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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4 12:47:18

(김상구)

[세상] 유명 기독교인에 대한 비판 - 주기철 한경직 손양원

'손양원 목사'가 고신 측 얼굴마담?
김상구의〈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입력 : 2011년 07월 16일 (토)

▲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김상구 지음 / 해피스토리 펴냄 / 376면 / 1만 8,000원

역사는 정사(正史)와 야사(野史)로 나뉜다. 권력을 움켜쥔 자들이 쓰는 게 정사라면, 변방으로 밀려난 자들의 이야기는 야사다. 정사가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야사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요즘 나오는 신문 기사만 봐도 환히 알 수 있다. 그만큼 예전에는 왜곡이 더 심했을 것이다.

교회 역사는 어떨까?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교회 역사를 편찬하기는 마찬가지다. 가톨릭이야 그 역사가 길지만 개신교는 중세 이후에 등장한다. 그 속에서 정사와 야사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최근에 읽은 다니엘 에스툴린의 <빌더버그 클럽>에서도 가톨릭의 교황청과 거기에 소속된 예수회 사이의 암투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개신교 역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주기철과 한경직과 손양원 목사다. 그들은 모두 한국 개신교 120년 역사를 대표하는 지도자급이다. 보통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한 위대한 인물로, 한경직 목사는 통장과 집과 재산이 없는 3무의 실천자로, 손양원 목사는 자기 아들을 죽인 이를 양아들로 삼았을 뿐 아니라 나병 환자의 피고름까지도 빨아낸 인물로 칭송받고 있다.

김상구의〈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에서는 그들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라 말하고 있다. 사실 주기철 목사는 '신천기철(新川基徹)'이라는 창씨명을 썼다고 한다. 물론 그것은 자의가 아니라 문중의 결정에 따른 일이었다고 한다. 중요한 건 그의 신사참배 거부 행위가 그만의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그 당시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선택한 일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그를 독립투사로 추켜세워 국립묘지에 안장시킨 것은 지극히 잘못됐다는 견해다.

"주기철 목사의 경우, 본인의 자발적 의사와 무관하게 문중의 결의에 의해 창씨개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기철 목사가 창씨개명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와 함께 평양형무소 소장이 뽑은 36명의 죄수 명단 중 이기선 목사, 오윤선 장로 등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으며, 주기철 목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산정현교회의 유계준 장로도 끝까지 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주기철 목사의 경우 창씨개명에 대해서는 당시 민중들의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판단된다(118쪽)."

한국 개신교 역사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한경직 목사다. 이 책에 의하면 그가 개신교의 거목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당시 천리교의 적산을 영락교회로 불하받았는데 그건 이승만 정권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무상으로 제공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그는 광주민주화운동 직후 전두환을 두고 "여호수아 같은 지도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으며 그를 통해 여러 주가를 올렸던 것이다. 아울러 200개가 넘는 분파로 분열된 한국 장로교회의 한복판에 그가 있었는데도 교회 일치 운동의 공로로 '템플턴상'을 수상한 것도 아이러니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왜곡이 심한 것은 손양원 목사에 관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이 죽임을 당한 것은 종교적인 이유보다도 좌우익의 정치적 투쟁에 의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인 김득중의 자료를 통해서 밝혀 준다. 아울러 그가 나환자의 고름을 입으로 빨았다는 것도 허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1940년 9월부터 1945년 8월까지 신사참배 문제로 형무소에 구금된 이외의 시간들 가운데는 1년에 400회 이상 타지에서 설교를 했고 그의 옥중 일기 가운데는 나환자들을 위한 글이 하나도 없다는 게 그것이다.

"손양원, 나덕환, 안용준 목사 모두 고신파 측으로 보여지며, <사랑의 원자탄> 전편에 걸쳐 신사참배자들을 향한 증오에 가까운 독설이 여러 곳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사랑의 원자탄>은 손양원을 고신파의 얼굴마담으로 등장시키고자 기획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필자의 추측이다(201쪽)."

그밖에도 이 책에는 유관순 열사에 관한 진실 여부도 깊이 파헤쳐 준다. 물론 더 심도 깊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종교인들이 소득세를 내야 하는 열 가지 이유라든지, 종교 법인법 제정의 필요성이 그것이다. 지은이는 종교 법인법을 제정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종교계의 여러 병폐를 시정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를 위해 일본의 종교 법인법을 책 끝머리에 덧붙이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종교 단체 역시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는 게 그것이다.