉 무궤도한 주관에 빠져 사색하지 아니하고, 역사적 상황과 성서를 따라서 사색하면 진리를 만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신앙고백」은 역사적 상황과 성서를 따라가면서 「질문을 받고 질문을 하는」 성서해석법을 적용하였다.
그리고 인간이 만난다는 진리는, 인간이 현실과 성서를 상대로 하여 대화하다가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대화의 상대역인 현실이나 성서에는 인격이 없으므로, 인격이 있는 인간의 독단으로 끝나고 현실(역사적 상황)과 성서는 인간이 사색에서 참고할 뿐이다. 그러므로 기장의 신앙고백의 교리는 성서에서 나올 수 없고, 신앙을 고백하는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다.
그러나 정통주의 신학에서는 성경만을 진리로 믿고 진리로 선포하기 때문에, 성서와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고 받아드릴 뿐이다. 인간이 하나님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은, 하나님이 허용하지 아니하실 뿐더러, 저주하신다.

(2) 또 인용문은 계속해서 「성서해석의 다양성은 그 말씀의 현실성과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고귀성 때문에 일어난다』고 했다.
「말씀의 현실성」은 말씀이 현재에도 살아있고, 가치 있는 말씀인 경우를 말한다. 실례를 들면, 동정녀가 남자 없이 수태했다는 성경을 현대의 유물론자들에게 그대로 제시하면, 말씀은 현실성이 없고 죽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신학은 동정녀수태를 유물론자들이 받을 수 있는 교훈으로 해석한다. 말씀을 선포하는 시기는 21세기인데, 3세기의 사도신경이나 17세기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현실성 있는 해석 없이 그대로는 선포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정통신학에서는 현실성이나 인간의 자유나 개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창조주 하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는 인간은 무릎 꿇고 받아야 하기 때문이며,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자고 나선다면, 저주와 형벌이 따르기 때문이다.
기장의 신앙고백은 성서에 근거를 둔다고 하지만, 현대인의 자유와 개성과 현실성에 맞추어 해석하여 만들어 가는 것이므로, 개인의 개성이나 자유나 현실성에 따라가면서 항상 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 글의 서론에서 全景淵 교수가 이미 밝힌 내용과 같다.

제 3 장, 인간과 죄

1. 인간의 본성

『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창1:26). 인간은 그 역사적인 삶을 육체적인 출생에서 시작하고 죽음으로서 한정 받는다. . . 그는 사람들 앞에서 책임성과 윤리성을 가지며, 또 자신의 죽음까지도 넘어서 영원(永遠)을 사모한다. 그러나 원죄가 인간의 본성에 깊이 침투하여 그것을 부패하게 하고 의와 선과 사랑을 행하기에 무력하게 하였다. 』

『 사람은 육체와 영혼의 통일된 생명체다. 그의 육체적 생명은 생물학적, 문화적 조건으로 유지되며, 또 그 영혼은 육체와 관련되어 존재한다 』

인간은 삶을 출생으로 시작하고 죽어서 끝나는 것으로 그 수명을 한정 받았다고 말하여, 유물론자들처럼 인간을 유한자(有限者)로 보았다. 영을 말하였으나, 영이 육체와 통일체이므로 육체와 함께 존재한다고 말하여, 육신의 목숨이 다할 때에 영의 수명도 함께 끝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육체의 목숨이 다할 때에 영혼은 하늘의 아버지께로 간다(전12:7)」고 한 성경의 교훈은 이 신앙고백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러나 신앙고백은, 「자신의 죽음까지도 넘어서 영원(永遠)을 사모한다.」는 말을 남겼다. 독자들이 유의할 점은 이것이다. 영원을 사모한다고 했지, 영원히 산다든가, 영생한다든가, 내세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인간이 영원을 사모하는 것은 무신론자들까지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므로 “영원을 사모한다.”는 언급은, 영생과는 상관없이, 인간이면 누구나 다 경험하는 욕구를 단지 언급한 것뿐이다.
그러면 「원죄가 인간의 본성에 깊이 침투하여 그것을 부패하게 하고 의와 선과 사랑을 행하기에 무력하게 한다.」고 한 말은, 왜 언급한 것일까? 이 말은 인간의 생득적(生得的)인 죄가 인간의 본성에 깊이 침투하여, 인간을 부패하게 하고, 의와 선과 사랑을 행하기에 무력하게 하여, 지상천국을 건설해가는 인간의 노력을 힘들게 한다는 말이다.
본 신앙고백 7장, 1, 「하나님의 나라와 역사」에서, 예수의 인격을 본받아 새로워진 사람들로 말미암아 이 땅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를 천국으로 고백하였다. 그런데 같은 신앙고백문에서, “영원히” 라는 용어를 접하는데, 그 “영원히”란 용어를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를 보자.
「하나님의 나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골3:3) 있으나, 그것은 삶의 새로운 힘으로서 역사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계속 새롭게 오고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과 함께 이 역사의 진행에 종말을 고하고, 하나님이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될(고전15:28) “새 하늘과 새 땅(계21:1-4)에서 완성될 것이다. 믿는 자는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이것을 기다리며, 현재 누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다시 사는 생이 영원한 생명으로서, 거기까지 이를 것을 믿는다.”」
이 구절의 핵심은 하나님의 나라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디에 세워지는가를 말했다.
(1)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에, 현 역사는 종말을 고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라”고 하였다. 인류의 생활환경 전부가 다 하나님의 뜻대로 변화를 받은 신천신지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예수가 공중에서 재림하여, 사람들을 무덤에서 일으키고, 심판하여 지옥과 천국으로 가른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재림한다는 뜻은, 인류사회와 그 문명이 그리스도의 교훈과 정신으로 채워져, 지금의 국가들이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질 것을 말한 것이다.
(2) “현재 누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다시 나는 생이 영원한 생명으로서, 거기까지 이를 것을 믿는다.”고 하였다.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나는 생이 영원한 생명이라고 하였는데, 그 영원한 생명이 어떠한 생명인가가 문제이다. 그 영원한 생명이, 한 편은 지옥에 들어가서 영원히 형벌 속에 있는데, 다른 쪽은 천국에 들어가서 영원토록 사는 그러한 영생인가? 신앙고백문은 여기에 대하여 분명하게 밝혔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나는 생은 “현재 누리는 생”이라고 하였다. 죽은 후에 부활하여 들어가서 누리는 영생이 아니라, 현재 이생에서 누리는 생이 영원한 생이며, 이생에서 누리는 생이 거기까지(영원까지) 이를 것을 믿는다고 하였으니, 개인은 죽지만 자손대대로 생이 영원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 신앙고백이 말한 영원(永遠)이라는 용어 안에는 내세의 영생은 없다. 다만 지금의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사랑과 평화 속에서 자손 대대로 살아가는 지상천국을 말한 것뿐이다.

3. 육체적 생명과 영혼

『 사람은 육체와 영혼의 통일된 생명체이다. 그의 육체적 생명은 생물학적 문화적 조건으로 유지되며, 또 그 영혼은 육체와 관련되어 존재한다 . . 죽음은 사람을 무(無)에 몰아넣는 강한 현실적 세력이지만(롬8:21; 고전 15:26), 사람은 죽음을 넘어서 존속(存續)한다. 이 죽음의 본성과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서 계시되었다(고전15:12-58). 』

(1) 인용구절 전반은, 인간의 존재양식에 대한 언급이다.
즉 인간의 육신은 짐승과 같아서 생물학적인 제한을 받는다고 말하여, 인간은 유한한 수명을 누리다가 끝나는 것으로 말하였다. 물론 인간은 영혼이라는 정신력이 있어서 문화를 이루고 살지만, 영혼은 육체와 통일체를 이루어 함께 존재한다고 말하여, 육체가 끝날 때에 영혼도 함께 끝나는 것으로 말하고, 성경이 말하는 영혼의 영생은 삭제하였다.
「 죽음은 사람을 무(無)에 몰아넣는 강한 현실적 세력이다」라고 한 말도 바로 앞 1항에서 인용한 말 「인생은 출생으로 시작하고 죽음으로 한정 받는다」고 한 말과 동일한 내용이다. 본 신앙고백은 사람이 죽으면 영혼과 육이 끝나기 때문에, 내세가 없다는 주장에는 변동이 없다.
(2) 인용구절 후반은 「사람은 죽음을 넘어서 존속한다」고 고백하였다.
그러면 「사람은 죽음을 넘어서 존속한다」는 고백은 무슨 뜻으로 한 말인가 ? 이 말을 이해하려면 먼저 죽음의 뜻이 드러나야 한다. 이 죽음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이 말 다음에 이어진 말이 바로 이 죽음에 대한 해설이다. 그러면 다음에 이어진 말을 살펴보자.
「죽음의 본성과 신비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계시되었다」고 하였으니,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뜻이 드러나야만 「죽음의 본성과 신비」의 뜻이 드러날 것이고, 「죽음의 본성과 신비」가 드러나야만 비로소 「사람이 죽음을 넘어서 존속한다」말의 뜻도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뜻을 풀어내야 하겠다. 이 基長의 신앙고백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뜻을 어떻게 푸는가 ? 다음과 같이 푼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정의와 사랑을 외치다가 죽었다고 말한다. 예수는 죽고 매장되어 끝났지만, 매장 후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제자들의 가슴에 예수가 외쳤던 정의와 사랑은 다시 살아났고, 살아난 정의와 사랑은 다시 사도들의 순교적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또한 그 정의와 사랑은 신자들의 순교적 죽음을 힘입어 이어져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 죽음이 정의와 사랑을 세워주는 것으로 보았다. 즉 예수의 죽음, 사도들의 죽음, 신자들의 희생적인 죽음이 정의와 사랑을 세워가고 있다고 본 것이다. 민중신학을 위해 헌신한 기장의 학자들은 이러한 희생적 죽음과 부활을 예수에게서 보았고, 예수에게서 본 것을 민중에게 선포하였다. 보리고개를 이겨내기 위한 경제개발에 묶여 재벌과 정치의 독재가 용인되던 시절이었고, 민중은 아직 분배를 고르게 받지 못하고 있던 때에, 1970년대에 민중의 해방을 위해 일어났던 민중신학자들은 사선을 넘으며 박해를 받았고, 큰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민중신학자들은 하나 같이 내세와 초자연을 불신하는 유물론 우주관에 심취했던 학자들이었다. 그러므로 그 분들(서남동, 안병무)에게는 정통신학의 복음이나 우주관은 전혀 없었다.

그러므로「죽음의 본성과 신비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게시되었다」는 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정의와 사랑을 세워주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정의와 사랑이 제자들의 가슴에 다시 살아나서 영원히 인류에게 전승되어 가는 것을 말하였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음을 넘어서 존속한다」는 말은, 개인은 그 영혼과 육체가 함께 죽고 끝나지만, 죽음으로 성취한 정의와 사랑이 죽음을 힙입어 세워지고, 부활을 힙입어 영원히 살아서 자손 대대로 이어져갈 것이라는 지상천국을 말한 것이다. 이것이 基長의 신앙고백이 말하는 현세적(現世的)인 구원관이다.

제 4 장, 예수 그리스도와 속량

5. 그리스도의 부활과 높아짐

『 예수 그리스도는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무덤을 깨치고 다시 살아나셨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죽은 자를 일으키신 것이며, 역사 안에서 일어난 초자연적 사건이며, 부활하신 이를 만난 자에게 인식되고 선교의 소명(눅24:32, 요20:21)으로 확증된다. 예수의 부활(復活)은 인간의 최후의 원수인 죽음이 생명에게 삼키운 것이고,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의미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미래를 열어주며 세상에 빛을 비추는 힘이다. 그것은 약한 자의 강해짐이요(고후 10:10), 낮아진 자의 높아짐이요, 무법하게 학대를 받은 자의 권리 회복이요, 의로운 패배자의 승리요(고전15:37), 죽은 자의 삶이다(요11:25,26) 』

이것은 그리스도의 부활(復活)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이 신앙고백이 말하는 부활은 어떠한 부활인가 ? 이 인용구절은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첫째는 성경이 말하는 부활사건을 진술하였다. 둘째는 성경이 말하는 부활을 해석하였다. 그러므로 둘째 부분인 부활해석이 문제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어떤 의미로 해석했는가? 해석해낸 내용이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죽음이 생명에게 삼키운 것」으로 해석하였다. 「죽음이 생명에게 삼키운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덤에서 살아나온 시신부활을 의미하는가?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그러면 무슨 뜻인가? 인용구절은 다음과 같이 「죽음이 생명에게 삼키운 것」의 의미를 열거하였으니,
(1)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의미하고,
(2) 하나님의 미래를 열어준 것을 의미하고,
(3) 세상에 빛을 비추어 주는 것을 의미하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4) 약한 자가 강해지고,
(5) 낮아진 자가 높아지고,
(6) 무법하게 학대받아온 자가 권리를 획득하고,
(7) 압박받아온 의인이 승리하고,
(8)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삶을 의미한다.

이 신앙고백의 구원관은 모든 현대신학이 견지(堅持)하고 있는 구원관과 동일하니, 영생하는 영혼도 내세(來世)도 없고, 다만 지상천국에서 자손 대대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구원뿐이다.

제 7 장, 역사와 종말

1. 하나님의 나라와 역사

「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 안에 왔다 . .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안에 와 있다. . 하나님의 나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 있으나(골3:3) 그것은 삶의 새로운 힘으로서 역사를 변화시킨다. 」

(1)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 안에 왔다」는 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앞에서 인용한 문장에서 이미 정의 내려졌듯이, 몸의 부활이 아니라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말하였으니,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에서 역사에 임할 하나님의 나라도 정의와 사랑이 살아 있을 사회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현재의 역사와 현재의 우리 안에 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즉 하나님의 나라는 내세(來世)에서 모습을 드러낼 천국이 아니라, 지금의 역사 안에, 그리고 지금의 우리 안에 와 있다고 하였다. 비록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은 하나님과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져 있지만, 우리 안에서 믿음과 희망으로 작용하여 우리의 현실 역사를 바꾸어가며 변화시켜 간다고 하였다.
이 고백과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교회들이 현실 정치에 적극적인 저항세력이 되어 현실정치개혁에 이바지해 온 것은 사실이다. 우리들은 그 누구든 다 그 수고와 희생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와 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로서, 내세를 버리고 현실만을 구원으로 한 신앙고백을 성경의 구원관에서 보면, 서로의 관계가 이교도 정도의 관계가 되어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이 두 구원관에는 서로가 상대를 전혀 인정하지 아니하는 정서가 흐르고 있고, 1940년 4월에 신정통주의 신학을 받아드린 목사들(채필근, 박영주, 송창근, 김재준, 윤인구)이 주축이 되어 조선신학원이 문을 연 이래 서로가 기차 길처럼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음도 부인하지 못한다.

(2) 『 하나님의 나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골3:3) 있으나, 그것은 삶의 새로운 힘으로서 역사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계속 새롭게 오고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과 함께 이 역사의 진행에 종말을 고하고, 하나님이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될(고전15:28) “새 하늘과 새 땅”(계21:1-4)에서 완성될 것이다. 믿는 자는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이것을 기다리며, 현재 누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다시 나는 생이 영원한 생명으로서 거기까지 이를 것을 믿는다. 』

이 신앙고백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즉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삶에 새로운 힘으로 작용하여 역사를 변화시켜간다고 하였다. 악한 역사는 강력한 변혁을 거쳐 종말을 고하고, 새 하늘과 새 땅으로 표현된 새로운 역사, 다시 말해서 정의와 사랑이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라고 하였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거듭난 삶이 영원까지 이를 것을 믿는다」고 하였다.
기장의 신앙고백이 말하는 「새 하늘과 새 땅」, 「하나님의 나라」, 「영원한 생명」은 바로 현역사(現歷史)의 연장이고, 현대문명(現代文明)의 계속이다. 다만 現歷史에서 죄악이 제거되고, 정의와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歷史를 말하였다.
그러나 성경의 예언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세는 이러한 희망이 부질없음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 오존층의 파괴, 인류가 50년 안에 100억으로 늘어날 인구폭발문제, 무신론으로 향락위주의 생활, 그치지 않는 종교전쟁, 날로 확산 되어가는 자살폭탄 등 다 헤아릴 수 없는 문명파멸의 징조가 수 없이 드러나고 있다.

3. 역사의 종말과 완성

『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심으로써 이 역사에 종말이 오고, 산 자와 죽은 자가 다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고, 하나님의 의가 드러나며,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임을 믿는다. 그때의 모든 믿는 자는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한다. 이것으로써 사람의 삶 전체가 “썩을 것으로부터 썩지 않을 것”으로 변화될 것이다(고전15:51-54). 그리스도인은 믿음과 희망을 통하여 장차 올 “새 하늘과 새 땅”을 여기서 부분적으로나마 보면서 산다. 우리의 평화는 투쟁 속에 있으며, 우리의 생명은 죽음의 그늘에 있고, 우리의 기쁨과 감사는 눈물과 고통과 함께 있으며, 우리의 희망은 반그리스도적 세력의 위협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때에 모든 것이 밝히 드러나고, 모두 회복되고,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과 영원한 삶이 있을 것을 믿는다. 』

이 항목「역사의 종말과 완성」은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이 항목은 신앙고백의 결론이고, 신앙고백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이 마지막 고백 「역사의 종말과 완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앞에서 언급한 여러 항목의 내용들을 정리해 보아야 하겠다.

(1) 「信仰告白前文」에서, 신앙고백의 기본정신을 인간 예수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모시는데 두었다. 그러므로 구원이 내세와 상관이 없고, 제자가 되어 스승을 본받아 살아가는 지상생활을 구원으로 한정하였다.
(2) 「人間의 본성」에서, 인간 본성을 정의하여, 인간은 출생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난다고 말하여, 성경에 있는 영혼의 영생과 내세를 삭제하였다.
(3) 「육체적 생명과 영혼」에서, 사람의 영혼은 있으나 육체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육체와 함께 끝나는 것으로 말하고, 사람은 정의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죽음을 넘어서 존재한다고 하였다. 즉 사람은 죽고 나면 끝나지만, 살아생전에 희생과 수고로 성취한 정의와 사랑이 자손 대대에 이어간다고 말하여, 성경이 말하는 영혼의 영생과 내세를 삭제하고, 다만 지상천국을 말하였다.
(4) 「그리스도의 復活과 높아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은 시체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의미하며, 정의와 사랑의 승리는 약한 자가 강해지고, 낮아진 자가 높아지고, 학대를 받던 자가 권리를 찾고, 의인이 승리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여, 그리스도의 시체가 살아난 부활은 삭제하였다.
(5) 「하나님의 나라와 歷史」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현 역사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하여, 성경이 말하는 내세의 천국을 삭제하였다.
우리는 이 5 개의 항목에서, 성경이 말하는 내세의 천국과 영생이 철저하게 삭제되었음을 보았다. 오직 지상에서 예수를 본받아 살아가는 새로운 삶을 구원으로 말하였다. 그러므로 여기 「역사의 종말과 완성」에서도 내세의 영생이 포함되어질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이 마지막 항목에 와서는 정통주의 신학이 견지해오고 있는 신학적인 용어와 문장들을 해설 없이 열거하였기 때문에, 독자들 중에서는 놀라워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혀 놀라워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이미 여러 번 반복하여 삭제했던 내세의 영생을 다시는 말하지 아니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삭제했던 것들인지라, 결론에서 그것들을 다시 해설할 필요가 없어서 성경의 구절들을 해설 없이 열거한 뿐이다.

그렇다면,「歷史의 종말과 완성」에서 말한 다음의 표현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a) 「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심으로써 이 역사에 종말이 오고, 산 자와 죽은 자가 다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고, 하나님의 의가 드러나며,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임을 믿는다. 」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신다는 재림 사건이다. 예수의 재림과 천지개벽을 말하였으나, 이것은 단지 성경이 말하는 표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뿐이고,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에서 구름 타고 내려올 것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성취한 정의와 사랑이 지금의 세상에 충만히 전파되어져서, 전 인류사회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는 희망과 그 시점(時點)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물론 이러한 기대는 희망일 뿐, 성경에는 없다. 성경과 반대되는 이러한 불신은 하나님이 반드시 정죄하여 심판할 것을 예고하였다.

(b) 「 그 때의 모든 믿는 자는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한다. 이것으로써 사람의 삶 전체가 “썩을 것으로부터 썩지 않을 것”으로 변화될 것이다(고전 15:51-54) 」

「그 때」도 그리스도의 정신이 모든 인류 안에 퍼지고 정착하는 시점을 말한다. 그리스도의 정신을 받아들인 자들의 생활이 다시는 썩거나 타락한 생활에 머물지 아니하고, 정의와 사랑과 평화로운 생활로 변화될 것을 가리켜 부활에 참여한다고 하였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성경과 하나님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갖는 하나의 희망일 뿐이고, 성경과 하나님은 이러한 희망이 부질없는 짓임을 누차 말씀하였다.

(c) 「그리스도인은 믿음과 희망을 통하여 장차 올 새 하늘과 새 땅을 여기서 부분적으로나마 보면서 산다. 우리의 평화는 투쟁 속에 있으며, 우리의 생명은 죽음의 그늘에 있고, 우리의 기쁨과 감사는 눈물과 고통과 함께 있으며, 우리의 희망은 반그리스도적 세력의 위협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때에 모든 것이 밝히 드러나고, 모두 회복되고,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과 영원한 삶이 있을 것을 믿는다.」

이 부분은 용어들을 해설 없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마치 정통주의 신학의 신앙 고백문처럼 들린다. 그러나 다만 그렇게 들린 뿐이고, 그 내용은 정통주의 신학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렇다면 “몸의 부활과 영원한 삶이 있을 것을 믿는다.”고 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 이것은 결코 사후의 영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후의 영생이 없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신앙고백 3장 3항 「육체적 생명과 영혼」과, 4장 5항, 「그리스도의 부활과 높아짐」에서 충분히 해설하였다. 그러면 이 두 곳을 다시 해설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신앙고백 3장 3항,『 사람은 육체와 영혼의 통일된 생명체이다. 그의 육체적 생명은 생물학적 문화적 조건으로 유지되며, 또 그 영혼은 육체와 관련되어 존재한다 . . 죽음은 사람을 무(無)에 몰아넣는 강한 현실적 세력이지만(롬8:21; 고전 15:26), 사람은 죽음을 넘어서 존속(存續)한다. 이 죽음의 본성과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서 계시되었다(고전15:12-58).』에서는,
사람은 육체와 영혼이 통일된 생명체로 구성되고, 존재하기 때문에, 육체가 죽을 때에는 영혼도 함께 무로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죽음으로 끝나지는 것이 아니고, 자손대로 이어지는데, 다음세대에는 그리스도가 정복했던 사회악과 제도적 악(죽음)을 벗어나서 그리스도가 성취한 정의와 사랑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4장 5항,『 예수 그리스도는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무덤을 깨치고 다시 살아나셨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죽은 자를 일으키신 것이며, 역사 안에서 일어난 초자연적 사건이며, 부활하신 이를 만난 자에게 인식되고 선교의 소명(눅24:32, 요20:21)으로 확증된다. 예수의 부활(復活)은 인간의 최후의 원수인 죽음이 생명에게 삼키운 것이고,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의미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미래를 열어주며 세상에 빛을 비추는 힘이다. 그것은 약한 자의 강해짐이요(고후 10:10), 낮아진 자의 높아짐이요, 무법하게 학대를 받은 자의 권리 회복이요, 의로운 패배자의 승리요(고전15:37), 죽은 자의 삶이다(요11:25,26) 』에서는,
부활은, “죽음이 생명에게 삼켜지고,” “정의와 사랑이 승리할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고, “생명에게 삼켜진 죽음”은, 시신을 가리킴이 아니고, 약한 자가 강해지고(고후 10:10), 낮아진 자가 높아지고, 무법하게 학대를 받은 자의 권리 회복되고, 의로운 패배자가 승리하고(고전15:37), 이 모든 학대와 억압에서 죽어지내던 자들이 풍요롭게 살아감(요11:25,26) 등을 의미한다고 하였으니, 신앙고백이 말한 몸의 부활은, 시신의 부활과는 무관하며, 현재 살아 있는 인간이 정의와 사랑으로 채워지고, 사회제도가 개혁되고 개선되어, 모든 사회악이 제거되어진 “새 세상”을 몸의 부활이라 하였고, 새 세상에서 살아갈 “복된 삶”을 영원한 삶이라고 하였다.

제16장, 설화신학, Narrative Theology

설화신학은 “20세기 신학”에 있는 “설화신학”을 근간으로 하여 작성하였다. 설화신학은 Yale대학교, Hans W. Frei(1922-88) 교수를 중심해서 1980년대 이후에 형성된 신학으로서, 20세기의 신학으로서는 마지막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설화신학이 마지막 신학인 것은, 설화신학을 소개한 책들의 출판년도가 1980년대 이후인 것으로만 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다.
(1) Hans Frei,
The Eclipse of Biblical Narrative, Yale University Press, 1974
Scriptural Authority and Narrative Interpretation, Philidelphia, 1987
Theology and Narrative, by Hans Frei, New York, 1993
(2) Stephen Crites, The Narrative Quantity of Experienc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Religion, September 1971
(3) George W. Stroup, The Promise of Narrative, John Knox, 1981
(4) Michael Goldberg, Theology and Narrative, Nashville Abinton, 1982
(6) Paul Nelson, Narrative and Morality, Pennsylvania S. U. Press, 1987
(7) George Strong, Theology of Narrative or Narrative Theology? Theology Today, 47/4 (January 1991),

(1) 설화의 뜻,

설화신학은 인간을 이야기꾼으로 전제하고, 성경도 개인과 공동체와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임을 전제한다. 그러므로 설화신학은 인간과 세계의 이해를 이야기(설화)에서 찾으며, 삶의 목적과, 미래를 보는 지혜를 이야기(설화)에서 찾는다. 설화신학(이야기신학)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설화의 뜻을 구체적으로 이해해야만 설화신학을 이해할 수 있다. 현대신학에서 설화의 개념은 독일신학에서 왔다. 독일인들은 Historie와 Geschichte를 상대어로 사용하여, Historie는 역사로, Geschichte는 설화로 사용한다. 국어사전에, 설화는 한 민족에게 신화, 전설, 민담이 섞여 전승하여 내려온 옛이야기를 통틀어 가리키는 용어라고 하였다. 독일 신학자들(Karl Barth, Rudolf Bultmann, Gerhard Von Rad)은 Geschichte를 설화로 사용하였다. 미국의 설화신학(Narrative Theology)도 성경을 전설과 신화가 섞인 설화(Geschichte)로 보고, 신학을 구성하기 때문에, 설화신학은 전설신학, 신화신학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다. 또한 신정통주의 신학이나, 신복음주의 신학이나, 설화신학이 다 성경을 설화로 전제하기 때문에, 앞에서 열거한 세 신학을 설화신학, 전설신학, 신화신학이라고 칭해서 무리가 없다.
다만 narrative란 용어가 문제다. 영어에는 설화(geschichte)에 적중하는 용어가 없어서, 부득이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narrative나 story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영어 narrative나 story를 읽을 때에는 독일어 geschichte나 한국어 설화(說話)나 고담(古談)으로 읽어야 한다.
물론 설화신학의 신학자들 중에는 신화, 전설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수백 년간 사용하여온, 전통적인 신학용어만을 사용하여 신학을 해설하기 때문에, 그들의 글에서는 설화신학이나 신화신학의 성격이 거의 완전하게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K. Barth, C. Henry, E. Carnell, J. I. Packer, J. Stott, Bily Graham, H. Ockenga, 김세윤 등이 여기에 속한다.

Geschichte의 오역

미국의 신학자들이 1920년대 이후의 독일 신학자들(Barth, Bultmann, Von Rad)의 글을 번역할 때에, Geschichte를 설화(Narrative)로 번역하지 않고, 역사(History)로 오역하였다. 이 오역으로 미국에서는 독일신학이 안개 속에 파묻히게 되었다. 예수의 성령수태를 History로 번역하면, 성령수태가 정통주의 신학이 믿는 기적이 되어지거나, 자유주의 신학이 믿는 신화가 되어진다. Geschichte를 History로 번역한 결과, 영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설화신학을 곡해하여, 정통주의 신학(Orthodox Theology)에 “신(Neo)”자를 더하여 “신정통주의 신학”(Neo-Orthodox Theology)으로 호칭하였다. 세 교수(G. Clark, Klooster, Van Til)가 1961년에 월간지 Christianity Today에 공개서한으로 Barth에게 질문할 때에, 두 사람(Van Til, Klooster)이 Geschchte를 어떠한 의미로 사용하는지 질문했지만, Barth는 끝내 답하지 않고 생을 마감했다(1968)는 말을, 필자가 Van Til에게서 직접 들었다(1985).

오역(誤譯)의 실례.

① R. Bultmann의 “공관복음서 전승설화”(Die Geschichte der Synopischen Tradition, 1921)의 영어번역은 “공관복음서 전승역사”(The History of the Synoptic Tradition)이고, 같은 책의 한역은 “공관복음서 전승사”이다. ② 바르트의 “교회교의학” 영역은 Geshichte를 History로 번역하였고, 한역도 역시 Geschichte를 역사로 번역하였다.
1970년대에 이르러, 미국 Yale 대학교 Frei 교수를 중심하여, 설화신학이 공개적으로 토론되기까지는, 설화신학이 연막에 가려져 있었다. 설화신학이 현대신학에 새로운 해석학을 제공하였고, 또한 실용주의 철학이 개념의 실용성(개념도구주의)을 현대신학에 제공하여, 두 새로운 해석학과 개념의 실용성(개념도구주의)이 범벅이 되어, 설화신학이 탄생한 것이다.
Frei 교수가 늦게나마 Barth의 설화신학을 이해하고, “성경 설화의 소멸”(Eclipse of Biblical Narrative, 1974)이라는 책을 쓸 만큼 되어진 것은, 그의 이력이 말해준다. Frei는 1922년 독일태생 유대인이고, 어린 소년시절에 루터교회에서 세례 받고, 소년으로서 영국의 Quaker 학교에 유학 하였으며, 1938년 18세에 Nazi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피난하여 미국에서 성장했으니, 독일어와 영어에 익숙하였다. Frei는 20세에, N. Carolina 주립대학교에서 직물 엔지니어링 학위를 받았지만, Richard Niebuhr를 만나게 되어, 1945년 23세에 Yale 대학교에서 신학사 학위를 받았다. 잠시 시골교회 목사로 지내다가, Wabash College(1950-53)와 Episcopal Seminary(1953-56)의 교수를 거친 후에, 1956년 34세에 Niebuhr의 지도로 Yale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는, 남은 평생을 Yale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가르친 Yale Man이다.
Frei는 영미의 영어권 신학자들이 바르트신학을 신정통주의 신학으로 이해한 것이 곡해임을 알아차리고,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을 독일어로 집적 읽어서, 바르트신학이 설화신학임을 알아낸 후에, 앞에서 언급한 대로 설화신학에 대한 책을 써서, 설화신학을 소개하였다. 물론 그가 설화신학의 신학적 골격을 다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미국 신학계에 바르트신학이 설화신학임을 알려준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Frei 교수가 설화신학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2) 설화신학의 역사

설화신학이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일어났지만, 독일에서는 1920년대에 일어났다. 설화신학이 독일에서 1920년대에 일어난 경위는 이러하다. 19세기에 자유주의 신학의 만연으로 성경불신, 성경의 역사성불신, 그리스도의 신성불신, 영혼과 내세와 영생의 불신 등으로 성경을 배격하고 나니, 성경이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게 되었다. 때마침 제1차 세계대전으로 유럽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 다 불타고,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러한 절망 속에서, 전 유럽인들은 살 길을 찾아 나섰다. 성경을 기적의 책으로 취급하여 폐기처분할 것이 아니라, 설화로 취급하여 설화에서 교훈을 받아내자는 착상을 외치는 신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Barth, Bultmann, Brunner 등이었고, 전 유럽인들은 이들의 외침을 크게 환영하였다. 다시 말해 세계대전의 황폐함과 절망을 디디고, 설화신학을 일으킨 것이다.
바르트가 로마서 주석을 출판했을 때(1919)가 불과 33세로 Swiss Safenwil 시골교회 목사였다. 그런데 로마서 주석을 접했던 온 유럽이 환영하고 기뻐하였다. 어떤 사람은 이 로마서 출판사건을 유럽의 신학계를 폭파한 폭탄으로 비유하였다. 바르트는 그토록 엄청난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회고하였다. “내가 진리를 찾아 한밤중을 헤매다가, 나도 모르게 손에 잡힌 줄을 당겼더니, 종소리가 울렸고, 온 마을이 잠에서 깨어났지만, 내가 잡았던 그 줄이 교회종탑 줄일 줄은 미처 몰랐었다.” 로마서 주석이 출판되던 1919년은 세계대전(1914-1918)으로 절망 속에 있을 때라, 성경을 설화로 받아서, 설화에서 교훈을 받아내자는 바르트의 외침이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유일한 구원의 소리로 들렸다. 결국 자유주의 신학으로 성경을 떠났던 사람들에게, 설화신학이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3) 설화신학의 특징

설화신학도 다른 현대신학운동이 하는 것처럼, 질문으로 시작한다. 왜냐하면, 성경을 진리로 믿어 성경에서 해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성경설화와 교회전통(교회사, 신앙고백들)에서 해답을 받아내야 하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어울리는” 해답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설화신학에서는, 개인이 현재의 상황에서 요청되는 교훈을 설화나 교회전통을 해석해서 받아드릴 경우, 그 교훈이 받아드리는 자에게 구원이 되어지고, 그 사람의 정체성과 존재의 기초가 되어지기 때문에, 설화에서 얻어낸 교훈을 거침없이 “하나님의 말씀” 혹은 “하나님의 계시”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설화신학은 성경과, 교회역사와, 교회가 작성했던 교리들과 신앙고백들도 다 설화의 범주 안에 넣기 때문에, 성경을 진리로 믿는 전통주의 신학의 기독교를 용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1940년대 이후로 미국에서 설화신학을 수용한 신복음주의(新福音主義) 신학자들이 자유주의 신학에는 유화적이었지만, 정통주의 신학인 근본주의 신학은 맹렬히 공격하여 적대감정을 표출해왔다. Billy Graham(1918-) 목사도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1957년(39세) New York 집회를 고비로, 자유주의 쪽을 우군으로 선택하였기 때문에, 근본주의 쪽 사람들과는 관계가 끊어졌다.
근본주의는 하나님과 그 말씀이 주장하는 절대를 따르기 때문에, 하나님을 부정하는 자유주의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Billy Graham이 자유주의 쪽을 우군으로 여겨 집회에 참여시킨 것은 곧 절대를 주장하는 하나님과 그 말씀을 포기한 것이다. 물론 이런 최후 결단을 내리지 전에, 즉 1957년 New York 집회 1년 전에, Dr. Ralph Mitchell를 통하여 Bob Jones와 접촉하였지만, 하나님과 성경이 주장하는 절대를 따르는 Bob Jones는 자유주의와 함께하는 Billy Graham의 손을 잡아 줄 수 없었다. 이것이 최후 결단 전에 이루어진 마지막 접촉이었다.

다음은 Billy Graham이 최후 결단을 내리기까지 겪었던 고충의 단면을 보여주는 글을 그의 자서전에서 옮겨 적는다.
『 Bob Jones나, Carl McIntire나, John R. Rice와 같은 사람들의 핵심 문제는, 뉴욕 개신교 협의회가 Billy Graham 전도단을 지원하는 문제였다. 이들이 문제 삼는 것은, 개신교 협의회가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교리들을 부정하는 교회와 목사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성장해가는 나의 교회연합운동에 반기를 들었던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나의 전도운동의 뉴욕집회(1957)가 이들과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그들의 주장이 혹시나 옳은 것이 아닌가 싶어서 그들의 비평을 연구하고 기도해 보았지만,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과, 하나님이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끄신다는 확고한 결론에 이르렀다. 나의 처도 같은 문제로 오래 생각하고 기도하고, 나와 의견을 나누기도 했지만, 역시 나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중요한 전도자들의 역사도 연구해보았는데, Whitefield나, Wesley나, Moody나. Sunday와 같은 전도자들도 나와 비슷한 문제들로 좌우파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았다.
우리 사역 초기에서는 내가 비슷한 공격에 답하느라 무척 고심했었지만, 결국은 내가 공격을 받을 때에 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런 공격을 무시해버리는 것이었다. 비평은 변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여하튼 나는 그런 논쟁에 사용할 시간이 없었다. 1955년도에 우리의 사역을 반대하여 보냈던 McIntire의 편지에 답변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조금도 분함을 품지 아니할뿐더러, 사랑하는 형제를 사랑할 마음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만일 당신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계속 나를 공격하여도, 나는 답하지 아니할 것이고, 당신의 머리털 하나 해칠 마음이 없으니, 안심하시오. 오직 나의 목적은 죄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함으로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뉴욕 집회 1년 전에, 우리 팀 멤버 중 한 사람인 Ralph Mitchell 박사가 힘들여 수차 대화해보았으나, 우리의 사역이 하나님의 사역이 아니라는 그의 견해를 굽힐 생각이 전혀 없음을 확신하고, 결론으로 나에게 편지 쓰기를, “앞으로는 그런 비평에 과도하게 마음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원 모두가 더 많이 기도하는 것은 새로 힘써볼만한 것입니다.” 나는 전적으로 편지에 찬동하고, 비평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

(4) 설화신학의 실제

설화신학에서는, 성경을 설화로 취급하여 얻어지는 교훈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칭하며, 악행에서 떠나게 도와주는 설화교훈을 복음이라, 하나님의 계시라고 칭한다. 또한 설화교훈이 인간이 부패에서 떠나도록 도아 주는 것을 가리켜,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신다.”고 말한다.
설화신학은 성경의 설화에서 윤리적인 교훈을 받아내고, 퇴폐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설화신학의 목표가 윤리라는 원칙에서는 모든 설화신학자들이 동일하다. 물론 설화를 해석하는 내용이 학자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그 다양성은 강조점의 차이정도에서 그치고, 설화신학의 구원관이나 인간관이나 신관에서 초자연이나 내세가 철저히 배제되어지는 점에서는 모든 설화신학자들이 동일하다.

Karl Barth와 설화(geschichte)

바르트가 동정녀의 탄생기록을 설화로 취급하여 어떠한 내용을 교훈으로 얻어냈는가? 성경은 마리아가 성령으로 수태하여 동정녀로서 예수를 출생한 것을 복음으로 선포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며, 많은 병자를 고쳤고, 죽은 자를 살렸고, 자신이 무덤에서 살아났고, 몸으로 승천하였음을, 성경은 복음으로 선포한다. 그러나 바르트는 사도신경 주석 중에 「탄생의 비의(mystery)와 기적」에서 일체의 기적을 불신하고, 폐기하였다. 다음은 바르트의 사도신경 주석에서 인용한 글이다.
『 우리는 이제 거리낌을 주는 여러 장소 중에 하나에 왔다. 특히 이 하나는 대부분의 기독교회 안에서, 지금까지 또 언제나 거리낌이 되어온 유일한 장소라고도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아마 제군은 이제껏 설명한 데까지는 그 결말이 어떻게 될까하는 초조한 마음을 품고라도 잘 따라왔지만, 이 항목에 와서는 제군은 무언정지(無言停止)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안으로 그것을 납득하려는 것이 아니고, 비교적 안정하게 길을 걸어왔듯이, 같은 안정과 사실에 충실함으로서 성령으로 잉태되고,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이 구절에 접근하려고 한다. 이 항목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진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경의를 품고 진리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믿어야만 하는가?” 라는 불안한 질문이 최후에 남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도 기쁨으로 긍정을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최후로 남는다. 』

① 우리는 여기서 바르트가 성령수태 기록을 불신하고 부정하는 것을 본다.

바르트가 수강생들에게, 성경에 거리낌이 되는 곳이 많지만, 성령수태와 동정녀탄생이 가장 거리낌이 되는 장소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항목에 와서는 무언 정지하여 목석처럼 말문이 닫혀버릴 수강생들을 안심시키고자 하여 한 말이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이제 거리낌을 주는 여러 장소 중에 하나에 왔다. . . 그러나 우리는 불안으로 그것을 납득하려는 것이 아니고 . . . 이 구절에 접근하려고 한다. 이 항목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진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경의를 품고 진리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믿어야만 하는가?”라는 불안한 질문이 최후에 남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도 기쁨으로 긍정을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최후로 남는다.」

바르트가 이 글에서 부정한 후에 긍정하였다. 바르트가 무엇을 부정하고 무엇을 긍정하였는가? “성령수태와 동정녀탄생을 납득하는 것”은 부정하였고, 따라서 “성령수태와 동정녀 탄생을 믿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질문이니 무시해 버리라고 하였다. 반대로 바르트가 긍정한 것은, 사람들이 기쁨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진리라고 하였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진리는 무엇인가? “성령수태와 동정녀출생” 자체는 납득도 되지 아니할뿐더러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 뿐이니 무시해 버릴 것이고 다만 “성령수태와 동정녀출생 설화가 가르쳐주는 진리”라고 하였다. “성령수태와 동정녀출생 설화가 가르쳐 준다는 진리”는 무엇인가? 다음 문장에 그 해답이 있다.

② 바르트는 성령수태의 기록을 “설화(geschichte)”라고 주장하였다.

『 이것이 탄생의 이적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 없이 출생한 기적이다. 그것(기적)이 종교사중(宗敎史中)에 있는 바와 같은 인간이 신들로 말미암아 수태되는 신화와는 상관이 없다. 여기에서는 이 같은 출생은 문제되어 있지 않다. 하나님 자신이 창조자로 등장하여 그 동정녀의 상대자가 된 것이 아니다. 기독교의 초대예술이 여기서 성적 과정이 상관없다는 것을 재 표현하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이 출생은 차라리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마리아의 귀에서 실현되었다고, 흔히들 말한다. 』

바르트가 인용문에서 설화(geschichte)를 언급하였다. 설화(geschichte)는 전설과 신화가 섞인 옛이야기(고대소설)를 말하고, 바르트가 두 용어(gechichte, urgeschichte)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하였다. 바르트가 1919년에 발표한 로마서 강해에서는 urgeschichte를 사용했으나, 후에 교회교의학에서는 geschichte를 사용하였다. 바르트는 성경을 전설과 신화가 섞인 옛 이야기(고대소설)로 보았다. 바르트가 성령수태를 옛이야기로 취급하고, 옛이야기에서 해석해낸 것을 교훈으로 사용하였다.
⒜ 먼저 바르트는, 성령수태는 보통 여인들이 애기를 가질 때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남녀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세 차례나 강조하여 말했다.
첫째 「그것(성령수태)이 종교사(宗敎史) 중에 있는 바와 같은, 인간이 신들로 말미암아 수태되는, 신화와는 상관이 없다. 여기에서는 이 같은 출생은 문제되어 있지 않다.」 바르트는 이 글에서 성령수태를 신화라 하였고 이러한 신화는 종교사(宗敎史) 중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고, 실제로는 없다고 하여 성령수태를 부정해 버렸다.
둘째 「하나님 자신이 창조자로 등장하여, 그 동정녀의 상대자가 된 것이 아니다.」 성령수태를 완전히 부정했으니, 예수의 아버지는 요셉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주장한 셈이다.
셋째 「기독교의 초대예술이 여기서 성적 과정이 상관없다는 것을 재 표현하려고 하였다.」 이 세 번째 주장 역시 성령수태를 부정한 것이다.
⒝ 바르트가 성령수태는 보통 여인들이 애기를 가질 때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남녀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세 차례나 강조하여 주장했으니, 성령수태는 무엇을 의미한다는 것인가? 바르트가 성령수태의 진정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예수의 성령수태는 차라리(rather)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마리아의 귀에서 실현되었다고, 흔히들 말한다.」
이 문장은 “차라리(rather)”로서 둘을 비교(比較)한 문장이다. 둘을 비교하였으나, 문장구성에서 생략한 부분이 있으므로, 생략한 부분을 찾아서 문장을 재구성하면, 두 가지가 명확히 들어날 것이다. 다음은 생략한 부분을 넣어 재구성한 문장이다.
「 예수의 성령수태는 (마리아의 배에서 실현된 것이 아니라),
차라리(rather)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마리아의 귀에서 실현되었다고 흔히들 말한다. 」
애기의 수태는 당연히 「마리아의 배」가 될 것이지만, 바르트는 「마리아의 배」는 생략하고,「마리아의 귀」를 말했으나, 귀로서는 애기를 잉태할 수가 없으니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바르트가 “예수님의 성령수태”를 부정하고, 성경의 성령수태의 기록을, 마리아가 천사로부터 들은 “옛이야기”(geschichte, 고대소설)로 처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앞에서 지적했듯이,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수강생들을 타일렀다. 성경에서 “성령수태가 마라아의 배에서 실현되었다”는 기록을 읽고, 무언 정지하여 돌아설 것이 아니라, 성령수태를 “마리아가 귀로 들은 설화(geschichte)로 보아,” 평안한 마음으로 설화가 가르쳐줄 진리로 접근하자”고 하였다.
결국 성령수태가 마리아의 배가 아니라, 마리아의 귀에서 실현되었다고 주장하여, 성령수태를 설화로 취급하고, 이 설화에서 진리를 찾아내자고 하였으니, 바로 여기서 우리가 바르트의 “설화신학”을 접한다. 미국의 교수들이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바르트의 설화신학을 narrative theology로 이해하고 해설하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바르트의 설화신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서, 설화(geschichte)를 역사(history)로 번역하여 바르트의 신학이 마치 역사신학(historical theology)인 것처럼 곡해해왔다. 설화(geschichte)를 역사(history)로 번역한 것은 큰 실수였다. 이 실수로 오래 동안 바르트신학이 안개 속에 가려 바르트신학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1961년에, Van Til, Klooster, Clark 세 사람이 바르트에게 각기 2 문제씩 질문했던 6 문제는 주로 geschichte를 중심하여 작성된 질문이었으나, 바르트는 끝내 답하지 않고 1968년에 생을 마감했다. 바르트의 서간문 집에는 답한 것이 없어서, 필자가 1985년에 Van Til 교수를 만났을 때에 물었다. 바르트의 서간문에는 글로서 답한 것이 없는데, 혹시 직접 만나서 회답을 받은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답하지 않고 갔다고 하였다.

③ 성령수태 설화가 준다는 진리(교훈)는 무엇인가?

바르트가 성령수태 기록을 설화로 취급하여, 설화에서 끌어낸 진리(교훈)는 무엇인가 ? 바르트는 여기에 대하여 확신을 갖고 말했다.

『 그러나 제군은 성령으로 잉태되고,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이 표현에는, 반드시 어떤 특수한 뜻이 표시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꼭 주목해야 한다. 성령수태와 동정녀의 출생 이야기는 확실히 이상한 잉태와 이상한 출생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예수의 출생이라고 말한다. 이 기적 곧 이 잉태와 출생이 가리키는 바는, 참 하나님이요 참 사람이라는 비의(秘意, mystery)이다. 성령으로 수태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것은 성령이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라는 것이 아니다. 엄격하게 말해서, 인간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를 갖지 않았다는 부정만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의 잉태에 있어서는, 보통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할 때에, 생기는 일과 같은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이 인간의 실존(人間實存, existence)은, 하나님 자신의 자유에서 즉 성부와 성자가 성령 안에서 사랑의 붕대로 하나가 되어지는 자유에서,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의 실존의 시작을 볼 때에, 성부와 성자가 하나가 되어지는 신성의 궁극적 깊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내적 생의 자유이며, 이 자유에서 이 인간실존이 기원(紀元)의 제 1 년을 시작한다 . . 이것이 탄생의 이적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 없이 출생한 기적이다. 』

바로 앞의 인용문에서 우리는 바르트가 성령수태를 여러 차례 부정한 것을 보았다. 이 글에서도 바르트가 성령수태를 기적으로서는 부정했으니, 마리아의 수태는 요셉과 부부관계로 이루어진 것이 되어진다. 그러므로 바르트는 성령수태를 설화(고대소설)로 취급하여 설화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들을 끌어냈다.
⒜ 바르트는, 성령수태의 신비는 「성부와 성자가 하나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바르트에게는 성자는 요셉의 혈통을 받은 예수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성자가 성부와 하나 되었다”는 말은, 예수의 성품과 주장과 가르침이 하나님을 닮아서 “그토록 훌륭했다”는 뜻이다. 예수는 그의 가르침과 주장뿐만 아니라, 정의와 공의를 세우기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에, 못 박은 자들을 용서한 행동은 인류역사에 다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예수는 인류 역사에 단 한 번 나타났던 모범자라 하여, 비로소 “유일하신 구주”라는 호칭도 사용하였다.
⒝ 바르트가 이 인용구절에 현대의 실존주의 철학자들과, 실존주의 신학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간실존”이라는 용어와 표현을 끌어드린 점을 우리는 주시하고, 이 문장에 임해야 비로소 우리가 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다는 점을 독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실존이란 용어는, 언제부터 왜 사용하기 시작했는가? 제1차 세계전쟁을 치루면서, 타락한 인간의 야수성을 목격하고,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야수성을 탈피한 인간성을 가리켜 “인간의 실존,” “실존적인 인간”으로 표현하였다. “인간의 실존”을 부르짖은 문학가들의 작품을 실존주의 철학으로 대우하였고, 바르트가 로마서 주석을 써서 “인간의 실존”을 부르짖었지만, 사람들이 바르트의 의중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어서, 바르트가 외친 “인간 실존”을 “신정통주의 신학”으로 곡해했던 것이다.

바르트는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그의 잉태에 있어서는, 보통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할 때에, 생기는 일과 같은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이 인간실존(人間實存)은, 하나님 자신의 자유에서 즉 성부와 성자가 성령 안에서 사랑의 붕대로 하나가 되어지는 자유에서,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의 실존의 시작을 볼 때에, 성부와 성자가 하나가 되어지는 신성의 궁극적 깊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내적 생의 자유이며, 이 자유에서 이 인간실존이 기원(紀元)의 제 1 년을 시작한다 . . 이것이 탄생의 이적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 없이 출생한 기적이다. 』

이 인용문은 길지만,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수식사들을 생략하고, 문장의 주어와 동사와 목어만을 추려서 문장을 다시 구성하여 말하면, 예수가 성령으로 수태했다는 이야기는, 「한 인간실존이, 성부와 성자가 하나가 되어지는 자유에서, 존재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는 말로 요약 되어진다. 결국 요셉의 혈통을 받은 “예수가 성부와 하나 되어진” 것이니, 이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것을 되풀이 한 것이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추가한 것은, 예수가 하나님과 하나 되어진 것을 가리켜, 이것이 “인간실존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한 점인데, 그 뜻은, 예수는 인간성이 회복된 “참 인간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류는 마땅히 예수에게서 나타난 인간실존을 “기원(紀元) 제 1 년으로 시작할 것”을 주문하였다. 인간실존이 되어주신 예수를 기점으로 하여, 세계 역사를 새로 만들고, 새로 쓰자는 요청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나타났던 위대한 인간실존을 참된 인간의 모델로 하여 전 인류의 새 紀元으로 삼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공자님이나 석가님도 인류의 모델이 될 만한 하지만, 예수님의 행적과 교훈이 보다 더 훌륭하므로, 예수님을 모델로 하여 인류의 새 紀元을 열어보자는 것이다. “새 紀元”은 새 세상 곧 화해와 평화가 넘치는 정의로운 세상을 말했다.
그러므로 바르트가 말한 구원은, 인간이 같은 인간인 예수를 모델로 하여서 닮고 모방하여, 고상한 인격을 갖추어 가는 윤리구원이었다. 이 윤리구원에는 내세의 영생이 없다. 바르트는 새로워진 인류가 지상에서 평화와 화해가 무르익은 문화권을 형성하여, 영구히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구원으로 보았기 때문에, 성경이 말하는 최후의 종말론을 쓰지 않았다. 바르트가 9천여 페이지의「교회교의학」을 31권으로 출판했지만, 성경이 말한 종말론은 항목조차 넣지 않았다. 바르트는 성서를 교재로 사용한 윤리학자였고, 현대철학에 충실했던 현대주의 신학자였다.

Jurgen Moltmann(1926-)

몰트만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설화로 해석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이 주는 교훈은, “인류의 장래가 밝고 희망찰 것을 약속해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그가 쓴 “희망의 신학”에서 말한 핵심이다. 다음에 인용하는 글은, 몰트만이 쓴 “희망의 신학”(The Theology of Hope)이 말한 것을 요약한 것이다.
「 예수의 부활은, 역사로서 중요한 것이 아니고,
미래에 있기로 마련된 인류의 부활을 앞당겨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

몰트만이 그리스도 예수의 부활을 육체의 부활로 보지 않고, 단지 인류의 문화가 개선되고, 성숙해져서 지상천국을 이룰 희망으로 해석하였다. 즉 부활을 육체부활로 보지 않고, 인류와 문명이 무한이 발전하여, 영속할 희망으로 해석하였다. 이것이 몰트만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설화로 취급하여, 설화에서 현대인의 상황이 요청하는 대로 해석해낸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